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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물가가 돌아왔다”...금리 인상은 기정사실, 폭이 변수 [머니+]

물가가 다시 한국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선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동전쟁 여파로 치솟은 국제유가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수출 호조가 성장 둔화 우려를 덜어주는 대신 물가와 환율 방어가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금통위의 선택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2%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월을 기점으로 뚜렷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각각 2.0%를 기록했고, 3월에도 2.2%에 그쳤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지만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생활물가 상승률은 각각 2%대 초반에 머물며 국제유가 상승 충격이 아직 국내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4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6%, 생활물가상승률은 2.9%로 높아지며 물가 불안 우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생산과 유통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전이되면서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도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결국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생활물가상승률은 각각 3.1%, 3.3%까지 올라서며 물가 재상승이 현실화됐다. 국제유가가 월말 들어 배럴당 90달러대로 내려왔지만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물가 상승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금통위는 매파적 시그널을 보내면서도 중동전쟁이 얼마나 강하게·오랜 기간 영향을 주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다. 이미 국고채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준금리에도 상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었으나, 근원물가(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가 2%대 초반을 유지한 점에 착안한 셈이다. 문제는 5월 금통위 며칠 후 진행된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5월 근원물가가 2.5%라고 발표됐다는 점이다. 나들이 시즌이 되면서 국내·외항공료와 승용차임차료를 비롯한 서비스가격 상승이 근원물가를 촉진했다는 분석이지만, 흐름 자체는 포착할 수 있었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달 물가상승률이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된다는 예측이 어긋나면 국민경제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소비지출에서 필수재 비중이 높은 취약계층의 생계비 부담이 확대된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기준금리를 연 2.50%로 8연속 동결한 금통위 내부에서도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까닭이다.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은 25bp(1bp=0.01%포인트(p)) 인상 의견을 피력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28일 통화정책방향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들의 생각이 모아지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의 인식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위원들이 1인 3표 형식으로 향후 6개월 뒤 조건부 전망을 표시하는 점도표에서 3.00%가 10표로 가장 많았고, 2.75%가 7표로 뒤를 이었다. 이르면 7월부터 동결를 멈추고 금리인상으로 돌아선다는 주장의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이 자리잡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측이 주로 꺼내드는 카드가 경제성장 저하지만, 반도체를 앞세워 수출이 3개월 연속 월간 800억달러를 상회하면서 성장률을 '하드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명 'K-자형' 성장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다른 부문에서도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주는 형국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5월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월 16.4%로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 총재가 인상을 공식화하고 시기와 규모의 문제가 남았을 뿐이라고 언급하면서 금융권의 '컨센서스'도 움직이고 있다. 연내 동결을 예상했던 증권사의 예측이 1회+내년 상반기 추가 인상, 1회 인상이 2회로 바뀌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4회 인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압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인하를 단행하면 내외금리차가 줄어들지만, 4월 기준 개인 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3.8%로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탓에 쉽사리 낮출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금리가 동결되면 미국과 격차가 벌어져 원·달러 환율에 추가적인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 발표 때까지 금번 사이클 내 인상 횟수에 대해 보수적으로 2회 이상을 기본 가정으로 해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KAIST AI대학 비전선포식…“글로벌 AI 인재양성 허브로 성장”

