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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트럼프 편 드나”…이란, 한국·캐나다 상대로 ‘이간질’ [이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을 지지한 캐나다를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캐나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정치·경제적 갈등을 빚고 있음에도 미국의 대이란 압박에 힘을 싣자, 이란이 '왜 미국 편에 서느냐'는 취지로 압박한 것이다. 최근 한국에 이어 캐나다를 상대로도 미국과의 갈등을 부각하며 동맹 내부의 틈을 파고드는 모양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의 주권과 독립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캐나다 전체를 미국의 일부로 묘사한 바로 그날, 캐나다의 외무·재무 장관들은 자신들을 괴롭히는 이웃 국가를 또다시 달래는 길을 선택했다"며 “이번에는 우리 지역의 상황에 관한 모든 상황을 왜곡한 성명을 통해 이란을 겨냥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캐나다 정부는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을 포함한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이란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압박을 유지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노력에 대한 지원과, 미국 주도의 '경제적 왕따 작전'에 따라 발표된 조치를 포함한 대이란 제재의 지속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바가이 대변인은 “캐나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상대로 침략 전쟁을 시작하기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돼 있었고 안전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캐나다는 미국의 군사적 공격과 불법적이고 개입주의적인 행동을 지지하면서 동시에 '평화와 안보', '항행의 자유', '국제법'의 수호자를 자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항행의 자유가 정말 문제라면, 미국의 불성실함을 직접 경험했고 미국의 서명은 '연필로 쓰인 것'과 같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 캐나다가 왜 미국의 적대 행위와 봉쇄, 경제전쟁의 중단을 촉구하는 대신 지지하는 길을 택하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캐나다와 미국 간 무역협상은 지난달 결렬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당시 미국의 요구가 지나쳤다며 “그들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고, 너무 적은 것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무역협상 결렬 이후 미국은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도 이에 맞서 같은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바가이 대변인은 “이는 외교도 아니고 책임 있는 국가 운영도 아니다"며 “전략적 혼란과 협박에 대한 굴복을 보여주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선택은 캐나다 자신조차 미국의 괴롭힘과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이미지까지 거론하며 캐나다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이미지에는 캐나다와 멕시코는 물론 쿠바,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까지 미국 영토로 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들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해왔고, 덴마크의 반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하겠다는 주장도 거듭해왔다. 이란은 캐나다뿐 아니라 한국을 향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바가이 대변인은 전날 미국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비롯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향해 이례적으로 한글로 작성한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주권과 책임을 가진 어떠한 국가도 미국의 압력과 협박에 굴복해 위대한 이란 국민을 상대로 한 침략 행위와 끔찍한 범죄의 공모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바가이 대변인이 한글로 올린 엑스 게시물에는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경고성 문구가 담긴 이미지도 함께 게시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옥스팜, 네팔 대홍수에 기후행동 촉구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Oxfam)이 네팔을 덮친 대규모 홍수를 기후위기가 취약국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하며 국제사회에 기후변화 적응과 재난 대비를 위한 투자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옥스팜은 네팔에서 홍수가 발생한 지 14일이 지났지만 도로와 교량이 파괴되고 산사태가 이어지면서 구조대가 고립된 주민들에게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라수와(Rasuwa) 등 피해가 심각한 일부 지역에서는 긴급구호 활동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산토시 판데이(Santosh Pandey) 옥스팜 네팔 인도주의 및 재난위험관리 책임자는 “네팔의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0.1%에 불과하지만 기후 위험이 커지면서 지역사회가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수치는 세계은행이 2022년 발간한 '네팔 국가 기후 및 개발 보고서'를 근거로 했다. 