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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면 한다”…트럼프, ‘5000달러 배당금’ 지급 자신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의 중간선거 승리를 전제로 내건 성인 1인당 5000달러(약 670만원)의 이른바 '트럼프 배당금' 지급 공약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수조달러 규모의 경제 개발, 투자, 엄청난 성과를 거두로 있기 때문에 미국의 모든 성인에게 지급되는 5000달러의 트럼프 배당금은 '바보 민주당원'(Dumocrats·'Democrats'와 'Dumb'의 합성어)이 비판하며 실제 지급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그러나 지급이 실현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표적인 사례로 자신이 추진한 감세법인 '크고 아름다운 법안'을 거론했다. 그는 해당 법안에 대해 “민주당은 의회 통과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 대통령의 서명까지 거쳐 법률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미군 장병들에게 지급했다는 1776달러의 특별 배당금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결국 해냈다"며 “우리의 군인들은 실제로 돈을 받았고 매우 좋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무언가를 말할 때는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며 “미국 국민은 그럴 자격이 있기 때문에 5000달러 배당금은 반드시 지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에 투표하라"며 자신의 대표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덧붙였다. 주요 외신에서는 1조2000억 달러(약 1616조원)의 재원이 들어가는 이 공약으로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악화, 국가 부채 증가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방 정부 예산 절감액이나 관세 수익을 배당금으로 돌려주겠다는 과거 약속처럼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공부해보니] 직장인들이 초등 사자성어 문제집 찾는 이유는

'타산지석' '전화위복' '적반하장'…. 평소에도 한 번쯤 들어본 익숙한 사자성어다. 뜻을 물어보면 대충 설명할 수도 있다. 막상 빈칸에 알맞은 사자성어를 넣거나 실제 상황에 맞는 표현을 고르라고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보고서나 기사를 쓰고,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정확한 단어 하나가 생각나지 않아 머릿속을 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조금 색다른 공부를 하는 이들이 최근 늘고 있다. 초등학생을 위한 사자성어 문제집을 직접 펼쳐보는 것이다. 미래엔이 출간한 '하루 한장 사자성어'를 공부해봤다. 제목만 보면 어린이용 학습서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면 성인이 풀어도 마냥 만만한 수준은 아니다. 책에는 초등학생이 알아야 할 필수 사자성어 100개가 담겼다. 25일 동안 하루 한 주제씩 공부하고, 이후 5일간 복습하는 방식이다. 하루에 많은 양을 몰아서 외우기보다 조금씩 반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날 수업부터 '언행일치·우공이산·유비무환·타산지석'이 등장한다. 익숙한 표현이지만 각각의 뜻을 정확하게 설명하려고 하니 잠시 멈칫하게 된다. 더 어려운 건 비슷한 상황에서 어떤 표현을 골라야 하는지 판단하는 문제다. 사자성어를 '본 적 있다'와 '제대로 안다'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극이 있었다. 책은 사자성어의 뜻을 설명한 뒤 삽화와 퍼즐을 활용해 의미를 다시 확인하도록 구성했다. 빙고나 땅따먹기, 비밀번호 찾기 같은 활동도 포함됐다. 특히 눈에 들어온 것은 실생활 예문이다. '이 사자성어의 뜻은 무엇인가'를 묻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제 상황에서 어떤 표현을 써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이 부분이 유용했다. 업무 대화나 기사 작성에서도 단어의 뜻을 알고 있는 것과 문맥에 맞게 사용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루 학습량도 부담스럽지 않다. 책 한 권은 160쪽으로 구성됐지만 하루 한 장씩 진행하는 구성이라 짧은 시간에 끝낼 수 있다. 한꺼번에 외우려고 하면 금세 지칠 수 있는 사자성어를 조금씩 익히는 방식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책인 만큼 성인에게는 설명이나 문제 일부가 다소 쉽게 느껴질 수 있다. '어려운 공부를 한다'는 부담 없이 틀리기 쉬운 표현을 다시 확인한다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접근성이 좋았다. '하루 한장 사자성어'는 초등학생뿐 아니라 어휘력을 다시 다지고 싶은 성인에게도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교재다. 물론 아이들의 학습용 교재로 쓰기에도 매우 치밀하고 탄탄해 보인다. 직장인이 굳이 초등학생 문제집을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매일 업무에서 수많은 말을 주고받지만, 정작 내가 사용하는 단어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어쩌면 사자성어 공부는 아이들만의 숙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U, 中 저가 공세에 ‘세이프가드’ 만지작…K-석화 수출길 좁아지나

