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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뇌졸중학회, ‘세계 뇌졸중의 날’ 맞이 퀴즈 이벤트

대한뇌졸중학회는 세계뇌졸중기구(WSO)가 지정한 10월 29일 '세계 뇌졸중의 날'(World Stroke Day)을 맞아 온라인 퀴즈 이벤트를 준비했다. 뇌졸중은 한 번 발생하면 치료 시기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지는 질환이다. 증상이 나타난 뒤 골든타임 안에 병원에 도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소 초기 증상을 알아두고, 의심되는 순간 망설이지 않고 119를 부르는 것이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11월 6일까지 아래 영상에서 힌트를 확인한 뒤 퀴즈 입력하기를 하면 된다.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1000명을 선정, 편의점 모바일 상품권 1만원권을 증정한다. 뇌졸중은 발생 전에 여러 가지 전조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119 구급대를 부르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거나, 이게 여의치 않으면 스스로 대처해야 한다. 빠른 대중교통을 이용해 병원으로 가되, 직접 자가용을 운전하는 것은 안 된다. 하나, 두통과 어지럼증이다. 갑자기 발생하거나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두통, 크고 작은 어지러움, 두통·어지럼증과 함께 구토가 나오는 경우다. 둘, 시력 변화·시력 상실 이다. 부분 시야 소실, 복시(겹치거나 흐려 보임) 등이 대표적이다. 셋, 언어 및 의사소통 문제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상대가 알아듣지 못하거나, 입술이 한 쪽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넷, 균형과 조절 문제다. 갑자기 균형을 잃거나 걸을 때 균형을 못 잡고 불안정하고, 보행이 부자연스럽고 불편하다. 다섯, 안면 마비 또는 팔·다리 근육 약화다. 여섯, 얼굴·팔·다리·입술 등 신체의 한 쪽 마비다. 뇌졸중학회 김태정 홍보이사(서울대병원 신경과·중환자의학과 교수)는 “누구나 골든타임 안에 치료받을 수 있는 국가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응급실 신경계 전문 인력과 지역 뇌졸중 치료 네트워크를 확충하라"고 촉구했다. *영상 보기: https://youtu.be/_P3qdCG6IrM?si=fFFgJ *퀴즈 참여: https://forms.gle/2k8bzh58V3gttxEa9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신한은행장 후보군 1차 압축…최종 후보는 ‘12월 초’

신한금융지주가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군을 1차 압축하고 최종 후보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신한지주는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가 지난 27일 신한은행장과 제주은행장 1차 압축후보군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후보군 규모는 최종 압축후보군의 2~3배 수준이다. 자경위는 추가 논의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한 뒤 12월 초 최종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이번 절차에서는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은행장 후보군을 자체적으로 심의해 자경위에 추천하는 방식이 처음 도입됐다. 자경위는 은행 임추위가 추천한 후보군과 의견을 검토해 1차 압축후보군을 선정했다. 앞서 자경위는 지난달 21일 자회사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고 은행 임추위에 승계후보군 정보를 공유했다. 은행 임추위는 대내외 경영환경과 향후 전략 방향을 고려해 차기 은행장 자격요건을 수립하고 이에 부합하는 역량과 경험을 갖춘 후보군을 심의해 자경위에 추천했다. 은행 임추위의 참여 범위도 확대했다. 자경위 최종 회의에 은행 임추위원장이 참석해 그간의 논의 결과를 설명하고 최종 후보 선정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후보군 추천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 은행 임추위가 은행장 선임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올해 처음 도입한 은행 임추위의 은행장 후보군 추천 절차는 자회사 이사회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주 자경위와 자회사 임추위가 긴밀히 협력해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승계 체계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경위는 이날 신한은행을 비롯한 10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의 심의 기준도 확정했다. 자경위는 확정된 기준과 은행 임추위의 추천 의견 등을 바탕으로 후보군을 심의하고, 최종 압축후보군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과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추천된 후보들은 각 자회사 임추위 심의와 이사회·주주총회 승인 절차 등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패트롤] 고양시의회-연천군의회-의정부시의회-파주시의회