그는 “네팔의 참혹한 홍수는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기후위기 대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분명한 경고"라며 “재난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 지역사회가 다음 재난에 대비하고 적응하며 회복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팔 정부는 현재 약 1만가구, 5만명의 주민에게 깨끗한 물과 화장실 등 위생 서비스가 즉각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수천명의 주민이 주거와 식량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옥스팜은 홍수 발생 다음 날부터 긴급 대응에 착수했다. 현재 라수와와 누와코트(Nuwakot), 다딩(Dhading) 등에서 현지 당국 및 파트너 단체들과 함께 피해 주민을 지원하고 있다. 네팔은 지형적 특성상 홍수와 산사태, 지진 등에 취약한 국가로 꼽힌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빙하와 적설, 수자원 체계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극한 기상에 따른 재난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옥스팜의 설명이다. 히말라야 지역에서도 향후 빙하와 관련한 홍수 위험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옥스팜이 지난해 발표한 '네팔 기후재원 현황(Unpacking Climate Finance in Nepal)' 보고서에 따르면 네팔의 평균기온은 이번 세기 말까지 현재보다 1.7~3.6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2001~2010년 네팔의 빙하 면적은 21%, 얼음 보유량은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팔은 장기 기후위험지수(Long-Term Climate Risk Index)를 기준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세계 10개국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원 조달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10년 동안 네팔에 57억달러 이상의 기후재원이 공급됐지만 이 가운데 61%는 대출 등 부채 형태로 제공됐다. 특히 네팔 기후재원의 절반 이상을 공급한 다자개발은행(MDB) 자금 가운데 98%가 대출이었다. 옥스팜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이 상대적으로 작은 최빈개도국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오히려 부채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네팔과 같은 기후 취약국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적응과 조기경보 시스템, 재난 대비 및 기후회복력 인프라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옥스팜은 현재 라수와 지역에 위생 키트 200개와 정수용품 1000개를 전달했으며 다른 피해 지역에서도 물·위생·보건과 식량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6개월 동안 긴급구호 활동을 확대해 약 2000가구, 1만명의 주민에게 물과 위생, 주거, 보호 및 현금 지원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판데이 책임자는 “네팔에는 지금 국제사회의 연대가 필요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 역시 필요하다"며 “기후 행동은 사후적인 대응이 아니라 선제적인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와이어바알리, 11억 규모 추석 송금 이벤트 진행

해외 송금·결제 전문 핀테크 기업 와이어바알리가 추석을 맞아 총 11억원 상당의 경품과 쿠폰을 제공하는 고객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8일 전했다. 와이어바알리는 오는 30일까지 자사가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국가의 개인 송금 고객을 대상으로 추석 프로모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총 11억원 상당의 혜택을 마련해 창립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처음으로 해외 송금을 완료한 고객 가운데 선착순 2000명에게는 5000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증정한다. 기존 고객을 포함해 해외 송금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도 추첨을 통해 에어팟 프로 3세대와 인스탁스 미니 12, 스탠리 텀블러 등을 제공한다. 미화 2000달러 이상을 송금한 고객에게는 5000원 상당의 와이어바알리 송금 쿠폰을 추가 지급한다. 와이어바알리는 프로모션과 함께 해외 송금 속도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8월 '빠른 해외 송금 서비스'를 내세우며 환율과 수수료뿐 아니라 송금 처리 시간 단축에도 나섰다. 회사 측에 따르면 한국에서 중국과 태국, 인도로 보내는 해외 송금은 실시간으로 처리된다. 베트남으로 보내는 송금은 평균 10분 이내, 미국과 호주는 평균 수 시간 이내에 수취할 수 있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송금 역시 평균 10분 이내에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유중원 와이어바알리 대표는 “추석은 해외에 있는 가족과 친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송금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 중 하나"라며 “창립 이래 최대 규모로 준비한 이번 혜택이 환율 변동과 고물가로 지친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층 더 빨라진 송금 서비스를 통해 해외에 있는 가족과 지인에게 마음을 신속하게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유경 기자 oyk1213@ekn.kr

[단독] 에경연 차기 원장에 ‘탈원전’ 환경단체 출신 거론…내부 ‘발칵’

