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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세가, 매매가 오름폭 크게 추월…집값 폭등 가능성은?

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될수록 전세가격 상승폭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국지적으로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5월 첫째 주 기준 1.56%를 기록했다.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 상승률(0.98%)을 0.58%p(포인트) 상회했다. 수도권 전세 상승률(2.20%)은 매매가격 상승률(1.79%) 대비 0.41%p 높았고 비수도권은 전세 상승률이 0.94%로 매매 상승률(0.20%)을 0.74%p 웃돌았다. 서울은 매매 상승률(2.81%)이 여전히 전세 상승률(2.61%)을 웃돌고 있으나 격차는 그간 꾸준히 축소돼 최근에는 0.20%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다주택자 규제 발표일인 2월 12일을 전후로 전세가격을 살펴보면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동향 조사를 기준 전세가격은 전국 0.09%, 수도권 0.12%, 서울 0.14% 수준의 주간 평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년 대비 올해 전세가격 상승폭은 크게 확대됐다. 누적으로 보면 1월 말 대비 4월 말까지 누적 상승률은 전국 1.12%, 수도권 1.59%, 서울 1.81%이다. 작년 동기간과 비교하면 전국은 1.09%p, 수도권은 1.37%p, 서울은 1.38%p 상승했다. 전셋값 누적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4.57%)였고 이어 경기 안양시 동안구(4.53%), 전남 무안군(4.39%), 서울 성북구(4.20%), 경기 용인시 기흥구(4.16%), 경기 광명시(4.08%), 서울 노원구(4.06%), 경기 용인시 수지구(3.90%), 서울 광진구(3.82%), 경기 화성시 동탄구(3.82%) 등 순이었다.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직전 주 대비 0.23% 올라 2015년 11월 셋째 주(0.26%)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전세가 상승 배경은 이재명 정부의 일관된 다주택자 규제 정책이다. 정부는 다주택자 규제 정책을 연달아 발표하고, 대출·거래·세제 등을 단계적으로 강화해왔다. 지난해 발표된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인 6·27 대책을 시작으로 다주택자 대상 대출 규제가 본격화 됐다. 금융 규제인 6·27 대책으로 다주택자가 주택을 추가 매입하는 경우 주택담보대출 LTV 0%가 적용되면서 대출이 제한됐다. 거래 규제인 10·15 대책은 실거주 목적이 아닌 경우 아파트 매입을 어렵게 만들었다.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개편 논의가 나오면서 세제 측면의 규제 역시 점차 강화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될수록 전세가격 상승폭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다주택자가 임대차 시장에서 전·월세 매물을 공급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 강화로 매물 공급이 위축될 경우 임대차 시장 내 수급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폐지 이후로는 매물 잠김 현상이 예상된다.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 심리가 일부 위축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월에 124였다가 2월에 108로 크게 하락했다. 이후 3월에 96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발표된 2월 12일을 기점으로 주택 가격 전망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로는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주택시장은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당분간 소강상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월 말부터 7월까지 주택시장은 비수기이기 때문에 현재 높은 가격으로 보합세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외곽 지역은 여전히 강세일 것으로 전망했다. 권 교수는 “수요보다 공급이 워낙 부족하기 때문에 가을쯤 가면 외곽 만이 아니라 전 지역이 모두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8월 말 9월 이사철이 다가오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전세시장 불안이 심화될 것으로 봤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 2만6512건에서 올해 1만6240건으로 38.8% 감소했다. 최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의 영향을 받은 강남3구는 매매가격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전셋값은 상대적으로 상승세가 가팔랐다. 서초구는 올해 매매가격이 누적 1.00% 오른 반면 같은 기간 전셋값은 3.65% 올라 격차가 2.65%p로 컸고 강남구(매매 -0.38%, 전세 0.84%), 송파구(매매 1.37%, 전세 2.09%)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강남3구와 함께 약세권에 포함됐던 용산구(매매 1.13%, 전세 2.36%)도 전세 상승률이 매매가격 오름폭을 웃돌았다. 