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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ATM 줄이는 은행, 금융 접근성은 누가 지키나

현금 사용이 줄고 모바일뱅킹이 일상화되면서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러나 ATM이 줄어들수록 고령층과 디지털 금융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금융서비스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금융 접근성을 어디까지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금융권의 책임도 커지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이용률이 낮은 ATM을 유지하는 비용을 줄이고 디지털 금융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현금 사용 감소와 비대면 금융 확산이라는 변화 속에서 오프라인 채널을 효율화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모든 금융 소비자가 디지털 금융에 익숙한 것은 아니다. 실제 ATM 감소세는 뚜렷하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말 2만9321개였던 전국 은행 ATM은 올해 6월 말 2만4711개로 3년 반 만에 4610개, 15.7% 줄었다. 은행 영업점 역시 같은 기간 5657개에서 5381개로 276개 감소했다. 특히 지역별 감소폭을 보면 금융 접근성 문제를 단순히 은행의 점포 효율화로만 보기 어렵다. 울산의 ATM은 21.5%, 경남은 20.8%, 제주도는 18.2% 줄었다. 수도권보다 지방에서 ATM이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인구와 거래량이 적은 지역일수록 은행이 오프라인 채널을 유지할 유인이 작기 때문이다. 문제는 ATM이 단순히 현금을 인출하는 기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으로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소비자에게는 ATM 한 곳이 사라지는 것이 큰 불편이 아닐 수 있다. 반면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현금 사용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ATM은 여전히 중요한 금융 인프라다. 특히 지방에서는 ATM 하나가 사라질 때 이를 대신할 시설을 찾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은행에 모든 ATM과 영업점을 과거처럼 유지하라고 요구하기도 어렵다. 이용률이 낮은 시설까지 일률적으로 유지하면 은행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결국 금융서비스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핵심은 은행의 효율화를 막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 접근성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다. 금융위원회도 금융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우체국을 통한 은행대리업을 시범 운영하고 은행권 공동 ATM 확대를 추진하는 등 대체 금융채널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은행이 줄인 금융 인프라를 공공 영역이 어디까지 대신할 것인지, 공동 ATM을 어느 지역에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다. 앞으로는 ATM의 절대적인 숫자보다 지역별 금융 접근성을 기준으로 시설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고령층 비중과 인구 규모, 주변 대체 금융채널의 유무 등을 고려해 금융 취약지역을 정하고 최소한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은행별로 따로 ATM을 유지하기보다 금융권이 공동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그렇다고 그 변화의 비용을 금융 취약계층에 일방적으로 떠넘겨서는 안 된다. 은행의 효율성과 금융의 공공성이 충돌하지 않도록 사라지는 ATM의 빈자리를 누가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마련해야 할 때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티빙 이어 무신사까지…‘7곳 중 1곳’ 보안인증 받고도 뚫렸다

티빙에 이어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의 실효성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월 인증제 전면 개편을 발표했지만 사고기업 관리 강화 등 일부 대책은 아직 제도 정비 단계에 머물러 있다. 14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ISMS와 ISMS-P 제도 개편을 위한 법령과 안내서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고기업에 대한 관리 강화와 인증심사 인력 및 절차 개편 등은 2027년 시행할 예정이다. 최근 인증기업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강화된 사후관리 체계가 현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ISMS는 기업이 정보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하고 운영하는 관리체계가 인증기준에 적합한지를 심사하는 제도다. ISMS-P는 여기에 개인정보 보호체계까지 포함한다. 심사항목은 각각 80개와 101개다. 인증 유효기간은 3년이며 매년 사후심사를 받는다. 최근 사고가 발생한 티빙과 무신사 모두 ISMS 인증기업이다. 티빙에서는 약 3954만개 계정의 개인정보와 소스코드 등 기술자산이 유출됐다. 정부 조사 결과 공격자는 개발환경 접근키를 탈취한 뒤 운영환경 접근키까지 확보해 아마존웹서비스(AWS) 운영환경에 접근했다. 운영환경 접근키 상당수는 소스코드에 암호화되지 않은 상태로 저장돼 있었다. 데이터베이스(DB) 접속정보도 평문으로 관리됐다. 정부는 접근키 관리가 ISMS 인증기준에 명시된 사항임에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에서는 지난달 주문정보 조회 API에 비정상적인 외부 접근이 발생해 약 16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고객 이름과 이메일, 휴대전화번호, 배송정보와 파트너사 담당자 개인정보 등이 포함됐다. 무신사는 지난 6월 29CM을 포함한 온라인 서비스 운영에 대해 ISMS 인증을 받았다. 인증 약 두 달 만에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다만 이번 사고가 발생한 주문정보 조회 API가 당시 인증심사 대상에 구체적으로 포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무신사 관계자는 “현재 관계기관 조사와 내부 점검을 통해 사고 원인과 관련 시스템의 인증 및 점검 범위, 보안 통제의 작동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신사는 사고 직후 해당 접근 경로를 차단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보위에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현재 개인정보 처리와 보안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보완 조치를 이행할 방침이다. 인증기업의 침해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ISMS와 ISMS-P 인증기업 1283곳 가운데 179곳에서 침해사고가 발생했다. 약 14%로 7곳 중 1곳꼴이다. 정부도 당시 통신과 이커머스 등 인증기업에서 사고가 이어지자 인증제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기존 인증심사의 한계도 인정했다. 