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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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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건축의 르네상스를 열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1.12.29 15:02
쌍용건설, 호텔·최고급아파트 등 해외시공 두각
중동·아프리카 신규시장 수주 잇달아


해외 건설시장에서 ‘고급건축’은 쌍용건설, 쌍용건설하면 ‘기술력’이라 칭할 정도로 쌍용건설은 고급건축 분야의 탄탄한 입지와 함께 기술력을 자랑한다. 세계 유수의 랜드마크들에서 쌍용건설의 이름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21세기 건축의 기적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2010년 완공한 이 호텔은 고급건축에 있어 쌍용건설의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여주는 예다. 쌍용건설은 별도의 지지대 없이 지상 23층, 70m 높이까지 최고 52도로 기울어진 호텔의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포스트 텐션과 특수 가설 구조물(Temporary Bracing) 설치 공법 등을 사용했다. 또 지상 200m 상공에서 건물 3개를 연결하는 함선 모양의 스카이파크 역시 디자인 원안대로 조성, 호텔 3개동과 길이 343m, 무게 약 6만톤의 스카이파크를 불과 27개월만에 시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성과에 해외시장은 쌍용건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자, 20여개국서 140여건
1977년 창립한 쌍용건설은 글로벌 시장의 선점을 위해 1980년대 해외건설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해외시장 진출 이후 쌍용건설은 동남아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와 중동(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서남아시아(인도, 파키스탄), 미국, 일본, 적도기니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총 141건, 미화 약 88억 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해만 해도 말레이시아에서 3000억원 규모의 최고급 주거시설을 연이어 수주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먼저 지난 6월에는 프랑스의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한 ‘르 누벨 레지던스’를 짓게 됐다. 장 누벨의 르 누벨 레지던스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최고 번화가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인근에 들어서게 되는 43층, 49층 2개 동 총 197가구 규모의 초호화 아파트다. 쌍용건설은 장 누벨의 감각적인 디자인에 따라 글라스 프린팅(Glass Printing) 기법을 통해 제작한 넝쿨무늬의 외벽유리를 커튼 월(Curtain-Wall)로 시공, 이와 함께 각 층에 넝쿨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화단을 설치해 보는 각도와 조명에 따라 넝쿨식물이 건물 전체를 감싸고 있는 독특한 모습을 연출할 예정이다. 또 두 개동 34층을 연결하는 스카이 브릿지를 조성, 전면을 유리와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시공해 효율성과 미적가치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8월에도 쌍용건설은 쿠알라룸푸르 신흥 번화가인 다만사라 하이츠에 들어서게 될 최고급 서비스 아파트 ‘다만사라 시티 레지던스’를 미화 1억4500만 달러(한화 1538억원)에 수주했다.

쌍용건설은 지상 30층짜리 2개동, 268가구의 규모의 ‘다만사라 시티 레지던스’에 풀사이드 가든(Poolside barbecue garden)과 수영장, 대연회장 등 5성급 호텔 수준의 편의시설을 조성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르 누벨 레지던스와 다만사라 시티 레지던스는 2014년 완공 예정”이라며, “완공되면 쿠알라룸푸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건축 시공 1위…호텔시공 선두주자
고급건축 시공실적 1위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쌍용건설은 해외 고급건축 분야에 있어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특히 호텔시공에 있어서는 경쟁할 수 있는 회사가 극소수에 불과할 정도다.

세계적인 건설 전문지인 美 ENR지가 매년 발표하는 부문별 순위에서 쌍용건설은 1998년 호텔시공 세계 2위에 기록된 이래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약 1만3000객실에 달하는 최고급 호텔 시공 실적은 쌍용건설의 자랑거리다.

호텔 분야에서 쌍용건설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계기는 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오른바 있는 73층 스위스호텔 ‘더 스탬포드’를 포함한 싱가포르의 상징 ‘래플즈 시티’를 성공적으로 시공했기 때문이다. 발주 당시 전 세계적으로도 73층 높이의 호텔을 시공해 본 경험과 기술이 없는 상황에서 쌍용건설은 세계 최고의 설계, 구조 관련 엔지니어들로 TF팀을 구성하고, 새로운 공법을 개발해냈다. 당시 개발된 고강도 콘크리트 공법, 유압식 펌핑 기술, 3∼4일 만에 1개 층 시공 등의 공법은 3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세계 초고층 건축물 시공의 핵심 공법이 되고 있다.

이후에도 쌍용건설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일본, 괌, 두바이, 발리 등 세계적인 관광 명소에서 세계 최고급 호텔의 상징인 하얏트 계열 호텔 및 인터콘티넨탈 호텔을 성공적으로 완공했다. 또 80년대 말에는 국내 최초의 해외 호텔 투자 개발사업인 미국 애너하임 매리어트 호텔 프로젝트의 기획, 설계, 시공을 일괄 수행하는 등 미국에서만 모두 7건의 개발사업을 추진했고, 90년대 말에는 국내에 이름조차 생소하던 두바이에 진출해 두바이 3대 호텔 중 2곳인 305m의 주메이라 에미리트 타워 호텔과 두바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성공적으로 시공함으로써 이후 국내 건설업체들이 두바이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현재는 싱가포르에 처음 진출한 최고급 럭셔리 호텔인 W호텔과 추가 발주된 리테일 샵인 키사이드 아일을 연이어 수주해 시공하고 있다. 또 아프리카 적도기니에서 대통령 영빈관인 몽고모 리더스 클럽 건립 공사를 단독 수주하기도 했다. 이 공사는 국내 기업이 적도기니에서 수주한 최초의 건축 프로젝트다.

▲고난도 토목, 기술력으로 승부한다
쌍용건설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고난도 토목 분야에서도 두각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존 지하철 3호선에서 불과 15cm 아래를 통과하는 서울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을 성공적으로 완공한 바 있다. 이러한 고도의 기술력을 축적한 쌍용건설은 이를 바탕으로 고난도 토목 분야에 계속 도전하고 있다.
현재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에서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와 ‘도심 지하철 2단계 921공구’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총 공사비 82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는 총 연장이 1km에 불과하지만 공사구간 중 절반 이상이 불안정한 매립지 지하를 관통하는 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또 도심 지하철 2단계 921공구 공사 역시 역대 지하철 공사 중 최고 난이도로 평가받고 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두 프로젝트 모두 최저가가 아닌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디자인&빌드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쌍용건설은 파키스탄에서 카라치항 부두 재건공사, 인도네시아 아체도로 연장 공사를 시공 중이며, 지난 8월에는 4730만달러 규모의 베트남 해안도로 공사도 수주하는 등 해외 토목 분야에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으로의 진출 추진
쌍용건설은 이전의 성과에 안주하고 있고, 새로운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신시장 개척을 위해 쌍용건설은 초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증대하고 있는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눈을 돌려 적극 공략하기 시작했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현재 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플랜트 위주의 발주가 이뤄지고 있지만 자스민 혁명 이후 도시건설, 사회인프라 재구축을 위해 건축, 토목 분야에서 엄청난 발주가 예상된다”며 “건축과 토목 분야에 강점을 가진 회사의 핵심 역량을 중심으로 시장다변화를 꾀해 글로벌 명품 건설사로 도약,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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