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생활비를 아끼는 데 도움을 주는 신용카드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수입물가가 7개월 연속 전월 대비 오르는 등 물가 부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지난해 12월23일부터 3주간 74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가장 절약하고 싶은 비용'으로 공과금과 아파트관리비(13.9%)가 꼽혔다. 공과금과 아파트관리비는 지난해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매월 정기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인 만큼 절감에 따른 체감효과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율은 16.0%에서 13.9%로 낮아졌다. 주유비 및 차량 관련 비용(13.0%)은 2위를 수성했다. 지난해에도 12.2%를 기록했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절약 니즈가 큰 항목이고, 조사가 실시되기 몇 주 전부터 보통휘발유값이 리터당 1700원대로 오르면서 불안감이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오는 4월까지 유류세 인하가 연장됐으나, △고환율 △국제유가 상승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에 따른 수리비 증가 등으로 해당 항목에 대한 관심은 여전할 수 있다. 통신비는 11.6%에서 12.4%로 높아지며 외식/배달비(11.8%)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D램값 상승 등으로 스마트폰 기기값이 비싸지면서 통신비 부담이 불어난 것이 순위 변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멤버십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구독비의 경우 7.0%에서 9.7%로 늘어났다. 제미나이·챗GPT·클로드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유료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시장에서도 이같은 분야에 혜택을 주는 카드들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호실적을 이끈 '공신'으로 불리는 알파벳카드 중 '현대카드O'는 주유, 충전소(전기차/LPG/수소차), 차량 정비소, 세차장 10% 할인이 기본 혜택이고 이동통신요금(SK텔레콤·KT·LG유플러스), 아파트관리비, 도시가스요금 5% 할인을 더할 수 있다. '현대카드H'도 학원/유치원과 병원/약국 10% 할인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이동통신요금, 아파트관리비, 도시가스요금 5% 할인을 추가할 수 있다. 올해 들어서도 이들 업종에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상품들이 카드고릴라 인기 신용카드 랭킹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 iD SELECT ALL 카드'는 아파트관리비/통신비 10% 할인, 주유/음식점/편의점/할인점 7% 할인 등을 무기로 입지를 끌어올렸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유튜브 프리미엄 및 쿠팡 와우·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비롯한 디지털 구독 상품 50% 할인도 강점이다. '삼성카드 taptap O'는 이동통신요금 10% 할인, 쇼핑 7% 할인, 커피 30~50% 할인 등을 토대로 터줏대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15년 9월 출시된 신한카드의 'Mr. Life'는 전기요금·도시가스요금·통신요금(인터넷 결합상품 등 포함) 10% 할인, 정유 4사 리터당 60원 할인, 3대 마트 10% 할인을 앞세워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신한카드 처음(ANNIVERSE)도 통신·구독·멤버십 최대 20% 할인을 비롯한 혜택으로 주목 받는 상품이다. KB국민에서는 이동통신요금 10% 할인, OTT 30% 할인, KB Pay 10% 할인을 담은 'My WE:SH 카드'가 대표적인 상품으로 떠올랐다. 특히 2030 세대의 발급 비중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카드의 '입덕멤버'로 불리는 '카드의 정석' 시리즈 역시 상품에 따라 주유비·통신비·교통비 및 온라인 간편결제 할인 혜택을 담고 있다. 롯데카드의 'LOCA 365 카드'는 아파트관리비 10%, 도시가스·전기요금 10%, 이동통신요금 10% 할인에 보험료·대중교통·OTT 할인을 한 데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세분화되고 있으나, 고정비 성격의 지출을 줄이려는 니즈는 여전하다"며 “향후에도 이들 업종에 할인을 제공하는 상품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