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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1년 내 소각 의무화…‘3차 상법 개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이 기업의 자사주 소각을 원칙적으로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의 핵심은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할 경우 1년 이내 소각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는 점이다. 다만 임직원 보상 등 일정 요건에 한해 기업이 계획을 세우고 주주총회 승인을 받으면 보유 또는 처분을 허용한다. 이 경우 승인 절차는 매년 반복해야 한다. 규정 위반 시 이사 개인에게 5천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법안은 또 자사주를 자산이 아닌 자본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교환이나 상환 대상이 될 수 없고, 질권 설정도 금지된다. 합병·분할 과정에서도 자사주에는 분할 신주를 배정할 수 없다. 처분할 때는 모든 주주에게 보유 주식 수에 비례해 동일 조건으로 매각해야 한다. 기존 보유 자사주에도 동일한 의무가 적용된다. 다만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했다. 오 의원은 발의 취지에서 “현행법상 자사주 규제가 미흡하다"며 “경영진이 회사 재산으로 자사주를 취득한 뒤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 임의 활용해 일반 주주의 이익이 침해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면 주주에게 경영권 남용 우려가 없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며 “자사주 제도를 정비해 일반 주주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회사 자본충실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해당 개정안을 당내 의견 수렴 후 당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은 기업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한 1차 개정안, 집중투표제·감사위원 분리선출 등을 담은 2차 개정안을 이미 통과시킨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IMF “한국 경제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내년 1.8%↑”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가 올해 0.9% 성장으로 저조하겠지만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년 1.8% 성장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잠재성장률 3% 달성을 위해서는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IMF는 24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IMF 한국 미션단이 지난 9월 11일부터 24일까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주요 정부 부처 및 관계기관과 실시한 면담 등을 기반으로 작성됐다. 올해는 완화적인 통화·재정정책과 선거 이후 개선된 소비심리 등의 영향으로 0.9%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추가경정예산 등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성장률이 1.8%로 상승, 점진적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0.9%, 내년 1.8% 전망치는 지난 10월 발표했던 '세계경제전망'(WEO, World Economic Outlook)의 전망치와 일치한다. IMF 이사회는 한국 경제가 대내외 충격 속에서도 견조한 회복력을 보인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의 견고한 경제기초와 정부의 효과적인 정책운용(skillful policy management)이 이를 뒷받침했다“ 언급했다. 다만 무역 및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가능성, AI 수요 둔화에 따른 반도체 부진 등과 같은 하방 위험 역시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물가상승률은 원화 절상·유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2.0%, 내년 1.8%으로 목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실효관세율 상승으로 내년까지 일시적으로 흑자가 축소되지만, 중기적으로는 수출 회복 및 해외투자소득 증가에 힘입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 재정상황에 대해서는 추경 등 단기적 재정확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중기 재정기조가 중립적이며 향후 5년간 재정여력과 부채 수준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경기 하방 위험이 현실화하는 경우 적절한 시점에 추가적인 완화정책도 고려할 수 있다며 성장 지원 효과가 높은 연구개발(R&D)과 혁신 분야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잠재성장률 회복 이후에는 물가 상승 압력 등을 고려해 재정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MF는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와 수출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수출 측면에서 한국이 첨단 제조업 분야에 높은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으나 특정 국가·품목에 의존도가 높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AI 도입과 R&D 확대를 통해 첨단 제조업 경쟁력을 지속해 유지하고 서비스 수출 확대, 역내 교역 강화 등 수출 기반을 다변화할 것을 권고했다. 민간 소비 회복을 위해서는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고 고령자 취업 확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직무 중심으로의 임금체계 개편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내년 성장률이 2%에 근접하겠지만 현 정부의 핵심 경제 목표인 '잠재성장률 3%' 달성을 위해서는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김하나의 여의도 스틸컷] 민주당 ‘오세훈 때리기’, 서울시장 전초전 or 당권 대전?