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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슈퍼마켓 이어 대형마트·온라인 사업도 매각한다

홈플러스가 슈퍼사업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에 이어 대형마트·온라인 사업 등 잔존사업부문에 대한 매각에도 본격 착수한다. 26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매각된 익스프레스를 제외한 잔존사업부문에 대한 인가전 인수합병(M&A)에 본격 착수했다. 매각주관사는 지난번 익스프레스 매각 때와 동일하게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잠재적 매수자들에게 공식 티저레터를 발송하는 등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잔존사업부문은 본사를 포함해 온라인과 대형마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대형마트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제3의 기업이 인수할 경우, 인수 즉시 국내 대형마트업계 3위로 부상하게 된다. 이번 인가전 M&A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며, 서울회생법원의 승인을 조건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홈플러스가 본사를 포함해 대형마트와 온라인 등 핵심 자산 모두 매각에 나선 이유는 부도·대량 실직을 막고 회생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1년 넘게 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는 최근 임직원 월급과 상품 납품대금 지급에 차질을 겪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익스프레스 매각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기존 계획보다 적어 자금 유입 이후에도 자금난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사실상 마지막 카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만일 더이상 자금이 공급되지 않아 회생절차가 중단될 경우 대규모 고용 불안은 물론 협력업체의 피해와 지역상권 위축 등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앞선 홈플러스 매각 시도가 시장의 외면 속에 무산됐던 만큼 이번 잔존사업부문 인가전 M&A도 전망은 밝지 않다. 오프라인 유통시장 침체와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 등을 고려하면 이번 매각을 통한 실제 회생까지는 여전히 난관이 많다는 전망이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르포] 보법이 다른 중국의 드론 산업…선전 UASE서 목도한 ‘저공 경제 굴기’

[중국 선전(심천)=박규빈 기자] 지난 21일, 아침부터 가늘게 이어지던 빗줄기가 선전 컨벤션 센터(SZCEC) 광장을 적셨다. 그러나 악천후가 거대한 폭풍처럼 몰아치는 중국의 '저공 경제(Low-Altitude Economy)' 열풍은 잠재우지 못했다. 전시장 정문 앞은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각국 드론 협회장들을 비롯, 군·경 관계자·방산 바이어·정부 기술 관료들로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뤄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유리벽 너머에는 '2026 세계 무인기 대회-국제 저고도 경제·무인 시스템 박람회(UASE, Unmanned Aircraft Systems Expo)'의 막이 올랐음을 알리는 문구가 선명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이 박람회는 민간 드론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었다. 중국 정부가 미래 국가 전략 산업이자 '신질생산력(新質生産力)'의 핵심 기둥으로 추진 중인 저공 경제의 가공할 군사적·상용화 전력화를 총망라한 무대여서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코엑스 A·B·C·D 4개 홀을 모두 합친 넓이의 10배에 달하는 전관을 가득 채운 부스들에서는 중국 기술의 무서운 독주를 증명하는 강연과 글로벌 바이어들의 상담 목소리가 쉼 없이 터져 나왔다. ◇“하늘을 미래 전략 산업으로"…저공 경제 10년의 집대성 이날 오전 개막식에서는 양진차이 세계무인기연맹(WUAVF) 회장 겸 선전무인기산업협회장의 선언을 시작으로 중국 저공 산업을 이끄는 거두들의 거침없는 발언이 잇달아 터져 나왔다. 양 회장은 10주년을 맞이한 소회와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성장세를 강하게 피력했다. 양 회장은 “올해로 세계드론대회(WDC)와 선전 국제 드론 전시회가 10주년을 맞이했는데 초창기 고작 100여 개 기업으로 시작했던 작은 행사가 이제는 전 세계 120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총 전시 면적만 11만㎡에 달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규모의 무인 시스템 박람회로 성장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끊임없이 깊이 다지고 멀리 내다보며 전 세계 혁신 자원을 모으고 산업 표준을 함께 구축하는 글로벌 이정표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저고도 경제의 국가 전략화와 상용화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 양 회장은 “저고도 경제는 이미 3년 연속 정부 업무 보고에 등장했으며, 국가전략성 신흥 산업으로 굳건히 자리잡았다“며 "공역 개혁이 심화되고 법적 규제 체계가 완비됨에 따라 이제 우리 산업은 개념 검증 단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대규모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우렁찬 목소리로 박람회의 공식 개막을 선언했다. 셰링 위펑웨이라이 대표는 “중국의 드론 산업 규모와 기술 수준은 이미 세계 최전열에 서 있다"며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 지역 최초로 2톤급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M1' 유인 항공기 실물을 독점 공개하는 등 글로벌 저고도 경제를 선도하는 제조 역량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혈액 배송부터 차량 분리형 eVTOL까지…보법이 다르다 현장에서 직접 들은 중국 드론 산업계의 강연과 미래 구상은 한국의 상식과 기술적 '보법'을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규제와 스펙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는 드론 물류가 이곳에서는 이미 '혈액 배송'과 같은 극도의 정밀함과 신속성을 요구하는 응급 의료 영역까지 실전 배치되고 있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미래 모빌리티의 패러다임을 깨부수는 구체적인 하이브리드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운송 구상이었다. 탑승객이 탄 차량의 바퀴와 시트가 포함된 하부 플랫폼을 분리한 뒤 엘리베이터와 같은 기구를 통해 상태 그대로 상공의 eVTOL과 물리적으로 직접 연결해 즉시 날아가게 만들겠다는 과감한 메커니즘이 이미 상세 설계 단계에서 발표됐다. 도로 주행과 공중 비행의 한계를 공급망 전체의 구조적 융합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이다. 민수 분야의 진화도 매서웠다. 농업 분야 드론이라면 넓은 논밭에 약제를 뿌리는 대형 방제 드론을 떠올리기 쉽다. 현장에서는 드론 하단에 탑재된 초고해상도 AI 카메라를 바탕으로 농산물의 생육 상태를 실시간 스캔해 '가장 상품 가치가 높은 양질의 개체'만을 콕 집어 골라내 수확하는 지능형 농업 솔루션이 제시됐다. ◇2666만 시간 날아오른 중국 하늘…3.5조 위안 '블루 오션' 이면의 그늘 전시장 내부를 둘러보며 기자가 느낀 감정은 감탄을 넘어선 거대한 위기감이었다. 현장에서 확인한 중국의 저공 경제는 이미 다가올 미래 예측이 아니라 수치로 증명되는 정량적 실체였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중국 전역의 무인기 총 비행시간은 2666.7만 시간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15.4퍼센트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와 산업계는 각 지역의 저공 경제 시범 사업이 가속화됨에 따라 오는 2035년에는 관련 시장 규모가 무려 3조5000억 위안(한화 약 780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 단위의 메가 블루오션이 중국 주도로 활짝 열린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눈부신 고속 성장 이면에는 새로운 안보·공공 안전 위협이라는 무거운 과제도 공존하고 있었고, 이는 곧바로 또 다른 방산 시장의 기회가 되고 있었다. 불법 비행을 뜻하는 '흑비(黑飛·헤이페이)' 난맥상이 도심과 산업 기지 전반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수동적 공중 감시 모델로는 사방으로 열린 전 공역의 민간 개방 수요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저공 방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불법 드론을 사전에 '보지 못하고, 위험 기체를 날지 못하게 막지 못하며, 위협 상황을 관리 통제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안보 공백'이 발생하고 있어 역설적으로 중국 내 '안티(대) 드론' 산업이 군용 테러 대응 스펙으로 급부상하는 강력한 촉매제로 작용한다는 전언이다. ◇국산 방산 무기 무색하게 만든 '10분의 1' 가격표와 과감한 제원 공개 국내 방산·항공 박람회에서나 최고 기밀로 취급되던 기술들이 이곳에서는 이미 전시장 바닥에 널려 있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치열하게 경쟁 중인 무인기(UAV) 기술이나 무인 표적기 형태의 기체들은 중국에서 양산화 단계의 상품으로 널려 있다는 말도 들었다. 