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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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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사티아 나델라, '어깨동갑'이 제시한 모바일의 미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8.06 16:02

삼성전자, MS 협업으로 갤노트20·PC 연결성 높였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지난 5일 온라인으로 열린 ‘갤럭시 언팩(공개) 2020’에서 행사에 참여한 갤럭시 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 직장인 김삼성 씨는 오전에 사무실에서 회의를 했다. 김 씨는 회의중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각나 ‘갤럭시 노트20’(갤노트20)의 ‘삼성 노트’를 켜고 바로 메모했다. 이어 오후에 갤노트20 메모장을 정리하던 중 오전에 저장했던 메모를 무심코 삭제해 진땀을 뺐다. 하지만 그는 이내 미소를 되찾았다. 해당 메모가 자동으로 동기화돼 집에 있는 윈도10 기반의 PC에 저장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퇴근해 PC를 다시 활성화하며 위기를 넘겼다.

지난 5일 전 세계에 공개된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20’은 모바일과 PC 간 끊김 없는 연결이 강화됐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비대면 업무 환경에 대응할 최적화된 기기로 평가되는 것이 바로 이런 연결성 때문이다.


갤노트20은 무엇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10 기반 PC와 연결성이 강화됐다. PC와 스마트폰을 오가지 않고도 해당 PC에서 스마트폰의 화면을 보며 메시지나 알림 확인, 갤러리 이미지 확인 등이 가능하던 기존 기능들이 확대됐다.

PC 작업 표시줄과 시작 메뉴에 갤노트20 어플리케이션(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단축키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연내 추가 업데이트가 이뤄지면 여러 앱을 동시에 띄워 사용하는 멀티 태스킹 기능도 지원된다.

또 삼성 노트가 MS의 ‘원 노트’, ‘아웃룩’, ‘리마인더’, ‘해야 할 일’ 등과 연동돼 스마트폰에서 사용한 이들 기능을 PC에서도 쓸 수 있다. 갤노트20의 삼성 노트로 메모한 문서가 PC의 원 노트와 동기화되고, 이를 아웃룩으로 바로 붙여 넣어 메일로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갤노트20이 윈도10과 연결성이 강화된 것은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MS와 전략적 협업 관계를 맺으면서다. 삼성전자는 앞서 갤노트20의 전작인 ‘갤럭시 노트10’을 출시하며 전략적 파트너로 MS를 택했다. 모바일과 PC 간 자유로운 연결을 통해 ‘갤럭시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비전을 전 세계에 알렸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통합하면서 갤럭시 영토를 한층 넓힌 순간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과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간 일종의 ‘전략적 교감’이 빛을 발하며 그 결과가 상당 부분 제품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델라 CEO는 2014년 MS 수장으로 오른 이후 윈도처럼 시장을 독점하는 폐쇄주의 대신 경쟁사와 협업하는 오픈 생태계를 뚝심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노 사장도 지난 2월 ‘갤럭시S20’ 공개 행사에 앞서 기고문을 발표하고 "사람과 기기, 비즈니스와 커뮤니티를 넘나드는 ‘지능적인 연결’로 앞으로 10년의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MS, 구글 등과 서비스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사장(1968년생)과 나델라 CEO(1967년생)는 50대 초반의 ‘어깨동갑’으로 평소 친분도 두텁다는 후문이다.

업계에서는 운영체제(OS) iOS를 기반으로 폐쇄적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경쟁사 애플과 달리 현재 삼성전자와 MS가 보이고 있는 협업이 휴대성과 생산성 측면에서 코로나19, 포스트 코로나 시대 ‘모바일이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 당장은 양사가 하나의 제품으로 시작하지만 향후 출시될 새로운 제품 형태(폼 팩터)에서는 더욱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노트20, 갤럭시 탭S7 등 이번 신제품과 함께 향후 더 많은 기기와 서비스를 끊김 없이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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