카이스트(KAIST)가 올해부터 AI 대학을 설립해 운영하기 시작한데 이어 최근 비전선포식을 열고 글로벌 AI 인재양성 허브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KAIST는 지난 1일 대전 KAIST 학술문화관 정근모컨퍼런스홀에서 'KAIST AI대학 비전선포식'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이광형 KAIST 총장을 비롯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윤국진 KAIST AI대학장 등 정부와 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할 핵심 인재 양성과 교육·연구 혁신, 산업 협력, 책임 있는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비전과 추진 방향을 대내외에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KAIST AI대학은 AI 기술이 모든 학문과 산업의 기반 기술로 확산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KAIST의 핵심 교육 플랫폼이다. KAIST는 급변하는 인공지능 기술 환경과 국가적 AI 인재 수요 확대에 대응하고 세계적 수준의 AI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AI대학을 설립해 2026학년도 봄학기부터 AI대학 및 산하 4개 학과 운영을 시작해 현재 학부 및 대학원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KAIST AI대학은 단순히 AI 전공자를 많이 양성하기 위한 기존 AI 대학원이나 AI 관련 학과와 다른 차별성을 지향한다. 기존 AI 교육과 연구가 모델과 알고리즘 중심이었다면 KAIST AI대학은 AI 원천기술, AI 시스템, AI+X 융합, AI 미래 설계를 함께 묶는 구조를 지향한다. AI가 과학기술 교육과 연구의 전 과정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AI를 하나의 전공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교육, 연구, 산업, 사회를 연결하는 체제로 보아야 하며 이 전환을 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학이 KAIST AI대학이라는 설명이다. KAIST는 이번 비전선포식에서 'KAIST AI대학 자문단' 위촉식도 함께 가졌다. 자문단은 KAIST AI대학의 교육·연구·산업 협력·글로벌 협력·책임 있는 AI 구현 등을 위한 전략적 자문 역할을 맡게 된다. 해외 자문위원으로는 세계적인 AI 석학인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와 조경현 미국 뉴욕대 교수가 참여했으며,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 루닛, 리벨리온, 삼성전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NC AI, 인애이블퓨전, 크래프톤, 현대자동차·포티투닷 등 국내 주요 AI·ICT 기업 및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배경훈 부총리는 “AI가 생성의 단계를 넘어 실행의 단계로 넘어가는 대전환의 시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AI 인재에 대한 투자가 가장 시급하다"며 “교육 수요자인 학생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대한민국의 차별화된 AI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AI는 이제 특정 분야의 기술을 넘어 과학기술과 산업,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며 “KAIST AI대학이 대한민국 AI 인재 양성과 연구 혁신을 선도하고 세계와 협력하는 열린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르포] 전국서 ‘한 표’ 위해 발걸음…“거창한 공약 대신 민생 회복 기대”

6·3 지방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3일, 전국 각지 투표소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젊은 부부·학생·고령층 등 남녀노소 상관없이 사는 지역도 다르지만, 민선 10기 지방정부에 번지르르한 정치적 구호가 아닌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공통된 바람을 전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경일중학교 투표소에서 만난 한 20대 유권자는 “선거 때마다 청년 공약은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 달라졌다고 느끼는 부분은 크지 않다"며 “거창한 말보다 교통비, 월세, 일자리처럼 당장 부담되는 문제부터 해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 거주 중인 청년 유권자들도 주거 등 생활비 부담 완화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백석예대 재학생 이모(24세·여)씨는 “서울시장으로 누가 뽑히든 월세·취업 지원처럼 대학생·취준생 등 청년 세대를 위한 정책을 많이 내주면 좋겠다"고 했다. 홍익대 재학생 유모(23세·남)씨도 “청년 정책 위주로 살펴보고 투표했다"며 “주거 부담이 큰데 반드시 이 부분을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당색보다 시정 경험에 무게를 두는 동시에, 여·야 간 화합이나 지역 생활과 밀접한 현안 개선 등의 의견을 내비치는 어르신 유권자들도 있었다. 화곡1동 주민 70대 나모씨는 “서울시장 경험이 많은 오세훈 후보를 뽑았지만, 국민의힘을 좋아하기 때문은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내부 분열을 보면 선거 후 얼마나 더 싸울지 걱정되는데, 국민의힘 당 내부든 여·야든 제발 협치 좀 해라"라고 호소했다. 방배동 토박이 박모(62세·남)씨는 “이곳에서만 60년을 살면서 보수가 뽑히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당장 먹고 살기 힘든데 진보·보수가 무슨 상관이냐"며 “경기가 어려우니 그나마 잘 살게 해 줄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동초등학교 제1투표소를 찾은 한 60대 유권자는 “공약을 전부 자세히 보기 어렵지만 적어도 지역 사정을 잘 아는 후보가 됐으면 한다"며 “말로만 큰 정책을 내세우기보다 주민들이 실제로 느낄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30일 치러진 사전투표 투표율은 23.51%로 직전 제8회 지방선거(20.62%) 대비 2.89%포인트 높았다. 역대 최대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만큼 서울 이외 대구·부산·전남광주 등 주요 지역 본투표 현장으로도 투표 참여 열기가 이어졌다. 이날 해가 완전히 떠오르지 않은 대구 수성구 만촌1동 행정복지센터 앞은 이른 아침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5시 30분께부터 투표소 앞에서 기다렸다는 직장인 이영종(45)씨는 출근 시간에 맞춰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선거 때마다 꼭 아침 일찍 투표를 한다"며 “요즘 지역 경기가 너무 어렵고 젊은 사람들이 계속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 선거만큼은 꼭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당선되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말보다 결과를 보여주는 시장과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은 거창한 정치적 구호가 아닌 '민생'에 집중돼 있었다. 