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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니] 실용성 ‘끝판왕’…삼천리자전거 ‘팬텀 폴라리스 2.0’

전기자전거의 가장 큰 장점은 힘을 덜 들이고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배터리가 떨어지면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가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삼천리자전거의 '팬텀 폴라리스 2.0'은 이런 전기자전거의 장단점을 영리하게 풀어 '최적의 균형'을 잡은 제품이다. 평소에는 페달을 밟아 일반 자전거처럼 움직이고, 오르막이나 장거리 주행처럼 힘이 필요할 때는 전기모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삼천리자전거 팬텀 폴라리스 2.0을 시승했다. 상당한 존재감을 지닌 외관이 우선 눈길을 잡는다. 20인치 휠과 비교적 두툼한 차체를 지녀 꽤 묵직해 보인다. 공차 중량은 28.9kg이다. 전기자전거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충실하게 갖췄다. 전후방 유압식 디스크 브레이크, 서스펜션 포크, 7단 변속기 등을 적용했다. 일상적인 이동부터 장거리 라이딩까지 모두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다. '전기의 힘'을 매우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게 팬텀 폴라리스 2.0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제품은 페달을 밟으면 모터가 보조하는 PAS(페달 보조) 방식과 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스로틀 방식 모두를 지원한다. PAS는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사람의 힘을 중심으로 달릴 수 있고, 오르막이나 체력이 떨어지는 구간에서는 모터의 도움을 크게 받을 수도 있다. 전기 모드 사용에 불편함이나 어려움은 전혀 없다. 레버만 돌리면 된다. 후륜에는 48V 500W BLDC 허브모터가 들어갔다. 최대토크 65N·m의 힘을 발휘한다. 삼천리자전거가 제시하는 등판능력은 10도다. 평지에서는 굳이 모터에 의존하지 않고 페달링을 즐기다가 경사가 시작되면 전기모드를 활용하는 식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달리기 성능이 꽤 훌륭했다. 운동 삼아 페달을 밟다가 힘들 때 전기모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게 포인트다. 울퉁불퉁한 도로를 빠른 속도로 지나도 엉덩이로 충격이 크게 전해지지 않았다. 47.19V 20Ah급 배터리를 품었다. PAS 1단계에서 최대 약 210km, 스로틀 방식에서는 약 95km를 주행할 수 있다. 실제 주행거리는 탑승자의 체중과 주행 환경, 도로 상태, 기온, 주행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충전 편의성도 돋보인다. 자전거 전체를 충전 장소까지 옮길 필요 없이 배터리를 분리해 충전할 수 있어 아파트나 사무실 등에서 활용하기에도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탈부착도 쉽다. 충전에는 220V 기준 약 6~7시간이 걸린다. 폴딩 기능도 이 제품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핸들스템과 페달 등을 접으면 차체 부피를 줄일 수 있다. 제조사가 제시한 보관 크기는 약 96×70×46cm다. 차량에 싣거나 집 안에서 보관할 때 접이식 구조가 유용하다. 주행 환경도 눈여겨볼 만하다. 3인치 폭의 켄다 타이어를 적용해 노면 충격을 흡수하도록 했다. 전륜에는 50㎜ 트래블의 서스펜션 포크를 장착했다. 여기에 전조등과 후미등, 펜더, 스탠드까지 기본 장착해 출퇴근이나 근거리 이동에 필요한 장비를 별도로 추가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였다. 제품 권장 신장은 160~175㎝, 가능 신장은 155~180㎝로 안내돼 있다. 키 180㎝ 성인 남성이 탔을 때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자전거 도로 주행이 가능하지만 원동기 면허 이상을 소지해야 한다. 팬텀 폴라리스 2.0의 가장 큰 매력은 특정 용도 하나에만 특화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운동할 때는 페달을 밟고, 출퇴근할 때는 전기모터의 도움을 받고, 장거리에서는 배터리 용량을 활용할 수 있다. 보관할 때는 접을 수도 있다. 전기자전거를 '전기 모터가 달린 자전거'가 아니라 일상생활의 이동수단으로 생각한다면 꽤 현실적인 선택지다. 화려한 성능보다 여러 상황에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팬텀 폴라리스 2.0의 실용성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가격은 권장소비자가격 기준 179만원이다. 단순히 '가벼운 전기자전거'를 찾는 소비자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면 장거리 주행, 오르막길, 접이식 구조, 넉넉한 배터리 등 여러 기능을 한 대에 담으려는 사용자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팬텀 폴라리스 2.0은 한 가지 기능으로 승부하는 전기자전거가 아니다. 충분한 배터리와 모터 성능에 접이식 구조, 변속기, 서스펜션,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까지 더해 일상에서 필요한 요소를 폭넓게 갖췄다는 총평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홍소영 병무청장 “男 면제 연령 ‘43세 상향’ 포함 전방위 징집률↑…여성 징병, 검토 안 해”

병무청이 초저출산에 따른 상비 병력 감소에 대응해 남성 병역 자원 확보를 위한 징집 기준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해외 장기 체류를 이용한 병역 면제 연령을 43세로 상향하고 귀화자·탈북민 남성 징집을 추진하는 등 징집 대상을 전방위로 확대한다. 그러나 병력 확보의 근본적 대안으로 거론되는 여성 징병제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9일 홍소영 병무청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병역제도 전반의 개편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주요 조치는 고의적 해외 장기 체류를 통한 병역 면탈 차단이다. 현행법상 유학이나 영주권 취득 명목으로 출국해 만 38세까지 귀국하지 않으면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돼 사실상 병역이 면제됐고 매년 5000명 이상이 이를 이용했다. 병무청은 입영 의무 면제 연령을 38세에서 43세로 상향하는 병역법 개정안의 연내 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45세까지 비자 발급·취업이 제한돼 병역 기피자의 국내 경제 활동 복귀가 원천 차단된다. 