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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토 탈퇴 가능성 또 시사…“이란 다음은 쿠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에 이어 쿠바에 대한 군사 작전을 실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정상회의' 연설에서 “나토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은 것은 엄청난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매년 수천억 달러를 나토에 지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큰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항상 그들을 위해 곁에 있었을테지만 지금은 그들의 행동에 비춰 우리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의 군함 파견 등 지원을 요청했으나 나토 동맹국들이 이를 거부한 데 따른 불만으로 풀이된다. 나토의 집단 방어를 위해 지출하는 미국의 기여금을 줄이겠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이어 쿠바에 대해서도 무력행사를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나는 미국의 군사력을 위대하게 만들었다. '이걸 쓸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가끔은 써야 할 때가 있다"며 “다음은 쿠바"라고 말했다. 다만 쿠바에 대해 미국 요구를 수용하라는 강력한 압박일 수도 있다. 현재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쿠바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은 미겔 디아스카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쿠바 정부가 미측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 “우리는 지금 협상 중이며 뭔가 해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며 “그들은 협상하고 있으며, 합의에 도달하기를 갈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내가 옳았다. 그들은 협상 중이었고, 이틀 뒤 이(협상 사실)를 시인했으며, 자신들의 잘못된 발언을 만회하려 처음엔 유조선 8척을 보내주겠다고 했다"며 “그리고 그들은 '2척을 추가하겠다고 말했고, 총 10척이 됐다. 그러자 사람들은 우리가 실제 협상 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란)은 해협을 개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란의 해군이나 공군, 방공망 및 통신망이 모두 파괴됐다고 강조했다. 최고지도자를 비롯한 지도부 인사들을 모두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란의 새로운 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해서 “누구도 그에게서 소식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죽었거나 상태가 매우 안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과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아직 3554개의 표적이 남아 있는데 그것들은 매우 곧 끝날 것이다. 그 후에는 무엇을 할지 결정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연세사랑병원, 10년 간 인공관절 재수술  800건 넘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정석' 중 하나이다. 인공관절이 최근 소재의 발전과 로봇수술 등 정밀화에 힘입어 20년 이상까지 수명이 향상되었다. 인공관절 수술 증가와 고령화 추세에 맞물려 삽입된 인공관절의 마모나 이완, 예기치 못한 감염 등으로 인해 다시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 '재치환술(재수술)' 또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재수술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은 수술의 난도를 더욱 높이는 변수다. 복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의 자체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재수술을 받은 환자 833명 중 무려 58%가 70대 이상의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고령 환자는 혈압·당뇨 등 동반된 기저질환이 흔하기 때문에 수술 자체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전신 상태를 관리할 수 있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 재수술센터는 정형외과를 필두로 내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협진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다. 인공관절 재수술은 단순한 교체 차원을 넘어, 첫 수술보다 까다로운 고난도 사례를 전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기존 임플란트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골 결손과 주변 조직의 극심한 유착(들러붙음), 변형된 해부학적 구조 등이 수술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대다수 뼈가 손상되거나 변형이 심한 상태에서 다시 인공관절을 안정적으로 고정한다. 따라서 집도의사의 숙련도와 병원의 시스템적 뒷받침이 재수술 성공의 큰 관건이다. 서동석 인공관절 재수술센터장은 “인공관절 수술 후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무릎이 흔들리는 느낌, 갑작스러운 부종과 열감이 나타난다면 이는 인공관절 마모나 이완의 강력한 신호"라며 “특히 감염은 시기를 놓치면 치료 기간이 기하급수적으로 길어지고 뼈 손실이 심해지므로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센터장은 “병원은 앞으로도 다각적 협진 체계를 강화하고 고령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시승기] 현대차 신형 스타리아 ‘미니밴 최강자’ 카니발 아성 넘보다