유럽연합(EU)이 석유화학 제품의 수입 물량을 직접 제한하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카드를 꺼내 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발(發) 저가 물량 공세로 역내 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데 따른 조치다. EU의 보호무역 강화 기조와 중국산 제품의 아시아권 밀어내기 수출 확대로 국내 업계의 업황 부진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EU는 최근 중국산 저가 물량의 유입 확대로 역내 수급 불균형 우려가 커지며 일부 석화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등 EU 3대 경제국의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향후 수주 내 광범위한 세이프가드 도입 요청서가 제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역내 중국산 제품의 유입이 확대되며 EU 토종 업계의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한 영향이다. 석화의 경우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와 에폭시 수지, 유리섬유 등 제품이 세이프가드 요청 대상에 오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이프가드는 일정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 관세부과 등을 통해 수입을 억제하는 조치다. EU의 경우, 회원국 요청을 통해 세이프가드 도입이 안건에 오르게 되면 회원국 표결로 도입 여부를 확정한다. EU 회원국 가운데 15개 이상 국가가 도입을 찬성하고, 찬성 국가가 EU 전체 인구의 65% 이상을 대표하는 '가중다수결' 요건을 충족하면 도입 안건이 가결되는 방식이다. 세이프가드 조치를 도입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되면, 해당 조치는 EU와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교역상대국에도 적용된다. 당초 도입 원인이 중국의 저가 공세였을지라도 수입제한 조치의 영향이 한국 등 다른 국가까지 광범위하게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PET와 에폭시 수지는 한국이 매년 수조원대 수출 실적을 기록하는 주요 석화 제품군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산 PET 수출실적은 지난 2024년과 지난해 각각 10억3693만달러(1조4000억원)·8억9185만달러(1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1~7월) 역시 5억3963만달러(7300억원)를 기록해 연간 수출액 1조원 달성을 앞둔 상태다. 에폭시 수지 수출액 규모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24년과 지난해 각각 수출액 8억1605만달러(1조1000억원)·8억5863만달러(1조150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5억7528만달러(7700억원) 수출실적을 보이고 있다. 국산 제품의 EU향(向) 수출 비중도 적지 않다. 올해 국산 PET와 에폭시 수지의 유럽 수출실적은 각각 9294만달러(1200억원)·1억4659만달러(2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는 올해 전세계 수출액 가운데 17.2%(PET)·25.5%(에폭시 수지)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로, EU 세이프가드의 직접 영향권에 들 수 있다. EU의 세이프가드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업계의 실제 영향은 이 같은 규모 이상으로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EU 등 주요 시장의 보호무역 강화로 공급이 제한된 중국산 저가 물량이 아시아 등 제3국에 떠밀리는 이른바 '밀어내기 수출' 현상이 심화하며 국내 업계의 가격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PET 기준 EU를 제외한 한국의 수출규모 상위 5개국 중에선 △베트남(1억2239만달러, 22.7%) △중국(8992만달러, 16.7%) △일본(5228만달러, 9.7%) △인도네시아(1049만달러, 1.9%) 등 아시아 국가가 대거 포함돼있다. 에폭시 수지 역시 △중국(8981만달러, 15.6%) △일본(2765만달러, 4.8%) △인도(2471만달러, 4.3%) △베트남(2224만달러, 3.9%) 등 아시아권 수출 비중이 적지 않다. 업계는 EU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검토 단계에 있는 만큼, 우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한 석화기업 관계자는 “진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적극 나설 것"이라며 “실제 세이프가드가 시행될 경우 생산을 탄력 조정하거나 기존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협단체 역시 국내 산업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전략을 적극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화학산업협회 관계자는 “세이프가드 특성상 한국을 포함한 여타 교역국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국내 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협회는 향후 EU의 관련 동향과 조사 진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국내 기업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전략 마련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국토부, LH 분리 로드맵 착수…“두 기관 본사 모두 진주 유지”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두 기관으로 분리하는 조직 개편 로드맵 수립에 착수했다. 조직이 분리된 이후에도 신설되는 두 기관의 본사는 모두 현재 LH 본사가 있는 경남 진주에 두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12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이 11일 이성훈 LH 사장 등과 'LH 조직 개편 킥오프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조직 개편 방향과 후속 절차를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 따라 LH 조직 개편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안에 따르면 LH가 함께 수행해 온 택지개발·주택건설 기능과 주거복지·자산비축 기능을 분리한다. 택지개발과 주택건설은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가 맡고, 임대주택 관리 등 주거복지와 토지비축 업무는 가칭 '주택도시자산공사'가 담당한다. 두 기관이 분리된 이후에도 개발이익이 주거복지 재원으로 이어지도록 연결 장치도 마련한다. 주택도시개발공사의 이익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내 별도 계정에 적립한 뒤 주택도시자산공사에 출연하는 방식이다. 