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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 앞둔 글로벌테크놀로지, 3년 뒤 실적 당겨 공모가 산정

디스플레이 구동 반도체를 설계하는 글로벌테크놀로지(이하 회사)가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회사는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LED TV 구동 반도체를 넘어 투명·마이크로 LED,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을 밝혔다. 다만 회사가 3년 뒤 추정 실적을 공모가 산정에 활용한 만큼 신규 사업 확대가 실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회사는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사 기술력과 상장 후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회사는 핵심 기술로 LED 구동칩(LDI)을 꼽았다. 일반적인 디스플레이 구동칩(DDI)과 달리 LDI는 LED 백라이트유닛(BLU)을 구동한다. DDI가 구동하는 LCD 패널 시장은 중국으로 많이 넘어갔지만 LDI 구동 대상인 LED 시장 규모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김민선 대표는 “LED 증가로 인해 LDI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LED 크기가 작아지면서 들어가는 LED 수량은 갈수록 늘어나는 구조다. 회사에 따르면, 일반 LED TV에 세트당 LDI가 5개 수준 들어갔지만, 미니 LED TV, RGB LED TV로 넘어가면서 세트당 최대 1500개까지 들어가는 시장으로 커졌다. 마이크로 LED TV는 4K 기준으로 24만~35만개까지 세트당 LDI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는 “글로벌테크놀로지가 집중하는 시장은 미니, RGB, 마이크로 LED 시장"이라고 말했다. 차별화 기술은 '시분할 구동'을 강조했다. 기존에는 RGB 3개를 구동하려면 채널 3개가 필요했지만, 회사 시분할 구동 기술을 적용하면 채널 1개로 LED 3개를 구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민선 대표는 “한 채널에 LED 3개를 구동하면 고객사 입장에선 세트 단가가 내려가고 판가를 내릴 수 있게 된다"며 “중국과 경쟁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IC 단가는 0.1달러 안팎이지만 대형 TV 한 대에 수백 개가 들어가다 보니, 세트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매출도 함께 불어나는 '레버리지'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회사는 TV 중심 매출 구조를 모니터와 자동차 시장으로 넓히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대만 최대 패널 업체인 이노룩스로부터 LDI 관련 최종 승인을 받아 발주서(PO)를 확보했으며, 12월 양산 공급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중국의 BOE·화웨이 등과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시장에서는 국내 대형 자동차 부품업체와 공동 연구소를 운영하며 10여 개의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 차량 실내조명을 제어하는 무드램프용 반도체 '스마트 엠비언트 라이팅(SAL)'은 최근 고객사 승인을 받아 발주서를 확보했으며, 내년 초 공급을 목표로 양산에 들어간다. 차량 내 통신을 담당하는 CAN 트랜시버도 4년에 걸친 개발 끝에 국산화에 성공해 연내 양산, 내년 초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LDI 제품도 TV에서 모니터, 자동차로 성장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상업용 투명 LED 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방자치단체 등을 대상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와는 차량 뒷유리에 조명을 적용하는 리어글라스 디스플레이를 공동 개발해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 LED 분야에서도 국내외 고객사와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며, 일부 제품은 프로토타입 샘플이 고객사 필드테스트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회사 매출은 2023년 130억원, 2024년 243억원, 2025년 297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매출은 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2% 늘었으며, 지난해 연간 매출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커졌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억5000만원, 당기순이익은 1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했다. 회사는 이 같은 반등의 배경으로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를 꼽았다. 김 대표는 “선제적으로 진행한 연구개발 인력 확충과 평택 마이크로 LED 파일럿 라인 등 인프라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매출이 늘어날수록 이익률도 함께 올라가는 구간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 연간 매출 목표로 611억원을 제시하면서 “최소 90% 이상은 달성 가능하다"고 밝혔다. 회사가 제시한 중장기 목표는 더 공격적이다. 회사는 2029년 매출 목표로 1695억원을 제시했는데, 이는 올해 목표(611억원)의 2.8배에 달하는 수치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도 올해 7%대에서 2029년 21.8%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성장은 지금은 매출 비중이 미미한 투명 LED, 마이크로 LED,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 등 신사업이 예정대로 확대된다는 가정 위에 서 있다. 실제로 이번 공모가 산정에도 현재 실적이 아니라 이 2029년 추정치가 활용됐다.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유사기업 5곳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9.22배)을 회사의 2029년 추정 당기순이익에 적용해 기업가치를 계산했다. 