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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홈플러스 운영 재개…직원들, 매대 물품 채우기 ‘분주’

긴급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한 홈플러스가 25일만에 전 점포를 재개장했다. 지난달 임시휴업에 들어갔을 때보다 매대에 상품도 많아지고 직원들도 활기를 띄었지만 아직 손님은 많지 않아 오는 13일 정식 개장 이후 정상화 과정이 주목된다. ◇ 가오픈 첫 날, 직원들 매대 채우기 '분주' 홈플러스는 지난 7일 전국 67개 매장을 일제히 가오픈했다. 홈플러스는 가오픈을 통해 운영시스템 전반을 점검하고 오는 13일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7일 오후 기자가 방문한 홈플러스 본점격인 서울 강서구 강서점은 예상보다 많은 손님으로 활기를 띄었다. 3층 생활용품·가전제품 매장은 폐쇄한 채 2층 식품매장(메가푸드마켓)의 약 20% 가량은 의류, 침구류, 주방용품, 물놀이용품 등으로 채웠다. 나머지 80%의 공간도 매대의 절반 이상은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임시휴업에 들어가기 직전 자체브랜드(PB) 상품만 채워져 있던 때와 비교해 보면 다양한 제조사브랜드(NB)의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대상, 롯데웰푸드, 풀무원, 동원, 하림산업, 크라운해태, 사조해표, 하림펫푸드 등의 냉동·냉장·가공식품들이 채워져 있었고, 특히 20~50% 할인, 1+1 행사 표지가 손님들의 발길을 끌었다. 신선식품 코너에도 계란, 쇠고기 등 육류, 채소류, 과일류 등이 전체 매대는 아니지만 일부 매대를 채워 구색을 갖췄다. 손님들은 할인행사 품목이 진열된 식품 코너와 5000원대부터 시작하는 의류 코너, 물총 등 물놀이용품 코너에 몰렸고, 유모차를 끌고 나온 부부부터 초등학생 자녀를 동반한 가족, 노부부까지 손님들이 계속 들어왔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방문한 40대 남성 고객은 “재개장 한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서 가까워 방문했다"며 “유제품과 티셔츠를 할인 판매하고 있어 몇개씩 구매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부지런히 오가며 매대를 다양한 상품으로 계속 채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3일 정식 개장 때에는 상당히 구색을 갖출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같은 시간대 서울 도봉구 방학점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방학점 역시 지하 1층 공산품 매장은 문을 닫고 지하 2층 식품 매장만 운영했으며, 다양한 계층의 손님들이 붐빌 정도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점이나 경기 김포풍무점 등은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여 강서점과 일부 핵심 점포를 제외하면 아직 재개장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지 않음을 짐작케 했다. ◇ 식품사 상당수 공급 재개…일부 업체 여전히 협의 중 가오픈 첫 날부터 모든 매장에는 예상보다 많은 식품사 브랜드 제품들이 채워졌고 신선식품도 상당수 진열됐다. 하지만 아직 납품업체들의 온전한 신뢰를 회복한 것은 아니다. 가오픈 이후, 공급업체들이 매대를 다시 채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선입금이다. 홈플러스로부터 아직 못받은 미정산 대금이 그대로 남아 있는 탓에, 식품업체들은 대금을 먼저 받은 금액만큼만 물량을 내보내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정산 대금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 전면적인 공급 정상화는 조심스럽다"며 “홈플러스측에서 먼저 선지급 조건의 납품을 제안해 입금받은 금액만큼만 선불 방식으로 물량을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식품사들은 가오픈 첫 날부터 제품을 공급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아직 납품 조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곳도 있다. 가오픈 첫 날부터 초기 물량을 선제적으로 투입한 풀무원의 관계자는 “공급업체 입장에서도 유통채널 하나가 사라지는 것은 큰 문제인 만큼, 고객이 다시 늘어 (홈플러스) 매장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는 아이스크림 등 일부 품목의 납품을 재개했고, 대상도 청정원 소스류와 장류 등을 공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홈플러스의 PB 브랜드인 심플러스 브랜드로 생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일부 주요 식품사들은 아직 홈플러스와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농심 라면 제품은 매대에 놓여 있었지만 신규 납품 물량이 아닌 기존 재고 제품인 것으로 파악된다. 오뚜기 역시 아직 협의가 진행 중이라 매장에 제품이 입고되지 않은 상태다. 유제품의 경우 풀무원과 동원 제품은 진열돼 있지만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제품은 찾을 수 없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현재 납품 품목을 세부 조율 중이라 이르면 주말 즈음에 우유를 포함한 몇 가지 제품부터 우선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일유업은 아직 구체적인 납품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상품 입고율은 약 30% 수준으로 12일까지 입고가 계속될 예정"이라며 “13일까지는 모든 상품을 완벽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김민석, 제주·인천 경선 모두 1위…누적 득표율 정청래 역전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김민석 후보가 제주와 인천 권리당원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주 차 순회경선에서 정청래 후보에게 뒤졌던 김 후보는 이번 결과를 더해 누적 득표율에서도 선두로 올라섰다. 민주당은 8일 오후 제주와 인천에서 차례로 합동연설회를 열고 각 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제주에서는 김 후보가 52.64%를 얻으며 과반을 기록했다. 