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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용산 불가론 안 돼” VS 서울시 “용산 철회해야 그린벨트 해제 검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다시 머리를 맞댔지만, 용산공원 내 주택 건설을 둘러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김 장관은 서울시가 제안한 탄천물재생센터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활용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용산공원 일부 부지도 공급 후보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울시는 정부가 용산공원 주택공급 방침을 철회해야 훼손된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며 즉각 선을 그었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26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만나 용산공원을 비롯한 서울 시내 주택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핵심 쟁점인 용산공원 활용 문제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김 장관은 회동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떤 경우에도 용산 미군 반환부지 내에 절대 집을 지을 수 없다'는 '용산 불가론'만 고수해선 안 된다"며 서울시에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청년과 신혼부부 등 서울의 미래를 생각해 열린 자세로 임해주시길 바란다"며 “장교숙소 등 이미 훼손된 부지 일부를 활용하는 것과 그에 대한 공론화 절차에도 열린 마음으로 동참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부지에 집을 짓는 것은 2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대한민국의 100년 미래를 내다보는 결정이라면 불가능했던 질문을 전환해 생각하고 다시 답을 찾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서울시가 제시한 대체부지와 그린벨트 활용 가능성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결과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나 그린벨트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서울시의 입장에 환영을 표한다"며 “국토부도 서울시가 제안한 탄천 부지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김 장관이 그린벨트 검토의 전제조건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곧바로 반박했다. 서울시는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가 말씀드린 그린벨트 검토는 정부가 용산공원 내 주택공급 방침을 철회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미 훼손돼 보전가치가 낮은 일부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용산공원 개발을 일부 수용하는 대신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용산공원을 보전하는 조건으로 다른 공급지를 찾겠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시는 “정부가 원하는 공급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미래세대에 남겨야 할 용산공원을 지킬 수 있도록 탄천물재생센터 등 현실적인 대체부지까지 먼저 제안했다"며 “정부가 현실 불가능한 용산공원 주장을 내려놓는다면 탄천물재생센터를 비롯한 대체부지와 훼손된 그린벨트 등 서울의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얼마든지 함께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와 서울시는 탄천물재생센터와 보전가치가 낮은 그린벨트를 공급 후보지로 검토한다는 큰 방향에서는 접점을 찾았지만, 이를 용산공원 개발의 대안으로 볼지를 놓고는 견해가 엇갈렸다. 국토부는 탄천과 그린벨트, 용산공원 일부 활용을 함께 검토하자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 공급 방침이 철회돼야 대체부지 논의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완화를 두고도 양측의 설명이 달랐다. 오 시장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정비사업 용적률을 현행보다 1.2배 상향하는 방안과 관련해 “그 부분에 대해 국토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정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토부는 별도의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서울시가 건의한 과제들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에 대해서는 검토 방향과 내용 등이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시가 요구한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 대상에 올렸을 뿐, 상향 방침에 사실상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김 장관은 “서울 내 주택공급이 절벽인 최악의 상황에서 국토부와 서울시, 여당과 야당 구분 없이 힘을 모아야 하는 매우 절박한 상황"이라며 “다음 만남에서는 서로의 입장 차이를 넘어 국민 주거 안정과 서울 내 주택공급이라는 중차대한 목표를 위해 협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측이 추가 협의를 예고했지만 용산공원을 협상 대상에 포함할지를 놓고 전제부터 엇갈리는 데다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인식 차이까지 드러나면서 단기간 내 절충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현장] “1인분 8만9천원”…버거킹, 성수에 세계 첫 플래그십 오픈

