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임정혁 기자] 그린피스(국제환경단체)는 “한국이 2050년까지 원자력 투자비용을 재생가능에너지 분야로 전환하면 매년 평균 48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린피스는 지난 19일 인천항에 정박 중인 에스페란자호 선상에서 ‘에너지혁명-한국의 지속가능에너지 전망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스벤 테스케 그린피스 에너지 혁명 보고서 총괄국장은 “한국은 막대한 에너지효율성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최근 블룸버그 파이낸스 보고서에 의하면 작년 G20국가의 총 재생가능에너지 투자규모 중 한국은 단 0.1%에 그쳐 전체 15위를 기록했다”며 “한국이 중국 인도 일본 인도네시아 보다 뒤쳐져 있다”고 꼬집었다.
이희송 그린피스 한국사무소 기후에너지팀장은 “보고서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성장률을 그대로 유지하며 2050년까지 매년 평균 48억 달러의 에너지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정도 금액이면 대학등록금을 반으로 줄여 경제와 고급인력 양성 등 한국의 미래 경쟁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50년까지 전체 에너지 투자금액 중 90%를 재생가능에너지와 열병합발전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며 2030년까지 원자력에너지의 단계적 폐쇄로 비용절감과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2050년에는 한국 에너지공급의 약 60%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이룰 수 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한국은 재생가능에너지와 효율 잠재력이 높아 그린피스가 제시한 에너지혁명 시나리오 달성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정부의 정책 의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에너지대안포럼을 대표해 발표자로 나선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은 “원자력은 미래의 길이 아니다. 그린피스의 에너지혁명 시나리오는 한국사회가 미래로 가야할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에너지혁명 한국판 보고서는 그린피스 국제본부, 유럽재생가능에너지위원회, 독일우주항공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작성하고 한국의 에너지대안포럼과 환경운동연합이 지역파트너로 작성에 참여했다. 보고서는 3가지(참조, 기본에너지, 심화에너지)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다.
한편 그린피스는 보고서 발표 하루 전날인 18일에 “더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에 대한 염원을 담은 프로젝션을 국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