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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戰 수준’ LNG·유가…유럽 비축↓·중동 확전에 겨울 가격불안↑

3월 시작된 중동전쟁의 여파가 올 가을에도 이어지면서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수준을 넘보고 있다. 여름철 국제 가격이 잠시 수그러드는 듯 했지만, 중동산 공급 차질로 물량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우려되자 호주나 미주 등 다른 곳에서 생산된 LNG·원유 가격까지 뛰는 것으로 해석된다. LNG는 비축량이 지난해 수준을 하회하는 유럽과 또 다른 주요 수요처인 동북아시아가 겨울을 맞이하고, 원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올 겨울 가격 급등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오후 12시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2.96달러로 이달 내내 100달러대를 유지했다. 지난달 9일 약 4개월만에 100달러선을 다시 넘긴 뒤 100달러 전후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동북아시아 LNG 가격 지표인 LNG JKM(일본·한국 지표) 선물 가격은 지난 10일 오전 7시 기준 MMBtu(100만BTU, 1BTU는 대기압에서 물 1파운드를 화씨 1도 가열하는데 필요한 열량)당 25.9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14일부터 한달 가까이 종가 기준 25달러선을 상회한 것이다. 이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올해 초 중동 전쟁 초반 상황과 유사하다. LNG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고조되고 전쟁을 치르던 2021년 8월~2022년 12월에 잠깐을 제외하고 25달러보다 높았고, 한때 5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중동위기가 시작됐던 올해 3월에도 20달러를 넘지 않았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100달러선을 상회했던 기간은 2022년 2~8월, 올해 3~5월이었다. 문제는 이번 겨울이 지날 때까지 이 같은 가격 불안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급 자체는 큰 문제가 없지만, 카타르 LNG 생산설비와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설비 복구가 늦어지고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등 중동 지역 핵심 항로가 언제 막힐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카타르산 LNG 수급 차질 여파는 4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7월부터 글로벌 및 국내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LNG의 주요 수요처 중 하나인 유럽 지역은 지난해보다 겨울 대비 비축량이 적어 위기 상황에 더 취약해졌다. 유럽지역 가스 사업자들의 모임인 가스인프라유럽(GIE)은 지난 1일 기준 유럽의 가스 비축량이 전체 저장용량의 72%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11% 적은 740억 ㎥로 집계했다. GIE는 큰 변수가 없다면 유럽이 겨울철 가스 수요에 대응할 유연성을 충분히 갖췄지만, 가스 비축량이 역대 최저 수준이고 LNG 가용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 여유분이 빠듯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예멘 중심의 연맹체와 친(親)이란 세력으로 분류되는 후티 반군 간 격화하는 전쟁과 이에 따른 수니파-시아파 갈등 재점화 가능성도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달 들어 사우디 주요 공항과 정유시설을 잇따라 공격하기 시작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미군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잠잠해질 것으로 기대됐던 중동 전쟁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유럽 상황에서 올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더 낮아지면 주요 수입처인 유럽과 동북아 국가들 사이에서 물량 확보 경쟁이 벌어지면서 스팟 계약 물량의 가격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여름부터 수량 감소로 파나마 운하의 통항 여유가 빡빡해지면서 동북아 국가들 입장에서는 미주에서 나는 LNG를 들여올 때 파나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해야 하는 점도부담 요인이다. 장기 계약 물량이라도 사업자들이 지불하는 가격에 원유 가격 변동폭이 5개월여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LNG 시장 구조 때문에 가격 불안이 더 증폭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겨울에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평균 기온이 1도만 내려가도 수요 증가로 LNG 가격이 급등할 수 있지만, 겨울철 날씨는 예측하기 어려우므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쟁으로 손상을 입은 중동 지역 LNG와 원유 생산 시설의 복구가 안되고 있다는 변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며 “글로벌 LNG 시장 가격 변동은 7월부터, 국제 유가 변동은 8월 말부터 국내 LNG 수급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해 국내 발전 원가에도 영향이 시작됐다"며 “일반 소비자용 전기료 조정과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폐지 등으로 국내 LNG·원유 수요를 조절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KT ‘모두의 AI’ 12월 베일 벗는다…17개 기업 참여