정 후보는 39.89%, 송영길 후보는 7.47%로 뒤를 이었다. 인천에서도 김 후보가 45.09%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정 후보는 43.27%로 김 후보를 1.82%포인트 차이로 추격했고, 송 후보는 11.63%를 얻었다. 제주와 인천 투표를 합산하면 김 후보는 2만2537표(47.75%)를 확보했다. 정 후보는 1만9862표(42.08%), 송 후보는 4799표(10.17%)를 얻었다. 이번 경선 결과가 더해지면서 누적 순위도 바뀌었다. 현재까지 권리당원 누적 득표율은 김 후보가 45.93%로 가장 높다. 정 후보는 44.02%로 김 후보와의 격차는 1.91%포인트다. 송 후보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다만 공개된 누적 득표율에는 지역별 가중치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앞서 충청권과 부산·울산·경남에서 치러진 1주 차 순회경선에서는 정 후보가 45.51%를 얻어 44.52%를 기록한 김 후보를 0.99%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번 제주·인천 경선을 거치며 두 후보의 순위가 뒤바뀐 셈이다. 제주와 인천 권리당원은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각각 약 3%, 4%를 차지한다. 1주 차 경선 지역까지 합하면 현재까지 전체 권리당원의 약 24%에 해당하는 지역의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한편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제주·인천 합산 기준 박선원 후보가 1만6819표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최민희 후보가 1만6060표로 뒤를 이었고 서미화 후보 1만4289표, 한민수 후보 1만3610표, 김용 후보 1만2493표 순이었다. 이어 이성윤 후보가 1만1896표를 얻었으며 임미애 후보와 김영호 후보는 각각 6265표, 2964표를 기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일요일 날씨, 폭염 속 폭우…강원 최대 150㎜ 이상

일요일인 9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강원·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겠다. 내륙 일부 지역에도 소나기가 예상돼 지역에 따라 폭염과 집중호우가 엇갈릴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7도, 낮 최고기온은 26~35도로 예상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는 35도 안팎까지 오르겠다. 밤사이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으면서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많겠다. 비는 이날 새벽 제주도와 경남권으로 확대되겠다.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동해안·북동산지에도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부분 밤에 그치겠지만 강원 동해안·산지와 경북 북부 동해안, 제주도 일부 지역은 10일 오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동해안·산지 50~100㎜로, 많은 곳은 150㎜ 이상 쏟아지겠다. 경북 북부 동해안·북동산지는 30~80㎜, 경북 남부 동해안은 20~60㎜가 예상된다. 제주도 산지·중산간에는 20~70㎜, 해안에는 5~30㎜의 비가 내리겠다. 부산·울산과 경남 중·동부 내륙의 예상 강수량은 5~40㎜다. 오후에는 충북과 전북 동부, 대구·경북 남부 내륙을 중심으로 5~40㎜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칠 가능성도 있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에서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첫발 뗀 ‘적금주택’…주거사다리 기능할까

'적금주택'으로 불리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 경기도 수원 광교에서 첫 선을 보인다. 분양가의 10~25%를 먼저 납부한 뒤 나머지 지분을 20~30년에 걸쳐 취득하는 방식이다. 초기 자금 부담을 낮추면서 장기간에 걸쳐 주택 지분을 늘려 최종적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돕는 새로운 주거사다리로 주목된다. 최근 20년 거주 만기를 앞둔 서울 장기전세주택(SHift) 입주민들과 서울시 사이에 분양전환을 두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공공주택의 주거사다리 기능에 대한 고민도 커진다. 첫발을 떼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 주거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제도적으로 보완해야할 지점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장기전세주택은 시가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2007년 5월 처음 도입한 제도다.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의 보증금을 내면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해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장기전세주택의 당초 취지는 주거취약계층이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거주하면서 자산을 축적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장기간 거주한 임차가구와 주택을 분양받은 가구 사이의 자산 격차가 벌어지면서 공공주택의 주거사다리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귀용 창파트너스 대표는 “사람들 중에 평생 임대살고 싶은 사람은 없다"며 “당장 집값의 일부만 내고 장기간 거주하면서 갚아나가는 주거사다리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임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택 소유로 이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송파와 강동 지역 장기전세주택은 분양 전환되지 않는 장기전세다. 