이 추정 순이익을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한 할인율(15.0%)과 할인기간(3.5년)은 최근 기술성장기업 특례로 상장한 기업들의 평균(할인율 20%, 할인기간 2.8년)보다 낮은 할인율로 더 먼 미래의 이익을 끌어온 값이어서, 그만큼 공모가에는 낙관적인 가정이 반영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공모가가 비싸다는 시장 일각의 지적에 대해 “공모가가 비싸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내년에 회사가 얼마나 커질지 생각하면 결코 비싼 수준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3년 안에 국내 1위를 넘어 세계 1위를 목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장 스토리를 구성하는 계약 중 일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회사는 간담회에서 대형 고객사향 신규 모듈 공급 계약을 언급하며 상당한 규모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고객사와의 협의에 따라 세부 내용은 다음달 중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사업 매출이 실제 계약과 양산으로 이어지는 시점과 규모는 아직 투자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회사 공모주식수는 400만주이며, 주당 희망 공모가는 1만3000원~1만5000원이다. 이 경우 공모 예정 금액은 520억~60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2546억~2937억원 수준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오는 11일까지 진행된다. 일반청약은 9월 16~17일 이틀간 실시된다. 회사 측은 이날 증권신고서 효력이 최종 발생하면서 상장일이 9월 29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회사에 따르면 상장 후 전체 주식 중 특수관계인 지분은 59.52%로, 대부분 2~4년간 보호예수(매도 제한)가 걸려 있다.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 성호전자도 2년간 자발적 보호예수를 확약했다. 이에 따라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물량은 전체 주식의 22.26% 수준으로, 회사는 물량 출회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언주 “새 틀에서 파격적 전기본 수립해야”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AI 대전환 시대의 전력수요는 과거와 차원이 다른 만큼, 전력수급기본계획도 과거의 관점에서 벗어나 훨씬 파격적이고 새로운 틀로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황정아 의원과 국민의힘 최형두·김위상 의원과 공동으로 10 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은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 제 12차 전기본의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토론회는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과 사단법인 원자력정책연대가 공동 주관했다. 이 의원은 “과거 중화학공업과 정보기술(IT) 산업 대전환에 이어, 지금 대한민국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제 3차 산업 대전환은 'AI 산업 대전환'"이라며 “반도체 클러스터도 지엽적이거나 지역적인 관점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AI·반도체 산업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서남권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모두 막대한 규모의 전력을 적기에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안정적이고 저렴한 기저전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자력 발전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서남권에서 전남 영광 원전의 역할과 계속운전 문제가 중요한 현안이 될 것"이라며 “AI 산업 대전환이라는 중차대한 시기에 청정 에너지원인 원전을 어떻게 활용하고 국민과 소통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박주헌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전력 수요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제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짤 때 기존의 수요예측 중심 계획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는 전력수급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종호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수요와 공급 여건을 분석하고 , 산업 경쟁력과 전력계통 안정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전력공급 방안을 제시했다 . 이어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와 박기철 PMG 회장, 강창호 한수원 노조위원장, 강경택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 김준한 전력거래소 처장이 토론자로 나서 전원 구성과 전력계통 안정성, 원전 및 송전망 확충 방안 등을 다각도로 논의했다. 