KT를 비롯한 국내 17개 기업이 참여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 '모두의 AI'가 오는 12월 정식 출시된다. KT는 다음, 업스테이지, 무신사 등과 협력해 검색과 금융, 교육, 부동산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할 계획이다. KT는 12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에서 박윤영 대표와 컨소시엄 참여 기업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모두의 AI 커넥트 서밋 2026'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서비스 출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참여 기업 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컨소시엄에는 KT를 비롯해 다음, 업스테이지, 솔트룩스, EBS, 비씨카드, 직방, 커넥트웨이브, 무신사, 액션파워, 매스프레소, 딥서치, 리벨리온, 래블업, 베슬AI, 모티프테크놀로지스, NC AI 등 17개 기업이 참여한다. '모두의 AI'는 여러 국산 AI 모델과 각 기업의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초기에는 이용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해 날씨와 생활 정보, 주식, 인물, 콘텐츠 등에 관한 답변을 제공한다. 정식 출시 이후에는 참여 기업의 서비스를 추가로 연계해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공서비스와 부동산 분야에서도 AI 활용을 추진한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정부24와 국민비서를 연계해 행정서비스 안내부터 신청 및 발급까지 AI로 처리할 수 있는 공공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안성우 직방 대표도 자사가 보유한 부동산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가 필요한 부동산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참여 기업 간 서비스 연계를 지원하고 컨소시엄에 참여할 기업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업스테이지의 AI 모델 '솔라'를 비롯해 각 기업의 AI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하는 한편, 리벨리온의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인프라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간다. 박윤영 KT 대표는 “참여 기업들과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국민에게 일상에서 끊김 없는 AI 경험을 제공하고, 대한민국 AI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단독] “소비자는 편했는데”…온누리상품권 지적에 새우등 터진 ‘비대면 진료 앱’

비대면 진료 앱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던 '온누리상품권 사용 가능 약국 찾기' 기능이 예고 없이 사라졌다. 온누리상품권 결제가 약국에 쏠리면서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제도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가운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던 플랫폼이 기능을 중단한 것이다. 약국의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은 유지되는 상황에서 사용처를 안내하는 서비스만 사라지면서 정책 논란의 부담이 소비자 편익 저하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온누리상품권 비판에…비대면 진료 앱 제동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는 최근 온누리상품권 사용 가능 약국을 찾아주는 기능을 중단했다. 해당 기능은 이용자가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약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이용자들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용자는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같은 약을 사더라도 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약국에서 결제하면 그만큼 약값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온누리상품권의 취지가 다소 왜곡되는 것 같다는 우려가 있어 정부·국회와 소통했다"며 “일정 부분 우려에 공감했고, 본래 취지가 왜곡되지 않도록 국정감사 전에 관련 기능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닥터나우의 이 같은 결정은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특정 약국의 상품권 사용 가능 여부를 안내하는 기능 자체가 제도 위반이나 부정 사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약국 쏠림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의식해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지만, 최근 약국이 주요 사용처로 부상하면서 제도 취지와 실제 사용 양상이 어긋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온누리상품권 결제액 1위 업종이 약국이었던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약국에서 가장 많은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온누리상품권 결제액 1위는 서울의 A약국(26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온누리상품권 결제액이 가장 많았던 가맹점 역시 약국으로, 지난해 연간 결제액은 293억원에 달했다. 다만 정부는 지난 1일 발표한 온누리상품권 개편안에서도 약국을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에서 제외하지는 않기로 했다. 전통시장 및 상권 내 집객 효과 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 약국 가맹은 유지하면서…소비자 편의 서비스는 중단 업계 안팎에서는 상품권 사용처 관리의 문제를 이용자 편의 서비스의 중단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온누리상품권 사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기능은 이용자가 이미 허용된 사용처를 찾도록 돕는 서비스인 만큼, 약국 쏠림의 근본 원인과는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한 비대면 진료 앱 이용자는 “발품을 팔아 좀 저렴하게 약을 사겠다는데 그게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약국에서 계속 온누리상품권을 허용할 거라면 관련 서비스는 왜 중단하나. 잘못된 정책 설계에 소비자 편익만 저해된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특정 약국에서 온누리상품권이 되는지 안 되는지 정보를 제공하는 게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전통시장은 살리겠다면서 벤처업계 혁신은 무시한 처사"라며 “정치권 눈치 보느라 기업은 알아서 혁신을 포기하고, 결국은 소비자 편익만 줄어들게 됐다"고 비판했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호응이 높았던 서비스를 중단하게 돼 아쉬움은 있지만, 일단은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인 만큼 정부·국회에 협조하자는 차원에 내린 결정"이라며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주진우 “사고 때마다 골프 李”…尹·트럼프로 역공 나선 민주당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이 대구 상가 천장 붕괴사고 당시 골프를 쳤다며 '골프 특검법' 발의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소환하며 반박에 나섰다. 