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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부총리 후보, 15일 인청 앞서 정책 방향성 윤곽…“확장 재정·과세 정상화”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인사청문회에 앞서 적극적 재정 투입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이재명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정부의 재정 운용도 성과가 있다 보고, 공급능력 확충 등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법인세를 더 낮추지 않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세금 부과 등 '과세 정상화'를 통해 성장과 세수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기조도 밝혔다. 그는 논란이 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상속·증여세 완화 등은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재경부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15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대외 불확실성, 우리 경제 구조적 문제에 대응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 취임 후 정부의 재정 운용이 “성과를 내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올해와 내년 예산안도 “잠재성장률 확충과 양극화 완화 등 구조적 문제 대응에 초점을 두고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내년 예산안으로 올해보다 12.8% 증가한 820조9000억원,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 야당은 정부의 지속된 확장적 재정 기조로 국가채무, 의무 지출 등이 과도하게 늘어 재정 여력을 제약하고 지속가능성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면서도 “적극적 재정 역할과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는 성과 중심 재정운용 등을 통해 조화롭게 추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세계 각국도 코로나 이후 재정 준칙 적용을 유예·완화하는 중인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때 정부의 재정·금융 지원으로 가계소득과 소상공인의 경영을 뒷받침하고, 소비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게 이 후보자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 후보자는 법인세 인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재정의 지속가능성 목적의 과세 정상화 의지도 내비쳤다. 2026 개정세법에 따라 올해부터 법인세율이 모든 과세표준 구간별로 1%포인트(p) 씩 인상됐다. 법인세율은 지난 2023년 1%p 인하됐다 3년 만에 다시 환원됐다. 그는 “법인세 인하 논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응능부담 원칙에 따라 법인세 부담을 정상화하고, 과세 정상화로 마련된 재원으로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해 성장과 세수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의 비수도권 투자를 위한 법인세의 지역별 차등화 주장에 대해 그는 “지역·법인 간 과세형평,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상속·증여세 최고세율 인하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일부 해외 국가들과 비교 시 우리나라 상속세율이 높아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동시에 불평등 심화, 과세형평성 등을 고려해 세 부담을 완화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 상존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후보자는 “다양한 의견 수렴과 재정여건·수혜대상 등을 감안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행은 분명히 하면서도 금투세 포함 자본이득세 도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내 주식 매매차익에 과세하는 금투세가 폐지되면서 대주주를 제외한 일반 투자자들은 매매차익에 비과세되고 있다. 반면 가상자산 투자 이익에는 내년부터 지방소득세 포함 총 22%의 세금이 붙는다.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시작된다. 국내 주식과의 과세 형평성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후보자는 “주식의 경우에도 현재 양도세, 거래세 등으로 과세 중인 점을 감안하면 가상자산도 과세하는 것이 형평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구체적인 과세기준도 연내 국세청 고시로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을 이용한 가상자산 거래, 가상자산 양도·대여에 대한 과세도 분명히 하며 “세금 회피나 탈세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금투세 포함 자본이득세 도입에는 금융시장·산업 변화에 대응한 제도 정비, 공평한 금융 과세체계 구축 등을 들어 “시장 여건이 충분히 안정된 이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비거주 1주택 종합부동산세 공제액을 9억원으로 낮췄다 다시 12억원으로 수정한 정부 세제개편안 지적 관련 그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도가 저하될 우려가 있는 점은 받아들인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거주 중심으로 주택시장을 정착시키겠다는 것은 확고한 방향성이 있는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석유최고가격제 딜레마…국민 부담 커지고, 정유업계 적자 심화