한화시스템이나 LIG D&A(구 LIG넥스원)이 자랑하는 레이저 무기·대 드론 레이더·재밍 장비들도 중국 업체들이 제작해 현장에 전면 배치한 상태였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의 가장 무서운 점은 수직 계열화와 규모의 경제에서 나오는 '가격'"이라며 “한국이나 서방 국가 제품과 비교했을 때 제작 단가가 많게는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대량 생산과 군집 보급이 너무나도 쉽다"고 귀띔했다. 시쳇말로 '뻥 스펙'도 있었겠지만 중국 기업들의 마케팅 방식은 공격적이다 못해 대담하기까지 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은 대외비나 군사 보안 등을 이유로 항속 거리나 체공 시간 등 상세 제원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편이어서 '000km', '00시간'으로 표기해두는 경우가 태반이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민·군 겸용으로 즉시 전용할 수 있는 고성능 기체와 방산 장비의 마이크로파 제원을 배너와 브로셔를 통해 과감하게 공개하며 전 세계 바이어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야간 작전의 판도를 바꾼다...차세대 AI 방산 기술 '풀 컬러 나이트 비전' 전시장 곳곳에서는 무인기 기체뿐만 아니라 현대 정찰 방산 무기 체계의 핵심 눈 역할을 하는 영상 감시 센서 기술의 대격변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인공 지능(AI)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을 기반으로 전장 밤하늘을 낮처럼 밝히는 '드론용 AI 풀 컬러 나이트 비전 솔루션' 기업들은 K-방산 관계자들이 반드시 주목해야 할 기술이었다. 야간이나 악천후라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 시야를 완벽히 확보하는 게 군사 작전과 방산 정찰 무기 체계의 성패를 가르는 차세대 안보 핵심 기술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독보적인 하이테크 기업 '심지미래(Deepthink·深知未来)'는 독자 개발한 '지영 AI ISP(知影 AI ISP)' 연산 기술을 공개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AI 신경망 계산을 통해 실시간으로 노이즈를 제거하고 복잡한 날씨 환경의 화질을 극적으로 개선하는 '소프트웨어 정의형 야시 카메라' 생태계를 입증했다. 지영 AI ISP 엔진의 핵심은 야간과 악천후라는 극한 환경을 극복하는 6대 알고리즘 기술이다. 빛을 강제 증폭시켜 화질이 깨지던 기존 카메라와 달리 달빛조차 없는 0.003룩스 조도에서도 노이즈를 실시간 보정하는 'AI 야시 증강'을 구현했다. 여기에 실시간 명암비를 최적화하는 'AI HDR', 저해상도 영상을 선명하게 확대하는 'AI 초해상도', 적의 서치라이트 공격을 차단하는 '강광 억제', 가시광과 적외선 열화상을 가려내는 '쌍광 융합'이 유기적으로 결합됐다. 특히 폭우나 안개 속에서 빗방울과 안개 입자만 컴퓨터 연산으로 완전히 지워내는 'AI 제거·비 교정' 기술은 현대 전술 정찰의 판도를 바꿀 차세대 방산 기술로 평가받는다. 중국 공안이 담당하는 사회 안전 부문의 핵심 자산으로 소개된 '차량 탑재형 무인기 시스템'도 볼 수 있었는데 한 손으로 들 수 있을만큼 가벼웠다. 이는 지상 관제·충전 기지인 드론 스테이션을 4륜 구동 차량의 후방 적재함에 일체형으로 통합한 형태다. 요원이 주행 중에도 복잡한 조립 없이 즉각 임무 배치를 할 수 있어 작전 반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며, 광역 감시와 정찰 작전을 동시에 지원하는 이동형 지상 지원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공식 카탈로그에 따르면 이 플랫폼에 탑재되는 무인기들은 VTOL 기능을 갖춰 험지나 도심 등 주변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다. 한 대의 차량으로 여러 대의 무인기를 동시에 제어하는 군집 협동 작전을 지원해 넓은 구역을 촘촘히 덮는 영역 커버리지와 장거리 통신 릴레이 미션, 실시간 태스크 할당도 가능하다. 장비 전체가 완전 모듈화 설계 구조로 제작돼 신속한 해체와 긴급 재배치도 용이하다. 이는 실제 국경 순찰·실시간 보안 모니터링·대형 재난 시 비상 대응·국가 핵심 인프라 고속 진단·원거리 사전 정찰 등 치안 다목적 시나리오에 전방위로 전력화돼 있었다. 안티 드론 부문의 또 다른 강자인 에프사인(FSAIN·凡双科技) 역시 고도화된 무선 주파수(RF) 기술력을 바탕으로 프론트 엔드 장비와 백 엔드 스마트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협동하는 '감지-분석-처치' 일체화 관리 제어 체계를 구현했다. 이 회사는 공공 안전·발전소·공항 등 다양한 현장에 맞춤형 통합 솔루션을 공급 중이고, 탐색 주파수 대역이 촘촘한 다차원 융합 일체형 시스템과 배낭형 멀티 미션 디펜더가 주력 제품군이다. 대드론·소재 기업들의 라인업도 있었다. 베이징이공대학교 연구실 창업 기업인 이공전성(理工全盛)은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정의 무선(SDR) 기술 기반의 '플러그인 지능형 방공 플랫폼'을 선보이며 미지의 신종 드론 전파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재밍 라이브러리를 즉석에서 업데이트하는 기술력을 과시했다. 장거리 광학 탐지 분야의 강자인 광궁정진(HOPEWISH)는 AI 딥러닝 기반의 자동 추적 알고리즘을 탑재해 DJI 팬텀 4 기종 기준 소형 드론을 최대 5km 밖에서 포착하고 노이즈를 99.8퍼센트의 정확도로 가려내는 레이저 감시 카메라를 제안했다. 중천해상항공장비는 시속 400km의 속도로 비행해 전방 그물망 포획이나 직접 충돌로 적 드론을 격추하는 물리적 파괴 방식의 '요격용 자살 드론' 체계로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대기업인 길림화섬(Jilin Chemical Fiber)이 무인기 본체 뼈대가 되는 탄소 섬유 원사부터 가공재까지의 공급망을 수직 계열화해 고강도 원사 제조 단가를 기존 서방재 대비 30퍼센트 이상 절감하는 등 중국 드론 산업 전체의 단가 공습을 아래에서 탄탄히 받쳐주고 있었다. 전시장 정중앙에 대규모 부스를 꾸린 연합비기(联合飞机, United Aircraft)는 중국의 무인 항공 기술이 이미 상용화와 대량 양산 궤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상징이었다. 란잉(Lanying) R6000은 최대 이륙 중량 6000kg, 최대 탑재 중량 2000kg에 최고 순항 속도 시속 550km, 최대 항속 거리 4000km를 자랑하는 대형 6톤급 틸트로터 무인 항공기다. 함께 전시된 T1400은 자체 중량 450kg에 최대 650kg의 화물을 싣고 시속 100km로 비행하는 고중량 화물 수송용 탠덤 로터 드론이다. TD550 무인 소방 드론은 최대 이륙 중량 550kg에 최대 6500m 고고도 정찰과 200km 거리의 데이터 링크를 지원하며 영하 40도부터 영상 55도까지 견디는 외장 내구성을 증명했다. 전시장 한켠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나 LIG D&A의 로봇 자회사 고스트 로보틱스가 만들 법한 4족 보행 로봇 개도 있었고, 그 옆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 스멧과 현대로템 HR 셰르파와 같은 무인 차량(UGV)도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AI 기반의 고도화된 딥러닝 강화 학습 알고리즘을 내장해 험지 보행 성능을 실시간으로 보정한다. 무엇보다 공중의 드론과 상호 연결돼 인간의 개입 없이 대형을 유지하고 목표를 타격하는 '공지 무인 군집 협동 자율 합동 작전 기능' 수행도 가능하다는 말도 들었다. ◇K-항공·방산 기업들, 도취될 때가 아니었다 이번 UASE 전시회 현장의 공기는 무거운 습기를 머금어 매우 덥고 습했지만 마주한 진실은 차가웠다. 과거 국내 언론 매체들과 전문가들은 중국의 무인 시스템 산업을 두고 '보안성이 떨어지는 조잡함의 조립체' 따위로 치부하며 괄시·멸시·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랬던 중국의 관련 업계는 소재 원사부터 AI 연산 칩, 자율 군집 소프트웨어까지 전 단계 공급망을 완벽히 독점한 '생태계 포식자'로 진화했다. 분명 국내 항공·방산 기업들이 과거 대비 큰 발전을 이룬 건 맞다. 그러나 기술력의 우위를 과신하며 좁은 내수 시장과 촘촘한 국방 규제의 틀 안에서 안주하며 도취돼 있는 사이 중국은 '상상하는 시나리오는 무엇이든 양산한다'는 속도로 세계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 현장에서 목도한 중국 기업들의 거대한 라인업은 K-방산이 풀어내야 할 무인화·저공 방공망의 숙제가 무엇인지 매서운 경고장을 던지고 있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르포] “전고체 배터리로 비행 시간 45분 확보, 2배↑”…‘글로벌 UAM 1황’ 中 이항 R&D 센터에 가다