남성 징집 대상은 국적 취득자·탈북민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병역을 사실상 면제받았던 연간 1000여 명 규모의 귀화자와 북한 이탈 주민 남성에 대한 정책도 검토 중이다. 또한 정신 건강 질환자의 4급(보충역) 판정 기준을 기존 6개월에서 '1년 이상의 치료 기록'으로 강화해 현역(3급) 판정 비율을 높일 방침이다. 기존 보충역(대체 복무) 제도 역시 대폭 축소된다. 예술·체육 요원 특례는 편입 인정 48개 대회 중 7개를 폐지하고 3개를 축소해 연간 편입 인원을 최대 33% 감축한다. 특정 대회 입상자에게 혜택이 집중되고 과거 불거진 요원들의 특기 봉사활동 실적 조작 문제 등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반면 36개월의 장기 복무 부담으로 인해 올해 신규 편입 인원이 98명으로 급감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복무 기간 단축에 대해서는 단기적 해법을 제시하지 않았다. 홍 청장은 복무 기간 단축 검토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공익 법무관·수의 장교 등 타 보충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병무청이 남성 병력 확보를 위해 징집 기준을 전방위로 조이는 반면 여성 징병제 도입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홍 청장은 여성 징병제 논의와 관련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군 복무 여건 개선 등을 고려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현재 정책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장] 사람 대신 로봇이 물류 전담…롯데마트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 가보니

부산·영남권 400만 소비 인구를 노린 롯데마트의 온라인 전용 풀필먼트 센터(CFC)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이 지난 7일 베일을 벗었다. 물류센터하면 떠올리는 인력 중심 풍경과 달리, 이날 현장에서는 상품 보관·포장·배송 전 과정에서 각종 로봇들을 찾아보기 더 쉬웠다.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기술에 정통한 영국 리테일 테크 업체 '오카도'의 기술력을 센터 내 이식해 자동화 인프라를 갖춘 덕분이다. 2023년 말 착공 후 총 3년 7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문을 연 이곳은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연면적 4만㎡(약 1만2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특히, 센터는 유통 전 과정을 자동화해 물류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로봇·AI·빅데이터·머신러닝 등 최첨단 유통 기술을 한 데 모은 통합 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뒷받침하고 있다. 롯데마트가 마련한 인프라에서 오카도가 로봇 설비·운용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구조다. 7일 기자가 방문한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상품 자동 분류 구역 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로봇들이었다. 현재 센터에는 오카도의 최신형 로봇들이 도입돼 있는 상태로, 구역별로 120여개의 봇을 운영 중이다. 수용 능력(Capacity)이 늘어날 경우, 각각 최대 300개까지 봇을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특히, 완전 자동화 냉동 보관 구역인 오토 프리저에서는 영하 25도 환경 속 하이브(Hive·상품 저장고) 레일 위로 이송 로봇이 보관용 바구니를 묵묵히 나르고 있었다. 냉장·상온 구역에서는 내부 탑재된 지능형 센서를 통해 상품 위치를 인식해 픽업을 지원하는 피킹 로봇 팔(OGRP)도 눈에 띄었다. 센터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물류 전 과정을 훑어보면 △상품 입고(디켄트 스테이션) △하이브 이동·보관 △제타 앱 내 고객 주문 △로봇을 통한 냉동·냉장·상온 하이브 이동 △로봇 팔 피킹 △온도별 피킹 스테이션 이동·작업자 피킹 △레일 이동 후 포장 △배송 권역별 배송차 이동 순으로 운용된다. 롯데마트는 OSP 도입을 통해 경쟁사 대비 효율적인 인력 운영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박세호 롯데마트 온라인운영부문장은 “센터 근무자 총 400명 중 배송기사만 200명으로, 배달 기사가 내부로 들어올 일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력 상당수가 (배송) 라스트마일에 집중돼 타사 물류센터 대비 직원을 절반 수준으로 투입해 운영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롯데마트가 오카도와 동맹을 맺은 이유는 온라인 식료품 시장의 성장세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약 17조1700억원을 기록한 국내 온라인 식료품 거래액은 지난해 약 52조3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CAGR)만 20.4%로, 이 가운데 농축수산물 온라인 거래액은 연평균 25.5% 올랐다. 다만, 식품은 신선도 유지·오배송·배송 지연 등의 문제로 타 카테고리 대비 온라인 침투율이 낮다. 따라서 오카도의 AI·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고객 불만족 해소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정재우 롯데마트 온라인사업단장은 “100% 콜드체인을 통해 안전하고 식품 배송을 책임지겠다"며 "최상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는 24시간 배송시스템을 완비했으며, AI를 활용한 수요예측 재고관리로 상품 누락 없이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센터의 배송 권역은 부산·창원·김해 등으로,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 2~3시간 단위로 최대 13회차 배송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롯데마트는 이번 스마트센터를 통해 3만5000개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부산·영남권의 다양한 로컬 신선식품은 물론, 자체 브랜드(PB)인 '요리하다' 상품, 각종 해외소싱 상품, 로컬 맛집과 협업 등으로 단독 상품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대비 1.4배에 이르는 SKU(상품 수)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롯데마트는 이번 제타 스마트센터 부산의 물류 처리 건수를 하루 3만3000건 수준까지 키운다는 목표다. 