김 차관은 “지난해 8월부터 LH 개혁위원회 등을 통해 논의해 온 조직 개편 방향이 정해진 만큼 이제 국토부와 LH가 원팀으로 개편 이행에 나서야 할 때"라며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구체적인 조직 개편 로드맵을 수립하고 필요한 준비 사항을 하나씩 점검해 후속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직 분리에 따른 직원들의 고용과 처우 문제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김 차관은 “조직이 분리되더라도 직원들이 보수 등 처우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세심하게 살펴나갈 것"이라며 “국토부도 재정경제부 등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분리되는 두 기관의 본사는 모두 진주에 유지한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김 차관은 “LH는 이미 지방으로 이전한 기관인 만큼 조직이 분리되더라도 각 기관의 본사를 진주에 유지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직 개편 과정에서 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맡은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LH 사장이 내부 소통과 조직 안정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LH 노동조합은 정부의 분사 방침에 반대하며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세부적인 인력 배치와 재산·부채 분할, 기관별 재원 구조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동의를 끌어내는 일이 향후 조직 개편의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LH 임대 3만8493가구 공실…“면적보다 ‘입주자 칸막이’가 문제”

LH 건설임대주택 3만8000여가구가 6개월 넘게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공실의 절대적인 규모보다 청년·신혼부부 등으로 입주 대상을 세분화한 '칸막이 배분'이 더 본질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전체 장기 공실률 3.9%는 임차인의 입주와 퇴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행복주택은 공실률이 9.4%에 달했다. 특정 계층에 배정한 물량이 실제 수요보다 많아도 다른 계층에 신속하게 공급하지 못하면서 공실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장종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전국 LH 건설임대주택 97만7240가구 가운데 3만8493가구가 6개월 이상 비어 있었다. 전체 관리 물량의 3.9%다. 임대유형별로는 행복주택의 장기 공실률이 가장 높았다. 행복주택은 전체 15만3280가구 가운데 1만4483가구가 6개월 이상 공실로 남아 공실률이 9.4%에 달했다. 건설임대주택 전체 평균의 2.4배다. 영구임대주택은 16만8756가구 가운데 7339가구가 비어 공실률 4.3%를 기록했다. 국민임대주택은 57만156가구 중 1만4385가구, 공공임대주택은 8만1146가구 중 2034가구가 공실이었다. 두 유형의 공실률은 각각 2.5%였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전체 장기 공실률 3.9% 자체를 심각한 위기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임차인이 퇴거한 뒤 주택을 정비하고 새로운 입주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자연공실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최 소장은 “LH가 관리하는 전체 임대주택 규모를 고려하면 5%에 못 미치는 공실률"이라며 “민간 임대주택에서도 임차인의 입주와 퇴거 사이에 이 정도 자연공실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임대주택에는 공실 외에도 다뤄야 할 중요한 문제가 많다"며 “국정감사 때마다 공실의 절대적인 숫자만 부각해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이 적절한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행복주택 공실률이 전체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다는 점은 별도의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최 소장은 행복주택 공실의 핵심 원인을 주택 면적보다 청년·신혼부부 등으로 지나치게 세분화된 공급체계에서 찾았다. 최 소장은 “면적이 작아서 공실이 발생한다기보다 공급 대상을 너무 세분화한 것이 더 핵심적인 원인"이라며 “주택의 크기보다 지역에 어떤 계층의 수요가 있고, 남은 물량을 다른 대상에게 얼마나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임대주택은 정책 목적에 따라 청년과 대학생, 신혼부부, 고령자, 주거급여 수급자 등으로 입주 대상과 배정 물량이 나뉜다. 특정 지역에서 신혼부부의 신청이 배정 물량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남은 주택을 다른 계층에 곧바로 공급하기는 어렵다. 기존 공급 대상을 상대로 다시 모집하거나 입주자격을 완화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최 소장은 “공공임대주택을 청년과 신혼부부 등으로 지나치게 잘게 나눈 것이 공실 문제의 핵심"이라며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 수요보다 신혼부부에게 배정된 물량이 많아 서울에서도 남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은 청년이나 신혼부부, 노인, 아동이 있는 가구 등 누구나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입주 대상을 칸막이처럼 나눠 놓으면서 특정 계층의 물량은 남아도 수요가 있는 다른 계층에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공실의 원인을 초소형 면적으로 단순화하는 데도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7월 말 기준 6개월 이상 빈 건설임대주택 가운데 전용면적 30㎡ 미만은 1만8389가구로 47.8%를 차지했다. 30㎡ 이상 40㎡ 미만은 1만14가구로 26.0%였다. 두 구간을 합하면 전체 장기 공실의 73.8%가 40㎡ 미만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공실 주택 가운데 소형 주택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줄 뿐, 소형 주택이 다른 면적보다 더 자주 비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LH 건설임대주택 전체에서 40㎡ 미만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을 분모로 놓고 면적별 공실률을 산출해야 면적과 공실의 연관성을 판단할 수 있다. 