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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청년 일자리, AI 탓 말라

사람들은 인공지능(AI)이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생각한다. 챗GPT가 등장하기 전에 몸값이 높았던 컴퓨터공학과 출신 개발자는 물론 변호사와 회계사 같은 전문직 일거리도 AI가 대체하고 있으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한국은행도 지난 18일 발표한 '청년 고용 위축, AI 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이런 내용을 담았다. 최근 4년간 청년 일자리가 28만5000개가 줄었는데 이 가운데 26만8000개(94%)가 AI 고노출 업종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년 일자리를 줄인 주범은 AI가 아니다. 보고서도 이 점을 분명하게 지적했다. “청년 고용 부진을 곧바로 AI의 영향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경력직 중심 채용 등이 함께 작용했을 수 있다. 현재의 변화는 AI만의 직접적인 효과라기보다 기존 채용·업무 방식 변화를 AI가 가속화 한 결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한마디로 청년 일자리 감소의 주 요인은 AI가 아니라 기업 채용 방식 변화 등 다른 곳에 있다는 이야기다. 옳은 분석이다. 리더스인덱스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500대 기업의 고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도 이를 말해 준다. 이에 따르면 신규 채용에서 30세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56%에서 지난해 51%로 쪼그라들었다.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등 기업마다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년 일자리' 측면에서만 보면 경력직 위주 채용은 일종의 직무 유기라고 볼 수 있다. 공고해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도 청년 취업을 가로막는 벽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벌어지다 보니 청년들은 인턴도 대기업에서 시작하려고 한다. 문제는 중소기업에 청년 일자리가 몰려 있다는 사실이다. 한때 고용 문제를 이야기할 때 '9988'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이들이 고용의 88%를 책임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 말이 무색해졌다.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지원하지 않으면서 고용 비중도 급격하게 줄고 있다. 대기업은 신규 채용을 꺼리고 청년은 연봉과 복지 수준이 대기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이렇게 구직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벌어지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이달 8일 청년들과 현장 전문가를 불러 일자리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기업의 경력직 위주의 채용 방식과 노동시장 이중구조로 인한 청년 취업난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곧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일 경험'을 폭넓게 인정해 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청년이 첫 일자리를 구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하지만 청년 일자리는 이 정도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기업이 경력직보다 신입 직원을 더 많이 채용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당장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깨지 못하더라도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예컨대 기업들이 경력직을 채용하면 그것에 비례해 청년 신입사원을 뽑게 해야 한다. 인센티브를 줄지 규제할지는 정책 효과를 시뮬레이션해 보고 결정하면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세금을 투입해 좁혀야 한다. 대기업 연봉을 억지로 줄일 수 없다면 중소기업 신입사원의 수입을 정부가 보전해 주는 방식은 어떨까. 중소기업에 취업해도 대기업 연봉의 80% 정도 받을 수 있도록 세금으로 지원하는 파격적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 필요한 재원은 어떻게든 만들 수 있다. 궁하면 통하는 법이다. 너무나 절실하기에 재원 마련에서도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초과 세수를 활용하든,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에서 끌어오든 방법을 찾아보자. 청년이 첫 직장을 잡지 못하면 우리 사회에 엄청난 후유증이 생긴다. 단지 일자리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늘어나는 고립 청년, 자살과 범죄의 증가 등 사회적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다. 언제까지 경험과 경력을 쌓을 수 있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편의점과 배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청년들을 방치할 셈인가. 장박원 편집국장 jangbak@ekn.kr

HD현대重 겨냥 ‘허위사실’ 유포, 동종업계 소행?…경찰, 수사 속도