시행 7개월 차에 진입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출구전략을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동정세 악화 여파로 국제유가가 100달러선을 재차 넘기면서다. 정책으로 눌러둔 기름값의 청구서가 계속 불어나면서 국민 혈세투입 부담을 키우는 상황에서, 정유업계의 내수 사업 적자 우려까지 가중시키며 최고가격제가 존폐 딜레마에 빠져든 모양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고가격제는 지난 13일 오전 0시를 기해 시행 7개월 차에 들어섰다. 산업통상부가 중동사태 초기인 지난 3월 13일 석유제품 가격 급등에 대응해 제도를 한시적으로 도입했는데, 이 같은 비상조치가 반년을 넘긴 셈이다.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의 판매가격 상한선을 설정해 국제유가 급등분이 국내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전가되는 것을 막는 제도다. 유가가 비교적 안정됐던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중단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이달 초 중동정세가 급격히 악화한 데 따라 유가 역시 급등세를 보이며 종료 시점이 요원해졌다는 평가다. 최고가격제는 적어도 올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2일 설정된 9차 최고가격의 적용기간(4주)이 오는 19일을 전후해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산업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4분기 최고가격제 손실보전을 명목으로 1조4497억원 규모 예산을 편성해뒀기 때문이다. 당장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최고가격제의 연속성을 암시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원유와 국제 정제유가는 폭등 중이지만, 국내 정제유는 최고가격제와 수출물량 통제로 무리없이 안정적 가격과 공급물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유가에 관해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최고가격제 지속에 따른 구조적 비용부담 확대 현상이다. 제도를 통해 내수 석유제품 가격 상단을 강제로 눌러둔 만큼 제도 시행기간이 길어질수록 정부가 정유업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지출해야 할 비용 규모도 누적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당초 정부는 6개월(2~3분기) 최고가격제 운영으로 발생하는 정유업계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4조2000억원 규모 예산을 추가경정(추경)했다. 업계는 이 기간 손실액만 5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업부가 4분기 손실보전 몫으로 내년 예산을 1조5000억원 가까이 편성해 둔 가운데, 최고가격제가 내년 이후까지 운영되면 실제 보전 규모에 따라 내년에도 추경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야 할 수 있다. 누적 확대되는 재정 지출은 형평성 측면에서도 부담이다. 조세를 기반으로 마련된 국가 재정을 투입해 내수 석유제품 가격을 할인하면서, 재정 수혜가 차량 보유자 혹은 석유제품 다소비자 등 특정 집단에 집중되는 '역진성'을 심화시키기 때문이다. 이홍 산업연구원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 부연구위원은 한국법제연구원이 지난 6월 발간한 '법연 91호'를 통해 “현행 최고가격제는 유가 급등 초기 패닉 국면에서 기대인플레이션 확산을 막기 위한 단기 조치로서 일정한 합리성이 있었다"면서도 “제도를 지속할수록 재정 비용과 수혜의 역진성, 가격 신호 왜곡, 종료 시 반등 이라는 비용이 누적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의 초점은 최고가격제를 연장하는 데서, 이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면서 대안수단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했다. 비용 부담은 제도 적용 당사자인 정유업계도 마찬가지다. 최고가격제로 내수 사업 손실이 꾸준히 누적되는 가운데, 호르무즈·홍해 양대 노선의 통항 차질로 원유 도입비가 증가하고, 손실보전 지연까지 겹치며 고충이 누적되는 까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고가격제로 내수 시장에 석유제품을 원가 수준으로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이익은 수출에서 발생하는데, 최고가격제 수출 제한과 매점매석 고시 영향으로 이마저도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실보전도 당초 예정 시점보다 늦어져 불확실성을 키우는 구조"라고 했다. 당초 정부 손실보전(2·3분기)은 지난 6월 말과 이달 말 각각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정산 기준 등에 대한 정부·업계 의견차이가 지속되며 1차 정산(2분기)조차 아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처럼 최고가격제로 내수 사업여건이 경색된 상황에서 중동정세마저 악화하며 시장에서는 국내 정유업계의 내수 영업실적 적자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는 19일 10차 최고가격에서 상한 가격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내수 가격의 비탄력적 특성을 감안하면 중동 혼란이 지속되는 경우 업계의 내수 적자폭은 향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유가 곧 떨어진다” 트럼프 장담…중동 외교는 ‘난항’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대를 모았던 중동 지역의 외교적 돌파구 마련도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이란과 걸프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가 연기된 데다 중동의 양대 핵심 에너지 수송로를 둘러싼 무력 긴장까지 고조되면서다. 14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오후 2시 43분 기준 전장 대비 2.22% 오른 배럴당 106.94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선 브렌트유는 지난 한 주에만 8% 넘게 오른 데 이어 이번 주 첫 거래일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간 내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약화한 점이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은 전날 오후 11시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내일(14일) 살랄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역내 회의가 연기됐다"고 밝혔다. 당초 이란은 이날 걸프 국가들과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항로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이 자리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관리 방안과 관련해 오만과 마련한 합의안을 다른 국가들에 제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이란 외무부가 회의 개최를 발표한 이후 바레인이 불참을 선언했고, 후티 예멘 반군의 공세에 직면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참석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란 국영매체 파르스통신은 이란 외무부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오만 회의가 일부 역내 국가들의 요청에 따라 연기됐으며, 이 결정은 이란과 오만이 공동으로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이란이 오만 측과 협의를 거쳐 회의를 개최할 새로운 날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 연기 결정은 사우디의 핵심 송유관인 '동서 파이프라인'이 최근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나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자 사우디는 홍해를 통해 원유를 수출해왔고 이 송유관이 핵심 우회로 역할을 해왔다. 