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밀양 송전탑 건설을 놓고 한전이 주민들과 전문가협의체를 운영키로 합의하고 공사를 한시적으로 중단, 해법 마련에 나섰다. 공사 강행 의지를 밝혀온 한전과 밀양군 주민들은 지난달 29일 국회가 중재한 제안을 받아 들여 공사를 일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밀양송전탑 해결을 위한 전문가협의체 구성과 전문가협의체의 활동 기간 중 공사 중단을 합의해 현재 공사를 하지 않고 있다.
중재안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밀양 송전탑 반대대책위 김준한 대표 등이 서명했다. 이제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의 키는 전문가협의체가 쥐었다. 이 협의체는 정부와 밀양 주민, 국회가 각 3명씩 추천해 9명으로 구성돼 40일간 가동된다.
▶송전탑, 도대체 어떤 시설=밀양에서 8년 동안 발목이 잡힌 송전탑은 도대체 어떤 시설인가.
송전탑은 고압의 전기를 수송하는 전기의 고속도로다. 이것이 없으면 고압의 전기를 생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운반할 수 없는 것이다. 송전탑의 높이가 높은 것은 안전 때문이다. 고압의 전기가 통과하기 때문에 낮으면 그만큼 위험도가 높아진다. 낚싯대 등 철 성분이 송전선에 닿지 못하도록 높게 올려 짓는 것이다. 또 하나 전자파 때문이다. 전자파에 대한 피해는 아직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아무래도 없는 것보다는 못하기 때문이다.
▶전국에 몇 개 설치돼 있나=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전역에 설치돼 있는 송전탑은 몇 기나 될까. 한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설치된 송전탑 개수는 정확히 4만 1151개다. 가장 전압이 낮은 154kV는 지난 1980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해 현재 2만 7574개가 설치돼 있다. 345kV 역시 지난 1980년 2044기를 시작으로 총 1만 1400개가 설치돼 있다. 765kV는 이보다 20년 늦은 지난 2000년 595기를 시작으로 총 902개가 설치돼 있다.
이들 송전탑은 대부분 산지에 설치돼 있고, 일부가 논과 밭 그리고 도심부까지 들어서 있다. 우리나라 거의 전역에 걸쳐 송전탑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가 765kV로 격상한 이유는 345kV에 비해 수송능력은 약 3.4배 크고 동일 전력수송 시 부지 면적이 53%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전력손실 감소량도 20% 정도 줄어드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한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전력계통이 고립돼 주변국과 전력 수출입이 불가능하며 생산은 남부지방에 소비는 수도권 지역에 편중돼 장거리 수송이 필수적인 만큼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다중환상망(Multi-loop) 송배전계통을 구축하고 있다. 한전은 기존 기간 송전망인 345kV와 지역송전망인 154kV로 구성돼 있었던 송전계통전압에서 벗어나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765kV 대전력 송전망을 1990년 후반부터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미국 일본은 물론 캐나다,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여러 나라들은 오래 전부터 대용량 전력설비를 구축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대용량 전력을 손실 없이 수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765kV 격상효과로는 ▲대규모 전력 수송 용이 ▲건설에 필요한 소요용지 최소화 ▲전력손실 감소 ▲국내전력분야 기술도약으로 국제경쟁력 향상 ▲고전압 대전력기술 분야의 선진국 진입 ▲전력계통 안정도 향상 등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 격상 과정에서 체득한 신기술과 신공법으로 경쟁력을 갖춰 수출도 가능해진다.
▶송전탑 건설 민원 전국서=밀양으로 불거진 송전탑 건설 반대는 현재도 5백여건에 달한다. 민원의 거의 90%는 위치 변경이다. 송전탑 건설 및 보상과 관련해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는 것이다. 송전탑 건설 및 보상과 관련한 문제점을 살펴보면 송전탑이 들어서는 실제 부지 외 주변 잔여지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잔여지 보상 법률이 엄격해 현실적으로 적용이 불가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송전선으로 인한 주변 토지의 피해는 고려하지 않은 채 토지보상법에 따라 사용면적에 해당하는 토지의 액수만 보상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다. 지경위 의원시절 이 문제를 조사했던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은 “송전탑 건설과 관련된 민원제기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전력수요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 현행법상 잔여지 보상 법률 기준을 완화해 송전탑 주변 잔여지 보상이 가능하도록 개정안을 마련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