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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소비] 신세계그룹 ‘쓱데이’, 롯데백화점, 쿠팡, 이랜드뮤지엄,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한진트래블, 롯데마트

◇ 신세계그룹 '쓱데이' 30일 개막…18개 계열사 2조원 규모 할인 행사 신세계그룹이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10일간 연중 최대 쇼핑 행사인 '쓱데이'를 개최한다. 올해는 이마트와 스타벅스, SSG닷컴 등 18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이 가운데 13개사는 지난해보다 행사 기간을 늘렸다. 신세계그룹은 약 2조원 규모의 상품과 할인 혜택을 준비했다. 이마트는 27인치 초고화질(UHD) 휴대용 화면 '그레이트 포터블스크린'을 행사카드 결제 시 59만9000원에 판매한다. 스타벅스는 토이스토리 협업 상품과 시즌 한정 상품을 선보인다. 신세계까사는 '캄포 구스' 등을 최대 15% 할인하고 자주는 일부 상품을 최대 70% 할인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튜디오 톰보이의 '에브리데이 셋업' 후드티와 바지를 50% 할인한다. W컨셉은 프론트로우 무스탕 점퍼를 18만원대에 판매한다. SSG닷컴과 G마켓은 유모차와 로봇청소기 등 주요 가전·육아용품을 할인 상품으로 마련했다. 체험 행사도 확대한다.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에서는 닌텐도 스위치2 게임 체험 행사를 열고 스타필드 수원에서는 다음달 7일 '레드불 윙스컵' 축구 게임 결승전을 진행한다. 신세계사이먼 파주점과 부산점에서는 각각 핑크퐁과 가스파드앤리사 관련 행사를 마련한다. 스타필드 하남에서는 이마트·스타벅스·이마트24·조선호텔앤리조트·신세계L&B·신세계푸드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쓱데이 블루밍마켓'도 운영한다. 고객이 상품 진열과 퀴즈 등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경품 추첨 기회를 제공한다. 신세계그룹은 행사 기간 신세계포인트 가맹점에서 3회 이상 구매하고 앱에서 지정된 임무를 완료한 고객에게 최대 5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18개 계열사가 다양한 한정판 상품과 할인 혜택을 준비했다"며 “쇼핑과 함께 여러 체험 행사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 ◇ 롯데백화점 '라이엇 게임즈 뮤직 앤 월즈 2026' 팝업…LoL 상품 170여종 판매 롯데백화점이 다음달 1일까지 잠실 롯데월드몰 1층 아트리움에서 '라이엇 게임즈 뮤직 앤 월즈 2026'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음악 콘텐츠와 e스포츠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을 주제로 기획했다. 가상 아티스트 K/DA와 하트스틸 관련 상품부터 월드 챔피언십 기념 상품까지 총 170여종을 선보인다. 신상품은 100여종이며 팝업스토어에서 먼저 판매하는 상품도 18종 마련했다. 이달 29일부터는 '리프트 바운드 월드 챔피언 T1 플레이어 번들'과 '2026 월드 챔피언십 세트' 등을 판매한다.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의 공식 기념우표도 선보인다.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한 상품으로 우표첩과 기념우표카드 등 5종으로 구성됐다. 현장에는 한국 리그(LCK) 소속 월드 챔피언십 진출팀을 응원하는 공간과 약 8m 높이의 우승 트로피 모형을 설치했다. 뮤직비디오 포토존과 게임 관련 퀴즈, 캐릭터 카드 제작 등 무료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윤석란 롯데백화점 넥스트콘텐츠랩2팀장은 “게임 속 음악과 가상 아티스트, e스포츠를 오프라인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다양한 한정 상품과 체험 콘텐츠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 쿠팡, 가을 나들이 입장권 300여개 할인…에버랜드 종일권 4만5000원 쿠팡이 이달 31일까지 가을 나들이 명소의 입장권과 여행 상품 300여개를 할인 판매한다. 행사에는 에버랜드와 서울랜드, 한국민속촌 등 테마파크를 비롯해 워터파크와 온천, 단풍 여행 상품 등이 포함됐다. 쿠팡은 행사 기간 매일 새로운 할인 상품을 공개한다. 에버랜드 종일 이용권은 정상가격보다 37% 저렴한 4만5000원에 판매한다. 서울랜드 종일권과 한국민속촌 주말·공휴일 종일권은 2만4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테르메덴 풀앤스파와 아산 스파비스, 하이원 워터월드 등 물놀이 시설 이용권도 마련했다. 내장산 단풍 여행과 홍천 은행나무숲, 정선 억새꽃 축제 등을 둘러보는 여행 상품도 판매한다. 숙박 상품은 조식과 이른 입실 등 부가 혜택을 포함한 다양한 구성으로 선보인다. 쿠팡 관계자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가을 나들이를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입장권과 여행 상품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 이랜드뮤지엄 '위대한 농구선수 75인전' 개최…조던·코비 소장품 100점 전시 이랜드뮤지엄이 대구 이월드 83타워 76·77층에서 '위대한 농구선수 75인전'을 개최했다. 이달 24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판교와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마련한 농구 관련 전시다. 미국프로농구(NBA) 75주년 기념팀에 선정된 선수들을 비롯해 농구 역사에 이름을 남긴 선수들의 소장품 100점을 공개한다. 전시는 '더 고트', '더 저지스', '올스타', '더 빅맨', '더 어워즈', '블랙 맘바' 등 6개 구역으로 구성했다. 대표 전시품은 마이클 조던이 NBA 우승 시즌에 착용한 농구화와 코비 브라이언트의 최우수선수(MVP) 시즌 경기복이다. 카림 압둘자바의 1975~1976시즌 MVP 트로피와 오스카 로버트슨이 1972년 올스타전에서 착용한 경기복도 전시한다. 이랜드뮤지엄 관계자는 “판교와 부산에 이어 대구에서도 농구 팬들을 만나게 됐다"며 “NBA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실제 소장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 현대홈쇼핑, DJI '오즈모 포켓 3' 첫 방송…카메라 구매 혜택 제공 현대홈쇼핑이 이달 26일 오후 11시55분 TV 생방송에서 DJI의 소형 짐벌 카메라 '오즈모 포켓 3'를 판매한다. 회사 측은 국내 홈쇼핑 업계 최초로 해당 제품의 판매 방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오즈모 포켓 3는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크기에 영상 흔들림을 줄이는 짐벌 기능을 적용한 촬영기기다. 일상 영상과 여행 기록, 브이로그 등 다양한 촬영에 활용할 수 있다. 현대홈쇼핑은 방송에서 '크리에이터 콤보'를 58만8000원, '브이로그 콤보'를 46만5000원에 판매한다. KB국민카드로 결제하면 7% 즉시 할인하며 방송 중 구매 고객에게 DJI 전용 배낭과 샌디스크 128GB 메모리카드를 증정한다. 장동기 현대홈쇼핑 리빙사업부장은 “짧은 영상과 브이로그 콘텐츠의 인기에 맞춰 촬영기기를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상품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 롯데홈쇼핑 '광클절' 주문 120만건 기록…다음달 1만3000명 초청 공연 롯데홈쇼핑이 이달 8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쇼핑 행사 '광클절'에서 누적 주문 120만건을 기록했다.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행사 기간 하루 평균 방문자는 130만명으로 집계됐다. 모바일 앱 방문자도 평소보다 약 2배 늘었다. 행사 4일 차에는 방문자 140만명을 기록했다. 다음달 열리는 '광클콘서트' 응모자는 34만명에 달했다. 특히 30~40대 고객의 응모 비중이 지난해보다 10% 증가했다. 콘서트 관련 행사 참여 건수는 8만건으로 지난해의 6배 수준이었다. 상품별로는 노스페이스 플리스와 패딩이 총 2만 세트 이상 판매되며 주문액 34억원을 기록했다. '최유라쇼'는 행사 기간 약 10만 세트를 판매해 주문액 100억원을 넘겼다. 롯데홈쇼핑은 다음달 14~1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광클콘서트를 개최한다. 총 1만3000명을 초청하며 첫날에는 god와 이재훈, 김종국, 백지영이 무대에 오른다. 둘째 날에는 송가인과 김희재, 박서진, 성리, 홍지윤 등이 공연한다. 다음달 13~15일에는 뷰티·건강식품 브랜드 20여개가 참여하는 '광클마켓'도 운영한다. 