주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해군 장병 실종 사고, 대구 천장 붕괴사고 등 인명 사고 때마다 골프 친 이재명"이라며 “골프 중독자 이재명의 치료를 위해 '골프 특검법'을 대표발의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10시 16분께 대구 북구 관음동의 주방용품 등을 판매하는 한 상가 건물에서 천장이 붕괴돼 38명이 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주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당시 이 대통령과 가족이 태릉CC에서 골프를 쳤다며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골프 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현장에서 사고를 보고받고 신속한 수습을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주 의원은 “오전 10시 50분 대구 사고 현장 인명구조 종료, 오후 12시 30분경 대통령 인명구조 지시"라며 “골프장에서 사고 수습이 다 끝나고 보고받은 뒤 (청와대가) 브리핑 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가족 골프비는 누가 결제했느냐"며 “특활비(특수활동비) 현금 결제라면 국고 횡령"이라고 강조했다. 주 의원의 골프 공세에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소환하며 맞불을 놓았다. 조계원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에서 “주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법무비서관으로 재직하면서 매일 같이 벌이는 윤석열의 술판과 용산 집무실로 잦은 지각에는 왜 침묵했느냐"고 응수했다. 조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외교 일정이 예정된 상황"이라며 “이 대통령의 골프 연습은 정상 간 외교 일정을 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도부 차원에서도 주 의원을 향한 반박이 이어졌다. 최민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주 의원은 타임머신을 타고 왔다 갔다 하면서 오직 대통령 비난에만 열을 올린다"며 “(이 대통령이) 어떻게 사고를 예측하나. 대통령이 무슨 역술인이라도 되며 신이라도 내려야 한단 말이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구 천장 붕괴 사고와 대통령의 예측, 대통령의 휴일 동선까지 연결시키는 건 무리이지 않느냐"며 “제발 이 말도 안 되는 대통령 흠집 내기, 정쟁화 정치, 주 의원 좀 덜 하시면 안 되겠느냐"고 당부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가온전선, 美 생산법인에 생산설비 추가 구축…원전용 케이블 시장 정조준

가온전선이 미국 원전용 케이블 시장에 진출하며 북미권 전력인프라 사업 확대에 나선다. 가온전선은 미국 생산법인인 LSCUS가 노스캐롤라이나주 타보로 공장에서 원전용 케이블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힉이라고 12일 밝혔다. 성장이 기대되는 현지 원전·소형모듈원전(SMR) 시장에서 미리 공급체계를 확보하는 등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시장 공략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가공선을 토대로 한 미국 송전망 사업에 이어 원전용 케이블까지 현지 생산 포트폴리오를 확대함으로써 현지 전력인프라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오랜 기간 신규 원전 건설이 제한적이었던 시장인 만큼, 원전용 케이블 등 현지 기자재 공급망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또한 최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가 크게 늘고, 에너지 안보 강화 기조로 원전 건설의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현지 공급망 확보 중요성도 확대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원전은 설계에 따라 5만개 이상 전기케이블 회로가 사용되는 등 대규모 전력·제어·계측 케이블 수요가 발생한다. 이 가운데 원전용 케이블의 경우, 사용 위치와 용도에 따라 다양한 규격과 성능이 요구되는 소량 다품종 제품 중 하나다. LSCUS는 가온전선의 특수 케이블 기술력을 기반으로 관련 인증을 추진하고, 국내 원전 기업과 협력해 현지 공급망 진입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가온전선 관계자는 “미국 원전 시장 확대와 국내 기업의 미국 프로젝트 참여가 본격화되면 현지 기자재 공급업체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양한 전력·제어 케이블 생산 경험과 LSCUS의 현지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미국 원전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기술은 있는데 수출길은 막막…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 의료기기 해외진출 장벽 낮춘다

232억원 투입해 해외 인허가·바이어 발굴 통합 지원체계 구축 유럽 MDR·국제 품질심사 대응 강화…30개국 시장정보 DB화 AI 기반 해외 바이어 3만건 확보 추진…실제 수출계약 연결이 관건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강원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 해외 규제 대응과 바이어 발굴을 결합한 수출지원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들이 우수한 제품을 개발하고도 까다로운 해외 인허가와 현지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2028년까지 232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의 성패는 방대한 시장정보 구축을 넘어 실제 수출계약으로 얼마나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12일 진흥원에 따르면 의료기기 수출은 일반 공산품과 달라 제품을 개발했다고 곧바로 해외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마다 다른 안전성과 성능 검증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품질관리 체계와 임상평가 자료도 갖춰야 한다. 인증을 통과한 뒤에는 현지 유통망과 구매자를 확보해야 한다. 중소기업에는 어느 하나 만만치 않은 과정이다. 이에 진흥원이 오는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하는 'K-의료산업 글로벌 시장진출지원 세미나'도 이러한 수출 현장의 문제를 겨냥하고 있다. 