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정부의 탄소중립 및 에너지전환 정책이 본격화되고 전기화 추세가 빨라지면서 도시가스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시가스협회가 '미래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장기적인 생존 전략 마련에 나섰다. 올해 3연임에 성공한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도시가스 산업이 직면한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 방향, LNG 직도입 및 기후부의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송 회장은 도시가스 산업이 처한 환경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음을 인정했다. 그는 “도시가스 산업은 요금 결정권도, 원료 선택권도 없는 강한 규제 속에 묶여 있어 사업 영역을 확대하거나 환경 변화에 자유롭게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털어놨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출범한 조직이 바로 외부 전문가 중심의 '미래혁신위원회'다. 현재 미래비전, 미래경쟁력, 미래시스템, 사회공헌 등 4개 전문위원회로 개편되어 운영 중이다. 송 회장은 “당장 실행하기는 어렵더라도 도시가스 산업 구조 변화나 연료조달 방식 변화 등 민감한 미래 시나리오를 미리 검토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방식만 고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업계가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미리 준비해 두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동안 미래혁신위의 연구 결과가 외부에 잘 공유되지 않아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내년 중에는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 정부, 국회, 언론, 회원사가 참여하는 포럼을 개최해 도시가스의 미래 지향적 역할에 대한 정책 토론의 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LNG 직도입 확대, “공정한 게임의 룰 지켜져야" 최근 산업용 LNG 직도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해외법인을 활용한 도입 사례가 늘어나는 등 도시가스 공급체계 왜곡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송 회장은 “국가 수급체계 보완이나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LNG 직도입의 순기능과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하며 민간기업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법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거나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행위가 없는지 '공정한 게임의 룰'이 엄격하게 지켜지는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 등에서 신설 수요를 위한 직도입이 기존 도시가스 수요를 잠식하는 사례가 제기되고 있으나 이를 입증하기 쉽지 않은 현실을 지적하며, “시장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이 또 다른 규제가 될 수 있어 정부도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안다.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산업부와 지속 협의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가스산업 구조개편 관점에서 도시가스사 역시 재판매가 아닌 자사 고객 공급 용도로 해외에서 직접 원료를 조달하는 '원료조달 선택권' 등 다양한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히트펌프 공세엔 '가스 하이브리드'로 상호보완 기후부 등에서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에 따른 타격 우려에 대해서는 '대립'이 아닌 '상호보완' 전략을 제시했다. 송 회장은 연소 중심 난방에서 전기화로 가는 세계적 추세를 인정하면서도, “전기화는 계통 안정화와 국민 편익, 사회적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히트펌프는 혹한기에 성적계수(COP)가 1 이하로 떨어져 추가적인 가스 난방이 필요하다"며 “일반 계절에는 히트펌프를 쓰고, 한파나 전력피크 시에는 가스 열원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탄소 감축과 전력계통 안정을 동시에 확보하는 현실적 대안이며 유럽에서도 추진 중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안전관리와 세제 개선 등 업계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구체적인 구상도 밝혔다. 협회는 미래시스템위원회를 통해 34개 회원사의 상이한 안전관리 역량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한 '빅데이터 기반 안전관리시스템 표준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 회장은 “사물인터넷(IoT) 기법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과학적인 안전관리 체계가 확립된다면, 안전 수준에 따라 정밀안전진단 주기(현재 5년 획일화)를 등급별(A등급 7년, D등급 3년 등)로 차등화하는 합리적인 규제 개선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LNG에 가해지는 과도한 세제 혜택 불균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송 회장은 “LPG는 서민연료라는 명목으로 개별소비세 인하 및 수입부과금 면제 혜택을 받고 있으나, 현재 LPG의 60%는 산업용으로 소비되고 있다"며 “반면 LNG는 LPG 대비 3배 높은 개별소비세를 부담하고 있어, 이러한 세제의 역진성은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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