하루 원유 수송량은 약 500만 배럴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4~5%에 달한다. 총연장도 약 1200㎞에 이른다. 설상가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대신해 활용되던 홍해 항로에서도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둘러싼 후티 반군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사우디 입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이 동시에 위협받는 셈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긴장감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 해상무역작전국(UKMTO)은 전날 한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발사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격으로 선박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선원들은 결국 배에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측도 자국 연안에서 이란 상선 한 척이 공격을 받아 1명이 숨지고 선원 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쟁과 에너지 공급 불안이 동시에 심화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전쟁이 오는 11월 중간선거 직후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낙관론을 거듭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아일랜드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의 전쟁 종료 시점을 묻는 말에 “아주 가까운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중간선거 직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전쟁이 끝나면 유가는 급락할 것"이라며 종전 이후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기자의 눈] ATM 줄이는 은행, 금융 접근성은 누가 지키나

현금 사용이 줄고 모바일뱅킹이 일상화되면서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러나 ATM이 줄어들수록 고령층과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금융 접근성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금융권의 책임도 커지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용률이 낮은 ATM을 유지하는 비용을 줄이고 디지털 금융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현금 사용 감소와 비대면 금융 확산이라는 변화 속에서 오프라인 채널을 효율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모든 금융 소비자가 디지털 금융에 익숙한 것은 아니다. 실제 ATM 감소세는 뚜렷하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말 2만9321개였던 전국 은행 ATM은 올해 6월 말 2만4711개로 3년 반 만에 4610개, 15.7% 줄었다. 은행 영업점 역시 같은 기간 5657개에서 5381개로 276개 감소했다. 특히 지역별 감소폭을 보면 금융 접근성 문제를 단순히 은행의 점포 효율화로만 보기 어렵다. 울산의 ATM은 21.5%, 경남은 20.8%, 제주도는 18.2% 줄었다.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ATM이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인구와 거래량이 적은 지역일수록 은행이 오프라인 채널을 유지할 유인이 작기 때문이다. 문제는 ATM이 단순히 현금을 인출하는 기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소비자에게는 ATM 한 곳이 사라지는 것이 큰 불편이 아닐 수 있다. 반면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현금 사용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ATM은 여전히 중요한 금융 인프라다. 특히 지방에서는 ATM 하나가 사라질 때 이를 대신할 시설을 찾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은행에 모든 ATM과 영업점을 과거처럼 유지하라고 요구하기도 어렵다. 이용률이 낮은 시설까지 일률적으로 유지하면 은행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결국 금융서비스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은행의 효율화를 막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 접근성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다. 금융위원회도 금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우체국을 통한 은행대리업을 시범 운영하고 은행권 공동 ATM 확대를 추진하는 등 대체 금융채널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은행이 줄인 금융 인프라를 공공 영역이 어디까지 대신할 것인지, 공동 ATM을 어느 지역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앞으로는 ATM의 절대적인 숫자보다 지역별 금융 접근성을 기준으로 시설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고령층 비중과 인구 규모, 주변 대체 금융채널의 유무 등을 고려해 금융 취약지역을 정하고 최소한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은행별로 따로 ATM을 유지하기보다 금융권이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렇다고 그 변화의 비용을 금융 취약계층에 일방적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은행의 효율성과 금융의 공공성이 충돌하지 않도록 사라지는 ATM의 빈자리를 누가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마련해야 할 때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티빙 이어 무신사까지…‘7곳 중 1곳’ 보안인증 받고도 뚫렸다