부산 KIMES 전시회와 연계해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유럽 의료기기 규정(MDR)과 의료기기 단일심사 프로그램(MDSAP) 대응 전략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유럽 MDR은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성능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평가와 기술문서, 시판 후 관리 등을 요구하는 규제체계다. 기업이 관련 자료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면 인증 절차가 지연되고 시장 진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MDSAP는 참여국의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 관련 규제 요구사항을 하나의 심사 프로그램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여러 국가의 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심사 과정에서 발견되는 부적합 사항을 해소해야 하는 부담도 따른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유럽 MDR 강화에 따른 임상평가 대응 전략과 MDSAP 심사 과정의 주요 부적합 사례를 살펴볼 계획이다.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인증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진흥원측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인증만으로 수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제품을 구매할 현지 병원이나 유통업체, 수입업체를 찾아 거래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해외 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 의료기기 기업에는 이 과정 역시 높은 장벽이다.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이 해외 인허가 지원과 바이어 발굴을 하나의 사업으로 묶은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의 'K-의료산업 글로벌 시장진출지원 플랫폼 구축사업'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총 232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진흥원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 범부처통합헬스케어협회 등이 참여한다. 사업의 핵심은 'K-의료산업 글로벌 시장진출지원 플랫폼(G2M)'이다. 국가별 의료기기 시장정보를 제공하고 해외 바이어 발굴과 매칭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수집해야 했던 정보를 한곳에 모으는 방식이다. 진흥원은 2028년까지 30개국 시장동향 자료와 해외 바이어 정보 3만건을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시장정보 분석과 바이어 매칭 기능도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단순한 정보 축적이 아니라 정보의 활용 방식이다. 기업이 진출하려는 국가의 시장 특성과 잠재 구매자를 파악하고, 제품 특성에 맞는 거래처를 찾는 데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면 해외시장 조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자금과 인력이 제한적인 중소기업에는 시장정보의 접근성이 경쟁력과 직결된다.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더라도 적합한 바이어를 만나지 못하면 상담에 그치기 쉽다. 반대로 사전에 시장과 거래처를 분석하고 전시회에 참가한다면 보다 구체적인 수출 협의를 진행할 여지가 커진다. 문제는 데이터의 양이 곧 수출 성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바이어 정보 3만건을 확보하더라도 연락처가 오래됐거나 실제 구매 의사가 확인되지 않았다면 기업의 활용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AI 매칭 기능 역시 마찬가지다. 거래처를 추천하는 수준에서 그칠지, 기업의 제품 특성과 수출 대상국의 규제·유통구조까지 반영해 실질적인 상담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플랫폼을 통한 바이어 발굴 이후에도 상담 주선과 거래처 검증, 계약 협의 등 후속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 인허가 준비와 시장개척을 별도로 진행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두 과정을 연계하는 운영체계도 필요하다. 진흥원이 이번 세미나에서 해외 규제 대응과 플랫폼 활용 방법을 함께 소개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2027년도 주요 기업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부산 KIMES 참가기업을 대상으로 플랫폼 이용 방법을 알리는 현장 홍보도 진행한다. 이번 사업은 원주 의료기기 산업의 지원 범위를 넓히는 계기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지역 산업 지원기관이 축적한 경험을 전국 의료기기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에 활용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국 단위 지원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면 이용 기업 수나 정보 구축 실적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 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바이어가 얼마나 실제 상담에 응했는지, 상담이 계약으로 이어진 사례는 얼마나 되는지, 기업의 시장 진입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줄었는지 등이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232억원이라는 사업비의 규모를 고려하면 성과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구축 이후에도 정보 갱신과 시스템 운영에 지속적인 자원이 필요한 만큼 기업들이 반복적으로 찾는 실용적인 플랫폼으로 정착하는 것이 관건이다. 김영성 진흥원장은 “해외 인허가 규제 대응에 필요한 실무 정보를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진출지원 플랫폼을 기업들이 직접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라며 “의료기기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정보와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세미나 참가 신청은 KIMES BUSAN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2026 국감] “파묘 정치” vs “대통령이 왕인가”…과방위 설전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의 이재명 대통령 부모 묘소 방문을 놓고 여야가 국정감사장에서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파묘 정치"라며 이 의원의 제명과 퇴장을 요구했고, 이 의원은 “대통령이 왕인가"라고 맞섰다.