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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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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래 회장 "차남에 주식 매각, 갑작스런 결정 아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7.31 15:32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31일 입장문을 내고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을 넘긴 것이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며 자신은 나이에 비해 건강하다고 밝혔다.

전날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 회장의 성년후견인 선임을 법원에 요청한 것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조 회장은 이날 회사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조 이사장의 성년후견감독인 선임 신청이) 가족 간의 불화로 비춰지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염려되는 마음"이라며 "사회적 이슈가 되어 주주분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이렇게 입장문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첫째 딸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 당황스럽고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저의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1937년생인 조 회장은 자신의 건강문제에 대해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다"며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 주식 매각건과 관련,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하여,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사장은 지난달 시간외 대량 매매로 조 회장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모두 인수함으로써 지분이 42.9%로 늘어 최대주주가 됐다. 큰아들인 조현식 부회장(19.32%)과 조희경 이사장(0.83%), 조희원씨(10.82%) 지분을 합해도 30.97%로, 조 사장 지분에 크게 뒤진다.

조 이사장 측은 전날 서울가정법원에 조회장의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낸 보도자료에서 "(조 회장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다"며 "이런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됐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은 또 "조 회장이 지난달 26일 급작스럽게 조현범 사장에게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부를 2400억원에 매각했는데 그 직전까지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며 "조 회장은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으며 사후에도 지속 가능한 재단 운영 방안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개인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고, 향후 그렇게 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그 방법에 대해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으나, 결정하고 관여할 바는 아니라는게 소신"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회장 지분을 인수한 조현범 사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천50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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