해당 수준에 도달 후 일정 수준 유지한다면 연간 매출 96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정 단장은 “온라인 사업은 흑자를 내기 만만치 않다. 쿠팡처럼 10년 간 예상된 적자를 가져가긴 어렵다"며 “지금은 센터 가동률을 극대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에 3만3000건은 센터 가동 후 5년 간 목표치로, 6년차쯤 CFC를 통한 실제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오카도 자동화 물류센터 모델에 대한 효용성을 놓고 반신반의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앞서 오카도 기술을 접목한 미국 크로거·캐나다 소베이스 등 고객사들이 일부 CFC를 폐쇄하거나, 추가 설립 계획이 없다고 발표하면서 운영 안정성에 물음표가 붙은 것이다. 다만, 롯데마트는 국내 주거 환경상 차별화된 주문 밀도와 함께, 온라인 주문에 친숙한 소비자 인식 등을 앞세워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정재우 롯데마트 온라인사업단장은 “미국 등과 달리 한국은 인구 밀집도가 최상"라며 “소매 시장만 봐도 온라인 경험이 오프라인을 뛰어넘을 만큼 누구나 익숙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단장은 “내년에는 울산·대구 등으로 배송 권역도 확대할 방침으로, 해당 지역까지 거리도 100㎞가 채 안 된다"면서 “아파트 거주문화 등 한 번 배달을 나갈 때 전체 동을 훑을 수 있는 주거환경 조건까지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말해 성공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E칼럼] 발전사 통합으로 새로운 에너지 시대 열어야

한국전력 산하 발전공기업 5개사를 통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절감, 경영 효율화, 에너지 전환 대응, 국제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이런 이유를 근거로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발전사 통합 명분은 여려가지 있지만 첫째, 중복 조직을 합치는 것이다. 현재 5개 발전사 각각 인사, 재무, 구매, 정보 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다. 통합하면 중복 조직을 줄여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다. 둘째, 연료 구매 경쟁력을 높인다. LNG와 석탄을 통합 구매하면 구매 규모가 커져 협상력이 높아진다. 연료비 절감은 발전 원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셋째, 발전설비 운영의 최적화이다. 전국 발전소를 하나의 체계에서 운영하면 정비 일정과 발전량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예비 설비와 유지 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넷째, 에너지 전환에 대한 대응이다. 석탄 화력 감축과 LNG 확대, 재생에너지, 수소, SMR 등 미래 에너지 사업을 통합 전략으로 추진하기가 쉬워진다. 다섯째,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이다. 통합 발전사는 규모가 커서 해외 발전소 건설, 운영, 투자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한국전력과 민간사와 연계한 해외 진출이 유리해질 수 있다. 여섯째, 지주사인 한전의 부실한 재무 개선 지원에 도움을 준다. 발전사의 운영 효율이 높아지면 전력 공급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한전 적자의 근본 원인은 전기요금 체계에도 있기 때문에 통합만으로 적자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발전사 통합이 성공하려면 통합 자체가 단순히 회사를 합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과제를 개혁한다는 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전력 시장 제도 개선, 원가를 반영하는 전기요금 체계, 디지털 기반의 발전 운영, 핵심광물과 LNG 등 연료 공급망 강화, SMR, 수소,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이다. 1999년 전력산업 구조 개편으로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부문이 6개 회사(한전 발전 부문과 5개 발전 자회사)로 분리된 목적은 경쟁을 통한 효율성 제고였다. 그러나 현재는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대규모 투자 필요성 등 당시와는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따라서 발전사 통합은 규모의 경제와 전략적 투자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 반면 경쟁 감소와 조직 비대화로 인한 비효율이 생길 가능성도 있으므로 통합 이후에도 성과 평가와 책임 경영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전사 통합에 있어 가장 핵심은 어느 발전사를 주축으로 합쳐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한국남동발전 중심으로 통합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이유는 첫째,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선도 경험이다. 남동발전은 태양광, 풍력, 수소 혼소 등 에너지 전환 분야에 비교적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다. 발전사 통합 이후 탄소중립 시대를 준비하는데 유리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둘째, 발전원 포트폴리오의 균형이다. 남동발전은 석탄 화력뿐 아니라 LNG와 신재생 발전 비중도 확대해 왔기 때문에 특정 발전원에 치우치지 않는 통합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셋째, 해외사업 경험이다. 남동발전은 해외 발전사업과 기술협력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통합 발전사가 해외 발전사업으로 진출하는데 기반이 될 수 있다. 넷째, 디지털 전환과 발전 운영 효율화이다. 스마트 발전소 구축과 디지털 운영 경험을 축적해 있다는 점은 통합 이후 운영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섯째, 인천 영흥발전소의 역할이다. 영흥발전소는 수도권 전력 공급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 발전소이다. 