중하위권인 노원구(매매 3.48%, 전세 4.06%)는 매매 상승률이 상당한 수준임에도 전세가격은 그보다 빠르게 올랐다.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서울 강북권 등 특정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전세 매물 부족으로 일부 매수 전환 수요가 발생하고 있으나 매매가를 밀어올리기엔 아직 이르다"고 설명한다.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서면 매매가격을 자극한다는 것이 통설인데,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4월 기준 50.09%로 낮다는 것이다. 다만 강북권과 경기도, 인천은 전세가격 비율이 높은 수준이다. 중랑구나 금천구는 이미 60%를 웃돌고 있으며 경기(66.7%)나 인천(68.5%) 등 수도권도 높은 수준이다. 박 위원은 “전체적으로는 아닐지라도 국지적으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밀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본업 넘어 AI인프라 사업자로”…통신사 AI데이터센터 전략 보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활황으로 AI데이터센터(AIDC)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투자한 AIDC 사업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직까지 본업인 통신 사업에 비해 파이 자체는 작지만, AIDC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이를 차세대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의 1분기 실적에서 이통사의 차세대 먹거리인 AI DC 사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1분기 AIDC 매출은 13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89.3% 급성장했고, LG유플러스 AIDC 사업은 전년동기대비 31.0% 성장한 1144억원을 기록했다. KT의 경우 아직 1분기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AIDC 사업을 전담하는 KT클라우드는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AI데이터센터는 AI 모델을 학습하고 추론하는 데 필요한 고성능 인프라를 갖춘 데이터센터다. 일반 데이터센터가 웹서비스·업무시스템 등을 폭넓게 처리한다면, AI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가속기, 고속 네트워크, 대용량 스토리지, 강력한 전력·냉각 시스템으로 AI 연산에 최적화돼 있다. 이통사들은 수년 전부터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으나, 여전히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이통3사의 AIDC 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3사의 AIDC 합산 매출은 1조9394억원으로 전년대비 27.2% 증가했다. 올해 이통사들은 AIDC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고한 상황이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일 실적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AIDC 사업의 경우 수익성 관련 지표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공개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당사의 핵심사업인 AIDC의 수익성은 기존 통신 사업과 비슷하며, 앞으로 더 수익성이 높아질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AI사업 그룹장도 “AI DC 수요가 대형 고객 중심으로 늘어나며 관련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시장에 신규 진입한 이후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는데, 올해도 AIDC 사업의 높은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통신 3사의 AIDC 구축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으로 울산에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서울 및 서남권 지역에 추가 건설을 계획 중이다. SK텔레콤은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거점으로 오는 2030년 AIDC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KT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액체냉각 방식이 적용된 가산 AIDC를 오픈했다. AI 연산에 특화된 설계로, 향후 산업 전반의 AIDC 수요를 책임질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오는 LG그룹과 역량을 합쳐 오는 2027년 파주에 하이퍼스케일급 인프라를 갖춘 AIDC를 개설할 예정이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사업을 추가하며 수익 다변화를 예고했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AI사업 그룹장은 “AIDC 사업은 기존 코로케이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설계, 구축,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DBO 사업으로 본격 확대하며 사업 영역과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관련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했고 이를 기반으로 외부 자산의 개발 및 위탁 운영 역량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이슈&인사이트] 그들이 전쟁광이 된 이유