[중국 광둥성 둥관=박규빈 기자] “이곳은 전 세계 도심 항공 교통(UAM) 산업의 미래가 대량 생산되는 심장부입니다. 하드웨어 기체 제조부터 지상 관제 시스템까지 상업 운항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완비한 현장을 오늘 직접 확인하시게 될 겁니다." 이항 관계자가 기자를 포함한 방문객을 맞이하며 던진 자신감 넘치는 한마디다. 지난 22일 찾은 중국 광둥성 둥관의 이항 스마트 설비 유한공사(亿航智能设备有限公司, EHang) 연구·개발(R&D) 센터는 UAM 청사진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무인 항공 생태계의 중심지였다. 저고도 경제(Low-Altitude Economy)라는 인류의 새로운 길을 개척 중인 '글로벌 UAM 1황'인 이곳의 로비에 발을 디디자마자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사방의 화이트 벽면을 빈틈없이 메운 1200장 이상의 공식 특허 증서들이다. 이항 관계자는 “우리는 혁신과 꿈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승객용 자율 운항 항공기(AAV)를 창조했다"며 “현재 전 세계 특허 중 약 12%를 우리가 차지하고 있을 만큼 이 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항의 독보적인 위치는 특허들과 전시장 초입에 나란히 걸린 '4대 인증'을 담은 4개의 붉은색 액자에서 고스란히 증명된다. 이항은 기체 전반의 시스템 안전성을 증명하는 형식 인증(TC, Type Certificate)을 시작으로 대량 생산 능력을 인정받는 생산 면허(PC, Production Certificate), 개별 기체의 운항 기준을 보장하는 감항성 인증(AC, Airworthiness Certificate), 그리고 항공 운항 증명(AOC, Air Operator Certificate)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두 완비했다. 액자 속 선명하게 찍힌 각 승인 날짜들은 이항이 이미 상업화 단계에 진입해있음을 웅변하고 있었다. 이항 관계자는 “우리는 개념 단계를 넘어 기체를 대량 생산하고 전 세계 고객에게 인도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한 최초의 기업"이라며 “현재 이곳 공장에서는 전 세계 고객을 위해 연간 1000대의 대형 전기 수직 이착륙(eVTOL) 항공기를 찍어낼 수 있는 생산 능력을 갖췄다"고 전했다. ◇초기 혁신 모델부터 소방·물류·장거리 고정익까지 갖춘 '독보적 라인업' 전시장은 관광·의료 구조·물류·대중교통 등 다양한 산업군에 맞춤형으로 개발된 이항의 자율 운항기 전 라인업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이항의 첫걸음을 상징하는 'EH 184'였다. 안내판을 보니 2016년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6'을 통해 글로벌 무대에 데뷔한 세계 최초의 전기식 무인 승객 운송 항공기라는 기록이 명시돼있었다. 이어 안내받은 이항 상용화의 주역 'EH216-S' 앞에 서자 비로소 미래 기술의 실물이 고스란히 체감됐다. 육중한 걸윙 도어가 위로 열리자 조종석이 없는 매끄러운 2인승 가죽 시트가 눈앞에 나타난다. 계기판과 복잡한 아날로그 버튼, 조종간은 아예 존재하지 않고 전면 대시보드 한가운데 자리한 대형 태블릿 디스플레이가 기체가 '스스로 날아갈 것'임을 묵묵히 알릴 뿐이었다. 그 옆으로는 이를 특수 목적용으로 파생시킨 산업별 기체들이 상세 제원표와 함께 나란히 진열돼 있어 이항의 폭넓은 기술 확장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붉은색 외관이 강렬한 소방용 모델 'EH216-F'는 기체 상단에 튜브형 특수 약제 발사관을 장착해 고층 빌딩 화재를 진압하는 전문 방재 솔루션이다. 최대 속도 130km/h와 최대 항속거리 35km의 기동성을 갖췄고, 하단에 100L 용량의 소방용 소화 용액 탱크를 탑재해 21분간 비행하며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제원을 자랑한다. 이날 방문한 실증 센터 현장에서는 이 소방용 UAM 기체에 사람이 직접 탑승해 기동을 시연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특수 목적용 무인 항공기로 알려진 기체에 사람이 탑승해 실제 운용되는 현장은 이항의 자율 운항 기술이 이미 상당한 수준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했음을 시각적으로 증명하는 대목이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바로 옆에 자리한 물류 운송용 모델 'EH216-L'은 하단에 육중한 대형 카고 박스를 장착해 공중 운송을 전담하는 기체였다. 최고 속도 130km/h와 35km의 비행 거리는 앞서 본 소방용과 유사하지만 무거운 화물을 안정적으로 견뎌야 하는 물류의 특성을 고려해 최대 250kg에 달하는 압도적인 탑재 중량(Payload)을 확보한 점이 기억에 남았다. 드론이 하늘을 나는 이동 수단에 그치지 않고 복잡한 도심 속에서 시민의 생명을 구하고 물류 패러다임을 바꿀 준비가 끝났다는 것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인프라 순찰을 위해 날렵하게 뻗은 날개 길이(윙스팬) 4.3m의 복합익 VTOL 'VT-20'도 눈길을 끌었다. 최고 속도 120km/h, 항속 거리는 300km로 최대 180분 간 체공 가능한 성능을 지녀 광범위한 지역의 순찰·매핑 임무에 최적화된 듯한 기체였다. 이어 도시 간 이동을 책임질 장거리 모델 'VT-35'의 문을 열고 직접 내부에 탑승해 봤다. 좁고 갑갑할 것이라는 편견은 보기 좋게 깨졌다. 성인 남성이 다리를 편안하게 앞으로 뻗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레그룸이 확보됐고, 고급스러운 베이지와 그레이 톤의 2인승 가죽 시트가 아늑하게 몸을 감싼다. 전면 유리창 너머 탁 트인 시야와 승객 중심으로 정돈된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이동의 스트레스를 제로로 만들기에 충분해 보였다. 이항 관계자는 “최근 도입된 전고체 배터리 기술 테스트를 통해 기존 25분 안팎이던 비행 시간을 45분 이상으로 대폭 늘리는 데 성공했다"며 “향후 전 기종에 이를 확대 적용해 비행 거리를 2배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파노라마 커브드 스크린의 위용…“조종사 탑승보다 지상 관제가 더 안전" 이항 기술의 진짜 '심장'은 기체가 아닌 통신과 제어에 있었다. 이항 R&D 센터의 핵심인 '스마트 시티 지상 관제 센터(Smart City Command & Control Center)'에 들어서자 전면 벽면 전체를 타원형으로 길게 감싸 안은 초대형 파노라마 커브드 스크린의 위용이 시선을 완전히 압도했다. 스크린 앞쪽으로는 지상 관제 요원이 실시간 모니터링 레이 아웃을 통제할 수 있는 긴 콘솔 테이블들이 배치돼 정적이고도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실시간 비행 통제 화면에서는 정부가 승인한 비행 가능 구역(블루 존)과 공항·학교 주변 등 제한 구역(레드 존), 그리고 완충 구역(그린 존)이 입체적인 3D 원기둥 형태로 도심 지도 위에 명확하게 시각화 돼 관제 안전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시켜줬다. 현장 안내 팻말에 명시된 '智慧城市(지혜 도시(스마트 시티)) 기술 우세' 설명에 따르면 이항의 무인 항공기 교통 관리 시스템(UTM, Unmanned Aircraft System Traffic Management)은 △지리적 특성에 맞춘 분산형 배치 △다수 기체의 동시 협동 작업 △인력 배치를 극소화한 원격 자동 제어 △실시간 데이터 공유 및 교환 시스템을 고루 갖추고 있다. 5G 네트워크 기반으로 연동된 이 시스템은 미확인 비행 물체나 조류까지 탐지해 자동으로 회피 경로를 생성하는 고도의 이중화 성능을 자랑한다. 기자가 사이버 보안과 통신 지연 우려에 관한 질문을 던지자 이항 관계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그는 “모든 기체는 지상 관제 시스템을 통해 제어되고 안전 성능은 완벽한 이중화를 이뤄냈다"며 인간 조종사가 탑승해 직접 운전하는 것보다 시스템에 의한 제어가 통계적·기술적으로 훨씬 더 안전하다“고 답했다. 초대형 스크린의 좌측에는 위성 지도를 기반으로 실제 기체들의 비행 궤적과 상공에 떠 있는 기체 정보가 촘촘히 표시되고 있었고, 중앙과 우측 화면에는 현재 원격 테스트 중인 EH216-S 기체의 전면 1인칭 시점(FPV) 비행 영상과 함께 고도, 속도(지속 7.243km/h 등), 자세각 등을 정밀하게 나타내는 디지털 계기판 화면, 그리고 이착륙장의 실시간 CCTV 피드가 유기적으로 분할 표출되고 있었다. 하늘을 지배한 이항의 기술력은 바다로도 확장되고 있었다. 관제 센터 화면 한편에는 이항이 개발한 대형 자율 운항 무인 요트인 'YP' 모델의 제어 현황도 모니터링되고 있었다. 복층 구조에 침실과 거실을 갖춘 이 스마트 요트 제어 화면은 이항이 향후 하늘과 바다를 하나의 유기적인 관제 시스템으로 묶어 통합 무인 교통 커넥션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광저우·허페이에선 이미 실제 티켓 판매…한국 시장도 사정권 한국 시장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항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선 규제 장벽을 앞세우는 게 사실이지만 한국·일본·중동 지역 국가들과는 매우 긴밀하게 사업이 진행 중"이라며 “이미 제주도에서도 관광 목적의 테스트 비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다"고 답변했다. 전 세계 31개국에서 9만 회 이상의 무사고 비행을 기록한 이항은 중국 내 12개 도시, 40개 이상의 운영 거점을 확보하며 폭발적인 속도로 실적을 쌓고 있다. 