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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업 700명 몰린 암참 행사…광양경자청, 현장서 ‘투자 유치’ 총력전

광양=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서울 용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 정장을 차려입은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이 연회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행사장 한편에 마련된 전남도·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공동 홍보부스 앞은 상담을 요청하는 인파로 분주했다.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0일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이사진 취임식에 전라남도와 함께 참가해 미국계 에너지·첨단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투자유치 활동을 벌였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미국대사대리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 CEO 등 700여 명이 참석해 사실상 한·미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집결지' 역할을 했다. 현장에서는 형식적인 홍보를 넘어 직접적인 투자 상담이 이어졌다. 광양경자청 관계자들은 부스를 찾은 기업 관계자들과 일대일로 마주 앉아 광양만권의 산업 인프라와 입지 조건을 설명하며 구체적인 투자 가능성을 타진했다. 일부 기업 관계자들은 배후부지 활용성과 물류 접근성에 대해 질문을 이어가며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광양경자청은 특히 이차전지 소재 클러스터와 스마트 제조 기반, 항만 중심 물류 인프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안정적인 생산 거점을 찾는 기업들을 겨냥해 '즉시 투자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강조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신재생에너지와 우주항공, 소재·부품·장비 산업 등 전남 전략 분야 역시 주요 설명 테이블에 올랐다. 행사장은 단순한 기념식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곳곳에서 명함이 오가고, 기업 관계자와 지자체 실무자 간 짧지만 밀도 높은 대화가 이어졌다. 특히 공동부스에는 일정 시간마다 상담이 몰리며 사실상 '미니 투자 상담장'처럼 운영됐다. 광양경자청은 이번 행사에서 확보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후속 협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구충곤 청장은 “전남도와 원팀으로 참여해 미국계 기업에 광양만권의 경쟁력을 직접 설명할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구축된 네트워크를 실질적인 투자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단독] 보성군, 골재채취 허가 불법 ‘들통’…국토부 “자격증 대여 확인”

보성=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전남 보성군이 2100여 평 산림 무단 훼손과 허가 외 골재 채취·판매 의혹을 받는 업자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골재채취법'에 따라 일정 기준 이상의 기술 인력 3명 중 2명이 자격증 대여라는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예산된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최근 해당 업체에 등록된 국가기술자 3명 가운데 2명의 '자격증 대여 혐의'를 공식 확인하면서, 자격 요건 자체가 성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골재채취 허가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민원 회신을 통해 골재채취 업체에 등록된 국가기술자 3명 중 김모 씨와 최모 씨에 대해 자격증 대여 혐의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두 사람에 대해서는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른 청문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자격증 대여는 명백한 위법 행위로, 해당 기술자는 실제 근무하지 않으면서 이름만 빌려준 것으로 간주된다. 결과적으로 업체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인허가를 받았던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나머지 1명인 조모 씨도 현재까지 혐의가 명확히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 더해 국토부 관계자는 자격자 1명이 애초 골재채취업에 필요한 국가기술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설명해 보성군의 위법행정을 문제삼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성군이 허가 당시 확인했어야 할 '핵심 자격 요건' 자체가 주먹구구식으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골재채취 허가는 일정 수 이상의 국가기술자 확보가 전제 조건인데, 이 중 다수가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인허가의 법적 근거가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행정 책임 논란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단순한 서류 누락이나 착오 수준이 아니라, 핵심 인력 자격 여부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허가가 이뤄졌다면 이는 중대한 관리·감독 부실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강보험 가입 내역 등 기본적인 근무 여부 확인만으로도 걸러낼 수 있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몰랐다'는 해명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제기됐던 불법 골재채취 의혹이 실제 위법 정황으로 이어지면서, 보성군의 인허가 전반에 대한 재검토 요구도 커지고 있다. 