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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질주' 알테오젠, 1년새 6.2조 기술수출 '대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8.05 14:40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이사.


[에너지경제신문=이나경 기자]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 알테오젠이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조차 넘보기 어려운 단일계약 규모로 5조원에 육박하는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최근 1년 사이 알테오젠의 주가는 500%가량 급등해 장중 한때 시가총액 3위자리까지 올라섰다. 주목 받지 못했던 알테오젠을 수면위로 끌어올린 배경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로 불리는 플랫폼이 있다.


◇ 단일품목 최초 6.2조원 규모 비독점 기술이전 '잭팟'


5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의 원천기술인 ALT-B4는 정맥주사용 의약품을 주입이 보다 간편하고 부작용이 적은 피하주사용으로 바꿀 수 있는 플랫폼기술이다. 평균 투약 시간만 4∼5시간 걸리는 정맥주사(IV) 제형과 달리 피하주사(SC)제형은 피부에 직접 투약해 편리하다. 특히 로슈, BMS, 얀센 등 많은 오리지널 개발사가 이미 검증된 물질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형을 개발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SC제형 전환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높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주사형 바이오의약품 가운데 피하주사 비중은 2010년 초반 20%대에서 40%까지 높아졌다.

알테오젠은 최근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한 곳에 ALT-B4에 대한 비독점적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4조6770억원으로 한미약품이 지난 2015년 사노피에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5조1845억원에 기술이전한 것에 이어 국내 제약바이오업체 단일계약 규모로는 사상 두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무엇보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1월 또 다른 글로벌 제약사와 1조6000억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지 6개월 만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로써 알테오젠은 ALT-B4 단일품목 만으로 6조2000억원 대의 기술계약을 따내는 국내 유일무이 바이오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알테오젠.


알테오젠과 계약을 맺은 제약사는 제품별로 미리 합의한 마일스톤을 지불할 예정이며 제약사가 한 개 품목을 상업화할 때마다 최대 7763억원을 받는다. 이는 기존 계약 규모보다 더 큰 마일스톤을 챙길 수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기술수출 계약이 비대면으로 6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며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그만큼 자사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동시에 기술력 역시 인정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또 이번 계약은 ‘비독점적’으로 진행 돼 알테오젠은 같은 기술로 지속해서 기술이전에 도전할 수 있다. 실제 이 기술과 관련해 6개월 내 3건의 추가 기술수출이 기대되고 있다.


◇ 박순재 대표, 차별화된 기술력 통해 '안정·성장' 두마리 토끼 잡아


알테오젠의 기술수출 신화는 한순간에 이뤄진게 아니다. 창업주인 박순재 대표와 그의 아내인 정혜신 한남대 교수의 끈기와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바이오벤처 1세대인 알테오젠은 LG화학(옛 럭키화학) 연구원, 한화케미칼 개발본부장, 바이넥스 부회장 등을 역임한 박순재 대표(67)가 2008년 설립했다. 창립 초기 바이오베터 개발에 주력했던 박 대표는 정혜신 교수가 개발한 ‘넥스피(NexP) 융합기술’ 덕분에 약물 전달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기반으로 효능이나 안전성, 편의성 등을 개량한 약으로 기존 바이오의약품보다 더 낫다는 의미에서 바이오베터로 불린다. 박 대표는 일반적으로 벤처캐피털 투자에 의존하는 바이오벤처에서 벗어나기 위해 바이오베터 외에도 각종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관련 기술을 수출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기술의 수출을 통해 마련한 돈을 바이오베터 개발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별다른 적자 없이 회사를 운영해 2014년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 다양한 파이프라인 보유…"미래성장동력 확보"

▲(표제공=알테오젠)


알테오젠은 현재 ALT-B4 플랫폼 기술 외에도 약물-항체 접합 플랫폼 기술인 'NexMab'과 지속형 바이오베터 플랫폼 'NexP'를 보유하고 있다. 알테오젠의 고유한 원천기술인 ‘ADC’를 활용해 ADC유방암치료제 외에 ADC위암치료제, ADC난소암치료제도 개발중이다. ADC는 특정 세포를 표적하는 항체에 암 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인 형태다. 이 중 유방암치료제의 경우 최근 국내 유일하게 1상을 마치고 올 하반기 내로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알테오젠은 또 지속형 바이오베터 플랫폼을 활용해 지속형 인성장호르몬 'ALT-P1'을 개발하고 있으며 허셉틴 SC 바이오시밀러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도 임상 및 개발 중이다.


이나경 기자 nak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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