놀라운 점은 관람용 시연을 넘어 광저우와 허페이 등 2개 지역에서는 이미 일반 승객을 대상으로 실제 티켓을 판매하는 완전한 상업 운영 단계에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이미 누군가는 돈을 내고 이항의 에어택시로 출퇴근을 하거나 관광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양진차이 세계무인기연맹 회장 겸 선전무인기산업협회장이 예측한 '올해 말 유인 드론 시대의 개막'이 기체 인증을 바탕으로 한 상용화의 첫 신호탄이라면 이항 측은 이를 도시 전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물리적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항은 미래에 도심 전역 2~3km마다 이착륙장인 '버티포트'를 촘촘히 깔고 무인 관제를 완전히 안착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기술적 개막을 넘어 실질적인 매스 마켓 생태계가 무르익는 시점을 보다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이항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 덕분에 상용화 속도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며 “앞으로 2~3년 내에 국내 도심에서는 '에어 택시'를 버스나 일반 택시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타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훌륭한 K-UAM 로드맵을 지닌 한국의 하늘 위에서도 조만간 무인 항공 생태계의 놀라운 잠재력을 함께 확인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데스크 칼럼] 정용진 회장, 조직 DNA ‘재 각인’이 필요하다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스타벅스 불매 인증과 구매 인증이 경쟁적으로 올라오고, 오프라인에서는 시민단체의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와 정치권이 사태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태 발생 당일인 18일 '저질 장사치'라고 표현한데 이어 23일에는 2년 전 세월호 참사 10주기에 '사이렌 머그잔'을 출시한 것을 거론하며 '악질 장사치'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에 동조해 행정안전부 장관은 각종 국민참여 설문조사와 공모전 등에 스타벅스 상품권을 활용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국방부는 스타벅스와 체결한 격오지 부대 방문 음료 지원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법무부는 검찰청에 스타벅스 구매 내역을 점검하도록 했고, 국가보훈부는 당분간 스타벅스 상품권을 사용하지 말라는 내부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6.3 지방선거를 앞둔 정당들과 후보들이 이번 이슈를 선거에 이용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중앙정부부처들이 특정 기업 불매에 나선 것은 공공행정에서 형평성, 일관성, 예측가능성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과도해 보인다. 앞으로 민주주의 역사와 사회적 가치를 가볍게 여기는 사건, 국가적 비극을 폄훼하는 사건이 또 발생하면, 그때마다 해당 기업을 모두 불매할 것인가. 불매의 판단 기준은 무엇으로 정할 것인가. 행정부가 갈등의 중재자가 아닌 갈등의 증폭자가 돼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이 모든 사태의 발단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서 비롯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경영학에서는 기업이나 조직의 '관성적 행동'을 설명할 때 '임프린팅(각인효과)'이라는 개념을 쓴다. 초기 창업기나 CEO 교체기와 같은 '민감한 시기'에 창업주나 교체된 CEO의 개인적 성향이 조직의 문화, 전략, 관행에 마치 '도장'처럼 새겨져 이후 시간이 지나고 외부 환경이 변화돼도 초기에 새겨진 창업주(CEO)의 DNA가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는 개념이다.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그룹 부회장 시절이던 2021~2022년 사이에 수차례에 걸쳐 자신의 SNS에 '멸공' 등 자신의 개인적 성향을 드러내는 게시물을 수 차례 올렸다. 이후 2024년 신세계그룹 회장에 오른 이후에는 SNS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과거 게시물을 삭제하기까지 했지만, 이미 80만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인 정 회장의 성향은 널리 알려진 상태다. 문제는 정 회장이 외부로 드러낸 개인적 성향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은 외부 팬들이나 소비자, 투자자보다 내부 조직 구성원이라는 점이다. 그룹 오너의 의중을 다른 직원보다 더 빠르게 간파해 더 충실하게 이행하고자 직원들간 경쟁을 벌이는 상황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정 회장이 자신의 SNS 활동을 두고 개인적인 일상이라거나 팬들과의 소통이라고만 여겼다면 이를 조직 내부 구성원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간과한 경솔한 행동이었다고밖에 할 수 없다. 지난 18일 최측근 중 한 명이던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하고 당시 사태에 대해 격노했다는 정 회장은 26일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진상조사 결과와 함께 직접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다. 정 회장이 이번 사태를 온전히 수습하고자 한다면 그룹 내에 어떤 과거의 각인이 남아있는지 파악하고 '재각인(Re-imprinting)'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로봇수술 1만례 달성

차 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원장 노동영)은 26일 “산부인과가 2015년 6월 로봇수술센터를 개소한 이후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 1만례를 달성하며 국내 여성 의료 분야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자궁근종 수술이 71.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난소종양 20.8%, 부인암 8%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가 41.9%로 가장 많았고 40대 41.2%, 20대 9.3%였다. 강남차병원에 따르면, 산부인과 로봇수술 1만례 달성은 '자궁 보존 중심 치료'라는 임상적 가치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로봇수술은 정교한 절제와 봉합으로 자궁을 보존하면서 병변만 제거할 수 있다. 이는 가임기 여성에게 임신 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차병원은 1988년 국내 최초로 복강경 수술을 도입했으며, 부인종양 수술 전문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과 체계적인 수술 시스템을 기반으로 산부인과 로봇수술 분야를 선도해왔다. 로봇수술센터장 성석주 교수(산부인과)는 “로봇수술 1만례 달성은 난임센터와 산과와의 협력진료를 통해 환자의 가임력을 보존하고 미래 계획과 삶의 질까지 고려한 치료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노동영 원장(외과)은 “이번 성과는 의료진뿐 아니라 병원 전체 부서의 협력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여성의 생애주기 전반을 책임지는 산부인과 전문병원으로서 진료 역량을 더욱 발전시켜 환자 중심 진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강남차병원은 산부인과뿐 아니라 소화기외과, 유방외과, 성형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로 로봇수술을 확대하고 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태양과 바람’ 전력 시장의 주인이 되다…2040년 재생에너지 성장 지도[창간 기획]

재생에너지가 더 이상 '보조 전원'이 아닌 주력 산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높은 발전 단가와 낮은 효율로 인해 정책 지원 산업에 가까웠던 태양광과 풍력은 이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를 비롯한 주요 기관들은 향후 신규 발전설비의 대부분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채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은 압도적인 속도로 성장 중이다. 모듈 가격 하락과 효율 개선, 대규모 생산 체계 구축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태양광 보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풍력 역시 대형화와 해상풍력 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발전 단가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유럽과 중국은 물론 미국 역시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와 송전망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26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보급량은 2016년 3716MW에서 2026년 현재 3만2153MW로 10년 동안 7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풍력 보급량은 1051MW에서 2470MW로 135% 증가했다. 태양광과 풍력의 보급 속도는 앞으로 더 빨라질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을 목표로 제시했고, 산업계 역시 RE100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에서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반도체·배터리·철강·자동차 업계는 재생에너지 조달 여부 자체가 수출 경쟁력과 연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수립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에서는 2038년 재생에너지 122GW 보급을 목표로 했다.