강재준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은 “올해 광클절은 다양한 연령층의 참여를 이끌어냈다"며 “다음달 광클콘서트와 광클마켓에서도 고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 한진트래블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9일' 운영…추가 쇼핑·선택관광 없애 한진트래블이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9일 일정의 여행 상품을 운영한다.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9일'은 현지에서 별도의 안내원 팁과 선택관광, 쇼핑 일정을 요구하지 않는 구성이다. 대한항공 직항편을 이용하며 현지 장거리 이동 구간에서는 항공편을 한 차례 활용해 버스 이동 시간을 줄였다. 전 일정 특급호텔 숙박을 기본으로 하고 아드리아해가 보이는 객실을 포함했다.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인근에서도 숙박해 관광지 이동 부담을 줄였다. 주요 일정은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와 블레드성 방문, 전통 나룻배 탑승,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 탐방 등이다. 두브로브니크에서는 개별적으로 도시를 둘러볼 수 있는 자유시간을 제공한다. 한진트래블 관계자는 “장거리 이동 부담을 줄이고 숙박과 자유일정에 여유를 둔 상품"이라며 “주요 관광지와 현지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 롯데마트 '김창수 위스키 마리골드' 268병 한정 판매…29일 예약 시작 롯데마트가 국내 위스키 브랜드 김창수 위스키와 협업한 한정 상품 '김창수 위스키 마리골드 52.2도'를 이달 29일 단독 출시한다. 이번 상품은 지난 7월 선보인 '김창수 위스키 연꽃 50도'의 후속 제품이다. 당시 연꽃 제품은 288병 한정으로 판매했으며 예약 개시 5분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신제품은 가을에 피는 꽃인 마리골드를 주제로 제작했다. 2023년 1월부터 올로로소 셰리 오크통에서 숙성한 원액을 별도 희석 없이 병입했다. 알코올 도수는 52.2도이며 용량은 700㎖다. 롯데마트는 신제품을 총 268병 한정으로 판매한다. 가격은 23만5000원이다. 이달 29일 오전 10시부터 보틀벙커 앱과 롯데온 스마트픽을 통해 예약할 수 있다. 상품은 보틀벙커 매장과 전국 롯데마트 지정 점포에서 수령하면 된다. 보틀벙커 골드·다이아몬드·플래티넘 등급 고객에게는 이달 2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18병을 먼저 예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혜진 롯데마트 보틀벙커팀장은 “지난여름 선보인 계절꽃 시리즈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가을을 주제로 한 후속 상품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국내 위스키 브랜드와 협업한 한정 상품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출시 일주일만에 판매 1·2위…노브랜드 버거 ‘훅·펀치’ [먹어봤송]

노브랜드 버거가 3세대 대표 메뉴 'NBB 훅'과 'NBB 펀치'를 지난 15일 내놨다. 두 버거는 같은 패티 두 장에 치즈와 소스를 달리해 맛의 방향을 나눴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두 버거는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개를 넘겼다. 전체 버거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3%, 12%로 기존 1위 '그릴드 불고기'를 제치고 판매 순위 1·2위에 올랐다. 기자가 두 버거를 직접 먹어봤다. 무게는 포장지째 저울로 쟀다. 패티는 두 버거 모두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섞은 노브랜드 버거 특유의 혼합 패티다. 펀치는 참깨빵 사이에 스모크 할라피뇨 체다치즈 소스와 할라피뇨, 양파를 올리고 체다치즈와 패티를 두 장씩 번갈아 쌓은 뒤 아랫번에도 같은 소스를 발랐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테스트 판매 때 들어갔던 딜피클은 매콤함을 더하자는 고객 의견에 따라 할라피뇨로 바뀌었다. 표기 중량은 205g, 포장지 포함 240g, 열량은 509kcal다. 한입 베어 물면 패티의 고기 맛과 체다치즈, 할라피뇨 절임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직관적인 맛이다. 아삭하게 씹히는 할라피뇨가 치즈의 느끼함을 덜어준다. 치즈버거가 먹고 싶지만 느끼함이 걱정될 때 고를 만한 버거다. 다만 케첩과 머스터드가 들어가지 않아 치즈버거에는 케첩이 '근본'이라고 여기는 소비자라면 아쉬울 수 있다. 훅은 윗번에 스모키 마요를 바르고 양상추와 양파를 올렸다. 패티 두 장 사이에는 흰색 슬라이스 치즈를 넣고 아랫번에는 토마토 베이스 올인원 소스를 깔았다. 표기 중량은 201g, 포장지 포함 248g, 열량은 487kcal다. 훅은 바비큐 풍미가 도는 버거다. 바비큐 풍미는 아랫번의 올인원 소스에서 나오고 끝맛이 살짝 매콤하다. 다만 훈연향 말고는 도드라지는 특징이 적다. 노브랜드 버거는 2019년 'Why pay more?(왜 더 내?)'를 슬로건으로 출범했다. 1세대 대표 메뉴 그릴드 불고기는 출시 당시 1900원의 가격을, 2세대 '어메이징 더블'은 더블 패티로 양을 내세웠다. 3세대 메뉴는 패티와 치즈, 소스의 맛에 초점을 맞췄다. 두 버거는 출시 전 서울 성동구 성수랩점에서 한 달간 테스트 판매를 거쳤고 이 기간 매장 메뉴 20여 종 가운데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단품 가격은 당초 5200원 수준으로 검토됐다가 외식 물가 부담을 고려해 4900원으로 정해졌다. 노브랜드 버거 관계자는 “NBB 훅과 펀치는 패티의 풍미, 치즈의 진한 맛, 소스의 조화 등 고객이 버거에서 기대하는 기본에 집중하고 실제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완성한 3세대 대표 메뉴"라며 “앞으로도 버거를 즐겨 찾는 고객들이 맛으로 만족하고 가격에서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메뉴의 완성도를 꾸준히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가격은 두 버거 모두 단품 4900원, 세트 6900원이다. 오는 28일까지 노브랜드 버거 앱에서 신메뉴 단품을 사면 감자튀김과 음료를 무료로 주는 세트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주말 서울 도로 마비시키는 마라톤…“길을 열어다오”

주말마다 서울 도심 곳곳이 마라톤 코스로 바뀌면서 대중교통 이용객과 운전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달리기 유행 속에 지방자치단체와 중앙부처가 주관하거나 후원하는 대회가 우후죽순 늘어 도로 통제가 일상이 된 탓이다. 23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서울경찰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대회에 36개에 따른 시내버스 우회 노선 누계는 1437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666개 노선(17개 대회)보다 115.8% 증가한 수치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관리하는 출발·도착지의 마라톤 대회 장소 사용 승인은 2024년 53건, 2025년 94건, 올해 6월 117건으로 2년 만에 2.2배가 됐다. 민원도 급증했다. 서울시에 접수된 마라톤 관련 교통 혼잡 민원은 2022년 69건에서 2023년 498건, 2024년 461건으로 뛰었고 대다수는 교통 통제에 대한 불만이다. 서울시와 동아일보가 지난 11일 공동 주최한 '2026 서울달리기' 대회에는 1만2000명이 참가해 서울광장에서 종로, 숭례문, 을지로, 청계천 일대를 달렸다. 오전 5시 30분부터 11시 10분까지 일대가 통제됐고 시내버스 91개 노선과 마을버스 2개 노선이 임시 우회했다. ◇종로·을지로 일대 일방적 점거 일주일 뒤인 18일에도 아시아투데이와 한국마라톤연맹이 주최한 '2026 아시아 오픈 마라톤'에 약 1만4500명이 도로를 점거한 채 뛰었다. 광화문과 종로·을지로·청계천 일대가 오전 5시 30분부터 11시까지 마비됐다. 버스를 탄 시민들은 강제로 내려 지하철로 갈아타야 했고, 목적지에 지각하는 피해를 입었다. 서울시의 관리 책임도 논란이다. 서울시는 마라톤 대회 장소 사용을 승인하고 관련 수입을 거두지만, 마라톤 개최 자체는 지방자치단체의 허가·승인 대상이 아니며 도로 교통 통제는 경찰 소관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 의원은 서울시가 장소 사용 승인으로 최근 5년간 약 33억원의 수입을 거두면서 시민 불편 관리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가 평상시 공원 관리 인력까지 대회 지원 인원으로 집계해 실제 투입 인력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올해 1월 '서울시 주최·후원 마라톤 대회 가이드라인'을 보여주기식으로 마련했다. 