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표면적으론 '여론조사 대납 의혹'과 한강버스·신통기획 등 시정 실패를 겨냥한 '오세훈 때리기'로 보이지만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타깃인 만큼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노리고 지지자들 사이에서 입지를 굳히기 위한 정치적인 행위라고 보지만, 두 사람 모두 출마 여부에 부정적인 만큼 차기 당권 구도 다지기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오세훈은 끝났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대납 의혹과 관련해 국정감사장에서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와 공방을 벌인 오 시장을 향해 던진 일침이다. 그는 “인생 최대의 위기이자 치욕스러운 날이었을 것"이라며 “다음 서울시장은커녕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보장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이겨내시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그동안 전현희 수석최고위원 등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는 인사들이 '오세훈표' 사업을 공격한 적은 있었지만, 당 대표가 직접 전면에 나서 오 시장을 콕 집어 '정치적 사망선고'까지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민주당은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힘 소속 오 시장을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민주당 공세의 1차 타깃은 운행 9일 만에 멈춰 선 한강버스다. 한강버스 사고 이후 민주당은 “보여주기 행정의 민낯"이라며 “운항 중단"을 요구했고, 천준호 '오세훈 시정실패 정상화태스크포스(TF)' 단장은 유튜브 방송에 나가 “국감장에서 '별문제 없다'던 오 시장 말과 달리 사고가 났고, 허위 자료 제출 건도 있다"며 위증 고발과 감사원 감사를 거론했다. 특검 수사에 더해 감사까지 얹어 시정 전반을 압박하겠다는 계산이다. 김 총리도 최근 정 대표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오 시장을 향한 공세에 나서고 있다. 한강버스, 세운4구역 등 현안마다 얼굴을 내밀고 있다. 김 총리는 출마 의사를 부인하고 있지만 오 시장 다음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여권 내 잠재적 카드로 여전히 거론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10일 종묘를 찾아 서울시의 세운4구역 고층 개발 계획을 두고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기를 누르게 하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고 공개 비판했다. 지난 16일에는 한강버스 선착장을 직접 찾아가 “선착장 위치·노선 결정 과정에서 한강 지형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우려된다"며 행정안전부에 선박·선착장·노선 안전성 전면 재점검을 특별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이같은 공세를 내년 지방선거와 연결해 '김민석 띄우기' 전략으로 규정하며 역공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서울경찰청을 찾아 김 총리를 사전 선거운동 의혹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김 총리가 현재 민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오세훈 스토커가 아니냐'라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오 시장의 역점 정책들을 연달아 비판했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서범수 의원도 “'오세훈 시정 실패 정상화 태스크포스(TF)'는 '오세훈 시정 실패를 바라는 TF' 같다"며 “대한민국 총리는 부동산 규제를 비롯한 민생을 살리는 데 전념해주길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같은 공방을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 앞선 '사전 공방'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총리 측은 “현안 대응일 뿐"이라며 거리를 두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차기 당권 도전으로 기류가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여당 내에선 정 대표·김 총리의 오 시장 때리기가 서울시장 선거 보다는 내년 8월 전당대회의 당권 향배와 연결짓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당의 권력 구도가 '이재명 대통령–당대표–차기 대선주자' 삼각 구조로 재정렬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정 대표와 김 총리가 차기 당권·대권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김 총리는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도운 후 당권 도전에 나서야 하는 처지고, 정 대표도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겨야 당권에 재도전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정 대표의 전략은 비교적 분명하다. 김민석 총리를 서울시장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구도다. 민주당이 서울시를 탈환할 경우 정 대표는 '서울 승리를 이끈 당대표'라는 강력한 정치적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 동시에 차기 전당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당권 경쟁자를 지방권력으로 이동시켜 재선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설령 김 총리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하더라도 정 대표에게 돌아가는 정치적 타격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김 총리의 최대 자산인 확장성과 중도층 친화 이미지가 흔들리고 대권 구상에도 상처가 남는 만큼, 상대적으로 '정청래 대망론'이 강화되는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총리 주변에서는 이미 차기 당권 도전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지방선거 지원 → 당권 도전 → 대선 도전' 순으로 정치 시나리오를 그린다는 관측 속에, 서울시장 출마는 장기적으로 위험 부담이 큰 카드라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출마해 이기면 서울시라는 큰 권한을 얻지만, 중앙 정치 복귀와 당권·대권 도전 시점은 늦어진다. 