전체 행복주택 재고의 상당 부분이 40㎡ 미만이라면 공실 주택 중 소형 주택의 비중이 높은 것도 공급 구조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전체 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보다 공실 비중이 현저히 높다면 좁은 면적과 실제 주거 수요 사이의 불일치를 의심할 수 있다. LH도 공실을 줄이고 입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모집체계 개편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와 LH가 지난 4월 내놓은 개선안에 따르면 LH 공공임대 정기모집은 기존 연 7회에서 10회로 늘어난다. 3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모집하고 수도권은 매월 5일, 비수도권은 매월 15일을 정기 공고일로 운영한다. 공실 정보도 공개한다. 이달부터 LH 청약플러스에서 지역·단지·주택형별 공실 현황을 지도 형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 등 지방공기업이 보유한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개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입주 신청자의 반복적인 서류 제출 부담도 줄인다. 한 차례 자격검증을 마치면 같은 임대유형과 자격 조건에 대해서는 1년 동안 검증 결과를 활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올해 3분기부터 도입한다. 대기자 선정 범위도 확대한다. 기존에는 단지 내 개별 면적과 주택형별로 대기자를 따로 관리해 신청한 주택형에서 공실이 발생해야 입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선호도가 비슷한 인근 단지와 유사 면적을 묶어 대기자를 선정하는 방식을 이르면 올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2027년 하반기에는 LH와 지방공기업별로 흩어진 모집 정보를 한곳에서 제공하는 통합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다만 이번 개편은 모집 횟수를 늘리고 공실 정보를 공개하는 등 입주 희망자의 정보 접근성과 신청 편의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정 계층에 배정된 물량이 미달됐을 때 수요가 있는 다른 계층으로 얼마나 신속하게 전환할 것인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는다. 최 소장은 “특정 계층에 배정한 주택이 비어 있다면 수요가 있는 다른 계층에 바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공실 상태로 장기간 기다린 뒤 전환하기보다 모집 결과에 따라 입주 대상을 신속하게 풀어주는 것이 공실을 줄이는 핵심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LH 건설임대주택의 공실 문제는 빈집의 숫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불가피한 자연공실과 입주자격·공급 대상의 경직성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 공실을 구분하고, 지역별 실수요에 맞춰 물량을 탄력적으로 재배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청년공감] “뽑을 때 도파민 터진다”… 서브컬처 게임 ‘가챠’ 열풍의 그늘

최근 서브컬처 게임의 인기가 뜨겁다. 서브컬처 게임은 특정 마니아층(오타쿠)이 선호하는 화풍과 감성을 바탕으로 캐릭터 수집, 스토리 등을 내세운 게임 장르를 뜻한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원신', '명조', '승리의 여신: 니케', '붕괴: 스타레일' 등이 있다. 실제로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지난 5월 25일 기준)를 보면 △명조(7위) △원신(11위) △승리의 여신: 니케(12위) △붕괴: 스타레일(30위) △이환(32위)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높은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서브컬처 게임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게임 내 시스템이 유사해지는 현상도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가 '가챠(확률형 아이템)' 시스템이다. 가챠는 무작위로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획득하는 방식으로 캡슐 뽑기처럼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없다. 인기를 끌고 있는 서브컬처 게임 대부분이 이 가챠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희귀 등급의 캐릭터나 아이템을 극히 희박한 확률로 설정해 운이 좋으면 한 번에 얻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정해진 천장(일정 횟수)을 채워야만 얻을 수 있다. 가챠 시스템은 게임사에는 높은 수익을, 이용자에게는 희귀 요소 획득에 따른 만족감을 안겨준다. 그러나 높은 과금 부담과 비합리적인 재화 가격에 대한 이용자들의 지적도 적지 않다. 대학생 권모 씨(20)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돈을 안 쓰고 진행이 힘들다"면서도 “딱 하나 좋은 점은 원하는 것을 뽑았을 때 도파민이 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 씨(20)는 “확률 요소를 뚫고 원하는 캐릭터나 아이템을 얻었을 때 성취감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며 “다만 대부분의 서브컬처 게임이 전용 재화를 통해 뽑기가 진행되는데 재화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가챠와 함께 서브컬처 게임의 핵심을 이루는 요소는 단연 '캐릭터 수집'이다. 게임 속 다양한 캐릭터를 모으는 이 콘텐츠는 이용자에게 확실한 수집 동기를 부여하고, 가챠를 이용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이용자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디자인과 서사, 유저와의 상호작용 요소가 필수적이다. 