장기전세주택 최초 입주자의 최대 거주기간이 2027년에 만료됨에 따라 송파파인타운 임차인들과 강일리버파크·고덕리엔파크 임차인들은 분양전환을 요구했다. 이들이 분양전환을 요구하면서 계속 살게 해달라는 입주민, 이를 거절하는 시, 새롭게 입주를 희망하는 젊은 세대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모양새다. 결국 장기전세를 둘러싼 갈등은 안정적인 거주 보장과 주택 소유를 통한 자산 형성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분양가의 10~25%를 먼저 납부한 뒤 나머지 지분을 20~30년에 걸쳐 취득하는 공공분양주택이다.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처럼 빚을 갚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주택의 지분을 취득해가는 것이어서 목돈이 부족한 청년층이나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단계적으로 자산을 형성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국토연구원도 지분적립형 주택을 저출생 대응을 위한 주거정책 수단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국토연구원은 '저출산 원인 진단과 부동산정책 방향 연구'에서 지분적립형 주택은 실거주 의무와 일정기간 전매 제한이 있어 단기투자 수요의 유입을 막을 수 있고, 유자녀 가구의 건전한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지분적립형 주택은 경기도와 GH가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하는 주택공급 방식이다. 이는 2020년 문재인정부 8·4대책에서 처음 언급된 이후 같은 해 11월 황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택법 개정안에 제도적 근거가 담겼다. 해당 법안은 2021년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제도는 있었지만 그동안 시행 사례는 없었다. 첫 사업지는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다. GH는 옛 수원지방법원 부지인 수원 광교신도시 A17블록 600가구 가운데 전용면적 59㎡ 240가구를 지분적립형 주택으로 공급한다. 나머지 전용 60~85㎡ 360가구는 일반분양으로 진행된다. 오는 10월 초 착공한 뒤 같은 달 말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입주는 2030년으로 계획돼 있다. 분양가는 6억3000만원이다. 최초 취득 지분이 25%일 경우 약 1억5800만원을 먼저 내고 입주할 수 있다. 나머지 금액은 장기간 분할 납부하면 된다. 거주의무 기간은 5년이고, 전매 제한은 10년이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 새로운 주거사다리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공급 자체뿐 아니라 입주자의 자금 조달과 공공주택사업자의 사업성 등 제도 전반의 보완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그동안 정부에 △입주자 선정기준 개선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입주자를 위한 대출상품 신설 △공공주택사업자의 세제 부담 완화 등을 건의해왔다. 입주자 선정 기준은 청년층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기존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의 특별공급 대상은 다자녀·신혼부부·생애최초·노부모부양 가구 등으로 한정됐다. 그러나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면서 청년과 신생아 가구가 특별공급 대상에 새롭게 포함됐다. 수분양자의 금융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용 대출 상품도 마련됐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의 구조상 지분을 수분양자와 공급자인 GH가 공유하다 보니 기존 주택담보대출과 동일한 방식으로 담보를 설정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경기도와 GH는 주택도시기금을 활용한 정부 대출상품 신설을 국토부에 건의하는 한편, 민간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GH는 우리은행과 함께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협약에 따라 오는 10월 예정된 광교 A17블록 분양공고 전까지 전용 대출상품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수분양자 금융 부담을 낮추기 위해 우대금리 적용과 전용 대출 시스템 도입도 협의하고 있다. 다만 다른 은행으로 관련 대출상품이 확대될지는 미지수다. 정책 일선에서는 선례가 없는 새로운 유형의 공공주택인 만큼 시범사업을 대상으로 민간 은행이 별도의 대출 상품을 만드는 데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주택사업자의 사업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세제 완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법인의 경우 주택지분 매각 시 양도차익의 20%를 법인세로 추가 납부해야한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의 경우 공공주택 사업자인 GH가 지분을 소유하므로 사업기간(20~30년) 동안 수차례 공공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GH는 공공주택사업자에 대한 법인세 중과 배제와 관련해 국세청과 협의하면서 해당 문제를 해결했다. 반면 재산세 부담과 관련해선 아직 보완이 필요하다. GH가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지분을 장기간 보유하는 만큼 재산세 부담이 장기간 이어지는 구조기 때문이다. 현행 규정상 재산세 감면은 3년간 한시 적용된다. 경기도와 GH는 이를 사업 운영기간인 20~30년 동안 적용할 수 있도록 감면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최초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다른 지자체에서도 경기도에 문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선례가 없다 보니 정책 추진 상황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다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도 “분양과 입주를 마무리하고 운영을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들을 개선해 나가는 것도 사업을 만들어 가는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이제 막 첫발을 뗐다. 실제 입주자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하며 지분을 계획대로 늘려갈 수 있는지, 금융지원과 사업운영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 내 집 아련을 가능하게 하는 안정적인 공공분양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광교 사례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사고로 잃은 삶을 다시 세운 일터…줄어든 일감 앞에 흔들리다 [장애인, 일자리로 세상을 만나다④]