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오영숙 고양특례시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고양시의회 의정활동 지원 업무 혁신을 위한 인공지능(AI) 활용 조례안'이 제308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원안 가결됐다. 이 조례안은 지난 13일 의회운영위원회 심사에서 원안 가결된 바 있으며, 공소자-한주연 시의원 등이 함께 발의했다. 조례안은 AI 기술이 정책 자료 조사-분석과 문서 작성 등 의정활동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나, 고양시의회 차원에서 활용 원칙과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특히 올해 1월22일 '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기본법'이 시행된 만큼, 고양시의회도 이에 맞춰 AI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조례안에는 먼저 고양시의장이 고양시의원 의정활동과 직원 의정활동 지원 업무 전반에 AI를 도입-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근거가 담겼다. 사용 여부는 각 의원이 자율로 정하며, 이용을 강제하는 규정은 아니다. AI를 활용할 때는 인간 존엄성과 권리 존중, 차별 및 편향 방지, 공정성-투명성-책임성 확보 등 원칙을 지켜야 한다. 고양시의회는 업무에 필요한 AI(생성형 AI 포함)을 공동으로 도입-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시의원과 직원의 AI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외부 전문가-전문기관과 협력해 기술자문을 받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근거 역시 포함했다. 이런 사업을 추진할 때는 안전한 활용을 위한 보안 조치를 시행하고, AI가 만든 결과물 정확성을 검증해야 한다는 점을 시의원과 직원에게 안내하며, AI 활용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계 법령을 지키도록 했다. 오영숙 고양시의원은 28일 “AI는 의정활동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보안. 정확성, 개인정보 보호가 함께 지켜져야 한다"며 “이번 조례가 AI를 활용하는 기준이 되고, 시민을 위한 더 나은 의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천=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윤재구 연천군의회 의원이 지역 자연보호운동의 지속적인 활동과 참여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발의한 '연천군 자연보호운동 조직 지원 조례안'이 제305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번 조례는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활동하는 자연보호운동 조직 육성과 사업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회원들이 안전하게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발의됐다. 조례안 주요 내용으로는 자연보호운동 조직 운영 및 사업 지원을 비롯해 △회원 연수와 교육-훈련 지원 △자원봉사활동 중 사고에 대비한 보험-공제 가입 △보조금 신청-정산 및 중복지원 금지 등이 담겼다. 이번 조례 제정으로 자연보호운동 조직에 대한 지원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연천 환경보전 활동 지속성과 주민 참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지원은 예산과 보조금 교부 절차에 따라 이뤄질 예정이다. 윤재구 의원은 28일 “이 조례는 자연보호운동 조직의 활동 기반을 강화하고 회원이 보다 더 안전하게 봉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주민의 자발적인 실천이 연천 자연환경을 지키는 지속적인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305회 임시회에 부의된 조례안 제안설명 전문은 연천군의회 누리집(yca21.go.kr)에서 회의록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의정부=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김호경 의정부시의회 의원이 제348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정부역세권 개발, 교통혁명을 지역경제 희망으로!'를 주제로 5분 자유발언을 했다. 다음은 5분 자유발언 요지다. 의정부역 동측 일원은 국토교통부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됐으며 작년 3월 관련 용역비 약 8억원이 반영돼 내년 9월 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GTX-C를 비롯한 광역교통망 확충은 의정부에 분명 큰 기회입니다. 그러나 교통이 빨라진다고 도시 경쟁력이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서울 출퇴근은 편리해지는 반면 일자리, 소비, 문화생활은 서울에 더욱 의존하는 이른바 베드타운화가 심화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서울아레나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창동-도봉권역의 문화-상업 기능은 의정부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입니다. 경기북부 소비가 서울로 빠져나가는 빨대효과가 발생한다면 행복로와 제일시장, 지하상가 등 원도심 상권은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에 본 의원은 집행부에 묻고 싶습니다. 우리 의정부시가 다가오는 교통혁명 기회와 위기를 얼마나 절박하게 느끼고 반응하고 있습니까? 의정부역세권 개발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사업이 되면 안됩니다. 어떤 기업이 들어오고 어떤 일자리가 만들어지며, 지역경제에 무엇이 실익이 되는지 상권 활성화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이에 본 의원은 3가지를 제안합니다. 첫째, 의정부역과 원도심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GTX-C와 1호선, 경전철, 버스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의정부역에서 행복로-제일시장-지하상가까지 시민 발길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보행과 상권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둘째, 사람이 의정부를 찾아오고 머물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유치하고 청년이 의정부에서 일하고 생활하며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직주근접의 자족도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GTX 개통에 따른 원도심 상권 영향분석과 선제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서울로 소비 유출 가능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기존 상권과 새로운 역세권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의정부역세권 개발은 단순한 토목사업이 아닙니다. 