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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박근혜 ‘감사’ 예방에… 홍준표 “원내대표가 왜 설치나” 비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대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원내대표가 설친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정 전 원내대표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박 전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예방한 것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무시한 행보라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약 30분간 면담을 가졌다. 정 원내대표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원 유세를 한 배경에 대해 “'보수가 허물어져 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겠다'는 생각 하나로 '내가 조금이라도 보태면 우리 당이 살아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지원 유세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우리 당이 비록 소수당이지만 같이 힘을 합쳐서 국민들로부터 '이 당만이 희망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면 다가올 선거에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고 정 원내대표는 부연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박 전 대통령이 충청 지역을 방문하기 하루 전날 넘어져서 굉장히 고통이 심했는데 강한 진통제를 드시고 충청 지원 유세를 했다"며 “그 여파로 인해 건강이 굉장히 많이 악화됐다"고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박 전 대통령에게 “이달 27~28일 예정된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 참석을 당부했고 박 전 대통령이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홍준표 전 시장은 “원내대표가 설친다"며 감정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작 국회의원 투표에 의해 선출된 원내대표가 무슨 당을 대표할 정당성이 있다고 설치는지 의아스럽다"고 비난했다. 홍 전 시장은 “1.5선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그들은 이미 0선 당대표 밑에서 살기 위해 아부한 일도 있었고, 제명된 0.5선 한동훈 밑에서 아부하는 사람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들은 낙선이 두려워 최고위원조차 출마 못 하는 사람들이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은 당대표를 무시하고 흔들고 있다"며 “한물간 족벌 언론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3선 중진 의원 13명은 지난 17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3시간가량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정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는 오는 20일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한국산업단지공단, 안전모에 AI 달고 현장 안전관리 강화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작업자의 생체신호와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안전장비를 산업현장에 투입한다.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작업자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조달청이 진행하는 '2026년 제3차 혁신제품 시범구매 지원사업'에 선정돼 국비 1억1000만원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공단은 지원금을 활용해 'AI 기반 생체신호 측정 웨어러블 장비' 10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에 도입하는 장비는 작업자의 안전모에 부착해 사용하는 초경량 스마트 장치다. 무게가 약 100g에 불과해 현장 작업자의 활동성을 크게 제한하지 않으면서 뇌파와 심박, 움직임 등을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비는 근로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살피면서 위험 상황을 감지한다. 심박수 이상을 비롯해 작업자가 넘어지거나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는 경우,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상황 등이 포착되면 관제실과 관리자에게 알림을 보내 초기 대응을 돕는다. 공단은 사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작업환경을 중심으로 장비를 활용할 계획이다. 우선 공단 보유시설물 유지관리를 맡고 있는 자회사 ㈜키콕스파트너스의 현장과 오는 10월 착공 예정인 '성서 휴폐업공장 리모델링 건축현장'에 100대를 투입한다. 한편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최근 창립 62주년을 맞아 조직 전반의 'AI 전환'(AX)에 나선다고 선언한 상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달 13일 대구 본사에서 창립 62주년 기념식을 개최하며 'AI와 데이터, KICOX의 업무 DNA를 바꾸다'라는 주제로 조직 AX 전환을 위한 비전을 선포했다. 이날 자체 수립한 'AX 기반 일하는 방식 혁신 중장기 로드맵'과 'AI 업무혁신 교육체계'를 발표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통상부 산하 준정부기관으로 전국 83개 주요 산업단지를 관리·지원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에너지시민연대, 22일 ‘제23회 에너지의 날’ 개최…밤 9시 전국 10분 소등