“매출 1조원을 넘고 매장이 600개가 되면 전 매장 공통 마케팅으로는 새로움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다." 이성하 버거킹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26일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플래그십 매장 '플레임그라운드(Flameground by BURGER KING)' 공개 간담회에서 플래그십 매장을 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버거킹은 이날 전 세계 첫 플래그십 매장을 공개하면서 올해 국내 매출 1조1000억원, 국내 매장 600개 전망을 함께 내놨다. 국내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BKR)의 이동형 대표는 올해 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 “매출은 1조1000억원 정도까지 가능하다고 본다"며 “하반기에 강한 제품이 나오는 시즌이라 1조 클럽 진입은 무난하고, 매장도 600개는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케이알의 지난해 매출은 8922억원이고, 버거킹 매장은 지난 20일 기준 560개다. ◇ “한국, 협업·굿즈 경쟁 고도화"…전국 매장과 플래그십 '투 트랙' 이성하 CMO는 플래그십을 연 배경으로 한국 시장의 트렌드 경쟁과 회사 규모를 들었다. 그는 “한국은 식음료(F&B) 업계 전체가 협업이나 굿즈 같은 시도에서 다른 나라보다 고도화돼 있고 경쟁이 치열하다"며 “전국 매장에서는 그대로 새로움을 주려 노력하되, 플레임그라운드 한 곳에서만 가능한 브랜딩과 경험을 따로 두는 투 트랙이 다음 단계(넥스트 스텝)의 마케팅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동형 대표는 플래그십이 매장 500개를 돌파한 시점에 준비한 이니셔티브(전략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플래그십 추가 출점에 대해서는 “플래그십 매장이 메인 성장 드라이버(핵심 성장 동력)는 아니다"며 “이 매장이 성과를 내고 브랜드와 사업에 의미 있는 연관성이 나타나야 한다"고 말했다. 플래그십 입지로 성수를 고른 이유도 직화와 연결했다. 이성하 CMO는 “성수는 지금은 흔적이 많이 사라졌지만 철과 불을 다루던 공업단지였다"며 “인테리어에 쓴 적벽돌도 불에 그을린 느낌이라 버거킹의 불맛, 직화 요소와 맞는다고 보고 여러 후보지 가운데 성수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 90석 중 10석은 예약제 코스룸…서울브루어리와 맥주 3종 협업 이날 기자가 둘러본 플레임그라운드는 성수동2가에 총 90석 규모로 지어졌다. 일반 주문 매장인 메인 홀과 별도로 복도 끝에 10석짜리 예약제 코스 다이닝 룸 '더 개스트로'를 뒀고, 정식 오픈은 오는 9월10일이다. 매장 곳곳에는 신진 작가 5인과 협업한 작품을 배치했는데, 패티를 굽는 브로일러의 움직임을 소리와 빛으로 옮긴 미디어아트와 숯으로 그린 회화, 키네틱 조형물이 들어갔다. 메인 홀에서는 이 매장에서만 파는 시그니처 버거 3종을 낸다. 직화 와퍼 패티 위에 큐브 갈비를 얹은 'K-큐브 갈비 버거'(1만3900원), 150g 패티에 캔디드 베이컨과 어니언링을 올린 '멤피스 BBQ 버거'(1만2900원), 얇게 썬 립아이 소고기를 쓴 '필리치즈스테이크'(1만3900원)다. 이동형 대표는 “셰프가 미리 준비한 재료가 들어가 일반 매장에서는 조리할 수 없는 메뉴"라고 설명하면서 필리치즈스테이크에 대해서는 “선호도 조사에서 항상 상위에 오르는 제품인데 전국 매장에서 구현하기 어려워 이곳에서 선보였다"고 말했다. '더 개스트로'는 와퍼를 이루는 번과 채소, 피클, 양파, 직화 패티를 코스 7개로 나눠 내는 메뉴로 1인 8만9000원이다. 예약은 캐치테이블에서 매월 1일 다음 달 일정을 여는 방식으로, 다음 달 중순까지 예약이 찬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진 버거킹 제품혁신센터장은 “개스트로에서는 코스 요리를 계속 운영할 예정"이라며 “첫 시즌이 와퍼를 재료 단위로 해체해 하나하나에 집중했다면, 다음 시즌부터는 버거킹의 다른 자산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구성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맥주는 성수동 크래프트 브루어리 서울브루어리와 협업해 라거, 캘리포니아 커먼, 호밀 IPA 3종을 캔으로 8000원에 판다. 이성하 CMO는 버거와 맥주를 함께 먹는 이른바 '버맥'에 대해 “치맥만큼 대중적으로 자리 잡지는 않았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층에서는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일반 매장에서도 시도해 보겠지만 우선은 성수 매장이 가장 좋은 조합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 K-큐브 갈비 버거 먹어보니…'찾아와서 먹어볼만한 맛' 시식은 K-큐브 갈비버거와 감자튀김, 캘리포니아 커먼으로 진행됐다. 버터 향이 진한 번 안에 양상추와 생양파, 구운 마늘, 간이 센 큐브 갈비와 직화 와퍼 패티가 겹쳐 있고 갈비소스는 약간 매콤하다. 직접 먹어보니 한 입에서 큐브 갈비와 와퍼 패티의 식감이 갈리고 구운 마늘 향이 뒤를 받친다. 성수까지 한 번 먹으러 와볼 만한 맛이다. 함께 나온 골드러쉬 캘리포니아 커먼은 색이 어두운 흑맥주이지만 향이나 쌉쌀한 맛 같은 개성은 눌러 놓아 버거에 곁들이기에 알맞은 느낌이다. ◇ 글로벌 본사 현대화 프로그램 일환?…“글로벌 가이드와 똑같은 것만 할 순 없다" 플래그십이 글로벌 본사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RBI)의 매장 현대화 프로그램 '로얄 리셋'의 일환이냐는 질문에 이동형 대표는 로얄이 RBI의 전 세계 공통 매장 디자인이고 한국의 최근 출점 매장도 모두 로얄 디자인이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로얄에 디지털 이미지를 접목한 '로얄 픽셀'을 서울형 매장과 강남역 매장에 적용했다"며 “RBI 안에서도 성숙도와 운영 수준이 높은 시장이라 매장 포맷까지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버거킹은 플레임그라운드를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매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버거킹 관계자는 “성수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절반을 넘는 만큼 플레임그라운드 방문객 중에도 외국인 고객이 꾸준히 있도록 방한 외국인 대상 마케팅을 준비해 실행할 계획이다"며 “한국을 찾는 관광객, 특히 성수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꼭 들러야 할 한국의 주요 명소 중 하나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성하 CMO도 간담회에서 “굿즈를 많이 준비했고, 버거킹 팬들이 이를 구하러 외국에서도 올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형 대표는 “QSR(퀵 서비스 레스토랑)은 결국 매장 비즈니스다"며 “매장 600개 규모에 43년을 운영한 회사라면 매장을 진화시키는 노력은 필수이고, 글로벌 가이드라인과 똑같이만 해서는 안 되고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네팔 홍수로 남동발전·두산 직원 등 한국인 8명 연락두절…10명 고립