에너지경제연구원 차기 원장에 그동안 탈원전을 주장해온 환경단체 출신 인사가 유력 후보로 업계와 연구원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정부 에너지 정책을 뒷받침하는 국책연구기관 수장에 환경단체 출신 인사가 언급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인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지난 3일 마감한 에경연 원장 공모에 환경단체 출신 A씨와 외부 박사 출신 B씨 등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업계에서는 A씨의 지원설에 주목하고 있다. A씨는 과거 환경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해 원전 확대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인물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전환 필요성을 강조해왔으며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쟁에서 원전 업계와 상반된 목소리를 내며 충돌해왔다. 에경연은 에너지 시장과 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 변화를 조사·분석하고 국가 에너지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는 연구와 에너지 수급 분석·전망, 국가 에너지 통계 작성 등을 담당하고 있다. 새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과 전력망 확충 등 에너지 전환 정책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차기 원장이 연구원의 정책 연구 방향을 어떻게 이끌지도 관심사다. 이번 인선에서는 외부 인사가 다시 원장에 오를지도 주목된다. 현 김현제 제14대 원장은 에경연에서 전력정책연구실장과 연구기획본부장, 부원장 등을 거친 내부 출신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 시절 취임한 조용성 제12대 원장은 과거 에경연 연구위원으로 근무했지만 이후 서울에너지공사 에너지연구소장과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등을 거쳐 외부에서 원장으로 선임됐다. 임춘택 제13대 원장 역시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등을 지낸 외부 인사였다. 연구원 내부에서는 이번 공모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에경연 내부의 한 관계자는 “정치 인사로 보는 A씨가 원장 공모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내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에경연 원장 공모 지원 여부에 대해 “지원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통상 원장 공모 마감 이후 후보자 심사와 인사 검증 등을 거쳐 실제 선임까지 2~3개월가량 소요되는 만큼 최종 후보가 결정되기까지 에경연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IPARK현대산업개발, IPARK 기술제안 공모전 시상

IPARK현대산업개발이 2026 IPARK 기술제안 공모전에서 우수기술을 선정해 지난 4일 포니정 홀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공모전은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고 미래 건설산업을 선도할 우수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이번 공모전은 'Construction, Reimagined'를 주제로 개최됐다. 공모대상은 신기술·신공법을 비롯해 AI·빅데이터·IT 플랫폼·드론·IoT·센서·BIM 등 스마트 건설 기술(DX·AX) 분야전반이다. 총 114건의 기술 제안이 접수됐으며, 서류심사와 최종 PT 심사를 거쳐 대상 1개사, 최우수상 1개사, 우수상 2개사 등 총 4개 기업이 최종 선정됐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20년부터 기술제안 공모전을 개최하며 협력기업과 함께 현장 적용성이 높은 우수기술을 발굴하고 있다. 특히 신기술·신공법뿐만 아니라 AI·빅데이터·IoT·BIM 등 스마트 건설 분야로 공모 범위를 확대해 건설산업의 기술 경쟁력 제고와 협력기업과의 동반성장을 도모해왔다.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은 ㈜셈페르엠에 돌아갔다. 셈페르엠은 '도심 고밀도 공동주택 및 건축 사업을 위한 MPSystem 기반 지하 공간 최적화 스마트 주차 인프라 기술'을 제안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은 ㈜마젠타로보틱스가 수상했다. 마젠타로보틱스는 'Physical AI 기반 자율 도장 로봇 기술'을 선보이며 AI 기술을 활용한 건설 현장 자동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수상에는 미진정공㈜과 제이페이퍼㈜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미진정공은 'G/F(갱폼) 낙하 방지 시스템'을, 제이페이퍼㈜는 '습식 종이테이프를 활용한 크랙 방지·보수 및 이음매 보수 기술'을 제안했다. 선정 기업에는 상패와 함께 성과공유제(공동기술개발) 방식의 PoC(실증) 추진비가 지원된다. 지원 규모는 대상 기준 최대 5000만원 규모다. 최종 선정된 기술은 향후 현장 PoC 기획을 거쳐 실제 현장에 적용 예정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현장 실증을 통해 기술의 실효성과 사업성을 검증하고, 적용 가능성이 확인된 우수기술은 현장 적용을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공모전을 통해 발굴한 우수기술의 현장 실증에 그치지 않고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를 위한 협력도 이어갈 방침이다. 실증 과정에서 도출된 기술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공동 특허 출원 등 후속 협력을 추진하고, 우수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건설 현장의 생산성과 안전성, 품질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IPARK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도 우수한 기술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기업들이 다수 참여해 건설산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라며 “선정된 기업들이 실제 현장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앞으로도 협력기업과의 상생을 기반으로 기술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수도권 주택 지을 땅 5000억원어치 미리 산다… 공공토지 비축 첫 가동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는 유휴부지를 5000억원 규모로 미리 사들인다. 