토론에서는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발전원 구성과 전력망 확충 방향, 원전의 역할, 지역 수용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이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제 12 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AI· 반도체 산업의 급격한 전력수요 증가를 충실히 반영하고, 발전설비와 송전망 구축을 적기에 추진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AI시대 세미나] “직접 PPA 확대…전력구매자 신용위험 PF 새 변수”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이 늘면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전력 구매자의 신용위험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간기업과의 장기계약이 확대되면서 구매자의 신용도와 계약 해지 가능성까지 따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판수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는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공동 개최한 'AI 시대의 에너지법·정책과 ESG' 세미나에서 최근 재생에너지 PF 시장의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김 변호사는 “직접 PPA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최근 규모가 큰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직접 PPA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PF 관점에서는 계약 상대방에 대한 신용위험이 새로운 고려사항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PPA가 없기 전에는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은 공기업이나 전력거래소에 전력을 판매했다. 재생에너지 사업에 발급되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는 발전공기업에, 전력은 전력거래소에 파는 구조다. 국가와 유사한 수준의 신용도를 가진 한국전력 자회사들이 거래 상대방이었던 만큼 전기를 팔고도 돈을 받지 못할 위험을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직접 PPA에는 민간기업이 발전사업자로부터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걸 허용한다. 기업은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을 위해 직접 PPA를 이용한다. 이에 현재 재무상태가 양호한 기업이라도 PF는 통상 15~20년의 장기 금융이라는 점에서 계약기간 동안 구매기업의 신용도가 유지될지를 금융기관이 따져야 한다. 김 변호사는 “지금 당장은 좋은 회사라고 하더라도 20년 뒤에도 괜찮을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며 “이 같은 신용 리스크가 최근 PF 계약 조건에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구매기업의 부도나 계약 불이행뿐 아니라 중도 해지도 주요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 PPA 상대방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발전사업자의 현금흐름이 줄어 대출금 상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상대방의 신용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신용보강을 요구하거나 계약 해지 시 투자비 일부를 회수할 수 있는 '해지 시 지급금' 등의 안전장치를 요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재생에너지 PF의 위험 요인은 PPA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따른 계통 제약과 출력제어 역시 발전량과 매출을 떨어뜨리는 변수로 자리 잡았다. 과거에는 일사량이나 풍황, 설비 고장 등을 중심으로 발전량을 예측했다면 이제는 송전망 부족에 따른 출력제어까지 재무모델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중심 시장에서 장기계약 중심 시장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제도 변경에 따른 위험 역시 커지고 있다. 전력시장 가격, REC 가격, 계약 상대방의 신용과 해지 위험 등 매출 구조별 변동 요인을 세밀하게 분석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 변호사는 “프로젝트파이낸스는 결국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하는 대출"이라며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고정적이었던 발전사업의 현금흐름에 최근 여러 변수가 들어오면서 각각의 위험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가 PF 협상의 중요한 쟁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건설기계 경영진 대상 ‘AI 리더 교육’ 3차 진행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가 건설기계 업계 경영진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전환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과 의사결정 역량 강화에 나섰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는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산업전문인력 AI역량강화' 사업의 리더 교육 3차 과정을 진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전담한다. 이날 교육에는 HD건설기계와 HD현대사이트솔루션을 비롯해 협력업체 및 협회 회원사 임원 등 총 37명이 참석했다. 교육에서는 김대식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 'Agentic AI 시대 리터러시와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사람의 지시에 따라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기존 AI에서 한 단계 나아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시대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 경영진이 갖춰야 할 판단 기준과 조직 운영 방향, AI를 활용한 의사결정 역량 등을 다뤘다. 협회는 올해 총 4차례에 걸쳐 경영진 대상 리더 교육을 운영한다. 앞서 지난 7월 22일과 8월 25일 각각 1·2차 교육을 실시했으며 이번 교육이 세 번째 과정이다. 산업 현장의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도 병행한다. 건설기계 분야 재직자 교육 8회와 AI·소프트웨어 개발자 및 컨설턴트를 대상으로 한 AI융합전문가 교육 1회 등을 포함해 올해 총 13회의 맞춤형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AI가 스스로 일을 수행하는 단계로 접어들면서 경영진이 무엇을 AI에 맡기고 무엇을 직접 판단할지 기준을 세우는 일이 중요해졌다"며 “남은 교육을 통해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리더 교육 마지막인 4차 과정은 오는 10월 7일 수료식과 함께 진행된다. 재직자 대상 교육은 이달부터 인천과 경남, 충남, 대구 등에서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오유경 기자 oyk1213@ekn.kr