그들은 왜 끊임없이 적을 만들고, 위기를 확대하며, 전쟁의 언어를 반복하는가. 정말로 세계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서일까. 아니면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서일까. 오늘날의 국제정치는 점점 더 불길한 역설을 드러낸다. 전쟁이 국가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지도자 개인의 권력을 연장하는 장치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베냐민 네탄야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라는 세 인물을 보면, 전쟁은 더 이상 '예외적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정치적 존속 조건에 가까워 보인다. 트럼프에게 위기는 언제나 정치적 연료였다. 그는 미국 사회 내부의 분열을 치유하기보다 끊임없이 증폭시켰다. 이민자, 중국, 이란, 팔레스타인 시위대, 언론, 대학, 국제기구. 언제나 새로운 적이 필요했다. 평화로운 사회는 트럼프식 정치에 불리하다. 사회가 안정될수록 그의 과장된 위기 담론은 힘을 잃는다. 트럼프가 지배하는 오늘의 미국은 더 이상 규범을 제공하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은 규칙을 설계하는 척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그 규칙을 파괴하는 국가가 되었다. 자유를 말하면서 감시를 확대하고, 민주주의를 외치면서 경제적·군사적 위계를 강요한다. 트럼프의 정치적 생존은 법적·도덕적 위기와 깊이 얽혀 있다. 성추문, 기업 회계 문제, 선거 개입 의혹, 의회 폭동 책임 논란, 그리고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앱스타인과의 관계 의혹까지, 이 모든 것은 트럼프에게 “정치적 패배 = 법적 책임"이라는 등식을 만든다. 권력을 잃는 순간, 그는 단지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수많은 조사와 재판 앞에 놓인다. 그래서 트럼프의 정치에는 늘 비상상태가 필요하다. 전쟁은 그 비상상태를 가장 강력하게 유지하는 수단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은 점점 더 쇠락의 징후를 드러낸다. 한때 미국은 세계 질서를 조직하는 국가였지만, 이제는 자신이 만든 질서를 스스로 불신한다. 국제법은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제재는 보편 원칙이 아니라 지정학적 무기로 사용된다. 동맹은 협력 관계가 아니라 공급망과 군사체계 안의 종속적 위치로 재배치된다. 네타냐후의 경우는 더욱 노골적이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부패 혐의와 사법 리스크에 시달려 왔다. 뇌물 수수, 언론 거래, 권력 남용 의혹은 단순한 정치 공세 수준을 넘어 이스라엘 사회 내부에서도 심각한 균열을 만들었다. 실제로 전쟁 이전 이스라엘에서는 네타냐후의 사법 개혁 강행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고, 군 내부와 정보기관 출신 인사들까지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전쟁은 모든 것을 바꾸었다. 가자지구 전쟁 이후 네타냐후는 다시 '국가 안보의 지도자'로 자신을 재포장할 수 있었다. 내부 비판은 “전시 상황에서의 분열 조장"으로 취급되기 시작했고, 사법 위기는 국가 생존 담론 뒤로 밀려났다. 그는 끊임없이 “이스라엘은 포위되어 있다"는 공포를 강조하며 장기 전쟁 상태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점은, 전쟁이 더 이상 군사적 목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 지도자의 생존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이다. 젤렌스키 역시 완전히 예외라고 보기 어렵다. 물론 우크라이나는 실제 침략을 당한 피해 국가이며, 러시아의 군사행동은 국제법적으로 중대한 문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젤렌스키 체제 역시 전쟁을 통해 정치적 정당성을 유지하는 구조 속으로 들어갔다. 전시 체제는 비판 세력을 약화시키고, 선거를 연기하며, 국가 권력을 대통령 중심으로 집중시킨다. 야당 활동 제한, 언론 통제 강화, 강한 국가주의 동원은 “국가 생존"이라는 이름 아래 정당화된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평화는 오히려 권력에 위험한 요소가 된다. 왜냐하면 전쟁이 끝나는 순간, 경제 붕괴와 부패 문제, 징집 피로감, 서방 의존 구조, 재건 과정의 이해관계 충돌 같은 현실이 한꺼번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결국 세 사람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같은 딜레마에 갇혀 있다. 트럼프는 권력을 잃으면 법적·정치적 붕괴 위험에 직면한다. 네타냐후는 전쟁이 멈추면 사법 위기와 책임 추궁이 다시 시작된다. 젤렌스키는 평화 이후의 정치적 현실을 감당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전쟁은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시간을 연장하는 장치가 된다. 과거의 전쟁은 국가 간 충돌이었다면, 지금의 전쟁은 점점 지도자 개인의 생존과 결합되고 있다. 권력은 위기를 먹고 자라며, 위기가 사라지는 순간 권력도 흔들린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미국이라는 근원적 모순덩어리가 놓여있다. 민주주의를 말하면서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자유를 외치면서 감시를 확대하며, 평화를 이야기하면서 군사주의를 세계 경제의 핵심 엔진으로 삼아온 체제가 미국인 것이다. 선거철이다. 아직도 미국과 이스라엘을 짝사랑하며, 특히 '미국적인 것'에 환장하는 정치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바보야, 이제 정신차려!" ekn@ekn.kr

