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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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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구글과 협력강화 천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03.13 14:10

알파고 이세돌 제치자…스마트카핵심(AI)개발 급대두

▲현대차 스마트카 도로 시연. 사진제공=현대차

▲쌍용차 스마트카 도로 시연. 사진제공=쌍용차


스마트카(자율주행차) 상용화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구글 알파고가 세계 최고 바둑기사 이세돌을 연파했다. 스마트카는 인공지능(AI)이 핵심이다. 현대자동차는 이세돌이 연패하자 구글과 AI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며칠 전 천명했다.

하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스마트카 연구·개발(R&D)에 뛰어든 지 오래다. 그동안 쏟아부은 돈이 수조원에 이른다. 게다가 국내에는 스마트카 개발 인력이 ‘품귀 현상’을 빚어 미국은 고사하고 중국과 경쟁에도 밀릴 처지다. 뒤늦게나마 정부가 인력 양성에 나섰지만 현장에 투입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려 ‘뒷북 치기 정책’이란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에 따르면 국내 소프트웨어(SW)산업 종사자 수는 2009년 15만2000명(추정치)에서 2013년 15만3000명으로 늘어났다. 2009년 대비 2013년 0.66% 증가한 것으로, 0%대 성장에 그쳤다. 침체기에 접어든 양상이다. 이 중 자동차와 IT(정보기술)의 결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임베디드SW 종사자 수는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SW 관련 산업에서 특수로 분류되는 탓이다.

다만 업계는 관련 SW 개발자가 6만명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임베디드SW는 PC·스마트폰 등 각종 정보 기기와 자동차 등 기계에 탑재돼 기본 작동을 수행하는 내장형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자동차와 IT의 결정체인 스마트카 시대가 코앞에 다가오면서 임베디드SW 인력은 무척 중요해졌다. 그러나 국내에는 임베디드SW 개발 인력이 부족할 뿐더러 국산 비율이 5% 미만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는 SW 부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작용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SW 업계의 하도급 구조와 낮은 처우 탓에 3D 직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이는 시스템통합(SI)이란 업계의 하도급 구조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정보기기가 다양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시스템이 복잡해져 사용자는 어떤 기기를 선택해야 하고, 어떤 소프트웨어를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야 할 것인지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SI는 그래서 생긴 서비스인데, 국내에는 SW 부문이 갑-을-병-정 식으로 형성돼 있는 하도급 구조와 낮은 처우 탓에 3D 직종이란 인식이 강하다. 일례로 미국 일간지 US NEWS가 2015년 선정한 ‘최고의 10대 직업’ 중 3위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올랐다. 평균 연봉은 9만2660달러(약 1억1000만원)이다. 반면 한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평균 임금은 4289만원(재벌닷컴)에 그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격차는 150%나 된다.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내부에 SI를 담당하는 부서나 계열사를 두는 바람에 스타트업 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은 SW 개발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인력난은 이미 예고된 재앙이나 다름없다.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이 R&D에 수조원을 쏟아붓는다고 하지만, 인력 문제는 이와 완전히 별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자동차와 IT, 두 분야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며 "현재로선 한 분야 전문인력이라도 채용해 통합 인재를 양성해 나가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SW 선두주자인 미국과 후발주자 중국은 인력 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은 매년 4만명 SW 전공 인력이 대학에서 배출되고, 실리콘벨리를 중심으로 해외 고급인력도 대거 유입되고 있다. 특히 구글, 애플 등은 이스라엘, 일본 등에 글로벌R&D센터를 구축해 현지에서 인력을 고용해 기술 육성에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다. 결국 이는 공동창업 또는 창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도 수십만명의 인재를 확보하고 있다. 정부 지원 아래 일궈낸 성과다. 중국은 2013년 기준 약 27만명이 미국 유학 중이며, 이 중 42%가 공학, 수학, 컴퓨터과학 등을 뜻하는 STEM 전공자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과 달리 고국에 귀국해 취업 또는 창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 SW 신기술을 익혀 중국에 귀환한 인력이 SW기업 창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나가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미국에 이어 SW 개발자 수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올해부터 사업공고를 내고 임베디드SW 인력 개발에 나선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임베디드SW 자동차 부문의 경우 10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SW개발 부문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공영일 소프웨어정책연구소 인재정책 연구팀장은 "최근 KAIST(한국과학기술원) 등에서 소프트웨어 전공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독특한 산업 구조 탓에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앞으로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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