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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노동 논란 때문에…국감 불려온 스마일게이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0.26 17:43

▲성준호 스마일게이트그룹 경영협의체 의장.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성준호 스마일게이트그룹 경영협의체 의장이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개최한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관련 안건은 스마일게이트 불거진 ‘장시간 노동’ 문제다.

이날 환노위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성 의장에 "스마일게이트가 직원들에게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있고, 불법적 인력 운용을 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라며 "노조가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데도 수정되지 않는 이유는 노조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스마일게이트 내에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 문제 등도 발생하고 있는데 제대로 해결되고 있지 않다"라며 "노조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이런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이에 성준호 스마일게이트 의장은 장시간 노동 문제 등에 대해서는 "계열사 대표들과 논의해 부족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면서도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 문제와 관련해서는 "해당 문제와 관련해서는 법 제정 전부터 열심히 관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의 차상준 SG길드 지회장은 "회사가 변하기 위해서는 노사 간 소통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노조는 대화의 준비가 되어있다. 이 자리가 끝이 아니고 의장님과 진솔한 대화 나눌 수 있을 거라고 믿음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경우 현장에서는 반쪽자리 법안으로 느껴진다"라며 "현장의 목소리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성 의장은 이번 국정감사에 게임업계 임원 중 유일한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내 게임사 수장이 과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적은 있지만, 환노위 국감 출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2년 전 국정감사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가 문체위 국감에 출석해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게임업계 장시간 노동 문제는 지난 2018년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SG길드’가 출범한 이래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도 장시간 노동 관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 8월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도 청원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스마일게이트에 대한 근로감독을 진행 중인 상태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경직된 근무제도’가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게임업계 특성상 신작 출시를 앞두고 일을 몰아서 해야하고, 글로벌 이용자들의 요구에 대응해야하는데 주52시간제와 같은 제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엔씨소프트 사옥으로 현장 시찰을 나온 국회 문체위 소속 의원들에게 "정부 시책을 따라가기 위해 애쓰고는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우리 게임기업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생산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 의장 역시 지난해 11월 지스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근무 환경의 변화 등으로 예전 같은 개발 스케줄로는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이 발전한 만큼 직원들의 근무환경도 개선돼야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게임 출시 직전과 직후 일을 몰아서 할 수밖에 없는 게임 산업의 특성은 좀 고려해 줘야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며 "제조업과 달리 게임산업은 24시간 운영되는 서비스인 만큼, 산업 특성을 이해하고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늘리는 등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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