서면자료와 특정 시점의 심사만으로 실제 현장의 취약점을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제한된 인력으로 기업이 제출한 자료를 일부 추려 확인하는 방식도 실질적인 보안 수준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인증 이후 관리도 허점으로 지목됐다. 사고기업에 별도의 강화된 사후관리 체계가 없었고 상시점검도 미흡했다. 제도 시행 이후 인증취소 사례도 한 건도 없었다. 개보위는 인증기업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인증범위와 실제 침해범위 간 차이, 인증 이후 관리체계 유지 문제 등을 꼽았다. 개보위 관계자는 에너지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인증을 받은 범위와 실제 해킹 등이 발생한 범위가 차이 나는 경우도 있다"며 “인증 이후 관리체계에 대한 유지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인증심사를 서면 중심에서 현장 검증 중심으로 바꾸는 내용의 실효성 강화방안을 내놨다. 사고기업 등에는 취약점 진단과 모의해킹 등 기술심사를 강화하고 심사인력과 기간을 확대한다. 취약점 점검 대상 자산도 기존 10개에서 최대 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인증 이후에는 기업이 관리체계 운영 상태를 주기적으로 자체 점검하도록 한다. 사고 이력도 별도로 관리해 향후 인증심사에 반영한다. 중대 사고가 발생한 기업은 정부 조사와 처분이 끝날 때까지 인증심사를 중단하고 이후 사고 대응 결과에 따라 인증 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 개편 작업은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추진하기로 한 상시점검 체계와 사고이력 관리, 인증취소 관련 제도도 법령과 안내서 개정 등의 절차를 밟고 있다. 개보위 관계자는 “현재 관련 법령 개정 작업과 안내서 개정 작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사고기업 관리 강화와 인증심사 인력 및 절차 개편 등을 2027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대미 투자 변수 ‘웨스팅하우스 인수’…지재권 해결과 손실 위험의 두 얼굴

정부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미국 원자력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여부가 핵심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과 함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까지 협력 방안으로 거론되면서 국내 원전 산업의 미국 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다만 대규모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원전 사업 특성상 수익성과 사업 위험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14일 관가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미국과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를 놓고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12일 미국에서 협상에 나섰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귀국 직후 “많은 이슈에서 합의에 근접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주 안에 최종 타결을 시도하고, 타결이 결정되면 발표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장관은 “마지막 사인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며 구체적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투자 한도는 기존 합의대로 총 2000억달러, 연간 200억달러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대상 사업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와 원전 건설이 거론된다. 한미 양국이 미국 내 최대 8기의 대형 원전을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부 원전에는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일부에는 한국형 APR1400을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부는 그러나 원전 투자 규모와 노형 등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투자 대상으로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과 원전 노형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 갈등이 있는 미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인수도 거론된다. 현재 웨스팅하우스 지분은 캐나다 브룩필드와 우라늄 업체 카메코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지분 확보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원전 산업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한전·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사이에서 반복돼 온 지식재산권 문제를 완화하고 미국뿐 아니라 제3국 원전 시장에서 공동 수주 가능성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투자 조건과 위험 부담은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원전은 건설 기간이 길고 인허가 지연이나 공사비 증가에 따라 사업비가 크게 불어날 수 있다. 지난 2006년 일본 도시바가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했다가 미국 원전 사업의 공기 지연과 비용 증가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은 사례도 있다. 지분 확보가 기존 원전 수출 계약의 제약을 실질적으로 얼마나 완화할 수 있고 이익을 얼마나 가져올 수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원전 시장 진출에 앞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김범년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도 한국과의 원전 협력을 필요로 할 수밖에 없는 만큼 조급함을 내려놓고 긴 안목에서 조건과 실익을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믿었더니 비용 폭탄”…이란 전쟁, 아시아 ‘脫 LNG’ 앞당기나 [이슈+]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의 5분의 1이 차질을 빚으면서 아시아 신흥국들의 에너지 비용이 급등하고 있다. LNG에 의존해온 국가들이 잇따라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을 경험하자 LNG의 장기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한 결과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태국, 베트남 등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 구매국들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현물 LNG 구매에 74억달러(약 10조원)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국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 장기계약을 통해 비슷한 규모의 LNG를 확보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약 31달러(약 4조원)였다. 