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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도서 출간] ‘요즘 우아한 백엔드 개발’·‘중국 AI 마케팅’ 外

◇ 요즘 우아한 백엔드 개발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백엔드 중심의 개발 사례와 노하우를 엮은 '요즘 우아한 백엔드 개발'을 출간했다. 백엔드 개발은 앱 화면 뒤에서 주문 처리, 결제, 서버, 데이터 관리 등 서비스가 끊김없이 작동하도록 핵심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기술 영역이다. 우아한형제들 기술 블로그에 쌓인 백엔드 개발자들의 생생한 현장 경험을 주제별로 정리한 책이다. 배민 서비스를 운영하며 마주친 아키텍처, 트래픽, 데이터 정합성, 외부 연동, 장애 대응 등에 대한 현업 개발자의 고민과 해결 과정을 담았다. 내용을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깊이 있게 풀어냈다는 점이 포인트다. 아키텍처 고민들, 대규모 트래픽을 다루는 법, 데이터를 다루는 법, 기술로 비즈니스 성과 높이기, 인공지능(AI)으로 새로운 가능성 실험하기 등을 다룬다. 제목 : 요즘 우아한 백엔드 개발 저자 : 우아한형제들 발행처 : 골든래빗 ◇ 중국 AI 마케팅 중국 커머스 20여년 현장의 기록을 하나로 엮은 책이 나왔다. 시연 제품을 가득 실은 봉고차로 상하이에서 베이징까지 1200km를 12시간 동안 달려 홈쇼핑 방송 카메라 앞에 섰다. 광군제 밤이면 사무실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밤새 매출 숫자를 지켜봤다. 이런 식으로 20여년간 중국 소비시장의 최전선을 누빈 마케터가 책을 냈다. 임지수 작가의 '중국 AI 마케팅'이다. 책이 전하는 중국의 오늘은 놀랍다. 라이브커머스 방송은 AI 아바타가 24시간 진행하고, 소비자는 검색창 대신 AI에게 “30대 남성 출근용 자켓 추천해줘"라고 물어본 뒤 물건을 산다. 작가는 “중국 기업에게 AI는 이제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혼자서 AI로 상품을 기획하고 영상을 만들고 고객까지 응대하는 1인 창업이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작가는 이같은 상황이 한국의 개인과 중소기업에게 기회라고 말한다. 중국 진출을 가로막던 언어 장벽과 시장 분석 비용을 AI가 한꺼번에 낮추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전에는 현지 팀이 있어야 가능했던 일을 이제 한국에 앉아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책에는 위챗, 알리바바, 도우인 등 중국 주요 플랫폼별 AI 마케팅 방법이 실행 단계까지 담겼다. 부록으로 바로 쓸 수 있는 프롬프트 템플릿 20종도 실렸다. 작가는 “상하이의 20여년이 가르쳐준 건 변화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기회를 잡는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제목 : 중국 AI 마케팅 저자 : 임지수 발행처 : 미문사 ◇ 여론 법정 - 승리를 이끄는 소송 커뮤니케이션 소송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제임스 F. 해거티의 저서 '여론 법정 - 승리를 이끄는 소송 커뮤니케이션' 완역본이 정식 출간됐다. 이 책은 2003년 미국 초판 출간 이래 법적 분쟁 상황에서 홍보(PR)의 전략적 역할을 체계적으로 정의한 최초의 저작으로 평가받는다. 이번에 국내에 선보이는 저작은 미국 현지에서 최신 소송 사례와 디지털 환경의 변화를 반영해 개정된 3판(3rd Edition)의 한국어 완역본이다. 저자는 “소송이 시작되면 싸움은 법정과 언론 두 곳에서 동시에 벌어진다"는 명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초기 대응 실패로 여론 악화를 겪은 유나이티드 항공 사건, 언론 보도로 논란이 확산된 루디 줄리아니 스캔들, 억만장자의 이혼 소송 등 풍부한 실전 사례를 언급한다. 이를 통해 소송 커뮤니케이션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을 분석한다. 저자는 소송 국면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CIR 시스템(통제·정보·대응)'을 제시한다. 기자 취재 요청 시점별 대응 전략과 언론 인터뷰 기법부터 원고와 피고 각각에게 요구되는 언론 대응 매뉴얼, 법무팀과 홍보팀의 원팀 협업 프레임워크 등을 설명한다. 또 PR 활동에 적용되는 비밀유지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 이슈, 소셜미디어 중심의 디지털 소송 커뮤니케이션 전략, 미국 최정상 소송 변호사들의 실전 인터뷰 등도 수록했다. 제목: 여론 법정 - 승리를 이끄는 소송 커뮤니케이션 저자 : 제임스 F. 해거티(James F. Haggerty) 옮긴이: 김태연 외 발행처: 슈츠커뮤니케이션 ◇ 한참 동안 나무를 끌어안았다 '여자생활백서'로 40만부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작가이자 20년간 기자로 일한 안은영은 삶의 전환점에서 숲을 만났다. 기자 생활을 마무리한 뒤 숲해설가로 활동하고, 숲·생태·기후·환경 전문 독립서점 '책방 사이'를 열었다. 자연의 질서를 가까이에서 바라본 시간은 작가가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문장을 바꿨다. 저자는 매서운 추위를 견뎌낸 겨울눈에서 마지막 힘을 다해 살아가는 존재의 안간힘을 읽어내고, 늘 곁에 두고 쓰는 연필 한 자루에서도 나무의 온기를 느낀다. 화려하지 않아도 저마다의 균형으로 피어나는 들꽃을 보며 삶의 태도를 배우기도 한다. 마음이 무거운 날에는 숲으로 가 짐을 내려놓기를 권하고, 나이테처럼 세월이 쌓인 얼굴에서 한 사람이 살아온 진짜 삶을 찾는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숲과 나무, 들꽃과 작은 생명들을 따라가며 자연의 소소하고도 선명한 순간이 결국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음을 들려준다. 작가는 신간을 '언젠가 숲을 좋아하게 될 이들에게 먼저 건네는 초대장'이라고 표현한다. 제목 : 한참 동안 나무를 끌어안았다 - 숲, 나무, 들꽃, 그리고 함께 기댄 시간들 저자 : 안은영 발행처 : 슬:B 여헌우 기자 yes@ekn.kr