도로나 산업단지 등 공익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확보하는 데 주로 활용됐던 공공토지 비축제도를 주택 공급으로 확대하는 첫 시범사업이다. 수도권에서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토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향후 주택 수요에 대응하고 공급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달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조치로 8일부터 '2026년도 수급조절용 공공토지 비축 매입 공모'를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기존 공공토지 비축의 역할을 주택시장 수급 조절까지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공공토지 비축은 예산이 부족한 지방자치단체가 도로나 산업단지 등 공익사업을 추진할 때 필요한 토지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토지를 사전에 확보하는 '수급조절용 토지 비축'을 본격화한다. 주택 공급이 필요해진 뒤 부지를 확보하는 대신 개발 가능한 땅을 미리 확보해 놓고 필요할 때 공급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공모에는 중앙·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을 비롯해 개인과 법인 등 민간 토지 소유자도 참여할 수 있다. 정부는 오는 29일부터 한 달간 매각 희망 토지를 접수한 뒤 공익사업 활용 가능성과 공공비축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5000억원 규모의 매입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매입 대상은 신청일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위치하면서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3300㎡ 이상 토지다. 3300㎡는 약 1000평 규모다. 다만 건축물이 들어서 있는 토지는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근저당이나 압류 등이 설정된 토지와 취득·이용에 제한이 있는 농지·임야 등도 대상에서 빠진다. 개발 과정에서 권리관계나 토지 이용 문제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이 낮은 토지를 우선 확보하려는 취지다. 매입가격은 LH가 선정한 감정평가사업자 2명이 평가한 감정평가액을 산술평균한 금액 이내에서 토지 소유자와 협의를 거쳐 결정한다. 정부는 이날부터 오는 28일까지 수도권에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유휴토지를 보유한 기관과 기업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맞춤형 사전 컨설팅을 진행한다. 본격적인 매각 신청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한 달간 받는다. 토지 소유자는 LH 수도권 4개 본부를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 또는 LH 누리집을 통해 매각신청서 등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접수가 끝나면 연말부터 실제 매입 절차에 들어간다. LH는 신청 토지를 검토해 오는 12월 적격 대상을 통보하고 내년 1월 측량과 감정평가를 실시한다. 같은 달 토지 소유자와 가격 협의를 거쳐 내년 2월 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수도권 주택 공급 과정에서 부지 확보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수도권, 특히 서울 도심에서는 개발 가능한 대규모 토지를 새로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토지 매입과 보상 등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정부가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한 유휴토지를 미리 사들여 비축하면 향후 공급 필요성이 커졌을 때 확보된 토지를 활용해 사업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존 도로·산업단지 등 특정 공익사업을 뒷받침하는 데 활용됐던 공공토지 비축이 주택시장의 수급 대응 수단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다만 이번 공모를 통해 어느 지역의 토지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와 실제 몇 가구의 주택 공급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5000억원이라는 매입 규모가 동일하더라도 서울과 경기·인천의 토지가격 차이가 큰 만큼 확보 가능한 면적과 향후 공급 물량은 선정되는 토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공동주택 건설이 가능하면서 건축물이 없고 권리관계가 복잡하지 않은 3300㎡ 이상 토지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우량 유휴부지가 서울 등 도심에서 얼마나 공모에 나올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제도를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신윤근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이번 수급조절용 공공토지 비축을 통해 수도권 내 확보된 토지가 도심 내 주택공급으로 신속히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며 “주택공급을 위한 공공토지 비축제도를 시행하는 첫 시범사업인 만큼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오일쇼크 다시 오나”…美·이란 ‘중대 국면’, 국제유가 어디까지 [이슈+]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향해 성큼 다가가고 있다. 양국 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경우 유가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최고 수준까지 다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글로벌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1% 오른 배럴당 97.3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월 24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 4월 말 기록한 배럴당 126달러 수준의 고점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치지만 최근 미국과 이란이 보복과 재보복을 이어가면서 국제유가에 다시 강한 상승 압력이 가해지는 모양새다. 