전쟁으로 LNG 조달 비용이 두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주변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 공급으로 에너지 수출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장기계약으로 확보했던 물량에도 차질이 발생했고, 결국 가격이 급등한 현물시장으로 내몰렸다는 설명이다. S&P글로벌에 따르면 동북아 LNG 현물가격 지표인 JKM은 현재 MMBtu당 20달러 후반대로, 2022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전쟁 전 JKM이 10달러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세 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특히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LNG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을 경험한 데 이어 이번 중동 전쟁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반복되면서 LNG가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는 평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LNG는 올해 전까지만 해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화석연료 가운데 하나로 평가됐다. 석탄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량이 적은 LNG가 핵심 '가교 연료'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글로벌 LNG 수요가 6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가 수요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자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LNG 의존도를 낮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석탄과 원자력, 자국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공급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최근 4년간 배터리 가격이 30% 이상 하락하면서 일부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는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때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혔던 파키스탄 역시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질을 직접 경험한 만큼 앞으로 태양광과 수력발전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NEF(BNEF)의 악샤이 모디 애널리스트는 분석했다. 방글라데시도 소비자의 태양광 패널 설치를 유도하기 위한 각종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공급이 끊긴 카타르산 LNG 물량을 대체하기 위해 이미 20억달러가 넘는 비용을 지출했다. 반면 베트남과 필리핀의 경우 다시 석탄 사용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모디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석탄 소비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가스 가격 상승에 더해 강력한 엘니뇨 현상으로 냉방용 전력 수요까지 증가하면서 석탄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LNG 구매업체 SEFE 마케팅앤트레이딩의 파비안 코르 아시아 담당 수석부사장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가격이 현재와 같은 수준에 계속 머문다면 LNG가 다른 대체 연료와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를 중심으로 추진돼온 대규모 LNG 관련 투자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에 따르면 필리핀과 태국, 베트남 등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서 지난 5년 동안 총 520억달러 규모의 가스화력발전소 47개가 취소 또는 철회됐거나 사업 추진에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IEEFA의 샘 레이놀즈 아시아 LNG·가스 부문 연구책임자는 “10년 전 업계 전망을 되돌아보면 LNG 발전이 향후 LNG 수요 증가의 가장 큰 원천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차례의 지정학적 분쟁은 LNG 산업에 매우 부정적인 사건"이라며 “하지만 두 번째 지정학적 분쟁이 발생했다는 것은 이제 하나의 패턴으로 볼 수 있다. 아시아 국가들도 근본적으로 이 같은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790조 기후금융 닻 올렸다”…정부, ‘탄소 감축 기업’ 금융지원 속도

기업의 탄소 감축 투자를 뒷받침할 금융 지원 체계가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기후금융 공급에 나선 데 이어 업종별 탄소 감축 기준을 마련하고, 금융회사가 이를 실제 대출·투자 심사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요섭 금융정책국장 주재로 '기후금융 활성화 테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그동안의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업의 저탄소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전환금융의 정착 방안과 관계기관 간 협력 체계 등이 논의됐다. 회의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 은행연합회, KB·신한금융지주 및 민간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특히 금융회사가 기업의 탄소 감축 노력을 실제 금융 지원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업종별 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이 본격화된다. 금감원은 전환금융 실무 TF를 통해 지난 8월 말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의 세부 조항을 구체화한 실무 모범규준 초안을 마련했다. 오는 10월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하고 금융회사들의 전환금융 상품 개발과 시범 운영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전환금융을 심사할 때 기업의 감축 계획을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업종별 탄소감축 로드맵'과 금융심사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회사의 파일럿 상품 출시를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 산업통상부는 철강·석유화학·시멘트·정유·전자조립 등 탄소 배출이 많은 5개 업종을 대상으로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반영한 업종별 탄소감축 로드맵 계획을 공유했다. 