반대로 출마해 지면 '서울 패배 책임론'이 붙고, 전당대회에 나서더라도 “패장이 무슨 당권이냐"는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민석 총리의 최근 서울 현안 개입을 두고 “출마 준비라기보다, 출마하지 않더라도 서울시장 선거 승리에 기여한 전략가 이미지를 쌓으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 시장 관련 이슈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도 공식적으로는 출마설을 부인하는 이중 행보가, 장기적으로 당권·대권 도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이라는 얘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장 공천과 결과에 따라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총리의 향후 5년 정치 경로가 크게 갈릴 수 있다"며 “오세훈 책임론 공방은 곧 여권 차기 권력 구도의 전조전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 변수는 이 대통령의 선택이다. 이 대통령은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총리를 모두 자신의 구상 안에 두려 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강성 지지층을 의식해 정 대표를 견제하면서도, 중도 확장에 도움이 되는 김 총리를 보호해 지방선거 승리를 노리는 전략이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장 후보가 김민석 총리로 확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혁신·통합 이미지를 지닌 외부 인사, 성공한 기업인, 중도 확장형 정치인 등 다른 대안 후보가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수력, 지속가능한 에너지 미래의 핵심”… 제2회 수력의 날 기념행사 개최

“수력은 기후위기에 대응할 가장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입니다." 한국수력산업협회가 2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제2회 수력의 날' 기념행사를 열고, 탄소중립 시대를 선도할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서 수력의 역할을 재조명했다. 올해 행사는 '함께 하는 수력, 함께 여는 미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산·학·연 수력 전문가 270여 명이 참석해 업계 협력과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수력발전은 최근 기후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 요구가 커지면서 계통 안정성·무탄소 전원·장주기 저장장치로서 그 가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력의 날'은 지난해 11월 20일, 국내 최초 중급형(15MW) 수차발전기 국산화 실증 성공일을 기념해 제정됐다. 최경순 한국수력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수력의 날 기념행사는 미래가능한 에너지체계로 도약하기 위해 수력의 역할을 한층 더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며 “수력은 친환경 청정에너지전환이 가속화되는 오늘날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양수발전은 특히 재생에너지 출력 변동성을 보완하는 필수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라고 말했다. 이어 “수력발전 종사자들은 기술, 정책기반 강화 등 수많은 성과를 만들어왔다"며 “모든 성취는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 관심과 참여로 가능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최 부회장은 “그동안 수력발전업계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비전을 나누는 날이 되길 바란다. 세계적으로 수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협회는 기술개발, 정책기반 강화 등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상생 협력을 통한 국산화 확대와 지역과의 공존을 통해 대한민국 수력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수력산업협회 회장사인 한국수력원자력 김형일 에너지믹스사업본부장은 “한국 수력발전을 위해 노력해오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덕분에 국가전력계통 안정과 탄소중립 핵심 에너지원으로 자리잡았다"며 “최근 전력환경은 재생에너지 확대, 기후위기 대응, 전력시장제도 변화라는 도전에 맞서있다. 무탄소 전원 확충과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을 위한 수력의 역할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대되는 수력산업에 대비해 R&D를 강화하고 국산화와 기술자립, 산업생태계 구축과 해외진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수력의 친환경성 계통안정성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에너지전환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수력업계는 한수원과 수자원공사가 15개 일반수력발전소와 7개 양수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한국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 발전자회사는 9개의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 위원장은 이날 영상 축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수력발전의 위상과 역할이 높아지고 있다“며 “제2회 수력의 날 기념식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양수발전 국산화와 산업발전을 막는 규제 완화를 국회에서도 돕겠다. 