美 국채 10년물 금리에 쏠리는 눈…“빅테크 조달 비용 증가 우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감으로 정당화돼 온 빅테크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bp 오른 4.69%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 금리도 4.5bp 오른 5.26%로 마감했다. 30년물은 지난달 31일 5.27%까지 올라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물도 같은 날 4.74%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1월 14일 기록한 전 고점(4.79%) 수준이다. 장기금리 급등 배경으로는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는 높은 인플레이션이다.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여전히 연준 목표치(2%)를 웃도는 수준이다. 둘째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다. 미 정부는 평시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년 약 2조달러의 국채를 추가 발행하고 있다. 연간 이자 지급액은 약 1조22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4%를 넘어섰다. 1990년대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국채 시장에서 가격에 둔감한 장기 보유 투자자 비중이 75%에서 52%로 줄고 헤지펀드·환매조건부 대출 같은 단기자금 중심 매수자가 그 자리를 채우면서, 시장 충격 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마지막은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까지 올라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금리 상승이 AI 투자를 주도하는 빅테크의 자금조달 비용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JP모건에 따르면, 알파벳·아마존·메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등 주요 5개사의 설비투자(CAPEX)는 올해 75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4160억달러) 대비 82% 급증한 규모다. 투자 속도가 빨라질수록 자체 현금만으로는 감당이 안 돼 회사채 발행 등 외부 조달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장기금리가 오르면 이 조달비용도 함께 뛴다. 시장에서는 조달비용이 계속 오를 경우 수익성이 낮거나 투자 회수 기간이 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부터 순차적으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10년물 금리 5% 돌파 여부를 AI 반도체 투자 사이클의 방향을 가늠할 심리적 경계선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AI Capex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주체는 하이퍼스케일러가 아닌 자본공급자"라며 “금리가 안정되면 자본공급자의 불안이 낮아지고 그러면 AI Capex에 대한 의심도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파장은 작지 않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산 시가총액은 최근 코스피 전체의 50% 안팎을 오가며 사실상 지수를 좌우하고 있다. 빅테크의 AI 투자 위축은 곧 HBM(고대역폭메모리)과 서버용 D램, SSD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핵심 수요와 직결되는 만큼, 미국발 금리 변수가 국내 반도체 업황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도 그만큼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최근 흐름은 다소 상반된 신호도 보인다. 13일 발표된 7월 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제시했다. 임 연구원은 “인상 우려는 남아 있지만 9월 동결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9월에 발표되는 고용과 물가 데이터의 결과와 상관없이 최근 고용과 물가가 둔화하면서 연준이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은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같은 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4.89%, 5.92% 급등했다. 미국에서도 엔비디아·마이크론 등 반도체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다만 이는 인플레이션 지표 안도감에 따른 단기 반등 성격이 짙고, 장기 금리 자체는 여전히 고점권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재정적자·국채 수급·지정학적 리스크라는 구조적 상승 압력이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당분간 미 장기 국채금리의 방향성이 국내 반도체주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래 현금흐름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높아지면 AI 투자 기대감만으로 정당화되던 높은 밸류에이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고금리가 지속되면 투자자는 AI 관련 자본지출 지속성에 대해 재평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여의도 재건축 ‘변수’ 데이케어센터…엇갈리는 ‘민심’

“한 아이를 기르려면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이젠 노인분들도 한 마을이 케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재건축의 물살을 타고 있는 늘어선 여의도 아파트 단지를 향해 가던 중,단지 입구에서 한 모녀를 만났다. 60대 어머니를 바라보며 30대 딸은 데이케어센터에 대한 에너지경제신문의 질문에 “함께 더불어가는 사회가 되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14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서울 여의도 일대. 줄지어 선 아파트 단지마다 재건축을 향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었다. 