단순한 업체의 일탈이 아니라, 행정이 이를 걸러내지 못했거나 방치했는지 여부가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이다. 해당 업체는 보성군으로부터 골재채취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법적으로 요구되는 국가기술자 인력을 확보한 것으로 서류를 제출했으나, 실제로는 자격증 대여가 의심되는 인력이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골재채취업은 '골재채취법'에 따라 일정 기준 이상의 기술 인력과 장비, 운영 능력을 갖춰야 허가가 가능하다. 특히 국가기술자 확보 여부는 핵심 심사 항목으로, 형식적 충족이 아닌 실제 근무 여부까지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번 사안에서는 건강보험 가입 내역 등 기본적인 근무 실태 확인만으로도 걸러낼 수 있는 문제를 행정이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인력은 실제 근무 사실이 확인되지 않거나 자격 자체가 불분명한 상태였음에도 허가가 이뤄졌고, 골재채취 연장도 이어져 유착 의혹이 다시 불붙는 형국이다. 또한 허가 이후에도 골재채취 과정에서 불법 운영 정황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채취 구역 외 작업, 허가 조건 위반 여부 등 추가적인 관리·감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실질적인 조치는 미흡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이번 국토부 판단을 계기로, 보성군의 인허가 과정뿐 아니라 사후 관리 전반까지 '총체적 부실'이었는지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성군 관계자는 지난달 15일 “기술인력으로 등록된 사람들의 급여 지급 내역을 요청해 확인했다"며 “제출된 자료를 보면 1년에 한 번 지급된 경우도 있고,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업무가 상시적으로 계속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할 때 협의를 통해 인력을 활용하는 구조로 알고 있다"며 “기술인력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이런 방식으로 지급해온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국가기술자격증 대여가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던 것이다. 한편 보성군은 2023년 4월 S사에 대해 노동면 대련리 일원 8필지 5만2443㎡ 규모의 육상골재채취를 2025년 10월 30일까지 허가했고, 지난해 11월에는 2년 연장을 승인했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주총 시즌] 고려아연 이사회 최윤범 측 9명·영풍 5명…최윤범 우위 (종합)

고려아연 이사회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9명과 MBK파트너스·영풍 측 5명으로 구성되며 최 회장 측이 유리한 구도가 유지됐다. 다만 MBK·영풍 측 이사가 1명 늘어나는 결과로 향후 이사회 논의 고정에서 양측의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전체 7개 의안, 36건의 세부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선임은 5명을 대상으로 한 집중투표제로 진행됐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의결권을 선임 이사 수만큼 부여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거나 여러 후보에게 나눠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전체 행사 가능 의결권 9299만3444주 가운데 △월터 필드 맥라렌(1561만555주) △최윤범 회장(1560만8378주) △황덕남(1560만8288주) △최현석(1548만8305주) △이선숙(1529만1549주) 후보 순으로 표를 많이 받았다. 1~3위를 최 회장 측 후보가 차지했지만, 4~5위인 MBK·영풍 측 후보와 의결권 주식 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번 주총으로 최 회장은 사내이사로,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황덕남 후보는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간 합작법인(JV) 크루셔블이 제안한 월터 필드 맥라렌 후보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최연석 후보와 이선숙 후보는 각각 기타비상무이사와 사외이사 자리에 올랐다. 고려아연이 제안한 김보영 감사위원 후보 재선임 안건도 가결됐다. 특히 이날 주총에서는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 여부가 큰 관심을 받았다. 일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가 최 회장의 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낸 데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의결권 미행사를 결정하면서 변수가 커졌다. 집중투표제 과정에서 고려아연 측이 최 회장에 의결권을 몰아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주총으로 고려아연의 이사회 구성은 최 회장 측 11명 대 MBK·영풍 측 4명에서 9명 대 5명으로 재편됐다. 이에 앞서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로 선임할 이사 수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제안인 5명으로 결정되면서 최 회장 측이 승기를 잡았다.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측은 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 투표에 앞서 집중투표제로 선출할 이사 수와 관련한 안건을 주주제안을 거쳐 주총에 상정했다. 최 회장 측 주주제안자인 유미개발과 MBK·영풍 측 제안자인 YPC·영풍·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각각 집중투표제 선출 이사 수로 5명과 6명을 내세웠다. 