의정부의 경제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경기북부 경쟁력을 높이는 100년 미래를 준비하는 사업이 돼야 합니다. GTX-C의 2031년 개통 목표를 앞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선택과 집중 그리고 구체적인 미래 비전을 담는 플레이어가 돼야 합니다. 지나가는 의정부에서 찾아오는 의정부로, 환승하는 의정부에서 머무르는 의정부로 바꿔야 합니다. 교통혁명이란 거대한 변화를 반드시 지역경제 희망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끝까지 경청해줘 감사합니다. 파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최유각 의장 등 파주시의원 10여명은 27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전국 지방의회의원대회'에 참석해 '지방의회법'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이번 대회는 지방의회 독립적인 위상과 역할을 확립하고,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방의회 조직-예산-인사 및 의정활동 지원 등에 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개최됐다. 이날 참석한 광역 및 기초단체의원들은 지방의회 조직-운영 및 인사권 등과 관련한 제도적 한계를 개선하고, 지방의회가 주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본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려면 지방의회 독립성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지방의회법 제정과 관련해 주요하게 논의되는 사항은 △지방의회 독립적 지위와 권한 명문화 △조직 구성 및 운영 자율성 강화 △소관 예산 자율적인 편성 기반 마련 △인사-인력 운영 독립성 강화 △정책지원관 등 전문인력 확충을 통한 의정활동 전문성 제고 △독립적인 감사체계 및 주민 참여 확대 등이다. 이런 제도적 개선은 지방의회가 집행기관을 보다 전문적이고 실효성 있게 견제-감시하도록 하고, 조례 제정과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등 의정활동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의정활동에 대한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날 국회의사당에 모인 광역 및 기초단체 의원들은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한 공동 의지를 확인하고, 결의문과 연대발언을 통해 법 제정 필요성을 알리는 한편, 구호 제창을 통해 전국 지방의회 공동 대응 의지를 다졌다. 최유각 의장은 28일 “지방의회법 제정이 지방의회 권한 확대에 그치지 않고 의정활동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시민 권익을 보호하며 지역 발전을 이끄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파주시의회는 앞으로도 지방의회 위상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적극 목소리를 내고, 시민 뜻을 대변하는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지방자치 발전에 힘쓸 방침이다. 파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옥승철 파주시의회 의원은 집행부 청년청소년과와 함께 지난 23일 금촌어울림센터 2층 컨퍼런스룸에서 청년 창업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창업 공간과 지원 정책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참석 기업들은 주요 개선 사항으로 업무 집중을 위한 독립적인 사무 공간 확보를 비롯해 △제품-원자재 보관 공간과 하드웨어 개발 작업 공간 마련 △지역 축제와 공공시설을 활용한 제품 홍보 및 판로 지원 △민간 투자자 연계 프로그램 확대 등을 제안했다. 유연욱 파주시 청년청소년과장은 간담회에서 “오늘 건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시설 개선 등 관계 부서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을 검토하고, 청년 창업기업이 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속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옥승철 파주시의원은 “청년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파주에서 창업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며 “파주를 최고의 청년 창업도시로 만들기 위해 현장 목소리를 듣고 창업 환경과 지원 정책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개선 사항을 지속 점검하기 위한 정기적인 소통 자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와 참석자는 향후 6개월 단위로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이찬진, 은행지주 이사회에 날 선 주문...“승계 절차 투명성 높여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지주 이사회를 향해 경영진 선임과 내부통제의 실질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연말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후보 선정부터 평가까지 절차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해외점포 금융사고와 사이버 보안 위협에도 이사회가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BNK·iM·JB 등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정례 간담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이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자회사 CEO 선임과 관련해 “후보군 선정부터 검증·평가, 기록 등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26일 하나금융지주 등에서 자회사 CEO 선임 절차가 본격화하자 인선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사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는 상황에서 이사회의 전문성과 책임 의식도 주요 과제로 거론됐다. 