광장 아파트 벽면에는 시공사 선정을 축하하며 아파트 조감도가 그려진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다른 여의도 단지들 역시 경쟁적으로 앞으로 변할 아파트의 모습이 담긴 홍보물을 걸어놨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 조합 설립 축하, 토지 소유자 전체 회의 소집 이란 재건축 관련 현수막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재건축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2024년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노인 돌봄센터인 데이케어센터 도입을 두고 주민과 서울시 간 갈등을 겪었다. 2024년도까지만 해도, 여의도 시범 아파트는 데이케어센터 도입을 두고 재건축 과정에서 갈등을 겪었다.데이케어센터는 초기 치매 또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을 낮 시간 동안 케어해주는 공공 시설이다. 2022년 11월 서울시는 여의도 시범 아파트 단지에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하면서 용적률 최대 400%, 최고 층수 65층 혜택을 주는 대신 시범 아파트에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요구했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맞춰 신속한 추진을 지원하는 제도다. 즉, 용적률 상승이나 재개발 속도에서 이점을 주는 대신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공공시설을 짓는 방식이다. 당시 주민들 사이에서 반대 의견이 나왔다.당시 보도에 따르면 시범 아파트는 '신통기획 1호 속았다'란 현수막이 걸어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갈등이 극심해지자 2024년 8월 오세훈 서울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공공기여로서 노인 돌봄시설인 데이케어센터 건립을 반대하는 우려스러운 움직임이 있다"며 “신통기획을 통해 재건축의 속도를 높이고자 하면서도,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의무는 외면하는 이기적인 행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판했다. 또한 서울시는 재건축 혜택을 취소하겠다는 서울시의 단계별 처리기한제 예고하자 시범아파트 재건축 시행사인 한국자산신탁이 8월 조합원 설문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조합원 792명 중 찬성 57.6%,반대 42%로 데이케어센터 추진이 결정됐다. 투표를 통해 이후 서울시와 조합은 갈등을 봉합하고 2025년 2월 재건축에 속도를 내기 시작해 시공사 선정 단계를 밟고 있다. 현재 데이케어센터가 확정된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는 시범,대교,광장 3-11동이다. 데이케어센터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한차례 지나간 이후, 현재 여의도 주민들의 현장 의견은 찬성과 우려, 반대, 새로운 제안으로 다양하게 갈렸다. 데이케어센터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자신 또는 부모님도 해당 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시범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주민 A씨(70대‧여)는 데이케어센터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나는 좋아요. 나도 나중에 그 시설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광장 아파트 주민 B씨(50대‧남)는 “(데이케어센터 반대는) 각박하다'며 운을 뗐다. “요즘 아파트 단지 이건 내거 저건 니거 나누고, 들어오지 말라는 상황이 너무 각박하다"며 “나는 찬성에 한 표다. (데이케어센터는) 필요한 시설이라 생각한다. 언젠간 부모님도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우호적이지만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있었다. 광장 아파트 주차장에서 만난 60대 주민 C씨는 “전 공공적으로 필요한 시설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찬성하지만, 반대하는 쪽에선 발생할 비용이나 안전 문제 걱정할 것"이라며 우려되는 지점을 짚었다. 찬반을 넘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입장도 있었다. 앞서 만난 모녀 중 딸(30대)은 “노인뿐만 아니라 아이 돌봄까지 함께 통합한 시설을 만들면 좋겠다 어떨까 생각한다."며 “일본의 사례등을 벤치마킹해서 체계적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설에 대해 아예 반대하는 입장 또한 여전했다. 시범 아파트 단지 안에서 만난 주민 D씨 (70대‧여)은 “외부인 출입이 쉬워지니까 걱정되기도 하다"며 “솔직히 왜 우리(시범) 단지여야 했는지 잘 모르겠다" 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50대 남성 E씨 또한 “일단 (재건축) 진행하려면 어쩔 수 없지만 반기진 않는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데이케어센터를 둘러싼 갈등으로 인해 재건축 속도가 늦어진 것에 대한 에너지경제신문의 질문에 D씨는 “어차피 (데이케어센터) 들어올 줄 알았으면 그냥 (재건축) 진행이라도 빨리 했다면 나았을 것"이라면서 아쉬움을 표했다. D씨의 아쉬움처럼,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 사이에선 인허가 속도를 고려해 데이케어센터를 받아들이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여의도 대교 아파트는 데이케어센터를 적극 수용해 사업 기간을 단축했다. 센터 건설을 확정한 대교아파트는 제건축 행정 절차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11월 삼성물산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하고 단지명을 '래미안 와이츠'로 결정했다. 이어 지난달엔 관리처분인가까지 받으면서 노후 건물 철거를 위한 원주민 이주만을 남겨둔 상태다. 대교아파트 주민 이주는 오는 10월부터 시작된다. 사실상 재건축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서초진흥아파트 또한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하기 위해 개발계획 수립하면서 사회복지시설로 데이케어센터를 짓기로 결정했다. 강남 서초 아파트와 한솔 아파트는 공공기여의 일환으로 각각 '실버케어센터'와 통원형 '데이케어센터'를 단지 내에 조성하기로 했다. 과거 집 값 하락을 이야기하며 반대했던 주민들의 의견과 다르게, 전문가는 데이케어센터가 부동산 가격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 114 리서치랩장은 “데이케어센터는 일종의 님비다. 외부인 출입에 대한 주민들의 심리적 거부감 때문이다“라며 “데이케어센터 설치 여부가 집값 형성의 핵심 변수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실제로 단지 경계와 담장을 없애고 공공개방시설을 대거 설치한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역시 최고가 아파트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데이케어센터가 집 값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이지민 인턴기자 lalalisa6983@gmail.com