양수발전소 건설로 청정에너지가 안정적으로 확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양수발전은 친환경 에너지 발전과 전력망 안정화, 재생에너지 수용 확대를 위한 필수 기반이다. 특히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는 태양광과 풍력을 보완하는 장점이 있어 에너지저장장치(ESS)로도 훌륭하다"며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서 양수발전소 건설에 유리하다. 앞으로 더 많은 양수발전소 건설로 청정에너지가 안정적으로 확보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어어진 기념식에서는 수력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포상이 이뤄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은 ㈜삼안, 두산에너빌리티 이충열 수석, 한국수력원자력 최희영 부장이 수상했다. 한국수력산업협회장상은 금화씨앤이 김영재 상무 외 총 8명이 수상했다. 유공 포상은 수력발전 국산화, 설비 운영 개선, 지역 상생 기반 조성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기관과 전문가에게 수여됐다. 공식행사 2부로 열린 수력산업 상생협력 세미나에서는 국내 수력 산업의 현황과 향후 발전 모델이 제시됐다. 세미나에서는 △수력발전 국산화 사례 △영양 양수발전소 유치 우수사례 △지자체와 상생하는 양수발전소 건설현황 △해외사업 회원사 동반진출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변동성 높은 재생에너지 확대 속에서 양수식 수력발전의 계통 안정화 역할이 강조되며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행사 후반에는 수력산업 공급망 상생협력 상담회가 열려 한수원 수력처·양수건설처가 2026년 발주계획을 발표하고 공급사들과 1:1 매칭 상담을 진행했다. 이어 중소기업 대상 기술보호 인식개선 설명회도 진행돼 수력 생태계 전반의 협력 기반을 강화했다. 수력산업협회는 2020년 3월 6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설립인가를 받은 비영리단체로, 국내 수력발전기업의 전문성 확보, 신기술 연구·상호교류, 인재양성 등을 통해 국가 경쟁력 강화 및 경제발전에 대한 기여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수력산업협회는 “올해 제2회 수력의 날이 국산 기술 경쟁력 강화·수력생태계 상생 기반 구축·미래 청정에너지 산업 육성의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중부발전, 인니 협력기업 기술개발 제품 판로 개척

한국중부발전(사장 이영조)이 지난 11월 18일부터 22일까지 3박 5일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협력기업과 공동 연구개발한 제품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개발 제품 현지 설명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번 설명회는 중부발전이 인도네시아에서 특수목적법인(SPC) 형태로 운영 중인 찌레본 1ㆍ2호기, 자와 9ㆍ10호기 발전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현지법인 측에서 기술 설명을 요청한 품목을 중심으로, 참가를 희망한 연구개발 수행기업 6개 사(에스티씨, 동우유체기계, 코펙, 무하기술, 동서산업, 디엠티)가 동행해 맞춤형 마케팅을 펼쳤다. 특히 이번 행사는 중부발전 R&D 제품의 사업화 핵심 목표인 '해외판로 개척 및 현장 적용'을 위해 처음으로 추진된 '실증형 해외 사업화 활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부발전은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실제 발전소 설비에 적용 가능한지 기술력을 검증하고 기술 상담을 주선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주력했다. 현지 관계자는 “현지 설비 운영에 필요한 솔루션 기술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인상적"이라며, “테스트베드 적용을 위한 실무 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전했으며, 그 결과, 총 2차례의 설명회와 판로 개척 간담회를 통해 LED 통전표시기, Ash Pump, 가스재열기용 열소자, 신축이음관, 밸브 패킹류 등의 품목에서 약 300만 달러(한화 약 42억 원) 규모의 수출 상담 실적을 거두며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영조 사장은 “이번 설명회는 협력기업과 공동 개발하고 국내에서 상용화된 제품을 해외 발전시장으로 확대·적용하기 위한 최초 시도인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연구개발을 함께한 중소·중견기업들의 글로벌 발전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부발전은 이번 성과가 2026년 실계약 및 납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기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 발전설비에 적용이 가능한 유망 기술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베트남, 미국, 유럽 등 중부발전이 진출한 해외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기술 설명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정용기 지역난방공사 사장 “집단에너지, 녹색·인공지능 대전환으로 진화해야”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집단에너지가 녹색·인공지능 대전환을 통해 혁신적인 모습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난방공사 주최, 한국집단에너지협회·한국지역난방기술·에너지경제연구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주관, 기후에너지환경부 후원으로 2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2025 집단에너지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국내 집단에너지 도입 및 지역난방공사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열린 행사다. 