교통 통제가 따르는 대회는 출발 시간을 오전 7시 30분 이전으로 앞당기고, 광화문광장 1만5000명 등 장소별 참가 인원 상한을 지키며 소음을 65㏈ 이하로 관리하도록 했으나 미봉책이었다. 적용 대상은 서울시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대회뿐이다. ◇중앙부처 후원 대회는 직접 관리 어려워 서울시가 자체 후원 대회를 줄이는 사이 중앙부처 후원 대회는 오히려 늘었다. 서울시는 중앙부처와 경찰에 공문을 보내 후원 자제와 교통 관리 강화를 요청했고, 대규모 도로 행사에 허가제를 도입하도록 도로교통법 개정을 건의했다.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 구성도 추진 중이다. 일본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노상 경기를 열려면 관할 경찰서장의 도로 사용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달리기 인구가 늘며 시민 불편이 크다"고 밝혔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서울시 결정을 따르기만 한다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라"고 요구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필요하면 주최 측이 민간 보안업체를 쓰게 하라"고 했다. 이에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서울시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건강 증진과 취미라는 미명 하에 수백만 시민이 이용하는 도심 도로가 마비되는 부작용은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치구별 연간 통제 횟수 제한과 코스 분산 같은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가이드라인의 효과는 통제 시간, 우회 노선 수, 통행속도, 민원을 함께 분석해야 평가할 수 있다. 장소 승인과 도로 통제 협의, 버스 우회, 민원 대응을 대회 전체의 교통 영향을 기준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대회 장소를 한강공원으로 하는 것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도로 통행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 참가자들이 달릴 공간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진선미 의원은 “한 대회로 인한 통제는 몇 시간이지만 같은 도로에서 반복되면 시민에게는 매주 겪는 불편이 된다"며 “서울시와 경찰은 개별 대회의 교통 대책뿐 아니라 지역별 연간 통제 횟수와 버스 우회 현황을 함께 살펴 특정 지역에 몰리지 않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코이카, 라오스에 홍수 대응 종합상황실 구축…국내 11개 기관·기업 참여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가 한국수자원공사 및 한국기상산업기술원과 협력해 라오스에 홍수 대응 종합상황실을 구축했다. 국내 기관과 기업 11곳이 사업에 참여해 한국의 물관리 기술을 현지에 적용했다. 코이카는 지난 22일(현지시각)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농업환경부 기상수문국과 산업통상부 에너지국에 마련한 종합상황실 2곳의 합동 개소식을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기상수문국 상황실에는 코이카의 남능강 홍수 예·경보 시스템과 한국수자원공사의 세방히양 유역 홍수 예·경보 시스템,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의 태풍 감시·예측 플랫폼을 통합했다. 에너지국 상황실은 댐 운영정보를 확인하고 관계기관이 관련 자료를 공유하는 역할을 맡는다. 라오스는 그동안 기상·수문 정보가 기관별로 분산돼 홍수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사업으로 강우량과 하천 수위, 태풍 이동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댐 방류와 주민 대피 등에 필요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코이카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남능강 유역의 물관리 및 재난 대응 체계를 개선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자동 관측소 33곳과 홍수경보소 10곳을 설치하고 홍수 예측과 댐 방류량 분석 등을 위한 시스템 6종을 구축했다. 남능1댐 하류 약 182㎞ 구간을 정밀 측량해 침수위험지도도 제작했다. 현지 공무원과 댐 운영 관계자 약 80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유역 내 6개 주가 참여하는 협의체 운영도 지원했다. 사업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국내 엔지니어링·정보기술(IT) 기업 등 11개 기관·기업이 참여했다. 관련 계약 규모는 약 99억6000만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76% 수준이다. 코이카는 구축한 시설과 시스템을 라오스 정부에 이양했으며 향후 1년간 무상 유지보수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코이카는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관의 주요 역사와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 'KOICA 기록 35년'을 최근 공개했다. 1991년 설립 이후 조직 변화와 해외사무소 확대, 인재 파견, 인도적 지원 등 주요 활동을 연표와 사진, 문서로 정리했다. 이용자들은 코이카 ODA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주요 기록물 100건의 목록과 원문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기록의 생산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는 안내 자료도 제공한다. 코이카는 서비스 구축 과정에서 1990~1991년 설립 관련 비공개 기록물 297건을 검토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3건을 제외한 294건을 공개로 전환했다. 코이카는 올해 국가기록원의 공공기관 기록관리 평가 정성지표에서 10점 만점을 받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수원노조·시민단체 “신규원전 지연 책임져야”…김성환 장관 경질 촉구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과 원자력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지연과 정부의 에너지정책 혼선을 비판하며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신규원전 추진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국가 산업경쟁력과 에너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5일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위원장 강창호)은 지난 22일 오후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 원자력정책연대, 사실과과학네트웍 등과 함께 서울 청와대와 영등포구 당산동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실 앞, 여의도 국회 일대에서 '신규원전 지연 책임 규명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이번 공동행동은 신규원전 건설 지연에 대한 정책적 책임을 규명하고, 정부에 구체적인 사업 추진 일정과 이행계획을 요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 단체들은 신규원전 공론화 추진계획 폐지와 김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는 한편, 원전산업 생태계 보호와 안정적인 전력공급 기반 확보를 촉구했다. 이날 오후 1시 참가자들은 청와대를 찾아 대통령비서실장 앞으로 탄원서를 전달했다. 탄원서에는 신규원전 추진 과정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과 사업의 적기 추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를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 SK V1센터에 위치한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실 앞에서 피켓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원전 축소 주장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비판하며 AI·반도체 산업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원자력발전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후 3시에는 국회 1문과 2문 사이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신규원전 추진 지연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책임을 따져 묻고, 국회에도 관련 정책 결정 과정과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할 것을 요구했다. 