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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러 오코 그룹과 동맹…아시아·북미서 럭셔리 호텔 개발

신세계그룹이 글로벌 부동산 개발회사 '오코(OKO)' 그룹과 협력해 프리미엄 호텔·리조트 브랜드 '아만(Aman)' 개발 사업을 본격화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스타필드 등 대형 복합개발 역량을 발판으로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최근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와 오코 그룹 간 합작사(JV) 설립을 위한 협약식을 진행했다. 협약식에는 정 회장과 블라디슬라프 도로닌 오코 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프라퍼티는 올해 정 회장이 각자대표를 맡으면서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러시아 출신 부동산 재벌인 도로닌 회장은 2014년 아만 그룹을 인수한 뒤, 현재 전 세계에 84개 건물, 총 740만㎡의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두 회사는 합작사 설립을 위해 약 7500억원(5억 달러)의 초기 투자금을 조성한다. 이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북미 지역에서 아만 그룹이 보유한 럭셔리 브랜드 아만·자누의 호텔·레지던스를 공동 개발한다. 또, 국내외 복합 상업용 부동산 개발 사업에서도 협력한다. 1988년 설립된 아만은 태국 푸켓 '아만푸리' 리조트를 시작으로 현재 21개 지역에서 36개의 호텔·리조트·레지던스를 운영 중이다. 이후 2020년에는 산스크리트어로 '영혼'을 일컫는 신규 브랜드 자누를 선보였으며, 2024년 도쿄를 비롯해 현재 두바이, 사우디아라비아, 몬테네그로 등에서 호텔·레지던스를 개발 중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은 한국에서 검증된 신세계프라퍼티의 개발 모델이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시장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확신을 반영한 것"이라며 “긴밀한 협력과 상호보완을 통해 전세계 럭셔리 호스피탈리티 시장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홈플러스 사태 주범’ MBK, 이 와중에 美서 고려아연 여론전?…김용태 “대주주 진정성 의심” 직격

홈플러스가 회생과 청산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미국에서 고려아연 투자 프로젝트 관련 행사를 개최한 것을 두고 정치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홈플러스가 자금 고갈로 매장 영업을 중단하고 파산 기로에 서면서, 수많은 마트 노동자와 중소 협력업체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민생과 직결된 매우 위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20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안을 내놓았으나, 산적한 협력사 납품 대금과 운영비를 고려하면 피해 구제에 턱없이 부족하다"며“대주주가 사태 수습을 위한 책임 있는 해법보다 해외를 넘나들며 타기업 경영권 분쟁 여론전에만 골몰하는 행태는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MBK는 영풍과 함께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통합제련소 투자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 리셉션을 열었다. 행사에는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현지 정·재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MBK 측은 자신들을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그룹'으로 소개하며 사업의 주요 소통 창구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업은 고려아연 측이 전담 조직을 두고 추진해온 핵심 투자 건이다. 그간 가처분 신청 등으로 해당 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어왔던 MBK가 고려아연 측과 별다른 협의 없이 현지 행사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히 홈플러스 점포 영업 중단 등으로 고용 불안이 고조된 시점에 이번 리셉션이 열렸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MBK 측은 “홈플러스 기업회생과 고려아연 투자는 별개의 현안"이라며 “성격과 주체가 다른 두 사안을 무리하게 연결해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 홈플러스에 필요한 것은 근본적인 구조적 회생 대책"이라며 “알짜 자산 매각과 차입금 상환에 치중했던 경영 방식에서 벗어나 유통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회복할 장기 투자 계획과 추가 재원 확보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21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앞서 브리핑을 통해 “현안 질의를 통해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고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레오 14세 교황, 가톨릭중앙의료원에 감사 서신 전달