정 사장은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기후위기는 전 지구적 공통 과제로 에너지 혁신 없이는 탄소중립의 실현 또한 불가능하다"며 “녹색 대전환과 인공지능 대전환이 새로운 기준이 된 집단에너지는 우리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혁신적인 모습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심포지에서 열에너지 거버넌스, 미활용열과 열·전력 섹터커플링, 청정연료를 활용한 새로운 도전까지 미래 집단에너지의 무탄소 전환을 위한 다양한 기술과 전략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청정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집단에너지 산업의 의지를 다져나가자"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집단에너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은 “열에너지의 무탄소화는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국회 차원에서도 필요한 입법과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은 “국내 최종 에너지의 약 12%는 집단에너지가 맡고 있다. 집단에너지의 탈탄소화 없이는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며 “저 역시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스안전公, 탄소중립 CCS분야 KS 1종 예고고시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박경국)는 이산화탄소 포집, 수송 및 저장(Carbon dioxide Capture, transportation and Storage) 분야 KS 1종을 개발하고, 이를 국가기술표준원을 통해 예고고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제정 예고된 표준은 '이산화탄소의 선박 운송'으로 국내 제조업 기반 기업들이 해외로 이산화탄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송하도록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공사는 해당 표준이 이산화탄소 운송과정에서의 안전관리 강화 및 탄소중립 달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정 예고된 표준은 60일 동안 관계자들 의견수렴 후 기술심의회를 거쳐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최종 고시한다. 현재 표준은 e나라표준인증(https://standard.go.kr)의 KS예고고시란에서 조회 가능하며, 해당 사이트에서 검토의견 등록이 가능하다. 공사는 공사 홈페이지(https://www.kgs.or.kr)를 통해 상시 CCS분야 표준개발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국내 산업에 필요한 표준을 개발·지원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의 활발한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현재까지 공사는 표준개발협력기관으로서 CCS분야 국제표준 16종 중 11종(68.8%)을 KS로 부합화 제정했으며 1종을 고유표준으로 제정 완료했다. 앞으로도 CCS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국내 산업에 필요한 국제표준을 우선적으로 선정하여 적합한 표준을 개발하고 관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1, 트레이딩본부장 전무 승진…성장부문에 역량 집중

E1이 임원인사에서 김상무 트레이딩본부장을 전무로 승진시켰다. E1은 주력 사업인 국내 LPG산업이 정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LNG 직수입과 연계한 발전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1은 25일 임원인사를 통해 김상무 트레이딩본부장을 전무로 승진하고, 강기훈 경영지원실장을 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1968년생으로, 경희대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이후 E1 입사 후 런던지사장, 수급팀장, 휴스턴지사장, 싱가포르지사장을 역임했다. 강기훈 경영지원실장은 1971년생으로, 고려대 행정학을 전공하고 이후 E1에서 인사팀장, 인사기획팀장, HR실장을 역임했다. E1은 올해 3분기 누적으로 매출 7조4490억원, 영업이익 2968억원, 당기순이익 14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7.1% 증가, 당기순이익은 11% 증가했다. E1의 LPG사업 누적 매출 가운데 수출 비중은 54.2%로 이미 트레이딩이 주류로 자리를 잡았다. E1은 정체를 보이고 있는 국내 LPG사업을 대신할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내년부터는 발전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E1은 지난해 평택에너지서비스(LNG 발전소)를 인수했으며, 여수그린에너지(LNG 발전소)도 동서발전과 함께 인수했다. 특히 올해 8월에는 민간LNG산업협회에 가입하며 LNG 직수입까지 추진에 나섰다. LNG 직수입자는 발전연료인 LNG를 저렴하게 구입할 시 가스공사 공급가격과의 차이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어 LNG발전사업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특히 E1의 경쟁사인 SK가스는 이미 울산지피에스(LNG LPG 겸용 발전소)와 LNG 직수입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어, E1도 LNG발전 및 직수입에 더욱 사업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SK플라즈마, 튀르키예 국가전략사업 혈장분획제제 파트너로 선정