카니발은 미니밴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절대 강자'다. 현대자동차가 기아를 인수했을 당시 가장 먼저 이 차를 분해해봤다는 일화가 전해올 정도다. 판매량 자체가 남다르다. 카니발은 작년 국내 시장에서만 7만8218대가 팔렸다. 모든 브랜드 차종을 통틀어 카니발보다 잘 팔린 모델은 기아 쏘렌토(10만2대)와 현대차 아반떼(7만9335대) 뿐이다. 수입차 브랜드는 카니발과 경쟁 자체를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급부상한 차가 현대차 스타리아다. 과거에는 카니발보다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떨어져 '다목적차량(MPV)' 취급을 받았던 모델이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이름을 바꾼 이후부터다. 2021년 기존 '스타렉스'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난 이후 미니밴 고객을 일부 흡수하기 시작했다. 현대차 '더 뉴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라운지를 시승했다. 약 4년 8개월만에 나온 부분변경 모델이다. 디자인이 보다 정교해졌다. 기존 3분할 구조의 전면 주간주행등을 연속형 램프로 변경했다. 하나의 수평 라인으로 연결된 모습이다. 이로 인해 차량이 더욱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주간주행등 측면부에는 음각형태의 'STARIA' 로고를 새롭게 넣었다. 크기는 전장 5255mm, 전폭 1995mm, 전고 1990mm, 축간 거리 3275mm다. 카니발보다 100mm 길고 115mm 높다고 생각하면 된다. 축거는 185mm 더 길다. 실내 공간이 확실히 여유롭다. 7인승은 2열이 독립시트로 구성됐다. 키 180cm 성인 남성이 3열까지 이동하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 2열과 3열을 앞뒤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 좌석 사이 공간에 사람이 누워 이동할 수 있을 정도다. 다양한 곳에 적재 공간이 마련됐다. 슬라이딩으로 열리는 도어나 3열 옆쪽에 다양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다. 기존 10.25인치였던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로 확대됐다. 이전 세대 모델 최대 단점으로 지적받던 부분을 확실히 개선한 모습이다. 일부 인포테인먼트 및 공조 조작계는 기존 터치 방식에서 물리 버튼으로 변경됐다. 주행 중 조작 편의성과 직관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1.6L 가솔린 엔진이 올라간다.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 토크 32.0kg·m의 힘을 낸다. 라운지 7인승 17인치 기준 공인복합연비는 12.7/L다. 실연비가 이보다 확실히 잘나왔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로에서도 14km/L가량 효율성이 확인됐다. 회생제동 시스템이 잘 작동해 예상보다 전기모드로 주행하는 시간이 길었다. 승차감도 향상된 듯하다. 2열 시트에서 이동감이 확실히 진화했다. 라운지 모델 후륜 서스펜션에 하이드로 부싱이 적용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충격 흡수 및 진동 저감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차량 후측면에는 흡읍재도 추가 적용됐다. 부분변경 이후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같은 운전자 보조 사양이 기본 사양으로 장착된다. 라운지 외에도 카고, 투어러 등 다른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LPG 라인업이 제공돼 파워트레인 선택의 폭도 넓다. 현대차 더 뉴 스타리아의 가격은 3259만~4876만원이다(개별소비세 3.5% 기준). 여헌우 기자 yes@ekn.kr

[주간 신차] ‘디펜더 OCTA 블랙’ 출시…볼보 EX90 계약 시작

JLR 코리아가 디펜더 OCTA에 색다른 감성을 더한 '디펜더 OCTA 블랙'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30개 이상의 익스테리어 요소에 블랙 피니시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외장 컬러는 디펜더 컬러 팔레트 중 가장 순도 높은 검은색인 '나르비크 블랙'(Narvik Black)으로 정했다. 20인치 '스타일 1086' 새틴 블랙 알로이 휠과 글로스 블랙 브레이크 캘리퍼가 적용된다. 차량에는 4.4L 트윈 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 V8 엔진이 올라간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4초다. 디펜더 OCTA 블랙의 국내 판매 가격은 2억4547만원이다(이하 개별소비세 3.5% 기준). 볼보자동차코리아가 EX90 사전계약을 시작한다. 순수 전기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차량은 106kWh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차세대 트윈 모터를 품고 있다. 완충 시 최대 625km(글로벌 WLTP 기준)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사전 계약은 전국 39개 볼보자동차 공식 전시장을 통해 진행된다. 정확한 차량 정보와 가격은 다음달 1일 공개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이전 대비 20%가량 커지고 프레임에 마이바흐 레터링을 새긴 게 눈에 띈다. 일부 제품은 C필러 마이바흐 엠블럼과 보닛 위의 메르세데스-벤츠 삼각별 로고에도 조명이 켜진다. 유럽 및 일부 다른 시장 최상위 모델에는 최신 버전의 8기통 엔진이 탑재된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 680이 제공된다. 