평화와 사랑의 사도, 레오 14세 교황이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의료원장 민창기 교수)에 감사의 뜻을 담은 공식 서신(사진)을 보내왔다. 21일 의료원에 따르면 서신은 바티칸 교황청 국무원 국무장관 파올로 루델리 대주교가 레오 14세 교황을 대리하여 작성, 지난 7월 1일부로 공표됐다. 교황은 서신에서, CMC가 주한 교황대사관(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 대주교)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사랑과 인술의 연대의식을 발휘한 데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양 기관의 상호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기를 희망한다고 썼다. 주한 교황대사관과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지난 5월 7일 교황대사관 직원들의 건강 증진과 의료기관 이용을 지원하기 위한 MOU를 맺은 바 있다. 민창기 의료원장은 서신에 대하여 “레오 14세 교황님께 감사드리며, CMC는 주한 교황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관계자들이 건강하게 주님의 직무를 이행하시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민 의료원장은 “교황님께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에 방한 예정인 만큼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서울대교구와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님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전략물자 수출 통제·간첩법’…율촌 “계약부터 전면 재정비해야”

전략 물자와 첨단 기술의 무허가 수출을 둘러싼 기업의 법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수출 통제 대상이 실물 제품을 넘어 무형 기술까지 넓어진 데다 국가 핵심 기술을 빼돌리는 '산업 스파이' 행위에는 간첩죄까지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 15일 '전략 물자와 방산: 수출 통제 리스크 대응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국내외 수출 통제 집행 동향과 기업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전략 물자와 첨단 기술의 무허가 수출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 중대 위반으로 다뤄지면서 기업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수출 통제 규제는 제공 대상에 따라 △대외무역법 △방위사업법 △산업기술보호법 △국가첨단산업법 등에 두루 걸쳐 있다. 적용 대상도 전략 물자부터 방산·국가 핵심·국가 첨단 전략 기술까지 다양하다. 문제는 법이 규정하는 수출이 '물품 선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설계 도면과 제조 공정, 소스 코드를 이메일이나 클라우드로 공유하는 행위도 통제될 수 있어 기업은 자료 제공 전 해당 기술의 성격부터 확인해야 한다. 해외에서는 반도체·인공 지능(AI)·이중 용도 전자 부품·방산 기술 등을 중심으로 수출 통제의 고삐를 죄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 군사 관련 대학에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와 설계 지식 재산권(IP)를 허가 없이 제공하거나 제재 대상국과의 거래를 은폐한 기업에 벌금형과 몰수, 기업 모니터링 등의 제제를 가했다. 일본에서도 3차원 측정기와 공작 기계의 성능 데이터를 조작해 통제 대상이 아닌 것처럼 수출한 임직원과 법인이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 이 같은 수출 통제 강화 기조 속에 방산 수출의 변화도 기업의 계약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과거에는 국내 생산 완제품을 특정 구매국에 납품하는 방식이 중심이었지만 최근 수주에는 기술 자료·소프트웨어 제공·현지 생산과 유지·보수·정비(MRO) 장기 운영 지원이 따라붙는다. 이에 따라 기업은 수출 허가 신청 전부터 기술 제공 범위와 최종 사용자, 제3국 재이전 조건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 김난형 율촌 변호사는 “기술 이전과 현지화는 수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통제 리스크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업은 수출 계약 체결 시점부터 정부의 수출 승인이 지연되거나 거절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납기 지연 책임을 어떻게 배분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구매국에 제공하는 기술 자료의 사용 목적을 엄격히 한정하고, 복제나 임의 개량을 금지하는 보호 조항을 촘촘히 반영해야 한다는 실무적인 가이드 라인도 제시됐다. 간첩죄의 처벌 범위도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 간첩죄가 '적국'을 위한 행위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오는 9월 시행되는 개정 형법은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의 지령이나 사주 등을 받아 국가 기밀을 빼내거나 넘긴 경우도 처벌한다.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 징역이다. 개정법이 시행되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된 국가 핵심 기술을 해외로 빼돌리는 소위 '산업 스파이' 범죄도 간첩죄 처벌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개정 간첩법의 실질적인 보호를 받으려면 기업의 선제적인 대비가 필수적이라는 조언도 뒤따랐다. 