단순히 발전량이 큰 것뿐 아니라 수도권 계통의 안정성과 전력 품질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즉 수도권의 대규모 전력 공급원으로서 전력 계통의 안정성 확보에서 국가 전력 안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한국남동발전은 영흥발전소를 화력 발전에서 LNG발전, SMR, ESS, 해상풍력과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등을 결합한 미래 에너지 허브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이런 장점 외에도 발전사 중 가장 경영 성과가 좋고 특히 지금처럼 사장이 부재시에도 6월 발표된 정부 경영평가에서 A등급(우수)를 받았으며 최근 3년 연속 기관 경영평가 우수와 상임감사 평가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남동발전을 중심으로 중부발전의 LNG와 복합화력 경쟁력, 서부발전의 태안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전단지 운영 경험, 남부발전의 수소와 해외사업 강점, 동서발전의 울산을 중심으로 소수. 친환경에너지와의 연계성 노하우 등을 합친다면 글로벌 통합 발전사로 도약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통합을 추진하면서 특정 발전사의 규모보다는 미래 전략, 경영 효율, 인재 역량, 해외사업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정책적 관점에서는 한국남동발전을 모회사(통합 지주사)로 하고 나머지 발전사를 사업본부 또는 권역별 발전 본부로 재편하는 모델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이는 중복 조직을 줄이면서 지역별 발전 운영의 장점을 유지하는 절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판단이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열어가는 큰 동력이 될 수 있다. bienns@ekn.kr

나란히 대출 키웠지만…희비 갈린 ‘카뱅·케뱅’, 비이자 동력 승부수

상반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실적이 엇갈렸다. 카카오뱅크는 3000억원 이상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반면 케이뱅크는 순이익이 감소하며 6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카카오뱅크는 이자·비이자이익이 고르게 성장했으나 케이뱅크는 채권매각이익 축소 영향 등으로 비이자이익이 크게 줄어 실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32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한 규모다. 반대로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28.6% 감소한 60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두 은행의 순이익 격차는 5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두 은행 모두 개인사업자대출 중심으로 여신을 확대하며 이자이익이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이자이익(이자수익-이자비용)은 7758억원으로 전년 동기(6421억원) 대비 20.8% 증가했다. 케이뱅크 또한 이자이익이 같은 기간 2116억원에서 2530억원으로 19.6% 늘었다. 두 은행 차이는 비이자이익에서 두드러졌다. 수수료이익(수수료수익-수수료비용)은 카카오뱅크는 251억원으로 전년 동기(131억원) 대비 91.6% 성장했다. 케이뱅크는 8억원 적자를 기록했는데, 작년 상반기(-25억원)에 비해서는 적자 폭이 줄었다. 여기에 케이뱅크는 지난해 반영됐던 채권매각이익 효과가 감소하며 비이자이익이 733억원에서 233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줄었다. 케이뱅크는 채권매각이익 영향을 제외한 경우 순이익은 331억원으로 전년 동기(186억원)에서 77.3%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단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수수료 부문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케이뱅크는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비이자 부문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비용을 제외한 수수료수익만 보면 카카오뱅크는 1695억원을 기록한 반면 케이뱅크는 308억원으로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사업 확대 성과가 숫자로 나타났다. 2분기 대출 비교하기 서비스를 이용해 실행된 제휴 금융사 대출은 1조56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했다. 종합투자플랫폼 확장을 위해 '투자탭'을 출시했으며 머니마켓펀드(MMF)박스·펀드 합산 판매 잔고는 6월 말 기준 1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2분기 체크카드 결제 규모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채권 이자수익 확대에 따라 2분기 자금운용손익은 1698억원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 또한 체크카드 수익, 연계대출 수익, 제휴 신용카드 수수료 등이 증가하며 수수료이익이 개선됐으나 아직 흑자 전환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케이뱅크는 광고, 증권 계좌, 신용카드, 대출 연계 서비스 등을 이용해 자체 앱 트래픽을 늘리고 무신사·네이버페이 제휴에 기반한 서비스형뱅킹(BaaS)을 활용해 외부 트래픽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두 은행의 향후 실적을 가를 핵심은 비이자이익·비은행 수익원을 얼마나 확보하는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규제 속에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는 공통적인 과제로 꼽히는 만큼, 플랫폼과 신사업을 활용한 수익 다각화가 중요해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캐피탈사 인수를 통해 은행 기반 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마스턴캐피탈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연내 금융위원회 출자 승인을 거친 후 내년 상반기 신규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몽골 최대 기업집단인 MCS그룹의 디지털 은행 자회사 M 뱅크에 대한 지분 투자를 연내 진행하는 등 해외 사업 확대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케이뱅크는 디지털자산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제휴 경험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한창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활용을 넘어 해외 거래·송금 등으로 범위를 넓혀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포트폴리오 구성이 일반 시중은행 대비 단순화한 만큼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흥국·한화·한투’ 3파전...KDB생명 매각, 5000억 간극 좁힐까