유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배경에는 지난달 30일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 설치용 로켓발사대를 타격하면서 중동 갈등이 재차 격화한 점이 자리하고 있다. 이후 이란은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에 위치한 미군기지를 공격했고, 미국도 이란 군사시설과 유조선 등을 재차 타격하는 등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밖에 새로운 해상 통제구역을 선포하겠다고 예고했고, 미국은 해군력을 동원한 이란 봉쇄와 원유 수송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국 간 마찰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전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이 미 함정을 공격하면 우리는 그들의 유조선을 파괴하고 침몰시킬 것"이라며 “이란의 유조선 선단은 무방비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에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날 엑스를 통해 “우리 자산을 공격하면 당신들도 공격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이를 증명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공습으로 더욱 고조됐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남부의 한 마을을 공습했고 최소 12명이 사망했다. 또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자잔 정유시설도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을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와 원자재 운송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최근 10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자재 운반선은 하루 평균 10척에 그쳤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는 현재 하루 약 700만배럴의 원유와 정제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전쟁 이전 하루 약 2000만배럴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글로벌 해상정보업체 마리스크는 미국과 이란이 최근 유조선과 군함을 서로 공격하면서 양국 간 전쟁이 중대한 격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마리스크는 “상업용 유조선이 이제 상호 경제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의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군사적 대치와 상업 해운 사이에 존재했던 기존의 경계가 크게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C에 따르면 트레이드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수석 시장분석가는 “이번 상황은 중대한 긴장 고조로 보이며 긴장 수위가 다시 한 단계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동 지역에서 선박을 겨냥한 공격이 더욱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단 스트루이벤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공동대표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며칠간의 상황은 해상 운송 차질이 더욱 광범위해지고 심화할 위험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이어 “원유 가격에도 상당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지정학적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글로벌 천연가스와 정제유 상품을 매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며 “공급 충격은 원유 시장보다 이들 시장에서 더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동 지역의 원유 수출이 정상화할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별도의 보고서에서 해상 운송 차질이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반영해 올해 말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 전망치를 각각 배럴당 85달러와 80달러로 5달러씩 상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우리의 유가 전망을 둘러싼 위험은 여전히 상당히 상방 쪽으로 기울어 있다"며 국제유가가 기본 전망보다 훨씬 더 크게 오를 가능성도 경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뜨거워진 바다에 산성화까지…해양생물 ‘이중 고통’ 덮쳤다 [기후 리포트]

지구온난화로 바다가 점점 뜨거워지는 가운데 '해양열파(marine heatwave)'와 '산성화 극한현상(ocean acidification extremes)'이 예상보다 훨씬 자주 동시에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 환경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닥치면서 해양생태계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AGU 어드밴시스(Advances)'​에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982~2024년 43년간의 관측 기반 자료를 바탕으로 해양열파와 산성화 극한현상이 동시에 발생한 사례를 조사했다. ◇'우연한 동시 발생'보다 4배 많았다 해양열파는 일정 기간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해수면 온도가 장기 추세를 제외한 기준에서 상위 5%에 해당할 정도로 높을 때를 해양열파로 정의했다. 