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으면서 국정감사는 본격적인 질의에 들어가기 전부터 진통을 겪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2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여야는 기관 증인에 대한 질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 의원의 국감 참여 자격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이 의원이 이 대통령 부모 묘소를 찾아 사진을 찍고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돌아가신 분들이 잠든 자리를 정쟁의 무대로 끌어냈다"며 “이진숙 의원의 파묘 정치를 국회가 더는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의원의 제명과 국감장 퇴장도 요구했다. 앞서 이진숙 의원은 지난 10일 경북 봉화군에 있는 이 대통령 부모 묘소를 방문한 뒤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묘소가 농지에 조성됐다며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고 이장을 요구했다. 이진숙 의원은 국감장에서 “국민을 대신해 불법적인 묘소 조성에 대해 질문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어 봉화군청이 세 차례 원상회복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이 왕인가. 국민을 대신해 질문도 못 하느냐"고 했다. 이 과정에서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발언에 끼어들자 이 의원이 “입 다무세요", “끼어들지 마세요"라고 맞받으면서 고성이 오갔다. 이 의원의 국감 참여가 이해충돌에 해당하는지를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최혁진 의원은 이 의원이 과거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만큼 당시 방통위 운영을 감사하는 자리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의원의 국감 참여를 제한할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가 이 의원의 과방위 활동에 이해충돌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 한준호 의원실의 KBS 보도 외압 의혹을 거론하며 역공했다. 김 의원은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수호해야 하는 방미통위의 국감 질의자로서 맞느냐"고 했다. 민주당이 이 의원의 국감 참여를 문제 삼는 것은 “내로남불이고 이중 잣대"라고도 주장했다. 송기헌 과방위원장은 이 의원의 과방위 활동 자체가 이해충돌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정리했다. 다만 이 의원이 방통위원장 재직 당시 관여했던 업무를 직접 감사하는 경우에는 이해충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해당 사안에 대한 발언과 표결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 공방 이후 진행된 정책 질의에서는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연계정보(CI) 제도 개선 문제가 다뤄졌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CI를 1~3년마다 변경하는 유효기간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I는 주민등록번호를 바탕으로 생성하는 온라인 개인 식별정보다. 여러 인터넷 서비스에서 같은 값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 번 유출되면 다른 서비스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연결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해 롯데카드에서 129만명분의 CI가 유출됐고, 올해 티빙에서도 1324만건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최근 1년 사이 CI 유출이 확인된 기업만 7곳에 달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CI 유출 피해자가 사용 중단을 요구하더라도 일부 기업이 회원 탈퇴를 안내하고 있다며 이용자의 갱신 요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유출된 CI를 사실상 평생 사용해야 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1~3년마다 CI를 바꾸는 유효기간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관련 법제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외 숏폼 드라마와 인공지능(AI) 챗봇의 청소년 보호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해외 숏폼 사업자들이 이용자 수 산정 방식의 한계로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 대상에서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숏폼 드라마의 선정적인 콘텐츠와 광고에 대한 심의 실적이 없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김 위원장은 사업자 규모 조사 방식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고광헌 방미심위원장도 숏폼 콘텐츠와 유해 광고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답했다. 이주희 민주당 의원은 청소년이 AI 캐릭터 챗봇을 이용하면서 자해와 자살, 폭력 등 유해한 대화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자 연령 확인과 보호자 동의, 위험 대화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정보통신망법과 AI 기본법 보완 등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감 인사말에서 불법스팸으로 얻은 부당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과징금 신설과 통신시장 금지행위 위반에 대한 과징금 상향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I 생성물 표시제와 추천 알고리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법령 정비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일산백병원, 5개국 병원 관리자 초청 ‘한국 의료’ 전수한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병원장 최원주)이 개최하는 '2026년 이종욱펠로우십 병원운영 전문가과정' 입교식이 12일 병원 별관 인제대학교 국제개발협력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연수에는 탄자니아 3명, 코트디부아르 2명, 우즈베키스탄 2명, 캄보디아 2명, 라오스 3명 등 5개국 병원 운영 관리자 12명이 참여했다. 