HD현대중공업이 자사를 겨냥한 악의적 허위 사실을 유포한 이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종업계 인사가 이 같은 행각을 벌였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경찰 수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5월께 HD현대중공업이 법인 명의로 제기한 신원불상자 대상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사건을 접수해 현재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은 지난 3월께 온라인 익명 단체대화방 등에서 HD현대중공업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받은 글'이 유포되면서 벌어졌다. 당시 유포된 글에서는 HD현대중공업이 이 시기 발생한 한 외국인 직원의 극단 선택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덮기 위해 최고경영진의 동정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회사 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인명사고 기사를 '밀어내기' 시도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측은 당시 최고경영진의 대외 일정은 인명사고 이전에 확정된 것으로, 동정 보도자료는 배포조차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마치 사고를 은폐하거나 여론 전환을 위해 홍보활동에 나선 것처럼 연결지은 해당 글은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로, 이로 인해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피해가 발생해 경찰 조사를 의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당 사건 이후 최초 유포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원본 메시지를 삭제한 뒤 닉네임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은 현재 HD현대중공업 측이 제출한 유포자의 온라인 대화방 등 자료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거쳐 동종업계 인사를 중심으로 혐의자를 특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은 수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전쟁에 기후까지 ‘복합 쇼크’…컨선 ‘수익성 줄다리기’ 심화하나

중동전쟁 여파로 운임과 연료비의 불확실성이 널뛰는 해운업계에 기후 변수까지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시아와 미국 동안을 잇는 핵심 항로인 파나마 운하가 엘니뇨에 따른 가뭄 여파로 내달 통항량 감축을 예고하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파나마운하청(ACP)은 내달 4일부터 운하의 하루 선박 통항량을 일평균 35~36척 수준에서 34척으로 축소한다. 대형 선박이 이용하는 네오파나막스 갑문의 통항 슬롯을 9개, 파나막스 갑문은 25개로 제한하는 방식이다. 같은달 15일부턴 파나막스 갑문 슬롯이 23개로 추가 감축돼 총 일일 선박 통항량은 32척 수준까지 낮아질 예정이다. 이번 통항 제한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크게 상승하는 이른바 '슈퍼 엘니뇨'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통상 엘니뇨는 파나마 운하가 위치한 중미 지역의 가뭄으로 이어진다. 실제 지난 5~8월 파나마운하 유역의 누적 강수량은 평년보다 34% 적었고, 운하로 유입되는 물의 양도 평년 대비 44% 감소했다. 선박이 갑문을 통과할 때마다 대규모 담수를 사용하는 파나마운하 특성상 가뭄에 따른 수위 감소는 흘수(선박이 물에 잠기는 깊이)와 통항 선박 수 제한을 유발한다. 문제는 이 같은 통항 제한이 글로벌 선복 수급과 운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중동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해상 물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항 슬롯 감소로 선박 대기시간이 늘어나거나 적재량이 제한되면 선박의 회전율이 떨어진다. 여기에 일부 선박의 우회 운항까지 늘어날 경우 시장의 실질적인 가용 선복이 감소해 운임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미주 컨테이너 운임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이날 발간한 주간 통합 시황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1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409.63포인트로 전주 대비 1.6% 상승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미국 동부해안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당 9700달러로 일주일 새 132달러 올랐다. 견조한 미국향(向) 수요와 선사들의 선복 관리가 운임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파나마운하의 적재·통항 제약까지 중첩되고 있다는 게 해진공의 분석이다. 반면 같은 컨테이너 시장에서도 항로별 운임 방향은 엇갈리고 있다. SCFI 유럽항로 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당 2842달러로 전주 대비 103달러 하락했고, 지중해항로 역시 3767달러로 같은 기간 162달러 떨어졌다. 미 동안 운임이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최근 주요 선사들의 수에즈운하 복귀 움직임과 맞물린다. 중동전쟁 이후 홍해 통항 위험으로 희망봉을 우회하던 선박들이 수에즈항로로 복귀하면서 항해거리가 단축되고 가용 선복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해진공은 7~10월 수에즈 경유 예정 선복이 월평균 130만TEU로 상반기보다 6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파나마에서는 통항·적재 제한이 선박 회전율을 낮춰 미 동안의 가용 선복을 줄이는 반면, 수에즈에서는 희망봉 우회 축소로 가용 선복이 늘어 유럽 운임의 하방 압력을 가중하며 양대 운하를 둘러싼 상반된 선복 흐름이 컨테이너 항로별 운임 편차를 키우는 셈이다. 