이 원장은 “제도적 노력이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이에 걸맞은 전문성과 책임 의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교육을 체계화해 전문성을 높이고, 사업다각화와 경영진 보수 및 성과평가(KPI) 등 주요 경영 현안에서도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할 대목이다. 지난해 8개 은행지주의 의결 안건은 총 993건으로, 수정 가결 9건과 보류 1건을 제외한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처리됐다. 최근 잇따른 금융권 해킹 사고와 관련해서는 AI를 활용한 보안 위협에 대한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들이 “IT 자산을 철저히 관리하고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자율 방어체계를 구축하라"고 당부했다. 보안 투자를 단순한 비용으로 인식하는 관행을 경계하고, 사고 예방과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경영진과 이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해외점포 관리·감독 강화도 주요 현안으로 제시됐다. 최근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에서 대규모 금융사고가 잇따른 만큼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통합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해외점포 검사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를 뒷받침할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 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권의 사회공헌 활동과 금융 접근성 개선에 대해서도 당부가 이어졌다. 올해 은행권 사회공헌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선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일회성 지원이나 보여주기식 활동에 그치지 않도록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 성과를 점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금융 취약계층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점포 운영에서도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은행지주들이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는 언제든 현실화할 수 있으며 이사회의 책임 있는 판단과 대응에 따라 파급효과와 회복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적 관리와 함께 CEO 선임과 내부통제, 위험 관리 전반에서 이사회의 책임을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단독] “사진만 찍고 떠났다”…구룡마을 화재 피해 주민들, 오세훈 시장 ‘주민 패싱’ 비판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77가구 107명이 피해를 입은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의 화재 현장 방문을 둘러싸고 피해 주민들 사이에서 '주민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오 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았지만 정작 피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은 채 소방 관계자들과 현장을 둘러보고 떠났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서울시장 측은 피해 주민들과 직접 만나지 않은 이유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의에 “특별히 드릴 말씀 없다"고 답했다. 28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전날 오 시장의 방문과 관련해 피해 주민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오 시장의 방문에 대해 “왔다 갔다 하고 그냥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시장이 나왔으면 국민을 만나야 정상 아니냐"며 “화재민을 만나야 정상 아니냐"고 반문했다. 특히 주민들은 오 시장이 현장에 방문했음에도 피해 상황이나 향후 지원 대책을 직접 설명받을 기회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주민은 “사진만 찍고 가버렸다는 거야"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누군지 구별도 못 했다"며 시장의 방문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전날 오후 구룡마을 화재 현장을 방문해 진화 상황을 점검했다. 앞서 서울시는 오 시장이 화재 발생 직후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신속히 진화하고 주민 안전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김성보 행정2부시장에게 현장 출동을 지시하고 소방·경찰·강남구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주민 대피와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도록 했다. 화재가 인근 구룡산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비해 방화선 구축 등 산불 확산 방지 조치도 주문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일부 주민들은 시장의 방문이 피해 주민들과의 면담이나 지원 대책 설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오 시장의 현장 방문 당시 피해 주민들과 직접 면담이 이뤄졌는지, 면담이 없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장 측에 질의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측은 에너지경제신문의 관련 질의에 “특별히 드릴 말씀 없다"고 답변했다. 화재 이후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 절차를 놓고도 불만이 제기됐다. 한 주민은 피해 접수와 관련해 “앞으로 우리가 접수를 한 다음에"라고 설명하면서 피해 주민이 직접 관련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선거법 개정 청원 5만명 돌파…임태희 “국회 제도 개선 나서라”

