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올해 국내 주요 골목상권 업종들의 하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 줄어들고, 코로나19 재확산 사태가 계속 이어지거나 악화할 경우 52.6% 이상 급감할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주요 골목상권 업종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평균 전년 동기 대비 -27.2%, 매출액에서 임대료·인건비 등 제반비용을 차감한 순익은 -32.9%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22개 주요 골목상권 업종을 대표하는 협회(조합)를 대상으로 ‘2020년 상반기 경영실적 및 하반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로, 설문에 응한 22개 주요 업종은 가구점업, 귀금속업, 문구점업, 반려동물 유통 및 용품업, 보일러 설비업, 사진촬영업, 산업용재 유통업, 서점업, 세탁업, 숙박업, 안경업, 외식업, 유흥음식업, 이·미용업, 인쇄업, 인테리어업, 자동차 정비업, 제과점업, 편의점업, 프랜차이즈업, 화원·화훼업, 휴게음식업 등이다.
업종별로 하반기 순익 전망을 살펴보면 집합금지 등으로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어 매출이 없는 ‘유흥음식업’(-100%)이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신규수요 창출이 제한적이며 관련용품의 온라인 구매 대체율이 높은 ‘반려동물 유통 및 용품업’(-80%), 계절적 요인과 수요탄력성이 큰 ‘사진촬영업’(-80%), 소비심리 급감과 영업 단축 등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휴게음식업’(-78%) 등의 업황이 특히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이밖에도 △보일러 설비업(-70%) △서점업(-50%) △화원·화훼업(-50%) △외식업(-45%) △숙박업(-40%) △인테리어업(-40%) 등을 비롯한 주요 골목상권 업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됐다. 이들 업종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된다면 순익은 현재 예상 수준에서 0∼25%까지 추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응답했다.
소비자의 집 앞 근거리 식품구매 등의 증가로 ‘편의점업’은 소폭의 매출 성장(+2.8%)을 예상했지만, 인건비 등 고정비용 절감의 한계로 순익(-28%)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한 프렌차이즈 카페 사장은 "프랜차이즈 카페 대부분이 개인 자영업자"라면서 "코로나 때문에 수입은 월 평균 4분의 1로 줄었는데, 인건비·임대료·재료비는 그대로라 버티기 상황이다. 우리 카페는 직장인이 많은 오피스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요즘 재택근무가 늘어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전했다.
한국프로사진협회 교육위원장은 "타격을 넘어 사진업계가 초토화된 상태"라면서 "보통 상반기는 졸업, 입학, 결혼, 가정의 달로 사진촬영 수요가 많을 때인데 올해는 씨가 말랐다. 문화상품권으로 사진촬영 결제도 가능하게 하는 등 다양한 소상공인 대책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주요 골목상권 협회들은 최근의 가장 큰 애로사항에 대해 △코로나19 및 경기위축으로 인한 영업부진(42.9%) △임대료 부담(21.4%) △인건비 부담(17.8%) 등을 지적했다. 경영상황 호전시기에 대해서는 예측이 어렵다는 입장이 64.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어 △2022년 중(17.8%) △2021년 하반기(14.3%) △2021년 상반기(3.6%) 순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위기 극복 및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정부 지원책으로는 ‘내수확대와 수요촉진제도 도입’(42.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상반기에 14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렸음에도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골목상권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면서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긴급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결국은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총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