재수생 김모 씨(20)는 “수집형 게임은 캐릭터 하나하나를 얻었을 때의 만족감으로 유지된다"며 “이 캐릭터를 뽑아서 무슨 의미가 있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만족감이 떨어지며 회의감이 든다"고 짚었다. 대학생 박모 씨(여·23)도 “예쁜 캐릭터와 독창적인 캐릭터성이 필수"라며 “사이버 피규어를 수집하는 재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와 몰입도 높은 스토리는 이용자에게 단순한 수집을 넘어 재미와 힐링을 선사한다. 대학생 이모 씨(23)는 “캐릭터 수집 그 자체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이자 대표적인 재미"라고 전했다. 유튜브 이용자 A씨는 관련 영상 댓글을 통해 “롤(LoL·리그 오브 레전드)을 하다가 몇 판 지면 스트레스를 받지만, 원신은 시간을 투자한 만큼 다양한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 더 오래 플레이하게 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유튜브 이용자 B씨는 “스토리가 좋지 않으면 게임에 남아있을 동기가 사라져 결국 접게 된다"고 지적했다. 결국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가챠와 캐릭터 수집은 떼어놓을 수 없는 핵심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매력적인 캐릭터와 몰입도 높은 스토리, 유기적인 상호작용이 더해지며 이용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교근 기자·채민지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shin1948@ekn.kr

금천 시흥3동, ‘모아타운 쾌속통합 시범 1호’ 결실…586세대 공급

금천 시흥3동 석수역 일대 모아타운이 최고 20층, 11개동, 586세대(공공임대 118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로 개발된다. 12일 서울시는 금천구 시흥3동 972번지 일대 모아타운 관리계획(안)과 1~3구역 모아주택 사업시행계획(안)이 제2차 소규모주택정비 통합심의 본위원회에서 각각 수정가결·조건부가결 됐다고 밝혔다. '모아주택'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주거지에서 블록단위 소유자들이 땅을 모아 양질의 공동주택을 짓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모아타운'은 모아주택 구역들을 하나로 모아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도로·주차장·공원 등 기반시설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지역이다. 이번에 통합심의가 통과된 금천 시흥3동 일대 모아타운 사업은 사업기간을 단축하는 모아타운 활성화 정책 1호 시범사업지다. 모아타운 관리계획과 건축계획 수립을 동시에 병행해 사업기간을 단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부터 사업시행계획 통합심의까지 표준처리기간 대비 기간을 1년 6개월 단축했다. 시는 금천 시범 사업지 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모아타운 전반으로 확산한다. '모아주택·모아타운 쾌속통합 추진계획'을 시행해 모아타운 대상지 선정부터 착공까지 기간을 기존 약 6년에서 4년 6개월로 단축할 계획이다. 모아주택 대상지가 되는 노후 저층주거지 자체가 사업성을 높이기 어려운 여건을 가지고 있는데다, 공사비가 오른 상황에서는 더욱 사업성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번 사업지는 제2종일반주거지역 내 층수 완화와 임대주택 건설에 따른 용적률 완화, 정비기반시설 설치에 따른 용적률 완화, 건축물 높이 제한 기준 완화 등이 적용됐다. 기존 311가구에서 275가구 증가한 총 586가구가 공급 예정이다. 모아타운으로 3개의 모아주택이 하나의 단지처럼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지하주차장 통합설치·미술장식품 공동계획 등 건축계획을 연계한다. 통합적인 단지계획 마련을 위해 외부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안도 고려됐다. 모아주택사업이 주택정비라는 재건축 성격도 있지만 공공 기반시설 확충이라는 재개발 성격도 있는 만큼, 보행환경 개선과 가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기존에는 차도·보도 구분이 없었지만, 도로 폭 확대와 보도부속형 전면공지 조성을 통해 보행환경을 개선한다. 가로 활성화를 위해 공동이용시설을 가로변에 조성하고 인근 중앙철재종합상가 시장정비사업과 연계한다. 이번 심의에선 대상지 북측 초등학교 통학로 안전 확보와 주변 지형과의 조화로운 대지조성게획 등이 검토됐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번 심의로 개별 모아주택이 하나의 단지처럼 조성되는 모아타운 제도의 취지를 살려 3개 구역을 통합적으로 정비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모아주택이 실제 착공까지 빠르게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합격선~장학금 24시간 척척… 경복대, AI 입시 챗봇 ‘가동’

남양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경복대학교가 신입생과 학부모를 위한 24시간 365일 쉬지 않는 인공지능(AI) 입학 상담 서비스 'KBU 입학상담 AI 챗봇'을 정식 가동했다. 이번 서비스는 스마트폰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수험생 특성을 적극 반영해 개발됐다. 야간이나 공휴일과 관계없이 시공간 제약 없이 작동해 원서 접수 기간 집중되는 입시 문의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다. ▷ 입시 결과부터 대학생활 정보까지 '원스톱' 안내= 수험생과 학부모는 챗봇 하나로 입시 준비부터 대학생활 관련 궁금증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수시-정시 모집 요강과 전형 일정, 지원 자격 등 기본적인 입시 정보는 물론 전년도 학과별 실제 경쟁률과 합격선 등 실질적인 합격 전략 자료를 제공한다. 