KDB생명 재매각이 '최종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한국산업은행과 삼일회계법인은 이번달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기업 5곳 중 3곳 뛰어들면서 본입찰 유효경쟁이 성립한 덕분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인수전은 당초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부사장급 임원 산하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렸던 삼성생명이 빠졌고, '잠룡'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한화생명이 최종인수제안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이 속한 태광그룹은 다각적인 사업 확장을 모색 중으로, 예별손보 인수전에서 OK금융에 밀린 만큼 이번 인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전부터 유력주자로 분류된 까닭이다. SBI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교보생명은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하락 방지를 비롯한 안정화가 우선이라고 보고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으나, 결국 최종인수제안서를 제출하는 쪽을 선택했다. 흥국생명이 KDB생명을 인수하면 총자산이 23조5000억원(4월말 기준)에서 40조원으로 증가하며 업계 6위로 올라선다. 보험계약마진(CSM)은 3조원대 중반으로 상승한다. 중상위권 중에서도 높은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화생명은 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동시에 본업 경쟁력 향상을 노리고 있다. 교보생명이 굳건한 체력을 유지하고 신한라이프가 약진하면서 불붙은 2위 경쟁을 '진화'하겠다는 것이다. 한화생명이 KDB생명을 품으면 총자산은 140조원 수준으로 높아지며 교보생명과 멀어지고 CSM이 9조원을 돌파하며 신한라이프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 이들과 달리 한투금융은 보험 포트폴리오 확보 자체가 목적이다. 종합금융사 도약을 위한 보험업 연내 진출을 공표했기 때문이다. 특히 장기 상품을 많이 운용하는 생보사 인수에 초점을 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예별손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과 달리 이번에는 '출사표'를 냈다. 한투가 보험업 자체적인 성과를 내는 측면으로 보면 변액보험과 방카슈랑스 쪽에서 강점을 보이는 BNP파리카디프생명 보다 전속설계사를 보유한 KDB생명이 유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KDB생명의 펀더멘탈이 강화된 것도 매수자가 많아진 원동력이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29억원으로, 투자손익이 악화됐음에도 흑자전환했다. 6월말 기준 CSM이 9673억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25.1% 증가하는 등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본업 경쟁력이 개선된 영향이다. 이번 매각은 산은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을 인수하는 비용과 경영정상화 등을 위한 산은의 증자 규모가 관건이다. 앞서 예별손해보험 공개매각 재공고 입찰에서 경쟁자 보다 예금보험공사의 지원금을 3500억원 가량 적게 부른 OK금융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산은이 앞서 KDB생명의 완전자본잠식 탈출을 위해 5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단행한 만큼 추가 지원금은 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반면 매수자들은 1조원 가량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기준 경과조치 전 킥스 비율이 74.5%로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하회하고,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25.2%에 머무는 탓이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킥스가 50%에 미치지 못하는 보험사에 경영개선권고, 0% 미만이면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2035년말까지 경과조치가 적용될 예정이지만, 제도 시행 전에도 롯데손해보험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문제 삼은 점으로 볼때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KDB생명으로서는 호재지만, 양측의 간격을 좁힐 수 있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산은이 공적자금 회수와 매각 의지 중 어느 쪽에 무게를 싣냐가 거래 성사 여부 및 당사자 선정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릴레이 흑자 전환’에도 못 웃는 K석화…변수는 독일 ‘라인강’ 수위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상반기 잇따라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부진한 업황 속에서 반등 불씨를 되살렸지만 좀처럼 기쁜 내색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수익 개선이 긍정적인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 등에 힘입은 단기성 호조라는 점에서다. 하반기 수익성 역전을 우려하는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선 유럽권 석화제품의 핵심 수송로인 라인강 수위가 급감함에 따라 이 같은 역(逆)래깅 공포가 완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중국·중동발(發) 공급과잉으로 저수익 기조를 이어왔던 국내 4대 석화기업(LG화학·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은 올해 상반기 들어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달성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했다. 