네팔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면서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하던 한국인 8명이 연락두절되고, 다른 한국인 10명은 현지에서 고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수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8명과 연락이 끊겼다. 네팔 정부는 육군과 경찰 등으로 구조팀을 구성해 피해 지역에서 수색·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다른 한국인 직원 10명은 현지에서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으며, 네팔 정부는 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헬기를 투입했다. 주네팔 한국대사관은 사건을 인지한 직후 네팔 정부에 한국인 8명의 연락두절 사실을 통보하고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색·구조를 요청했다. 동시에 영사를 현장에 파견했다. 정부는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총력 대응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외교부·소방청·경찰청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도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이번 홍수는 네팔 수도 카트만두 북쪽의 라수와 지역을 비롯한 네팔-중국 국경 일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우와 급격한 물살로 마을과 도로, 교량, 전력시설 등이 피해를 입었으며 구조 헬기가 투입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수위가 높아 착륙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최소 9명이 사망했으며 피해 규모와 사상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네팔 당국은 하천 주변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할 것을 당부했다. 전력시설 피해도 발생했다. 네팔 에너지부에 따르면 약 430MW의 전력 공급 능력이 영향을 받았는데, 이는 네팔 전체 수력발전 설비용량 3.2GW의 12%를 넘는 규모다. 이번 피해가 발생한 보테 코시강은 티베트에서 발원해 네팔의 트리슐리강으로 흘러든다. 지난해에도 이 일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9명이 숨지고 24명이 실종됐으며,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우정의 다리'가 유실돼 교통과 무역이 수개월간 차질을 빚었다. 당시 홍수는 티베트에서 빙하호가 붕괴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네팔과 중국 당국은 양국 국경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팔 정부는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하천 주변 저지대 주민들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종합] “‘답정너’일텐데 왜 하냐”…고성·욕설 오간 국군사관학교 공청회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하나로 묶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가 고성과 욕설, 거친 항의로 아수라장이 됐다. 국방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미래전 변화, 합동성 부족을 들어 대전 자운대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지만 반대 측은 “이미 답을 정해놓은 것 아니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26일 서울 용산 국방 컨벤션에서 열린 공청회는 개회 직후부터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웠다. 일부 참석자가 마이크 없이 소리를 지르며 순서를 가로막았고,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이 예정에 없던 인사말을 이어가는 동안 객석에서는 “내려와"와 “계속 발언하라"는 상반된 고성이 동시에 터졌다. 사회자가 질서를 요청하자 “입 다물어"라는 막말도 나왔다.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의 발표 중에도 “헛소리하지 마", “내려와" 등의 야유가 이어졌다. 찬성 측 패널인 최영진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발언할 때는 개인과 소속 대학을 겨냥한 공격까지 쏟아졌다. 사회자는 “마이크 없이 소리를 지르면 공청회를 진행할 수 없다", “고성과 욕설을 삼가 달라"고 거듭 호소했지만 정책 설명과 패널 토론은 수차례 끊겼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불참과 비교 자료 미공개에 대한 불만까지 겹치면서 공청회장은 찬반 논리보다 감정적인 충돌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김 실장은 전장이 우주와 사이버·전자기 영역으로 확장되고 AI·드론·무인체계가 전쟁 양상을 바꾸는 만큼 장교 양성 체계도 재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구상은 생도들이 1·2학년 때 공통 교육을 받고 3학년부터 육·해·공군별 전문교육을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는 대전 자운대 입지에 대해서는 KAI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과학기술 기관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인근 90여개 연구 기관과 약 1만9000명의 박사급 인력을 활용해 미래전 교육의 기반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찬성 측은 현행 사관학교 교육의 경쟁력이 이미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영진 교수는 2024년 한국국방연구원(KIDA) 조사에서 사관학교 교육에 대한 생도들의 긍정 평가가 25.2%, 부정 평가가 32.2%였다고 밝혔다. 