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 유가에 고개드는 원유수요 비관론…"회복하는데 3년"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20.09.09 14: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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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재유행에 국제유가 하락세 지속
WTI 장중 36.13달러...1년여만에 최저
"亞 정유사 공장가동 중단 등 하락 지지"
아람코, 수요 부진에 아랍경질유 인하
"공급 증가세로 유가 회복 오래 걸릴 듯"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원유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데 3년 가량 걸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6%(3.01달러) 내린 36.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5.31%(2.23달러) 떨어진 39.78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36.13달러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지난 6월 15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국제유가는 지난 4월 사상 초유로 마이너스권까지 추락한 이후 강한 반등에 나섰다. 지난 5월 한 달에만 약 90% 가량 뛰어올랐고 경제 정상화와 백신 개발 기대감, 그리고 OPEC+(석유수출국과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감산 기조로 지난달 말 배럴당 43.39달러를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그 이후로부터 유가가 다시 무너지기 시작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한 주에만 WTI 가격이 7.45% 가량 빠지면서 40달러 선이 붕괴됐고 폭락세가 지속되면서 30달러 중반까지 밀려났다.

▲사진=네이버금융


코로나19 대유행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수요 침체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리스타드에너지의 파올라 마시우 수석 석유 애널리스트는 "이날(8일) 유가하락은 시장이 향후 원유수요 전망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세계에서 다시 늘어나고 있고,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이 끝난데 이어 아시아 정유사들이 공장가동을 중단시키고 있는 점이 최근의 유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9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9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중국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폐렴 발병 사실이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된 작년 12월 31일 이후 8개월여 만이며, 지난 6월 16일 45만 6416명으로 집계된 이후 석 달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기도 하다.

누적 확진자는 2768만 5861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에는 인도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9만명에 육박하면서 새로운 집중 발병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여름 휴가철을 지나면서 유럽에서 재확산 추세가 뚜렷해진 양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수입국들에 석유 판매가를 낮추기로 했다는 소식이 수요 약세의 조짐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아시아 수입국들에 판매하는 10월분 아랍경질유 공식판매가격(OSP)을 1.40달러 낮추기로 했다. 이는 벤치마크 가격 대비 0.50달러 낮은 수준이다.

사우디는 아시아 수출 원유가격을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인상해왔지만 정유업체들의 정제마진이 계속 악화되면서 수요가 모처럼 개선되지 않자 다시 인하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8월 일평균 원유 수입은 1123만 배럴로 6월(1299만배럴)과 7월(1213만배럴)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이와 관련, 지오반니 슈투노보 UBS그룹 상품애널리스트는 "아람코는 원유시장에 대한 중국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며 "가격 인하를 계기로 중국의 수입이 다시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또 반 년만에 미국을 대상으로 판매 가격을 인하했고 유럽과 지중해 지역 국가들에게도 가격을 낮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가 판매가를 낮췄다는 점은 세계 수요 회복이 주춤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ING그룹의 워런 패터슨 전략가와 웬유 야오 전략가는 "시장이 기대한 것 만큼 공급이 빠르게 축소되지 않고 있는 점이 분명하다"며 "공급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수요는 명확히 흔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듯 원유 수요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원유수요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3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항공연료에 대한 수요 약세가 전반적인 침체 기조를 이끌어 갈 것이란 분석이다. 은행은 "코로나 백신 또는 치료제가 대중화되기 전까지 항공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효과적인 백신이 개발되는데 12개월에서 18개월 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이어 "백신이 내년 말부터 공급될 경우 2022년에 항공 수요가 코로나19 사태 수준의 75% 가량 회복되고 2023년에는 90%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유 장기 수요전망에 대해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30년께 하루 1억 500만 배럴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전기차 대중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석유를 결국 석유를 대체할 것이란 설명이다. 은행은 전기차 판매비중이 2030년과 2050년에 각각 34%, 95%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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