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의지를 봤을 때 올해 수립되는 12차 전기본(2026~2040)에서는 2040년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200GW 수준으로 대폭 상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의 기술로는 부지 부족 등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34% 이상의 발전효율을 내는 탠덤 태양전지와 10MW급 이상의 풍력터빈이 상용화된다면 신규 설치 외에도 기존 설비를 교체하는 리파워링까지 더해 도전해볼 만한 목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지역 경제 지도까지 바꾸고 있다. 전남과 전북, 제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은 태양광과 해상풍력의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고, 울산·경남은 부유식 해상풍력과 해양플랜트 산업 연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전력을 소비하던 수도권 중심 구조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지방이 새로운 전략 거점으로 떠오르는 셈이다. 특히 해상풍력은 향후 한국 재생에너지 시장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은 대규모 해상풍력 잠재력을 갖추고 있고, 조선·철강·플랜트 산업과의 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터빈·케이블·하부구조물·변전설비 등 공급망 구축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문제가 전력망과 출력제어다. 제주에서는 이미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하면서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일상화되고 있고, 육지 역시 송전망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태이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ESS와 계통 안정화 기술, 장거리 송전망 구축 중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전력시장 구조 변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 중앙집중형 발전소와 한국전력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 간 직접 전력거래(PPA)와 분산형 전원 확대가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RE100 이행을 요구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장기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을 늘리는 추세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시장이 확대될수록 공급망 의존 문제도 함께 부각된다. 태양광 모듈과 핵심 광물 상당수가 중국 중심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이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에 나서는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에너지 전환이 새로운 산업 기회이자 동시에 또 다른 지정학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재생에너지 경쟁이 단순한 발전량 경쟁이 아니라 “계통·ESS·소재·전력시장·공급망"까지 포함한 종합 산업 경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ESS와 전력망 투자, 수소와 데이터센터 연계 등 새로운 산업 생태계도 빠르게 형성되는 모습이다. 2040년 전력 시장의 주인은 더 이상 원전과 화석연료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태양과 바람이 전력 시장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은 이미 시작됐다. 다만 그 속도와 방식,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계통·산업·시장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의 방향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전지성 기자 jjs@ekn.kr

“데이터는 뜨겁게, 지구는 차갑게”…그린 데이터센터 기술혁명[창간기획]

AI 시대의 가장 문제 중 하나는 “AI가 전기를 너무 많이 먹는다"는 점이다. 생성형 AI와 초거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 세계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과 연구진은 이제 단순히 전기를 더 생산하는 것을 넘어 “전기를 덜 쓰는 기술"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경쟁의 핵심이 서버 성능에서 냉각·효율·저전력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미래의 모든 개별 데이터센터는 전력의 제한을 받게 될 것이고, 이제 '전력 제한 산업'이 됐다"고 지난해 말한 바 있다. 현재 데이터센터의 최대 고민은 '열'이다. AI 연산에 사용되는 그래픽 처리장치(GPU) 서버는 엄청난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식히기 위해 막대한 전력이 다시 소비된다. 실제로 데이터센터 전체 소비 전력의 상당 부분은 냉각 설비에 사용된다. 이 때문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냉각 효율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는 수중 데이터센터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스코틀랜드 앞바다에서 '나틱(Natick) 프로젝트'를 통해 수중 데이터센터를 2년 이상 운영하며 냉각 효율과 서버 안정성을 실증했다. 중국 역시 상업용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닷물을 활용하면 냉각 전력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소음과 열 배출 문제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역시 관련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울산시는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을 중심으로 수중 데이터센터 표준 모델 개발을 추진 중이며, GS건설·포스코 등 민간기업도 참여하고 있다. 삼성 역시 바다 위에 데이터센터를 띄우는 '플로팅 데이터센터' 모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우주로 가는 데이터센터도 있다. 우주의 온도는 영하 270도로 매우 낮아 열 관리에 유리하고, 태양광 효율도 극적으로 높일 수 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우주 기업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기업 xAI의 합병을 통해 우주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지구 궤도에 로켓 100만 대를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당국에 제출했다. 구글, 스타클라우드, 카우보이 스페이스 등도 우주 데이터센터를 준비하고 있다. 냉각 기술 혁신은 데이터센터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지하 염수층에 냉기를 저장해 여름철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하는 저류층 열에너지 저장(RTES)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 기술은 기존 냉각 방식 대비 전력 소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프트웨어 기술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미국 연구진은 AI 작업 우선순위를 자동 조정해 전력망 부담이 커질 때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줄이는 기술을 실증했다. 데이터센터가 단순한 전력 소비자가 아니라 전력망 안정화에 참여하는 '유연한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GPU와 반도체 효율 개선 경쟁도 치열하다. 전력 손실을 줄이는 차세대 전력 변환 칩과 저전력 반도체 구조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고, 운영체제(OS) 코드 최적화만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도 등장하고 있다. AI 시대 경쟁력이 단순한 연산 속도를 넘어 “얼마나 적은 전기로 AI를 돌릴 수 있는가"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역시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메타는 100시간 이상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장주기 ESS 도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기 전해질(유기용매 기반 전해액)을 사용하는 유기 흐름 배터리와 차세대 장주기 저장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다. 미래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서버 집합체가 아니라 하나의 에너지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발전·저장·냉각·수요반응(DR)·폐열 활용이 하나로 연결되는 방향이다. 일부 국가는 데이터센터 폐열을 지역 난방에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물론 과제도 적지 않다. 수중 데이터센터는 해수 부식과 유지 보수 문제가 있고, 우주 데이터센터는 방사선과 냉각·발사 비용 등 현실적 한계가 크다. 다만 업계에서는 AI 시대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더 많은 발전소"와 함께 “더 적게 쓰는 기술혁신"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에머랄드 Al의 수석과학자이기도 한 아이세 코스쿤 미국 보스턴대학 교수는 지난 3월 한 컨퍼런스에서 “데이터센터는 이제 단순히 전력을 소모하는 거대한 소비자가 아니다. 전력망 관리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전력망에 도움을 주는 '자산'이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가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해 전력망의 수요에 맞춰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그리드 상호작용 자산'으로 진화해야 함을 역설한 것이다. 결국 미래 데이터센터 경쟁은 GPU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냉각 효율과 전력 최적화, 저장 기술과 저전력 반도체, 그리고 전력망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전지성 기자 jjs@ekn.kr