SK플라즈마가 인도네시아에 이어 튀르키예 정부가 추진하는 혈장분획제제 자급화 국가전략사업의 기술 수출 파트너로 선정됐다. SK플라즈마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튀르키예 적신월사(이슬람권 적십자사)와 국가필수의약품 자급화를 위한 혈장분획제제 플랜트 건설 및 합작회사 '프로투르크' 설립을 위한 '주주간 계약'을 체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양국 정상회담 기간 중 이뤄진 체결식에는 김승주 SK플라즈마 대표, 파트마 메릭 일마즈 적신월사 총재가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동언론 발표문을 통해 “튀르키예 정부가 추진하는 '혈액제제 자급화 사업'에 한국 기업인 'SK플라즈마'가 참여하게 된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SK플라즈마는 기술이전료와 함께 프로투르크의 지분 15%를 확보하게 되며 적신월사 산하 투자회사 키즐라이 야트림과 정부 기관이 나머지 85%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새로 설립되는 합작회사 프로투르크는 튀르키예 앙카라 추부크 지역에 연간 60만ℓ 규모의 혈장을 처리할 수 있는 혈장분획제제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한다. 이 시설에서는 혈액 내 단백질을 보충하는 데 사용되는 알부민, 면역 결핍 환자 치료에 쓰이는 면역글로불린, 혈우병 A 등 혈액 응고 장애 치료에 필요한 혈액응고인자 8인자제제를 생산할 계획이다. SK플라즈마는 프로투르크에 혈장분획제제 생산기술을 이전하고 기술료를 단계적으로 지급받기로 했다. 양국 정부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플랜트 부지 확보와 인허가 등 행정적·정책적 지원을 적시에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정연두 주튀르키예 한국대사는 외교 채널을 적극적으로 연계하며 프로젝트 성사 과정에서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했다. 이번 계약은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협력해 성과를 만든 대표적 사례라는 게 SK플라즈마의 설명이다. 설비 구축 전까지는 튀르키예에서 공급된 혈장을 원료로 SK플라즈마 안동공장에서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등 완제품을 위탁생산(CMO)해 현지에 공급할 계획이다. 또 공장 완공 직후 현지법인에서 의약품을 신속하게 생산, 판매할 수 있도록 국내 안동공장에서 축적한 생산 경험을 기반으로 현지 기술진 교육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파트마 메릭 일마즈 적신월사 총재는 “SK플라즈마와의 협업은 튀르키예 국민의 건강,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약품 주권 확보를 위한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이라며 “혈장분획제제 생산 인프라 구축과 기술 이전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SK플라즈마 측과 다양한 협업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주 SK플라즈마 대표는 “현지 인프라 구축은 혈장분획제제 주권 확보가 필요한 국가의 자급력을 높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수요를 확보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 모델"이라며 “튀르키예 측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 생산 인프라를 적시에 구축해 나가는 한편 필수의약품 자생력 확보가 필요한 국가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기회를 적극 모색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서예온의 건설생태계]‘10.7조 대어’ 가덕도신공항 입찰 전쟁 막 올랐다

정부가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공사기간을 늘려 입찰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건설업체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기존 현대건설이 지난 5월 공기 부족을 이유로 자진 이탈한 후 '간을 보던' 대형 건설사들이 정부의 조율로 조건이 마련됐다. 주택 시장의 끝없는 침체로 불황에 시달리던 건설업체들 입장에선 오랜만에 토목·인프라 공공 공사에서 대박을 터뜨릴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일단 현대건설의 컨소시엄에 포함됐던 대우건설이 토목 1위 실적을 앞세워 경쟁에 나선 가운데, 롯데건설과 한화 건설부문도 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전히 공사의 본질적인 문제인 공기 부족·지반침하 가능성 등 핵심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새로 정한 2035년 개항 목표 조차 낙관적이라면서 아예 사업 타당성 검토부터 새로 해야 한다는 이들또 있다. 가덕도신공항 논의는 박근혜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 검토 끝에 김해공항 확장안을 선택했지만, 산악 관통 비행과 군·민 공역 중첩, 소음 등 안전·환경 논란이 해소되지 않으며 추진 동력이 약화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국무총리실 검증위가 2020년 김포공항 확장안에 대해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면서 사실상 백지화됐고 가덕도신공항 신설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국회가 2021년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제정하며 사실상 추진이 확정되고 사업의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특별법은 예타 면제, 인허가 단축 같은 신속 추진 장치를 담고 있었고, 국토교통부는 기본계획·사업비·공사 방식을 확정하며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전제로 한 해 빠른 2029년까지 개항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문제는 지나치게 짧은 공기였다. 바다를 매립하고 그 위에 부지를 조셩해야 하는 까다로운 공사를 이례적으로 8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마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대해 부실공사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가덕도는 두꺼운 연약지반이 분포한 해상 매립지다. 따라서 '성토–압밀–계측–안정화' 과정이 필수임에도 기존 계획에는 안정화 계측 기간이 거의 반영되지 않아 위험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결국 4차례에 걸쳐 입찰이 무산된 후 지난해 12월 공사를 따낸 현대건설마저도 정부의 84개월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108개월 이상을 달라고 주장했다. 해상 매립지에서 성토 직후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면 활주로·구조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국토부가 기존 계획을 유지하자 현대건설은 지난 5월 수백억 원 규모의 기본설계 권리까지 포기하며 컨소시엄을 이탈했다. 