[AI시대 세미나] “에너지기업 AX, 규제 편입 가능성…거버넌스 체계·고도화해야”

국내 에너지·원자력 산업 생태계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AI 기본법을 준수해야 하는 게 업계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AI 기본법상 '고영향 AI' 영역에 포함돼 규제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각 기업별 AI 거버넌스를 보다 체계·고도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강지원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는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공동 개최한 'AI 시대의 에너지법·정책과 ESG' 세미나에서 “실제 제어나 운영 단계에서 AI 도입이 확산되면서 고영향 AI에 해당될 가능성이 점차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본법은 사람의 생명·신체 안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영역에서 활용되는 AI를 고영향 AI로 규정한다. 에너지업계와 직접 연관된 '에너지의 공급'과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의 안전한 관리·운영'도 여기에 포함된다. 강 변호사는 “업체 내부적으로 생각하는 고영향 AI 범위와 법상 인정되는 범위 사이에 간극이 있을 수 있다"며 “정부에서도 이 부분을 넓게 보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각 기업별로 사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력 분야에서는 △기능 중요도 △시스템 신뢰성 △데이터 정확성·처리능력 △자율성·의사결정능력 △잠재적 위험성 등을 기준으로 고영향 여부를 판단한다. 이 가운데 기능 중요도와 잠재적 위험성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다른 요소와 관계없이 고영향 AI로 판단될 수 있는 핵심 기준이다. 강 변호사는 “특정 AI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거나 넓은 지역에서 전력공급이 중단될 수 있는 정도의 위험성이 있다면 고영향에 해당할 수 있다"며 “사람의 검토나 확인 없이 AI가 판단이나 기능 실행을 자동적으로 할 경우에도 고영향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분야의 규제 범위 역시 폭넓다. 원자력시설 설비별 안전등급 1·2·3등급의 안전기능을 AI가 수행할 경우 별도의 조건을 따지지 않고 고영향 AI로 판단된다. 비안전등급 설비도 수행 기능에 따라 고영향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게 강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원자력은 전력보다 고영향 판단 기준이 훨씬 넓다"며 “안전등급 1·2·3에 해당할 경우 다른 것을 고려할 필요 없이 고영향이고, 비안전등급으로 분류되더라도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높은 기능을 수행할 경우 고영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에너지 업계의 AI 전환 시도가 곧 규제 영향권 편입 가능성을 키우면서, 각 기업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AI 도입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사적 AI 거버넌스를 체계·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 변호사는 제언했다. 그는 우선 기업 내부에서 활용 중인 AI 시스템을 전수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봤다. 같은 기업에서도 각 시스템별로 AI 기본법상 사업자 지위와 고영향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변호사는 “한 회사에서 50개 정도의 AI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각 시스템별로 AI 여부와 사업자 지위, 고영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어떤 근거로 고영향 여부를 판단했는지도 내부적으로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 범위를 고영향 AI에 국한하기보다 자체 위험도에 따라 고·중·저 등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했다. 위험 수준에 따라 내부 승인과 관리 강도를 차등화하고 관련 기준과 내규를 마련하는 방식이다. AI 위험관리 조직의 독립성 확보도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강 변호사는 “AX 조직은 AI 도입을 최대한 확대·활성화하는 임무를 갖지만 위험관리 전담조직은 반대편에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위험관리 조직을 AX 조직 아래에 둘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 부서에 흩어진 AI 활용과 위험관리를 총괄할 컨트롤타워 구축도 제언했다. 강 변호사는 “AI를 도입하고 활용하려면 전사적으로 여러 부서가 관리에 개입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며 “준법 감시를 넘어 운영 효율성과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컴플라이언스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AI시대 세미나] “메가프로젝트, 전력규제 대전환 요구…권역·사업별 세분화해야”