기업의 친환경 설비 투자와 공정 전환을 금융이 뒷받침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마련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정부의 기후금융 공급도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 금융위는 앞서 2월 발표한 '기후금융 활성화 방안'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총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들어서는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실제 자금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5개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은 올해 7월까지 모두 42조원의 기후금융을 공급했다. 연간 목표액의 74.1%에 해당하는 규모다. 실제 지원 사례도 이어졌다. 산업은행은 수소·암모니아 기반 에너지 생산을 위한 전동기·발전기 제조업체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수출입은행은 풍력 기반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케이블 제조업체에 2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집행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재생원료와 순환자원 관련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에 70억원 규모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보증을 제공했다. 기후금융을 뒷받침할 데이터와 금융 인프라 구축도 추진된다. 한국신용정보원은 지난 8월 '기후금융 웹포털'을 마련해 금융기관과 외부검토기관, 공공기관 등이 기후금융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보험사와 금융투자회사, 저축은행 등으로 이용 대상을 넓히고 은행권의 기후금융 실적을 집중적으로 집계해 관련 통계도 제공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7년 재정지원사업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와 기업의 전환전략에 부합하는 녹색·전환투자를 대상으로 채권과 대출의 이자 비용 및 보증 공급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앞으로 관계기관 TF를 통해 기후금융 정책의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후속 회의에서는 기후금융 확대를 위한 법·제도 개선과 지속가능성 공시를 전환금융과 연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서울 시내버스 16일 파업 예고…무료 셔틀 1500대 투입

서울 시내버스 노동조합이 오는 16일 첫차부터 파업을 예고하면서 서울시가 무료 셔틀버스 최대 1500대를 투입하고 지하철을 하루 202회 증편하는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한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노사가 15일까지 임금협상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해 파업에 돌입할 경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우선 무료 셔틀버스는 지난 파업 당시 투입한 700여대의 두 배가 넘는 최대 1500대로 확대한다. 25개 자치구가 주요 거점과 주거지에서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셔틀버스 최대 1300대를 운행하고, 서울시는 자치구 사이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주요 간선도로 10개 노선에 전세버스 200대를 추가 투입한다. 간선 셔틀버스는 우이동∼경동시장, 월계동∼상왕십리, 신내동∼을지로, 강일동∼역삼역, 개포동∼동대문역사문화공원, 신림동∼상도역, 온수동∼여의도역, 신월동∼개봉역, 진관동∼서울시청, 구산동∼서울역 구간에서 운행한다. 노선별로 20대씩 배치하며 운행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배차 간격은 약 15분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간선도로를 운행하는 전세버스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셔틀버스 노선과 운행시간은 서울시 및 각 자치구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대를 연장해 하루 총 202회 증회 운행한다. 혼잡시간대는 기존 오전 7∼9시에서 오전 7∼11시로, 오후 6∼8시에서 오후 6∼10시로 각각 2시간 늘어난다. 열차 혼잡도에 따라 구체적인 시간대는 일부 조정될 수 있다. 종착역 도착 기준으로 오전 1시까지인 지하철 막차 운행시간도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한다. 승용차 이용 증가에 대비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가로변 버스전용차로는 파업 시작부터 종료 때까지 운영을 중단하고 일반 차량의 통행을 허용한다. 중앙버스전용차로는 종전대로 버스만 이용할 수 있다. 이번 대책에는 마을버스와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활용하는 방안도 새로 포함됐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정류장에 대한 마을버스 이용 제한을 한시적으로 해제한다. 업체 신청과 자치구 협의를 거쳐 운행계통 변경을 임시 승인하고 일부 마을버스를 간선도로에 투입할 방침이다. 파업 기간 따릉이도 한시적으로 무료화해 편도 5㎞ 안팎의 중·단거리 이동 수요를 분산한다. 구체적인 이용 방법과 무료 이용권 발급 절차는 별도로 안내할 예정이다. 파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업무에 조기 복귀하는 운전기사가 확보되면 차고지에서 주요 지하철역을 오가는 임시노선을 운영한다. 운행률이 충분히 확보된 노선은 전 구간 운행으로 전환한다. 임시노선은 원칙적으로 무료로 운영하되 버스 운행 정상화 정도에 따라 요금 징수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 서울시는 차고지마다 공무원을 배치하고 정상 운행을 방해하는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경찰과 협조해 대응하기로 했다. 시는 과거 파업 당시 차고지 출입구 무단 주차, 버스 열쇠 수령 후 근무지 이탈, 운행 차량 아래로 들어가는 행위 등이 신고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서울 시내 초·중·고교와 공공기관, 민간기업에도 등교·출근 시간을 1시간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 활용도 권고했다. 파업과 대체 교통수단 관련 정보는 120다산콜센터와 서울교통정보센터 토피스, 서울시·자치구 누리집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도로 전광판, 정류소 버스정보안내단말기 등을 통해 제공한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시민들의 이동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 교통수단을 최대한 가동하겠다"며 “정상적으로 운행하려는 운수회사와 운전기사의 운행을 방해하는 불법행위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가 대화로 해결할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협상이 마무리되도록 이해와 양보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IPARK현대산업개발, 서울 도림초에 ‘심포니 교실숲’ 조성