역대급 실적 최윤범號 고려아연, 美핵심광물 패권 노린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과 공급망 붕괴,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친 이른바 '퍼펙트 스톰' 속에서도 고려아연이 질주를 거듭했다. 외형 성장을 넘어 압도적인 수익성까지 챙겨 본업의 고도화와 미래 신사업을 동시에 좇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11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연결 기준 매출 6조 720억원, 영업이익 7461억원을 지난 6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8.4%, 영업이익은 무려 175.2% 급증한 실적이다. 분기 실적 공시가 의무화된 이후 무려 '105분기 연속 영업흑자'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이어갔고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 역시 12.3%로 껑충 뛰며 내실을 단단히 다졌다. 이번 호실적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최악의 대외 환경을 극복하고 얻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올 1분기는 이란 무력 충돌 우려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와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 급등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다. 악조건 속에서도 고려아연은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무기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수급 불안에 기민하게 대처했다. 그 결과 금·은 등 귀금속의 판매량 증대와 이에 따른 가격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렸으며, 핵심광물 부문의 매출 호조까지 더해져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보여준 '지속 성장'의 든든한 배경으로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뚝심 있는 미래 전략을 꼽는다. 최 회장은 2022년 말 취임 이후 기존 제련업의 초격차 경쟁력을 다지는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그린수소 △2차 전지 소재 △자원 순환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전략을 진두지휘해 왔다. 경영권 분쟁 등 내부적인 노이즈 속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추진된 이 비전은 이제 실제 이익을 창출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궤도에 오른 신사업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올 1분기 구리(동) 판매량 증가와 함께 더욱 뚜렷해졌다. 특히 자원순환 사업의 전초기지인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Pedalpoint)'는 지난해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확고한 실적 성장세를 띠며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완벽한 성공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막강한 기초체력을 확인한 고려아연의 시선은 이제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대륙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 회장과 경영진이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는 현안은 미국 테네시주에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이다. 이는 미국 정부 등의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고려아연의 제련 기술력과 북미 현지 네트워크가 결합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조기에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핵심 광물 밸류 체인 내에서 대한민국과 고려아연의 글로벌 위상을 단숨에 끌어올릴 승부수로 평가받는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은 지난달 테네시주에 위치한 니어스타USA 제련소 및 관계사 인수를 마무리 짓고 '크루서블 징크(Crucible Zinc)'를 공식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최 회장은 출범 기념식에서 “우리의 모든 역량과 경험, 최신 기술을 총망라해 세계 최고의 핵심광물 처리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천명했다. 이어 “고려아연 성장의 근간에는 늘 '사람'과 '진심'이 있었다"며 “동료, 지역사회와 함께 100년 이상 지속 가능한 위대한 기업을 만들 것"이라며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을 재차 강조했다. 고려아연의 광폭 행보에 미국 연방정부도 전폭적인 인허가 지원으로 화답하고 나섰다. 최근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미국의 대형 인프라·자원 인허가 패스트트랙 제도인 'FAST-41' 적용 대상으로 최종 지정됐다. 