주부 박순분(58)씨는 투표를 마친 뒤 “뉴스에서는 늘 정치 이야기만 나오지만 정작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라며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니며 노인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광주와 전남 각 지역 투표소에서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계속됐지만 투표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서는 “찍을 사람이 없다", “누가 돼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광주 북구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김철민(43)씨는 “행정통합이라는 큰 변화가 시작됐는데 후보들이 지역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은 잘 보이지 않았다"며 “결국 정당만 보고 투표해야 하는 지역 정치 지형이 안타깝다 "고 했다. 전남 목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경진(53)씨는 “선거철만 되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이 넘쳐나지만 정작 상인들이 느끼는 현실은 갈수록 더 어렵다"며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도 유권자들의 발걸음 속에서 다음 4년이 결정되고 있었다. 유권자들의 말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특정 후보나 정당을 노골적으로 언급하기보다 '변화'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부산 연제구 연산9동 제6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장병관(48) 씨는 “투표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정치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았지만, 한 표에 담긴 기대만큼은 분명했다. 부산진구 부암1동 제3투표소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투표를 마친 신유현(44) 씨는 “내가 던진 한 표가 우리 동네에 좋은 변화의 바람이 되길 바란다"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여야 마지막 선대위 회의…자정쯤 당선자 윤곽 전망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3일 여야가 각각 마지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막판 투표 독려에 나섰다. 이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지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투표 참여를 호소하며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정 위원장은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성실하게 일할 유능하고 충직한 일꾼을 뽑는 선거에 주권을 포기하지 말고 투표해 달라"며 “누군가는 내 한 표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하지만, 단 한 표가 당선자를 바꾸고 지역의 정책을 바꾸고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바꾼다"고 했다. 이후 정 위원장은 투표가 종료되는 오후 6시부터 국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 상황 등을 지켜볼 예정이다. 같은 날 오전 6시 30분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에서 본투표에 참여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후 국회로 이동해 마지막 선대위 회의를 주재했다. 장 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이재명의 오만과 무법 폭주를 멈춰 세워야 한다. 국민 여러분께서 견제하고 막아주셔야 한다"며 “투표 포기는 오만한 이재명에게 재판을 지울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대선 이후 1년 만에 치러지는 첫 전국 단위 선거인만큼, 여야 모두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여야는 이번 선거 결과가 향후 국정 운영과 정국 주도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마지막까지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고 있다. 여야는 선거 결과를 두고 서로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승패를 좌우할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최소 9곳 승리를 기대하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8곳을 경합 지역으로 보고 막판 추격에 나선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16곳 가운데 전남 광주, 인천, 대전, 세종, 경기, 강원, 충북, 충남, 제주 등 9곳을 우세 지역으로 판단했다. 서울, 부산, 대구, 울산, 경남, 전북 등 6곳은 접전, 경북은 열세 지역으로 분류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서울, 대전, 충남, 충북, 강원, 부산, 울산, 경남 등 8곳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했다. 대구와 경북은 우세 지역으로, 전남 광주, 전북, 제주, 세종, 경기, 인천 등 6곳은 열세 지역으로 보고 있다. 당초 선거 초반에는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우세를 점하며 '15대 1' 압승론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선거 체제를 정비하고 조작기소(공소취소) 특검법 논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 등 여권 주도 이슈에 민감한 보수층 결집이 이뤄지면서 다수 지역이 접전 양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선거 초반 압승을 전망했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선거 초반 당원들과 지지층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다소 과하게 평가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거 막판 전국 단위 지원 유세에 나선 것을 계기로 보수층 결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본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288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투표 종료 직후에는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한국방송협회가 구성한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와 JTBC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개표는 투표 마감 직후 시작되며, 이르면 4일 0시께부터 당선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경정] 2026 후반기 등급심사 ‘초읽기’…생존 경쟁 최고조

