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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의 눈] 아모레의 상생안이 아쉬운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0.25 09:32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예년과 달리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올해 유통업계 국정감사에서는 유독 더 눈길이 가는 기업이 있었다.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온·오프라인 판매가격 차이를 두고 가맹점주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서경배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특히 서경배 회장이 고열 등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 8일 국감 출석에 응하지 않으면서 상생 방안을 기다리는 가맹점주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서 회장이 출석한 것은 화장품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이 꽤 오랫동안 지속됐기 때문이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온라인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면서 문을 가맹점은 속출했다. 유의동(국민의 힘)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말부터 올해 8월까지 20개월 동안 아모레퍼시픽이 운영중인 아리따움은 306곳, 이니스프리는 204곳, 에뛰드는 151곳 등 무려 661곳이 문을 닫았다,

이들 가맹점이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문을 닫게 된 것은 동일 제품이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매출 피해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를 견디지 못한 이니스프리 가맹점주들은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 가격 정책이 불공정 거래 행위에 해당한다며 신고했다. 그러나 공정위가 무혐의 판결을 내리면서 속앓이를 해왔다.

물론 시장의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해야 하는 기업이 온라인 마케팅을 확대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온라인 판매는 중요한 생존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

아모레퍼시픽이 가맹점주들과의 상생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앞서 가맹점주들과 협의를 통해 공급가를 낮추고, 온라인 직영몰의 일부 수익을 가맹점주에 돌려주는 ‘마이샵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만으론 가맹점주들의 매출 피해를 최소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가맹점주들의 요구에는 오랜 시간 침묵해왔다. 이런 기조가 최근 국감을 앞두고 달라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서경배 회장의 국감 출석을 앞두고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3개 가맹점 경영주 협의회와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가맹점 지원 규모를 200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화장품 본사의 가맹점 지원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런 가맹점 지원이 국정감사 이전에 더 빨리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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