장애인에게 절실한, 최상의 복지는 결국 일자리다. 일은 생계를 넘어 스스로 삶을 꾸리고 사회와 연결되는 가장 단단한 기반이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이 일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찾았다. 지속 가능한 장애인 고용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①출근, 세상에 내딛는 첫 발걸음 ②직장, 인생에서 얻은 유일한 배울 기회 ③가족, 직장인 아들…돌봄받다 돌봄으로 ④회사, 장애인과 일하는 이유…지속해야 할 이유 ⑤일터, 끊어진 일감 앞에 연이어 휴업 ⑥제도, 장애인 일자리 지탱할 우선구매 제도 '유명무실' ⑦외국, 우선구매 제도 철저…'살 품목'부터 정해 ⑧지금, 방치된 우선구매제도 개정안…숫자놀음 벗어난 개혁 필요 스무 살. 갓 성인이 된 김민지(가명·41)씨의 일상은 한 번의 사고로 멈췄다. 추락 사고로 뇌병변 장애를 얻은 뒤 한쪽 몸이 마비됐다. 움직임은 느려졌다. 사고 이전의 기억도 대부분 잃었다. 사고 뒤 김 씨는 사람을 피하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만 같았다. 사람을 마주하고 말을 건네는 일조차 두려워졌다. 십여 년이 지나 30대 후반이 된 김 씨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면접장을 찾았다. 그 자리에서도 상대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다. 면접관 질문에는 옆에 앉은 배우자가 대신 답했다. 사고 이후 한 번도 일해본 적은 없었지만, 김 씨에게는 일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 권미정(34) 라에리 대표가 손을 내밀었다. “우리 같이 일해봅시다." 김 씨를 다시 사회와 연결한 곳은 서울 광진구의 중증장애인생산시설 '라에리'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근무복과 작업복을 만들어 공공기관 등에 납품하는 피복 업체다. 현재 장애인 근로자 10명과 비장애인 근로자 3명이 함께 일한다. 그렇게 공장에 출근한 지 6년. 김 씨는 이제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일한다. 예전에는 배우자가 없으면 마트에 가기조차 어려웠다. 지금은 혼자 외출하고 장도 볼 수 있게 됐다. 하루 근무시간은 4시간으로 길지 않다. 급여도 생활을 온전히 책임질 만큼 많지는 않다. 그래도 김 씨는 집에서 쉬는 것보다 공장에 나와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 씨가 건넨 말은 권 대표에게 오래 남았다. “몸이 아파 더는 일하지 못할 때까지 여기서 일하고 싶어요." 일터가 김 씨에게 가져다준 것은 월급만이 아니었다. 사람을 만나고 집 밖으로 나가고. 다시 혼자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라에리는 2020년 문을 열었다. 권 대표가 이 일을 시작한 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어머니가 장애인들과 함께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며 자랐다. 의상을 전공한 경험을 살려 자연스럽게 라에리를 시작하게 됐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어느덧 6년째 이어지고 있다. 큰돈을 벌기 위해 선택한 일은 아니었다. 권 대표는 돈만 바라봤다면 버티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이런 공장에서 몇십억원, 몇백억원을 버는 게 아니거든요. 실제로 납품하고 남는 돈을 보면 얼마 없어요. 그래도 직원들 월급 주고 우리 가족 먹고살 정도가 되니까 계속하는 거죠." 공장을 움직이는 힘은 다른 곳에 있었다. 라에리에서 만든 옷을 누군가 입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때, 납품처로부터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는 말을 들을 때였다. 라에리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만든 작업복을 공공기관 직원이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면 서로에게 알린다. “저거 우리가 만든 옷이에요." 납품처에서 “직원들 반응이 역대급으로 좋았다"라는 연락이 올 때도 있다. 자신이 만든 제품이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은 권 대표뿐 아니라 노동자들에게도 일의 보람이었다. 라에리에서 노동자들은 한 가지 작업만 반복하지 않는다. 재봉틀 작업을 돕기 위한 가위질과 단추 부착, 다림질까지 피복 생산 과정 전반을 하나씩 익힌다. 숙련된 직원 옆에서 일을 돕고 같은 작업을 거듭하며 배운다. 처음에는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조차 알지 못했던 노동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각 공정을 이해하게 됐다. 권 대표가 바라는 것은 노동자들이 라에리 안에서만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곳에서 배운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라에리를 떠난 뒤에도 어디에선가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 공장을 그만두더라도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으니까요." 속도가 느려도 스스로 끝까지 해내게 하는 것. 권 대표가 생각하는 일터의 또 다른 역할이다. 사람을 키우려면 먼저 일터가 살아남아야 한다. 