하남=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하남 미사리 경정장에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후반기 등급 심사가 다가오고 있어서다. 경정은 매년 전-후반기로 나눠 선수 등급(A1-A2-B1-B2)을 산정하며, 등급에 따라 출전 기회가 달라진다. 출전 횟수는 곧 선수 수입과도 직결되는 만큼 선수 간 경쟁도 뜨거울 수밖에 없다. ◆ 심상철-박원규 용쟁호투 양상= 현재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심상철(7기, A1)이다. 평균득점 8.21점으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으며, 22회차 기준 25승을 기록해 다승 부문에서도 선두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박원규(14기, A1)가 바짝 추격 중이다. 평균득점 7.81점을 기록했다. 다승 부문에도 24승으로 2위에 올라와 있다. 올해 시즌 다승왕 경쟁 역시 두 선수의 양강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여자 선수들 활약도 눈에 띈다. 김인혜(12기, A1)는 시즌 초반 부상 여파로 다소 주춤했는데 점차 경기력을 회복하며 평균득점 6.34점으로 전체 20위를 기록 중이다. 다승 부문 역시 상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 메이퀸 특별경정 우승으로 '올해의 경정 여왕'에 오른 이주영(3기, A1)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평균득점 6.36점으로 전체 18위, 다승 부문에선 14승으로 11위에 올라 안정적인 성적을 기록 중이다. ◆ B등급 선수들 반격…후반기 판도 복병= 후반기 상위 등급 진입을 노리는 선수들의 상승세도 관심을 끈다. 대표적인 선수가 민영건(4기, B2)이다. 가장 낮은 등급인 B2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21회 출전에서 1착 3회, 2착 8회, 3착 4회를 기록하며 평균득점 6.26점으로 전체 23위까지 올라섰다. 현재 흐름을 유지한다면 후반기 A2등급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현덕(11기, B2)의 반등도 인상적이다. 18회 출전에서 1착 4회, 2착 5회, 3착 3회를 기록하며 평균득점 6.02점으로 27위에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길현태(1기, B2) 역시 30회 출전에서 1착 6회, 2착 6회, 3착 4회를 기록하며 평균득점 5.58점으로 상위 등급 진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용세(2기, B2), 박민성(16기, B2) 등도 꾸준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 왕년 강자들, 플라잉으로 울상= 반면 사전 출발 위반(플라잉)으로 인해 고전하는 선수도 잖다. 플라잉은 한 번만으로도 시즌 전체 흐름을 바꿔놓을 만큼 등급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대표적 사례는 김종민(2기, B2)이다. 경정 최초 500승 달성으로 '경정의 역사'로 불리는 김종민은 작년 후반기 플라잉으로 B2 등급으로 강등된 데 이어, 올해도 19회차 2일차 5경주에서 다시 플라잉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후반기 역시 최하위 등급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인(15기), 박종덕(5기), 김태규(10기) 등도 작년 하반기 활약으로 올해 전반기를 A1 등급으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사전 출발 위반 여파로 기존 등급 유지가 어려워졌다. 예상지 경정코리아 이서범 경주분석위원은 “등급 심사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선수들이 더욱 집중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더워지는 날씨만큼이나 경주 열기와 순위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한국산 제품 12.5%”…트럼프 ‘새 관세 폭탄’ 나왔다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 문제를 이유로 주요 교역국에 최소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성명을 통해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대만, 영국 등 대부분의 주요 교역 상대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10%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브라질, 스위스 등 다른 주요 경제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에는 12.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USTR는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거나 이를 이행하기로 약속한 국가들에 대해서 낮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반대로 이를 “금지하지 않거나 효과적으로 집행하지 못한 국가들"에 대해서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관세 방안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진행된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성명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교역 상대국들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의 수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로 인해 미국 노동자들은 불공정한 경쟁 환경에서 세계 시장의 경쟁자들과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이러한 불균형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한 정책과 관행 등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를 허용한다. USTR 조사를 거쳐 시행되며, 세율 상한은 없지만 USTR의 추가 요청이 없을 경우 4년 뒤 자동 폐지되고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USTR 조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7월 전까지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10%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새 관세 체계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연방 대법원에 의해 위법 판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다만 USTR가 언급한 이번 관세는 즉각 발효되지 않는다. 