에너지시민연대는 오는 22일 '제23회 에너지의 날'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기념행사는 오후 6시30분부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청 광주청사 로비에서 '불을 끄고, 춤을 추다'를 주제로 진행된다. 에너지의 날은 2003년 8월22일 당시 국내 최대 전력소비량을 기록한 것을 계기로 에너지시민연대가 2004년 제정했다. 매년 여름철 전력피크에 대응하고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전환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시민 참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행사는 1부 '자연에너지 자립마을 토크콘서트'와 2부 '제23회 에너지의 날 기념식'으로 구성된다. 행사의 핵심인 '전국 동시 10분 소등'은 오후 9시부터 시작된다. 서울시청과 광화문, 국회의사당, N서울타워, 롯데월드타워를 비롯해 부산 광안대교, 인천대교, 대전 엑스포다리, 정부세종청사 등 전국 주요 랜드마크가 참여한다. 주요 거점 23곳의 소등 장면은 행사 현장과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될 예정이다. 유미화 에너지시민연대 공동대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절약과 전환을 위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실천과 참여가 중요하다"며 “전국의 시민들이 10분간 불을 끄는 행동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에너지시민연대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정부·공공기관과 지자체, 기업·랜드마크, 학교, 전통시장, 공동주택 등 전국 2300여곳이 이번 캠페인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美 시장 선점한 한국산 태양광…정작 안방은 중국산에 내줘

한국 태양광 셀·모듈 제조 기업들의 미국 수출과 중국산 제품의 국내 시장 수입이 같이 늘어나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는 중국산 제품을 겨냥한 통상 정책으로 한국 기업들이 반사 이익을 보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어 값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밀려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한국도 과도한 중국산 제품 점유율 확대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무역협회 통계(K-Stat)에 따르면, 올해 1~7월 태양광 셀 수출량은 4298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3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 향한 비중이 97.8%(4204톤)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태양광 모듈과 패널 수출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8% 늘어난 1만2639톤을 기록했는데, 이 중 미국으로 간 비중이 40.5%(5114톤)로 가장 많았다. 앙골라 수출이 38.2%(4829톤)로 그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국내 태양광 셀·모듈 제품의 미국 수출이 늘어나는 배경에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보급량이 크게 늘면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분산형 발전원으로 태양광이 주목받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태양광은 짧으면 몇 달, 길면 1~2년이면 설치와 전력 생산까지 가능하다. 땅이 넓은 북미 지역에서는 부지와 일조량 확보가 쉬워 태양광으로도 수백 메가와트(MW)에서 기가와트(GW) 규모의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비(非)중국산 태양광 공급망 강화도 수출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범위에 태양광도 포함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왔다. AMPC 혜택을 받으려면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해외우려기관(FEOC)에서 생산한 제품을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FEOC로 분류된 기관들은 대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같은 국가 소속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에는 중국산 태양광 셀과 모듈·패널의 수입이 크게 늘고 있다. 태양광 셀과 모듈의 전체 수입량은 각각 1688톤과 13만6692톤으로 전년 동기보다 2.5%, 19.7%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셀 97%(1637톤) △모듈·패널 99.6%(13만6117톤)으로 거의 대부분이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은 별다른 무역 규제가 없어 값싼 중국산 제품이 사실상 시장을 휩쓸고 있다. 전력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국내 태양광 보급량은 33GW로 1년 전보다 약 13.8% 증가했지만 규모 자체가 작다. 이마저도 태양광 셀 중 중국산 비중이 약 95%이고, 모듈도 60%가량이라 국내 태양광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중국에 밀리는 모습이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은 국내 태양광 제조 기업들의 실적에도 나타났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태양광 중심의 큐셀부문에서 매출이 2조48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6% 증가했고, 이 영향으로 전체 매출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54.7%(2조5056억원)로 7.1%포인트 상승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650억원으로 23.4% 늘어났는데, 이 중 미국에서 낸 매출의 비중이 40%로 15%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태양광 모듈 부문에서는 국내 매출이 7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줄어든 반면, 미국 매출이 658억원으로 3배 넘게 확대됐다. OCI그룹의 경우 미국 태양광 사업 지주사인 OCI엔터프라이즈가 500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 성과로 204.5% 증가한 1340억원의 매출을 냈다. 향후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조사를 근거로 발표한 태양광 공급망 관련 무역조치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12월 초부터 폴리실리콘과 파생상품에 대해 관세 15%와 최저수입가격을 적용하는 무역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관세 15%는 폴리실리콘 잉곳과 웨이퍼, 태양광 셀·모듈에 적용되고, 최저수입가는 폴리실리콘 단계부터 적용된다. 특히 태양광 셀과 모듈에 와트(W)당 0.22달러, 0.38달러의 최저수입가격이 적용된다. 이 같은 조치로 올해 하반기부터 비중국 태양광 공급망 구축에 더 큰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저가이면서 품질이 낮은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동시에 비중국산 제품 사용이 더 유리한 시장 환경을 만들면 태양광 셀·모듈 경쟁력을 갖춘 한국에 유리해진다. 