전력 수급 계획을 국가 단위 뿐만 아니라 권역이나 상업별로 수립하는 방향으로 전력 법제를 개편하고, 장기 전력구매계약 허용 범위를 원자력 발전과 액화천연가스(LNG) 등 모든 전원으로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박진표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변호사는 1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인공지능(AI) 시대 에너지법·정책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세미나에서 '메가프로젝트와 전력법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변호사는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실행되려면 △권역별 실제 공급 가능 전력용량 확보 △송전망 준공 시점과 산업단지 가동 시점의 정합 여부 △계통보강 비용과 공급지연 책임 귀속까지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박 변호사는 “메가 프로젝트의 권역별 투자 내용과 전력 인프라 수요는 사업의 후행 인프라가 아니라 실행조건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전국의 발전설비 총량이 아니라 각 권역에서 필요한 시점에 전력을 실제 공급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전력공급 계획의 법적 체계가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국가기간전력망계획 등 국가 단위로만 수립될 뿐 권역 단위나 사업 단위, 전력 거래 당사자 단위에서는 빠져 있어 메가프로젝트가 추진되는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고 박 변호사는 지적했다. 권역 단위로 전력 공급이 가능한 규모를 판단하거나 개별 사업에 대용량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입지와 수요, 전원, 계통, 비용 등을 규정하는 '프로젝트 통합전력공급계획'은 법정 체계에 토대를 두지 않는다. 아울러 사업 당사자 측면에서는 전력구매계약과 접속계약은 있지만 공급확약과 용량예약에 대한 표준 법제가 없다. 전력 거래 측면에서도 전원과 공간, 사업 유형별로 개별 특례를 통해 직접거래 창구가 열리는 것이 한계로 지적된다. 계통 운영 측면에서는 격자형으로 다원화된 계약을 전국 단위로 운영되는 하나의 공통 계통이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박 변호사는 “같은 규모의 수요라도 준비할 서류와 협의 상대가 달라지고, 어느 특례에도 해당하지 않는 사업은 일반 공급절차로 돌아간다"며 “특례를 하나 더 추가하는 방식으로는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전력수급방식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메가프로젝트처럼 필요한 때 대규모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장기 전력구매계약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법정 제도부터 전력수요 현실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고 박 변호사는 주장했다. 원전과 LNG, 재생에너지 등 장기계약 발전원이 무엇이든 메가프로젝트에 적용하면 △공급 대비 수요 확대 지연 △발전·계통 준공 지연 △송전용량 확보 지연 △제도 변경 △투자비 회주 지연 등의 위험 부담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사업자가 장기계약 물량에 대한 발전계획을 제출하는 '자체계획' 제도로 경제급전상의 불이익을 없애고, 계통 제약에 따른 조정만 정산으로 처리하는 것이 해법"이라며 “시장이 없는 가치는 계약만으로 사고팔 수 없으므로, 제도를 먼저 만들고 계약이 그 위에 얹히도록 순서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계약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법제 정비 방향도 제시했다. 먼저 국가 단위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유지하면서 권역별 전력수급·계통 계획과 사업별 통합전력공급계획을 신설할 것을 주문했다. 산단 입지 선정 단계부터 전력 공급 가능성을 검토한 뒤 사업 선정과 확정 계통 검토, 공급확약 마무리 순으로 절차를 밟도록 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발전사업자와 대형 전력 수요자 간 장기계약이 늘어나지만 전력 계통이 하나이기 때문에 정산 기준과 제도 변경에 따른 계약 이행, 전력 부족·잉여분과 예비력 등을 중앙시장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등도 법에 담아야 할 내용으로 꼽았다. 전력계통 운영자와 한국전력, 정부, 수요 기업 간 계통운영 책임을 세밀히 분담해 공급확약과 용량예약, 망보강 이행의무 같이 전력 공급에 대한 보증 체계도 필요하다. 박 변호사는 “메가프로젝트는 개별 특례가 아니라 전력산업 규율의 틀 자체를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전기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가 언제까지 얼만큼 책임지는지를 법으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AI시대 세미나] 구글 딥마인드로 36시간 뒤 풍력발전량 예측…“성과 보상시장 만들어야”

전력산업이 인공지능(AI)으로 계통 예측성·효율 향상 같은 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부가 가치 창출 성과가 검증·보상되는 방향으로 전력시장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범조 KEI컨설팅 전무는 1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AI 시대 에너지법·정책과 ESG' 세미나에서 'AI 기반 전력산업 비즈니스 모델 전환과 기업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전무는 AI 데이터센터가 전력계통 측면에서 부하를 키우는 요인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예측과 정밀제어, 실시간 대응 가능한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AI 기반으로 예측과 제어를 실행해 거래 대상을 확장하고 발전·수요 예측을 정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발전부문의 운영 최적화와 예측 고도화 △송배전 관리체계 고도화 △개별 소비 최적화와 충방전 관리 △에너지 분야 유연성 시장 가치 강화와 가격 신호 체계 세분화 등을 제시했다. 이를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자산가치와 유연성 가치, 고객가치 측면에서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하나의 가치를 중심으로 다른 두 가치를 필요에 따라 연결할 수 있다. 