티빙에 이어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의 실효성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월 인증제 전면 개편을 발표했지만 사고기업 관리 강화 등 일부 대책은 아직 제도 정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 14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ISMS와 ISMS-P 제도 개편을 위한 법령과 안내서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고기업에 대한 관리 강화와 인증심사 인력 및 절차 개편 등은 2027년 시행할 예정이다. 최근 인증기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강화된 사후관리 체계가 현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ISMS는 기업이 정보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하고 운영하는 관리체계가 인증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하는 제도다. ISMS-P는 여기에 개인정보 보호체계까지 포함한다. 심사항목은 각각 80개와 101개다. 인증 유효기간은 3년이며 매년 사후심사를 받는다. 최근 사고가 발생한 티빙과 무신사 모두 ISMS 인증기업이다. 티빙에서는 약 3954만개 계정의 개인정보와 소스코드 등 기술자산이 유출됐다. 정부 조사 결과 공격자는 개발환경 접근키를 탈취한 뒤 운영환경 접근키까지 확보해 아마존웹서비스(AWS) 운영환경에 접근했다. 운영환경 접근키 상당수는 소스코드에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저장돼 있었다. 데이터베이스(DB) 접속정보도 평문으로 관리됐다. 정부는 접근키 관리가 ISMS 인증기준에 명시된 사항임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에서는 지난달 주문정보 조회 API에 비정상적인 외부 접근이 발생해 약 16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고객 이름과 이메일, 휴대전화번호, 배송정보와 파트너사 담당자 개인정보 등이 포함됐다. 무신사는 지난 6월 29CM을 포함한 온라인 서비스 운영에 대해 ISMS 인증을 받았다. 인증 약 두 달 만에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다만 이번 사고가 발생한 주문정보 조회 API가 당시 인증심사 대상에 구체적으로 포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무신사 관계자는 “현재 관계기관 조사와 내부 점검을 통해 사고 원인과 관련 시스템의 인증 및 점검 범위, 보안 통제의 작동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신사는 사고 직후 해당 접근 경로를 차단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보위에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현재 개인정보 처리와 보안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보완 조치를 이행할 방침이다. 인증기업의 침해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ISMS와 ISMS-P 인증기업 1283곳 가운데 179곳에서 침해사고가 발생했다. 약 14%로 7곳 중 1곳꼴이다. 정부도 당시 통신과 이커머스 등 인증기업에서 사고가 이어지자 인증제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기존 인증심사의 한계도 인정했다. 서면자료와 특정 시점의 심사만으로 실제 현장의 취약점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제한된 인력으로 기업이 제출한 자료를 일부 추려 확인하는 방식도 실질적인 보안 수준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인증 이후 관리도 허점으로 지목됐다. 사고기업에 별도의 강화된 사후관리 체계가 없었고 상시점검도 미흡했다. 제도 시행 이후 인증취소 사례도 한 건도 없었다. 개보위는 인증기업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인증범위와 실제 침해범위 간 차이, 인증 이후 관리체계 유지 문제 등을 꼽았다. 개보위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인증을 받은 범위와 실제 해킹 등이 발생한 범위가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며 “인증 이후 관리체계에 대한 유지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인증심사를 서면 중심에서 현장 검증 중심으로 바꾸는 내용의 실효성 강화방안을 내놨다. 사고기업 등에는 취약점 진단과 모의해킹 등 기술심사를 강화하고 심사인력과 기간을 확대한다. 취약점 점검 대상 자산도 기존 10개에서 최대 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인증 이후에는 기업이 관리체계 운영 상태를 주기적으로 자체 점검하도록 한다. 사고 이력도 별도로 관리해 향후 인증심사에 반영한다. 중대 사고가 발생한 기업은 정부 조사와 처분이 끝날 때까지 인증심사를 중단하고 이후 사고 대응 결과에 따라 인증 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개편 작업은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추진하기로 한 상시점검 체계와 사고이력 관리, 인증취소 관련 제도도 법령과 안내서 개정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 개보위 관계자는 “현재 관련 법령 개정 작업과 안내서 개정 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사고기업 관리 강화와 인증심사 인력 및 절차 개편 등을 2027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대미 투자 변수 ‘웨스팅하우스 인수’…지재권 해결과 손실 위험의 두 얼굴

정부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여부가 핵심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과 함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까지 협력 방안으로 거론되면서 국내 원전 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다만 대규모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원전 사업 특성상 수익성과 사업 위험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14일 관가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미국과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12일 미국에서 협상에 나섰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귀국 직후 “많은 이슈에서 합의에 근접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주 안에 최종 타결을 시도하고, 타결이 결정되면 발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장관은 “마지막 사인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며 구체적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투자 한도는 기존 합의대로 총 2000억달러, 연간 200억달러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대상 사업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와 원전 건설이 거론된다. 