다만 최 교수가 제안했던 방안은 1·2학년 통합교육 뒤 3·4학년은 각 군 사관학교에서 교육하는 '2+2 네트워크형'으로, 국방부의 자운대 4년 통합안과는 차이가 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각 군의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가 합동 작전에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통합 교육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특정 사관학교를 겨냥한 징벌적 통합이 돼서는 안 되며 군별 학부와 전통, 생도·교수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반대 측은 국방부가 문제를 나열한 뒤 해법을 통합으로 고정했다고 비판했다.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은 생도 만족도 저하와 중도 이탈의 원인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임 장교의 86%가 비사관학교 출신인 만큼 3군 사관학교 통합만으로 장교단 전체의 합동성을 높인다는 설명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원 인력 수치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국방부는 3군 사관학교에 약 3000명이 투입된다고 설명했지만 김 사무총장은 실제 인원은 약 2100명이고 이 가운데 병사가 약 1000명이라고 반박했다. 병사를 제외하면 생도 1명당 지원 인력은 0.47명으로 외국 사관학교와 비슷하거나 적다는 주장이다. 이범림 해사 총동창회장은 공청회 하루 전 국방부가 통폐합 이후 기존 사관학교 부지에 기념관이나 기념비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점을 문제 삼으며 의견 수렴이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기 위한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절차를 둘러싼 불신도 컸다.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 “이미 답을 정해놓고 시작하는데 왜 하느냐"는 동문들의 지적까지 나왔다며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기본 계획에 반영한 뒤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10월 세부계획을 내놓을 방침이다. 그러나 통합 논의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통합안과 비통합 대안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고 교육 효과와 합동성 강화, 이전·신축 비용의 인과 관계를 검증 가능한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회수식품 알림 ‘구삐’ 시행 한 달…이용자 수, 기존의 7% 불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 회수·판매중지 알림서비스를 국민비서 '구삐'로 전환하고 있으나, 구삐로 회수 알림을 받는 이용자는 25일 기준 1667명으로 기존 이용자 2만3000명의 7.2%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전환 현황을 고려해 기존 알림 중단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7월28일부터 식품 회수·판매중지 정보를 행정안전부 국민비서 구삐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식품안전나라 '회수식품등 알림서비스'로 카카오톡을 통해 받던 알림을 구삐로 옮기는 것으로, 현재 기존 가입자에게 가는 카카오톡 알림 하단에는 8월31일까지 국민비서와 기존 알림서비스를 병행하고 국민비서를 신청하지 않으면 향후 알림을 받을 수 없다는 고지가 붙어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기존 알림서비스 신청자는 지난 7월28일 기준 2만3000명, 구삐로 회수 정보 알림을 받는 인원은 25일 기준 1667명에 불과하다. 식약처는 “기존 알림서비스 신청자의 국민비서 전환 현황 등을 고려해 기존 알림서비스의 중단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보다 많은 국민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미신청자에게 지속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혀 '구삐로의 완전 전환' 시점을 늦출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 기존 가입자도 국민비서로 가입 신청해야 기존 식약처 알림서비스 가입자도 구삐 알림을 받으려면 국민비서에 별도로 가입해 알림을 신청해야 한다. 식약처는 지난달 홈페이지를 통해 기존 가입자도 국민비서 누리집이나 앱에서 '식품등 회수·판매중지 알림'을 신청해야 하고, 신청하지 않으면 향후 알림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카카오톡·네이버·토스 등 국민비서와 연계된 민간 앱은 20곳이다. 국민비서는 행정안전부가 이들 앱과 연계해 행정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로, 이번 알림은 지난 7월28일부터 발생하는 회수·판매중지 사례부터 적용된다. ◇ 식약처 “3시간에서 실시간으로"…이용자는 '문서 확인하기' 눌러야 식약처는 구삐 전환으로 알림 속도와 정확도가 개선됐다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는 회수 정보 전달에 3시간 이상 소요되었으나 국민비서 구삐를 통한 회수 정보 알림서비스는 실시간으로 회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식품안전나라 누리집과 연계하여 제품 사진 등 추가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서비스는 담당자가 직접 제품명, 회수사유 등 정보를 작성해서 카카오톡으로 제공하였으나 국민비서 구삐 알림서비스로 전환되면서 회수 식품 정보 제공을 전산화하여 정보 제공의 오류를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용자가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은 달라졌다. 기존 알림은 카카오톡 메시지 본문에 제품명과 회수 사유가 바로 표시됐으나, 구삐 알림은 카카오톡 알림이 도착한 뒤 이용자가 '문서확인하기' 버튼을 눌러야 내용이 보인다. 회수 건이 한꺼번에 여러 건 도착하면 건별로 열어 봐야 한다. 