이들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LG화학은 올 상반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이익 59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영업손실 1460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같은 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9조8010억원으로 이 기간 3.4%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영업이익률은 6%까지 개선됐다. 한화솔루션과 롯데케미칼도 릴레이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상반기 영업이익 1212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380억) 대비 영업이익을 2592억원 늘렸고,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부문에서만 이 기간 영업적자 3294억원을 흑자(478억원)로 되돌렸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지난해 상반기 1859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을 올해 3984억원으로 2배 이상 불렸다. 이처럼 업계가 올 상반기 수익성을 큰 폭으로 개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동전쟁이 자리한다. 통상 석화 제품은 원재료인 나프타 투입부터 제품 판매까지 약 한 달 가량의 시차가 존재하는 까닭으로 업체는 일정 분량의 원료를 비축하는데, 중동전쟁에 따른 글로벌 생산·물류 차질로 지난 3월 원료와 제품 가격이 급등하기 이전에 비축한 원료가 공정에 투입되며 긍정적인 래깅 효과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부 원자재 가격 정보에 따르면, 앞서 나프타 가격(일본 C&F 현물가 기준)은 지난 2월 평균 608.6달러(톤 당)에서 3월 1018.64달러까지 한 달 새 67.4% 급증해 지난 5월까지 1000달러 안팎을 유지했다. 이에 더해 만성적인 글로벌 공급과잉도 일시적으로 완화되면서 업계 마진 지표인 제품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료 가격을 뺸 수치)도 지난 4월까지 강세를 보여 상반기 업계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문제는 이 같은 효과가 업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신호가 아닌 단발성 호조라는 점이다.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물류 차질과 수급불안이 수익성을 끌어올린 만큼, 정세가 진정되면 이 같은 효과의 방향성은 양(+)방향에서 음(-)방향으로 역전된다. 더군다나 호르무즈 해협을 주축으로 발생했던 글로벌 물류 차질 가능성이 최근 홍해까지 번진데 더해, 중동전쟁의 당사자인 미국과 이란 역시 '종전합의-재격화' 국면을 반복하며 정세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형국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 석화 4사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일제히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실적 변동성 가능성을 내세우면서도 하반기 수익성 악화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업계 관계자는 “정세가 지속적으로 급변하면서 하반기 실적 예측 가능성이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원료와 제품 가격은 지난 4~5월 고점 대비 하락세가 이어지는데다 물류비용도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수위가 급감하고 있는 라인강의 유럽권 물류 차질 변수는 이 같은 하반기 수익성 악화 공포를 일부 완화할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현지 업계의 석화제품 공급능력이 저하되면서 스프레드를 방어하고, 국내 업계의 계약물량 증가와 물량소화 속도 향상을 유발해 수익성 하락 기울기도 완만하게 조정될 것이라는 논리다. 유럽 중북부를 관통하는 라인강은 현지 내륙 국가들의 수출 허브를 담당하는 핵심 수송로로, 유럽 나프타분해설비(NCC) 30%가 이 곳을 통해 원료를 조달하고 제품을 운송한다. 독일 바스프와 코베스트로 등 글로벌 순위권 석화기업들의 생산시설도 이 곳에 모여 있다.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장기화로 라인강 수위는 독일 카우브 기준 관측 이래 최저 수준인 24센티미터(cm) 안팎을 오가면서 현지 업계의 물류 차질 우려도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폴리우레탄의 핵심 원료인 이소시아네이트(TDI·MDI)의 경우, 복수 원료를 연속 투입하는 공정 특성상 타 석화제품보다 원료 반입 차질이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이 커 라인강 수위 급감에 따른 직접적 수혜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산 석화제품 공급 감소는 유럽향 수출뿐만 아니라 아시아·중동 시장에서의 대체 수요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며 “라인강 저수위가 장기화될수록 글로벌 이소시아네이트 가격은 중국의 공급과잉보다 유럽의 조달 비용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아 안정적인 원료 조달과 해상 수출망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의 이익 레버리지를 확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금리보다 한도가 문제”...대출시장 더 팍팍해진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달에도 4조원 넘게 증가하며 좀처럼 꺾이지 않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권이 대출 문턱을 잇달아 높이고 있지만 집값 상승 기대감과 주식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이른바 '빚투(빚내 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계부채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78조9791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183억원 증가했다. 