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이산화탄소 배출 제한에 전기차 급증...'보여주기식' 우려도

신유미 기자 yumix@ekn.kr 2020.10.15 14: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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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중인 전기차(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신유미 기자] 유럽연합(EU)이 자동차의 이산화탄소(C02) 배출량을 제한하면서 전기차 보급이 급증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친환경 자동차의 증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일단 목표치를 달성하고 나면 내연기관차의 판매에만 몰두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15일 비정부 환경단체 교통과 환경(T&E)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도로에서 전기차 점유율이 올들어 3배 증가했다. T&E는 또 연말까지 전기차가 차량 판매의 10%를 차지하고, 2021년에는 15%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현재 유럽에서는 130개의 전기차 모델이 판매되고 있는데 불과 2년 전만 해도 유럽 시장에 선보인 전기차 모델은 극소수였다. 이는 EU가 배기가스 배출량을 제한한 것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T&E의 루시엔 마티외 교통 및 e-모빌리티 분석가는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 제한의 도입과 함께 전기차가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U는 올해 초부터 새로 판매되는 차량의 평균 CO2 배출량을 킬로미터(km)당 95그램(g)로 제한하겠다고 밝혔고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의 규제 사항이었던 km당 130g에서 강화된 수치다. 이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1g당 95유로, 한화 12만원 이상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친환경 자동차 판매량을 늘림으로써 CO2 배출량을 상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완성차 업체별 CO2 배출량 목표 달성 여부 또한 주목되는데, T&E 자료에 따르면 BMW, 볼보, FCA, 테슬라, PSA가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면서 km당 CO2 배출량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목표치를 충족했다. 르노, 도요타, 마즈다, 닛산, 포드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충족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현대·기아차, 다임러, 폭스바겐은 목표 달성과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재규어 랜드로버가 배출량 기준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국가별로는 스웨덴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핀란드와 네덜란드가 뒤를 이었다. 반면, 키프로스, 리투아니아, 그리스는 전기차 판매량이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이 전기차 모델이 증가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듯 보이나 전문가들은 전기차의 인기가 몇 년 후 식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5년마다 강화되는 환경규제의 허점 때문이다.

마티외 분석가는 "2020년대에 유럽 내 전기차 보급이 정체될 위험성이 크다"면서 "목표치가 5년마다 설정되는 EU 규정의 설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배출량 목표치를 일찌감치 달성한 완성차 업체들이 규제가 적용되는 남은 기간 동안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차의 판매에만 더 신경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한 "올해 가시화된 전기차 급증세는 2021년 이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T&E의 줄리아 폴리스카노바 친환경차 책임자는 "EU의 법안이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고 완성차 업체들이 얼마나 많이 전기차를 만들어 내는지에만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변하지 않는 이상 EU가 발표하는 환경규제의 약발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더욱 강력한 규제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폴리스카노바 책임자는 "완성차업체들이 다시 전기차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2025년과 2030년에 더 야심찬 이산화탄소 규제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이르면 2022년부터 전기차 생산의지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에서 전기차가 주류로 진입하고 있지만 SUV 판매량은 여전히 잡초처럼 성장하고 있다"면서 "공해력이 높은 차량을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자동차 업체들에게 명확한 퇴출 기한을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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