학과별 세부 특징과 졸업 후 진로, 신입생 장학 혜택, 기숙사 입실 안내 등 대학 생활 전반에 대한 가이드도 원스톱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복대는 챗봇 답변 정확도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식베이스 최적화' 작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수험생의 다빈도 질문과 미응답 키워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시스템을 지속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 수험생 눈높이 맞춘 디지털 입학상담 환경 구축= 송윤신 경복대 입학홍보처장은 12일 “이번 AI 챗봇 도입은 수험생에게 필요한 입시 정보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 제약 없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순-반복적인 문의 응대를 넘어 수험생 실제 수요를 반영한 디지털 입학 상담 환경을 구축해 우수 인재를 적극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경복대는 향후 챗봇을 통해 축적되는 상담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수험생 주요 관심사와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입시 전략을 한층 더 고도화할 방침이다. 나아가 AI 디지털 기술을 입학 홍보 전반에 선제적으로 적용해 학생 중심 스마트 입시 대응체계를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청년공감] “원주 안인데 왜 이렇게 멀죠”…대학생 울리는 ‘통학 전쟁’

강원도 원주시 내에서 통학하기에 크게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대학생들에게는 학교와 집 사이의 이동이 만만치 않다. 버스 노선이 충분하지 않거나 배차 간격이 길어 환승을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신도심에서 대학가로 이동하는 학생들은 자동차로 20~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대중교통으로 1시간 이상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원주 지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버스 배차와 이동 시간문제로 통학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긴 통학 시간을 줄이기 위해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부모의 도움을 받는 실정이다. 버스 노선과 배차의 비효율성은 학생들이 꼽는 대표적인 통학 불편 요인이다.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오모 씨(21·여)는 “혁신도시에서 학교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은 크게 직통과 환승 두 가지인데 1시간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오씨는 환승 과정도 불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승을 한 번 해야 하는데 환승할 버스가 바로 오지 않는다"며 “학교 통학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단구동까지 이동해야 해서 결국 환승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원주혁신도시는 원주시 반곡동 일대에 조성된 지역으로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따라 공공기관 등이 이전해 형성됐다. 혁신도시에서 학교까지 자동차를 이용하면 약 20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버스를 이용하면 환승과 배차시간 때문에 이동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 학생들에 따르면 혁신도시에서 환승 지점까지 이동하는 버스의 배차 간격은 약 25분이며, 환승 이후 학교 방향 버스는 약 15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학생들은 주로 중앙동이나 단구동 등에서 환승한다. 기업도시에서 통학하는 학생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학생 이모 씨(21)는 “기업도시에서 학교까지 가려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며 “기업도시에서 학교로 바로 가는 버스가 없다"고 말했다. 원주시 지정면에 조성된 기업도시에서 학교까지 자동차로는 약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지만, 버스를 이용하면 1시간 20분 이상 걸린다는 설명이다. 기업도시를 오가는 버스의 배차 간격도 20~60분으로 긴 편이어서 학생들은 주로 단계동에서 환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주역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버스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불편을 호소했다. 대학생 김모 씨(20·여)는 “학교 앞 강원대학교 정류장에서 원주역까지 갈 수 있는 버스가 34-1번과 31번 정도뿐"이라며 “입학 초반에 원주역에 정차하지 않는 버스를 잘못 타 기차를 놓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원주역까지는 도보로 약 30분이 걸리는 만큼 버스를 놓칠 경우 대체 수단을 찾기도 쉽지 않다. 김씨는 “수업이 조금이라도 늦게 끝나면 버스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오모 씨(21·여)는 혁신도시에서 학교까지 약 1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는 “직통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원주의 여러 정류장에 다 정차하는 것 같아 오히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환승 과정에서 예상치 못하게 통학 시간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대학생 이모 씨(21·여)는 학교에서 막차를 타고 환승 지점까지 이동했지만, 집으로 가는 다음 버스가 30분 뒤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안내를 받았다고 했다. 이씨는 “오후 9시에 출발했는데 집에 도착했을 때는 10시가 훌쩍 넘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원주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버스가 있지만 정류장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결국 긴 이동 시간은 학생들의 교통수단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중교통 대신 택시나 자가용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혁신도시에서 통학하는 오씨는 최근 버스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씨는 “차를 타고 자동차전용도로로 가면 20분이면 도착하는데 버스를 타면 너무 오래 걸려 요즘에는 택시를 이용한다"며 “택시비가 1만원 정도 나오지만 한 시간 동안 버스를 타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성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장모 씨(21)도 “버스를 타면 너무 오래 걸리고 집 주변에 정류장도 멀다"며 “택시를 타거나 부모님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 대학도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모든 지역의 통학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강원대학교 통학버스는 원주역과 무실동, 단구동 등을 중심으로 운행되며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다만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운행하지 않는다. 