김기훈 율촌 변호사는 “해외로 유출된 기술이 간첩죄의 객체인 '국가기밀'로 인정받으려면 평소 일반에 알려지지 않고 철저히 기밀로 관리돼 왔음을 기업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를 위해 보유 기술을 선제적으로 분류하고, 접근 통제와 이력 기록 등 비밀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간첩죄 적용 시 수사 기관의 합법적인 감청이 가능해지는 만큼 이에 대비한 초기 공조 체계 구축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여부를 개별 부서나 실무자의 판단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영업과 연구·개발(R&D), 물류 부서가 해외에 물품이나 자료를 제공하기 전 통제 대상 여부와 최종 사용자·최종 용도를 함께 심사하고 법무실 등 준법 감시 부서의 승인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형주 율촌 변호사는 “수출 통제 위반은 실무자의 단독 판단과 불명확한 승인 권한, 기록 미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거래 개시 전부터 위험을 심사하고 그 과정을 기록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주)LS, 일본 JCR서 ‘A0’ 신용등급 획득…국내 신용등급 전망도 일제히 상향

LS그룹 지주회사인 ㈜LS(대표 명노현)가 일본 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적격 신용등급을 획득한 데 이어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도 신용등급 전망이 일제히 상향 조정됐다. LS는 일본 신용평가사 JCR(Japan Credit Rating Agency)로부터 'A0(안정적)' 신용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등급 획득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사업 경쟁력과 재무 안정성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JCR의 A0 등급은 국내 신용등급 기준 AA-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LS는 현재 국내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A+임에도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JCR은 평가보고서를 통해 LS전선, LS일렉트릭, LS MnM 등 핵심 계열사들이 시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있으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리스크 관리 역량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LS의 신용도를 긍정적으로 재평가했다.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는 지난 6월 말 LS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기존 A+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 상향은 향후 신용등급이 추가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른 핵심 계열사의 실적 개선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LS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분야 경쟁력과 안정적인 현금창출 능력을, LS일렉트릭은 전력기기 사업의 수익성 개선을 각각 높게 평가받았다. 또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LS의 순차입금 대비 현금창출력과 재무 안정성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LS 관계자는 “JCR의 신용등급 획득으로 일본 금융기관과의 거래 확대와 금융 조건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글로벌 자금 조달 채널을 다변화하고 조달 비용을 낮춰 재무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SDS, 국산 NPU 기반 AI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퓨리오사AI 칩 탑재

삼성SDS가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이며 기업들의 AI 인프라 선택지를 확대한다. 삼성SDS는 퓨리오사AI의 2세대 NPU(신경망처리장치) '레니게이드(RGND)'를 탑재한 NPUaaS(NPU as a Service)를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통해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NPUaaS는 기업이 AI 연산용 서버를 직접 구축하거나 NPU를 구매하지 않고도 클라우드에서 필요한 만큼 NPU 자원을 구독 형태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퓨리오사AI의 레니게이드는 AI 추론(Inference)에 특화된 국산 NPU다. 이미 학습된 AI 모델을 활용해 답변 생성, 문서 분석, 이미지 판별 등 실제 서비스 단계에서 연산을 수행하며, GPU 대비 전력 효율과 비용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고객은 서비스 규모에 맞춰 NPU를 1장부터 2장, 4장, 8장 등 필요한 만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AI 서비스 규모에 맞춰 유연하게 인프라를 구성할 수 있으며, SCP의 고성능 스토리지와 컴퓨트, 고속 네트워크 서비스와도 연동된다. 삼성SDS는 이번 서비스를 소버린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제공해 공공기관과 보안 규제가 엄격한 기업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회사는 기존 GPU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GPUaaS)에 이어 NPU 기반 AI 연산 서비스까지 확대함으로써 고객의 AI 인프라 선택권을 넓히고,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호준 삼성SDS 클라우드서비스사업부장(부사장)은 “이번 NPUaaS 출시는 새로운 클라우드 상품을 추가한 것을 넘어 고객들이 고성능 AI 기술을 보다 유연하고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SCP 기반 AI 서비스를 지속 확대해 국내 클라우드 AI 생태계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K-핵추진 잠수함, ‘특별법 제정·인력 양성’이 성패 가른다

