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차 파동 속 OPEC+ '감산 연장' 이견...국제유가 어디로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20.10.15 14:16:51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우)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겨울철을 앞두고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확산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 회원국 사이에서 원유 감산 정책과 관련해 이견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수요둔화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산유국 감산기조가 국제유가의 향방을 가르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유가 전망에 대해 관심이 집중된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전 세계에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그동안 전문가들이 가을·겨울철 재확산에 대해 우려한 것이 현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14일(현지시간) 기준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7332명을 기록하면서 3월 21일에 기록한 종전 최고치(6557명)를 갈아치웠다.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재와 같은 확산 속도라면 조만간 일일 확진자 수가 1만명 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이달 들어 세 번째로 2만명이 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7일부터 최소 4주 동안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대상 지역은 파리를 포함하는 수도권인 일드프랑스, 마르세유, 리옹, 릴, 그르노블, 생테티엔, 루앙, 툴루즈, 몽펠리에 등 코로나19 최고경계 등급이 매겨진 9개 곳이다.

독일의 경우에도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5000명을 웃돌자 지방정부가 일제히 초강경 통제에 나서기로 했고 포르투갈 정부 역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하다며 국가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코로나19 사망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일평균 5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등 연일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있다.

한국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된 이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단발병이 이어지고 있고 해외유입 확진자까지 30명대로 올라 방역 당국은 지역발생과 해외유입 감염을 동시에 차단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되면 실물경제가 위축될 뿐더러 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원유 등의 원자재 수요도 직격탄을 맞는다. 실제 코로나19 사태가 지난 3월 이후 세계적으로 본격화하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자 국제유가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OPEC+는 코로나19에 따른 원유 수요 급감과 유가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하루 970만 배럴어치의 감산을 시행했고 그 이후부터 연말까지는 770만 배럴로 유지하기로 합의하면서 시장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로 인해 현재 유가는 배럴당 40달러선 위아래의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있다.

문제는 OPEC+가 합의한 내년 1월부터의 감산량은 580만 배럴로 현행 대비 하루 200만 배럴 가량 감소한다는 것이다. OPEC+는 다가오는 12월 1일 만나서 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인데 주요 산유국 사이에서 현행대로 감산을 연장할지 예정대로 산유량을 늘릴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산유국들이 어떤 결정을 내려 유가를 움직일지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우선 OPEC의 맹주격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내년에도 감산규모를 현행대로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고위 석유 고문을 인용해 사우디가 내년 1월 예정된 감산 규모 축소를 내년 1분기 말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달 초 보도한 바 있다.

사우디 고문은 "시장은 하루 200만 배럴의 추가 공급을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OPEC+의 핵심 구성원인 러시아는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도 불구하고 산유국들이 내년부터 감산량을 축소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러시아 에너지매체 에너지폴리시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현재 여러 나라에서 2차 파동이 시작되었음에도 나와 동료들은 낙관적으로 이 상황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며 "예정된 합의안대로 원유시장에 해를 끼치지 않고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7∼8월부터 균형이 잡히기 시작했다"며 "특히 7월에는 처음으로 상업용 원유재고가 감소세를 보였고 원유수요도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90%까지 회복돼 브렌트유가 4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의 우려와 달리 러시아측은 원유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기 때문에 산유량을 늘려도 된다는 해석이다.

OPEC+의 또 다른 주요 회원국이자 OPEC 산유량 3위인 아랍에미리트(UAE) 또한 이와 비슷한 견해를 내비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 장관은 원유 수요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면서 OPEC+이 내년 1월 예정된 감산완화 계획을 고수하겠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2021년을 앞두고 연말부터 감산 폭이 줄어들 것"이라며 "우리는 이것이(하루 200만 배럴) 회복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계산된 양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산유국들의 이러한 입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표한 ‘10월 원유시장 보고서’에서 "코로나19의 감염의 궤적은 많은 나라에서 강하게 상승하고 있고 각국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경제회복과 원유 수요 증가 전망에 대한 의구심을 확실히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IEA는 또한 "(산유국 감산 완화를 앞두고) 코로나19 증가로 인해 수요회복이 정체될 위험이 있다"며 "산유국들은 타이트한 원유시장을 원하지만 움직이는 과녁을 바라보는 듯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너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