개미들 다시 야수의 심장?…미장은 반도체 3배, 국장은 빚투

최근 증시 반등을 계기로 개인투자자들의 위험 선호가 빠르게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미국에서는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다시 뭉칫돈이 들어가고 국내에서는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12~13일(조회일 기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SOXL)'를 총 6억6285만달러(약 936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12일 하루에만 5억4446만달러를 사들였고 13일에도 1억1839만달러를 추가 매수했다. 이달 초와는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서학개미들은 이달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SOXL을 하루에만 6억6439만달러어치 순매도하는 등 11일까지 총 16억3893만달러를 팔아치웠다. 그러나 불과 이틀 만에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다시 투입하며 매수로 방향을 틀었다. SOXL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다. 반도체주가 상승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하락할 때는 손실도 크게 확대되는 고위험 상품이다. 반도체 업황 고점론이 확산하면서 지난달 29일 1만447.49까지 떨어졌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 13일 1만2456.00까지 올라 저점 대비 약 19% 반등했다. 이에 SOXL 가격도 91.99달러(7월 29일)에서 지난 13일까지 58% 가량 치솟았다. 서학개미들의 매수세도 SOXL에 압도적으로 집중됐다. 지난 12~13일 SOXL 순매수액은 같은 기간 순매수 2위인 알파벳(6209만달러)의 10배를 훌쩍 넘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3월까지 SOXL을 순매수하다 4~5월에는 매도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6월 4087만달러를 순매수하며 다시 방향을 틀었고, 지난달에는 무려 37억8586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이달 들어서는 순매도로 시작했지만 최근 이틀간 다시 매집하면서 1~13일 누적 순매도 규모는 9억7608만달러까지 줄었다. 서학 개미들의 SOXL 평가금액은 지난 12일 기준 65억5903만달러에 달했다. 테슬라(191억5557만달러), 엔비디아(182억9608만달러), 알파벳(84억2701만달러)에 이어 미국 주식 보유액 4위다. 지난 4월 말 10위에서 불과 수개월 만에 6계단 뛰어올랐다.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11억5670만달러(약 1조6344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6월 6억3296만달러 순매수로 돌아선 이후 3개월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순매수액 46억6862만달러와 비교하면 매수 강도는 낮아졌다. 이달 순매수 상위 종목은 아마존이 1억936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스페이스X(1억7591만달러), 알파벳(1억3630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위험자산 선호 회복 조짐은 국내 증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투자자예탁금은 전장보다 919억원 증가한 100조683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이 다시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3거래일 만이다. 최근 코스피가 장중 7000선을 회복하는 등 증시가 반등하면서 대기자금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빚투' 지표인 신용융자거래 잔액도 30조9262억원으로 7거래일 연속 증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먹어보니] 디저트 ‘최강자’ 등장?…뚜레쥬르 신상 ‘양즈깐루 케이크’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가 디저트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양쯔깐루'(양즈깐루)에서 착안한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뚜레쥬르의 야심작 '양즈깐루 케이크'를 시식했다. 13일부터 일부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제품이다. 양즈깐루는 '제2의 버터떡', '제3의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등 별칭을 얻고 있는 홍콩식 디저트다. 망고, 자몽 또는 포멜로, 타피오카 펄, 코코넛밀크 등을 조합해 시원하게 즐기는 음식이다. 매장을 방문하니 케이크 진열대 상단에서 신제품을 찾을 수 있었다. 아직 출시 초기라 일부 가맹점에서는 만나보기 힘들 수 있다. 직영점에는 대부분 물량이 들어오지만 재고가 많지 않은 편이다. 포장지에 '양즈깐루 케이크'라고 크게 적혀있다. 그 아래에는 '자몽 망고 케이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망고 21%, 자몽 17%, 적자몽농축액 0.02%(배합함량 100%), 홍자몽과육 0.009%, 코코넛밀크 0.06%가 들어가 있다고 표시돼 있다. '과일이 올라간 제품으로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섭취 바랍니다'는 문구도 적혀 있다. 종이 포장지를 벗기면 플라스틱 케이스가 보인다. 원터치 방식으로 쉽게 열 수 있는 구조다. 뚜껑을 열어보면 망고와 자몽이 눈길을 잡는다. 코코넛밀크로 추정되는 소스가 과일 위에 뿌려져 있다. 과일 상태는 신선했다. 망고는 적당히 단단한 살집을 자랑했고 자몽은 탱탱한 자태를 뽐냈다. 