지난 6월 4조1378억원 늘어난 데 이어 두 달 연속 4조원대 증가세를 기록한 것이다. 최근 두 달 동안 증가한 가계대출만 8조원을 웃돌며 올해 들어 가장 가파른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동시에 늘어난 점이 특징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약 2조8000억원 증가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신용대출도 1조원 이상 증가했고,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2022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확대됐다. 은행권은 부동산 매수 심리가 여전히 유지되는 가운데 최근 주식시장 조정 이후 저가 매수를 노린 투자 수요가 늘면서 신용대출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집을 사기 위한 대출과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대출이 동시에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맞춰 대출 규제를 잇달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보다 축소했고, 신한·하나·NH농협은행도 모기지보험(MCI·MCG) 가입 제한과 우대금리 축소, 대출모집인 채널 제한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취급 속도를 조절하며 공급 관리에도 나섰다. 하지만 규제 강화에도 대출 수요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규제 시행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이어지는 데다 집값 상승 기대감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까지 맞물리면서 자금 조달을 서두르는 차주들이 늘어난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당분간 주택 거래가 이어지는 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이기 어렵고, 증시 변동성에 따라 신용대출 수요도 일정 수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대출 심사와 한도 관리를 더욱 강화하며 가계부채 증가 속도 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예고되면 시행 전에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며 “부동산 매수 심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규제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부터 대출받기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은행은 올해 연간 증가 목표를 대부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은행권의 추가 대출 공급 여력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신규 대출 취급을 더욱 보수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금리 수준보다 은행이 실제 얼마나 대출을 내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 공급 한도가 줄어들면 동일한 조건의 차주라도 은행별 공급 여력에 따라 대출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금리보다 대출 자체를 받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권은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건전성과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은행권의 자율적인 대출 관리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는 규제 시행 이전 선취 수요가 반영된 측면이 크다"며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은행들은 총량 관리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신규 대출 공급을 더욱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1인당 7억 성과급 약속 지켜라”…3500명 규모 ‘SK하이닉스 통합 노조’ 추진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SK하이닉스에서 직군을 초월한 거대 '통합 노동조합'이 공식 출범 절차에 돌입했다. 사측이 역대급 흑자에 따른 천문학적인 성과급 현금 유출을 막고자 '자사주 지급 의무화' 등 보상 체계 개편을 시도하자 반발한 노동자들이 파편화된 기존 노조를 이탈해 세력 결집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전방위적 성과급 규제 압박과 소액주주들의 경영진 배임 고발까지 겹치면서 이번 사태는 다차원적인 복합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주도한 '통합 노조 설립 준비 모임'은 지난 8일 관할 행정관청에 노동조합 설립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했다. 이르면 다음 주 중 합법적인 단일 노조로 출범할 전망이다. 현장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5일 모임 개설 이후 불과 사흘 만에 전체 임직원(약 3만 5000명)의 10%에 달하는 3500명 이상이 가입 의사를 밝혔다. 기존 노조를 탈퇴하고 통합 노조에 합류하겠다는 이탈 선언도 줄을 잇고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민주노총 산하 기술사무직 지회와 한국노총 소속 전임직(생산직) 노조가 별도로 단체 교섭을 진행하는 복수 노조 체제다. 사측의 파격적인 성과급 개편 공세와 5차 본교섭까지 이어진 지지부진한 협상에 한계를 느낀 직원들이 거대 단일 노조 결성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7만6000여 명을 결집해 사측으로부터 특별 경영 성과급을 이끌어낸 '초기업노조'의 성공 사례도 기폭제가 됐다. 통합 노조 임시 위원장은 공지를 통해 “최우선 출범 목적은 지난해 합의된 성과급 지급 약속의 완벽한 이행"이라며 “사측이 제안한 성과급 협상안을 전면 철회시키고 향후 10년간 임단협에서 성과급 안건을 완벽히 분리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초과 이익 분배금(PS)'으로 불리는 성과급 체계다. 앞서 2025년 단체 교섭에서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상한선 없이 전액 현금(당해 80%·이연 20%)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향후 10년간 유지하기로 상호 확약했다. 