하지만 공장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권 대표가 시설 운영의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은 '일감 부족'이었다. 봉제업계는 통상 1~2월과 7~8월에 주문이 줄어든다. 비수기가 찾아오면 작업대 위에 쌓이던 원단과 옷가지가 줄어든다. 재봉틀이 돌아가는 시간도 짧아진다. 주문은 멈춰도 월급날은 돌아온다. 권 대표는 성수기에 벌어둔 돈을 모았다가 비수기 직원 급여로 쓴다고 밝혔다. 매출이 없는 시기에도 근로자의 생활까지 멈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월급을 안 줄 수는 없잖아요. 대부분 경제적으로 힘든 분들인데 '너 나가'라고 할 수도 없는 거고요." 올해 초에는 한계에 닿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권 대표는 “계속해야 하는 게 맞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장애인 일터도 결국 회사다. 제품을 만들고 수익을 내야 한다. 그래야 월급도 줄 수 있다. 일감이 많아져야 사람을 더 채용할 수 있다. 안정적으로 주문이 이어져야 숙련에 시간이 필요한 노동자와 오래 함께할 수 있다. 권 대표는 현재 법정 요건을 충족하는 수준의 인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이 늘어 공장이 바빠지면 노동자를 더 채용할 수 있지만 일이 없는 상황에선 고용을 늘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이 많으면 사람을 더 뽑죠. 일이 없으니까 사람을 더 뽑을 이유가 없는 거예요." 일자리가 많아지면 장애인 노동자도 여러 사업장을 비교하고 자신에게 맞는 일터를 선택할 수 있다. 권 대표는 안정적인 일감이 곧 장애인의 고용 기회와 선택지를 늘리는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중증장애인생산시설을 바라보는 외부의 인식과 현장의 현실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말했다. 중증장애인생산시설은 우선구매 대상이 되고 수의계약이 허용되는 등 제도적 지원을 받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시설들이 이미 충분한 혜택을 받고 있다고 바라보기도 한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현실은 다르다. 봉제산업 자체가 침체한 데다 인건비가 낮은 해외 생산품과 경쟁해야 한다. 장애인 노동자에게는 법정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한다. 숙련된 기술자에게는 그에 맞는 임금을 줘야 한다.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선 원단 수준도 무작정 낮출 수 없다. 권 대표는 장애인 고용 등에 드는 비용이 구매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발주처에서) 브랜드 제품도 이 가격이면 살 수 있는데 왜 너희 제품은 비싸냐고 해요. 그런데 그 제품은 인건비가 싼 해외에서 만든 거잖아요. 우리는 여기서 최저임금 이상을 주고 직접 만듭니다." 그는 장애인생산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가격을 높게 인정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해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현실적인 비용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는 라에리가 공공기관과 계약하고 일감을 확보하는 데 분명한 도움이 됐다. 권 대표도 제도 덕분에 공공기관과 계약을 맺으며 공장을 운영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제도는 공공기관이 물품·용역 등을 구매할 때 총구매액의 1.1%를 중증장애인생산시설의 제품으로 우선 구매하도록 한 제도다. 주무부처는 보건복지부다. 경쟁 고용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매년 기관별 구매 실적·계획을 공표하고 있음에도 법정 목표치(1.1%)를 달성하지 못한 기관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는 미흡하다. 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구매하지 않아도 대응할 방법이 없다. 권 대표는 우선구매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다만 법적 의무만 높인다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권 대표는 일부 생산시설이 낮은 품질의 제품을 납품해 공공기관의 신뢰를 잃었고 이에 업계의 책임도 있다고 했다. “공공기관이 연말에 남은 예산을 집행하려다 보니 납품 기한이 촉박하게 잡히는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시설도 짧은 기간 안에 물건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품질이 떨어진 사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부 시설의 납품 문제가 '장애인이 만든 제품은 품질이 낮다'는 인식으로 번지면서 성실하게 제품을 만드는 시설까지 불신받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이다. 권 대표는 “우선구매 제도가 강화는 되되 생산시설들도 더 열심히 해야 해요"라며 “제도를 강화해주면 우리도 그만큼 좋은 제품을 제대로 납품해야 해요"라고 강조했다. 제도에는 실제 구매를 늘릴 강제력이 필요하고, 생산시설에는 그 제도를 신뢰로 되돌려줄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권 대표에게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권 대표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사업장이죠"라고 대답했다. 그에게 사업장은 그동안 쌓아온 실적과 함께 일한 사람들과의 시간이 남아 있는 곳이다. 권 대표는 근로자들과 일궈온 사업장을 오랫동안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공장이 문을 닫으면 권 대표는 다른 일을 찾아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을 떠난 장애인 노동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저는 (가게가) 문 닫으면 알바라도 하면 되잖아요. 그런데 이분들은 아니잖아요." 실제로 라에리를 그만둔 뒤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연락한 노동자도 있었다. 밖에 나가보니 일할 곳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장애인 채용 공고가 나와도 대부분 단기 계약이거나 하루 2~3시간 일하는 자리예요. 안정적으로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정규직 일자리는 찾기 어려워요"라고 말했다. 중증장애인생산시설이 흔들릴 때 사라지는 것은 공장 한 곳이 아니다. 오랜 시간 익힌 기술과 매일 만나는 동료,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자신의 일을 해내던 생활 기반도 같이 흔들린다. 주서현 인턴기자