운임 강세가 선사의 수익성 개선으로 온전히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파나마 운하의 통항 대기는 선박 회전율을 떨어뜨리고, 우회 운항은 항해거리와 연료 소비를 늘려 운항비 부담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중동전쟁 여파로 선박 연료유 가격까지 상승하고 있어 비용 압박 자체도 만만치 않다. 지난 21일 싱가포르 기준 저유황유(LSFO)는 t당 833.5달러로 전주 대비 13달러 올랐고, 고유황유(HSFO)는 665.5달러로 36달러 상승했다. 이처럼 컨테이너선 시장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면서 항로별 선복 운용과 비용 전가 능력이 향후 수익성을 가를 주요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컨테이너 시황을 하나의 지수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만큼 항로별 운임 차이가 커지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 여건 속에서 항로별 선복 배치와 운임 정책 등 시장 변화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느냐가 선사의 수익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카뱅은 잔금, 토뱅은 주담대…달라진 대출 여건, 인뱅엔 기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확대하고 잔금대출을 별도 관리하기로 하면서 하반기 잔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각각 준비하는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여신 포트폴리오가 단순해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로 성장에 제약을 받아왔다. 두 은행이 새롭게 출시하는 주담대를 단기간에 빠르게 키우기는 쉽지 않을 수 있으나, 포트폴리오 확대와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9월 분양잔금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분양잔금대출용 대출거래 추가약정서를 제정하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해왔다. 실제 분양잔금대출 공급은 10월 입주 예정 단지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대상 사업장을 평가하고 선정 중인 단계"라며 “10월께 입주하는 사업장부터 순차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8·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로 상품 출시 부담을 한층 덜게 됐다. 이번 대책에는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기존 1.5%에서 3%로 확대하고,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 등 집단대출은 총량 규제에서 제외해 별도로 관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카카오뱅크 가계대출 총량을 지키기 위해 주담대 확대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분기 주담대 잔액은 전분기 대비 3000억원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국이 실수요자 주거 마련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잔금대출 확대에 은행들이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하며 카카오뱅크도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주담대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토스뱅크도 정책 변화로 사업 여건이 달라졌다. 그동안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에 주담대 출시를 둔 우려섞인 시선도 있었으나, 총량이 확대되며 이전보다 공급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담대는 규모가 크고 담보 기반의 안정적인 대출 상품으로 은행 포트폴리오에서 핵심 역할을 하지만 토스뱅크는 아직 주담대 상품을 내놓지 못했다. 토스뱅크는 현재 주담대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이다. 연말보다는 조금 이른 시기에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만큼 2~3개월 내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당국은 가계대출 관리 상황과 수요 등을 감안해 추가 한도를 은행별로 차등 배분하고 있다. 토스뱅크도 한도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올해 토스뱅크에 부여된 가계대출 한도는 5052억원으로, 1분기에 1785억원이 소진됐다. 다만 당국이 집단대출과 청년·실수요자 대상의 자금 공급을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어 일반 주담대와 신용대출 한도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새로운 주담대 상품이 출시 초기부터 수요를 빠르게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100% 비대면 잔금대출에 대한 선호가 어느 정도일지 불분명한 데다, 인터넷은행 주담대 공급 규모 자체가 시중은행 대비 작다. 카카오뱅크 2분기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14조8000억원이다. 주요 시중은행은 110조원이 넘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인터넷은행의 새로운 가계대출 상품 출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8·13 대책 후 세부 내용이 나오지 않아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상품 출시 여건이 개선되며 여신 성장 여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박규빈의 재무 아나토미] 아시아나 품는 대한항공, 본업선 ‘날고’ 장부는 ‘만신창이’