이 모델은 450kW + 17kW의 출력과 850Nm + 205Nm의 토크를 발휘한다. 일부 시장에서는 개정된 6기통 가솔린 엔진(M 256 Evo)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도 제공된다. 벤틀리모터스가 새로운 최상위 오디오 시스템 '네임 포 뮬리너'(Naim for Mulliner)를 바탕으로 개발된 신모델 '더 비르투오소 콜렉션'(The Virtuoso Collection)을 공개했다. 벤틀리의 하이엔드 사운드 경험을 향한 장인정신에서 영감을 받은 뮬리너 콜렉션이다. 네임 포 뮬리너 시스템은 뮬리너 코치빌트 모델 '바투르(Batur)'를 위해 처음 개발된 최상급 오디오 시스템이다. 1만시간 이상 연구 개발 끝에 완성된 성과는 자연스럽게 더 비르투오소 콜렉션으로 확장됐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더 비르투오소 콜렉션은 가죽 컬러와 패브릭, 베니어의 조합에 따라 소프라노(Soprano), 테너(Tenor), 베이스(Bass) 등 세 가지 디자인 테마를 제공한다. 고객은 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컨티넨탈 GT 및 컨티넨탈 GTC, 벤테이가 등 세 가지 차종 주문 시 선택 가능하다. 플라잉스퍼를 위한 콜렉션 옵션은 연내 추가될 예정이다. 롤스로이스모터카가 현대 요트 문화의 미학과 소재, 감성에서 영감을 얻은 비스포크 모델 '컬리넌 요팅'(Cullinan Yachting)을 선보였다. 나침반의 동·서·남·북을 테마로 제작된 4대의 비스포크 모델로 구성된다. 요트 데크에 사용되는 해양 등급 티크, 항해에서 영감 받아 수작업으로 완성한 페시아, 지중해 바람의 흐름을 형상화한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 등이 적용된다. BMW 코리아는 '더 뉴 BMW iX3'가 사전 계약 개시 사흘 만에 2000대 예약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실적을 합산한 수치다. BMW 코리아는 서울 중구 'BMW 차징 허브 라운지'에서 다음달 26일까지 '더 뉴 BMW iX3 프리뷰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폴스타가 '폴스타 2'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고객은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무선 통신을 통해 차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OS 13와 네이버 웨일이 탑재된다. 후방 카메라 관련 오류도 함께 수정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日 ANA 그룹, 화물 사업 3사 통합…“아시아 대표 물류 캐리어로 도약”

전일본공수(全日本空輸, ANA) 홀딩스(ANA HD)가 그룹 내 화물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 개편에 나선다. 28일 ANA HD는 그룹 산하의 화물 전문 기업인 △㈜ANA 카고(ACX) △일본화물항공(NCA) △NCA Japan(NCAJ) 3사를 하나로 통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날 밝혔다. 이번 통합의 예정 시기는 2027년 4월 1일이다. 통합 후에는 일본화물항공(NCA)을 존속 회사로 하며, NCA가 보유한 항공운송사업 허가(AOC)를 그대로 승계해 운영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ANA 카고가 가진 여객기 화물 혼재(Combination Carrier) 노하우와 NCA 그룹의 화물 전용기 운항 전문성을 결합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통해 영업부터 운항, 화물 핸들링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하고 시장 변화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본격 통합에 앞서 2026년 4월부터는 실질적인 시너지 창출을 위한 판매 창구 단일화와 화물 터미널 집약 조치가 시행된다. ANA 그룹은 해외 판매 체제를 순차적으로 합쳐 고객은 운항사에 상관없이 하나의 창구에서 상담 및 예약이 가능해진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일본 내에서는 센트레아 나고야 중부 국제공항과 간사이 국제공항의 터미널을 통합하며, 해외에서는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시작으로 도착 화물 처리 시설을 합칠 예정이다. ANA HD 측은 이번 통합을 통해 '2026-2028년 중기 경영 전략'에서 내건 약 300억 엔 규모의 통합 시너지 효과를 확실히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미 ANA와 NCA는 화물 공간 상호 활용과 북미·유럽 노선 코드쉐어 등을 통해 협력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법인 통합을 통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종합 항공 물류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인터뷰] 최동구 포스텍 교수 “전력시장 열리면 VPP 기술 꽃 피울 것”

“우리나라는 뛰어난 IT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이 더 열리면 에너지 IT 기술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최동구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지난 23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IT 기술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력도매시장 개편과 소매시장 일부 개방 등 시장만 열리면 가상발전소(VPP)와 같은 기술이 꽃을 피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교수는 올해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 신입회원으로 선정돼 차세대 에너지 기술 개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은 만 43세 이하 젊은 과학자 중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낸 인물을 신입회원으로 선발한다. 