IPARK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영등포구 서울도림초등학교에 학생들을 위한 친환경 공간인 심포니 교실숲을 조성한다. 14일 HDC그룹의 계열사인 IPARK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영등포구 서울도림초등학교에서 심포니 교실숲 개소식을 10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개소식에는 노진우 서울도림초등학교 교장·장성계 굿네이버스 본부장·신왕섭 IPARK현대산업개발 실장 등이 참석했다. 심포니 교실숲은 IPARK현대산업개발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미래세대의 환경 인식을 높이고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굿네이버스와 협력해 학교 내 교실과 유휴공간에 다양한 식물을 심어 친환경 공간을 조성했다. 지난 달 IPARK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양천구 서울신목초등학교에 심포니 교실숲을 개소한 데 이어 도림초등학교에도 이를 조성해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에는 서울 용산구 삼광초등학교에 올해 마지막 심포니 교실숲을 개소할 예정이다. 공간 조성 이후에도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가꾸는 활동을 통해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자연과 교감하고 환경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서울 도림초등학교에 교실숲을 조성했다"며 “친환경 공간을 조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가꾸고 참여하는 활동을 통해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경험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IPARK현대산업개발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교육·환경·주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굿네이버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심포니 교실숲을 비롯한 미래세대 대상 환경교육과 친환경 공간 조성을 추진하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에경 초대석] 승수언 인슐레이션코리아 사장 “자재 산업, 엔지니어링 결합해야 경쟁력 생겨”

“속도가 빠른 인공지능(AI) 전환과 달리, 물리적인 특성을 구현하는 자재 산업은 사업화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소재와 자재 자체만 공급하는 데서 나아가 설계와 시공, 품질 보증(개런티)에 이르는 엔지니어링까지 고객에게 제공해야 자재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승수언 인슐레이션코리아 사장은 11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옥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자재 산업에 관한 시각을 묻는 기자에게 이 같이 설명했다. 인슐레이션코리아는 특수 내화·내열·보냉·안전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엔지니어링 경험을 토대로 플랜트 열효율·설비 최적화·산업 안전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내열·내화 엔지니어링에서 출발해 가열로·열관리 솔루션, 화재·폭발·열폭주 방지 솔루션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캐나다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승 사장은 미국 발전 분야 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있다가 1989년 일본의 세계적인 내화 자재 기업 이소라이트의 한국지사장을 맡았다. 이를 계기로 승 사장은 우연히 내열·내화 자재 산업에 뛰어들게 됐다. 이후 2008년 자재 공급 뿐만 아니라 중화학 산업에 필요한 열관리·화재 안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지니어링 기업 인슐레이션코리아를 설립했다. 승 사장은 “과거에는 수요 기업들이 내화·내열 자재를 구매한 뒤 시공을 다른 데다 맡기다 보니 실제 플랜트에서 내화·내열 성능에 문제가 생기면 수요 기업 입장에서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거나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어려웠다"며 “(자재 공급부터 엔지니어링까지 제공하는) 우리 회사가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까지 지니게 되면서 (수요 기업 입장에서) 편리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LG화학·롯데케미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정유 기업들의 공장에 인슐레이션코리아의 솔루션이 적용돼왔다. 테크닙 에너지(Technip Energies), 러머스 테크놀로지(Lummus Technology), KBR, 하티(Heurty) 등 글로벌 기업들이 주관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해왔다. 서울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의 유리 천장 곳곳과 당인동 서울복합화력발전소에도 건식 내화피복 보드 '타이카라이트'를 공급하기도 했다. 앞으로 '열을 막는 산업'을 넘어 '열을 관리하는 산업'을 준비하고, 에너지 효율과 설비 수명, 산업안전까지 함께 관리하는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산업'에서 미래 성장의 답을 찾겠다는 것이 승 사장의 생각이다. 다음은 승 사장과의 일문일답. - 2008년 인슐레이션코리아 설립 계기와 당시 특수자재 시장에서 발견한 가능성은? ▲회사를 설립하기 전 19년 동안, 이소라이트(Isolite)의 한국지사장으로 일했다. 3박 4일 동안 이소라이트의 일본 공장을 방문했을 때 인연을 맺었던 한 임직원이 1989년 처음 지사장 자리를 제안했다. 이곳의 특수 세라믹이 철강사나 유리공장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봤다. 지사장으로 오며 황무지를 개척하는 느낌으로 일을 시작했다. 국내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현장을 수없이 다녔다. 한국의 중화학 산업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지만, 가열로나 고온 반응로 내부에 사용되는 핵심 내화물과 단열재는 해외 의존도가 높았고 단순 자재 공급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사의 엔지니어들이 공정 온도와 조건에 가장 적합한 자재 뿐만 아니라 설계와 시공까지 함께 책임져줄 수 없냐고 물었지만, 당시 나는 외국계 자재회사의 지사장이라 자재를 국내 현장에 맞게 직접 설계하고 시공하고 사후관리까지 책임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자재와 시공이 분리돼 발생하는 산업 현장의 어려움과 고성능 특수자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를 보며 (엔지니어링 수행이 가능한 법인 형태의) 인슐레이션코리아를 직접 설립했다. -1989년 자재 시장에 처음 뛰어든 뒤 기업들의 어떤 불편함을 목격하고 해결해보자고 결심했는지? ▲내화재와 단열재는 자재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열팽창이나 열충격, 화학적 침식 등 자재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설계와 시공에 반영해야 제 성능을 낼 수 있다. 그런데 당시 자재업체는 자재를 공급하고 시공업체는 도면에 따라 공사를 하는 식으로 업무가 나뉘어 있었다. 자재 선정이나 시공에 문제가 발생하면 생산을 중단한 뒤 긴급 정비를 해야 했다. 그 부담은 고객사의 엔지니어와 현장 근로자들이 감당해야 했다. 고성능 특수자재의 높은 해외 의존도도 문제였다. 당시 특수 내화재와 고온 단열재 분야는 일본과 유럽, 미국 등 해외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국내 산업에서 고객이 긴급하게 자재를 필요로 하는데 공급 일정 때문에 설비 정비가 늦어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나 역시 답답했다. 