식약처는 “카카오톡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은 기존과 동일하며 문서확인하기 버튼 클릭 한번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회수정보의 전달 지연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전환을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소비자 등 국민 의견을 반영해 국민비서 구삐로 식품 회수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등 앱을 쓰지 않는 이용자에 대해 식약처는 “기존 알림서비스도 주로 카카오톡으로 회수 정보를 제공하면서 필요시 문자로 제공했으나 올해부터는 카카오톡으로만 제공하고 있다"며 “고령층 등 정보취약계층이 카카오톡 등으로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소비자단체 주관 교육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가입자가 구삐 알림을 받으려면 국민비서 누리집이나 앱, 식품안전나라 등에서 '식품등 회수·판매중지 알림'을 신청하면 된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전력이 전략자산…원전 PPA·LNG 열병합 신규 발전 길 열어야”

앞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추가로 약 40기가와트(GW)의 신규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재생에너지 확대에 치중하는 대신 전력 직접구매계약(PPA) 범위와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 도입 확대가 필요핟는 제언이 나왔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26일 강원도 정선에서 한국전기산업연합회(KEA)가 주최한 '2026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주간'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 교수는 “전기국가로 향하는 상황에서 전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기가 됐다"며 “과거에는 유틸리티였던 전기 인프라가 이제는 전략자산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업계와는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원전 PPA 허용, LNG 열병합 발전소 건설 허용을 요청하고 있다.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기업들도 정부에 비슷한 요구를 하고 있다. 유 교수는 “현재 정부 입장은 원전 PPA를 불허하고 LNG 발전은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선에서 허용하는 정도"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말한 만큼 결국 시간이 지나면 LNG에 대한 길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에서는 원전 재가동과 온사이트 가스발전소 발전 확대, 석탄발전 추가 건설 기조가 두드러지는 등 에너지원 구성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100%(RE100) 대신 무탄소 100%(CF100)를 요구 중이고, 중국에서는 신규로 승인된 석탄발전소가 291GW에 달한다. 일본은 연간 550만톤 규모의 LNG 장기도입 계약을 맺은 데다 2040년까지 화석연료 발전으로 전력 40%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독일은 그간 줄여왔던 천연가스 발전을 다시 늘리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GW, 2040년까지 220GW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NG 발전의 경우 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 계획에 따라 발전 수요를 2038년 1284만톤으로 거의 반토막으로 줄이는 반면 충남 당진 등지에 신규 LNG 터미널 10기를 세우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 설비가 매년 6GW 늘어나야 하지만 올해 1~6월 실제 증가 는 2GW뿐이라는 점을 보면 결국 보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발전설비가 모자라질 것"이라며 “정부 부처의 에너지 정책 기능이 분리되면서 부처 간 손발이 맞지 않아 민간 LNG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와 내년 각각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새울 3, 4호기 원전의 부지가 결정된 시기는 2000년으로, 최근의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데 신규 원전만으로는 어렵다"며 “LNG 열병합 발전처럼 전환 중간 과정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유 교수는 지난해만해도 6만건이 발생한 전력계통 과전압 문제를 해결하고, 신규 송전망 건설을 지중화 방식으로 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지원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송상우 재료연구원 원자력연구단장은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심 부품을 3D 프린팅으로 생산했을 때 경쟁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D 프린팅으로 제품을 일체형으로 뽑아내는 '적층 기술'은 SMR의 경제성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혁신 소재와 기술을 찾아 도입할 뿐만 아니라 적층 기술까지 적용하면 제작 기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송 단장은 “일반 제조 공정과 비교해 SMR 제작기간을 80% 단축하고 비용을 60%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원자로 부품 가운데 압력유지 재료에는 3D 프린팅을 적용한 사례가 없고, 비안전 부분에는 일부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재 내부 과제로 원자로 부품 생산에 3D 프린팅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송 단장은 “아직까지는 여러 규제와 기술기준 때문에 원자로 제작에 3D 프린팅 기술을 많이 안 쓴다"며 “해외에서는 원자로 부품 3D 프린팅 기술 개발이 활발해 향후 2~3년 안에는 실제 압력유지 재료에까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SK가스 윤병석의 승부수…‘만년 적자’ SK어드밴스드 흡수, 노림수는?