그는 에너지 IT 기업인 에이치에너지의 VPP 관련 자문교수도 맡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업무보고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VPP를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도에서 시범운영 중인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는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 앞서 준중앙급전제도가 시행 중이다.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와 준중앙급전제도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재생에너지 특성에 맞춘 전력거래시장이다. 해당 제도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에 따라 가격이 움직이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VPP 참여를 통해 가격 변동을 기반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VPP는 소규모 태양광이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IT 기술로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플랫폼 기술을 말한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시스템 분석을 바탕으로 수학적 모델을 만들고 탄소중립 경로 및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연구해왔다"며 “현재는 VPP 사업자 입장에서 시장에 참여할 때 어떻게 전략적으로 참여할지 분석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력시장이 개방된 미국 캘리포니아, 독일, 영국, 북유럽 등에서는 에너지 IT 사업이 활성화돼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 전력시장이 경직돼 있어 상대적으로 활성화가 더딜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IT 기술이 부족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인프라는 미국, 유럽보다 잘 구축돼 있고 분석기술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지만 시장에서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력시장은 제주도를 제외하고 연료비반영시장(CBP) 구조로 운영돼 연료비를 기준으로 전력을 구매한다. 재생에너지는 설치비용은 들어도 연료비가 들지 않아 우선 구매된다. 이 때문에 공급과잉으로 시장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입찰제도 도입을 준비하는 이유다. 최 교수는 에너지 IT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비즈니스 모델,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기술, 인프라 안정성을 꼽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발전사업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라며 “창의적인 정산(보상) 체계를 마련해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등의 효율적 플랫폼 운영을 통해 VPP 사업자의 수익이 극대화된다"며 “플랫폼 운영 과정에서 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인프라 안정성 확보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VPP 사업 활성화를 위해 기술경쟁력에 따른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현재 시장 구조에서는 기술경쟁력에 따른 수익 차이가 크지 않다"며 “기술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이 확대돼야 기업들의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 인사이트]“석탄발전 늘리고, 미세먼지 줄이라”…표출되는 기후에너지부의 딜레마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봄철, 중동발 에너지 위기까지 겹치면서 정부에서 상반된 정책 신호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것도 한 부처에서 말이다. 바로 기후에너지환경부다. 28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LNG 수급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에 따라 최대 80%로 제한했던 석탄발전 상한을 해제하고, 석탄발전소 2기의 폐지 시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같은 시기, 기후부 내 환경 담당 라인에서는 수도권과 충남 지역을 중심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자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했다. 현장 점검과 함께 소각시설 관리 강화, 날림먼지 억제, 외출 자제 권고 등 통상적인 대기질 대응 조치가 병행됐다. 결과적으로 한 부처 내에서 '석탄발전 가동 확대'와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상반된 정책이 동시에 작동하는 상황이 나온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10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출범할 때부터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의 성공적 달성을 위해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부문을 합친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새로 만들었다. 