대한항공이 오는 12월 16일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 흡수·합병을 앞두고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종속 회사들의 실적 부진과 환율 등 거시 경제 변수로 인해 상반기 연결 기준 재무제표는 적자로 전환했다. 장부상 평가 손실 외에도 인수·합병(M&A)·자본적 지출(CAPEX)·우발 채무·환경 규제 등 실질적인 현금 유출을 수반하는 재무적 요인들이 다수 확인됐다. ◇ 별도-연결 실적 괴리 심화·대규모 외화 환산 손실 발생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대한항공의 매출액은 13조88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1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2% 감소했고 반기 순손실은 5664억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대한항공 별도 기준 영업이익 7787억 원·당기 순이익 1453억 원 실적과 대비되는 수치다. 연결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종속 회사들의 대규모 적자에 기인한다. 올해 상반기 손손실은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을 포함해 6588억 원, 진에어는 458억 원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고환율 기조가 겹치며 장부상 대규모 평가 손실이 발생했다. 외화 차입금·리스 부채 비중이 높은 항공업 특성상 상반기 연결 기준 외화 환산 손실은 1조1284억 원에 달했다. 장부상 손실 외에도 실제 외화 부채 상환·결제 과정에서 발생한 실현 외환 차손 명목으로 429억 원의 현금 유출이 기록됐다. ◇ 1312억 원 ABS 조기 상환 발동…M&A 관련 단기 자금 소요 아시아나항공 합병 절차가 실질적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관련 자금 소요 역시 가시화되고 있다. 반기 보고서 주석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장래 매출 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한 1312억 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 증권(ABS)에 '조기 지급 사유'가 발생했다. 해당 신탁 계약 상 대한항공과의 합병 계약 체결이 조기 지급 사유로 명시돼 있어 지난 5월 14일 양사 간 합병 계약 체결로 인해 당초 2028년 3월이었던 만기일이 합병 기일 전일인 2026년 12월 15일로 단축됐다. 연내 해당 금액의 원금 상환 의무가 발생한 것이다. 이 외에도 9월 1일 종료되는 △아시아나항공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 대금 지급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기내식 사업) 지분 80% 재인수 대금 지출 △신설 부동산 자회사(케이웨이프라퍼티) 추가 출자 등 M&A 관련 직·간접 자금 지출이 예정돼 있다. 또한 통합 이후 정상화 단계까지 적자를 기록 중인 아시아나항공·진에어의 운영 자금 지원 부담도 존재한다. ◇ 중장기 대규모 CAPEX·고정 비용 지출 지속 기단 현대화·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자본적 지출도 지속적인 현금 유출 요인이다. 현재 보잉·에어버스와 체결한 항공기 구매 계약의 총 소요 자금은 137조3523억 원 규모이고 기지출액을 제외하고 향후 123조4683억 원의 자금이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상반기 현금 흐름표상 '유형 자산 취득'으로만 이미 2조2733억 원이 지출됐다. 영종도 신규 엔진 정비 공장 건립(잔여 2435억 원)과 1·2 행거 재건축(잔여 655억 원), 경기 부천 미래 사업 부지 매입(잔여 1905억 원) 등의 인프라 투자도 대기 중이다. 영업 활동 유지를 위한 고정 지출·금융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 대한항공은 연결 기준 상반기 항공유 구매 대금으로 4조7384억 원을, 임차기 반납에 따른 정비 수리 대금으로는 1221억 원을 지출했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 현금으로 지급된 순수 이자 비용은 4420억 원으로 집계됐고 유동성 장기 부채 7593억 원과 리스부채 1조1185억 원에 대한 원금 상환 역시 집행됐다. ◇ 진행 중인 주요 소송과 우발 채무 리스크 패소 시 대규모 자금 유출로 직결되는 법적 분쟁·행정 처분 리스크도 상존한다. 해외에서는 러시아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이 확정된 현지 세관의 화물기 무단 출항 관련 원 과징금 41억5000만 루블(한화 약 685억1650만 원)과 추가 과징금 83억 루블이 부과됐고 이에 대한 집행 비용(각 7%, 12%) 부과 처분 취소 소송이 진행 중이다. 패소 시 원화 환산액 기준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 조건으로 내걸었던 공급 축소·운임 인상 제한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대한항공에 58억8560만 원, 아시아나항공에 126억9300만 원 등 합계 약 185억7860만 원의 이행 강제금을 부과해 행정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사단 정찰용 무인 드론(UAV) 납품 지연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이 청구한 2486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반소와 57억3850만 원에 이르는 운항 승무원 통상 임금 소송, 2267억 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의 금호터미널·기내식 사업권 관련 손해배상 소송 등이 계류 중이다. ◇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녹색 비용' 증가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대응 비용 역시 회사의 구조적 지출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 발간된 ESG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집행된 녹색 구매 금액은 4조4753억 원이며, 이 중 일반 항공유 대비 단가가 높은 지속 가능 항공유(SAF) 구매량은 2025년 기준 179만6977갤런으로 전년 대비 11.8배 가량 증가했다. 