인근 한라대학교는 시외 통학버스와 시내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시내 통학버스는 두 개 노선으로, 하나는 만종역과 버스터미널, 무실동을 거쳐 학교로 이동하고 다른 하나는 관설동과 단구동, 판부면, 원주역을 거쳐 학교로 향한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역시 원주세브란스병원과 고속버스터미널, 무실동, 원주역 등을 경유하는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상지대학교 셔틀버스는 혁신도시를 시작으로 관설동과 단구동, 단계동 등을 중심으로 운행한다. 하지만 학교별 셔틀버스 역시 운행 지역과 시간에 제한이 있어 모든 학생이 편리하게 이용하기는 어렵다. 거주지와 셔틀버스 노선이 맞지 않는 학생들은 결국 시내버스 환승이나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통학 문제는 단순히 이동의 불편함에서 그치지 않는다. 장시간 통학하는 학생들은 수업 참여와 팀플, 학교생활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제천에서 기차를 타고 원주로 통학하는 대학생 신모 씨(21)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하는 탓에 수업 시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다. 신씨는 “아침 일찍 나와야 해서 수업시간에 자주 졸게 된다"며 “하교할 때도 원주역까지 가는 버스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기차를 놓치기 때문에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수업 중간에 나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막차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학생들은 학교생활에서도 시간 제약을 느낀다. 대학생 박모 씨(22)는 “버스를 이용하면 막차 시간 때문에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된다"며 “팀플을 늦은 시간까지 해야 하는 날에는 자가용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9시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 학생들도 지각에 대한 부담을 느낀다. 혁신도시에서 통학하는 오씨는 “9시 수업을 듣기 위해 아침 일찍 버스를 탔는데도 간당간당하게 도착할 뻔했다"며 “수업시간에 늦을까 봐 조마조마했다"고 말했다. 통학 시간이 길다 보니 갑작스러운 수업 일정 변화에도 대응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학생 이모 씨(21·여)는 “통학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수업이 갑자기 휴강하거나 시간이 변경되면 집에 다녀오기가 어렵다"며 “집에 잠깐 다녀오고 싶어도 왕복 2시간이 걸려 결국 학교 도서관에서 몇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원주 지역 대학생들에게 통학은 단순히 집과 학교 사이를 오가는 문제가 아니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데도 환승과 배차시간 때문에 긴 시간이 소요되면서 학생들의 하루가 교통편에 맞춰 움직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등 주거지역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학가와 주요 생활권을 연결하는 대중교통의 접근성과 효율성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버스 한 대가 더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집에서 정류장까지, 환승 구간에서 다음 버스까지, 그리고 학교와 원주역까지 이어지는 전체 이동 과정이 보다 촘촘하게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원주 안인데도 통학이 멀다"는 학생들의 말에는 거리 자체보다 시간과 연결성의 문제가 담겨 있다. 대학생들의 일상과 학업을 좌우하는 통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노선 확대뿐 아니라 배차 간격과 환승 체계, 대학 통학버스의 운행 범위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윤호 기자·이채현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kyh81@ekn.kr

호르무즈 파병 논란에 범여권 분열 조짐… 李, ‘노무현의 길’ 가나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를 둘러싸고 범여권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 당시 한미동맹과 진영 내 반발 사이에서 고뇌했던 길을 이재명 대통령도 걸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국방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 동참 요구에 따라 현지 정세 파악과 우리 국민 및 선박의 안전 점검을 명목으로 현지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구체적인 파병 검토 수순에 착수했다.