국내 여러 부처에 산재한 복잡한 인허가 심사를 통합 관리해 속도전을 가능케 하는 파격적인 제도다. 미국 인허가위원회에 따르면, FAST-41에 지정된 프로젝트는 최종 결정기록서(ROD) 발급까지 걸리는 기간이 비지정 사업 대비 평균 18개월이나 단축된다. 공기 단축이 곧 수익성 극대화로 직결되는 만큼 엄청난 날개를 단 셈이다. 시장과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전쟁 위기나 귀금속 가격 변동 등 단기적인 모멘텀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려아연의 고속 질주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리 생산량 확대 등 빈틈없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향후 본격화될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시너지가 강력한 방어막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윤상 iM증권 연구원은 8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현재 비우호적인 거시 환경과 실적 모멘텀이 다소 둔화하더라도 고려아연 주가의 중장기 방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중동 리스크가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며, 아연·연·동 등 주력 품목의 실물 수급 차질이 오히려 가격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희소금속의 전략적 가치가 치솟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을 쥔 고려아연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E칼럼] 태양광 발전,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중동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요즘 에너지 안보와 자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때 우리 경제에 위기 경보를 울리며 배럴 당 150달러까지 올라갔던 두바이유가는 아직도 1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수입 유가가 연평균 86달러이던 2023년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액은 250조원을 넘었다. 다행히 지난해에는 유가가 60달러대에서 유지되어 연간 수입액은 170조원 수준이었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올해는 250조원을 넘어 300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 지난달 초 유럽의 태양광 단체인 '솔라 파워 유럽'은 중동전쟁으로 유럽의 가스 수입가격이 올라가면서 3월 한달간 유럽연합이 태양광 발전으로 얻은 효과가 37억7천만유로(6조5천억원)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립 에너지에 대한 요구는 유럽에서 태양광 발전의 붐을 다시 일으켰고 그 결과 이번 중동전쟁의 영향을 완화해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자립에너지인 재생에너지 보급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0년까지 100GW의 재생에너지 발전을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하였다. 이 중 90GW를 태양광 발전이 담당해주어야 한다. 2025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태양광 발전 설치 용량은 약 30GW이다. 지난해 새로 설치된 태양광 발전은 약 3.9GW.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1년 4GW를 갓 넘어섰던 신규 설치용량은 윤석열 정부에서 2.7GW까지 하락한 뒤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2030년의 90GW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 평균 10GW가 새로 설치되어야 한다. 그래서 정부도 올해 목표를 7.5GW로 잡고 있다. 그런데 올해 4월까지 설치된 용량은 1.3GW에 불과하다. 이 추세로 하면 연간 4GW 설치 수준을 회복할 수는 있겠지만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햇빛소득마을은 태양광 발전 보급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한 축이 되고 있다. 마을의 공유시설이나 공공 부지에 마을 발전소를 설치하고 그 수익을 주민 복지를 위해 사용함으로써 주민들의 태양광 발전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그 성과에는 한계가 있다. 한 마을에서 1MW를 설치한다 해도 2,500개 마을이 참여해야 2.5GW에 불과하다. 태양광 발전의 설치에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와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이 따라주어야 한다. 현 RPS 제도에 참여한 태양광 발전 설비의 규모를 살펴보면 2025년 현재 100kW미만이 45.2%, 100~1MW가 35.4%, 1MW 이상이 19.4%를 차지하고 있다. 즉, 1MW 이상의 대규모 설치는 20%에 불과하고 80%는 소규모 태양광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태양광 발전 산업의 특성이다. 벼농사와 같이 다수의 소생산자가 참여하는 산업인 것이다. 해안을 간척한 현대의 서산농장과 같은 대농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전국에 산재한 소농이 있어 쌀의 자급이 가능한 것이다. 태양광 발전에서도 새만금에 투자하기로 한 현대는 상당한 규모의 설치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그 만한 입지를 구하기는 쉽지가 않다. 