가령 비스트라(Vistra)는 노후한 마틴 레이크 발전소에서 AI를 활용해 열효율을 2% 향상시키고 환경과 피로도에 따른 발전소 생산 용량을 정밀 예측해 발전소라는 자산 가치를 제고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기상 예보와 과거 터빈 가동 데이터를 학습해 풍력 발전소의 36시간 뒤 발전량을 예측하고, 시간대별 공급약정을 하루 전에 권고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김 전무는 “전통적인 발전설비의 예측 정확성을 높이는 것은 새로운 전력시장 환경에서 AI를 활용해 얻을 수 있는 더욱 중요한 가치"라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을 예측 가능한 영역으로 전환해 재생에너지 발전의 가치를 제고하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력시장의 변화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사업자나 고객이 활동하는 시장이 전력 공급 유연성과 신뢰성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김 전무는 강조했다. 전력 사업자가 AI를 적용해 자산이나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상품을 선보인다 해도 시장에서 이러한 가치를 뒷받침하는 거래 제도와 가격 결정 구조, ESG 성과 체계 등이 없다면 실제 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소규모부터 대규모, 가상사업자(VPP)에 이르기까지 다수 사업자가 참여해 실시간으로 전력 공급에 대한 검증과 정산을 최종 책임질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전력 수요 충격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AI 데이터센터 건설사업이 중단되는 부작용을 해결하는 법과 제도도 절실하다고 김 전무는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건설 가능한 기간이나 지역, 요건 등을 정해 사업자에 요구하는 역할을 정부가 맡아야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김 전무는 “고객 확보와 AI 기반 발전량 예측 시스템 구축 같은 건 사업자들이 할 일이지만, 시장에서 전력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 체계는 정부가 받쳐줘야 한다"며 “시장 체계라는 무형(無形)의 인프라와 함께 AI에 쓸 데이터를 많이 이동시킬 유형(有形)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AI 활용으로 전력계통 안정화와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법제와 ESG 공시 제도의 필요성도 설파했다. ESG 체계를 매개로 AI 도입에 따른 성과를 입증해 사업 모델 확장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가 기여한 탄소 감축 규모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외부 비용이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틀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방안이 필요하다. 전력 거래와 관련한 데이터 확보와 제어, 정산 과정에 대한 계약 기반도 요구된다. 김 전무는 “국내에서도 곧 시행될 ESG 공시 제도에 AI의 ESG 가치 창출 기여 내용을 포함하기 위한 구체적인 요구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AI가 만든 유연성·신뢰성·탄소성과를 측정하고 보상하는 시장을 만들고, 시장 참여-거래 신뢰의 순서로 시장 제도를 전환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AI시대 세미나] 기후위기가 재무 흔든다…ESG, 공시 넘어 ‘생존전략’으로

기후변화가 기업의 비용과 재무제표를 직접 흔드는 시대가 됐다. 폭염과 가뭄, 홍수, 산불 같은 극한기상이 발전소와 공장을 멈추게 하고 공급망과 물류를 흔들고 있다. 나아가서 전력·용수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보험료 증가 등으로 기업의 수익성과 자산가치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역시 단순한 공시나 평가를 넘어 기후리스크를 찾아내고 실제 경영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수단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에너지경제신문 강찬수 기후환경전문기자는 10일 열린 'AI 시대의 에너지법·정책과 ESG' 세미나에서 'ESG 공시의무화와 에너지 기업 리스크 관리'를 주제로 발표하고, 기후위기 시대 기업의 생존전략으로 기후리스크 관리와 ESG의 연계를 강조했다. ◇기후재난, 공장 안 멈춰도 기업을 흔든다 기업이 직면한 기후리스크는 사업장에 직접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폭우와 태풍으로 협력업체의 생산시설이나 도로가 파괴되면 원자재와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항만이나 물류망이 마비되면 제품을 생산하고도 판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가뭄은 농업과 수력발전뿐 아니라 산업용수 공급을 위협하고, 폭염은 전력수요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발전설비와 송전망의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산불과 황사 등도 물류를 막거나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해수면 상승과 폭풍해일은 항만과 해안 산업시설의 장기적인 자산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기후리스크는 '물리적 피해→공급망 차질→생산·물류 중단→매출 감소→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지는 연쇄적인 금융·경영 리스크가 된다. ◇에너지 기업은 '물과 열'에 특히 취약 에너지산업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업종 가운데 하나다. 발전량을 결정하는 기온과 강수량, 바람과 일사량이 변하는 데다 발전설비 자체도 폭염과 가뭄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물을 냉각에 사용하는 발전소는 기온 상승과 하천 수온 상승에 동시에 노출된다. 프랑스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강물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원전의 냉각수 방류에 대한 환경기준을 충족하기 어려워져 일부 원전의 출력을 줄이거나 정지한 사례가 나타났다. 