이 가운데 5명 선임안이 출석 주식 기준 11.77% 더 많은 의결권을 얻었다. 유미개발은 올해 중 주주 투표를 거쳐야 하는 6명의 이사 자리 중 5명만 집중투표제로 선임하고, 남은 한자리는 감사위원 선출 방식으로 뽑아야 개정 상법의 감사위원 분리선출 2인 이상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MBK·영풍 측은 지난해 주총과 마찬가지로 최 회장의 고려아연 경영을 감시하고 견제하려면 현 경영진과 차별화된 독립적·전문적 이사를 골고루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MBK·영풍 측이 제안한 이사 1명이 이사회에 추가 진입하면서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이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3월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측의 이사회 구성이 11:4 구도로 이뤄진 이후에도 양측은 내내 이사회 결정에 대한 법원 가처분 신청으로 공방을 주고받았다. 고려아연이 지난해 12월 미국 테네시주에 11조원을 투자해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립하기 위해 미국 정부, 미국 투자자들과 함께 세운 합작법인(JV) 크루셔블 메탈스에 제3자 유상증자를 단행한 뒤 MBK·영풍 측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줬다. 정관 개정을 둘러싼 표 대결에서는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1명에서 최소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 의안이 출석 주식수의 53%의 의결권을 확보해 최종 부결됐다. 정관 개정 안건은 출석한 주주 의결권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주총에서 의결된다. 분리선출 방식으로 선출해야 하는 감사위원을 2명 이상으로 규정한 2차 개정 상법이 오는 9월 10일부터 시행되는데 관련 정관을 고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다른 상장기업들도 개정 상법에 맞춰 이 같은 정관 개정 안건을 올려 의결한 점에 비춰 이례적인 결과로 해석된다. 관련 안건 상정 뒤 주주 토론 과정에서 MBK·영풍 측 주주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대리인은 “개정 상법의 취지에 따라 분리선출 감사위원 수를 2명으로 확대하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분리선출 감사임원을 확대하는 개정 상법 시행이 9월 10월부터인데 굳이 지금 해당 안건을 상정하는 이유가 모호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차 개정 상법에 맞춰 정관 변경 절차를 마치려면 늦어도 9월 초까지 주주총회를 최소한 한번 더 열어 관련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 이를 제외하고 고려아연 측이 개정 상법 시행에 대비해 제안한 정관 개정 내용은 대부분 가결됐다. MBK·영풍 측이 제안한 정관 개정 주주제안 5개 중에서는 최소한 3일 전까지 이사들에게 이사회 소집을 통지할 것을 규정하는 정관 개정 안건이 전체 출석 의결권 주식의 100% 가까운 찬성표를 받으며 가결됐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중소 플라스틱 업계, 원자재 부족에 셧다운 위기”

“수출 중소기업은 중동 사태로 항공과 해상 운송이 중단되면서 수출 취소·물류비 급등 등 막대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납사(나프타) 수입 중단과 함께 국내 석유화학 대기업이 가동률을 대폭 줄이면서 중소 플라스틱 업계도 원자재 부족으로 셧다운 위기에 있습니다." 2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동상황 대응을 위한 중소기업 간담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같이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번 간담회는 중동 사태 장기화로 촉발된 물류 대란과 원자재 공급망 차질 등 중소기업계의 현장 위기를 점검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실물 경제 대책 및 입법·재정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청래 당대표를 비롯해 한정애 정책위의장, 강준현 수석대변인, 김영환 당대표 정무실장, 안도걸 중동사태 경제 대응 TF 간사 등이 참석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김기문 회장, 배조웅 수석부회장과 함께 의료기기, 식품, 플라스틱, 알루미늄, 물류 등 중동 사태 관련 업종별 대표자 15여 명이 자리했다. ◇중동發 악재에 흔들리는 제조 중소기업 공급망 중동 사태 장기화는 단순한 물류 운송 지연을 넘어 국내 제조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과 생산 차질로 직결되고 있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상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의 충격은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하는 2·3차 중소 협력사들에게 가장 먼저 전이되는 양상이다. 물류비 인상과 납기 지연, 원자재 수급난이 동시에 겹치면서 중소 제조업계 전반의 조업 안정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원유 및 납사 조달 차질로 산업 생태계 전반에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김 회장은 “중동사태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들이 해소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도 함께 대안을 고민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원유의 71%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어 중동 사태 직후 납사(44.8%↑)와 에틸렌(72.2%↑) 등 핵심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다. 