강창호 한수원노조 위원장은 이날 신규원전 추진 지연과 에너지전환포럼의 탈원전 기조를 비판하며 김 장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강 위원장은 “이번 공동행동이 노동조합의 이해관계를 넘어 국가 산업경쟁력과 안정적인 전력공급 기반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부담이 미래세대에 전가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상덕 원자력정책연대 수석부이사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원자력을 포함한 무탄소 에너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부이사장은 “원전에 대해서만 추가적인 공론화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재생에너지 역시 경제성과 안전성 등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하는 위원 명단과 정책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김경희 원자력정책연대 사무총장은 “미래세대에 어떤 환경과 산업 기반을 물려줄 것인지에 대한 기성세대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활동해 온 참석자들의 노력을 언급하며 이번 공동행동이 미래세대를 위한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정훈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력과 용수 공급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호남권 반도체 산업 육성과 해수담수화 등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에서 원자력의 역할을 강조하며 정부의 신속한 정책 결정"을 촉구했다. 김성도 전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 위원장은 “에너지정책 결정권자들이 정책 추진 결과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인사들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가 필요하다며, 향후에는 원전 건설을 둘러싼 갈등보다 원전산업의 국가경제 기여 방안을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수원노조 산하 각 원자력본부에서도 정부 에너지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최병구 한수원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산업 발전과 에너지 안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념보다 이성과 과학에 근거한 정책 수립"을 요구했다. 이병철 고리원자력본부 위원장은 “AI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데이터 무결성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이 원전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에 나서는 사례를 제시하며 신규원전 건설 결정을 미루는 동안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건형 한울원자력본부 위원장은 “원전산업이 위축되면 관련 산업계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서정록 한빛원자력본부 위원장은 “탈원전 정책이 반복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며 국회가 신규원전 건설 지연 문제를 적극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영 새울원자력본부 위원장은 “AI와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원전정책"을 촉구했다. 김주홍 본사본부 위원장과 박준현 중앙연구원본부 위원장 역시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에 따라 에너지정책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과학적 근거와 합리성에 기반한 정책 추진을 요구했다. 이날 참가 단체들은 신규원전 건설계획을 둘러싼 정부의 공론화 절차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월 26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원전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9월 22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원전 공론화 추진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한수원노조는 기존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원전 사업과 차기 계획 수립을 위한 공론화 절차의 관계를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가적인 정책 검토가 이미 추진 중인 원전사업의 지연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약 6.3GW 규모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가칭 한빛 7·8호기 건설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전설비 확충과 송·변전망 구축을 연계한 전력공급 대책을 마련하고, 국가 전략산업의 투자 및 가동 일정에 맞춰 전력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영덕 신규 대형원전 2기는 기존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추진하고, 한빛 7·8호기는 제12차 계획에 반영해 구체적인 건설계획과 추진 일정을 조속히 확정할 것을 촉구했다. 한수원노조는 신규원전 공론화 추진계획 폐지와 김 장관의 경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노동계 및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정부의 정책 결정 책임을 규명하고 원전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한 대응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MSCI 퇴출 위기 인도네시아보다 싸”…삼전닉스에 몰린 개미들 [머니+]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들 종목의 반등에 공격적으로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자 저가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25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14개 상품을 총 3154억원 순매수했다. 종목별로 보면 SK하이닉스 관련 레버리지 ETF 7종에 2263억원이 몰렸으며 삼성전자 관련 7종에도 89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한 상품에만 1529억원의 개인 순매수 자금이 집중됐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상장 ETF 전체에서 11번째로 큰 순매수 규모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은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향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스피는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18.83% 급락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말 26만8500원에서 지난 23일 21만5500원으로 19.7%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도 약 28% 폭락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분석도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심리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스피의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선행 PER)은 최근 약 4배까지 하락했다. 