문제는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에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대로 2026년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250조 원에 달할 경우 산식에 따른 PS 재원만 25조 원에 육박한다. 임직원 1인당 평균 세전 7억 원 상당의 성과급이 현금으로 지급되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54조 원 투입 예정) 등 글로벌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막대한 자본 지출(CAPEX) 재원을 보존해야 하는 사측은 당장 비상이 걸렸다. 이에 4·5차 본교섭에서 PS 총액의 50% 이상 자사주 의무 지급(일정 기간 매도 제한)과 적자 발생 시 임금 한시적 조정(삭감)이라는 파격적인 수정안을 들이밀며 사실상 1년 전 합의를 번복했다. 노조는 “미래의 주가 하락 리스크를 오롯이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임금 안정성을 파괴하는 개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 노조가 당면한 외부 환경은 첩첩산중이다. 거대 기술 기업의 잉여 자본 유출에 제동을 걸기 위해 자본시장과 정부 핵심 부처가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주 행동주의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최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전격 고발했다. 성과급은 상법상 주주총회를 거쳐야 할 '이익의 처분'에 해당함에도 경영진이 노조와 임의로 타협해 회사 자산을 유출하려 한다는 논리다. 정부 역시 강경한 기조다. 산업자원부는 “기업의 초과이익은 미래 인프라에 재투자돼야 한다"며 대규모 성과급 지급 시 주총 승인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을 시사했다. 고용노동부 또한 이달 중 “영업이익 N% 연동 성과급 요구는 합법적 파업 대상이 아니다"라는 행정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노동계의 투쟁 동력이 크게 꺾일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통합노조가 폭발적으로 세를 불렸음에도 당장 올해 임단협 테이블에 합법적인 당사자로 앉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행 노동조합법상 '교섭 창구 단일화 제도'의 기한 제한으로 이미 기존 노조와 5차 본교섭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신설 노조가 중간에 개입할 법리적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전직스 레버리지 ETF 문턱 높이니…코스닥 레버리지 ‘불기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대한 규제가 시행되자 해당 상품에 몰렸던 자금 일부가 코스닥 지수와 연관된 레버리지 ETF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7일까지 국내 ETF 상승률 상위 5개 상품을 코스닥 레버리지 ETF가 모두 차지했다. 'RISE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가 63.00%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HANARO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62.42%,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61.41%,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 60.72%, 'KIWOOM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 59.05% 순이었다. 코스닥 지수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코스닥150 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도 크게 뛴 것이다. 실제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코스닥 지수는 23.8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11.89%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한동안 소외됐던 코스닥의 급반등 배경 가운데 하나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 강화가 지목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집중됐던 투자자금이 규제 이후 코스닥과 중소형주 등으로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27일 인버스 2종을 포함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이 출시된 이후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급격히 감소했다.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5월 26일 16조2487억원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기본예탁금 상향 직전인 7월 30일 4조4929억원까지 줄었다. 두 달여 만에 약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는 거래가 집중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대금은 규제 시행 전날인 7월 30일 12조4485억원에서 시행 첫날인 31일 3조1518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달 7일에는 8452억원까지 줄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자금 흐름도 뒤바뀌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6일까지 'KODEX 코스닥150'에는 4237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에는 1817억원이 각각 순유입됐다. 전체 ETF 가운데 자금 순유입 규모가 각각 2위와 5위에 해당한다. 반면 규제 이전까지 자금 유입 상위권을 차지했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자취를 감췄다.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가 44억원의 순유입으로 82위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품이 없었다. 다만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집중됐던 투기적 자금이 코스닥 레버리지 ETF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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