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유진로봇이 독일 가전업체 밀레로부터 유상증자 방식으로 520억원의 투자를 받는다.
최근 유진로봇은 4차산업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로봇산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음에도 시장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로봇청소기 판매 부진과 불안한 재무구조로 성장 한계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증시 참여자들의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가장 먼저 주목받았던 로봇업체…실적부진과 재무부담으로 성장 한계 우려
유진로봇은 지난 1988년 유진로보틱스로 출범해 2005년 지나월드를 인수하며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로봇청소기 사업을 시작으로 지능형 로봇과 산업용 로봇, 군사용 로봇, 완구 등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대표적 로봇 제조업체다.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제품으로 2005년 1월 첫 출시돼 주력 모델로 판매되고 있다.
▲아이클레보 오메가(좌)·아이클레보아르떼(우) (자료=유진로봇) |
완구사업은 지나월드의 로봇트레인(RT)와 가이아코퍼레이션 캐릭터 완구가 대표적이다.
지난 2015년부터 생산되고 있는 ‘로봇트레인RT’는 CJ E&M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차와 변신로봇으로 완구시장에서 대표적 상품으로 손꼽힌다. 가이아코퍼레이션은 같은해 11월에 인수한 유아용품과 완구판매기업으로 완구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유진로봇의 재품별 매출 비중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지능형 서비스 로봇이 45.7% ▲완구부문이 53.9%다. 지난 2015년 매출비중이 서비스로봇이 77%, 완구가 20%였던 것을 고려해보면 완구부문의 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어났다.
▲유진로봇 제품별 매출 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분기보고서) |
주요매출처는 로봇부문은 현대모비스와 콘티넨탈오토모티브, 완구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유통업체다.
작년 전체 실적을 볼 때 매출은 603억원, 영업손실 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81억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31% 이상 늘었고 영업이익도 1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3분까지의 누적 매출은 436억원, 영업이익은 3억4000만원이다. 순손실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자본금은 262억원, 부채는 437억원으로 재무구조가 좋은 편은 아니다.
▲유진로봇의 재무구조(자료= 전자공시시스템 3분기 보고서) |
◇ 이번 유상증자 발표는 긍정적…투자사와의 협력관계로 실적 개선 여부 주목
유진로봇은 지난 6일 제3자 유상증자와 최대주주가 ‘신경철’에서 ‘시만’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최대주주 변경은 신경철 유진로봇대표가 보유한 유진로봇 보통주 293만4000주와 전환사채 7억원을 시만에 현물출자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 |
▲최대주주 변경내용 (자료=전자공시스템) |
시만은 독일 가전업체 밀레 지주사인 이만토(Imanto AG)와 유진로봇의 합작법인으로 운영자금과 시설자금 520억원을 마련하는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다.
양 사의 파트너십은 밀레가 로봇청소기 시장에 진입한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됐으며 2014년에는 유진로봇이 밀레를 통해 유럽에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로봇청소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당시 출시된 밀레의 로봇청소기 ‘스카우트 RX1’은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밀레의 로봇청소기 ‘스카우트 RX1’ |
특히 밀레의 로봇청소기 ‘스카우트 RX1’의 후속작 ‘RX2’는 내년에 출시될 예정으로 스카우트 RX2는 양사가 공동 개발했고 생산과 공급은 유진로봇이 담당하게 된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한 협력은 밀레의 자금력과 유진로봇의 기술력이 대한 상호 이해 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보고 있다.
당기순손실이 여전하고 자본금보다 부채가 더 많은 재무구조 불안은 유진로봇 입장에서는 기술개발 비용이 상당히 소요되는 분야라는 점을 감안해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부담을 덜어내 로봇시장에서의 성장성을 함께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해볼만 하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유진로봇 보고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