중기중앙회의 플라스틱 업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90%는 수익성 악화를, 80%는 납기 지연을 우려했으며 50%는 생산 감소 및 중단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물류 부문에서도 글로벌 주요 선사들의 긴급 운임 인상 및 전쟁위험할증료 부과 등으로 노선 운임이 최대 70%까지 상승했고, 카타르 제련소 가동 중단 여파로 조달청 비축 알루미늄 가격 역시 톤당 527만원에서 614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이에 중기중앙회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6대 과제를 건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수출바우처 제도 개선 및 패스트트랙 기준 완화 △물류비 지원 대상을 전 노선 수출 중소기업으로 확대 △포워더 중소기업 대상 긴급 물류 보전 등 지원체계 마련 △주유소 금융비용 완화를 위한 석유유통시장 거래구조 개선 △공급망내 간접피해 중소기업까지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확대 △가격 급등기 비축물자 완충 장치 마련 및 공공조달 단품 슬라이딩 제도 도입을 요청했다. 정청래 대표는 “글로벌 위기 중동 상황으로 인해 우리 경제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현장의 심각성에 공감했다. 정 대표는 “중소기업이 강해야 나라 경제도 강해지는데 중소기업이 흔들리면 나라 경제가 흔들리고 나라도 흔들린다"면서 중소기업 지원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어 정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타이밍이 제일 중요하다"며 “우리 추경도 제가 생각했던 거보다 더 많이 편성을 할 것 같다. 25조원 규모로 긴급 추경을 편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추경을 국회 통과시키겠다"며 신속한 집행 의지를 피력했다. 정 대표는 재정 지원과 함께 입법 및 제도적 지원도 약속했다. 정 대표는 당내 '중동 상황 경제 대응 TF'를 언급하며 “환율도 불안한 상황이다. 환율 3법도 빨리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간담회는 정청래 당대표 취임 후 중소기업계와 약속한 '분기별 소통'의 일환으로, 지난해 9월과 12월에 이은 세 번째 정례 회동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9월 중기중앙회를 처음 방문해 노란봉투법 및 상법 보완 등 노동·경영 입법 과제를 논의했으며, 같은 해 12월 2차 타운홀미팅에서는 납품대금 연동제를 확대한 상생협력법 통과 성과를 공유하고 AI·벤처 규제 혁신 등 추가 입법 과제를 다뤘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전문의 칼럼] 수면장애 환자에게 분할수면은 약인가 독인가?

대한수면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약 20~30%가 만성 수면 문제를 경험하고 있으며, 수면장애 진료 인원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일주기리듬 수면장애 등 다양한 형태의 수면 문제는 심혈관 질환, 당뇨, 우울증, 비만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이런 상황에서 '잠을 두 번 이상으로 나눠 자는' 분할수면이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는 '이분할수면'으로, 밤에 주된 수면을 취하고 낮에 짧은 낮잠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수면장애, 특히 불면증 환자에게 분할수면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면 압력'의 개념이 중요하다. 인간의 뇌는 깨어 있는 동안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을 축적한다. 이 아데노신이 충분히 쌓여야 잠이 온다. 낮잠을 자면 아데노신이 일부 소모되어 밤의 수면 압력이 낮아지고, 불면증 환자의 경우 이미 낮은 수면 압력이 더 떨어져 밤에 더 잠들기 어려워질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한 번의 긴 수면에서도 지속적인 산소 저하와 수면 분절이 일어난다. 반면 과수면증이나 교대근무 장애, 시차적응 문제를 가진 사람에게는 전략적 분할수면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이 분할수면(특히 낮잠 추가)을 시도한다면 다음 원칙을 지켜야 한다. 하나, 낮잠은 20~30분을 넘기지 않는다. 둘, 낮잠 시각은 오후 1~3시 사이가 적절하다. 셋, 야간 주 수면 시간을 줄이지 않는다. 넷, 수면 시간이나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다섯, 2~4주 적응 기간을 갖는다. 한의학은 수면을 음양의 순환과 오장육부의 균형이라는 틀로 바라본다. 한의학적 관점에서 수면장애와 분할수면의 의미를 함께 살펴보면 통합적인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 수면은 양기가 음분으로 들어가는 과정이다. 낮에는 양기가 외부로 활동하고, 밤이 되면 음기가 주도하면서 양기가 내부로 수렴되어 잠이 든다. 이 음양의 교체가 원활하지 않으면 불면, 다몽(多夢), 조각잠 등의 수면 문제가 생긴다. 흥미롭게도 분할수면의 '첫 번째 잠'과 '두 번째 잠' 사이의 각성 시간은 한의학의 자시(子時, 밤 11시~새벽 1시) 전후와 맞닿는다. 자시는 음기가 극에 달해 양기로 전환되는 시각으로, 이 시간대의 짧은 각성은 음양 교체의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 있다고 한의학계 일부에서는 해석한다. 한의학은 수면장애를 단일 질환이 아닌 체질과 변증(辨證)에 따라 구분한다. 심비양허형은 걱정이 많고 쉽게 피로하며 잠이 얕은 경우, 심신불교형은 가슴이 답답하고 발바닥이 뜨거우며 잠을 못 이루는 경우, 간기울결형은 스트레스·분노·억울함이 원인인 경우, 담열내요형은 기름진 음식과 과식으로 비위에 열이 쌓인 경우를 말한다. 침 치료는 자율신경계 균형을 조절하고 세로토닌·멜라토닌 분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수면 관련 주요 혈자리로는 안면(귀 뒤쪽), 신문(손목 내측), 삼음교(발목 내측), 백회(정수리) 등이 많이 활용된다. 뜸 치료는 복부의 중완, 기해, 관원 등에 시술하여 신체 전반의 양기를 보강하고 체온 조절을 통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한의학에서는 오후의 짧은 낮잠을 '오수(午睡)' 또는 '자오공(子午功)'이라 부르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정오(낮 11시~오후 1시)는 심(心)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시간으로, 이 시간 전후의 짧은 휴식은 심화(心火)를 식히고 음기를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다만 한의학에서도 낮잠이 지나치면 오히려 무기력과 소화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현대 수면과학이 30분 이상 낮잠을 경계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글=슬찬한방병원 문상현 병원장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업비트 예치금에 케이뱅크 실적 ‘출렁’…엇갈린 제휴 효과