한미 양국이 미국 내 최대 8기의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원전에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일부에는 한국형 APR1400을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부는 그러나 원전 투자 규모와 노형 등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투자 대상으로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원전 노형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 갈등이 있는 미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인수도 거론된다. 현재 웨스팅하우스 지분은 캐나다 브룩필드와 우라늄 업체 카메코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지분 확보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원전 산업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사이에서 반복돼 온 지식재산권 문제를 완화하고 미국뿐 아니라 제3국 원전 시장에서 공동 수주 가능성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 조건과 위험 부담은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고 인허가 지연이나 공사비 증가에 따라 사업비가 크게 불어날 수 있다. 지난 2006년 일본 도시바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했다가 미국 원전 사업의 공기 지연과 비용 증가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은 사례도 있다. 지분 확보가 기존 원전 수출 계약의 제약을 실질적으로 얼마나 완화할 수 있고 이익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원전 시장 진출에 앞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김범년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도 한국과의 원전 협력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만큼 조급함을 내려놓고 긴 안목에서 조건과 실익을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믿었더니 비용 폭탄”…이란 전쟁, 아시아 ‘脫 LNG’ 앞당기나 [이슈+]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5분의 1이 차질을 빚으면서 아시아 신흥국들의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 LNG에 의존해온 국가들이 잇따라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을 경험하자 LNG의 장기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한 결과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태국, 베트남 등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 구매국들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현물 LNG 구매에 74억달러(약 10조원)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국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 장기계약을 통해 비슷한 규모의 LNG를 확보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약 31달러(약 4조원)였다. 전쟁으로 LNG 조달 비용이 두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주변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 공급으로 에너지 수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장기계약으로 확보했던 물량에도 차질이 발생했고, 결국 가격이 급등한 현물시장으로 내몰렸다는 설명이다. S&P글로벌에 따르면 동북아 LNG 현물가격 지표인 JKM은 현재 MMBtu당 20달러 후반대로, 2022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쟁 전 JKM이 10달러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세 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특히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LNG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을 경험한 데 이어 이번 중동 전쟁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반복되면서 LNG가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는 평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LNG는 올해 전까지만 해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화석연료 가운데 하나로 평가됐다. 석탄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적은 LNG가 핵심 '가교 연료'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글로벌 LNG 수요가 6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가 수요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자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LNG 의존도를 낮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석탄과 원자력, 자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공급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최근 4년간 배터리 가격이 30% 이상 하락하면서 일부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는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때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혔던 파키스탄 역시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질을 직접 경험한 만큼 앞으로 태양광과 수력발전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NEF(BNEF)의 악샤이 모디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방글라데시도 소비자의 태양광 패널 설치를 유도하기 위한 각종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공급이 끊긴 카타르산 LNG 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이미 20억달러가 넘는 비용을 지출했다. 