그래서 자재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가 설계와 시공까지 책임지고, 국내 산업현장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기술 파트너가 되겠다는 문제의식을 가졌다. -인슐레이션코리아만의 경쟁력은? ▲한마디로 '현장을 깊이 이해하는 기술력'과 자재부터 설계·시공·검사·유지관리까지 연결하는 '원-스톱 서비스 역량'이다. 나는 직원들에게 “좋은 자재를 파는 회사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회사는 다르다"고 말한다. 인슐레이션코리아가 시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로 전문 엔지니어링 역량과 원스톱 통합 서비스, 오랜 현장 경험과 신뢰 등 세 가지를 꼽는다. -시장에서 인정받은 자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친환경 건식 내화피복 보드인 타이카라이트, 화재와 폭발로부터 인명과 핵심 설비를 보호하는 방호패널 '듀라스틸(Durasteel)'은 산업현장에서 오랫동안 사용해 온 방식의 불편과 한계를 새 자재와 공법으로 해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화재 시 철골 구조물은 일정 시간 동안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내화피복을 해야 한다. 근데 '뿜칠'이라 불리는 기존의 습식 내화피복 공법은 현장에서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하고 비산먼지와 오염물질을 발생시킨다. 온·습도 등의 영향도 받고, 건조시간이 별도로 필요해 다른 공정과의 간섭이나 전체 공사기간 관리도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 내화성능을 충분히 확보하면서 현장 시공을 더 깨끗하고 빠르게, 품질을 더 일정하게 만들 수 없을지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규산칼슘 기반의 건식 내화보드 시스템이었다. 공장에서 일정한 품질로 생산한 규산칼슘 보드를 현장에서 건식으로 조립·시공해 품질 편차를 줄인다. 별도의 건조 시간이 거의 필요하지 않아 다른 공정과 병행하기에도 유리하다. 물론 철골기둥과 철골보의 다양한 구조에 대해 1~3시간까지 내화인정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 기업과 세운 합작 법인을 통해 공급하는 듀라스틸은 두께 200~450mm의 기존 철근콘크리트 방호벽을 대체할 수 있다. 8.5mm의 섬유강화 시멘트와 0.5mm의 철판을 시멘트 층 양쪽에 결합한 고성능 복합패널과 이를 지지하는 구조체로 구성된다. 전체 방호벽 두께가 100~150mm로 설치 공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설치와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최대 2bar의 폭발하중을 견디고 최대 4시간의 내화성능을 갖췄으며, 로이드 선급 등의 인증도 확보했다. -가열로가 초고온과 고응력에도 견디도록 특수 합금 공급과 상태 정밀 진단을 하는 래디언트 코일 사업도 엔지니어링 사업 경쟁력까지 키운 결과인지? ▲석유화학 고온 설비의 내화 라이닝 설계와 시공을 하며 설비 문제를 해결하다보니 가열로의 성능과 수명을 결정하는 핵심 영역까지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가열로 전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내화 라이닝 뿐 아니라 실제 공정이 이뤄지는 코일과 튜브까지 이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국내 고객들이 해외 전문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납기가 길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글로벌 주조 전문기업인 얀타이 마노아(Yantai Manoir)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특수합금 래디언트 코일과 튜브를 국내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현재 국내 주요 석유화학·정유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가열로 내부의 코일은 장기간 고온에 노출되면서 침탄, 팽창과 변형, 구부러짐 등 다양한 형태의 열화가 발생한다. 그래서 코일·튜브 공급에 그치지 않고 코일 상태와 수명, 정비·교체 시기 판단이 고객에게 더 중요하다. 이에 스마트 진단 로봇에 기반한 3D 비파괴 정밀진단 기술을 결합했다. 열화 상태를 진단하고 수명을 예측해 최적의 정비와 교체 시점을 제안하는 것이다. -첨단 산업 분야에서 인슐레이션코리아가 주목하는 자재 수요는? ▲인슐레이션코리아의 뿌리는 여전히 중화학 플랜트의 열관리지만, '극한의 온도 환경에서 열을 얼마나 정밀하게 다스릴 것인가'라는 질문은 산업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첨단 분야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에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의 열폭주 차단, 수소에너지 분야 열관리, 방산·우주항공과 미래 모빌리티의 극한환경 열관리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인슐레이션코리아가 공급하는 실썸(Siltherm) 미세다공성 자재는 나노(nano)급 실리카를 기반으로 얇은 두께에서도 높은 단열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배터리 셀 간 열전이를 억제하고 열폭주 확산을 제어하는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수소산업에는 액화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하기 위한 섭씨 영하 253도(℃)의 초저온 영역과 수백 도의 고온에서 운전되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와 고체산화물전해조(SOEC) 같은 에너지 시스템이 존재해 열관리 기업의 입장에서 매우 흥미롭다. 최근에는 삼성E&A의 SOEC와 에이치엔파워(HnPower)의 SOFC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특수 단열과 케이싱(casing) 설계 등을 수행했고, 액화수소 저장과 운송 분야에서는 보관 용기를 감싸는 특수소재 '라이달'을 미국 기업과 제휴해 공급 중이다. 방산과 우주항공 분야 역시 경량화와 함께 초고온·초저온, 화재·폭발 등 극한환경에서의 열관리와 방호 기술이 중요해 가능성을 보고 있다. -열관리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이 업계에 몸담은 36년 동안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열관리가 더 이상 단순한 '부수적인 설비 공사'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적 의사결정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에너지 비용과 탄소중립, 노후 설비의 수명 연장, 그리고 강화되는 산업안전 기준까지 기업 경영의 중요한 과제들이 모두 열관리와 연결돼 있다. 열손실은 곧 에너지와 비용의 손실이고 불필요한 탄소 배출을 초래한다. 설비의 열화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갑작스러운 가동 중단이나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배터리 열폭주나 산업시설의 화재·폭발처럼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위험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열관리 산업이 △고성능·친환경 자재를 통한 에너지 효율 향상 △데이터 기반의 설비 진단과 예지보전 △열관리와 산업안전의 결합 등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앞으로의 열관리 산업은 단순히 '열을 막는 산업'에서 '열을 관리하는 산업'으로, 그리고 더 나아가 에너지 효율과 설비 수명, 산업안전까지 함께 관리하는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3년 'IK 드림재단'을 설립해 국내외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 제도를 운영해온 계기가 있는지? ▲캐나다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 밤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도너츠를 판매하는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주간보다 급여를 더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일부러 그 시간대에 일을 했다. 