정부가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를 목표로 하는 '장보고 N 사업(KSS-N)'을 공식화하며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SSN) 개발을 국가 전략 사업으로 격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잠수함 건조 자체에 앞서 정치적 연속성을 보장할 특별법 제정과 실전 역량을 갖춘 전문 인력 양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5월 발표한 '대한민국 핵추진 잠수함 개발 기본 계획'을 통해 해당 사업을 '장보고 N 사업'으로 명명했다. 기본 계획에는 △저농축 우라늄 사용 장주기 원자로 개발 △국내 개발·건조 △민간 원자력·조선 기술 활용 △설계→운용→정비→해체 등 총 수명주기 관리 △2030년대 중반 1번함 진수 등의 원칙이 담겼다. 핵추진 잠수함을 국가 안보·원자력·조선 산업·국제 협력을 결합한 장기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핵추진 잠수함 사업은 현행 방위사업법이나 원자력안전법, 국가계약법 등 개별 법률만으로 온전히 다루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추진 잠수함은 군사 무기인 동시에 원자로와 핵연료를 사용하는 복합 체계이다. 이에 따라 핵 연료 조달·방사선 안전·군사 기밀·장기 재정·주민 수용성까지 성격이 다른 사안을 동시에 다뤄야 한다. 관련 권한과 책임이 여러 부처와 기관에 분산될 경우 사업 일정 지연되고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핵추진 잠수함 사업이 국가 전략 사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책 방향·특별법·세부 시행 계획 등 상호 정합성을 갖춘 하나의 추진 체계로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사업 추진·안전 규제·재정 지원·주민 수용성을 하나의 법적 틀로 묶는 '종합 실행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별법의 또 다른 목적은 사업의 정치적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핵추진 잠수함은 연구·개발(R&D)·건조·운용·정비·퇴역·해체까지 수십 년에 걸쳐 추진된다. 정권 교체나 단기 재정 상황에 따라 사업 방향이 달라지면 이미 투입된 R&D 비용과 산업 투자가 매몰될 수 있다. 이에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산하에 범정부 상설 추진 조직을 설치하고 국방부·해군, 방위사업청·원자력 규제 기관·산업 관련 부처·지방 자치 단체가 하나의 체계 아래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상설 조직에 일정·예산·인허가를 조정할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책임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사업 추진 주체인 국방부·방위사업청과는 철저히 분리돼 객관적으로 원자력 안전을 통제할 '독립적인 안전 규제 기구'의 신설도 특별법에 담겨야 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와 함께 고난도 기술 개발에 나서는 방산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성실 수행 면책 제도를 비롯해 잠수함 건조 및 정비 기지가 들어설 지역 사회의 주민 수용성을 확보할 법적 지원 체계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원태호 해양전략연구소장은 핵잠수함 사업에서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사람'을 꼽았다. 핵추진 잠수함은 좁은 밀폐 공간에 소형 원자력 발전소를 탑재하고 심해를 누비는 복합 무기 체계다. 승조원은 원자로 운용·방사선 관리·비상 대응 능력을 모두 갖춰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년 이상의 교육과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단 한 번의 판단 지연이나 안전 수칙 미준수가 대형 참사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61년 구소련 K-19에서는 원자로 냉각수 유출 사고와 미흡한 비상 대응으로 승조원들이 치명적인 방사선에 노출됐다. 1963년 미국의 스레셔호는 심해 잠항 시험 중 침몰해 탑승자 129명이 숨졌다. 미국은 이후 잠수함 설계·자재·용접·정비·시험·문서 관리 전반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SUBSAFE' 체계를 도입하기도 했다. 원 소장은 “당장 내일 핵잠수함을 진수시킬 수 있다 하더라도 이를 안전하게 몰고 갈 승조원과 정비 시스템이 없다면 그것은 바다 밑의 '시한폭탄'일 뿐"이라며 철저한 사전 교육훈련과 원자력 안전 문화 정착을 강조했다. 호주의 오커스(AUKUS) '최적의 경로'는 한국이 참고할 대표적인 사례다. 