하지만 탄소 배출이 불가피한 에너지 부문과 탄소를 감축하는 환경 부문을 한 부처에 몰아 넣음으로써 구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많이 제기됐다. 이 우려는 결국 미세먼지가 많은 봄철에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가 겹치면서 표면화됐다. 전력수급 측면에서는 석탄발전 확대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지만, 대기질 관리 측면에서는 동일한 정책이 규제 대상이 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내부 정책 충돌을 넘어, 에너지 거버넌스 전반의 구조적 한계도 드러낸다. 중동발 위기의 핵심은 석유와 가스 등 연료 수급 문제이지만, 해당 기능은 여전히 산업통상부에 남아 있다. 반면 발전 운영과 전력수급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담당한다. 결국 연료 수급은 산업부, 발전·전력은 기후부로 나뉜 구조 속에서, 양 부처 간 별도 협의체를 통해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정책 통합을 통해 기대했던 '일원화된 대응 체계'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 연료와 발전 정책이 분리된 채 운영될 경우, 의사결정 속도와 정책 일관성 모두 저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기적 정책 엇박자로만 볼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정책 혼선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급격한 확대·축소, 부처 간 또는 내부 기능 간 충돌, 정책 방향의 잦은 변경은 모두 전력 시스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에너지 정책은 정치적·단기적 판단보다는 안정성과 현실성을 기반으로 한 보수적 에너지 믹스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을 통합한 부처 출범은 정책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였지만, 현재로서는 오히려 내부 충돌과 정책 혼선을 드러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단순한 조직 통합만으로는 정책 우선순위 설정, 기능 간 역할 정립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 확보와 같은 핵심 과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석탄발전 확대와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는 현재 상황은 단순한 정책 엇박자가 아니라, 한국 에너지 정책 구조의 근본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위기는 반복된다. 그때마다 같은 혼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의 거버넌스 구조가 실제로 작동 가능한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통합이 목적이 아니라, 일관된 정책과 실행력 있는 체계 구축이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르포] 기대는 재건축, 현실은 화재 공포…장미·주공5의 ‘민낯’

“오밤 중에 아들 내외와 손주들이 몸만 겨우 피한 채 헐레벌떡 피신 나왔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23일 밤 화재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현장을 27일 직접 찾았다. 이날 단지 내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자녀 가족이 화재가 발생한 동에 거주하고 있다면서 당시 상황을 위와 같이 전했다. 실제로 단지 안은 아직 화재의 흔적이 선명했다. 밤 사이 불길은 잡혔지만, 화재가 발생한 12층과 피해를 입은 13층에는 그을음과 잿더미 냄새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단지 게시판에는 '화재 세대 피해 보상 안내' 게시물이 부착돼 있었다. 관리사무소 측은 피해 규모와 소방 안전 점검 여부 등을 묻는 질문에 “개인정보와 관련된 내용이라 답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화재로 주민 70여 명이 대피했고, 소방은 사고 당일 오후 9시 8분 신고 접수 후 1시간여 만인 오후 10시 17분께 완진했다.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안전 체감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주민은 “스프링클러는 없고 경보기만 설치돼 있다"며 “평소 소방훈련이나 경보기 작동 시험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반면 경비원은 “오래된 아파트라 스프링클러는 없지만 매달 정기 소방점검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대피한 입주민도 “경보는 정상적으로 울렸고, 주민들은 복도에서 울린 경보를 듣고 비상계단으로 대피했다"고 전했다. 장미아파트는 현장에서 본 것만으로도 화재 취약 요소가 적지 않았다. 외벽 쪽 비상구 계단 출입부에는 생활 물품이 쌓여 있었고, 이는 유사시 주민 대피 동선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어 보였다. 복도마다 소화기와 소화전이 설치돼 있었지만, 설비 존재만으로 초기 대응 여건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 여기에 단지 내 주차장은 이중주차 차량까지 겹쳐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빠져나갈 정도로 폭이 좁은 구간이 눈에 띄었다. 대형 소방차의 신속한 진입과 회차를 고려하면, 실제 화재 발생 시 진입로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장에서 제기된다. 