AI 강국 vs 탄소중립 딜레마…“이념 벗어나 현실 전략 짜야”[창간 기획]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이 갈림길에 섰다. 정부는 'AI 3대 강국'을 선언하며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전력 공급 전략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다. 단기간 내에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발전원은 현재로선 천연가스(LNG)밖에 없는데, 정부는 탄소중립 목표도 지향하고 있어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 단계에서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솔루션은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우선 순위를 정해 목표를 실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초기부터 AI 3대 강국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또 다른 국정과제에 발목이 잡힌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많다. AI 강국을 위해선 탄소 배출 증가가 불가피한데, 탄소중립 목표를 동시에 좇다 보니 정책에서부터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제12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전기본)과 제16차 장기천연가스(LNG) 수급계획이 동시에 표류하는 최근 상황은 이러한 충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전력 수급계획을 정하는 전기본이 정리되지 않으니 장기 가스계획이 못 수립되고, LNG 수요 전망 자체가 불확실해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내부 시각차도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부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확대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도 LNG 역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LNG 축소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신규 LNG 발전 가동연한 제한과 수소 혼소·전소 옵션 축소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흐름에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산업계는 현실적 판단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신규 공장 전력 공급 방안으로 LNG 열병합발전을 적극 추진 및 검토하고 있다. SK그룹과 아마존이 100MW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울산은 분산에너지특구 지정을 통해 300MW급 가스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는 대규모의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한다. 단기간 내에 이를 공급할 수 있는 발전원은 현재로선 LNG밖에 없다. 원전은 건설 기간과 입지 규제 문제로 평균 건설기간이 16년 걸린다.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ESS) 조합은 계통 제약과 간헐성 한계가 있다. 소형모듈원전(SMR)은 유력한 미래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상용화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화석연료인 LNG 사용이 늘면 탄소중립 목표는 후퇴하고 만다. 또한 반도체와 배터리 기업들은 글로벌 RE100(재생에너지 100%)·CF100(무탄소 에너지 100%) 흐름 속에서 글로벌 바이어들의 탄소 규제 기준까지 고려해야 한다. 전력은 LNG로 공급받아야 하지만, 동시에 탄소 배출은 줄여야 하는 이중 압박 구조가 한국 산업계에 가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모순되면서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순위 실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 급한 것은 AI 3대 강국이다. 주요 선진국들이 앞다퉈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경쟁에서 뒤처질 순 없다. 여기에 단기간 내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전력은 현재로선 LNG밖에 없다는 점에서 LNG발전 허용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나오는 탄소는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로 해결 가능하다. 다만 아직 CCUS의 경제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기술 고도화와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AI 3대 강국은 단기 목표이고, 탄소중립은 중장기 목표이다. 우선 단기 목표부터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CCUS 기술은 어느 정도 확보는 됐지만, 탄소 단가가 톤당 160달러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를 경제성 확보 수준까지 내리기 위해 기술 고도화 및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탄소배출권 거래가격이 톤당 2만원으로, 160달러(약 24만원)와는 아직 큰 격차가 있다. 무탄소 전원인 원전+재생에너지+ESS 조합을 대폭 늘리면 LNG를 늘리지 않고도 AI 3대 강국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초기 천연가스발전의 필요성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존 원전과 신규 대형원전을 최대한 활용하고 SMR 상용화를 앞당기는 동시에 재생에너지와 ESS 조합으로 간다면 나중에는 AI 강국과 탄소중립이 동시 달성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이재명 정부가 원전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지지층인 환경단체들의 상당한 반발을 살 수가 있다. AI 3대 강국 목표를 우선 달성해 국가 경쟁력을 강건히 하고, 이후 AI를 통해 에너지 절감 및 탄소중립 기술을 고도화하면 후반부에는 탄소중립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특정 에너지원을 둘러싼 이념적 접근이 아니라, AI 강국과 탄소중립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에너지 믹스와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전지성 기자 jjs@ekn.kr

AI 강국 도약 ‘에너지 혁신’에 답 있다[창간 기획]

