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전기차 충전 기본료 완화 검토"에 산업부·한전 난색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0.09.14 16: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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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업계 "환경부, 주제 넘게 나서서 한전 팔 비틀기 하나"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환경부가 전기차 사용자 충전요금의 급격한 인상을 막기 위해 전기차 충전사업자의 기본요금 부담 완화를 추진 중이다.

그 방안으로 충전사업자가 한국전력에 내는 기본요금 부과체계를 개편하거나 기본요금의 일부를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의 이같은 방안 검토에 충전 전력 공급자인 한전과 전력산업기반기금 관리 부처인 산업통상산업부가 현재로선 난색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14일 "충전요금 인상이 사업자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소비자들에게는 전기차의 매력도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기본요금 부과체계를 개선하거나 기본요금을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한시 지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다만 "산업부와 한전에 해당 방안들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고, 대안을 마련해야 겠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아직 이견이 있다"며 "다음 달 정도까지 그린 뉴딜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세부 계획을 마련할 텐데 이 부분도 그때까지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전기차 충전사업자의 기본요금 인하가 한전에 부담으로 떠안겨지는 것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전측 반대 논리는 전기차에 대해 이미 많은 혜택을 줬고, 할인이 종료된다 해도 전기차 충전요금은 아직 내연기관차 연료비보다 훨씬 싸다는 것이다. 한전측은 또 지난 4년간 전기차 충전요금 할인특례를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할인특례를 지난해 말로 폐지 예고했다가 올해 6월까지 유예한 뒤 지난 7월부터 2022년 6월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키로 한 만큼 더 이상의 양보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한전은 최근 여러 정책과제를 수행하느라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며 "환경부가 전력공급을 책임지지도 않고 전력산업기반기금 관리에도 아무런 책임이 없으면서 부처 성과를 내기 위해 주제 넘게 나서서 한전 팔을 비틀고 있는 상황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 환경부 "전기차 충전요금 혜택 계속 줘야"


환경부가 운영하는 전기자동차 급속 충전기 사용요금은 2016년 1kWh당 313.1원으로 결정됐으나,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에 맞춰 특례 할인이 시행됐다.

지난해까지만 적용할 예정이던 이 특례 할인은 소비자의 부담과 전기차 시장이 받을 수 있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종료된다. 이미 7월부터 할인 폭이 기본요금 50%·전력량 요금 30%로 축소돼 내년 6월까지 유지된다. 내년 7월∼2022년 6월에는 기본요금 25%·전력량 요금 10% 할인으로 축소되고, 2022년 7월부터는 할인이 완전히 없어진다.



◇ 7월부터 기존 충전요금보다 급속은 1.5배 완속은 3배 올라


업체별로 계절·시간대별로 다르게 받던 전기차 충전 요금은 지난 7월부터 단일요금제로 전환됐다. 업체별로 계절·시간대별로 달리하던 요금체계를 일괄 통일한 것이다. 실제 결정된 가격을 보면 전국 공용 급속충전기 약 90%를 운영하는 환경부와 한전은 충전요금을 모두 1kWh 당 173.8원에서 255.7원으로 47% 인상했다.

기타 업체별로는 대영채비(235원), 차지비(249~269원), 한충전(255.7원), KT(255원), 에스트래픽(249.9원) 순이다. 이에 공용시설 급속(50㎾급 이상) 충전 요금은 7월 이전보다 약 1.5배, 완속(7㎾) 충전요금은 약 2~3배 올랐다.

특히 민간업체가 대부분 운영하는 완속충전기 충전요금은 기존 100원대 수준에서 200원대로 두 배 올랐다. 완속과 급속 충전이 가격대가 비슷해진 경우는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충전 요금 인상은 한전이 전기차 충전 요금 특례할인 축소가 가장 큰 요인이다. 기본요금 할인율을 100%에서 50%로 줄였다.

환경부의 2016년 설명에 따르면 2022년 할인이 완전히 없어져 사용요금이 다시 313.1원으로 돌아갈 경우 급속충전기 사용요금은 휘발유차 대비 44%, 경유차 대비 62% 수준으로 올라간다. 완속충전기(70%)와 급속충전기(30%)를 함께 이용할 경우에는 휘발유차의 33%, 경유차의 47% 수준이다.

정부가 2025년까지 누적 4만5000기를 보급한다고 밝힌 충전소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용 충전소로, 현재까지 급속·완속 합쳐 2만3000여기가 설치돼 있다. 그 외 회사나 아파트 단지에 설치돼 특정 대상만 사용할 수 있는 충전소는 대부분 민간에서 운영하는 완속 충전소로, 급속·완속 합쳐 3만4000여기 정도가 운영 중이다. 이번 인상 때 완속 충전의 가격이 급속 충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른 이유는 민간 업체들이 사업성을 맞추기 위해 인상분의 대부분을 충전요금에 전가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기본료가 면제돼 사용료만을 기준으로 충전요금이 결정됐는데 이제는 사용량과 별개로 급속충전기(50㎾)는 약 6만5000원, 완속충전기(7㎾)는 약 1만6000원의 기본료가 충전기 대수를 기준으로 부과된다. 충전사업자로서는 사용량이 없는 충전기조차도 고정 요금이 나가게 되니 그에 맞춰 충전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한전 "충전요금 할인 종료해도 내연기관 차보다 경쟁력 있어"


한전은 이미 상당 기간 특례할인을 연장한데다 할인이 종료된다 해도 요금부담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에도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특례할인의 형태로 부담을 짊어졌다는 것이다.

한전 측은 "당초 전기차 충전전력 요금 특례할인은 지난해 12월 말에 종료예정이었으나, 해당산업 활성화 및 소비자 부담완화를 위해 올해 1월부터 2년 6개월 연장한 측면이 있다"며 "전기차 충전전력 요금이 정상화되더라도 일반용 전기 요금보다 저렴하고, 연료비 면에서도 휘발유차보다 대비 약 40% 수준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도 전기차 보급 지원은 충전요금 할인이 아니라 차량구매 보조금 등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코나 기준으로 봤을 때 전기차(공용 급속충전기)의 충전요금이 휘발유차 연료비의 37%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완속 충전으로 비교하면 더 저렴하다.


◇ 환경부 "전기차, 특례 없애도 여전히 내연기관차 60∼70% 수준"


환경부는 충전요금 인상으로 이용수요가 줄거나 사업상 위험 부담이 늘면 사업자들에는 전기차 사업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요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내 최대 전기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특례 일몰 시 전기차 급속충전 비용이 하이브리드 유류비에 근접해 실구매가 등을 고려하면 이득이 아닐 수 있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환경부 측은 "현재로서는 요금 조정 없이 313.1원으로 원상 복귀할 계획"이라며 "이 가격은 정부 운영 급속충전기에만 반영되지만, 이 가격이 완속충전기 등의 가격을 산정할 때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유가가 낮아 전기차 유지비의 가격 경쟁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계산된다"며 "다만 지금 유가 수준에서도 내연기관 차보다는 경쟁력이 있고, 313.1원이 되더라도 여전히 60∼70% 수준일 것으로 분석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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