또한 2026년부터 EU 배출권 거래제(EU-ETS)와 국내 K-ETS의 무상 할당이 전면 폐지되거나 축소되고, 국제 항공 탄소 상쇄 제도(ICAO CORSIA) 의무가 본격화됨에 따라 탄소 배출권 구매를 위한 현금 유출 규모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현금성 자산 2.6조 원 비축…선제적 외화 차입 등 유동성 관리 집중 이러한 다각적인 자금 유출 요인에 대응해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연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6011억 원으로 작년 말 1조8699억 원 대비 대폭 증가했다. 더불어 보고 기간 종료 후인 7~8월에는 한국수출입은행 보증부 엔화 사채 200억 엔과 국민은행 보증부 달러 사채 3억 달러를 잇달아 발행하며 선제적인 외화 자금 조달을 단행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6900만 달러 규모의 시설 자금을 별도로 차입했다. 향후 대규모 자금 유출이 가시화됨에 따라 선제적 자본 조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향후 자금 소요와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해 관리 중"이라며 “필요한 자금 조달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 변동 등 재무 리스크와 SAF를 비롯한 환경 관련 비용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쓰오일, ‘대한민국 공공PR대상’ 2년 연속 우수상 수상

에쓰오일이 공익 가치를 확산하는데 기여한 사회적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공공PR대상'에서 2년 연속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에쓰오일은 2026 대한민국 공공PR대상에서 민간기업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한국광고홍보학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공공PR대상은 PR활동을 통해 공익적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기여한 정부단체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을 선정해 시상한다. 이번 시상은 에쓰오일이 전개해 온 '나만의 주유장갑, 'My GoodLOVES(굿러브스) 캠페인'이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마이 굿러브스는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목장갑, 고무장갑, 가죽장갑 등을 다회용 주유장갑으로 활용하도록 제안하는 캠페인이다. 이번 시상으로 캠페인을 통해 환경적 가치를 확산한 사회적 영향력을 인정받았다는 게 에쓰오일 측 설명이다. 특히 에쓰오일은 이번 시상에서 귀여운3D 장갑 캐릭터와 유쾌한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어떤 장갑이든 나만의 주유장갑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소비자의 공감과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9월 공개된 캠페인은 에쓰오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영상을 선보였으며,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 방법을 제안했다. 친근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통해 환경보호를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앞서 에쓰오일은 지난 2024년에도 '업사이클링 주유장갑, 굿러브스 캠페인'을 진행해 셀프주유소에서 사용 후버려지는 일회용 비닐장갑을 수거하고, 이를 업사이클링해 다회용 주유장갑으로 제작·배포한 바 있다. 해당 캠페인으로 에쓰오일은 지난해 동일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S-OIL 관계자는 “이번 수상은 굿러브스 캠페인의 진정성과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환기시키고 더 많은 소비자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환경보호의 가치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전기차 1등은 ‘EV5’…‘EV 트렌드 코리아 2026’ 개막

'EV 트렌드 코리아 2026'이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막을 올렸다. 전기차를 넘어 충전과 배터리, 전장·소프트웨어까지 전동화 산업 전반의 최신 기술과 제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행사는 오는 27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완성차와 충전 인프라, 배터리, 전장부품, 차량 소프트웨어·서비스 등 89개사가 참여한다. 기아·KG모빌리티(KGM)·볼보·BMW·BYD 등 5개 완성차 브랜드는 12종의 전동화 차량을 전시한다. 개막식과 함께 열린 'EV 어워즈 2026'에서는 기아 EV5가 '대한민국 올해의 전기차'와 '소비자 선정 올해의 전기차'를 모두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현대차 아이오닉 6 N은 심사위원 선정 국내 전기차 부문, 폴스타3는 해외 전기차 부문에서 각각 수상했다. 올해 처음 신설된 기자단 선정 '미디어 픽'에는 볼보 ES90이 선정됐다. 전시에서는 전기차뿐 아니라 차량을 움직이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급속·완속 충전기와 V2G·V2X, 충전 운영·관제 플랫폼을 비롯해 배터리와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전장·열관리·전력전자 부품, 차량 소프트웨어, 시험·인증 기술 등이 전시된다. 실제 차량을 타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EV 라이드 2026'에는 BMW의 더 뉴 iX3와 iX, KGM 무쏘 EV, BYD 씨라이언 6 DM-i·씰·씨라이언 7 등 6개 모델이 참여한다. 