강 전문기자는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2003~2022년 전 세계 원전 발전량 가운데 기후·물 관련 제약으로 감소한 누적 발전량이 전체 발전량의 약 0.6%였다"면서 “이는 원전도 기후변화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발전소 입지 선정 단계부터 미래의 기온과 수온, 가뭄 가능성 등을 고려하고, 냉각방식을 개선하는 등 '기후를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장 위험한 것은 '복합재난' 기후위험 평가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여러 재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재난이다. 예컨대 장기간 가뭄으로 저수량과 수자원이 감소한 상황에서 폭염이 발생하면 전력수요는 급증하고 발전소 냉각능력은 떨어질 수 있다. 집중호우가 끝난 직후 폭염이 이어지는 현상 역시 토양과 수자원의 회복을 어렵게 하면서 피해를 키울 수 있다. 강 전문기자는 “국내에서도 폭염과 가뭄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재해가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과거보다 극심한 복합재난이 나타나는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 재난만을 기준으로 위험을 평가하면 실제 기업이 부담할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기후 시나리오 분석도 '폭염이 발생했을 때' 또는 '홍수가 발생했을 때'라는 단일 위험을 넘어 폭염+가뭄, 홍수+산사태, 전력망 장애+공급망 중단 등 복합적인 상황​을 가정해야 한다. ◇ESG, '공시'에서 '생존전략'으로 강 전문기자는 “이 같은 변화는 ESG의 역할도 바꾸고 있다.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CFD) 등 기후공시 체계에서 요구하는 시나리오 분석은 단순히 보고서에 기후위험을 적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위험이 어느 사업장과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고, 그 피해가 매출과 영업이익, 자산가치, 현금흐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신규 투자와 사업장 입지, 설비 교체, 보험 가입, 공급망 다변화 등의 실제 의사결정으로 이어져야 한다. 특히 기후위험이 큰 지역에 신규 설비를 건설할 것인지, 냉각설비를 개선할 것인지, 특정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인지 등을 경영진이 판단할 수 있도록 기후위험을 재무적 언어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보험은 최후의 방어선일 뿐이다. 위험지역을 피하고 설비의 회복력을 높이며 공급망을 분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기후회복력이 새로운 경쟁력" 최근의 기후재난은 이러한 변화가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난달 네팔에서는 히말라야 지역의 갑작스러운 홍수와 토석류가 수력발전 인프라를 덮쳤고, 지난 여름 유럽에서는 폭염과 가뭄, 산불, 낮아진 하천 수위가 전력과 산업용수, 물류에 복합적인 충격을 줬다. 국내에서도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산업시설과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2022년 태풍 힌남노 당시 포항제철소 침수 역시 기후재난이 개별 사업장을 넘어 생산과 공급망 전체에 어떤 충격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강 전문기자는 “ESG의 최종 목적은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다"면서 “복합재난 속에서도 기업이 생산과 공급을 유지하고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후회복력(climate resilience)을 갖춘 기업이 위기 때 손실을 줄이고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AI시대 세미나] “전기가 국가 경쟁력 좌우…원전 추가, LNG는 브릿지로 활용해야”

“에너지 정책은 신속한 에너지 전환보다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실용주의로 과감히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도 우리 경제와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 김정관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고문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 태평양이 공동 개최한 'AI 시대의 에너지법·정책과 ESG'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고문은 인공지능(AI) 확산과 산업 전기화로 전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AI시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과제가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은 단순히 에너지원이 석탄과 석유에서 전기로 바뀌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사회 활동 전체가 전기를 토대로 이뤄지는 '전기문명' 시대"라며 “전력망이 마비되면 단순한 정전을 넘어 국방·치안·금융·통신 등 사회 시스템 전체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 확대에 더해 전기차와 히트펌프 등 기존 석유·가스 수요를 전기로 대체하는 움직임까지 빨라지면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늘어나는 전력을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공급하면서 탄소중립까지 달성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현 정부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AI·반도체 산업 육성 목표가 충돌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재생에너지는 기상 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변동성이 있는 만큼 대규모 첨단산업에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이를 보완할 전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을 추가 건설하고 소형모듈원전(SMR) 도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역시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는 '브릿지 전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력 수급 상황에 따라 석탄발전을 안보 전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발전설비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전력망 확충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김 고문은 “최근에는 전력망이 발전소의 공급 능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며 송전 부문을 한국전력에서 분리한 독립 송전회사 설립과 민간의 송전망 건설 참여 확대를 제안했다. 