다만 최저수입가격이 미국 현지 기업들의 평균 공급 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점을 고려하면 시장 상황과 프로젝트별로 유·불리가 갈릴 수도 있다. 국내에서도 빠르면 내년부터 이른바 '한국판 IRA' 정책으로 태양광 등 6대 품목을 대상으로 국내 생산과 판매량에 비례한 세액공제를 적용할 예정이지만,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폴리실리콘 관세 조치로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의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직 세부 시행지침이 발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있어 미 상무부의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생산세액공제 신설은 국내 태양광 제조 생태계를 보호하고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다만 세제지원의 효과를 높이려면 생산 지원과 함께 국산 셀·모듈에 대한 실질적인 국내 시장 수요 확대가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역술가가 찾아주는 ‘웰니스 명당’…강원랜드 유튜브 예능 ‘인기’

강원랜드가 석탄산업 전환지역 4개 시·군(정선, 태백, 영월, 삼척)과의 동반성장을 도모하고 지역 웰니스 관광을 활성화하고자 마련한 자체 제작 유튜브 예능 콘텐츠 '정태영삼 웰니스 임장기'가 주목받고 있다. 이 콘텐츠는 풍수지리와 관상에 정통한 역술인 박성준이 진행자로 나선 지역 상생형 힐링 예능 프로그램이다. 주로 게스트 출연자의 실질적인 고민을 청취하고, 이를 풀어줄 맞춤형 '정태영삼 웰니스 명당'을 탐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강원랜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 가능하다. 지난달 첫 선보인 1화 영월 편에는 '돌싱N모솔'에 등장해 화제가 됐던 출연자 조지·순무가 초대 손님으로 나섰다. 당시 이들은 궁합과 풍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웰니스 관광 명소에서 실제 커플로서의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실제 영월 편 공개 직후 누계 조회 수만 51만회를 넘을 만큼 시청자 호응도 얻었다. 기세에 힘입어 태백 편(오존)·정선 편(성백현)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향후 강원랜드는 배우 안주미가 출연하는 삼척 편 등을 추가로 선보이고, 지역별 힐링 여행지·명당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안길 계획이다. 안현숙 강원랜드 브랜드홍보팀장은 “이번 콘텐츠는 정태영삼의 숨은 웰니스 명소를 알리고 MZ세대와 K-문화 팬들의 발길을 이끌고자 기획됐다“며 "앞으로도 강원랜드는 신선한 상생 콘텐츠를 꾸준히 이어 나가며 석탄산업 전혼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강원랜드는 석탄산업 전환지역과 K-문화를 결합한 지역 상생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올 3월 강원랜드가 운영 중인 하이원리조트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촬영지로 영월 지역이 주목을 받으면서, 콘도·식음업장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전개하기도 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삼전닉스 떼돈 버는데”…한국에 남는 돈은 왜 없나 [이슈+]

세계 1·2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보유한 한국이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것과 그 돈을 국내에 머물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슐리 렌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한국은 수십억 달러를 벌지만 국내로 가져오는 돈은 거의 없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기업 5곳에 포함될 정도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들의 이익 규모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나 애플보다도 많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힘입어 국민의 구매력을 보여주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올해 2분기 1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3.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역대 정부를 괴롭혀온 만성적인 자본 유출 문제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렌은 지적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가 한국의 금융계정 예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출로 벌어들인 수익 가운데 상당 부분이 해외에 그대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가 지난 6월 주요 수출기업들에 해외 보유 자금의 국내 환류를 요청한 것도 원화 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서였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증시 선호도 여전하다. 개인들은 올해 초 한때 해외주식 보유분을 매도했지만 지난 6월부터 다시 미국 증시로 돌아왔다. 렌은 “지난달 증시 폭락 이후 개인들이 코스피를 아예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AI 열풍이 불기 전 한국 증시를 짓누르던 가치 함정이라는 인식도 다시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그룹은 미국에 이미 약속한 350억달러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고 삼성그룹 역시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기업들에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국내 민간 부문 투자는 2024년과 2025년 연이어 감소했다. 