시행에 앞서 공개 의견 수렴 및 검토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세부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정부는 오는 7월 6일까지 서면 의견을 접수받을 예정이며, 301조 패널은 7월 7일부터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STR는 이와 별도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과잉생산 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조사 대상국은 한국과 중국, 일본, EU, 싱가포르, 스위스, 노르웨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태국, 베트남, 대만, 방글라데시, 멕시코, 인도 등 총 16개 경제주체로 명시됐다. 7월까지 한달도 남지 않은 만큼 과잉생산 조사 결과도 조만간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보복 조치를 자제하고 대신 협상을 통해 수입 관세를 낮추거나 시장 접근성을 확보하려 했던 주요 교역국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관세 조치는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발표됐다는 점에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워도 다시”…“그래도 변화” 부산 표심은 갈렸다[6.3 투표 이모저모]

부산=에너지경제신무 조탁만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 3일, 선거운동은 끝났고, 이제 남은 것은 투표함뿐이다. 조용한 투표소를 드나드는 유권자들의 발걸음 속에서 부산의 다음 4년이 결정되고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쯤 부산 연제구 연산9동 제6투표소. 본투표가 시작된 지 4시간여가 지났지만 투표소는 비교적 한산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투표소를 찾았고,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은 유권자들을 안내하며 차분하게 투표를 진행했다. 현장에 있던 한 선관위 관계자는 “점심시간 이후부터 유권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장병관(48) 씨는 “투표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정치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았지만, 한 표에 담긴 기대만큼은 분명했다. 약 1시간 뒤 찾은 부산진구 부암1동 제3투표소에서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투표를 마친 신유현(44) 씨는 “내가 던진 한 표가 우리 동네에 좋은 변화의 바람이 되길 바란다"며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의 말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특정 후보나 정당을 노골적으로 언급하기보다 '변화'와 '미래'를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반면 부산 금정구 남산동 제6투표소에서는 조금 다른 분위기도 감지됐다. 오전 11시 40분쯤 찾은 투표소에는 주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투표를 마친 40대 여성은 “미워도 다시 한번 보수 쪽에 힘을 실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나온 70대 여성은 “누구를 찍었는지는 말할 수 없다"면서도 “국민의힘이 너무 엉망인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이번 선거를 관통하는 고민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정권과 여당에 대한 실망감은 있지만, 그렇다고 쉽게 다른 선택을 하지도 못하는 복잡한 표심이다. 후보들도 마지막 한 표를 위해 움직였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이날 해운대구 중2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박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오늘은 대한민국의 운명과 부산의 미래를 결정할 본투표일"이라며 “여러분의 한 표가 부산 시정을 움직인다. 부산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가 여러분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도 본투표날인 3일 오후 자택 인근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지난달 29일 사전투표 첫날 투표를 마쳤다. 부산에는 이날 구청과 주민센터, 학교 등 914곳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전체 유권자는 약 285만7000명이다. 이날 낮 12시 기준 전국 본투표율은 19%, 부산은 20%를 기록했다.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부산 투표율은 49.1%였다. 이번 선거에서 50%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40년 만의 행정통합 첫 투표…기대보다 냉랭했던 전남광주 민심[6·3 투표 이모저모]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가 3일 오전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40년 만에 행정통합을 이룬 전남광주특별시의 첫 선거 현장에서는 기대와 설렘보다는 냉랭한 민심과 정치 불신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특히 이번 선거는 광주와 전남이 행정통합을 이룬 이후 처음 치러지는 역사적 선거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지만, 정작 유권자들의 체감 분위기는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날 광주와 전남 각 지역 투표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투표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서는 “찍을 사람이 없다", “누가 돼도 달라질 것이 없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광주 북구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김철민(43)씨는 “행정통합이라는 큰 변화가 시작됐는데 후보들이 지역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은 잘 보이지 않았다"며 “결국 정당만 보고 투표해야 하는 지역 정치 지형이 안타깝다 "고 말했다. 전남 목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경진(53)씨는 “선거철만 되면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이 넘쳐나지만 정작 상인들이 느끼는 현실은 갈수록 더 어렵다"며 “인구 감소와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청년층의 냉소도 적지 않았다. 