이는 올해 초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었던 세계 18개 주요 증시를 통틀어 2006년 이후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수준이다. 특히 주요 글로벌 주가지수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한 인도네시아 증시의 선행 PER이 약 8배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그 절반에 불과하다. 앞서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인도네시아 증시의 불투명한 주주구조와 시장 거래 관행 등을 문제 삼아 신흥시장(EM)에서 독립시장으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발표 직후인 지난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JCI)는 11% 넘게 폭락했다. 올해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상승세를 보였던 한국 증시가 반도체주 급락으로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저렴한 시장으로 전락한 셈이다. 이러한 흐름은 지난 7월 말 규제 강화 이후 나타났던 투자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앞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7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4종을 총 2조7728억원 순매수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같은 달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기본예탁금이 상향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자 투자 열기가 빠르게 식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은 8월과 9월 해당 상품들을 각각 6484억원, 4979억원 순매도했다. 이후 이달 들어 다시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3개월 만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개별 반도체 종목뿐 아니라 국내 증시 전반의 상승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로도 확산했다. 이달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200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를 1조448억원 순매수했다. 반도체 관련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반도체레버리지' 역시 2564억원어치 사들였다. 최근 증시 급락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상승과 하락 양쪽에 베팅하며 개인투자자들과 다른 행보를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 'KODEX 레버리지'를 1483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KODEX 200'에 이어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두 번째로 큰 ETF다. 그러나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반대 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이른바 '곱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도 513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 ETF 순매수 규모에서는 다섯 번째에 해당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도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 방향은 엇갈렸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7~8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순매도하다가 9월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이달에는 다시 488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SK하이닉스 관련 레버리지 ETF 7종을 508억원 순매도한 반면 삼성전자 관련 7종은 20억원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개인투자자들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국내 증시의 반등에 공격적으로 베팅하는 것과 달리 외국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수익을 내는 상품도 함께 사들이며 추가 변동성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현장] “유가족의 시간은 아직 2022년 10월 29일”…이태원 참사 4주기, 진상규명·책임 촉구

“저희 유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2022년 10월 29일에 멈춰 있습니다." 2022년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가 4주기를 맞았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의 슬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시 울려 퍼졌다. 24일 저녁 서울광장에서는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 피해자,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정부 및 정치권 인사 등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번 추모대회는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행정안전부, 서울특별시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참석자들은 참사 현장에서 시작된 추모 기도회와 서울광장[까지 이어진 행진을 통해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뜻을 모았다. 이날 추모대회는 희생자 160명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는 호명식으로 시작됐다. 뮤지컬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희생자들의 이름을 차례로 읽었고, 이름이 불릴 때마다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말이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참사 당시 구조 활동에 나섰던 이태원 상인 1명이 지난 4월 세상을 떠나면서 추모 대상이 160명으로 늘었다. 행사에서는 직접적인 참사 희생자뿐 아니라 구조 활동 이후 고통을 겪은 이들의 삶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전해졌다. 호명식에 이어 참석자들은 희생자와 생존 피해자, 구조자들을 기리는 묵념을 올렸다. 이날 유가족 대표로 연단에 오른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참사 이후 4년 동안 이어진 가족들의 고통과 진상규명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전했다. 