호주는 자체 핵잠수함을 인수하기 약 20년 전부터 장교와 부사관을 미 해군 원자력 학교와 원자력 훈련 부대에 보내고,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에 실제 배치해 승조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세종연구소는 한국이 8000톤급 잠수함 3척 이상을 복수 승조원제로 운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초기에는 수백 명, 교관·정비·안전 규제 인력을 포함하면 장기적으로 1000명 안팎의 인력이 필요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에 핵잠수함 승조원이 실제 원자로를 운전하며 훈련할 수 있는 해군용 가동 원자로 실습 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1번함을 안전하게 시운전하려면 그 이전에 자격을 갖춘 승조원단이 완성돼 있어야 하는 만큼 국내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안 해외 교육체계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에 따라 '한미 핵추진 잠수함 인력 양성 특별 협정'을 조속히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도 교육 인원·비용 분담·정보 보호·미 핵잠수함 승함 실습의 근거를 담은 정부 간 협정과 미국 의회의 법적 수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 교육 체계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장보고 N 사업에서 채택한 '저농축 우라늄(LEU)' 기반 원자로와 달리, 미국의 원자로는 수명 주기 동안 연료 교체가 필요 없는 '고농축 우라늄(HEU)'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세종연구소는 원자력 안전 문화와 승조원 자격 관리는 최고 수준인 미국에서 배우되, 저농축 우라늄 원자로 특유의 재장전 및 정비 교리는 우리와 유사한 환경인 프랑스와의 협력을 통해 습득하는 이원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인력 양성을 방산 협력과 연계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미국·영국·호주가 겪는 핵잠수함 정비 적체를 한국의 조선·정비 역량으로 해소하는 '한·미·호 공동 MRO' 구상을 제안했다. 호주 스털링 기지 일대에 한·미·호 공동 핵잠수함 MRO 거점을 구축하고 한국이 참여한다면 미국과 호주는 정비 적체를 줄이고 한국은 실제 원자력 함정의 정비 기술과 품질 관리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후 한국 인력이 관련 교육과 자격을 취득하면 참여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축적한 경험을 장보고 N 함정의 국내 정비창 설계와 인력 양성에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핵잠수함 원자로 구역과 관련 장비는 엄격한 기술·수출 통제 대상이어서 별도의 한미 또는 한·미·호 정부 간 협정과 미국 국내법상 허가가 필요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한비 인턴기자

포스코청암재단, 해외 박사과정 장학생 2명 선발…최대 5년간 장학금 지원

포스코청암재단이 해외 명문대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국내 우수 인재를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포스코해외유학장학'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포스코청암재단은 지난 20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2026 포스코해외유학장학 증서수여식'을 열고 최종 선발된 장학생 2명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포스코해외유학장학은 우수한 국내 인재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해외 유수 대학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된 장학사업이다.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미래 국가 경쟁력을 이끌 연구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취지다. 재단은 연구 역량과 학문적 성취도, 연구계획의 우수성,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최종 장학생을 선발했다. 올해 첫 장학생으로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재료과학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노이준 학생과 프랑스 파리경제대학교 공공경제학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서동웅 학생이 선정됐다. 선발된 장학생에게는 1인당 연간 최대 3만달러의 장학금이 최대 5년간 지원된다. 이와 함께 포스코청암재단 장학생 네트워크를 통한 교류 프로그램도 운영해 연구 경험과 학문적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노이준 학생은 “재료과학 분야 연구를 통해 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국제 연구 네트워크를 국내 학계와 산업계에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동웅 학생은 “공공경제학 연구를 바탕으로 학계의 연구 성과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며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연구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청암재단은 앞으로도 해외 우수 대학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국내 인재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글로벌 연구자를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최태원 신중론·美 변수·증시폭락’…청와대 ‘반도체 초과이익’ 논의 속도 조절