달러 수급 개선에 원화 강세…환율 ‘1300원대’ 시험대

한때 1560원을 넘겼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달러 수급이 개선되고 정책적인 움직임도 더해진 영향이다.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로 복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불거지고 있으나, 아직 고환율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는 반론이 맞선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23분 기준 환율은 1410.5원으로 나타나는 등 하락세를 이어갔다. 최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일본 엔화와 원화 약세를 지적하고,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공조가 이뤄진 것에 시장이 주목한 셈이다.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1910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연간 실적의 1.5배에 달하는 등 달러 확보가 가속화됐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환전 물량 △수출 기업들의 네고 확대 △은행 현물환 매도가 겹친 것이 환율 하락에 기여했다. 또한 중동지역 리스크가 해소되면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들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국제유가가 안정화되면 국부 유출 우려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가 이뤄지고 있는 점은 환율 하락을 저해하는 요소다. 지난 6일 코스피에서만 3조3494억원 순매도를 기록한 것을 포함해 8월3일부터 닷새간 코스피·코스닥 순매도만 7조원이 넘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안팎에서 금리 인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는 점도 변수다. 7월 고용이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고물가가 여전한 탓이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다시금 벌어지면서 원화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환율 하락을 이끌었던 다른 요인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를 구조적 추세 전환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ADR 환전과 수출기업 네고 물량이 소진되면 달러 공급이 줄어든다는 이유다. 그는 8월 환율이 1410~1470원 사이를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수출업체 네고 등으로 환율이 급락했다가 물량 소진 후 1~3주 내에 반등했다는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1300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Fed의 금리정책과 대미 투자 이행 등 부정적 요소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8월말 법인세 중간예납 일정을 앞두고 기업들의 환전 물량이 출회되며 환율 하방 압력을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잔존한 강달러 압력과 환율 속락 이후 달러화 저가 매수 유입 가능성은 하락 속도를 제어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구독자 99%가 외국인”…불닭 페포, ‘수출 캐릭터’될 수 있을까

서울 명동 삼양식품 사옥 1층 '페포 라운지'에는 불닭 캐릭터 '페포' 부채를 부치며 더위를 식히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최근에는 폭 탓에 한낮 쯤엔 발걸음이 뜸해지지만 오전과 저녁에는 외국인들의 '성지순례'가 이어진다. 지난 3월 이곳에서 닷새간 연 팝업스토어 '하우스 오브 번(House of Burn)'에 8000여명이 몰리자 회사가 공간을 상설 라운지로 바꾸고, 부채 1만개를 만들어 방문객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기업 사옥 로비까지 관광객이 찾아오는 배경에는 이 캐릭터의 남다른 성장 경로가 있다. 페포는 국내 소비자가 아니라 유튜브 콘텐츠로 글로벌 팬덤을 먼저 만든 뒤 사업화가 뒤따른, 국내 식품업계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다. 운영사인 삼양애니는 지난 4일 공식 굿즈숍 '페포월드샵'을 열었고, 오는 9월에는 미국 오프라인 매장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4년 7월 개설된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06만명, 누적 조회수는 2억6000만회를 넘어섰다. 채널 개설 1년 시점인 지난해 7월 기준 구독자의 해외 비중은 99%로, 최다 국가는 미국(37%·34만여명)이었고 인도네시아·브라질·영국 등이 뒤를 이었다. 페포는 삼양식품이 지난 6월 불닭 누적 판매 100억개 돌파를 계기로 불닭 세계관의 새 주인공으로 내세운 '차세대 캐릭터'다. 기존 캐릭터 호치가 고추를 먹고 낳은 알에서 태어난 병아리라는 설정으로 호치의 정통성을 이어받았고, 매운 음식을 먹으면 머리 위 불꽃 심장이 반응한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불닭 스와이시'와 '불닭 맥앤치즈' 패키지에 먼저 적용됐고, 최근에는 불닭볶음면 포장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 삼양애니, 페포 전담 운영…콘텐츠에서 커머스로 확장 페포는 삼양애니가 3년 전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와 SNS로 해외 팬덤을 다진 뒤 지난 6월 세계관을 소개하는 공식 사이트 '페포월드닷컴'을 열었고, 이번에 커머스까지 붙였다. 