인공지능(AI)이 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로봇과 자율주행, 바이오와 국방까지 AI가 스며들지 않는 산업을 찾기 어려운 시대다. 그러나 AI 경쟁의 본질은 단순한 소프트웨어나 반도체 성능만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AI 시대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전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지금 '전력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 전력을 장기간 공급받기로 했고, 구글·아마존·메타는 소형모듈원전(SMR)과 재생에너지, 가스발전 투자에 나서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하나가 중소도시 전체와 맞먹는 전력을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전력망과 발전소 자체가 새로운 국가 전략 인프라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생성형 AI 확산 이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계와 에너지 시장에서는 향후 10~15년간 AI 데이터센터가 세계 전력 수요 증가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시장조사기관 우드맥킨지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2024년 400TWh에서 2030년 800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하고, 2050년까지 3500TWh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투입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고, 냉각 설비 역시 대규모 전력 소비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AI 시대 전력 전략 재편에 착수했다. 미국은 원전과 천연가스(LNG),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동시에 확대하는 '전원 믹스 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중국은 석탄과 원전, 초고압 송전망을 기반으로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사실상 국가 차원의 전력 총동원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산업 육성을 위해 'AI 데이터센터 지원 특별법'이 추진되고 있고, 비수도권 중심 초대형 데이터센터 구축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전남 해남 솔라시도, 울산, 새만금 등은 차세대 AI 인프라 거점 후보지로 거론된다. 수도권 전력망 포화 문제가 심화되면서 데이터센터 입지 자체가 국가 에너지 전략과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한국은 탄소중립이라는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선 화석연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대폭 늘려야 한다. 하지만 태양과 바람에 좌우되는 재생에너지만으로는 AI 시대의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는 없다. 결국 AI 시대 에너지 전략은 단순히 “얼마나 친환경적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 역시 원전과 LNG, 재생에너지, ESS, 수요관리 기술 등을 조합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자체도 진화하고 있다. 바닷물을 활용해 냉각 효율을 높이는 수중 데이터센터, 해상 플랜트 기반 플로팅 데이터센터, 영하 270도의 극저온을 이용하는 우주 데이터센터, AI 기반 전력 사용 최적화 기술 등 새로운 기술 경쟁도 시작됐다. 전기를 더 생산하는 것만큼, 전기를 덜 쓰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술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에너지 경쟁이 단순한 발전원 경쟁을 넘어 “전력망·냉각·저장·효율·입지"를 모두 포함한 종합 시스템 경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국가 경쟁력의 핵심 역시 결국 '에너지 혁신 역량'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역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이를 떠받칠 에너지 전략까지 함께 재설계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한국은 이미 AI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데, 전력 산업 혁신이 늦어질수록 따라잡기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전력 공급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력히 주장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전지성 기자 jjs@ekn.kr

김성환 장관 “기후·에너지 통합은 시대적 소명…‘전기국가’로 대전환 선도”[창간 인터뷰]

“환경과 에너지가 별개라는 기존 패러다임 자체가 더 이상 적절하지 않고 함께 가야할 분야다." “조직 내 환경과 에너지가 융합될 수 있도록 인사교류 확대 등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재임 1주년을 두 달 앞두고 지난 19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환경과 에너지가 분리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7월 이재명 정부의 환경부 장관으로 취임한 후 3개월 뒤 기후부 출범에 따라 초대 기후부 장관이 됐다. 기후부 출범 직전까지도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분야를 합치는 것을 두고 산업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 등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돼왔다. 그러나 그는 기후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전 세계가 탄소감축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확대하는 시대에 환경과 에너지는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후부 내 환경과 에너지 분야가 융합될 수 있도록 인사 교류를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 장관은 이를 바탕으로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 목표 달성과 열 분야 전기화를 위한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화석연료인 나프타로 만드는 플라스틱 의존도를 줄이고 폭염, 홍수, 녹조 등 기후변화로 발생하는 현상들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후 적응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성환 장관과 일문일답. - 환경부 장관 취임 이후 약 10개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7개월이 지났다. 소회를 말해달라. ▲여러 현장을 다니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기후위기가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폭염과 집중호우 같은 기후재난은 이미 국민 일상이 됐고 산업 현장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보와 탄소중립 대응이 생존 문제가 되고 있다. 환경부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 개편된 것도 이런 시대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제 기후위기 대응은 경제·에너지·안보까지 연결된 국가 핵심 전략이 됐다.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후부 장관이라는 중책에 대한 책임감도 굉장히 크다. - 대통령도 에너지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 대통령께서도 국무회의에서 '잠잘 생각하지 말고 일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상황은 절박하다. 실제로 세계는 이미 재생에너지·탄소중립 중심으로 질서를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우리가 머뭇거리면 미래 경쟁력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크다. 앞으로 태양광·풍력·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미래 산업을 키우고 에너지 대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 경쟁력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지만 대한민국이 석유국가에서 전기국가로, 화석연료 중심 사회를 넘어 탈탄소 녹색문명으로의 대전환을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 - 기후부가 기존 환경과 에너지 기능을 통합하면서 물과 기름이 합쳐졌다고 할 정도로 정책 조율이 잘 안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 환경과 에너지가 별개라는 기존 패러다임 자체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 화석연료 중심 성장 과정에서 자연 파괴와 기후위기가 심화됐고 이제 환경과 에너지는 분리할 수 없는 분야가 됐다. 지난해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 과정에서도 과거처럼 갈등보다는 같은 테이블에서 다양한 이행 경로를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조직이 융화되는 과정에서 초창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발생하는 만큼 각 조직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혼합배치를 위한 부처 내 인사 교류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각 구성원이 기후·환경·에너지를 아우른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하고 있는가. ▲ 장·차관 및 과장급 간부 100여명이 참여하는 1박 2일 '간부 소통 워크숍'을 개최해 환경과 에너지 분야 간의 협업 및 팀워크를 강화했다. 부서 내 협업을 이끌고 업무 노하우 등을 공유한 직원을 선정·포상하는 '행복한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행복한 조직이 정책 성과를 낸다'는 인식하에 조직 내 행복 에너지를 확산시켜 직원들이 즐겁게 소통하는 하나의 기후부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 미국·이란 갈등 이후 화석연료 의존 구조 취약성이 다시 드러났다.