연수생들은 각국 국립병원과 대학병원, 보건대학 등에서 부원장, 진료부장, 진료과장, 연구부서장, 학장 등을 맡고 있는 보건의료 분야 관리자들이다. 이번 연수는 10월 11일부터 25일까지 15일간 진행한다. 병원 조직과 운영 전략, 환자안전과 병원경영, 심뇌혈관질환 및 뇌졸중센터 운영, 스마트병원과 e-ICU, 병원 리더십, 디지털 헬스케어와 AI 등 이론과 실제 사례를 교육한다. 연수생들이 자국 병원의 문제를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PCP(Project Concept Paper·사업기획서) 작성 교육도 진행한다. 최원주 병원장은 “연수생들이 이번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을 자국 의료현장에 확산하고, 각국의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2026 국감] 유출돼도 못 바꾸는 ‘온라인 주민번호’…방미통위, 유효기간제 검토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온라인에서 주민등록번호처럼 쓰이는 연계정보(CI)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은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CI를 1~3년마다 변경하는 유효기간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 숏폼 드라마와 인공지능(AI) 챗봇의 청소년 보호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열었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과 고광헌 방미심위원장 등이 출석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CI가 한 번 유출되면 사실상 변경하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됐다. CI는 주민등록번호를 바탕으로 생성하는 개인 식별정보로, 여러 인터넷 서비스에서 동일인을 확인하는 데 쓰인다. 서로 다른 서비스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연결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해 롯데카드에서 129만명분의 CI가 유출됐고, 올해 티빙에서도 1324만건이 유출됐다고 밝혔다. 최근 1년 사이 CI 유출이 확인된 기업만 7곳에 달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유출 피해자가 CI 사용 중단을 요구하더라도 일부 기업이 회원 탈퇴를 안내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CI를 사용하지 않고도 기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체 절차를 마련하고, 유출 피해자에게 갱신을 요구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도 CI가 한 번 유출되면 사실상 평생 같은 값을 사용해야 한다며 유효기간제 도입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1~3년마다 CI를 바꾸는 유효기간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연계정보 문제와 관련해 법제 개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외 숏폼 드라마에 대한 청소년 보호 규제도 도마에 올랐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 사업자들이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 대상에서 빠지는 문제를 지적했다. 현행 제도는 직전 3개월간 일평균 이용자가 10만명 이상이고 연 매출액이 10억원 이상인 청소년 유해매체물 제공·매개 사업자에게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자 규모를 파악할 때 안드로이드 이용자 중심의 민간 조사와 월간 이용자 수를 활용해 실제 이용 규모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일부 숏폼 드라마에서 선정적인 콘텐츠와 광고가 노출되고 있지만 방미심위의 관련 심의 실적이 없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김 위원장은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도록 조사 방식의 변화 등을 충실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고광헌 방미심위원장도 숏폼 콘텐츠와 유해 광고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답했다. 청소년이 AI 캐릭터와 친구나 연인처럼 대화하는 '동반자형 AI 챗봇'도 국감에서 다뤄졌다. 이주희 민주당 의원은 일부 AI 챗봇이 자해와 자살, 폭력 등에 관한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모나 교사가 대화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고 장시간 이용에 따른 과몰입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용자 연령 확인과 보호자 동의, 위험 대화에 대한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AI로 만든 이미지와 영상이 온라인에서 재유통될 때도 생성물이라는 사실을 표시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이나 AI 기본법 보완 등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방미통위는 불법스팸으로 얻은 부당이익을 환수하는 과징금 도입도 추진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감 인사말에서 통신시장 금지행위 위반에 대한 과징금을 높이고 AI 생성물 표시제와 추천 알고리즘 투명성 강화를 위한 법령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YTN 민영화 과정의 정부 개입 의혹도 국감 현안에 포함됐다. 감사원은 지난달 당시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전KDN과 한국마사회의 YTN 지분 매각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당초 29.99%였던 매각 지분이 30.95% 전량으로 변경된 경위와 유진이엔티에 대한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절차가 논란의 핵심이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 부모 묘소를 방문해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한 일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이정헌 민주당 의원이 “패륜정치"라고 비판하자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방미통위 출범 과정을 거론하며 “내로남불"이라고 맞섰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2026 국감] 이성훈 LH 사장 “공급 확대하려면 대규모 인력 충원 