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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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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12월 출범…배터리 '세계 1위' 굳히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9.17 16:55

고 구본무 회장 이은 구광모 2대 걸친 승부수 결실 평가

"추후 IPO…세계 최고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것"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과 현 구광모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LG화학이 세계 1위 배터리 사업 분사를 확정했다. LG화학은 17일 이사회에서 전문사업 분야로의 집중을 통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분할안을 의결했다. LG화학의 이번 배터리 사업 분사를 놓고 재계는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선대인 고 구본무 회장의 유지를 이어 받아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LG화학은 오는 10월 30일 개최되는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후 12월 1일부터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번 분할은 LG화학이 분할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발행주식총수를 소유하는 물적분할 방식으로 LG화학이 비상장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가지게 된다.

LG화학은 이번 회사분할에 대해 "배터리 산업의 급속한 성장 및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구조적 이익 창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이 회사분할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회사분할에 따라 전문 사업분야에 집중할 수 있고, 경영 효율성도 한층 증대되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한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배터리 사업 25년 결실

LG화학이 이 같은 결실을 얻기까지는 1995년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이후 25년이 걸렸다. LG화학은 1995년 리튬이온 배터리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구본무 전 회장이 1990년대 초 영국 출장에서 충전식 2차 배터리를 접한 뒤 배터리 사업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계열사인 럭키금속에 배터리 연구를 지시한 게 계기였다.

구 전 회장은 2차 전지 샘플을 직접 가져올 정도로 관심을 보이며 연구를 독려했고, 1998년에 국내 최초로 리튬 이온전지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2001년에는 노트북용 2200㎃h급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소형 배터리에서 먼저 가시적 성과를 냈다. 전기차 배터리에는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당시 전기차 시장은 태동 단계여서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회사 안팎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2005년 즈음 배터리 사업에서 2000억원 가까이 적자를 기록해 내부에서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자 구 전 회장이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자. 꼭 성공한다는 확신을 갖고 다시 시작하자. 여기에 우리 미래가 있다"고 임직원들을 다독였다고 한다.

구회장의 독려속에 배터리가 미래 사업으로 그룹의 기대를 모으기는 했으나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기까지는 20여년이 걸렸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 흑자는 올해 2분기가 사실상 처음이었다. 2018년 4분기에 ‘반짝’ 흑자를 낸 적은 있지만,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는 올해 들어서야 완성됐다.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이익 달성은 배터리 사업 분할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18년 구 전 회장 별세로 그룹 총수에 올라 올해로 3년차인 구광모 회장의 2대에 걸친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 회장이 강조하는 ‘선택과 집중’ 철학이 배터리 사업 분할에 투영됐다는 것이다.


◇ 2024년 매출 30조 목표

LG화학은 신설법인을 2024년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하고, 배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신설법인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약 13조원 수준이다.

신설법인의 IPO(기업공개)에 대해서는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추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며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투자 자금은 사업 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고, LG화학이 100%지분을 가지고 있어 필요할 경우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수주잔고 15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IPO를 통해 연간 3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대규모 투자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 방식을 택한 이유도 자금 유치의 용이성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앞으로 신설법인을 배터리 소재, 셀, 팩 제조 및 판매뿐만 아니라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배터리 생애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E-플랫폼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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