이번 화재는 그나마 도로변과 가까운 동에서 발생해 소방차 접근이 가능했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안쪽 동에서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면 훨씬 큰 혼선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공통됐다. 송파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지역에 대해서는 소방차 전용구역을 설치하고, 불법 주정차 여부를 사전에 단속·점검하고 있다"며 “다만 장미아파트처럼 이중주차가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단지는 매일같이 현장에 나가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시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해 강제 처분이 가능하며, 필요할 경우 차량을 밀고 진입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상황을 가정한 대응 훈련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차량 손상에 따른 민원이나 보상 문제 등 현실적인 부담이 있어 적극적인 집행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문제는 이런 불안이 장미아파트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장미아파트와 더불어 재건축 수혜 단지로 각광받는 잠실주공5단지에서도 또 다른 형태의 노후가 확인됐다. 두 단지는 사실상 잠실 내 마지막 재건축 노른자위로 평가받지만, 현장에서 마주한 풍경은 사업 기대감보다 노후 설비가 드리운 안전 불안에 더 가까웠다. 이곳은 1978년 준공돼 소방법상 전 세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일부 주민은 “장미아파트와 달리 주공5단지는 전 세대에 각각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복도마다 소화전이 갖춰져 있고, 관리사무소 측은 “수시 점검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 세대에 화재경보기도 나눠줬다"고 해명했다. 겉으로 보면 장미아파트보다 안전장치가 보강된 듯 보였다. 하지만 공용부를 들여다보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복도 벽면에 붙은 소화전함은 겉면부터 녹이 슬어 있었다. 문을 열자 내부에는 호스와 밸브가 있었지만 설비 주변엔 먼지와 거미줄이 엉겨 있었다. 상부 경보장치 부근에는 정리되지 않은 배선이 노출돼 있었고 용도가 분명치 않은 ON/OFF 버튼까지 달려 있었다. 본지가 확인한 설비 상태는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신뢰를 주는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설비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실제로 작동하여 생명을 구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점이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방화문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쪽 벽면에는 '방화문 항상 닫힘 유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다른 구간에서는 문이 열린 채 벽돌처럼 보이는 고정물에 받쳐져 있었다. 평소 통행 편의를 위해 열어둔 것일 수 있지만, 화재가 발생하면 방화문은 단순한 출입문이 아니라 연기와 유독가스 확산을 막는 핵심 차단막이 된다. 주민들의 불안도 제각각이었다. 한 입주민은 “화재경보기 설치 방법을 몰라 그대로 두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입주민은 “리모델링한 세대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송파소방서 측은 “아파트 내부 소화기, 소화전, 경보설비 등은 관리사무소와 입주민이 관리 주체"라고 밝혔다. 이어 “소방서에서도 점검과 지도는 하고 있지만, 수백·수천 개에 달하는 시설을 일일이 직접 점검·관리하기에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며 “결국 관리사무소와 관계인의 자발적인 이행이 없으면 유지·관리가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상계단 적치물이나 방화문 개방 등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점검 시 시정기한을 부여하고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며, 기한 내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질문은 현장 불안에만 그치지 않는다. 숫자로 봐도 현실은 무겁다.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서울 아파트 179만808세대 중 27.1%(48만4511세대)가 준공 30년을 넘겼다. 특히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의 최근 5년간 분석에 따르면, 주택화재 사망자(116명)의 압도적 다수가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노후 주택에서 발생했다. 스프링클러의 유무가 곧 '생존의 경계선'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노후 아파트 스프링클러는 법적으로 어떻게 돼 있을까. 현행 제도는 기존 노후 아파트 전체에 스프링클러를 소급 의무화하고 있지 않다. 현재 소방시설 설치 기준은 6층 이상 특정소방대상물의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두도록 강화돼 있지만, 기준은 원칙적으로 신축·증축·개축·재축·이전·용도변경 또는 대수선의 허가·신고 시점 이후부터 적용된다. 다시 말해 예전 기준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지금 기준을 자동으로 다시 맞출 의무가 없다. 