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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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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미 항공·車 업계 '직격탄'…보잉·GE·GM 모두 적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7.30 14:09

코로나 충격 여파로 산업 전반 휘청
보잉, 항공 수요 줄고 항공기 주문도↓
2분기 24억달러 적자...인력감원 불가피
세계 최대 美 자동차 시장도 직격탄
GM·크라이슬러 등 판매량 급감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좌),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글로벌 항공·자동차 업계가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기업들의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30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지난 2분기 24억 달러(약 2조 9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118억 달러(약 14조 1000억원)로 전년 동기의 157억 5000만 달러보다 25% 급감한 수준이다. 이는 또한 시장 전망치인 131억 60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당 순손실도 4.79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2.54달러보다 훨씬 컸다.

잇단 추락사고에 따른 737맥스 운항중단 장기화로 이미 재정 타격을 받은 가운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항공 수요가 급감하자 새 항공기 주문마저 거의 끊긴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CNBC에 따르면 470기 이상의 보잉 항공기가 고객들에게 인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종은 737맥스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비드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로 인해 처해진 어려운 환경부터 대처하고 싶은 마음에 신규 주문을 미루고 싶다는 고객들의 전화를 매일 받는다"고 말했다.

이에 보잉은 인력을 당초 계획보다 더 감축하고 신형 777X기 운행 개시를 미루는데 이어 기존 항공기 생산규모도 감축시키는 등 자구 대책을 발표했다.

칼훈 CEO는 성명을 통해 "유감스럽게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항공기 수요가 줄어 생산량이 감소하자 인력 규모에 대한 재점검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은 소식으로 불확실성만 가중되지만 직원들이 받는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보잉은 당초 전체 인력 16만명 중 10%인 1만 6000명을 감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으나, 이날 감축 목표를 3000명 늘어난 1만 9000명으로 확대 조정했다.

항공기 생산계획도 발표됐다. 737맥스 기종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 늦은 2022년 초부터 월 31기로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787 기종은 내년부터 월 6기로 축소됐다. 아울러 보잉은 지난 50년 이상 만들어온 747 기종의 생산을 내년부터 중단한다.

다만 칼훈 CEO는 내년 하반기 이후부터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란 낙관적인 기대감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성공적인 백신 개발과 원활한 공급이 따라야겠지만 내년 하반기 중 언젠가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 부진의 여파는 제너럴일릭트릭(GE)까지 덮쳤다. GE는 항공 사업 부진 등의 여파로 2분기 22억달러(약 2조 6000억원) 손실을 기록했는데 작년 2분기 손실 6100만달러(약 700억원)와 비교하면 적자폭이 크게 불어난 것이다.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24% 급감한 178억 달러(약 21조 2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항공기 엔진 주문이 뚝 끊기면서 항공 부문 매출이 44%나 줄었다. 의료 부문 사업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산소호흡기 판매가 크게 늘었으나, 나머지 제품 수요가 줄어든 탓에 예년만큼 이익을 내지는 못했다.


◇ 美 자동차 산업도 코로나 직격탄…GM 매출 ‘반토막’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타격을 입은 분야는 항공업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을 자랑하는 미국의 자동차 시장 역시 코로나19 후폭풍을 피하지 못했다.

CNBC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제너럴모터스(GM), 토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자동차 판매량이 작년 동기대비 각각 34%, 34.6%, 38.6% 급감했다. 한국 현대차의 경우에도 지난 2분기 미국에서 자동차 판매량이 23.7%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소비자들은 집에 머물러 있고 생산공장과 판매점들이 일제히 문을 닫은 점이 판매 악화로 이어졌다.

자동차 판매량의 부진은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GM은 이날 발표한 2분기 영업실적에서 8억 달러(약 960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작년 같은 분기에 24억 2000만달러(약 2조 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1년만에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3% 급감한 167억 8000만달러(약 20조원)로 반토막났고 주당 순손실은 0.50달러를 기록했다. 주당 순손실은 전문가 전망치 1.77달러에 비해서는 양호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심지어 GM에 대해 투자의견 ‘매도’로 제시하고 있다. 리서치회사 CFRA의 개릿 넬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판매량이 짧은 시간 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엔 어렵다"며 "새로운 모델 파이프라인도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흥미가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GM은 미국 경제와 자동차 산업이 코로나19 침체에서 꾸준히 회복할 경우 하반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비야 수리야데바라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기회복 진행을 전제로 하반기 40억∼50억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160억달러 규모의 채무를 연말까지 상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여전히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면서 "우리는 바이러스와 경제, 전반적인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매우 밀접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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