광주 조선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한 대학생은 “후보자 토론회와 선거공보물을 모두 살펴봤지만 차별화된 정책을 찾기 어려웠다"며 “청년 일자리와 주거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 후보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은 “후보 개인보다 정당 공천 여부가 선거 결과를 결정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투표 효능감을 느끼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 논란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유권자들은 경선 과정의 투명성 부족을 지적하며 “누가 어떤 기준으로 후보가 됐는지 알기 어려웠다", “시민들이 참여할 수 없는 깜깜이 경선이었다"는 불만을 나타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 강세 지역인 전남광주의 특수성이 오히려 유권자들의 정치적 피로감을 키우고 투표를 기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광주 북구 연제동에서 만난 한 시민은 “본선보다 경선이 더 중요해진 구조 속에서 일반 시민들은 소외됐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정치권이 왜 투표율이 낮아지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표장을 찾은 시민들 가운데는 변화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았다. 70대 여성 유권자는 “불만이 있더라도 투표는 해야 한다"며 “행정통합 이후 첫 지도부를 뽑는 선거인 만큼 지역 발전을 위해 책임 있게 선택했다"고 말했다. 40년 만의 행정통합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안고 치러진 지방선거. 투표함에 담긴 민심은 단순한 당락을 넘어 지역 정치의 변화와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 그리고 새로운 통합도시에 대한 기대와 주문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대구 새벽 깨운 ‘투표 행렬’… “말보다 결과 보여주는 일꾼 뽑아야”[6·3 투표 이모저모]

수성구 만촌1동·서구 내당1동 등 아침 일찍부터 유권자 발길 이어져 인구 유출·상권 침체 겪는 대구 시민들 “지역 경제 살릴 실질적 정책 절실"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시작된 3일 오전 6시. 아직 해가 완전히 떠오르지 않은 대구 수성구 만촌1동 행정복지센터 앞은 이른 아침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권자들은 투표 시작 시간을 기다리며 조용히 줄을 섰고, 투표소 입구에는 어느새 수십m에 이르는 대기 행렬이 만들어졌다. 투표소 문이 열리기 전부터 도착한 시민들은 저마다 손에 신분증을 쥔 채 차분하게 순서를 기다렸다. 운동복 차림으로 새벽 산책을 마친 노년층부터 출근을 서두르는 직장인, 어린 자녀의 손을 잡고 나온 젊은 부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투표소 앞에 모여 있었다. 오전 6시 정각, 투표 개시를 알리는 안내 방송이 나오자 시민들은 질서정연하게 투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투표사무원들은 신분증을 확인하고 선거인명부를 대조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투표용지를 건네받은 시민들은 기표소로 향했고, 잠시 뒤 투표함에 용지를 넣은 뒤 홀가분한 표정으로 투표장을 빠져나왔다. 시민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배경에는 지역 발전에 대한 간절함이 깔려 있었다. 오전 5시 30분께부터 투표소 앞에서 기다렸다는 직장인 이영종(45)씨는 출근 시간에 맞춰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선거 때마다 꼭 아침 일찍 투표를 한다"며 “요즘 지역 경기가 너무 어렵고 젊은 사람들이 계속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 선거만큼은 꼭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당선되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말보다 결과를 보여주는 시장과 구청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70대 김종문씨는 투표를 마친 뒤 한동안 투표소 주변을 서성이며 지역의 현실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았다. 김씨는 “예전에는 대구가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 정도로 활기가 넘쳤는데 지금은 자녀와 손주 세대가 일자리를 찾아 서울과 수도권으로 떠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안타깝다"며 “이번에 선출되는 지도자들은 정치적 구호보다 청년들이 지역에 남아 일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시각 서구 내당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투표소도 아침 일찍부터 유권자들로 붐볐다.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걸어온 주민들과 운동을 마친 시민들이 잇따라 투표소를 찾았고, 일부 시민들은 가족들과 함께 투표장을 방문해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투표소 앞에서는 “신분증을 준비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반복해서 흘러나왔고, 선거사무원들은 유권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답하며 원활한 투표 진행을 도왔다. 주소지를 착각해 다른 투표소를 찾은 일부 시민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모습도 눈에 띄었지만 큰 혼란은 없었다. 시민들이 원하는 공약은 거창한 정치적 구호가 아닌 '민생'에 집중되어 있었다. 주부 박순분(58)씨는 투표를 마친 뒤 “뉴스에서는 늘 정치 이야기만 나오지만 정작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라며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니며 노인들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20년째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최경연(62)씨는 “코로나 이후 지역 상권이 예전 같지 않다"며 “빈 점포가 늘어나고 손님도 줄어든 만큼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 오전 8시가 넘어가자 투표소 주변은 더욱 분주해졌다. 