SK가스 윤병석 사장이 프로판을 원료로 석유화학 기초제품인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SK어드밴스드를 흡수합병하는 경영 승부수를 던졌다. SK어드밴스드는 만년 적자를 보이다 올해 중동 전쟁 특수로 반짝 흑자를 보이고 있다. 가스 발전소 건설, LNG 직도입 및 터미널 사업 참여 등으로 잇따라 경영 홈런을 날린 윤 사장의 승부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가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SK어드밴스드 합병 계약을 체결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SK가스는 SK어드밴스드의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합병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SK어드밴스드는 프로판을 원료로 석유화학 기초제품인 프로필렌을 만드는 화학기업이다. SK가스는 2013년 1월 내부 사업승인을 받아 2014년 9월 물적분할을 통해 법인을 설립한 뒤 사우디아라비아 APC와 쿠웨이트 PIC의 지분 투자를 받았다. SK어드밴스드는 매출 6000억원 회사로 성장했지만, 공급과잉으로 인한 제품마진 악화로 만년 적자에 빠졌다. 영업적자 규모는 2022년 1290억원, 2023년 825억원, 2024년 1161억원, 2025년 1400억원 등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부채율은 400%가 넘었다. 적자가 계속되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기업이 지분을 SK가스에 되팔고 나갔다. 그러나 그 이후 대반전이 이뤄졌다. 2월 말 터진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부족해졌다. 이로 인해 그동안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손익분기점보다 낮게 형성됐던 석유화학 기초제품의 마진이 폭등한 것이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폴리프로필렌 가격은 전쟁 전인 올해 2월 톤당 약 6700위안에서 4월 9035위안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8015위안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반기 SK어드밴스드 영업이익은 4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4억원 적자에서 대반전을 보였다. 윤병석 사장은 SK가스로 SK어드밴스드를 아예 흡수함으로써, 경영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선택을 했다. 원료 조달부터 제품 생산 및 판매까지 사업 전반의 의사결정을 일원화해 운영 효율성과 판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자금조달 및 재무관리 일원화를 통한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자금운용 효율화 등 재무적 시너지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중국이 싸게 공급받던 중동산 나프타 및 이란산 원유가 비싸진다면 기본적으로 제품단가가 오르고, 여기에 값싼 프로판을 조달한다면 더 많은 마진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석유화학 기초제품 시장이 다시 공급과잉으로 마진이 떨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상존한다. 그래서 SK가스는 차량 연료, 석유화학 원료, 트레이딩, 발전 연료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구축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이익을 올리는 옵셔널리티 사업전략을 펴고 있다. 시장이 또 하나 주목하는 것은 윤병석 사장이다. 윤 사장은 울산GPS 발전소 건설, LNG 직도입 및 터미널 사업 참여, 중동 석유화학 지분참여 매각 등으로 잇따라 경영 홈런을 날렸다. 대표적으로 울산GPS 발전소는 가동 1년 만에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4373억원, 영업이익 916억원을 기록했다. SK가스는 올해 6월 말 울산GPS의 지분 49%를 스틱한투인프라에 매각해 1조2242억원 현금을 확보했다. 투자비 1조4000억원을 벌써 회수한 것이다. SK가스는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할 계획이다. 산업계에서는 SK가스가 그룹에서 진행 중인 기가급 데이터센터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윤 사장은 오는 10월 IR행사인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회사의 주주환원 및 미래 성장 계획을 투자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 “허울뿐인 금융지원, 실질 도움 안돼”

“홈플러스가 살아야 우리도 살 수 있습니다." 26일 기자가 찾은 홈플러스 인천청라점은 매장 안으로 들어갈수록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1층 출입구 주변에는 일부 입점업체가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었지만, 지하 1·2층으로 내려가자 영업을 중단한 매장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이미 짐을 뺀 업체부터 영업 중인 매장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는 점주까지 홈플러스 영업 재개 이후에도 현장의 정상화는 쉽지 않아 보였다. 홈플러스는 이달 13일부터 전국 104개 점포 가운데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남은 37개 점포는 폐점 절차를 밟고 있다. 다음달 4일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앞두고 있는 만큼 67개 점포의 영업 정상화 여부와 폐점을 앞둔 37개 점포 입점업체의 실질적 지원 방안이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 영업 재개가 곧 입점 점포의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인천청라점에서 10년 이상 의류 매장을 운영한 한 점주는 “5월부터 정산이 밀렸다"며 “(홈플러스가) 영업을 재개했지만 (우리 매장이)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9월 4일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일하러 나오는 것도 '자리 지키기'"라며 “혹시라도 매장을 빼버리면 향후 정산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액세서리 업종 점주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이 점주는 “이제는 지칠 대로 지쳤다. 답이 보이지 않아 매일이 고통스럽다. 