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 출동해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장하거나 해상초계기 및 별도의 함정을 추가 파견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는 국익과 한미동맹의 실익을 따지며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문제는 범여권 내부에서는 거센 반발 기류가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 구분 없이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먼저 반대의 목소리를 낸 건 친문계 이기헌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에 파병 동의 요청이 오면 국익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후 같은 친문계인 김영배 의원은 지난 9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헌법 60조 2항에 보면 '파병을 할 때 국회 동의를 받아야 된다' 이렇게 돼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저는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명계에서는 송영길 의원이 반대에 섰다. 송 의원은 같은 날 뉴스명당에서 “이라크 전쟁 때보다 더 명분이 없다"며 “우리가 침략 전쟁을 반대하도록 헌법 5조에 명시돼 있을 뿐 아니라 이게 유엔 결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나 일본도 다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라고 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의원도 전날(11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호르무즈 파병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이 아무리 요구한다고 해도 끌려가서는 안 된다"며 파병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당 방송의 진행자인 범여권 스피커 김어준씨 역시 “저는 파병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여당 일각의 우려에 이어 범여권 진보 정당들까지 파병 반대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원내대표와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표는 전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조차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을 파병하지 않았다"며 “국민주권정부를 자임하는 이재명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밀려 불법적인 침략 전쟁을 지원하는 파병을 검토할 수 있느냐"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어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검토를 즉각 중단하고 파병 불가를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시민사회계에선 반미(反美) 투쟁까지 언급되며 반발 수위가 극에 달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친형인 김민웅씨가 상임대표로 있는 촛불행동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미 정부를 향해 “우리 대한민국은 그 전쟁에 가담할 생각이 1도 없고 미국의 강요에 굴복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며 “미국이 계속 우리를 이렇게 압박한다면 미국은 여기 한국 땅에서 거대한 반미 투쟁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 지지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 마을'에서도 “파병은 대통령을 위해서도 국민들이 반대해야 한다" “이란 파병은 잼(이 대통령)의 정치생명을 끝내려는 미국의 기획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과 똑같은 기시감이 (든다)"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이 나왔다. 전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반대 응답(55%)이 찬성 응답(32%)보다 우세한 가운데, 이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층 66%와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69%가 파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범여권의 집단적 반발 움직임을 두고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이라크 파병' 사태가 23년 만에 재현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동맹과 국익이라는 현실적 상황과 진영 내 반발이 충돌하는 상황이 원색적으로 닮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핵 위기 속 한미동맹을 명분으로 이라크 전쟁 파병 결정을 내릴 당시 진보 진영은 거세게 요동쳤다. 당시 열린우리당 창당을 추진 중이던 통합신당 소속 임종석 전 의원은 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12일간 단식농성을 벌였고, 범여권 의원 60여명이 집단으로 파병 반대 결의안을 제출하는 등 진보 진영이 사실상 분열 상태에 빠졌다. 진보 단체와 시민사회 역시 파병 반대를 외치며 정권을 향해 '배신'이라는 비난을 퍼부었고, 대학가와 시민사회 전반으로 거대한 파병 반대 여론과 시위가 확산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서전 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장 고통스러워했던 결정이 이라크 파병이었다"고 회고할 만큼 진영 내부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야 했다. 2004년 2월 자이툰부대 추가 파병 당시 집권 2년 차인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정국을 두고 “노무현 정부 때하고 똑같은 상황"이라며 “이 대통령이 얼마나 설득을 잘 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회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에서 (파병 동의에) 이탈표가 나오는 만큼 국민의힘 표로 보충이 될 테니 동의안 통과 자체는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해외 파병 동의안은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최종 가결된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9.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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