과일만 따로 먹어보니 그 맛도 훌륭했다. 달콤한 망고와 상큼하면서도 쌉싸름한 자몽이 입안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풍긴다. 아래쪽에는 케이크가 깔려있다. 부드러운 카스텔라 사이에 크림이 들어있다. 냉장고에서 꺼내자마자 취식했음에도 빵이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과일의 수분을 머금어 촉촉함과 부드러움 사이 그 어딘가의 맛을 보여준다. 뚜레쥬르 양즈깐루 케이크의 진가는 내용물들을 모두 섞어 먹었을 때 느낄 수 있다. 부드러운 빵과 달콤한 크림, 달달한 망고와 쌉싸름한 자몽이 저마다 색깔을 뽐내며 입안에서 춤춘다. 코코넛밀크와 화이트 펄도 최종적인 맛을 구현하는 데 나름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빵 아래쪽에는 자몽 과육도 있다. 우유가 절로 떠오르는 비주얼이지만 개인적으로 커피와 궁합이 더 좋다고 느껴졌다. 디저트로 먹을 때와 간식으로 섭취할 때 각각 다른 음료를 곁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인기 디저트 양즈깐루를 '뚜레쥬르 스타일'로 잘 구현한 제품이다. 제품 총 칼로리는 455kcal다. 판매 가격은 1만1000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수력산업협회에 수자원공사가 없는 이유 [기후에너지환경 단상]

한국수력산업협회 회원사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없다. 협회 회장사는 한국수력원자력이고 수력발전 관련 기기·설비 업체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협회는 한수원이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 수력발전의 한 축인 수자원공사는 빠져 있다. 국내 수력발전은 사실상 두 기관이 양분한다. 국내 수력발전 1816메가와트(MW) 중 수자원공사가 1095MW를, 한수원이 606MW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양수발전은 현재 운영 중인 4700MW 전부를 한수원이 보유하고 있다. 양수는 물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수력과 같지만 단순 발전원이 아니라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다. 특히 경직성 전원인 원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한수원의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수력산업의 두 핵심 기관이 한 협회에 모이지 못한 배경에는 오래된 물관리 주도권 갈등이 있다. 대표적으로 2016년 정부는 공공기관 기능조정의 일환으로 한수원이 운영하는 발전용 댐을 수자원공사가 통합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한수원 노조 등이 반발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물관리 일원화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두 기관 간 갈등은 반복됐다. 수자원공사 입장에서는 국내 대표적인 물 전문 공기업인 만큼 수력발전 역시 물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봤을 수 있다. 반면 한수원 입장에서는 큰 문제 없이 운영하고 있는 수력발전용 댐을 굳이 수자원공사에 넘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수 있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규 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양수발전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 수자원공사도 기존 댐을 활용한 양수발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수원과 발전공기업 역시 신규 양수 사업 확보에 나서고 있다. 과거 댐 관리권을 둘러싼 경쟁이 이제 미래 전력시장의 사업권 경쟁으로 확대됐다. 과거에는 한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수자원공사가 환경부 산하에 있어 서로 충돌하더라도 각자의 입장을 대변할 부처가 따로 있었다. 이제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으로 두 기관은 한 지붕 아래 놓였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앨 기회기도 하지만 조율을 잘 못 한다면 자칫 한 기관에 힘이 과하게 실리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기후부의 조정 역할이 중요해진 이유다. 협력과 조정의 기회는 많다. 새만금 224MW 조력발전을 두고 경쟁했던 한수원과 수자원공사는 결국 농어촌공사와 함께 사업 추진을 위한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수자원학회에서 두 기관은 함께 활동하며 학문적 교류를 하고 있다. 반도체 메가프로젝트와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전력뿐 아니라 용수 확보까지 국가적 과제가 되면 두 기관이 머리를 맞댈 일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한수원도 발전용 댐을 이용해 용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계속 모색하고 있다. 경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 경쟁한다면 공공 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경쟁이 상대 기관의 영역을 통째로 가져오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한 기관으로의 일원화보다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극한 가뭄에 대처하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등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게 순리로 보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케이크 맛집’ 된 벤츠, ‘커피 맛집’ 된 BMW…자동차 회사들의 취향 저격 변신