사전 신청자와 현장 접수자는 코엑스 인근 도로에서 차량을 직접 운전하며 각 모델의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EV 라이드 2026'와는 별도로 기아는 PV5 패신저와 EV3 GT-Line, EV5 GT-Line을 전시한다. PV5 패신저는 최근 출시된 신규 라인업 가운데 7인승 모델이다. 2-2-3 형태의 좌석을 갖추고, 2열 좌석을 측면에 밀착 배치해 3열 승객의 승하차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후석 에어컨과 열선시트, C타입 USB 단자 등도 갖췄다. EV3 GT-Line과 EV5 GT-Line도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EV3에는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i-페달 3.0과 실내·외 V2L 기능이 적용됐으며, EV5에는 가속 제한 보조와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확장형 센터콘솔, 펫 모드 등이 적용됐다. 차량을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기아는 전기차 모델의 특징을 카드게임으로 알아보는 '매치 유어 EV 라인업'과 PV5의 활용성을 가상으로 살펴보는 'PV5 3D 비주얼라이저'를 운영한다. 7명의 캐릭터를 제한 시간 안에 PV5 패신저에 태우는 'PV5 시트 챌린지'도 진행한다. 올해 EV 트렌드 코리아는 '2026 퓨처 모빌리티 위크'의 일환이다. 같은 기간 코엑스에서는 '2026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AME 2026)'과 '2026 무인이동체 X 민군협력 엑스포'도 함께 개최돼 전동화와 자율주행, 무인이동체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기자의 눈] 사관학교 통합론 불 지핀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빤쓰런’

최근 군 안팎이 육·해·공 3군의 사관학교를 통폐합하는 이른바 '통합 사관학교' 창설 논란으로 뜨겁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통합 사관학교론에 불을 지피자 각 군 총동창회와 예비역 단체들이 “각 군의 고유한 전통과 전문성을 훼손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그런데 찬반 여론을 수렴하고 갈등을 조율해야 할 관련 공청회 자리를 국방부가 오는 26일 개최한다고 발표하고선 정작 안 장관이 불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장관 참석 여부가 공청회 개최에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며, 김홍철 정책실장이 공청회를 주관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이 주도해 거대한 국방 개악안을 던져 놓고서 정작 십자포화에 가까울 이해 관계자들의 비판이 쏟아질 껄끄러운 소통의 자리에는 나타나지 않고 실무진 뒤로 숨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무책임한 행보는 안 장관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탈영(군무 이탈) 의혹'을 자연스럽게 소환한다. 과거 방위병으로 고향인 전북 고창에서 군 복무를 하던 시절,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이 제기한 탈영 의혹에 대해 명쾌한 해명 조차 못한 장관이 이제는 국가 안보의 백년대계가 걸린 핵심 정책의 공청회마저 회피하는 모양새다. 때문에 “과거엔 탈영 의혹을 남기더니 이제는 국방 정책마저 '빤쓰런' 하느냐"는 조소가 터져 나온다. '빤쓰런'이란 2011년 강화도 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일부 선임병들이 위기 상황에서 후임병들을 버려두고 속옷 차림으로 줄행랑을 친 데서 유래한 말로,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이나 체면은 모두 내팽개치고 오직 자기만 살겠다고 허겁지겁 달아나는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태를 조롱할 때 쓰인다. 명색이 대한민국 국방부의 수장이라는 자가 논란에 거대한 산불을 내놓고 쏟아지는 비판의 화살은 부하 직원들에게 대신 맞게 한 채 홀연히 자리를 피하는 모습이 책임감을 버리고 달아나는 '빤쓰런'의 본질적인 의미와 절묘하게 겹쳐 보인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책임 있는 공직자라면 반대의 목소리가 클수록 더 앞장서서 설득하고 토론해야 한다. 정책의 불씨만 던져놓고 쏟아지는 세간의 비판의 화살은 면하려는 것이 국방 수장의 올바른 자세일 리 없다. 안 장관이 진정으로 사관학교 통합을 미래 강군 육성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개혁이라고 믿는다면 비겁하게 요리조리 도망칠 것이 아니라 당당히 공청회장에 나와 반대파들과 마주해 쓴소리를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해야 마땅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토스뱅크 해외송금, 2명 중 1명 재이용…평균 3.7회

토스뱅크는 올해 7월까지 해외송금을 이용한 고객 2명 중 1명이 다시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 기간 이용 고객의 약 54%가 2회 이상 송금했고, 1인당 평균 3.7회를 보냈다. 해외송금은 유학 학비나 현지 생활비처럼 목적이 뚜렷해 한 번 보낸 뒤 다시 보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럼에도 반년 새 절반 이상이 다시 사용한 만큼 이용 기간이 쌓일수록 재이용률은 더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토스뱅크는 설명했다. 실제 유학·워킹홀리데이 수요가 큰 호주 달러·캐나다 달러·영국 파운드에서는 재이용률이 60%를 웃돌아 목적이 뚜렷한 송금일수록 반복 이용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토스뱅크 해외송금은 송금을 신청하는 단계에서 앱이 '도착 예정 시각'을 미리 알려주고, 송금이 시작된 후에는 수취인에게 도달하기까지 진행 상황을 택배처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일부 은행의 경우 수취은행 도달까지 확인된다. 통화에 따라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은 다르지만 예상 시각을 보내기 전에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언제 도착할지' 알고 보낼 수 있다. 여기에 중개은행을 거치지 않는 구조로 중개 수수료 부담이 없고, 건당 3900원의 송금 수수료는 오는 12월 31일까지 면제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고객이 안심하고 반복해서 쓸 수 있는 해외송금으로 계속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증시는 꺾이고 살림살이 팍팍”...소비심리 넉 달 만에 ‘뚝’