선거제도 개선과 공직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 가운데, 임태희 전 경기도교육감 등 청원 공동발의자들이 국회에 실질적인 법 개정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은 청원 성립은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했다는 의미로, 제도 개선이나 법 개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임 전 교육감을 비롯한 6·3 지방선거 출마자와 전직 지방자치단체장·교육감 등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동의청원 추진 경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9월 21일 시작된 이번 청원은 25일 만인 지난 16일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심사 요건을 충족했다. 청원은 같은 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회부됐다. 공동발의자들은 이날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행안위원장 및 소속 의원들에게 공식 서한을 전달하고 청원에 담긴 제도 개선 요구를 검토해 실질적인 법 개정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오는 11월 중에는 국회 논의를 촉구하는 대국민보고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청원은 6·3 지방선거 이후 투표용지 관리와 개표·집계 과정 등 선거관리 전반에서 제기된 문제를 계기로 추진됐다. 임 전 교육감은 선거 관련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등 진상 규명 절차가 진행되고 있지만, 제기된 문제가 충분히 해소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전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런 문제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법률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청원의 핵심은 △사전투표 폐지 및 본투표 시간 확대 △투표 현장 수개표 △투표용지 관리 강화 △현직 법관의 선거관리위원장 겸직 제한 등 4가지다. ◇사전투표 폐지하고 본투표 시간 늘려야 구체적으로 사전투표를 폐지하고 본투표 시간을 늘려 투표를 하루 또는 이틀에 걸쳐 진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투표소에서 개표 장소까지 투표용지를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부담과 관리상 우려를 줄이기 위해 투표 현장에서 참관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개표를 진행하고, 결과를 현장에서 전산 입력하는 방안도 담겼다. 투표용지의 관리·검증 체계를 강화하고 선거 관련 이의 제기와 소송 과정에서 출마자에게 과도하게 부과되는 입증 부담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 전 교육감은 선거 관련 소청과 정보공개 청구, 증거보전 신청 등 법적 절차를 경험했다며 현행 제도에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문제로 제기했다. 현직 법관의 선거관리위원장 겸직 역시 공정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며 제한을 요구했다. 임 전 교육감은 “선거제도 개선은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소중한 참정권을 지키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한 과제"라며 “5만명의 동의는 끝이 아닌 시작인 만큼, 실질적인 법 개정과 제도 개선이 이뤄질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공동발의자들은 이번 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것은 선거 관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향후 여야 지도부와 행안위 의원들을 상대로 청원의 취지를 설명하고, 대국민보고회 등을 통해 법 개정 필요성을 알릴 방침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대신증권·미래에셋운용·빗썸 잇단 해킹…금융권 침해사고, 금투업권까지 번졌다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해킹 침해사고가 잇따라 확인됐다. 26일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이번에 증권·자산운용업권까지 사고가 나면서 금융권 전반의 보안 관리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빗썸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대신증권의 해킹 침해 사실을 추가로 인지하고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날 대신증권에 현장 점검반을 보냈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고객 3만8490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유출 항목은 고객명, 이메일, 주소, 통신ID, 은행명, 입출금 계좌번호, 대신증권 종합계좌번호, 휴대전화번호 등 8개다. 이 가운데 계좌번호 2종과 휴대전화번호는 암호화된 상태였다. 사고는 지난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증권계좌 개설과 연계된 서버에서 해커의 비정상적인 접근 징후가 포착되면서 드러났다. 대신증권은 공격에 쓰인 IP와 우회접속 IP를 차단하고 규제당국에 신고했다. 이후 금융보안원과 함께 정상 서비스로 가장한 신호 6만여 건을 전수조사했고, 26일 기준으로 유출 규모를 확정했다. 