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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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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충전소 '100만곳' 육박...전기車 대중화 속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8.10 08:15

전기차 판매량 2015년 45만대서 지난해 210만대로 급증 속

배터리 가격 하락 등 영향 2025년엔 850만대로 증가 전망

3년간 충전소 3배 늘며 전세계 전기차 산업 새 이정표 평가

美 부진속 中·EU 인프라 구축 활발…네덜란드 성장률 주목

▲충전중인 전기차(사진=연합)


세계의 전기차 충전소의 규모가 100만 개소에 육박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대중화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지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해왔던 ‘비싼 가격’은 기술 발전에 따른 배터리 비용 하락으로 인해 차츰 해소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에너지 조사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전기차 생산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은 물론 전기차 모터, 인버터 등 전장 부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2022년부터는 전기차의 ‘가격 패리티’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의 가격이 비슷해진다는 의미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적용되고 있다. 실제 BNEF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015년 45만대에서 지난해 210만대로 급증했다.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보단 주춤하지만 배터리 가격 하락, 에너지밀도 향상 등에 힘입어 2025년에는 무려 850만대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추세로 당장 내년부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전기차 모델의 종류도 500가지 이상 육박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BNEF는 "선택폭 확대와 가격경쟁력이 새로운 구매자를 시장으로 유입하는데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기차 충전과 관련된 기반시설은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분위기다. 7일 세이프헤이븐닷컴의 알렉스 키마니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투자자와 애호가들은 글로벌 전기화의 속도를 평가하려고 할 때 단일 측정지표인 전기차 판매량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그들은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인 충전소의 규모를 동시에 무시하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무리 전기차의 가격이 저렴해지고 배터리 성능 향상으로 주행거리가 개선되어도 전기차를 충전할 곳이 부족할 경우 전기차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 속에서 BNEF의 최신 집계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소는 100만 개소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년 동안 전기차 충전소의 규모가 두배 가량 증가하면서 세계 전기차 산업이 새로운 이정표를 썼다는 평가도 나온다.

키마니는 "현재 전 세계 도로 위에 달리는 전기차가 약 850만대인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 9대당 1대 격으로 전기차 충전시설이 이용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100만 개소에 달하는 전기차 충전소가 전 세계적으로 균등하게 설치되지 않았다는 부분에 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강자와 약자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실제 BNEF는 대부분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구축된 반면 미국은 뒤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전기차 강국’이라고 거론되는 만큼 글로벌 전기차 충전소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면서 전기차 산업의 도약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50년까지 최초로 탄소중립 대륙이 되겠다고 공언한 유럽에서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까지 대륙에서 전기차 충전시설 100만 개소를 구축하겠다고 최근에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경우 국가에서 등록된 총 운전자수는 미국 뉴욕주(州)보다 적지만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는 미국 전체의 규모를 뛰어넘었다. BNEF의 라이언 피셔 애널리스트는 "적어도 유럽에서는 향후 몇 년 안에 전기차 충전소가 실제 수요보다 앞서면서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은 중국과 유럽에 비해 충전소 인프라 규모가 부진하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전기차 충전소 공급업체 이비고(EVgo)와 손잡고 미국 전 지역에서 전기차 충전소 2750 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비고가 제공하는 고속 전기차 충전기는 30분 이내로 전기차 완충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또 향후 2년 이내 3가지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포드, 테슬라 등의 자동차 업체들까지 전기트럭을 새로 출시할 것으로 예고됨에 따라 충전소 설치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설치된 충전소는 약 3만 1000 개소로 집계됐다. 리서치업체 가이드하우스는 2025년까지 충전소가 2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민주당 소속 조 바인든 전 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전기차 산업이 한층 탄력을 더욱 받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소비자들의 전기차 전환을 도모하는 내용이 포함된 2조 달러 규모의 청정에너지 계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피셔는 "대선 결과에 따라 전기차 산업 전망에 엄청난 차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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