출근길 직장인들이 차량을 잠시 세우고 투표를 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고, 노년층 유권자들도 속속 투표소를 찾았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생각보다 줄이 길지 않다" “아침 일찍 오길 잘했다"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달서구의 한 투표소에서 근무 중인 선거사무원은 “투표가 시작된 직후부터 시민들의 방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오후까지 투표 열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대구 곳곳의 투표소에서 만난 시민들의 생각은 조금씩 달랐지만 공통된 바람은 분명했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고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 시민들이 변화와 희망을 체감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였다. 이른 새벽 잠을 줄여가며 투표소를 찾은 시민들의 한 표에는 단순한 선택을 넘어 대구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간절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전쟁 끝난다더니…이번엔 이스라엘이 美·이란 종전협상 발목? [이슈+]

지난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의 종전 구상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시각차가 드러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난관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 군사작전을 확대하면서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협상 중단을 선언한 이란이 중동 국가들을 향한 공습을 이어가자 국제유가도 다시 배럴당 100달러선을 향해 오르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쟁 종식의 모습에 대해 매우 다른 구상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입장 차이가 미국과 이란 간 장기간 이어져 온 취약한 협상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 2월 말 공동으로 이란을 공격하며 전쟁을 시작했지만 최근 드러난 양국 간 균열은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구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확대는 막바지 국면으로 평가되던 미·이란 종전 협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레바논 남부에 투입된 이스라엘군은 최근 기존 통제구역을 넘어 작전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휴전 기간 중단됐던 수도 베이루트 공습도 재개했다.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의 휴전 위반에 미국의 책임이 있다며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1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미국과 종전안 협의를 위한 메시지 교환을 중단하겠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또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폐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적 균열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가졌지만 양측은 통화 내용에 대해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만류에 따라 베이루트 공습 계획은 일단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레바논 남부에서의 군사작전은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에도 이란과의 대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과 미국이 며칠 전부터 대화를 중단했다는 가짜뉴스는 사실이 아니며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 사이의 대화는 4일 전, 3일 전, 2일 전, 하루 전, 그리고 오늘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가 어디로 향할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이란에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앞으로 일주일 안에 MOU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종전 MOU에는 휴전을 약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의 통항을 전면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마이클 싱은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를 이간질하려 하고 있으며, 솔직히 말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동 정세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란이 바레인에 있는 미 제5함대 사령부와 해당 지역의 미 공군기지를 타격했다고 하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미군에 대한 이란의 모든 공격은 실패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또 성명을 통해 이란이 쿠웨이트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들은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비행 도중 공중 분해됐으며, 바레인을 향한 미사일 3발은 요격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란이 역내 해역을 항해하던 민간 선박들을 겨냥해 발사한 공격용 드론 3기도 격추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란 케슘섬을 공습했으며, 하르그섬 방향으로 향하던 유조선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매체들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케슘섬을 겨냥한 미국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바레인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IRGC는 또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는 미군에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전 협상 타결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자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3일 오후 12시 12분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대비 0.78% 상승한 배럴당 96.7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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