근무 시간도 하루 13시간을 넘어가고 있고, 아르바이트생도 3개월 전부터 고용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자리를 지키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날인 2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서울 영등포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수도권지원센터에서 개최한 홈플러스 협력·입점업체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해졌다. 입점·협력업체들은 홈플러스의 회생이 단순히 대형 유통기업 하나를 살리는 문제가 아니라 이곳을 판로로 삼아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 간담회에서 한 입점업체 대표는 “홈플러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한다"며 “20년 동안 영업해왔지만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길어지면서 18억원의 자금이 묶였다"고 전했다. 이어 “금융기관의 이자 부담까지 커지고 있어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다"며 “결국 매출을 회복하려면 홈플러스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납품업체들은 대금 미정산뿐 아니라 판로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당장 대금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형 유통 플랫폼 자체가 사라지면 장기적으로 판매처를 잃는 손실이 더 크다"며 “홈플러스 회생을 대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연결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존 문제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홈플러스 전용 상품과 재고도 업체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다른 유통채널에서는 판매하기 어려운 전용 재고가 쌓이면서 헐값에 처분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정부가 각종 홈플러스 입점·협력업체 금융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상 대출이 전부이고, 이마저도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기존 부채 때문에 추가 대출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정작 당사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한 입점업체 대표는 “버티고 버티다 지원을 신청했는데 기존 대출과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더라. 이게 무슨 지원 정책인가 싶어 답답했다"며 “홈플러스에서 받지 못한 대금을 기준으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업체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점포에서 약국을 운영하다가 폐업한 약사도 “긴급지원을 신청했지만 지원대상에서 배제됐다"며 “약사가 돈을 잘 번다고 여기는 것 같은데 나는 이 약국을 내기 위해 7억원을 투자했고 지금도 빚이 3억원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입점업체들은 영업을 재개한 67개 점포와 폐점을 앞둔 37개 점포를 구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업 재개 점포는 매출 회복을 통해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폐점 예정 점포의 입점업체는 새로운 영업처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지원 방향 자체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병국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 회장은 “우리에게는 재난에 준하는 상황이다. 67개 점포와 37개 점포는 처한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폐점 예정 업체들은 정부의 '희망리턴패키지'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기간 매출 감소와 자금난을 겪은 업체들은 폐점 이후 새로운 사업장을 마련할 초기 자금조차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카페 운영자는 “희망리턴패키지는 다시 일어서라고 하는데 지금은 다시 시작할 돈도 없다"며 “대출을 받아도 갚을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힘들게 입을 뗐다. 이 같은 현장 요구에 중기부는 기존 지원책을 다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입점 소상공인의 융자 기준을 다시 살펴보고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폐점 예정 업체에 대해서는 희망리턴패키지를 재검토하는 등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장 의견에도 공감했다. 현재 중기부는 홈플러스 협력·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운영하고 있다. 소상공인 대상 500억원 규모 전용자금과 중소기업 대상 400억원 규모 전용 트랙을 마련해 금리·한도·지원 요건 등을 우대·완화했다. 기술보증기금도 긴급경영안정보증을 통해 기존 보증의 만기 연장과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주낙영 경주시장, 민선9기 전반기 경북시장군수협의회장 선출

경북 22개 시장·군수 만장일치 추대…민선9기 첫 협의회 이끈다 지방소멸 공동 대응·지방분권 확대·재정 자립 강화에 역점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주낙영 경주시장이 민선9기 전반기 경상북도시장군수협의회장에 선출됐다. 앞으로 경북 22개 시·군을 대표해 지방소멸 위기 대응과 실질적인 지방분권 확대, 지방재정 자립 강화 등 지역 공동 현안을 중앙정부에 전달하는 구심점 역할을 맡게 된다. 경상북도시장군수협의회는 26일 안동 스탠포드호텔에서 민선9기 제1차 정기회의를 열고 주낙영 경주시장을 전반기 협의회장으로 만장일치 선출했다. 이번 선출에 따라 주 시장은 민선9기 전반기 동안 경북지역 22개 시장·군수의 의견을 모으고 시·군 간 이해와 협력을 조율하며 협의회를 이끌게 된다. 특히 개별 시·군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공동 현안을 발굴해 경상북도 및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지방자치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제도와 규제 개선을 건의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민선9기 경북시장군수협의회가 풀어야 할 최대 현안으로는 저출생과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가 꼽힌다. 