회사 측은 현재까지 2차 피해 정황이나 핵심 업무시스템에 대한 불법 접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유출 대상 고객에게 개별 안내를 하고, 손해가 발생한 고객에게는 법령에 따라 배상할 계획이다. 해당 서버의 접근통제와 외부연계 시스템 보안 점검도 강화한다. 진승욱 대신증권 대표이사는 “이번 유출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고객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객보호와 재발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책임 있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빗썸은 27일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 시스템에서 외부 비인가자의 비정상적인 접근을 탐지했다. 이 사고로 임직원 6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빗썸은 외부 접근을 차단한 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 현재는 사내 메신저 대화에 고객 개인정보가 담겼는지, 그 정보까지 빠져나갔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빗썸 관계자는 “정확한 유출 범위와 항목에 대한 분석을 신속히 진행하고 있다"며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식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부 웹 시스템에서 외부 IP의 비정상적인 접근 정황을 확인했다. 회사는 접근 경로를 차단하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유출 범위는 일부 업무용 시스템을 이용하는 정보다. 고유식별정보와 민감정보, 개인신용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회사는 밝혔다. 개인 고객 대상 서비스가 아니어서 투자자 정보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14일까지 파악한 침해사고 발생 금융회사는 16곳이었고,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했다. 당시만 해도 금융투자업계와 보험업계에서는 신고가 없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조찬 간담회에서 “어제 주요 금융투자사 쪽에서 전반적인 해킹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이 해킹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보안 취약점이 쉽게 탐지되고 동시다발적 공격이 상시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 스스로 IT 자산을 철저히 관리하고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는 자율 방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보안 투자를 단순한 비용으로 여기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또 “IT 보안은 고객의 재산과 정보를 보호하고 금융신뢰를 위한 핵심 업무라는 인식 하에 이사회가 IT보안 역량 제고를 위해 앞장서 달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점검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간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을 관리하는 111개 기관, 약 172개 시설의 취약점을 점검한다. 통신 3사의 유무선 서비스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시스템도 대상이다. 점검은 외부 인터넷에 노출된 서버와 웹페이지 등 인터넷 접점 자산에 집중한다. 최근 금융권 사고에서 회사가 파악하거나 관리하지 못한 자산이 침해 경로로 쓰였을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까지 점검 대상 현황을 취합하고,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연내에 각 기관의 자체 점검 결과 확인을 마칠 계획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LS마린솔루션·SKB ‘맞손’…해저통신 유지보수 경쟁력 고도화

LS마린솔루션이 SK브로드밴드(이하 SKB)와 손잡고 글로벌 해저통신 인프라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LS마린솔루션은 SKB와 국제 해저통신케이블 긴급복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통신사업자 협력 기반을 다변화하고, 해저통신망 유지보수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번 협약은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7개국을 연결하는 국제 해저통신망 'SJC2'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마련됐다. SJC2는 총연장 1만500킬로미터(km) 규모로, LS마린솔루션은 지난 2022년 해당 사업의 해저케이블 포설·매설 공사에 참여한 바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으로 부산 연안 저수심 구간에서 장애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긴급복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당 구간은 선박 통행이 활발하면서도 수심이 낮아 대형 케이블 선박의 접근은 어렵다는 특징이다. 협약에 따라 LS마린솔루션은 전문 선박과 시공 기술을 토대로 케이블 인양·접속·매설 등 해상 복구작업을 수행한다. SKB는 통신망 관제와 장애 위치 분석, 복구 자재 지원 등 역할을 맡는다. 이번 협약을 통해 LS마린솔루션의 해저통신 케이블 전문 선박 세계로호 활용도도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는 해당 선박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요코하마존' 유지보수 사업에 연간 6개월 투입하고 있다. 협약을 계기로 남는 기간에도 선박 운용을 확대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 30여년간 국제 해저통신 케이블 시공과 유지보수 역량을 축적해 왔다. 