이 구조 때문에 은마나 장미 같은 구축 단지는 법적으로 스프링클러 공백이 생긴다. 1992년 소방법상 스프링클러 관련 조항이 의무화되기 전 착공된 아파트 상당수는 여전히 화재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다만 “설치 의무가 없다"는 것이 “아무 의무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3조에 따르면 아파트 등 특정소방대상물 관계인은 자체점검 결과 중대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지체 없이 수리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점검 결과와 이행계획도 관할 소방당국에 보고해야 한다. 시행규칙은 그 보고 시한을 점검 종료 후 15일 이내로 정하고 있다. 즉 기존 단지라도 경보설비, 소화전, 방화문, 피난로 관리 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장미아파트와 주공5단지가 보여준 풍경은 바로 이 지점에서 갈린다. 장미는 애초에 스프링클러가 없는 구조적 공백이고, 주공5는 설비는 있으나 유지·관리의 신뢰가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되는 사례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를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7월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기존 공동주택에도 법 시행 후 2년 이내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문제는 현실성이다. 기존 아파트에 스프링클러를 소급 설치하려면 수조, 펌프, 배관, 세대 내 공사 공간 등이 모두 걸림돌이 된다. 기존 수도배관을 활용하는 간이 스프링클러 같은 대안도 거론되지만 비용과 공간 제약이 만만치 않다. 결국 국회 안에서도 '일괄 의무화'와 '현실적 보강' 사이에서 논의가 멈춰 있는 상태다. 정부도 아직 기존 노후 아파트에 대한 전면 소급 의무화 방침을 내놓지는 않았다. 대신 지난해 부산 아파트 화재 이후 '스프링클러가 없는 아파트 전수 점검과 보강'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무조정실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스프링클러 미설치 아파트 2만5212개 단지를 대상으로 지자체, 전기·가스안전공사와 함께 긴급 화재안전점검을 진행했고, 2025년 8월 29일 기준 93.1%인 2만3460개 단지 점검을 마쳤다. 보강책도 병행되고 있다. 정부는 취약세대에 대해 3년간 약 150만 세대에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보급하고, 화재 발생 시 취약가구에 전화를 돌리는 '화재대피 안심콜' 도입, 세대 내 감지기 등 소방시설 설치에 장기수선충당금 사용 허용 등을 추진 중이다. 즉 스프링클러 소급 의무화 대신 감지·경보·대피 체계를 먼저 강화하는 방향이다. 전기적 화재 대책도 확대되고 있다. 정부는 노후 공동주택 스프링클러 미설치 세대에 대해 지난해 말까지 특별 전기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올해부터는 전기안전공사의 세대 내 전기설비 점검 대상을 기존 '25년 이상·1000kW 미만'에서 '스프링클러 미설치 공동주택 전체'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점검 항목 역시 누전·절연·접지뿐 아니라 콘센트·멀티탭 과부하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넓어졌다. 그러나 이런 보강책만으로 세대 내 초기 화재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느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본지 질의에 “현재 안전 대책을 마련 중이며, 정리되는 대로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재건축을 기다리는 서울의 오래된 단지들은 그렇게 서로 다른 표정으로 같은 시간을 버티고 있다. 시장은 이들 아파트를 볼 때 입지, 사업성, 대지지분, 용적률을 먼저 따진다. 하지만 현장에서 먼저 보이는 것은 그런 숫자가 아니다. 녹슨 소화전 문, 거미줄 낀 설비, 열린 방화문, 빽빽한 주차장, 그리고 “불 나면 괜찮겠느냐"는 주민들의 짧은 한마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개찰구 찍고 환승’…‘차량 5부제’ 동참 與 의원 출근길

정부가 에너지 위기대응 방안으로 '차량 5부제'를 시행함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잇따라 대중교통 이용을 선언하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출근길 모습을 홍보하고 있다. 공공부문 차량 5부제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던 2011년 이후 15년 만에 부활한 제도다. 차량 번호 끝자리에 따라 주 1회 운행이 제한되며, 공공부문은 의무, 민간은 자율 참여 방식으로 운영된다. 위반 시 첫 번째는 경고, 2~3회는 출입 통제, 4회 이상 상습 위반 시에는 엄중 문책 또는 징계 조처가 내려진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공공기관은 차량 5부제 등으로 솔선수범하고, 국민들께서도 대중교통 이용과 생활 절전 등 에너지 아껴 쓰기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주당에서는 정청래 대표가 가장 먼저 깃발을 들었다. 정 대표는 지난 25일 충북 충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비상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도 정부 조치를 철저히 뒷받침하겠다"며 “저부터 차량 5부제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차량 번호 끝자리가 1번인 그는 “월요일에는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겠다"고 밝혔다. 조명 소등, 멀티탭 끄기, 일회용품 사용 자제 등 에너지 절약 활동도 당 차원에서 독려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의에 참석한 황명선·강득구·문정복 최고위원들도 즉석에서 동참 의사를 밝혔다. 행동으로 먼저 보인 의원들도 있었다.