케이뱅크가 업비트 예치금 이용료율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역성장했다. 예치금의 평균 잔액 규모가 늘었고 이용료율까지 오르며 이자이익이 감소했다. 다만 케이뱅크는 전체 수신에서 업비트 예치금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회사 성장성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11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1281억원) 대비 12.1% 감소한 규모다. 비이자이익은 113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한 반면 이자이익은 4442억원으로 7.8% 감소했다. 이자수익은 1조795억원으로 4.7%(485억원) 늘었으나, 이자비용이 6353억원으로 15.7%(860억원)나 증가하며 이자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 예치금 이용료율 상승 영향이 컸다. 2024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며 이용료율이 0.1%에서 2.1%로 크게 높아졌다. 기존에는 요구불예금 수준의 이자를 지급했으나 정기예금 수준으로 높아지며 케이뱅크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급증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1~3분기 업비트에 1080억원의 예치금 이자를 지급했다. 2023년 95억원에서 2024년 567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3분기까지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비트 예치금 평균 잔액도 늘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평균 잔액은 6조3334억원으로, 전년(4조7882억원) 대비 32.3% 증가했다. 반면 예치금 운용 수익은 감소했다. 2024년 1435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188억원으로 줄었고, 운용수익률 역시 3%에서 1.88%로 하락했다. 예치금이 증가해도 이용료율이 상승하며 수익성은 악화된 셈이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어 은행 체력에는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달 진행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예금과 대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해지고 있어 업비트 예치금이 회사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 총수신 잔액 28조4319억원 중 업비트 예치금 잔액은 5조8327억원으로 20.5%를 차지했다. 2024년 말에는 총수신 28조5678억원 중 업비트 예치금이 8조4805억원으로 29.7% 수준이었다. 2021년 말 50%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업비트와 제휴는 오는 10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제휴 종료 시 비용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신규 고객 유입과 수수료 수익 측면에서 케이뱅크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하지 못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로부터 발생한 펌뱅킹 수수료 수익은 143억원으로, 케이뱅크 전체 수수료 수익(439억원)의 32.6%를 차지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디지털 자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사업도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 행장은 “그동안 혁신 뱅킹 서비스와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제도(KYC)를 업비트에 제공하며 업비트 성과에 기여하며 결실을 함께 나눴다"며 “스테이블코인 사업을 위한 블록체인 기술을 상당 수준 내재화하고 있는 만큼 디지탈 자산 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대동맥판막협착증, 비수술적 ‘TAVI 시술’로 돌연사 막는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고혈압, 당뇨병, 심부전 등 만성질환과 심혈관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 급증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심부전이나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희대병원(병원장 김종우)은 “최근 93세와 91세의 초고령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여성 환자에게 전신마취나 개흉 없이 시행하는 최소침습 시술인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TAVI, 타비 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24일 밝혔다. 두 환자 모두 시술 후 빠르게 안정적 상태로 회복했으며,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등 삶의 질이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병원은 설명했다. 