반면 베트남과 필리핀의 경우 다시 석탄 사용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모디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가스 가격 상승에 더해 강력한 엘니뇨 현상으로 냉방용 전력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석탄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LNG 구매업체 SEFE 마케팅앤트레이딩의 파비안 코르 아시아 담당 수석부사장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가격이 현재와 같은 수준에 계속 머문다면 LNG가 다른 대체 연료와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를 중심으로 추진돼온 대규모 LNG 관련 투자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에 따르면 필리핀과 태국, 베트남 등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지난 5년 동안 총 520억달러 규모의 가스화력발전소 47개가 취소 또는 철회됐거나 사업 추진에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IEEFA의 샘 레이놀즈 아시아 LNG·가스 부문 연구책임자는 “10년 전 업계 전망을 되돌아보면 LNG 발전이 향후 LNG 수요 증가의 가장 큰 원천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차례의 지정학적 분쟁은 LNG 산업에 매우 부정적인 사건"이라며 “하지만 두 번째 지정학적 분쟁이 발생했다는 것은 이제 하나의 패턴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아 국가들도 근본적으로 이 같은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790조 기후금융 닻 올렸다”…정부, ‘탄소 감축 기업’ 금융지원 속도

기업의 탄소 감축 투자를 뒷받침할 금융 지원 체계가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기후금융 공급에 나선 데 이어 업종별 탄소 감축 기준을 마련하고, 금융회사가 이를 실제 대출·투자 심사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요섭 금융정책국장 주재로 '기후금융 활성화 테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그동안의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전환금융의 정착 방안과 관계기관 간 협력 체계 등이 논의됐다. 회의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 은행연합회, KB·신한금융지주 및 민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특히 금융회사가 기업의 탄소 감축 노력을 실제 금융 지원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업종별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이 본격화된다. 금감원은 전환금융 실무 TF를 통해 지난 8월 말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의 세부 조항을 구체화한 실무 모범규준 초안을 마련했다. 오는 10월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하고 금융회사들의 전환금융 상품 개발과 시범 운영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전환금융을 심사할 때 기업의 감축 계획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업종별 탄소감축 로드맵'과 금융심사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회사의 파일럿 상품 출시를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산업통상부는 철강·석유화학·시멘트·정유·전자조립 등 탄소 배출이 많은 5개 업종을 대상으로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반영한 업종별 탄소감축 로드맵 계획을 공유했다. 기업의 친환경 설비 투자와 공정 전환을 금융이 뒷받침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마련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정부의 기후금융 공급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는 앞서 2월 발표한 '기후금융 활성화 방안'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총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들어서는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실제 자금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5개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은 올해 7월까지 모두 42조원의 기후금융을 공급했다. 연간 목표액의 74.1%에 해당하는 규모다. 실제 지원 사례도 이어졌다. 산업은행은 수소·암모니아 기반 에너지 생산을 위한 전동기·발전기 제조업체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수출입은행은 풍력 기반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케이블 제조업체에 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집행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재생원료와 순환자원 관련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에 70억원 규모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보증을 제공했다. 기후금융을 뒷받침할 데이터와 금융 인프라 구축도 추진된다. 한국신용정보원은 지난 8월 '기후금융 웹포털'을 마련해 금융기관과 외부검토기관, 공공기관 등이 기후금융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보험사와 금융투자회사, 저축은행 등으로 이용 대상을 넓히고 은행권의 기후금융 실적을 집중적으로 집계해 관련 통계도 제공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7년 재정지원사업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와 기업의 전환전략에 부합하는 녹색·전환투자를 대상으로 채권과 대출의 이자 비용 및 보증 공급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앞으로 관계기관 TF를 통해 기후금융 정책의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후속 회의에서는 기후금융 확대를 위한 법·제도 개선과 지속가능성 공시를 전환금융과 연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서울 시내버스 16일 파업 예고…무료 셔틀 1500대 투입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오는 16일 첫차부터 파업을 예고하면서 서울시가 무료 셔틀버스 최대 1500대를 투입하고 지하철을 하루 202회 증편하는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노사가 15일까지 임금협상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우선 무료 셔틀버스는 지난 파업 당시 투입한 700여대의 두 배가 넘는 최대 1500대로 확대한다. 25개 자치구가 주요 거점과 주거지에서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셔틀버스 최대 1300대를 운행하고, 서울시는 자치구 사이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주요 간선도로 10개 노선에 전세버스 200대를 추가 투입한다. 