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맨 김태년 의원은 빽빽한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시민들 사이에 나란히 앉아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양복 재킷을 입은 채 여느 직장인들 틈에 섞여 자리를 잡은 그의 모습은 여느 출근길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김 의원은 SNS를 통해 “오는 길에 어묵도 먹고 의원실 식구들 김밥도 구매 완료"라며 “승용차 5부제 참여, 대중교통 이용, 실내 적정 온도 유지를 저부터 먼저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진성준 의원도 페이스북에 “전철로 출근했더니 '애국'한 것 같아 기분 좋다"고 적었다. 5부제 의무 대상이 아닌 경우에도 자발적 동참을 선언한 의원도 눈길을 끌었다. 이소영 의원은 지난 24일 “전기차를 타고 있어 5부제 의무 대상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전 국민적 에너지 절약 노력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의정활동을 시작하고 나서 빡빡한 일정을 핑계로 자가용 사용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것 같다"며 “이번을 인식 전환의 계기로 삼아 앞으로는 대중교통 이용을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박주민 의원은 26일 가방을 메고 버스를 기다리는 사진을 SNS에 올리며 “버스 출근 완료"라고 알렸다. 그는 “평소에도 지하철이나 버스는 종종 이용하지만, 앞으로 더 자주 이용하려 한다"며 “생활 속 작은 실천부터 근본적인 에너지 수급 문제까지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정원오 예비후보도 지난 25일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직접 찍고 개찰구를 통과하는 등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했다. 같은 날 오후 늦게 광진구 일대 재래시장 두 곳을 방문할 때도 도보와 지하철로 이동하며 시민들과 직접 소통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HUG 전세보증 사고 68% 급감했지만…지역별 ‘보증금 지급 속도’ 격차 있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재무 건전성은 강화됐지만 보증금 지급 속도는 지역마다 격차를 보이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건수는 2025년 6677건으로 2024년 2만941건 대비 68.1% 감소했다. HUG는 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에게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대신 보증금을 돌려주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에 신고된 사고 건수가 크게 감소한 주된 이유는 부채비율 개선을 위한 제도 변화 때문이다. 2022년 대규모 전세사기 이후 2023년 5월 HUG는 기존에 전세가율 100%까지 보증보험을 가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을 90%로 강화했다. 이전에는 집값과 전셋값이 똑같아도 보증이 가능했지만 제도 개선 이후에는 집값의 최소 10%는 집주인의 자기 자본이거나 여유 자산이어야만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사고 확률이 높은 무자본 갭투자 물건들을 가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집주인 돈이 최소 10%가 들어간 상대적으로 안전한 물건들만 보증보험 대상이 됐기 때문에 사고건수 자체가 줄어들었다. HUG가 전세가율 강화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개선했지만 지역별로 보증금 지급 속도가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5년 전국 사고건수 대비 변제건수 비율(변제율)은 전체 사고 건수인 6677건 중 5345건이 변제돼 80.1%을 기록했다. 전국 보다 낮은 변제율을 보인 지역은 제주(68.8%), 충북(72.6%), 광주(73.7%), 울산(73.8%), 대전(76.5%), 경남(77.6%), 경기(78.0%), 서울(79.3%) 등 8개 지역이다. 특히 가장 변제율이 낮은 곳은 제주로 변제율은 평균보다 11.3%p 낮다. 수도권 평균 변제율은 79.7%다. 수도권과 비교하면 충북(72.6%), 광주(73.7%), 울산(73.8%)은 수도권 평균보다 최대 7%p 낮은 변제율을 보인다. 김종양 의원실은 사고 건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음에도 변제 소요일이 줄지 않은 것은 HUG의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2021년 소요일은 40.7일 이었으나 4년 사이 2.5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HUG 관계자는 “임차인이 서류 제출을 완료하고 이사 일정이 정해지는대로 해당 일자에 맞춰 적기에 보증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완서류 제출이 지연되거나 서류제출이 완료돼 보증금 지급이 가능한 상황임에도 임차인의 이사 일정때문에 지급 소요기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의원실의 설명은 사고 등록 후 실제 보증금을 지급한 기간에 대한 것으로 장기간 소요되는 임차인의 이사 준비 기간을 포함하고 있다"며 “이는 임차인의 보완 서류 제출 기간도 포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양 의원은 “HUG 의 변제 처리 역량이 지역 간 불균형 없이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방 임차인은 HUG 지사 접근성이 낮고 서류 준비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변제 과정에서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며 “지방 거점별 전담 처리 인력을 확충하고 변제율이 낮은 지역에 대한 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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