경희대병원 심장내과 이진호 교수는 “고령자일수록 전신마취와 개흉 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적극적인 치료 대신 약물치료로 상태를 유지하거나 치료 자체를 미루는 경우도 있지만,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나이에 거의 관계없이 다양한 치료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퇴행성 심장질환인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에서 전신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대동맥판막이 좁아지는 질환으로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한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진행되면서 △호흡곤란 △흉통 △어지럼증 △실신 등이 나타난다. 이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노화에 따른 판막 석회화가 주된 원인"이라며 “증상이 나타난 뒤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예후(질환의 경과 및 결과)가 매우 나빠지고, 심부전이나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 진단은 심장초음파로 판막 면적과 압력 차이를 평가하며, 중증·증상 동반 시 약물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원인인 판막 교체가 필요하다. 치료는 개흉 수술을 통해 손상된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적 대동맥판막치환술(SAVR)과 최소 침습 시술인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TAVI)이 대표적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수술적 대동맥판막치환술은 치료 성적이 우수하지만, 개흉과 심폐기 사용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이기 때문에 고령이거나 수술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새로운 대안으로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이 주목받고 있다.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은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로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최소 침습 시술인데, 신체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것이 주요 장점이다. 혈관 합병증이나 전기 자극의 흐름이 차단된 경우(전도 장애)를 최소화하려면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와 전신 상태를 면밀히 평가해야 한다. 고도의 영상 장비와 숙련된 술기가 요구되는 고난도 시술로 심장내과·흉부외과·영상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 간의 원활한 다학제 협진과 의료진 경험이 안전성과 치료 성적을 좌우한다. 이 교수는 “TAVI는 의료진의 풍부한 시술 경험과 체계적인 협진 시스템을 갖춘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다주택자부터 죈다”...정부, 대출규제 강도 막판 ‘고심’

부동산 시장을 겨냥한 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시장 안정 메시지를 내놓으며 규제 필요성을 강조한 영향으로, 이르면 이달 말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 대책이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는 우선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이후 비거주 1주택 보유자까지 규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출 규제가 주택 공급 부족과 맞물릴 경우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실수요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임대차 시장에 미칠 파장까지 고려한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수도권 규제지역의 다주택자, 비거주 1주택자, 등록임대주택 사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거주 목적 외에 주택을 소유하는 자는 대출이나 세 부담을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가 받는 현행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5억원 이상 초고가주택 보유자가 해당 주택에 거주하지 않으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는 내용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부동산 개혁 의지가 워낙 확고한 점을 고려할 때 재산세 세 부담 상한선 상향,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1주택 보유세 과표구간 세분화 등 가동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만, 이 과정에서 실효세율이나 납세자의 담세력 등을 고려해 최종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중 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금지하는 내용은 실효성을 두고 논란이 제기된다. 2024년 기준 서울 장기 매입 민간임대주택 가운데 아파트 비중은 20%를 하회하고, 비아파트가 80%에 달한다. 정부가 임대사업자의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비아파트 중심으로 매물이 나와 집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올해는 아파트뿐만 아니라 비아파트 매물도 줄어든 점을 고려할 때 정부가 임대사업자의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 시장에 유통 매물을 늘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정부가 다주택자, 임대사업자를 중심으로 규제를 강화하면 단기간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공급 물량이 부족한 현재 분위기에서는 정부의 규제가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실수요자들의 주거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1만원으로 1년 전(135만원)보다 약 11.9% 올랐다. 