곳곳에서 소생자가 참여하여야 태양광 발전의 설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며 우리는 에너지 자립에 한걸음 다가가게 될 것이다. 어떤 산업에 민간의 참여와 투자를 유인하려면 그럴 만한 산업의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핵심적인 것은 안정적인 수익과 사업 참여의 용이함이다. 수익이 불안하다면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또한 기업조직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소생산자 개인이 전업 혹은 부업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면 사업 추진과 발전소 운영이 그리 어렵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올해 안에 현 RPS제도를 폐지하고 입찰시장으로 개편한다면서 소규모 태양광 발전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찰 시장을 설치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올 뿐 공식적으로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즉 태양광 발전 사업이 수익이 날지 어떨지 가늠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입찰이란 구매와 판매 양측에게 모두 비용을 발생시키는 방법이다. 부업으로 참여하는 개인이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번거로운 절차를 익히고 매일 시간을 낸다는 것이 그 수익에 비해 치러야만 할 비용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농협에서 벼를 수매하듯이 한전에서 기준가격으로 구매할 수는 없는 것일까?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하면 기준가격을 따로 정할 필요도 없고 그냥 시장가격으로 구매하면 될 일이다. 게다가 전력망 운영의 안정성을 내세워 발전사업자에게 출력조정기를 설치하게 하고 보상 없이 한전에서 전기를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다. 망 운영자 입장에서 출력조정을 할 수는 있다. 그렇다면 화력발전이나 원전처럼 보상이 이루어지는 것이 합리적이다. 시동을 걸고 있는 햇빛소득마을이 성공적으로 확대되어 가기를 기원하며, 2030년 90GW 태양광 발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근본적인 산업활성화 대책이 세워지기를 바란다. bienns@ekn.kr

예금보험공사, 예별손보 재입찰 추진…7주간 실사

예금보험공사가 예별손해보험 공개매각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예별손보는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한 가교보험사로, 지난달 16일 본입찰은 한국투자금융지주 단독 응찰로 유찰된 바 있다. 예보는 공개매각 재공고 입찰 추진을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잠재 매수자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결과 입찰 참여 의향이 확인된 곳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입찰은 다음달 30일까지 이뤄진다. 잠재매수자는 7주에 걸쳐 실사를 진행하고, 최종인수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다. 예보는 유효경쟁이 성립하면 오는 7월 중순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필요하면 수의계약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예보 관계자는 “공개매각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예별손보의 모든 보험계약은 조건 변경 없이 보호될 예정"이라며 “보험계약자 어떠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BAT로스만스, 던힐 신규 캠페인 ‘하우스 룰’ 전개… 브랜드 철학 재해석

BAT로스만스는 자사 담배 브랜드 던힐의 브랜드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신규 캠페인 '하우스 룰(House Rules)'을 전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100년 이상의 브랜드 유산을 바탕으로 '품격 있는 삶의 규칙'이라는 핵심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던힐은 올해 캠페인 테마인 하우스 룰을 통해 단순한 유행 추종보다는 개인의 기준과 취향에 따라 주체적으로 삶을 완성해 나가는 태도를 제안할 방침이다. 지난 1907년 런던 세인트 제임스에서 시작된 던힐은 품질과 스타일을 상징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담배 신선도를 유지하는 '릴록(Reloc)' 커버와 '냄새 저감 기술(Less Smell Technology)' 등을 도입하며 기술적 진화를 거듭해왔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세대를 넘어 완성된 디자인(Rule No.8)', '클래식을 담은 본연의 맛(Rule No.24)' 등의 간결한 메시지를 전국 편의점과 담배 소매점 등 접점에서 선보이며 소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계획이다. BAT로스만스 관계자는 “던힐은 오랜 시간 타협하지 않는 품질과 정교한 기술력으로 프리미엄의 기준을 제시해 왔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삶의 규칙을 정의하고 일상에서 색다른 경험을 향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던힐은 이번 캠페인 메시지를 적용한 한정판 제품을 오는 6월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BAT그룹의 2025년 매출은 256억 파운드이며 전 세계 고용 인원은 4만7000여 명이다. 비연소 제품군이 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2%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환경포커스] 호르무즈 막히면 폐플라스틱 더미는 ‘유전’이 된다