마이크로그리드와 가상발전소(VPP) 등 분산에너지를 활성화해 장거리 송전망 건설 수요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도 했다. 전기요금 체계에 대해서는 원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단계적인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 판매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정부가 일정 범위의 요금 상·하한을 설정한 뒤 시장 경쟁을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김 고문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은 계속 추진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에너지 여건이 취약하고 반도체·철강·조선 등 에너지 다소비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경제와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추진해야 지속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로 모든 사회가 움직이는 전기문명 시대에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 수급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방향으로 에너지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AI 시대 국가 경쟁력, 전력망과 법·제도 정비에 달렸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기업들이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기후위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에너지 관련 법제도 정비, AI 규제 대응, 기후리스크 관리까지 산업 전반의 여러 대응 방안이 제시됐다. 에너지경제신문과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AI 시대의 에너지법·정책과 ESG'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AI 확산에 따른 전력산업 변화와 재생에너지 확대, 대규모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법·제도 개선, AI 규제 대응과 기업의 기후리스크 관리 방안 등이 논의됐다. 김정관 태평양 고문은 기조연설에서 “전기 문명 시대에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공급하는 능력이 향후에 국가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경쟁력을 높일 방안과 금융 조달 방안이 소개됐다. 김범조 KEI컨설팅 전무는 주제발표를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시대를 맞아 전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AI를 활용해 전력계통에 필요한 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재생에너지와 AI 시대 전력산업의 경쟁력은 계통에 필요한 가치를 AI를 통해 창출하고 이러한 성과를 수익화하는 것에 달려 있다"며 “기업은 전력계통 성과를 만들고 정부는 그 성과가 거래·검증·보상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판수 태평양 변호사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한 금융 조달 방안과 현황을 공유했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만큼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금융 구조의 중요성을 짚었다. 박진표 태평양 변호사는 AI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메가프로젝트 확대에 맞춰 전력 법제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메가프로젝트가 전력 법제에 요구하는 것은 전기를 더 만드는 일이 아니라 누가, 어디까지, 언제까지 책임지는지를 법으로 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지원 태평양 변호사는 AI법 제정에 따라 기업들의 규제 대응 체계 구축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기업 내 AI 도입과 활용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마련하고 AI 위험관리 규정 등 내부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AI의 개발·도입부터 활용까지 전 수명주기에 걸쳐 관리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업이 기후위기 시대에 기후리스크를 적극 경영에 반영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강찬수 에너지경제신문 기후환경전문기자는 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역시 단순한 정보 공개를 넘어 실제 경영 판단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기후리스크를 공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투자와 사업전략 등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와 관련 인프라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업의 대응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전력시장과 법·제도, 금융 체계를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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