수출 호조에 힘입어 석 달 연속 상승했던 소비심리가 국내 증시 조정과 누적된 물가 부담에 결국 뒷걸음질쳤다. 기업과 금융시장에서 나타나는 회복 신호와 달리 가계가 느끼는 경기는 다시 얼어붙는 모습이다. 주가 하락으로 자산시장에 대한 기대가 꺾이고 누적된 물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경기와 취업 여건에 대한 심리가 일제히 후퇴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4.5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2.3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CCSI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석 달 연속 상승했지만 이달 들어 상승세가 멈췄다. CCSI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 가운데 경기 상황에 대한 체감도가 가장 크게 악화됐다. 현재경기판단지수는 79로 전월보다 5p 떨어졌다. 두 달 연속 하락하면서 중동전쟁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던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향후 경기 흐름을 바라보는 시각도 나빠졌다. 향후경기전망지수는 89로 3p 하락했고, 취업기회전망지수 역시 86으로 3p 낮아졌다. 두 지수 모두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가계의 전반적인 생활 여건을 보여주는 지표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생활형편전망지수는 97, 현재생활형편지수는 92로 각각 1p씩 떨어졌다. 가계수입전망지수와 소비지출전망지수도 각각 1p 하락해 100과 109를 기록했다. 한은은 최근 증시 흐름과 물가에 대한 체감 부담이 소비심리를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양호한 실물경제 흐름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 조정, 누적된 물가 상승 등으로 체감경기가 저하되며 소비자심리지수가 4개월 만에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자체는 전월보다 낮아졌지만, 이전부터 이어진 생활물가 상승의 영향이 가계의 체감 부담으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그동안 높았던 생활물가 상승이 누적되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은 최근 증시 약세가 소비심리를 크게 훼손하는 상황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기 자체가 악화돼 주가가 하락한 것은 아닌 만큼 소비심리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이고 단기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이어가면서 기업의 소득 창출이 가계 소득과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주가 하락은 가계의 저축 인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가계저축지수는 94로 전월보다 3p 떨어졌다. 지난해 5월 93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박 팀장은 은행 예·적금뿐 아니라 주식과 펀드 역시 가계저축에 포함되는 만큼 최근 주가 조정이 해당 지수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가계부채에 대한 인식은 큰 변화가 없었다. 현재가계부채지수는 100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심리도 소폭 식었다.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5로 한 달 전보다 2p 하락했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과 주택 공급 대책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던 이 지수는 7월까지 넉 달 연속 오르며 202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달에는 하락 전환했다. 다만 주택가격전망지수는 4월 이후 5개월째 기준선인 100을 웃돌고 있다. 1년 뒤 집값이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더 많다는 의미다. 향후 금리와 물가에 대한 기대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6개월 뒤 금리 수준을 묻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25로 전월보다 1p 낮아졌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반영되면서 12p 급등한 뒤 7월에는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이달에는 소폭 조정됐다. 향후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과 같았다. 중동전쟁의 교착 상태가 이어지는 데 따른 물가 상승 요인과 금리 인상 기조에 대한 예상,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서로 맞물리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종합지수가 여전히 100을 웃돌았지만 경기와 생활 여건에 대한 세부 인식은 대부분 후퇴했다. 실물경제의 회복 흐름과 금융시장 조정 사이에서 가계의 체감경기가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난 셈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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