낮 시간에 잠을 자기 위해 집을 은박지로 감싸기도 했다. 그 시기를 지나며 나중에 성공하게 되면 공부하는데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럴 것이란 확신도 들었다. 사회 공헌 방향을 고민할 때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오래 남는다고 생각하고, 국내외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시작했다. 국내 학교에 재학하는 외국인 유학생도 선발한다. 올해까지 총 24회에 걸쳐 총 461명의 국내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앞으로 매년 100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로 키우고자 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인터뷰] 이재정 “성적만큼 선수 삶도 중요”…문체위원장이 꼽은 5대 과제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회(이하 문체위) 위원장이 지난 월드컵 이후 열린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서 들여다본 것은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만이 아니었다. 누가 결정했고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이 위원장은 엘리트 체육의 문제를 몇몇 지도자나 체육단체장의 일탈로만 접근해서는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AI와 저작권, K-콘텐츠, 지역관광과 예술인 권리에도 주목한다. AI가 새로운 창작과 산업의 가능성을 넓히면서도 기존의 창작 생태계를 약화시키지 않도록 균형점을 찾는 것이 국회의 역할이라고 했다. K-콘텐츠에 대해서는 흥행작에 자본이 쏠리지 않도록 다양한 창작 기반을 살피고, 관광의 성과가 지역 곳곳으로 확산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예술인 권리보장법은 권리침해 이후의 구제뿐 아니라 계약과 보상, 노동환경과 사회안전망까지 창작의 전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핀다는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 현안 전반에서 제도가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보겠다고 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14일 이 위원장에게 문체위가 풀어야 할 과제를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엘리트 체육의 병폐를 근절하고 공정한 스포츠 행정 시스템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쇄신 방향은. “체육단체 자율성은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 다만 국가의 재정 지원을 받고 공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투명성과 책임성 역시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체육단체의 이사회와 각종 위원회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임원 선임과 주요 의사결정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한편 독립적인 감사와 견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엘리트 체육의 성과만큼 선수의 삶도 중요하게 봐야 한다. 성적을 이유로 선수의 인권이나 학습권, 은퇴 이후의 삶이 뒤로 밀리는 구조는 없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단순히 '성적을 잘 내는 시스템'이 아니라 선수와 지도자, 국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이다. 문체위도 체육단체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선수의 권익까지 함께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 과제를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 - K-콘텐츠 창작자 권리를 보호하면서도 AI 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저작권법 개정 방향은. “AI 산업 발전과 창작자 권리 보호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에는 예측 가능한 이용 기준을, 창작자에게는 정당한 권리 행사 장치를 보장하는 접점을 찾아야 한다. 핵심은 텍스트·데이터마이닝(TDM)의 저작권 면책 범위다. AI 개발을 위해 일정 범위 활용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요구는 경청하되, 학습 결과가 상업 서비스로 이어지는 만큼 창작자 권리 보호 범위도 반드시 함께 논의해야 한다. 면책 범위 조정뿐 아니라 학습데이터 이용의 투명성, 권리행사 절차, 필요시 합리적인 보상체계까지 논의 대상이다. 법적 불확실성은 창작자와 AI 기업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 예측 가능한 기준과,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호받는다는 신뢰를 함께 줘야 한다. 기술의 발전 속도와 국내외 제도 변화를 충분히 살피면서 창작자와 산업이 함께 지속가능할 수 있는 저작권 제도를 만들어가겠다." - 수도권에 편중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지원 방안은. “관광객을 지역으로 보내는 것만으로는 지역관광이 활성화되지 않는다. 머물며 경험하고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 관광정책 성과도 방한객 숫자 중심이 아니라 이동 경로와 체류 기간, 지역 소비까지 함께 봐야 한다. 지역에는 경쟁력 있는 자원이 많지만 개별 관광지가 하나의 여행 경험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교통·관광정보·숙박·외국어 안내·결제환경·야간 콘텐츠 중 하나만 부족해도 장벽이 된다. 인프라 개선과 함께 K-콘텐츠·음식·공연·스포츠 등 인기 콘텐츠를 지역 자원과 연결해, 여러 지역을 하나의 동선으로 묶어 체류시간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국회도 관련 예산이 실제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지 살피고, 서울 집중 수요가 지역으로 이어지도록 역할을 하겠다." -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장르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입법적 뒷받침이 필요한가.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일부 성공작만으로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장르에서 새 창작자가 계속 등장하는 생태계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콘텐츠 정책은 영화·게임·음악·웹툰·출판 등 각 장르의 특성에 맞춰 산업의 기반을 키우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이제는 여기에 더해 제작비 상승과 투자 위축,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상력, 저작권과 정당한 보상, 인력과 근로환경처럼 여러 장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할 단계라고 본다. 