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4일(화)
에너지경제 포토

송창범 기자

scv@ekn.kr

송창범 기자기자 기사모음




[신년인터뷰] 대한석탄공사 조관일 사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09.01.01 20:44

“ 방만경영 척결 이어 올해 ‘창공비행’ ”

‘석탄은 석탄공사’로 일원화, 경영정상화의 한 몫
해외유연탄·청정석탄에너지 사업다각화 지원 필요

 

■ 대담=여영래 편집국장


조관일 사장이 지난해 8월 대한석탄공사 사장에 취임할 당시, 내외부에선 모두 “희망이 없는 석탄공사를 맡게 돼 힘들겠다. 운이 없다”란 얘기를 한결 같이 했다.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 갈수로 심화되는 경영여건 악화, 석탄산업에 대한 정부지원 감소에다 내외적인 이미지 실추까지 그야말로 사면초가 빠진 석탄공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관일 사장이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난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평가다. “희망이 없다”고 말한 이들은 이제 “하나씩 그림이 보이고 있다”고 한다. 무엇이 이런 반전을 가져왔을까? 조관일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현장 업무 파악 이었다고 한다. 바로 살아있는 현장에서 직접 목소리를 들으며 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100일 안에 각 광업소를 비롯해 전국 49개 연탄공장까지 다 돌았다고 하니, 분위기 반전이 이해가 갈 정도다. 특히 그는 ‘사장의 희망편지’를 통해 현장 직원과도 의사소통을 하는 등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직접 만들어 나가고 있다.

또한 색다른 경영기법인 ‘독한 경영’을 적용, 방만경영 척결, 생산성 향상, 경영 정상화, 임직원 사기진작 등을 중점과제로 올해부터 이에 대한 발동을 걸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지난해 12월24일로 ‘석공 JUMP-UP 100실천’을 이룩한 조관일 사장은 “이는 방만경영을 척결하기 위해 시작했던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이 내용을 중심으로 2차 석공 JUMP-UP 100실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1차 JUMP-UP이 방만경영 척결이 목표였다면, 2차는 ‘창공비행’이 목표라는 것. 조 사장은 “창조적인 공기업의 비전과 행로”의 줄인말 이라며 “올해 석탄공사는 막장에서 하늘로 나는 희망찬 기업이 될 것”이라고 힘을 줘 말했다.

향후 해외유연탄 개발 사업과 청정석탄에너지 사업에도 뛰어들어 사업다각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조관일 사장. 이것이 바로 조관일 사장의 힘이며, 2009년 대한석탄공사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에 본지는 의정부에 있는 석탄공사 본사를 찾아가 그는 지난해 무엇을 변화 시켰으며, 올해 또 어떤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지 구체적으로 들어보기 위해 조관일 사장을 만나봤다.

 

▲석탄공사를 어떤 기관으로 만들 것인가.
-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에 사장직을 맡게 됐다고 주위에서 말한다. 그러나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할 일이 많고 하는 것 만큼 성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능력을 쏟아 부어 석탄공사의 경영정상화를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만년 꼴찌 공기업’이라는 불명예를 털고 임기 중에 ‘작지만 강한 공기업, 투명하고 모범적인 공기업’을 만들어 보이겠다.

▲어디에 중점을 두고 경영에 나섰나. 
- 취임사에서 ‘독한경영’을 선언했었다. 독한경영은 ‘원칙을 지독하게 실천하는 경영’을 말하는 것이다. 경영체질을 원칙중심, 실천중심으로 바꾸겠다. 또한 독한경영의 실천 프로젝트로 ‘석공 JUMP UP 100’을 추진하고 있다. 작지만 가치 있는 것들을 선택해 100일 단위로 고쳐 나가겠다는 뜻이다. 1차 ‘석공 JUMP UP 100’은 작은 것에서부터 큰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100가지를 골라 개선 중에 있다. 물론 성과가 크다. 12월 말로 끝난 1차 100일이 끝났다. 석탄공사는 방만경영 탈출을 위해 1차 평가를 토대로 2차 계획도 추진할 것이다. 2차는 ‘창공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공비행은 창조적인 공기업 비전과 행로의 줄인말이다.

▲현안과제와 향후 진행 될 현장업무 계획은.
- 경영자가 해야 할 일의 제일은 현장중심이어야 한다. 전국의 49개 연탄공장 중 울릉도만 제외하고 전부 다 돌았는데, 이것이 석탄공사 창사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거기에서 얻은 교훈이 많다. 석탄수급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지금 석탄수입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현장 확인의 결과라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수시로 현장을 돌며 대화를 통해 노사관계도 원활히 하고 사업개발 아이디어도 얻을 것이다.

▲경영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이 있다면.
- 석탄의 수급조절을 위한 감산정책에 따라 생산규모의 인력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발생했고, 그에 따른 금융비용이 누적돼 차입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재무구조 개선에 대해서는 정부의 절대적인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1조20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탕감해주는 조치도 필요하고, 그것이 어렵다면 석탄공사가 수익이 날 수 있는 사업다각화를 집중적으로 지원해줘야 한다. 정부의 의지 여하에 따라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물론 공사도 어떤 사업을 어떻게 하면 수익이 나고 그럼으로써 정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조만간 구체적인 사업다각화 아이디어가 제시될 것이다.

