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동병상련’···지배구조·지분 증여 해법 찾기 ‘고심’

여헌우 기자 yes@ekn.kr 2020.10.15 17: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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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2위 삼성·현대차 ‘미완의 3세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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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과 지분 증여 문제를 놓고 해법 찾기에 골몰하며 ‘동병상련’ 처지에 놓여 있다. 재계 1·2위 삼성과 현대차를 성공적으로 지휘하며 리더십을 인정받으면서도 그룹 지배권 확보는 완전히 못한 상태여서 고심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그룹은 각각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했지만 주력사 지분율은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이 여전히 더 높은 상태다. 이들의 지분가치가 상당하다보니 지분을 증여 받으려면 증여세만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장 주식의 증여세는 가치가 30억원을 초과할 경우 증여세율이 50%에 달한다. 최대주주 또는 특수관계인의 경우 세율이 여기에서 20%가 또 할증된다.

둘 중 마음이 더 급한 쪽은 정의선 회장이다. 지난 14일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선임되며 총수 역할을 맡게 됐지만 주력사 지배력이 상당히 빈약하다. 현대차 2.35%, 기아차 1.74%, 현대모비스 0.32% 정도에 불과하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차 5.33%, 현대모비스 7.13% 등을 들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더 큰 문제는 현대차그룹이 아직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로 이어지는데, 10대그룹 중 이에 따른 지배구조 개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곳은 현대차 뿐이다.

정 회장 입장에서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수조원대 세금을 내며 증여받는 동시에 그룹 지배구조를 혁신적으로 개편해야 하는 숙제가 남은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2018년 3월 현대모비스를 정점에 두는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반대 여론에 밀려 무산됐다.

정의선 회장은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한 뒤 "(지배구조 개편 관련) 고민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그룹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부회장 개인이 삼성물산 주식 17.48%를 들고 있으며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31.63%다. 다만 검찰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계속해서 문제 삼고 있다는 게 부담이다. 또 최근 국회에서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할 수 밖에 없고 이 부회장의 지배력이 흔들릴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생명법이 통과될 경우 이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를 새롭게 가다듬을 수도 있다고 본다. 삼성물산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율을 낮춰 삼성전자 영향력을 강화하는 안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일찍부터 삼성전자 지분율 의무확보 등 문제로 지주사 체제를 포기한 상태인데, 그렇다고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약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해 자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는 안 등을 거론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회장 모두 시장의 눈높이에 맞게 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동시에 개인적으로 사재를 마련해 부친의 지분을 증여받아야 한다는 숙제가 남았다"며 "삼성과 현대차의 3세 경영은 아직 미완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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