최근에는 LS전선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가 참여하는 한일 해저통신망 'JAKO'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글로벌 해저통신 인프라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LS마린솔루션 관계자는 “해저통신망 장애 발생 시 신속한 복구는 통신 서비스의 안정성과 직결된다"며 “아시아 대표 해저케이블 기업으로서 해저통신 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오너 경영능력 평가-이재용 ②] ‘한국의 삼성’ 넘어 ‘세계의 삼성’으로…인맥·현장·타협의 리더십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반열에서 평가할 만한 경영인이다. 그가 이끄는 삼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동시에 반도체·스마트폰·바이오 분야에서 세계 공급망을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의 투자와 경영 판단은 한 기업의 실적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수출과 고용, 협력업체 생태계는 물론 국가 경제와 기술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본지가 국내 오너 경영인 가운데 이 회장을 평가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다. 1편에서는 취임 4년간 삼성전자의 실적과 투자 성과를 재무자료로 살펴봤다. 이번 편에서는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현장 중심의 업무 방식, 조직문화 변화를 통해 국제적 경영인으로서의 면모를 짚었다. ◇ 글로벌 기업인을 연결하는 삼성의 얼굴 이 회장의 가장 뚜렷한 강점은 세계 주요 기업 경영진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피터 베닝크 전 ASML CEO를 비롯해 아마존·퀄컴 등 글로벌 기술기업 경영진과 지속해서 교류해 왔다. 2022년에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안정적인 공급과 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UV 장비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공급업체가 제한돼 있어 최고경영진 간 협력이 중요하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한 뒤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이 삼성전자의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메타와 아마존은 AI·클라우드 고객이면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분야의 협력 상대다. 퀄컴 역시 모바일 반도체와 파운드리에서 삼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반도체 장비와 AI 가속기, 파운드리 수주는 실무진의 가격 협상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공급망이 흔들리거나 수십조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는 최고경영진 사이의 신뢰와 장기적인 협력관계가 중요해진다. 이 회장이 각국 정상과 기업인이 모이는 국제행사에 꾸준히 참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파리 올림픽을 비롯한 글로벌 무대를 활용해 주요 기업 경영진과 교류하고 삼성의 사업 기회를 넓혀 왔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국제적 인맥을 삼성의 무형자산으로 평가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바이오처럼 고객과 공급망이 세계에 분산된 사업에서는 총수의 대외 네트워크 자체가 위기 대응과 사업 협력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취임식 대신 협력사…명절마다 해외 현장으로 이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강한 메시지를 반복하기보다 사업 현장과 파트너를 직접 챙기는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2022년 10월 회장에 취임했을 때도 별도의 취임식이나 취임사를 두지 않았다. 회장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는 광주의 중소 협력업체를 찾았다. 삼성만의 기술과 생산능력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없으며 협력업체를 포함한 제조 생태계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판단이 담겼다. 명절 연휴에는 해외 사업장을 찾는 현장경영을 이어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브라질, 멕시코, 중동과 동남아시아의 건설·전자·배터리 사업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고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미래 사업에서는 기술 개발과 투자 상황을 직접 확인했다. 일상적인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되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고객 협력, 장기적인 사업 방향에는 직접 관여하는 형태다. 재계와 경영학계에서는 이를 '조용한 현장형 리더십'으로 평가한다. 화려한 선언보다 현장에서 기술과 고객, 공급망을 확인하고 관계를 쌓는 데 무게를 둔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기업·정책 결정자들과 소통하면서도 국내에서는 협력사와 임직원 현장을 찾는 행보가 함께 나타난다. ◇ 무노조 경영 폐기…대립에서 교섭으로 조직문화와 노사관계에서도 이 회장 체제의 변화가 나타났다. 이 회장은 2020년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삼성의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폐기하고 노동 관련 법규를 철저히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삼성전자에서는 노조와의 임금교섭이 제도화됐고 임금과 성과급, 복리후생을 둘러싼 협상도 정례화됐다. 노조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던 과거에서 벗어나 대화와 교섭을 통해 접점을 찾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최근에는 임금 인상과 함께 주식 보상 방안까지 마련하며 임직원과 회사의 성과를 공유하려는 시도도 나타났다. 