반도체 초과이익의 사회적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안팎의 변수와 맞물리며 속도조절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공개적으로 신중론을 밝힌 데 이어, 미국 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익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오면서 대통령실이 관련 의제를 다루려던 대통령 주재 회의를 개최 몇 시간 앞두고 취소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지난 20일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가 '주제 및 일정 변경'으로 열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안팎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기업 초과이윤의 사회적 배분' 문제가 주요 보고 안건 가운데 하나로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목요일 열리는 회의를 오는 23일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 일정 등을 고려해 이날로 앞당겼다가 당일 다시 순연한 것이다. ◇ 최태원 “개념 잘 모르겠다"...재계 “투자가 먼저" 재계에서는 성과급 논의가 촉발된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메시지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고용노동부가 제기한 초과이익 배분론과 관련해 “아직 개념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세금을 통해 정부가 재정으로 하는 일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기업의 이익을 직접 배분하는 방식이 자신이 생각하는 이해관계자 행복이나 기업의 역할과 같은 개념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자본주의는 투자와 혁신이 계속 선순환하는 구조"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은 미래 투자를 통해 다시 성장으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이는 초과이익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하자는 논의보다 AI·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투자가 우선이라는 재계 시각을 사실상 대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최 회장은 지난 6월 도쿄 닛케이포럼에서도 사회적 환원은 일정한 룰과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 제주포럼에서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AI 인프라와 신규 팹 투자 확대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AI 시대에는 막대한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만큼 기업의 초과이익은 연구개발(R&D)과 생산시설 확충으로 이어져야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 美 “우리도 몫 있다" 외신 보도…정부는 “논의 없었다" 여기에 통상 변수까지 겹쳤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무역대표부(USTR) 고위 관계자가 지난달 한미 협의에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막대한 이익 가운데 미국도 일정 부분 정당한 몫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국내외 보도들이 나왔다. 미국 기업들의 대규모 반도체 구매가 한국 기업 실적에 기여한 만큼 한국 협력업체가 초과이익을 배분받는다면 미국 기업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산업통상부는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한미 통상협의 과정에서 우리 반도체 기업의 이익 공유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USTR과 상무부·재무부 역시 관련 사실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산업계 안팎에서는 국내의 초과이익 논의가 향후 통상 협상에서 새로운 쟁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증시 급락까지…속도조절 불가피했나 시장 상황도 청와대에 부담을 주고 있다. 20일 국내 증시는 미국 반도체주 급락 여파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장중 나란히 5% 넘게 하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기업 초과이익'을 핵심 의제로 공개 논의하는 것이 시장에 추가적인 부담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도 대통령실이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로서는 이미 비슷한 경험도 있다. 지난 5월 김용범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금' 구상을 블룸버그가 기업의 '초과이익 배분'으로 해석해 보도하면서 시장 우려가 확산됐고, 청와대는 “초과세수 활용 취지를 왜곡했다"며 공식 항의와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과이익 문제는 기업 투자와 경쟁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부 내부에서도 노동부가 사회적 환원과 연대임금 논의를 강조하는 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AI와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업의 재투자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재계의 공개 신중론, 미국발 통상 변수, 증시 급락이라는 세 가지 부담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대통령실이 관련 논의의 속도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아직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가 의제 자체의 철회인지, 논의 시점을 조정한 것인지는 추가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5% 보금자리론에 마통 양극화”...대출시장은 지금 ‘강자 게임’ [이슈+]