현대건설의 이탈 이후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등 다른 참여사들도 사업성·공기 리스크를 이유로 참여 여부를 꺼리면서 사업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현 공기 기준으로는 추진이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해졌고, 국토부 역시 일정 재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국토부도 기존 산정의 한계를 사실상 인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21일 공기·공사비 조정 방침을 발표한 김정희 국토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장은 “성토 후 안정화 계측·검증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을 반영했다"며 “공법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안정화 시간을 포함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결국 84개월 공기가 비현실적이었다는 점을 공식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 상태에서 모처럼 10조원대 초대형 인프라 건설 공사가 시장에 나오자 대형선설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일단 차기 주관사로 대우건설을 거론하는 이들이 많다. 기존 컨소시엄에서 현대건설(25.5%)에 이어 18% 지분을 가진 사실상 2대 주주였던 데다, 해상·연약지반 공사에 특화된 시공 이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거가대교 해저침매터널(총 3.7km, 180m 함체 적용)처럼 외해·대수심 조건에서 세계 기록을 세운 고난도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부산항·부산신항·이라크 알 포 방파제 등 초대형 해상·항만 공사를 잇달아 성공시킨 이력도 있다. 2023·2024년 국토부 시공능력평가에서도 2년 연속 '토목 실적 1위'를 기록하며 기술력을 다시 확인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책 초대형 토목사업은 실적과 경험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며 “조건이 이전보다 나아진 만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관망하던 롯데건설·한화건설도 참여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는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고, 롯데건설 역시 “공기 연장이 판단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며 기존 컨소 참여 방안을 논의 중이다. 두 회사 모두 공사비 10조 원대의 초대형 SOC 수주 기회를 매력적으로 평가해 왔으며, 리스크 완화로 참여 여건이 한층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롯데건설은 가덕도 접근철도 1공구를 이미 수주해 지역 인프라 공사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롯데그룹이 부산·경남권에 보유한 유통·레저·물류 네트워크를 고려하면 공항 개항 시 직접적인 수혜도 기대된다. 한화 건설부문은 해양 매립·발파 등 대형 토목 경험이 강점으로 꼽히며, 그룹의 방산·항공우주 사업 확장성과 연계한 시너지 가능성도 언급된다. 정부가 공사 기간과 공사비를 조정하며 가덕도신공항 재추진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의 평가는 여전히 냉담하다. 표면적으로는 공기 연장과 사업비 조정으로 기술적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연약지반·해상매립 특성상 예측 불가능한 침하·균열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해상 매립지의 가장 큰 문제는 설계 단계에서 알 수 없는 변수가 시공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이라며 “특히 가덕도처럼 수심 변화가 급격하고 회류가 강한 구간은 장기적으로 구조물 변형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가덕도 해역의 물리적 조건이 일반 매립지보다 훨씬 까다롭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덕도와 영도 사이 낙동강 하구는 물살이 돌아나가는 회류 구간이어서 성토 구조물에 지속적인 횡력(橫力)이 작용한다"며 “이런 곳에서는 활주로나 방파제 같은 중량 구조물도 장기 침하·균열 위험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기 연장이 불가피했지만, 이 조정이 모든 기술 리스크를 해소하는 '해결책'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 같은 우려는 다른 대규모 매립·연약지반 공사에서도 이미 현실화된 바 있다. 인천국제공항 영종도 매립지는 개항 후에도 활주로·계류장 일부에서 부등침하가 반복돼 수년간 보강·재포장을 이어왔고, 지금도 수백 개의 계측기를 통해 지반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새만금 매립지 역시 도로·항만·산업단지 곳곳에서 침하·균열·피복석 붕괴 등이 발생해 국토부와 전북도가 반복 보수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은 활주로와 여객청사 주변 침하로 인해 '운항 중단 → 보수 → 재운항'이 반복된 사례로 꼽힌다. 조 교수는 “이들 사례는 해상·연약지반 공사가 설계상 가능해 보이더라도, 실제 시공 단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공기가 늘어나고 유지관리비가 증가하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2035년 개항 목표의 현실성을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덕도는 환경·행정·정치적 변수가 얽힌 복합사업이기 때문에 단순히 공기를 늘렸다고 해서 일정 안정성이 확보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환경영향평가, 철새 도래지 보전, 어업권·보상 갈등, 지자체·중앙정부 간 조율 등 지연 요인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2035년 개항이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상당히 낙관적인 일정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며 “초기 설계·평가·보상 절차가 한 번만 흔들려도 수년 단위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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