“딱 백원 모자라서 벤츠는 못 사고 치즈케이크만 먹고 왔습니다" 요즘 성수에서는 이 농담이 꽤나 그럴듯하게 들린다. 자동차를 보러 간 공간에서 케이크를 먹고, 커피를 마시고, 전시를 즐기는 경험이 자동차 회사들의 새로운 마케팅이 됐다. 이제 경쟁 무대는 도로 위를 넘어 카페와 전시, 패션과 미식의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자동차를 파는 회사에서 자동차가 상징하는 취향과 라이프스타일까지 함께 제안하는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10일 손종원 셰프와 협업한 '1886 독일 치즈케이크'를 서울 성수동 '메르세데스-벤츠 스튜디오 서울'에서 단독 판매하기 시작했다. 1886년 칼 벤츠가 특허를 출원한 세계 최초 자동차 '페이턴트 모터바겐'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디저트로, 브랜드의 역사와 독일 헤리티지를 '먹는 경험'으로 풀어낸 사례다. 지난 5월 문을 연 메르세데스-벤츠 스튜디오 서울은 차량 전시뿐 아니라 카페와 브랜드 컬렉션,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복합 라이프스타일 공간이다. 개관 이후 누적 방문객은 6만6000명을 넘어섰다. 벤츠 코리아는 스튜디오 서울을 '브랜드의 역사와 가치를 일상 속 다양한 경험으로 확장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MW도 비슷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는 커피와 브런치 메뉴를 판매하는 카페와 레스토랑, 라이프스타일 숍이 함께 운영되며 차량 전시와 시승을 넘어 브랜드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BMW M FEST 2026'을 열어 전시와 드라이빙 체험뿐 아니라 패션·공연·푸드존 등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도 체험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서울 성수동 인포멀 스퀘어에서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를 열고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플레오스 커넥트, 스마트 비전 루프 등 주요 기술을 전시와 체험 콘텐츠 형태로 공개했다.연구원들이 직접 기술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방문객이 전시를 체험한 뒤 SNS 인증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기아 역시 지난해 EV4 출시 당시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협업한 'EV4랑 무신사랑 스타일링 합니다' 캠페인을 진행했다. 성수동 '기아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는 EV4 전시와 함께 패션 쇼케이스, 스타일링 토크쇼, 쇼룸 전시 등을 열며 자동차와 패션을 결합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렇듯 자동차 판매 경쟁에 브랜드 경험 경쟁이 더해지고 있다. 소비자에게 자동차 성능과 가격을 설명하는 데서 나아가 브랜드가 상징하는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먼저 경험하게 하는 전략이다. 과거 자동차 마케팅이 광고 모델과 전시장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셰프·패션 브랜드·아티스트와 협업해 브랜드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체험하게 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현대차, 기아 등이 성수를 중심으로 브랜드 공간과 팝업, 문화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이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카페와 전시, 패션과 팝업스토어가 결합된 성수의 소비 문화가 자동차 회사들의 마케팅 전략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고객 접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취향 소비'와 '경험 소비' 확산의 결과로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체험형 공간은 소비자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자발적으로 브랜드를 확산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잘 만든 광고 한 편보다 소비자가 직접 올린 게시물이 더 신뢰를 얻는 경우가 많고, 브랜드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보다 훨씬 깊은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회사들이 셰프와 협업하고 카페와 전시 공간을 만드는 것은 단순히 차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타는 것 이상의 경험과 감정을 제안하는 것"이라며 “승차감이나 기능을 강조하는 광고와 달리 자동차를 통해 연상되는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경험하게 하는 전략"이라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메타 글래스, 몰카 논란에 ‘빨간불’…獨 형사고발·英 착용 제한

메타의 인공지능(AI) 스마트글래스(안경)를 둘러싼 '몰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촬영 사실을 알리는 안전장치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독일에서는 형사고발로, 영국에서는 식당·극장 등의 착용 제한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시민단체 헤이트에이드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메타의 AI 스마트글래스 '레이밴 메타 웨이페어러'가 독일의 디지털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며 메타와 안경 제조업체 에실로르룩소티카, 유통업체 관계자들을 형사고발했다. 헤이트에이드는 독일 법률상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한 상태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통신기기의 판매가 금지돼 있다며 메타의 AI 스마트글래스가 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조세핀 발롱 헤이트에이드 공동대표는 “스마트 글래스를 피할 수 있는 장소가 없다"며 “언제든지 촬영돼 인터넷에 노출될 수 있음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검찰 산하 인터넷범죄 전담부서(ZIT)는 고발장 접수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근거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예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 당국은 앞서 스마트글래스의 은밀한 촬영 가능성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독일 연방네트워크청(BNetzA)은 2023년 말 은밀한 오디오·비디오 녹음을 위한 커넥티드 기기는 금지된다고 밝혔다. 