이에 대해 렌은 “한국이 일본과 중국 등 다른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한 딜레마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 경쟁력을 통해 창출한 막대한 부가 해외 직접투자나 포트폴리오 투자 형태로 다시 해외로 흘러나가면서 국내 증시의 성장이나 자산가치 상승, 내수 확대 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대도약'을 내걸고 남서부 지역에 3대 메가프로젝트를 공개했고 AI 인프라 등 전략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국부펀드에도 신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원화 거래를 주요 10개국(G10) 통화와 비슷한 수준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24시간 원화 거래 체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한국은 세계 최대 수출국 가운데 하나지만 도이치방크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거래에서 원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에 불과하다. 하지만 AI 붐에 따른 수출 호황이 끝나는 순간이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렌은 지적했다. 현재 한국의 수출 호황은 물량 증가보다는 반도체 가격 상승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향후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공급을 대폭 확대해 가격을 끌어내릴 경우 국내 반도체 산업의 수익성이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기업들이 AI와 반도체 호황을 믿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가 과잉투자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중요한 변수다. 다만 렌은 “그럼에도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 횡재를 '사회주의적 부의 이전'에 낭비하지 않고, 대신 국가 자금을 활용해 국내 투자를 끌어내려는 것은 현명하다"고 평가했다. 렌은 중국처럼 해외주식 투자를 규제해 자본을 자국내 가둬놓는 방식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이 택하기 어렵다며, 결국 국내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개선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정부·여당 연일 용산 개발 압박…오세훈 ‘정치적 힘빼기’ 노림수?

서울 용산을 둘러싼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주택 공급 정책 논쟁을 넘어 정치권 전반의 주도권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용산공원 주변 반환 부지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공원 녹지를 주택 공급에 끌어다 쓰는 데 거듭 반대하고 나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9일 당정협의를 통해 부동산 공급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 복기왕 의원이 3월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는 반환 부지를 구역별로 나눠 조성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고, 용산 미군기지 주변 산재 부지에 대한 특례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오는 20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순이다. 오 시장은 이에 맞서 용산공원 보존 원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당-서울시 8·13 부동산 대책 토론회'에 참석해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녹지 공간인 용산공원에 아파트 공급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용산공원만큼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꼭 그렇게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갈등은 전날 국무회의에서도 노출됐다. 오 시장이 용적률 규제 완화 등 서울시 입장을 전달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공급을 늘리자는 것이지, 집값을 폭등시킬 가능성을 높여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오 시장이 국무회의 이후 SNS를 통해 “대통령께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히 반대의 뜻을 말씀드렸다"고 주장하자 강 수석대변인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축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권의 용산공원 개발 속도전이 오 시장을 '공급 발목잡기 세력'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모양새라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 잠룡인 오 시장의 시정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노림수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현재 정치자금법 사건으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아 사법리스크가 있다. 앞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인 16일 “서울시민의 피해를 막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길 책임은 우리에게 있으며, 서울시장 탈환은 이재명 정부의 안정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필수 과제이자 우리 모두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이 3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받을 것을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용산은 토지 소유권과 공원 조성 권한, 도시계획 권한이 서로 얽혀 있어 중앙정부가 법 개정을 통해 서울시의 정책 공간을 좁힐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정부·여당이 국회 다수 의석을 활용해 관련 법을 개정하면 서울시가 반대하더라도 중앙정부 차원의 사업 추진 여지가 커진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이 현실화하면 정부는 캠프킴 등 반환 부지를 활용한 공급 확대의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서울시는 반대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공급 가능한 다른 지역을 제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용산 개발을 고리로 한 여야의 정면충돌은 향후 정국 운영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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