이 위원장은 “그날의 비극이 우리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지 어느덧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네 번의 계절이 네 번 바뀌는 동안 우리 아이들의 빈자리는 단 하루도 익숙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4년이면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갈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묻기도 한다"며 “하지만 저희 유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2022년 10월 29일에 멈춰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참사 원인과 당시 대응 과정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참사가 왜 일어났는지, 왜 막을 수 없었는지, 왜 구조되지 못했는지에 대한 온전한 진실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책임져야 할 이들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진상규명을 향한 길은 험란하기만 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4년 동안 유가족들의 곁을 지킨 시민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손을 잡아주던 따뜻한 온기와 잊지 않겠노라 약속하며 건네준 한마디가 저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가 합당한 책임을 지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가 만들어질 때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우리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시고 진실을 향한 걸음에 끝까지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저희 유가족들은 결코 멈추지 않겠다"며 “우리 사회의 다음 세대가 더 안전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를 대표해 추모사에 나선 한성숙 국무총리는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한 총리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우리는 159분을 기억했다"며 “그러나 참사가 남긴 희생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 당시 구조에 나섰던 상인 한 분께서 그날 이후 힘겨운 시간을 보내시다 올해 4월 우리 곁을 떠나셨다"며 희생자 160명의 명복을 빌었다. 한 총리는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진실을 온전히 밝히고 남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일상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며 “정부를 대표해 유가족과 피해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도 약속했다. 한 총리는 지난해 정부 합동감사를 통해 당시 대응체계의 문제점과 책임자 징계의 미흡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진상규명과 책임 이행에는 충분히 답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참사에 대한 수사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가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과 협조를 다하겠다"며 “유가족과 피해자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추모시설 조성, 희생자 추모재단 설립 지원, 재난 예방 및 대응체계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과거에 머무는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 모두와 가족의 내일과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추모대회에는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들도 참석했다. 행사 주최 측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희생자 160명 가운데 외국인은 14개국 26명이다. 이날 추모대회에는 이란과 러시아, 중국, 일본, 스리랑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노르웨이, 호주, 프랑스 등 10개국에서 온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35명이 함께했다. 이란 국적 희생자 아파그 라스트마네시 씨의 어머니 자라 레자에 씨도 연단에 올라 가족을 잃은 슬픔과 진상규명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그는 이란 시인 사디의 시를 인용하며 한 사람의 고통이 인류 전체의 아픔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참사에 대한 투명하고 정확한 조사, 책임 소재 규명, 공공장소의 안전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가 원하는 것은 복수가 아니라 정의"라는 취지로 발언하며 법적 절차에 따른 공정한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외국인 유가족들은 지난 4년 동안 가족을 잃은 슬픔뿐 아니라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날 추모대회에서는 국적과 언어를 넘어 희생자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진상규명 과정에서 외국인 유가족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과 아픔을 나누기 위해 다른 사회적 재난참사 피해자들도 추모대회에 참석했다. 1999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참사로 일곱 살 딸을 잃은 이상학 재난참사피해자연대 부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참사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이 부대표는 “시간과 세월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그날의 아픈 기억과 슬픔이 사라지지는 않는다"며 “남겨진 이들의 일상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으며 우리가 함께 짊어져야 할 기억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억은 슬픔에만 머물지 않고 책임 있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피해 구제, 일상 회복을 위한 지원은 유가족만의 요구가 아니라 우리 공동체 모두가 응답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희생자와 유가족을 향한 조롱과 혐오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부대표는 “2차 피해 역시 참사의 연장선"이라며 “피해 사실을 드러내는 일이 또 다른 부담이 되지 않도록 경청하고 보호하며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광주 학동 참사,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참사, 씨랜드 화재 참사, 아리셀 참사 등 다른 재난참사 유가족과 관계자들도 참석해 연대의 뜻을 전했다. 추모대회 후반부에는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공동선언문을 낭독하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 지원을 요구했다. 참석자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지난 4년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캄캄한 시간이었다"며 “그러나 4년이 흐른 지금도 우리는 여전히 그날의 진실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참사 당시 대규모 인파가 예상됐음에도 충분한 예방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와 신고·구조 요청에 대한 대응이 지연된 경위, 참사 이후 유가족들이 겪은 어려움 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왜 막지 못했는지, 왜 구하지 못했는지, 왜 유가족들마저 고립시켰는지 참사 4년이 지나도록 이 물음에 답하지 못하는 현실을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기간이 1년 연장된 가운데 시민대책회의는 독립적이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참사의 구조적 원인과 관계기관의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존 피해자와 구조자들에 대한 지원 확대도 촉구했다. 참사 이후 심리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치료와 회복 지원, 생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참사의 진실이 온전히 밝혀지고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일상을 되찾는 날까지 함께하겠다"며 “다시는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추모대회는 가수 김사월과 이한철의 추모 공연, 평화의나무 합창단 공연에 이어 참석자들이 휴대전화 불빛을 밝히고 이태원 참사 추모곡 '별에게'를 함께 부르며 마무리됐다. 한편 참사 발생일인 오는 29일 오전 10시 29분에는 서울 광화문 북광장에서 4주기 공식 기억식이 열릴 예정이다.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 정부가 함께 준비하는 이번 기억식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참사의 교훈을 되새길 계획이다. 참사 발생 4년. 유가족들은 여전히 2022년 10월 29일의 진실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울려 퍼진 160명의 이름은 희생자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다시는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회적 약속으로 남았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분당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본격화 “속도·화합으로 하이엔드 단지 조성”