산성화 극한현상은 수소이온 농도가 평소보다 극단적으로 높아진(즉, 산성도가 강해진) 상위 5%의 경우로 정의했다. 두 현상이 실제 관측에서 함께 나타나는 빈도는 단순한 확률로 예상한 것보다 훨씬 높았다. 해양열파와 산성화 극한현상이 서로 독립적이라면 같은 장소와 시기에 동시에 나타나는 횟수도 일정한 수준에 그쳐야 한다. 그러나 실제 관측에서는 저위도와 중위도 해역에서 단순한 우연으로 예상되는 경우보다 약 4배 더 자주 함께 발생했다. 이는 두 현상이 우연히 겹치는 것이 아니라 바다의 물리·화학적 조건에 의해 서로 연결돼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동부 적도 태평양과 고위도 해역에서는 이런 복합 극한현상이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대부분은 규모가 작고 약 한 달 지속됐지만, 일부는 수백만㎢의 바다를 수개월 이상 뒤덮었다. ◇왜 뜨거워지면 산성화까지 심해질까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주로 바닷물이 층을 이루고 위아래가 잘 섞이지 않는 저·중위도 해역에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해양열파가 발생하면 수온 상승 자체가 바닷물의 수소이온 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양열파가 발생하면 용존무기탄소(DIC)가 감소하면서 이러한 영향을 일부 상쇄한다. 그러나 이 상쇄 작용이 충분하지 않으면, 오히려 바다를 뜨겁게 만든 해양열파가 산성화 극한현상까지 불러올 수 있다. 특히 해수면이 강하게 따뜻해지면 따뜻한 표층수가 차가운 심층수와 분리되면서 바닷물의 상하 혼합이 약해진다. 이렇게 되면 심층의 물질이 표층으로 올라오는 흐름이 줄어들고, 표층에서 축적되는 이산화탄소와 수소이온 농도를 낮춰주는(즉, 희석해주는) 생물학적·물리적 완충작용도 약해질 수 있다. 결국 해양열파로 높아진 수온과 산성화가 서로 맞물리면서 같은 해역에서 두 극한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북태평양 '블롭'도 산성화와 겹쳤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4~2015년 북동태평양에서 발생한 '블롭(The Blob)'​이다. 블롭은 북태평양에 거대한 '따뜻한 물 덩어리'가 장기간 자리 잡은 현상을 가리킨다. 당시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온이 광범위한 해역에서 장기간 이어졌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평년보다 약 2.5℃ 높은 수온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블롭이 단순한 해양열파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블롭이 절정에 이른 시기에는 해양열파와 산성화 극한현상이 겹쳤고, 그 규모는 약 1260만㎢(남한 면적의 126배 규모)에 달했다. 지난 2023년에도 북대서양에서 거대한 복합 극한현상이 나타났다. 중앙대서양과 온대 북대서양을 합친 영향권은 약 1930만㎢로 연구기간 중 가장 컸다. 서호주 연안에서는 2011년 가장 강력한 복합 극한현상이 관측됐다. ◇'더 뜨거운 바다' 넘어 '복합 위험'의 시대 이번 연구는 해양온난화와 산성화를 별개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른바 '환경신데믹(Eco-syndemic)' 현상의 한 사례다. 지금까지 해양열파는 수온 상승과 산호 백화, 어류 이동·폐사 등의 문제로, 산성화는 별도의 환경 문제로 다뤄왔다. 그러나 실제 바다에서는 두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저·중위도에서는 그 빈도가 우연히 예상되는 수준보다 약 4배 높았다. 이렇게 되면 해양생물은 뜨거워진 바다와 산성화된 바다라는 두 가지 스트레스를 동시에 견뎌야 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런 이중 스트레스, 즉 '복합 극한현상'은 각각의 극한 현상보다 생태계에 더 큰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노동쟁의조정 신청…아시아나 ‘서열 통합’ 쟁점

조합원 2624명을 둔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따른 조종사 서열 통합과 임금·근로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노동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기장 승격과 임금 등에 영향을 미치는 서열 기준을 노사가 함께 정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핵심 요구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전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2024년 단체 협약과 2025년 임금 협약 체결을 위해 30차례 교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오는 14~20일에는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앞과 인천공항 제2여객 터미널, 서울 서초구 반포2동 소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최대 쟁점은 양사 조종사를 하나의 체계로 묶는 서열 순위인 '시니어리티'다. 노조는 서열이 기장 승격과 대형기 전환 순서뿐 아니라 선임·수석 기장 수당, 교관·검열 보직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통합 기준에 따라 장기적인 처우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노조가 교섭 근거로 제시한 것은 단체 협약 제24조다. 이 조항은 회사가 노사 합의로 정한 운항 승무원 서열 순위 제도를 준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노조는 특정인의 승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합병 이후 적용할 공통 기준을 노사 합의로 마련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 통합안의 산출 근거도 논란이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외부 컨설팅을 거쳐 객관적인 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가 요구한 산출 근거와 시뮬레이션 전제는 공개하지 않았다. 