아울러 정부의 잇따른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통화량이 늘어 화폐가치가 하락한 점도 집값에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정부, 청와대는 중동사태에 대응하고자 25조원 규모의 긴급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기로 했다. 올해 초에는 행정통합으로 출범하는 통합특별시에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행정통합 인센티브 방안'을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금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는 건 거래표본이 적어 통계가 왜곡됐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시장은 관망세를 보이면서 신저가와 신고가가 공존하고, 궁극적으로는 전월세 가격이 올라 실수요자, 취약계층의 주거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나 지금처럼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실수요자,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출규제를 가다듬어야 한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 서울 강남권과 한강변 집값이 인플레이션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일부 시장이 불안했다"며 “현재 정부는 집값 하락보다는 공급 부족이 잠재적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무조건적인 대출만기 연장 불가보다는 정부의 규제들이 임차인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점검하고,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기자의 눈] BTS 컴백 공연, ‘도시관광’으로 이어지려면

지금까지 대한민국 도시의 특정 장소가 실시간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사례가 있을까.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공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이 펼쳐진 2026년 3월2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광장이 그러했다. 7명의 멤버가 각각 군 복무를 마치고 3년9개월 만에 '완전체'로 한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려는 국내외 '아미'(팬덤명)의 시선이 이곳으로 쏠렸다. 현장에 모인 10만4000여 명(소속사 하이브 추산)과 넷플릭스의 생중계를 지켜본 190개국 팬들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미디어도 집중 조명했다. 이를 통해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글로벌 팬덤이 두터운 그룹의 대형 공연이 '도시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광화문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고궁과 빌딩을 배경으로 전통과 현대의 만남은 이색적인 어울림을 완성하며 전 세계에 '서울'을 관광 콘텐츠로 알렸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BTS 공연 1회의 경제효과를 항공, 숙박, 외식, 굿즈 등 잠재적 지출을 고려해 약 1억7700만 달러(2660억 원)로 추산했다. 실제로 공연 당일 광화문광장 인근의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매출이 전주 같은 요일 대비 최대 3.7배 증가했다. 공연장과 동선이 겹치는 점포는 무려 7배 이상 상승할 정도로 도심 전반의 소비를 견인했다. 더 이상 방탄소년단의 존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에 그치지 않는다. 이번 공연을 통해 다시금 증명됐다. 이들은 문화 강국을 이끄는 문화 자산이다. 백범 김구 선생이 자서전 '백범일지'의 '나의소원'에 쓴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꿈을 실현했다. 5집 수록곡 '에일리언'(Aliens)의 가사 '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을 통해서도 응답했다. 이제 방탄소년단의 시계는 월드투어 '아리랑'에 맞춰진다. 4월9일과 11~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투어의 포문을 열고 세계로 향한다. 그리고 6월12~13일 부산에서 한국 공연을 마무리한다. 지난 1월 일정 발표 직후부터 해당 지역은 'BTS 경제 효과'에 높은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성공 속 과제는 이들의 공연이 도시 관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의 정착이다. 주최측과 정부·지자체의 역할을 확실하게 나눠 매번 불거지는 바가지 요금 숙박업소, 안전 점검 등을 시스템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암 정복 넘어 암 없는 시대…생활습관·조기검진으로 가능”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올해 1월 발표한 최신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23년 신규 발생한 암환자 수는 28만8613명(남성 15만1126명·여성 13만7487명)으로 전년대비 7296명(2.5%) 증가했다. 전국단위 암발생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9년 10만 1854명에 비해 2.8배로 늘었다. 1999년부터 2023년까지 암유병자는 총 273만2906명(남성119만3944명·여성 153만8962명, 2024. 1. 1.기준)으로 집계됐다. 전년(258만8079명) 대비 14만4827명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암유병자는 현재 300만명 내외일 것으로 추정된다. 