경기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사업이 첫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에서 주요 안건을 의결하며 본격적인 사업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정비사업위원회 구성과 설계업체 선정, 사업비 예산 승인 등 핵심 의사결정이 마무리되면서 분당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재건축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통합재건축 과정에서 불거진 단지별 이해관계와 분담금 문제를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향후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서 열린 '양지마을 통합재건축 제1차 토지등소유자 전체회의'에서는 사업시행자인 대신자산신탁 관계자와 토지등소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총 10개 안건이 상정돼 의결됐다. 본지가 직접 찾은 이날 회의는 개회 및 내빈 소개, 설계업체 프레젠테이션, 정비사업위원회 위원장·감사 후보자 소견 발표, 안건 심의, 현장 투표 및 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사업 추진에 필요한 의사결정 구조를 확정하고 향후 설계와 사업 운영에 관한 주요 사항을 결정했다. 양지마을은 기존 약 4392가구를 통합재건축해 6800가구 이상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분당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의 대표적인 선도지구로 꼽히는 만큼 사업 추진 속도와 주민 분담금, 단지별 이해관계 조정 등이 향후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한양연합 정비사업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영진 당선인은 본지와 만나 사업 추진 속도와 주민 간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재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생각한다"며 “가장 빠른 속도로 갈등 없이 협력해서 사업을 잘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지마을은 하이엔드 재건축을 꿈꾸고 있다"며 “하이엔드 단지로 재건축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소유자들과 협력하면서 깨끗하고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1기 신도시 재건축 과정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꼽히는 분담금 문제와 단지별 이해관계 조정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많은 갈등이 있었고, 그 부분은 독립정산이라는 방식으로 해결했다"며 “앞으로도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지만 계속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독립정산은 여러 단지가 하나의 정비사업을 추진하더라도 기존 단지별 자산과 사업비, 수익 등을 구분해 정산하는 방식이다. 통합재건축의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면서도 단지별 이해관계와 사업성 차이를 조정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된다. 양지마을 역시 통합재건축 과정에서 단지별 대지지분과 용적률, 분담금 등에 대한 이해관계가 달라 갈등이 발생했던 만큼 독립정산 방식이 향후 사업 추진의 주요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독립정산 방식이 도입되더라도 공통 기반시설 설치비와 설계비, 금융비용 등 공동사업비의 배분 기준을 둘러싼 협의는 계속 필요할 전망이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정비사업위원회 선출 및 구성을 비롯해 사업 추진에 필요한 주요 안건이 의결됐다. 제1호 안건인 '기수행업무 추인의 건'을 비롯해 제2호 '특별정비구역 지정 취소 등 행정소송 보조참가 승인의 건', 제3호 '시행규정(안) 승인의 건', 제4호 '정비사업위원회 운영규정(안) 승인의 건'이 각각 가결됐다. 제5호 안건인 정비사업위원회 선출 및 구성도 마무리됐다. 한양연합위원장에는 김영진, 금호청구연합위원장에는 정선화, 상가연합회장에는 신종찬이 각각 선출됐다. 감사에는 한양연합 황재훈, 금호청구연합 구정회, 상가연합 박용석이 이름을 올렸다. 이어 제6호 '토지신탁계약서 및 사업시행계약서 확정의 건'과 제7호 '정비사업비 및 2026년 정비사업비 예산(안) 승인의 건'도 가결됐다.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관련해서는 제8호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 및 상환방법 승인의 건'이 통과됐다. 제9호 '협력업체 선정 및 계약체결 위임의 건', 제10호 '전체회의 의결사항 중 사업시행자 위임의 건'도 각각 가결됐다. 이번 의결로 사업시행자인 대신자산신탁과 토지등소유자를 대표하는 정비사업위원회 간 협의체계가 마련됐다. 향후 사업비 집행과 설계안 구체화, 협력업체 계약 등 실무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특별정비구역 지정 취소 등 행정소송에 대한 보조참가 승인 안건이 통과되면서 관련 소송 대응에도 사업 주체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재건축 사업의 밑그림을 그릴 설계업체를 비롯해 주요 협력업체 선정 결과도 발표됐다. 설계업체로는 ANU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가 최종 선정됐으며 정비업체는 주성씨엠씨가 맡는다. 교통영향평가 업체에는 보광토탈이엔지, 환경영향평가에는 중천엔지니어링, 전기설계에는 한양티이씨가 선정됐다. 석면사전조사 및 측정은 친환경건축그룹 이에이그룹, 재해영향평가는 현대기술개발이 담당한다. 법률 분야에서는 법무법인 산하와 인본이 선정됐으며 소방설계는 한방유비스, 도시계획은 케이티에스 엔지니어링, 세무 업무는 세무법인 이레가 맡는다. 설계업체 선정에 앞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에서는 ANU와 시아플랜건축사사무소 등 3개 업체가 각자의 설계 구상을 제시하며 경쟁을 벌였다. 최종 선정된 ANU는 분당 중앙공원과 탄천 등 주변 자연환경을 활용한 대규모 녹지 공간과 특화 주거시설을 제안했다. ANU 측은 최고 37층 규모의 주거동과 평균 용적률 약 365%를 적용한 설계 구상을 소개했다. 약 7만평의 외부 공간과 8개 테마공원, 세대별 특화 평면, 스마트홈 시스템 등을 통해 기존 노후 아파트를 고급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학교 일조권과 성남비행장 관련 고도 제한을 고려한 건축물 배치, 중앙공원과 연결되는 보행 동선, 세대당 약 2대의 주차 공간 확보 등을 주요 설계 방향으로 제시했다. 다만 설계안 발표 과정에서는 단지별 용적률과 사업성 배분을 둘러싼 질문도 제기됐다. 한 토지등소유자는 “단지별 건폐율과 용적률에 차이가 발생할 경우 설계를 보정할 것인지, 아니면 금전적으로 정산할 것인지 설명해 달라"고 질의했다. 