▲유사기관의 통합 주장에 대한 견해는.
유사기능의 조직을 통합한다는 것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내가 정책당국자라도 꼭 검토해 볼 사안이라고 믿는다. 다만 석탄공사에서 광자공이나 광해관리공단이 떨어져 나갈땐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테니까 어떤 방식으로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명분과 단계별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부조직 구성변화와 변화된 인사 내용은.
- 이미 석탄공사의 변화는 시작됐다. 사실 석탄공사는 깊이 파헤쳐보면 방만경영과 좀 거리가 있다. 임원수도 공기업 중 최소 인원이며 급여도 마찬가지고 사원복지도 그렇다. 어찌 보면 초긴축 보다 더한 과긴축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시책에 발맞춰 이번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했다. 지난해 말 120명을 추가 감축했으며, 올 한해만도 16% 이상의 인원감축을 한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석탄공사의 사업이 다각화되고 정상화되면 적정사업규모를 엄밀히 계산해 또 다른 차원의 구조조정을 할 것이다. 인원을 늘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독한경영’이다. 구조조정이 곧 인원감측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중단된 해외유연탄 사업과 국내 무연탄 사업 계획은.
이 기회를 빌어 다시 한번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게 있다. 국정감사에서도 말했지만 ‘석탄은 석탄공사’로 일원화 해야 한다. 더욱이 석탄공사의 어려움을 감안한다면 정부에서도 석탄에 관한한 석탄공사로 확실하게 밀어줘야 한다. 이것이 1조2000억원의 부채해결 등 정부와 국민의 부담을 더는 길이다.
해외유연탄 개발사업이 중지된 이유는 그동안 공사와 관련된 불미스런 일로 인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만경영이 척결됐다고 객관적으로 평가받게 되면 곧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기술연구소의 가스화장치 개발 진행상황과 연구소 운영 계획은.
- 가스화 장치 개발은 에너지관리공단의 지원사업으로 2006~2007년까지 제1단계 연구로서 1일 1톤 파이롯트 실험으로 국내탄과 폐플라스틱을 혼합, 성형연료로 제조했다. 이를 가스화공정에서 청정 가스연료로 제조하는 정부 연구과제로 우리공사 연구소에서 수행한 것이다.
1단계가 성공해 2단계로 지난해에 1일 10톤 규모의 가스화장치 설계를 마친 상태다. 혼합 성형연료 제조 장치를 설계 및 제작해 다양한 성형연료 제조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3단계인 올해는 1일 10톤 규모의 가스화장치에 대한 현장 적용 시험과 소비처별 공급방안, 성형연료 제조 공장 설계 및 석탄가스화 사업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2010년부터는 성형연료 제조 사업과 석탄가스화 장치를 소비처에 보급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앞으로는 연구소를 보강하고 활성화할 계획도 갖고 있다. 국가신성장 동력 22개 사업중 ‘청정석탄에너지사업’이 있다. 이 부분에 진출하기 위한 연구를 당연히 공사가 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장기 경영전략과 향후 경영방침은.
- 3가지 방향에서 접근을 하고 있다. 하나는 모범적인 공기업상을 구현하는 일이다. 다시는 방만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투명하고 효율 높은 경영을 하겠다. 그리고 사장이 바뀌어도 지속가능한 경영체제가 되도록 시스템화하고 문화화하겠다.
둘째는 수익이다. 석탄산업을 흔히 쇠퇴산업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석탄산업은 기술개발 여하에 따라 첨단산업이 될 수도 있다. 마치 농업이 생명산업으로 바뀌면 전혀 새로운 산업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인 것이다. 따라서 사업다각화와 신기술의 적용을 통해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하는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서의 석탄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셋째는 에너지 안보 내지는 통일에 대비한 전략이다. 갑자기 통일이 이뤄진다면 석탄공사의 위치는 돌변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위기가 온다면 석탄의 가치 역시 달라진다. 그런 불확실성과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데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 물론 국내무연탄의 수급안정이라는 석탄공사 설립목적에도 충실히 할 것이다. 
정리=송창범 기자

 

 


조관일 사장은…

 

강원대 대학원(경제학 박사)을 졸업했으며, 주요경력으로는 농협 교육개혁단 단장, 농협 강원지역본부 본부장을 거쳐 농협 전산정보분사 분사장에서 농협중앙회 상무까지 역임했다. 이어 강원도 정무부지사를 거쳐 지난해 8월 석탄공사 사장에 임명됐다. 포상으론 자랑스러운 강대인상과 한국 HRD대상 명강사부문 수상을 했으며, 글쓰기에도 능숙한 조 사장은 주요저서로 ‘헝그린 정신’과 ‘비서처럼 하라’, ‘서비스에 승부를 걸어라’, ‘농촌발전과 여성의 역할’ 등 20여권이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