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 ▲ 단기적으로는 신속한 설치와 다양한 입지 활용이 가능한 태양광 중심 보급 확대가 중요하다. 올해 9월 재생에너지법 시행에 따라 이격거리 규제를 완화하고 계통여유지역 중심 대형 프로젝트를 발굴할 계획이다. 산업단지 지붕형 태양광과 영농형·수상형 등 활용 입지를 다각화하겠다. 또 '공공기관 K-RE100'을 통해 공공 유휴부지 활용을 늘리고 주민참여형 사업인 햇빛소득마을도 확대할 예정이다. 안타까운 영덕 노후 풍력설비 화재와 같은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육상풍력은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해상풍력은 특별법 기반 계획입지와 일괄 인허가를 통해 사업 기간을 단축해 나가겠다. -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국산화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 현재 중국이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도 제조업 경쟁력이 뛰어나므로 기술혁신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고효율·친환경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정부는 텐덤셀 상용화 같은 핵심 기술 연구개발(R&D)을 적극 지원하고 정책금융 확대와 탄소검증제 고도화 등을 통해 국내 산업 생태계 회복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공공주도 사업과 금융 지원을 통해 공급망을 확대하고 핵심 기자재 기술개발을 통해 재생에너지 기술주권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 열 분야 전기화와 히트펌프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은 무엇인가. 청정열의무화제도의 방향은 어떤가. ▲ 열 분야 전기화는 단순히 난방 기기를 교체하는 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에너지 구조를 화석연료 중심에서 전기 중심으로 바꾸는 대전환 프로젝트다. 정부는 히트펌프 초기 설치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는 제도 기반도 마련했다. 또 가정용 히트펌프 전기요금 체계를 마련해 장기적인 경제성을 보장하도록 했다. 재생열 이용 의무화 제도는 업계가 차세대 기술 개발과 설비 투자를 주저 없이 실행할 수 있는 강력한 투자 유인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국회에서는 탄소중립법에 2031~2049년 감축 경로를 담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환경단체들은 초기에 감축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정부는 지난해 11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 수준으로 국제사회에 제출했다. 향후 감축 경로 역시 이를 기반으로 논의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맞게 미래 세대에 과중한 부담을 넘기지 않는 형태가 돼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국회 주도로 진행된 공론화에서 시민대표단의 77.9%가 조기에 감축하는 오목한 경로를 선택한 바 있기도 하다. 현재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으며, 국회 기후특위 법안심사를 거치고 있다. 정부도 관련 논의를 뒷받침하고 있는바 헌재 결정·공론화 결과 등을 충분히 고려한 입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 탄소배출 및 환경오염의 주 원인인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 기후부는 지난달 28일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나프타로 만드는 플라스틱을 감축할 계획이다. 불필요한 플라스틱 사용은 줄이고 불가피하게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재생원료로 대체하는 순환경제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재활용 사각지대에 놓여 단순 소각되던 의류, 일회용 플라스틱컵 등에 대한 재활용 체계부터 구축해 나가겠다. 우선 경찰청과 협력해 경찰복을 수거해 재생 폴리에스터를 추출하거나 충전재·보온재 등으로 사용하고 향후 군복 등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폐기물부담금 대상인 일회용컵은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에 편입해 동일한 재질 용기와 함께 재활용되도록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품이 많이 사용되는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다회용기 전환을 가속화하겠다. 장례식장은 전국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시설부터 협약을 체결해 다회용기로 전환하고 이행 결과를 토대로 민간 시설에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회용기를 아직 사용하지 않는 사업장 내 구내식당·카페, 스포츠경기장, 공공기관 인근 카페 등에도 다회용기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 - 4대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취수구 개선사업도 관심이 크다. ▲ 이번 달부터 녹조 계절관리제를 처음 시행하고 있다. 녹조 발생 전 배출원 관리를 강화해 녹조 심화 시에는 물 흐름 개선 등을 통해 신속히 대응하는 제도다. 보와 관련해서는 유역민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취·양수장 개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개선 대상 180곳 가운데 19곳이 완료됐으며 2028년까지 시설 개선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와의 협업을 통해 취·양수장 시설 개선 추진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고 인·허가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다각적으로 협력하겠다. 사업에 있어 수자원공사·농어촌공사와 같은 전문기관 위·수탁을 확대하고 기술자문단 운영 등을 통해 설계·공사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신속히 해소하고 있다. 사업에 대한 지역 주민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주민설명회와 간담회도 수시로 개최하고 있다. - 기후적응 측면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분야는 무엇인가. ▲ 기후위기의 근본적 해결은 온실가스 감축이지만 국민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기후적응 정책 역시 매우 중요하다. 기후부는 지난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가 기후위기 적극 대응 대책'을 수립했다. 홍수·가뭄, 폭염·한파 등 국민들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문을 중심으로 핵심 정책과제를 선정했다. 앞으로도 국민들이 삶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기상청 전망에 따르면 올해 여름도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민분들이 폭염에도 충분히 쉬실 수 있도록 '우리동네 쉼터'를 조성하고 취약계층의 냉방비 지원을 위한 '에너지 바우처'를 오는 7월부터 지급할 계획이다. 폭염 시 야외 근로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기후보험 도입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홍수기에 대비해 지난 12일에는 '2026년 여름철 홍수대책'도 발표했다. 농업용 저수지 등 숨은 물그릇을 찾아 전년 대비 홍수조절용량을 최대 10억4000만톤 추가로 확보하고 AI 홍수예보 및 도시침수 예보를 통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또 제방 붕괴 위험이 높은 취약구간과 하천·하수도에 대한 안전점검과 보수·보강 등 선제적인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기후부는 기업들의 기후공시 의무화에 대비해서는 기업의 미래 기후위험을 예측하고 온도 상승 등의 물리적 리스크, 탄소배출권 비용 증가 등 전환 리스크가 기업 재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와 분석 도구 등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우리 산업계가 기후위기에 대응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하겠다. ■ 김성환 장관 프로필 ◇약력 △1965년 전남 여수 출생 △연세대 법학 학사 졸업·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 △2010∼2018년 제 9~10대 노원구 구청장 △2018∼2020년 제20대 국회의원(서울 노원구병) △2020∼2024년 21대 국회의원(서울 노원구병)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서울 노원구을) △2025년 07~09월 환경부 장관 △ 2025년 10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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