독립·예술영화, 출판, 애니메이션처럼 투자 회수가 불확실한 분야도 제작·투자·유통 기반을 살펴야 한다. 세액공제나 정책금융 같은 지원제도가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성장의 성과가 창작자·종사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 다시 새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정부의 K-컬처 시장 400조원 목표도 외형 확대에 그치지 않고 장르 다양성과 창작자 권리, 지속가능한 생태계까지 함께 성장하도록 뒷받침해 나가겠다." - '예술인 권리보장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 느끼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실질적인 창작 환경을 개선할 방안은. “예술인 권리보장법으로 표현의 자유와 직업적 권리, 성희롱·성폭력 보호의 기본적인 법적 틀은 마련됐다. 이제는 법과 현실의 간극을 줄이는 일이 중요하다. 예술 현장은 프리랜서·프로젝트 계약이 많아 권리침해를 당해도 계약관계를 우려해 문제 제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신고 창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이유다. 신고 이후 조사·구제가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지, 시정권고·명령이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지, 불이익 방지 장치가 작동하는지 살펴야 한다. 구제 못지않게 계약 단계의 분쟁 예방도 중요하다. 표준계약서가 실제 현장에서 쓰이도록 하고, 창작자가 계약조건과 수익배분을 이해하고 협상하도록 법률·노무 지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예술인이 작품 외의 문제로 창작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것이 정책의 역할이다. 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과 행정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구분해 실효성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 나가겠다." ■ 이재정 위원장 프로필 ◇약력 △1974년 대구 출생 △경북대 법학 학사 졸업·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석사 △제45회 사법시험 합격·제35기 사법연수원 수료 △법무법인 동화 변호사 △2016∼2020년 20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2020년~2024년 21대 국회의원(경기 안양 동안을) △21대 국회 후반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 △2024년~ 22대 국회의원(경기 안양 동안을) △2026년 6월 22대 국회 후반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경정] ‘여전사 트로이카’ 이주영-김인혜-안지민, 여풍 주도

하남=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경정은 모터의 힘과 선수의 조종술이 맞물려 승부가 결정되는 수상스포츠다. 힘이 넘치는 남자 선수들의 질주도 주목받지만, 섬세한 코스 운영과 안정적인 경기력을 앞세운 여자 선수들 활약도 올해 시즌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현재 경정 선수는 총 140명으로, 이 중 여자 선수는 28명이다.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소수 정예지만 올해 시즌 여자 선수들이 주요 경주에서 존재감을 높이며 경정의 또 다른 볼거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여전사 이주영(3기, A1)이 있다. 이주영은 평균 스타트 0.23초, 승률 35.6%, 연대율 57.5%, 삼연대율 71.2%를 기록하며 26승으로 여자 선수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체 선수 중 다승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전 코스에서 흔들림 없는 스타트가 강점이다.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는 5-6코스에서도 평균 0.22초의 빠른 스타트를 앞세워 23회 출전해 삼연대율 65.2%를 기록할 정도다. 이주영의 개인 최다승 기록은 2005년과 2018년 기록한 26승이다. 또한 오는 16일과 17일 열릴 서울올림픽 38주년 기념 대상 경정에서도 여자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한다. 이주영에 이어 여자 선수 중 다승 2위에는 김인혜(12기, A1)가 자리하고 있다. 올해 시즌 23승을 기록 중인 김인혜는 평균 스타트 0.18초의 빠른 출발을 바탕으로 외곽 코스에서도 휘감기와 휘감아찌르기 등 과감한 전법을 구사하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시즌 승률 33.8%, 연대율 44.1%, 삼연대율 64.7%를 기록하고 있는 김인혜는 시즌 중반 부상 이후 다소 주춤했으나, 최근 들어 1턴 경합에서 특유의 경기력을 되찾는 모습이다. 작년 29승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30승 고지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안지민(6기, A1)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14승을 기록 중인 안지민은 평균 스타트 0.21초, 승률 20.6%, 연대율 47.1%, 삼연대율 67.6%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스타트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외곽 코스에서도 적극적인 1턴 전개를 선보이고 있으며, 남자 선수들과 경합에서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박정아(3기, A1) 13승, 김지현(11기, A1)도 약간 주춤하고 있지만 주목할 만한 여자 선수가 분명하다. 반면 중견급 선수들 분발은 과제로 남아 있다. 여자 선수 중 김계영(6기, B2)과 손지영(6기, A2)은 각각 9승, 8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과거 보여줬던 안정적인 1턴 전개가 다소 약해진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스타트 감각도 조금씩 살아나면서 남은 시즌 반등 여부가 주목된다. 14∼18기 활약은 매우 미진하다. 플라잉 스타트 경주에서 스타트 집중력과 1턴 전개력 제고가 반등에 핵심 과제다. 다만 신인급 선수들은 아직 충분한 경주 경험을 쌓지 못한 만큼 섣부른 평가보다는 성장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예상지 경정코리아 이서범 경주분석위원은 14일 “경정은 남녀 구분 없이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수상스포츠인 만큼 여자 선수도 충분히 경주 중심에 설 수 있다. 스타트 연습은 물론 지정 훈련을 포함한 모든 훈련 과정에서 집중력을 높이고 1턴 전개 능력을 끌어올린다면 대상경주에서도 더 많은 선수가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시즌 경정은 이주영을 필두로 여자 선수들 활약이 어느 때보다 돋보이고 있다. 파워와 스피드가 강조되는 경정에서 섬세한 코스 운영과 날카로운 스타트로 존재감을 키워가는 여자 선수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높은 곳까지 올라설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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