노조는 기존 대한항공 조종사에게 불이익이 없다는 회사 측 설명 역시 월별 기장 승격 인원 확대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회사가 해당 인원을 보장해 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간 경력 조종사 약 600명에게 적용할 입사 시점 산정 방식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최초 입사일 대신 '정사번 부여일'을 서열 기준으로 삼으면서, 입사 후 계약직으로 장기 양성 과정을 거친 기간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회사 교육을 오래 받은 조종사일수록 정사번을 늦게 받아 서열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양사의 과거 채용 기준 차이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민간경력 조종사에게 비행경력 1000시간을 요구한 반면 아시아나항공의 기준은 250시간이었다. 노조는 이러한 차이가 각 회사의 채용·양성 제도에서 비롯된 만큼 통합 과정에서 회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아시아나항공 출신 조종사의 경력을 부정하려는 것은 아니라며, 필요하다면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와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다만 서열 기준을 정하는 절차는 단체협약에 따른 노사 교섭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정 신청에는 △임금 인상 △장거리 비행 후 휴식 확대 △비행 수당 산정 기준 변경도 포함됐다.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율은 3.3%로 회사 제시율인 2.7%와 0.6%포인트 차이가 난다. 노조는 대한항공 감사 보고서의 장기 재무 추정에 반영된 기대 임금 상승률 등을 요구 근거로 들었다. 휴식과 관련해서는 10시간 이상 비행한 뒤 현지에서 30시간을 쉬는 기준을 미주뿐 아니라 유럽 등 전 노선에 적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 분석에서 런던 노선의 비행시간 중위값은 14시간 25분으로 뉴욕보다 25분 길었지만 분석 대상 런던 노선 30편 모두 현지 휴식시간이 30시간에 못 미쳤다. 유럽 노선 전체로는 219편 중 103편, 약 47%가 30시간 미만이었다. 비행 수당은 출두 시각부터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항공 교통 흐름이나 항공기 연결 문제로 출발이 지연되더라도 조종사는 근무를 이어가는 만큼 해당 시간을 수당에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노조는 조정이 성립하지 않을 경우 지난 4월 실시한 쟁의 행위 찬반 투표를 바탕으로 쟁의 행위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실제 쟁의 행위에 돌입하더라도 노사가 정한 필수 유지 업무 수준의 운항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문형철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우리가 문제 삼는 것은 회사가 양쪽 조종사 어느 누구와도 협의하지 않고 서열을 정해 버린 것"이라며 서열 기준에 대한 노사 합의와 임금·휴식 요구 수용을 촉구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중대 보안사고’ 발생…김포 국제선 승객 5명, 입국심사 없이 공항 벗어나

일본에서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던 대한항공 승객 40여 명이 버스 이동 과정에서 국내선 청사에 내려 입국심사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5명은 공항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와 뒤늦게 심사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조업사 버스의 동선 이탈을 확인한 뒤 관계 당국과 입국 절차를 진행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현장 운영 절차를 점검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6월 7일 오전 11시 30분께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KE2106편이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발생했다. 항공기에서 내린 승객들은 터미널로 이동하기 위해 여러 대의 램프 버스에 나눠 탔다. 이 중 내·외국인 약 40명을 태운 버스 한 대가 국제선 청사 대신 국내선 청사로 향했다. 승객들은 국내선 도착 승객들과 함께 청사로 들어갔다. 당시 현장에는 이들을 국제선 입국 동선으로 안내하거나 이동을 통제할 직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선 승객이 국내선 도착 구역으로 유입되면서 입국심사를 거치지 않고 공항을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착오는 수하물을 기다리던 승객이 공항 직원에게 국내선 청사로 잘못 이동한 것 같다고 알리면서 드러났다. 이후 항공사 측은 수하물 수취 구역 등에 남아 있던 승객들을 찾아 국제선 청사로 이동시키고 입국심사를 받도록 했다. 그러나 승객 5명은 이미 공항을 떠난 상태였다. 이 중 외국인 한 명은 경기 이남 지역까지 이동했다가 오후 늦게 소재가 확인됐다. 이 승객이 김포공항으로 돌아와 입국심사를 받은 것은 사고 발생 9시간 뒤였다.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다른 승객도 김포공항으로 되돌아와 입국 절차를 밟았다. 국토교통부는 이 과정에서 출입국 관리에 공백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램프 버스 운송 과정에서 자체 보안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대한항공에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항공기가 원격 주기장에 도착한 뒤 승객들이 조업사 램프 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던 중 일부 승객을 태운 버스가 국제선 입국 절차와 다른 동선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사실을 인지한 즉시 승객들이 입국 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공항 관계 기관과 필요한 절차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 사안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 현장 운영 절차를 재점검해 유사한 불편이 재발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철저히 검토·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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