경북지역 상당수 시·군이 청년층 유출과 출생아 감소, 고령화 등 복합적인 인구 문제에 직면한 만큼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을 넘어 22개 시·군이 공동으로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협의회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주 시장은 협의회장으로서 시·군별 지역 특성과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지방소멸 대응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지역에 필요한 정책과 재정 지원이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대정부 건의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방분권 확대와 지방재정 자립 기반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지방자치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동시에 지방정부가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스스로 추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재정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한편 지방재정 확충과 국가·지방 간 합리적인 재원 배분 등을 위한 경북 시·군의 공동 목소리를 내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 22개 시·군 간 연대와 협력 강화도 주요 과제다. 인구와 산업, 관광, 교통, 농어촌 등 지역별 여건은 서로 다르지만 지방소멸과 재정 문제 등 상당수 현안은 개별 지자체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각 시·군의 우수 정책과 행정 경험을 공유하고 지역 간 공동 대응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 경북 전체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주 시장은 협의회를 경북 시·군과 경상북도, 중앙정부를 연결하는 실질적인 소통 창구로 만들어 지역 현장의 요구가 국가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중책을 맡겨주신 동료 시장·군수님들께 감사드린다"며 “22개 시·군이 힘을 모아 지방소멸 위기에 공동 대응하고, 실질적인 지방분권과 재정 자립을 위해 경상북도와 중앙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북도시장군수협의회는 1999년 출범한 경북지역 시장·군수 협의체로, 도내 22개 시·군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지방자치 발전과 공동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건의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바이어 사로잡은 ‘K-굿즈’…중기중앙회, 미주시장 공략 ‘세일즈 외교’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중소기업의 미주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열리는 대규모 박람회에서 세일즈 외교를 펼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SD 마켓 위크 2026'에서 'K-굿즈 페어(K-Goods Fair)' 개막식을 개최하고 140여개 한국 중소기업의 미주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ASD 마켓 위크'는 65년의 역사를 가진 북미 최대 규모의 B2B 소비재 및 도소매 박람회로, K-굿즈 페어에는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K-굿즈를 선보이는 150여개 부스가 선보였다. 중소벤처기업부 수출컨소시엄사업 참여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 소상공인, 홈앤쇼핑 협력사들과 서울, 경기, 경북, 충북 등 지역 소재 중소기업들까지 다양하게 참여했다. 25일 오전에 열린 개막식에는 공동주최기관인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미주한상총연) 황병구 회장을 비롯해 △셸리 버클리 라스베이거스 시장 △소니 비누야 네바다주 아웃리치 디렉터 △캐럴린 스프라우드 FORGE 수석부회장 등 국내외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네바다주와 라스베이거스시는 이번 대규모 한국관 파견을 통한 한미 비즈니스 협력 공로를 인정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황병구 미주한상총연 회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현장에서 미국 유통체인인 빌즈 디파트먼트의 디렉터인 엔젤은 “드라마, K-Pop 등 한국 콘텐츠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제품을 찾는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며 “이번 대규모 한국관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좋았으며, 전시기간 3일 동안 지켜보며 여러 제품에 대한 상담을 진행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에서 온 뷰티프로의 바이어 미겔은 “시즌 상품을 소싱하기 위해 꾸준히 이 전시회를 찾고 있다"며, “평소 눈여겨보던 한국 제품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니 기대 이상으로 훨씬 매력적이다. 디자인과 품질이 우수한 K-뷰티 제품에 관심이 있고, 차별화된 기능을 앞세워 중남미 시장에서도 해볼 만할 것 같아 샘플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관에 재차 참가한 서현영 스킨앤플러스 대표는 “지난 3월 처음 참가한 ASD 전시회에서 중남미 바이어와 250만달러 규모의 독점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며 “이번 두 번째 참가를 계기로 월마트, 코스트코 등 북미 대형 유통망과도 성공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여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영욱 신일특수금속 대표는 “과거에 연락이 끊겼던 멕시코 바이어를 이번 전시회 동안 다시 만나게 되어 추가 계약에 대해 더욱 빠른 논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사전 온라인 미팅을 통해 전시 제품과 상담 전략에 대해 미리 준비할 수 있었으며, 기존 바이어 뿐만 아니라 신규 바이어와의 상담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최근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K-뷰티와 푸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ASD 전시회 주최 측에서 한국 기업의 참가를 요청할 만큼 그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이제 필수"라며 “이번 'K-굿즈 페어'가 우리 중소기업들이 북중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실질적인 수출 플랫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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