다만 녹화 기능이 광학 신호 등을 통해 명확하게 표시되는 경우 스마트글래스의 소유·수입·판매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 1.4달러 스티커에 보호 장치 '무력화' 핵심 쟁점은 주변 사람이 스마트글래스의 촬영 여부를 명확하게 알아차릴 수 있느냐다. 메타 스마트글래스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면 전면의 백색 LED가 켜져 주변에 촬영 사실을 알리도록 설계됐다. LED를 가리거나 훼손한 것으로 감지되면 카메라 작동을 차단하는 보호 기능도 적용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안전장치를 손쉽게 우회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오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IT 전문매체 엔가젯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틱톡숍에서 구입한 개당 약 1.4달러짜리 스티커를 이용해 메타 스마트글래스의 촬영 알림 기능을 우회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스티커는 투명 플라스틱 조각과 검은색 스티커가 결합된 구조다. 미세한 구멍을 통해 기기 센서에는 빛이 들어가도록 하면서 외부로 향하는 LED 불빛은 가리는 방식이다. 기기는 LED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인식하지만 외부에서는 촬영 표시등을 확인하기 어려워진다. 엔가젯이 2세대 레이밴 메타 글래스에 해당 스티커를 부착해 시험한 결과 카메라를 강제로 종료하는 기능도 작동하지 않았다. 가까운 거리나 특정 각도에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한 LED 불빛을 알아채기 어려웠다는 게 엔가젯의 설명이다. 메타 측은 엔가젯에 “내장된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을 우회하는 제품 및 사용자는 당사의 정책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조작을 감지하고 카메라를 비활성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 英 식당·극장서 스마트글래스 '퇴짜' 영국에서는 식당과 펍, 극장 등 민간 공간을 중심으로 스마트글래스 사용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별도의 스마트글래스 규제를 도입하기보다 기존의 '동의 없는 촬영 금지' 원칙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지난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유명 외식업자 제러미 킹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손님들이 녹화 기능을 갖춘 스마트글래스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펍 체인 웨더스푼스도 동의 없이 손님이나 직원을 촬영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 규정을 스마트글래스에 적용하고 있다. 회원제 클럽 운영업체 소호하우스 역시 촬영 금지 원칙에 따라 스마트글래스를 쓴 회원에게 글래스를 벗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런던과 브리스틀, 에든버러에서 극장을 운영하는 ATG시어터스도 극장 내 촬영 금지 규정에 따라 스마트글래스를 착용한 관람객에게 이를 벗어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기기 자체의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만으로 주변 사람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민간 사업자의 자체적인 이용 제한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韓도 '사생활 침해' 우려에 보호책 고심 국내에서도 AI 스마트글래스 확산에 대응한 개인정보 보호 논의가 시작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말 삼성전자 관계자와 만나 연내 출시 예정인 AI 글래스의 개인정보 보호 방안을 논의했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작동할 때 주변 사람이 촬영이나 정보 수집 사실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불빛이나 소리 등 알림 장치를 적용하는 방안이 주요 논의 대상에 올랐다. AI 글래스는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이용자가 보고 듣는 주변 환경을 인식한다. 음성 명령으로 사진을 촬영하거나 눈앞의 글자를 번역하고 주변 사물·장소에 대한 정보를 AI로 확인하는 식이다. 반면 일반 안경과 외형이 비슷해 이용자의 시선에 따라 주변 사람의 얼굴과 음성, 행동 등이 자연스럽게 수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카메라 촬영 시 외부 LED가 켜지고 얼굴에 착용했을 때만 카메라가 작동하도록 AI 글래스를 설계했다. LED를 의도적으로 가리거나 파손하면 카메라 기능이 멈추도록 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개인정보위는 앞서 국내에 AI 스마트글래스를 출시한 메타 측과도 만나 촬영 알림 등 개인정보 보호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산업계와 협의해 AI 글래스와 자율주행 로봇 등에 적용할 개인정보 보호 원칙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광복절과 재계 ①] 감옥 가고 독립자금 대고…기업가들의 또 다른 얼굴