캐릭터를 제품 홍보에 먼저 쓰고 굿즈로 넓히는 통상 경로와는 순서가 다르다. 삼양애니 관계자는 “캐릭터를 단순히 제품 홍보용이 아닌, 독자적인 생명력을 지닌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보자고 결심했다"며 “익숙한 성공 공식만 따랐다면 페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삼양애니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콘텐츠 커머스 계열사로 유튜브 채널 운영과 굿즈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중국 상하이법인을 세워 현지 커머스도 맡고 있다. 캐릭터 IP 자체가 하나의 사업 단위인 셈이다. 100여개국에서 팔매되는 불닭 시리즈는 5월 말 누적 판매량 100억개를 넘어섰다. 전 세계에서 1초마다 63개씩 팔리는 셈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매출 2조3518억원 가운데 80%가량이 해외에서 나왔다. 제품이 이미 깔린 해외 시장에서 캐릭터 수요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다. ◇ 두껍상회·빙그레우스는 국내서 팬 만나…IP 시장은 16조원대로 캐릭터를 앞세워 소비자를 만나온 것은 다른 식품사들도 마찬가지다. 하이트진로 두꺼비는 지난 2022년 전국을 도는 팝업스토어 '두껍상회'로 10개 도시에서 18만명을 모았고, 빙그레 '빙그레우스'와 롯데칠성 '새로구미'는 세계관과 애니메이션으로 SNS에서 화제를 만들었다. 오뚜기 '옐로우즈'와 할리스 '할리베어'도 굿즈와 협업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시장은 커지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캐릭터 IP 시장이 2020년 1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16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캐릭터 협업 상품도 2023년 280여종에서 지난해 370여종으로 늘었다. 페포를 매개로 한 접점 확대는 회사 밖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달 3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해외 불닭 인기를 방한 관광으로 연결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양애니는 페포를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IP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삼양애니 관계자는 “콘텐츠와 상품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글로벌 팬덤을 확대하고 페포를 사랑받는 글로벌 캐릭터 IP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40도 폭염에 쓰러지면”...나도 받을 수 있는 보험금 있다

일 최고 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등 연일 극심한 더위가 지속되면서 온열질환과 전기화재, 물놀이 사고, 소득 공백 등 관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염에 따른 보험은 기후보험에 속하며,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보험사들이 운영하고 있어 각종 피해 발생 시 제공되는 보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지자체별로 공공 기후보험 혹은 시민안전보험을 통해 폭염에 따른 시민 피해를 보장하고 있다. 기후보험은 폭염, 한파, 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를 보상하는 보험으로, 공공 기후보험은 개인이 보험료를 내고 별개로 가입한 보험이 아닌 지자체나 보험사가 보험료를 부담하고 주민이나 특정 근로자를 자동 가입시켜 기후 피해를 보장하는 제도다. 지자체 주도 공공 기후보험 운영의 경우 대표적으로 경기도가 있다. 경기도는 도 예산으로 전체 도민 1440만명을 기후보험에 가입시켜 온열질환 진단에 대한 피해를 보상해준다. 보험 적용 기간은 올해 4월 11일부터 내년 4월 10일까지로, 사고일 또는 진단일로부터 3년 이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경기도민이라면 별도 절차 없이 자동 가입되며 폭염으로 온열질환(열사병, 일사병, 열탈진, 열실신 등) 진단을 받으면 15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고 관련 질환이나 기후재해로 응급실을 이용하면 1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기상특보 관련 사고로 4주 이상 진단을 받을 시 30만원의 위로금이 나오며, 말라리아 등 감염병 진단 시 20만원이 지급된다. 기존에 가입한 민간 보험과 중복 보상이 가능하며 기후 취약계층은 통원비 등이 추가로 지원된다. 보장 목록은 온열질환 외에도 한랭질환, 기후재해까지 폭넓게 구성돼있다. 임산부라면 폭염특보가 발효된 날 의료기관 방문만으로도 교통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1회 2만원, 최대 5회까지 지원한다. 보험금 청구서와 주민등록초본, 통장사본, 진료확인서 등을 지참해야 하며 이메일이나 팩스, 카카오톡 채널 등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제주도는 이달부터 건설 일용직 대상 기후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폭염으로 현장 작업이 중단되면 일하지 못한 시간만큼 소득 손실분을 보상한다. 폭염에 따라 질환 진단이나 치료에 따른 보상이 아닌 휴업소득을 보전해주는 건 제주도가 처음이다. 일 최대 4시간까지 시간당 약 1만7000원 가량을 보상하며 피해를 입증할 필요 없이 폭염경보 발령에 의한 작업 중단 여부에 따라 보험금이 지금된다. 이외에도 각 지자체별로 시민안전보험을 통해 온열질환에 따른 사망이나 후유장해, 진단비 등을 보장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보장 범위나 혜택이 다르기에 거주 지자체의 시민안전보험 약관을 살펴봐야 한다. 민간 보험에서도 수요 확대에 따라 관련 상품이 늘어나고 있다. 날씨나 기온 변화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바로 지급하는 '지수형 보험'이나 여행보험, 미니보험 등에 온열·한랭질환 특약을 추가하는 형태다. KB손해보험은 여행자보험에 온열·한랭질환 특약을 추가해 운영 중이며, 전통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한 지수형 보험도 제공하고 있다. 