재계에서는 강한 노조와도 협상하고 보상 방식을 유연하게 바꾼 점을 이 회장 체제의 변화로 본다.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에서는 2024년 창사 이후 첫 파업이 발생했고 성과급 산정과 임금 인상, 보상 기준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졌다. 일부 노조가 이 회장 자택 인근까지 찾아가 직접 해결을 요구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무노조 경영을 폐기한 선언에 비해 노사갈등을 조기에 조정하고 투명한 보상 기준을 마련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화를 제도화한 것은 변화지만 이를 신뢰받는 노사관계로 정착시키는 일은 아직 진행 중이다. ◇ HBM 대응 지연…네트워크를 성과로 바꿔야 글로벌 네트워크가 곧바로 사업 성과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는 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과 고객 인증에서 경쟁사보다 늦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은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생산능력, 세계적인 고객망을 갖췄지만 시장 변화에 대한 초기 판단과 투자 시점이 충분히 빨랐는지는 논란이 남는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과의 관계도 최종적으로는 제품의 성능과 공급 안정성, 가격 경쟁력을 통해 평가받는다. 최근 삼성전자가 HBM4와 차세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 인증과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잃어버린 시장 주도권을 되찾고 파운드리 사업의 수익성을 회복해야 글로벌 네트워크가 실질적인 경영 성과로 연결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회장은 세계 주요 기업인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대규모 장기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오너십을 갖췄다. 현장을 중시하고 대립보다 대화와 타협을 택하는 업무 방식도 이전 삼성 경영진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한국의 삼성'을 넘어 '세계의 삼성'을 대표하는 국제적 경영인의 반열에 올라설 기반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글로벌 인맥과 대규모 투자를 HBM·파운드리 등 핵심 사업의 지속적인 수익으로 연결하고, 노사 간 대화를 임직원이 체감하는 조직문화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기자의 눈] 공정위의 ‘털고 보는 조사’에 발 묶인 기업들

공정거래위원회 중점조사기획단이 출범 2주 만에 첫 사건으로 식품업계 담합을 택했다. 조사국 폐지 21년 만에 부활한 조직으로, 지난 14일 CJ제일제당·대상·오뚜기 등을 현장조사하면서 김치·두부·유지류·선물세트·즉석밥·장류 6개 품목을 한꺼번에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서 공정위는 2018년 이후 가격 담합과 2020년 이후 재판매가격 유지 여부까지 살피고 있다. 8년 전 과거부터 거슬러 올라가 훑는 조사다. 담합 조사는 조사공문에 법위반 혐의를 적지 않아도 된다. 기업으로서는 혐의도 모른 채 지나치게 광범위한 조사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이번에 조사를 받은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공정위가 받을 수 있는 자료를 다 받아 보다 보면 하나는 걸리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뒤져보고 나오면 하고 없으면 마는 조사라는 설명이다. 아무것도 안 나와도 기업이 공정위를 무고로 고소할 수는 없다는 하소연이다. 이번 조사 대상에는 이미 올해 굵직한 담합 제재를 받은 기업들이 포함됐다. 설탕·밀가루·전분당 담합 과징금은 공정위 발표 기준 1조8000억원을 넘고 현장조사 당일에는 밀가루 부산물 담합 심의도 시작됐다. 원재료에 이어 별도 증거로 따질 사안인 완제품까지 조사 대상에 올랐다. 가격이 비슷하게 움직였다는 것만으로 담합을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은 이미 나와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15년 라면 가격 담합 사건에서 사실상 정부 관리 대상인 라면은 1위 업체를 따라 값을 올리는 데 합리적인 면이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공정위는 농심 1080억원을 비롯한 과징금 처분을 직권 취소했다. 정부가 식품 가격을 관리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최근 열린 물가당국와 식품사 간담회에서 한 업체 참석자는 농식품부가 업계에 가격 안정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마련한 이 간담회 자리에 국세청·공정위 직원도 나란히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게 무슨 의미겠느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식재료 등 민생 밀접 분야의 담합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원가와 인건비가 함께 오르고 정부가 가격을 관리하는 시장에서는 인상 시기와 폭이 비슷해지기 쉽다. 담합 조사가 물가를 누르기 위한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 더욱이 이번 조사가 이어지는 동안 기업들은 내년 사업계획을 짜느라 바쁜 시기임에도 공정위 조사에 신경을 쏟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차라리 처벌받을 게 있으면 빨리 받고 정상 업무로 돌아가고 싶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드러난 담합은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올해 잇따른 제재도 업계가 자초한 일이다. 다만 조사는 혐의를 좁혀 들어가고 결론은 서둘러 내야 한다. 그래야 담합 조사가 물가 대책으로 악용된다는 의심도 덜 수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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