암유병자란 암 진단 후 치료를 받는 중이거나 의학적 완치 기준인 5년이 경과한 사람들을 말한다. 암유병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이유는 매년 암 발생률이 늘어나는 한편 생존율이 계속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암 환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완치판정을 받는 '암정복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는 크게 조기진단율의 증가와 치료법 발전에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암 환자수가 계속 늘어나면 암 사망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적고, 게다가 암유병자의 누적으로 인해 국민건강에는 '빨간불' 상태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보건당국과 학계에서 “국내 암 정복의 획기적인 진전을 위해서는 암 예방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사회적인 암 예방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암정복을 향한 희망봉은 돌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가운데, 국가 암정복의 컨트롤 타워이며 암치료의 요람인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가 우리나라 성인의 암예방수칙에 대한 인식수준과 실천현황을 조사한 '2025년 암예방수칙 인식 및 실천행태 조사' 결과를 발표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고령자 암예방수칙 실천율, 젊은층보다 높아 국립암센터는 “이번 '2025년 암예방수칙 인식 및 실천행태 조사'는 암관리법에 근거해 국민의 암 예방 관련 인식과 행태를 모니터링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실시했다"면서 “전국 만 20~79세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전문 조사원이 일대일 면접 조사를 진행했다"고 24일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제정한 '10대 암예방수칙'에 대한 인지 여부와 실천 수준을 중심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4명 중 3명(74.7%)은 암을 생활습관 개선과 조기 검진 등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는 암을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나 불가피한 노화의 결과로 인식하던 과거와 달리, 일상적인 건강 관리를 통해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능동적인 예방 문화가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렸음을 시사한다. 2023년 신규 암환자 절반가량(50.4%)은 65세 이상 고령자이고, 암유병자 중 65세 이상이 140만 8234명(전체 유병자의 51.5%)으로 고령암의 비율이 높다.이번 조사에서 연령대별 실천율을 살펴보면 고령층일수록 '암예방 수칙'을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 예방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응답은 20대(16.8%)에서 30대(28.4%), 40대(39.0%), 50대(45.3%)로 갈수록 점차 증가했다. 60대(50.8%)와 70대(51.9%)에서는 과반을 넘어서며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구체적 노력에 대한 연령대별 비율이 최고 52%(70대)에 불과해 여전한 한계를 드러냈다. 식생활 영역에서 △채소와 과일 섭취 △짠 음식 피하기 실천율이 장년층에서 높게 나타난 점은 고령화 사회에서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려는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암 예방 위한 운동·금주 실천율, 20%대로 낮아 암등록통계의 세부사항을 분석하면,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비만과 신체활동 부족 등 생활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의 발생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전립선암은 서구화 식생활의 영향으로 남성암 발생 1위로 올라섰으며, 췌장암 또한 대사적 위험요인의 장기 축적으로 인해 고령층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고령층 암 발생의 상당 부분이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생활습관 요인의 결과라는 점에 주목한다. 암 발생은 통상 장기간에 걸친 위험요인 노출의 결과인 만큼, 고령사회의 암 부담을 근본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젊은 시절부터 형성된 올바른 생활습관을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금연의 경우 인식도(91.3%)와 실천율(79.3%)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암검진 실천율 또한 70.7%로 국가암검진 체계가 국민 생애주기에 맞춰 안정적으로 정착되었음을 입증했다. 다만 운동(24.4%)이나 금주(26.2%) 등 개인의 지속적인 의지가 요구되는 생활습관 영역은 인식도에 비해 실천율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낮았다. 이러한 경향은 젊은 층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 “이제는 변화하는 암 발생 지형에 맞춰 '생활습관 요인'을 전 생애에 걸쳐 관리하는 실천적 단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고령사회 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생활습관 개선을 짧은 실천이 아닌 '평생 관리'의 관점에서 접근하도록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전 세대에 건강관리 문화가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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