일 최고기온 등 기상지수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소상공인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별도의 손해 증빙 없이 객관적인 자료만으로 빠르게 보상해주는 게 특징이다. NH농협손해보험은 폭염 피해 가능성이 높은 축산농가를 위한 상품을 운영 중이다. 동양생명은 100원대의 저렴한 보험료를 납부하면 온열질환 시 10만원의 진단비를 받을 수 있는 기후질환보장보험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의 열사병보장형 상품의 경우 질환진단 시 30만원을 지급한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李대통령, ISA·‘주가 누르기 방지법’ 재검토 지시…여야 엇갈린 반응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세제 개편안에 포함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과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다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투자자들의 반발에 이어 여당 내부에서도 제도 설계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자 보완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온 반면 국민의힘은 정책 발표 이후 여론에 따라 방향을 바꿨다며 '졸속 국정'이라고 비판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참모진과의 상황 점검 회의에서 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둘러싼 논란을 보고받고 재검토를 지시했다. 특히 ISA 개편 방안에 대해서는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질책하며 원점에서 다시 살펴볼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 역시 당초 제도 도입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제도 설계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세제 개편안은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는 대신 기존 ISA의 한도 이월을 폐지하고 계약 기간을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ISA는 이자·배당소득 등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자산 형성 수단이다. 기존 가입자의 투자 선택권과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투자자와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됐다. 국내 투자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를 위해 개인 투자자의 선택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해당 제도는 상속·증여세 부담을 줄일 목적으로 기업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행위를 막기 위해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기업의 주식 가치를 최소 30% 높여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안은 최근 13개 반기 가운데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경우 등을 주가 누르기 기업의 추정 요건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기업이 특정 기간에만 PBR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여당에서도 제도 보완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해왔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정부안이 주가 누르기를 방지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고 지적했고, 이훈기 의원 역시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의 재검토 지시가 나오자 여당 의원들은 잇따라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ISA가 개인 투자자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만큼 기존 정책에 대한 신뢰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문제를 인식하고 바로잡도록 지시한 데 대해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소영 의원도 재검토 지시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훈기 의원은 자신과 이 의원이 대표 발의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재검토 지시를 정책 혼선으로 규정하며 공세에 나섰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일단 발표하고 국민이 반발하면 고치는 졸속 국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정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시장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책임을 실무진의 보고 문제로 돌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투자자들의 반발이 없었다면 정부가 기존 개편안을 그대로 추진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ISA 혜택 축소와 주가 누르기 방지 제도의 부작용 등을 정책 발표 이전에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을 '선 발표, 후 번복'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번 사태는 단순 세제 개편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 수립과 사전 검증, 책임 있는 대응이 모두 부족한 '3무(無) 국정'이라고 주장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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