간선 셔틀버스는 우이동∼경동시장, 월계동∼상왕십리, 신내동∼을지로, 강일동∼역삼역, 개포동∼동대문역사문화공원, 신림동∼상도역, 온수동∼여의도역, 신월동∼개봉역, 진관동∼서울시청, 구산동∼서울역 구간에서 운행한다. 노선별로 20대씩 배치하며 운행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배차 간격은 약 15분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간선도로를 운행하는 전세버스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셔틀버스 노선과 운행시간은 서울시 및 각 자치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를 연장해 하루 총 202회 증회 운행한다. 혼잡시간대는 기존 오전 7∼9시에서 오전 7∼11시로, 오후 6∼8시에서 오후 6∼10시로 각각 2시간 늘어난다. 열차 혼잡도에 따라 구체적인 시간대는 일부 조정될 수 있다. 종착역 도착 기준으로 오전 1시까지인 지하철 막차 운행시간도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한다. 승용차 이용 증가에 대비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는 파업 시작부터 종료 때까지 운영을 중단하고 일반 차량의 통행을 허용한다. 중앙버스전용차로는 종전대로 버스만 이용할 수 있다. 이번 대책에는 마을버스와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새로 포함됐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정류장에 대한 마을버스 이용 제한을 한시적으로 해제한다. 업체 신청과 자치구 협의를 거쳐 운행계통 변경을 임시 승인하고 일부 마을버스를 간선도로에 투입할 방침이다. 파업 기간 따릉이도 한시적으로 무료화해 편도 5㎞ 안팎의 중·단거리 이동 수요를 분산한다. 구체적인 이용 방법과 무료 이용권 발급 절차는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업무에 조기 복귀하는 운전기사가 확보되면 차고지에서 주요 지하철역을 오가는 임시노선을 운영한다. 운행률이 충분히 확보된 노선은 전 구간 운행으로 전환한다. 임시노선은 원칙적으로 무료로 운영하되 버스 운행 정상화 정도에 따라 요금 징수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 서울시는 차고지마다 공무원을 배치하고 정상 운행을 방해하는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경찰과 협조해 대응하기로 했다. 시는 과거 파업 당시 차고지 출입구 무단 주차, 버스 열쇠 수령 후 근무지 이탈, 운행 차량 아래로 들어가는 행위 등이 신고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서울 시내 초·중·고교와 공공기관, 민간기업에도 등교·출근 시간을 1시간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 활용도 권고했다. 파업과 대체 교통수단 관련 정보는 120다산콜센터와 서울교통정보센터 토피스, 서울시·자치구 누리집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도로 전광판, 정류소 버스정보안내단말기 등을 통해 제공한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시민들의 이동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교통수단을 최대한 가동하겠다"며 “정상적으로 운행하려는 운수회사와 운전기사의 운행을 방해하는 불법행위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가 대화로 해결할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협상이 마무리되도록 이해와 양보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IPARK현대산업개발, 서울 도림초에 ‘심포니 교실숲’ 조성

IPARK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영등포구 서울도림초등학교에 학생들을 위한 친환경 공간인 심포니 교실숲을 조성한다. 14일 HDC그룹의 계열사인 IPARK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영등포구 서울도림초등학교에서 심포니 교실숲 개소식을 10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개소식에는 노진우 서울도림초등학교 교장·장성계 굿네이버스 본부장·신왕섭 IPARK현대산업개발 실장 등이 참석했다. 심포니 교실숲은 IPARK현대산업개발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미래세대의 환경 인식을 높이고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학교 내 교실과 유휴공간에 다양한 식물을 심어 친환경 공간을 조성했다. 지난 달 IPARK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양천구 서울신목초등학교에 심포니 교실숲을 개소한 데 이어 도림초등학교에도 이를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에는 서울 용산구 삼광초등학교에 올해 마지막 심포니 교실숲을 개소할 예정이다. 공간 조성 이후에도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가꾸는 활동을 통해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자연과 교감하고 환경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서울 도림초등학교에 교실숲을 조성했다"며 “친환경 공간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가꾸고 참여하는 활동을 통해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경험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IPARK현대산업개발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교육·환경·주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굿네이버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심포니 교실숲을 비롯한 미래세대 대상 환경교육과 친환경 공간 조성을 추진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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