불가피”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 충원과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택공급 목표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지만 정작 사업을 수행할 인력은 줄어들고, 공사비 상승과 임대사업 적자로 재무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LH 조직개편 논의가 본격화한 가운데 공급 확대와 조직개혁을 동시에 추진하려면 인력 확충뿐 아니라 직원 처우 개선과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LH 등 국토교통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이 사장은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따른 인력 확충 계획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의 질의에 “사업 물량이 늘어났고 사업 종류도 굉장히 복잡해졌다"며 “대규모로 인력을 충원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인력 확충 계획을 협의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인력 충원을 정부에서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조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계획과 LH의 인력 운용 현실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염 의원은 정부가 연간 공공주택 공급 목표를 11만 가구로 확대했지만 이를 수행해야 할 LH의 정규직 인력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염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약 6만 가구를 공급하던 당시 LH의 일반 정규직 직원은 약 7100명이었으나 현재는 6398명으로 감소했다. 공급 목표는 크게 늘어난 반면 실제 업무를 담당할 직원은 약 700명 줄어든 셈이다. 인력 유출도 심각한 문제로 거론됐다. LH의 이직률은 2020년 4.2%에서 2024년 8.5%로 두 배 이상 상승했으며 지난해 퇴직자는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제시됐다. 염 의원은 공급 목표와 업무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상황에서 인력 감소와 이직률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급 실행 조직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사장은 인력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와 증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부 역시 인력 확충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영국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2024년부터 정규직 400여명을 증원했다"며 향후 보상과 주택공급 확대에 맞춰 정규직과 비정규직 채용을 병행하는 방안을 관계 기관과 협의하겠다고 설명했다. LH의 재무건전성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사장은 최근 수년간 건설 원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주택 개발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물가가 많이 올랐고 공사 원가는 그보다 더 많이 올라 거의 50% 가까이 상승했다"며 “아파트 건축비가 오르면서 개발사업을 해도 남는 것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채 증가 속도는 빠른 반면 회복 속도는 더디다"며 “정부에 재정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국토부와 함께 예산 당국에 지원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할수록 사업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LH 자체 재원만으로 정부의 공급 목표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취지다. LH 조직개편에 따른 재무 부담 배분 문제도 제기됐다. 염 의원은 LH를 주택공급을 담당하는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임대주택 운영 등을 담당하는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할 경우 기존 부채와 임대사업 적자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대사업 손실이 최근 5년 사이 53% 증가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조직을 분리하더라도 임대주택 운영에 필요한 안정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토부 측은 주택도시기금에 별도 계정을 마련해 개발공사의 이익 일부를 임대주택 관리기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설명했다. 또 임대주택 건설에 대한 정부 지원 단가가 충분하지 않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재정 당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직원 처우 개선 역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LH 통합 과정과 그동안의 여러 개혁 방안을 거치면서 직원 급여가 최하위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면 주택공급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혁도 하고 공급도 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이 필수적"이라며 “급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LH가 조직개편과 경영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력 감축이나 비용 절감에만 집중할 경우 주택공급 실행력이 오히려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 확대를 주택시장 안정의 핵심 수단으로 내세운 만큼 LH의 인력과 재정 여건을 개선하는 문제가 향후 정책 추진의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대규모 공급 목표를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사업 수행 인력 확보, 공사비 상승에 따른 재무 부담 완화, 임대사업 적자 보전, 조직개편 이후 재원 배분 방안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날 국감에서는 LH 개혁과 주택공급 확대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인력과 재정을 지원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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