최근 미국와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원유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유·석유화학·플라스틱 원료 공급망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계가 주목하는 대안이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을 다시 '석유'처럼 쓰는 기술이다. 플라스틱은 본질적으로 석유에서 만든 탄소와 수소의 저장고다. 다시 말해, 이미 땅 위로 꺼내 쓴 탄화수소 자원이다. 이를 태워 없애는 대신 햇빛이나 미생물을 이용해 분해하면 수소와 합성가스, 액체연료, 고부가 화학원료를 얻을 수 있다. 최근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두 편의 연구는 이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하나는 햇빛으로 플라스틱을 연료로 바꾸는 광촉매 기술이고, 다른 하나는 미생물이 스스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리빙 플라스틱' 기술이다. 두 기술 모두 플라스틱 오염과 에너지 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카드로 평가받는다. ◇햇빛 한 줄기로 수소와 디젤 생산 첫 번째 연구는 호주 애들레이드대학교 화학공학과의 샤오광 두안 교수와 샤오 루 등 연구진이 최근 국제 촉매 분야 저널 '화학 촉매반응(Chem Catalysis)' 에 발표한 것이다. 연구의 핵심은 '광촉매 플라스틱 광개질(photoreforming)'이다. 쉽게 말해, 폐플라스틱을 물속에 넣고 특수 나노 촉매를 더한 뒤 햇빛을 비추면 촉매가 빛 에너지를 흡수해 전자를 들뜨게 만든다. 이 전자가 플라스틱의 탄소-탄소(C-C), 탄소-수소(C-H) 결합을 끊는다. 플라스틱 사슬이 잘게 쪼개지면서 수소(H₂)가 발생하고, 남은 탄소는 유용한 연료나 화학 원료로 전환된다. 기존 물 분해 수소 생산은 물 분자의 산소 결합을 끊어야 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반면 플라스틱은 이미 에너지가 높은 유기 결합을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쉽게 분해된다. 연구진이 개발한 비결정질 니켈-인-황 기반 촉매(d-NiPS₃)와 황화 카드뮴(Cadmium Sulfide)을 결합한 시스템은 촉매 1g이 1시간에 약 0.08g(80mg)의 수소를 만들 수 있는데, 이 반응을 100시간 이상 유지했다. 실험실 수준으로는 매우 높은 효율이다. 플라스틱 종류에 따라 생성물도 달랐다. 폴리에틸렌으로는 디젤 범위(C15~C18)의 올레핀 연료를, 페트(PET)로는 아세트산 등 화학 원료를, 혼합 폐플라스틱으로는 수소와 합성가스(Syngas)를 생산할 수 있다. 이는 비상시 도시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을 현장에서 바로 연료 전환할 수 있음을 뜻한다. 연구진은 2030년까지 겉보기 양자수율(AQY) 10% 달성, 즉 들어온 햇빛 에너지의 10%를 실제 연료 생산에 활용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40년까지 파일럿 플랜트 구축, 2050년 산업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했다. ◇미생물이 먹어 치우는 리빙 플라스틱 두 번째 연구는 제시하신 중국과학원 산하 선전 고급기술연구원(SIAT)의 주오준 다이 교수팀이 지난달 'ACS 응용 폴리머 재료(ACS Applied Polymer Materials)'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 기술은 플라스틱 내부에 살아 있는 미생물 포자(spore)를 넣어두는 방식이다. 평소에는 휴면 상태라 일반 플라스틱처럼 안정적이다. 그러나 폐기 후 48~50도 환경에 놓이면 플라스틱이 부드러워지고 포자가 깨어난다. 이후 미생물이 효소를 분비해 플라스틱을 스스로 분해한다. 연구진은 특히 고초균(Bacillus subtilis)이란 세균을 활용했다. 이 균은 안전성이 높고 내열성이 강하다. 더 흥미로운 점은 '미생물 팀플레이'다. 한 균주는 플라스틱 사슬을 무작위로 절단하고, 다른 균주는 절단된 말단부터 차례로 분해한다. 마치 한 팀이 벽을 부수고, 다른 팀이 잔해를 치우는 식이다. 이 방식으로 연구팀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카프로락톤(Polycaprolactone, PCL)을 4~6일 만에 98% 이상 분해하는 데 성공했다. 분해 후 남는 물질은 대부분 저분자 화합물이라 미세플라스틱 축적 위험도 낮다. 이 기술은 웨어러블 센서, 의료기기, 일회용 전자소자처럼 사용 후 회수가 어려운 제품군에 특히 유망하다. ◇한국은 이미 '원료'를 갖고 있다… 문제는 전환 기술 한국은 매년 수백만 톤의 폐플라스틱을 배출한다. 분리배출 체계도 세계적 수준이다. 문제는 상당량이 저품질 재활용이나 소각으로 처리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보면 이는 엄청난 전략 자원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에서는 폐플라스틱 기반 연료 생산이 긴급 대체 자원이 될 수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탈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 추진계획'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플라스틱 1kg은 대략 10~12kWh 수준의 화학 에너지를 저장한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은 사실상 거대한 '도시형 유전'이다. 