오늘날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을 일군 창업주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얼굴이 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 참여해 옥고를 치르거나 독립운동가에게 자금을 지원한 이들이다. 광복 81주년을 맞아 국내 기업 창업주와 그 가문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기업을 일으키기 전부터 독립운동과 인연을 맺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이들이 해방 이후 기업을 세우면서 독립과 산업 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도 '산업보국'이라는 기업가 정신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인물이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홍제 회장이다. 조 회장은 중앙고등보통학교에 재학 중이던 1926년 6·10만세운동에 참여했다. 순종 인산일을 계기로 학생들이 중심이 돼 일으킨 항일독립운동이다. 조 회장은 이 과정에서 일제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이후 사업가의 길로 들어서 효성을 창업하고 섬유와 화학, 중공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효성은 올해 6·10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에 세워진 기념비 건립을 후원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조 창업회장의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의 뿌리에도 독립운동과의 인연이 있다. 창업주 신용호 회장은 독립 사상가 신갑범의 소개로 항일시인 이육사와 교류했고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신 회장의 부친 신예범과 큰형 신용국 역시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이육사는 신 회장에게 훗날 큰 사업가가 돼 동포를 돕는 민족자본가가 되라는 취지의 말을 남겼다. 신 회장은 이후 1958년 대한교육보험을 창립했다. 현재 교보생명의 출발이다. 독립운동과 기업 경영은 시대적으로는 다른 영역이지만 두 세대 사이에는 공통된 단어도 등장한다. 바로 '나라'다. 해방 직후 한국에는 자본도 기술도 부족했다. 기업인들에게 물건 하나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것 자체가 외화를 아끼고 산업 기반을 만드는 일이었다. 이런 배경에서 삼성은 '사업보국', 포스코는 '제철보국', 한화와 효성 등도 산업을 통한 국가 발전을 창업 정신의 중요한 부분으로 내세웠다. 독립운동이 나라를 되찾는 일이었다면 해방 이후 기업가들에게 주어진 새로운 과제는 나라의 산업을 세우는 일이었던 셈이다. 81번째 광복절을 맞은 2026년 한국 기업들은 이제 세계시장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배터리, 방산 등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기업의 규모도, 경영환경도 100년 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달라졌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거리에서 만세를 외쳤던 학생이 훗날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창업주가 됐다는 사실은 한국 재계의 역사에도 광복의 흔적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최태원, 9440억 재산분할 재상고…“주주·그룹경영 영향 최소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했다. 이로써 15일 0시 확정될 예정이던 판결은 효력이 유보되고, 사건은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14일 최 회장 법률대리인단의 입장문을 통해 “최태원 회장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하였다"며 “주주들과 그룹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재상고로 판결 확정이 미뤄지면서 당장의 현금 부담도 뒤로 밀리게 됐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은 완제 시까지 연 5%의 지연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9440억원 기준 연 472억원, 하루 약 1억3000만원 수준이다.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재원 마련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지급 의무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법원에서 원심이 유지되면 확정 시점만 늦춰질 뿐 부담은 그대로 남는다. 이번 재상고심의 성격은 1차 상고심과 다르다. 대법원은 이미 지난해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을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환송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는 파기환송심이 그 취지를 제대로 반영했는지가 핵심 심리 대상이 된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단을 수용하면서도 최 회장 보유 SK㈜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이 맞는다고 봤다. 분할 비율은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로 정했고, 주식 가액 산정 기준일은 환송 전 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잡되 이후 주가 상승분은 분할 비율에 반영했다. 이 판단들이 환송 취지의 범위 안에 있는지가 다퉈질 전망이다. 한편 노 관장 측의 재상고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위자료 20억원은 1차 상고심에서 이미 확정돼 이번 다툼의 대상이 아니다. 입장문에서 주주와 그룹경영을 앞세운 대목은 재원 조달 방식과 맞물려 읽힌다. 파기환송심은 최 회장 명의 SK㈜ 주식을 그대로 두고 현금으로 지급하는 '대상분할' 방식을 택했다. 해당 지분이 그룹 지배권의 근거라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 활용과 SK㈜ 지분 담보 차입이 유력한 선택지로 거론돼 왔다. 어느 쪽이든 지주사 지배력과 주가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짜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법적 불확실성이 길어지는 점은 그룹 입장에서 부담 요인이다. SK그룹은 인공지능(AI)·반도체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총수 개인의 자금 조달 문제가 그룹 재무 전략과 어떻게 맞물릴지가 계속 관전 포인트로 남게 됐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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