정부가 '집값 잡기'를 위한 부동산금융 억제와 대출 조이기 기조를 명확히 하면서 시장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5%대로 뛰고 마이너스통장(마통)은 고신용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등 중·저신용자와 실수요자가 규제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공급하는 정책 모기지론인 '보금자리론'의 금리는 전일 기준 만기별로 연 4.90%~5.20%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아낌e보금자리론'의 기본 금리는 10년 만기(연 4.90%)를 제외한 전 구간에서 5%를 넘어섰다. 30년 만기 금리는 연 5.10%, 50년 만기는 연 5.20%를 가리키며 2022년 12월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5%대로 재진입했다. 우대금리(최대 1.0%p 적용)를 받을 여지가 있지만 이는 대부분 저소득청년이나 장애인·한부모가정, 전세사기 피해자 등으로, 좁은 조건임을 고려하면 적용이 쉽지 않기에 실제 적용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주금공은 규제지역 내 보금자리론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방침을 밝힌 상태다. 수도권 등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매수 시 0.2%p의 가산금리가 추가로 적용되는 것이다. 올해 공급 한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는 상황에 규제 지역의 수요를 조절하기 위함이다. 장기·고정금리 정책모기지인 보금자리론은 무주택·실수요자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주택을 매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표적인 정책금융 상품이다. 그러나 가파른 금리 상승에 대부분 5%대로 올라서며 정책 대출로서의 메리트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런 현상은 무주택·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및 축소 기조가 불러온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꼽히고 있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무주택·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대출이 수월한 보금자리론으로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정부는 '풍선효과'와 가계부채 급증을 저지하기 위해 정책모기지 비중 축소 결정을 내리면서 보금자리론 금리를 연속적으로 인상했다. 올 들어 보금자리론 금리는 △지난 1월 0.25%p △2월 0.15%p △4월 0.30%p △5월 0.25% △7월 0.3%p 등 다섯 번 인상되며 누적 인상 폭이 1.25%p까지 늘어났다. 무주택·실수요자들은 일부 시중은행의 최저 금리가 보금자리론 기본 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마저 벌어지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우량 차주가 상대적으로 시중은행에서 우대금리 조건을 폭넓게 적용받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정책 대출이 지원해주는 효과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목소리다. 한 무주택자는 “대출 규제로 시중은행 이용이 막힌 서민이나 실수요자들은 선택지 없이 고금리의 보금자리론으로 향할 수 밖에 없는데, '내 집 마련'의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할 정책금융 상품이 대출 총량 규제의 수단으로 활용되자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사실상 '사다리가 사라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대출 시장에선 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중·저신용자와의 양극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신용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은행권이 저신용·소액 차주의 대출부터 줄이자 결국 고신용자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 등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최근 4년간(2022년 말~올해 5월 말) 마이너스통장 개설 계좌 수는 34만2067좌(302만5602좌→268만3535좌, 11.3%) 감소했다. 한도 구간대별로는 △1000만원 미만 계좌(7.2%) △1000만~3000만원(15.2%) △3000만~5000만원(14.2%) △5000만~1억원(6.2%) △1억~2억원(4.5%) 각각 줄어든 가운데 한도 2억원 이상 계좌만 4.6% 늘었다. 해당 구간은 특히 지난해 말 2만684좌 늘어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나타냈다. 고액 한도 계좌의 비중도 커져 전체 계좌에서 1억원 이상 한도 계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말 5.99%에서 올해 5월 말 6.52%로 증가했다. 이에 연동해 대출잔액도 2억원 이상 구간의 대출 잔액이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을 이용 중인 한 중·저신용자 차주는 “결국 실수요자와 청년층이 타깃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큰 이유 없이 마통 액수가 이전 대비 깎여나가고 있는 시점에 상대적으로 우량 차주의 한도는 유지되면서 고액 마통 이용자는 신용대출 여파 회색지대에 놓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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