이에 ANU 측은 블록별 고시 기준에 따라 설계했으며 용적률과 건폐율에 따른 형평성을 고려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통합재건축에서는 기존 단지별 대지지분과 용적률, 조망권, 평형 배정 등에 따라 소유자 간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향후 세부 설계 확정과 권리가액 산정 과정에서도 형평성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양지마을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주민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김 의원은 “양지마을 소유자 여러분들은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계신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학교 문제 등 여러 난관이 있었지만 끊어진 길을 이어내고 막힌 길을 뚫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사비 등 여러 여건 때문에 주민 분담금 문제가 적지 않게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개정에 따른 기반시설 및 용역비 지원 가능성을 설명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해서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했음에도 재건축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담금을 지우는 일이 없도록 여당과 소통하겠다"며 “재건축 부담금 폐지 법안을 관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시행자인 대신자산신탁도 사업 속도와 투명성을 강조했다. 김성규 대신자산신탁 대표이사는 “양지마을은 분당 재건축의 상징"이라며 “분당 재건축 선도지구로서 기준이 될 사업지인 만큼 속도와 완성도에서 앞서가는 모범 사업지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복잡한 절차를 미리 준비하고 정확하면서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일정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업비 관리와 관련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업비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다양한 의견을 사전에 충분히 듣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체회의는 양지마을 재건축의 의사결정 구조를 정비하고 사업 추진에 필요한 주요 계약과 예산을 승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회의 당시 사업시행자 지정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는 4140명으로 보고됐다. 서면결의와 전자투표 등을 포함한 전체회의 출석 인원은 3218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현장에 직접 참석한 소유자는 829명으로 보고됐다. 특히 정비사업위원회 구성과 설계업체 선정이 이뤄지면서 향후 사업시행자와 소유자 간 협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통합재건축 과정에서 누적된 주민 간 갈등과 정보 공개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날 정비사업위원회 후보자 소견 발표에서도 사업 추진 과정의 갈등과 절차적 투명성 문제가 언급됐다. 한 후보자는 “양지마을은 지금까지 큰 갈등이 있었다"며 “갈등이 쌓이면 사업이 멈춘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명한 사업 운영을 통해 소유자 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정비사업위원회가 출범한 만큼 앞으로는 설계안 구체화와 사업비 검증, 단지별 이해관계 조정 등 실질적인 현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천 가구가 참여하는 대규모 통합재건축에서는 사업 추진 속도 못지않게 소유자 간 형평성과 사업비의 투명한 관리가 중요하다. 김영진 위원장이 강조한 속도와 화합이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실현될 수 있을지, 독립정산을 통한 이해관계 조정이 주민 간 갈등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향후 양지마을 통합재건축의 주요 관전 요소가 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일처리 빨라졌지만 성취감은 줄어”…AI 시대의 역설

세탁기는 사람에게 시간을 돌려줬다. 빨래에 들이던 시간을 아껴 책을 읽고 차를 마시며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인공지능(AI)은 다르다. AI가 일을 대신해 줘도 사람들은 좀처럼 쉬지 못한다. 절약한 시간만큼 더 많은 일을 해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박현영 생활변화관측소 소장은 지난 16일 멀티캠퍼스가 주최한 '데이터로 읽는 2027 트렌드-HR이 주목해야 할 변화와 과제' 강연에서 AI 시대에 등장한 '노동 소외' 현상을 지적하며 '노동 생산성'을 넘어 '성취감'을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는 '트렌드 노트' 시리즈의 공동 저자로, 이날 강연에서는 '2027 트렌드 노트 - AI 시대, 나를 지키는 조건'을 바탕으로 AI가 바꾼 업무환경과 사회의 주요 정서를 설명했다. 박 소장은 “AI가 대신해 나의 시간이 '세이브(save)'되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지금은 '24시간 걸립니다'라고 말했다가는 핀잔을 듣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I가 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AI는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뿐 아니라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방식도 바꿔놨다. 과거에는 직접 코드를 작성하고 과제를 완성하면서 성취감을 느꼈지만, AI 도입 이후에는 AI가 작성한 결과물을 전달하고 설명하는 일이 업무의 중심이 됐다는 설명이다. AI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한 공부도 또 다른 부담이다. 업무 효율을 높이려면 AI 활용법을 익혀야 하지만, 퇴근 후까지 이어지는 학습이 회사 업무인지 개인의 역량 개발인지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 노력은 계속되는데 자신이 직접 무언가를 완성했다는 감각은 오히려 줄어든다. 박 소장은 이를 두고 “새로운 형태의 노동 소외"라고 짚으며 “AI가 업무를 대신하면서 생산성은 높아졌지만, 사람은 AI의 작업을 관리하고 결과물을 전달하는 역할에 머물 수 있다. AI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수록 이를 확인하고 조율하는 사람에게 업무가 집중되는 역설도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박 소장은 최근 러닝과 마라톤 열풍을 AI 시대가 제공하지 못하는 성취감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직접 몸을 움직이고 훈련한 끝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경험은 AI가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보드게임이나 연필을 이용한 활동처럼 자신이 직접 참여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아날로그 활동도 성취감을 얻는 수단으로 제시했다. 그는 “지금 러닝·마라톤의 열풍은 바로 세상이 주지 못하는 성취감을 주는 가장 확실한 활동으로서 각광받는다"며 “AI가 더 많은 일을 대신할수록 사람이 직접 노력해 무언가를 해냈다는 감각의 가치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인사관리(HR) 역시 생산성 향상만으로 직원의 동기를 설명해서는 안 된다는 게 박 소장의 제언이다. 직원이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했는지 평가하는 것과 별개로, 자신의 기여를 확인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이 맡은 업무에 이름을 적는 것처럼 각자의 기여를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작은 장치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AI가 업무를 대신하는 상황에서도 누가 무엇을 해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 일할 이유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AI를 활용하면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늘어나는 만큼, 조직은 구성원들이 협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분명히 해야 한다. 박 소장은 “어떤 시대라도 일하는 인간에게는 반드시 '내가 해냈다'라는 부분에 대한 장치가 필요하다"며 “HR은 사람을 다루고 있는 만큼 기계의 시대에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부분을 꼭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최화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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