정유시설이 멈춰도 지방 산업단지나 항만 인근에서 소규모 태양광 광촉매 반응기를 돌리면 수소와 액체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 여기에 미생물 기반 분해 플랫폼을 결합하면 플라스틱 회수-분해-연료화의 순환 시스템이 가능하다. 하지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광촉매는 실제 폐플라스틱 속 색소와 첨가제에 약할 수 있고, 장기 내구성이 검증돼야 한다. 미생물 기술은 아직 범용 플라스틱(PE·PP) 적용성이 제한적이다. 경제성 분석과 전과정평가(LCA)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방향은 분명하다. 석유를 수입해 플라스틱을 만들고 버리는 시대에서, 버린 플라스틱을 다시 연료와 원료로 돌려쓰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햇빛과 미생물은 그 쓰레기를 다시 에너지로 깨우는 열쇠가 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케이엔알시스템, ‘슈퍼휴머노이드’ 디자인 특허…“세계 최대 ‘일하는’ 이족보행 로봇”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이 고중량 작업용 '슈퍼휴머노이드' 로봇의 디자인 특허 등록을 완료하고 실물 이미지를 처음 공개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11일 자사가 개발 중인 슈퍼휴머노이드 설계 디자인이 최근 특허청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등록을 통해 외형의 독창성뿐 아니라 고중량 핸들링에 최적화된 하드웨어 구조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해당 로봇은 2025년 하반기부터 개발이 진행 중인 이족보행 기반 대형 로봇으로, 작업자가 직접 탑승해 조작하거나 원격으로 운용할 수 있는 유·무인 겸용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중공업, 건설, 토목, 원전 등 고위험 산업현장에서 작업자 안전 확보와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통상 20~50kg 수준의 가반하중을 바탕으로 인간 작업을 보조하거나 반복 작업을 수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케이엔알시스템즈의 슈퍼휴머노이드는 최대 600kg까지 들어올릴 수 있도록 설계돼 기존 대비 10배 이상의 성능 구현을 목표로 한다. 이 로봇은 높이 약 2.5m, 폭 1.5m의 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고온·고방사선 등 인간 접근이 어려운 환경에서 고중량 구조물을 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회사 측은 “휴머노이드가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개념이라면, 슈퍼휴머노이드는 인간이 수행할 수 없는 작업을 수행하는 새로운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자사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와 유압 액추에이터를 결합한 고성능 구동 시스템이 핵심이다. 여기에 최대 300kg 수준의 악력을 구현하는 특수 설계 로봇손을 적용해 고난도 핸들링 작업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해당 로봇손은 최근 개발을 완료하고 별도 특허 출원도 진행됐다. 또한 작업 환경에 따라 하체를 이족보행뿐 아니라 바퀴형, 무한궤도형 등으로 확장하는 모듈형 플랫폼을 검토 중이다. 원격 운용에는 피지컬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험지에서도 안정적인 작업 수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은 2026년 말 1차 공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며, 로봇팔과 로봇손 등 핵심 부품을 개별 제품으로도 상용화해 부품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글로벌 휴머노이드가 공장 내 정밀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면, 슈퍼휴머노이드는 산업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며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진짜 일하는 로봇'의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케이엔알시스템은 'K-휴머노이드 연합' 참여기업이자 AI팩토리 전문기업으로, 심해 작업 로봇과 제철소 용광로 관리 로봇 등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로봇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기술 상용화와 원전 해체용 로봇 플랫폼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로봇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특징주] 롯데쇼핑,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에 주가 ↑

롯데쇼핑 주가가 11일 장초반 강세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2분 현재 롯데쇼핑은 전 거래일 대비 6.59% 뛴 14만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5816억원, 영업이익 2529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70.6%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94.1% 늘어난 1439억원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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