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을 둘러싼 국내외 주요 정보와 우수 보도를 한곳에서 살펴보고 시민·언론인·전문가가 함께 해법을 모색하는 온라인 공론장 '기후아고라'가 출범했다.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 부설 저널리즘연구소(소장 제정임 교수)는 31일 기후위기 대응과 정확한 기후·에너지 보도를 지원하기 위한 플랫폼 '기후아고라'(agoraforclimate.org)를 공식 공개했다. 기후아고라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시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언론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기후보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내외 우수 보도와 최신 연구자료, 팩트체크, 언론인 교육 콘텐츠 등을 한곳에 모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 곳곳의 기후재난이 출범 배경 제정임 소장은 “히말라야 산악지대인 네팔 북중부 트리슐리강 일대에서 8월 26일 발생한 대홍수는 말 그대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며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은 날 산에서 거대한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며 토석류가 강변 마을을 휩쓸어 수천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참사의 정확한 원인은 추가 규명이 필요하지만 “그 배경에 기후위기가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지구온난화로 히말라야 등의 빙하가 녹으면서 산사태와 홍수, 물 부족에 따른 식량난과 분쟁, 난민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과학계의 경고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 소장은 최근 직접 방문한 중국 윈난성 리장의 옥룡설산도 사례로 들었다. 최고봉이 5596m인 옥룡설산의 빙하수가 지역 주민들의 식수와 농업용수로 활용되고 있지만, 빙하 면적이 온난화로 줄어들어 1950년대의 40%도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여기서 더 줄면 나시족 전통문화를 지키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리장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라며 “너무 맑아 옥색으로 반짝이는 계곡물을 보니 눈물이 왈칵 솟구쳤다"고 말했다. 기후위기는 먼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여름 서울 일부 지역의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은 것을 언급하며 “40도 기온이 흔한 여름이라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제 소장은 반문했다. 이어 “지구촌 곳곳을 태우는 대형 산불, 전례 없는 가뭄, 더 강력해진 태풍과 홍수에서 누구도 마냥 안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완화(mitigation)와 이미 불가피해진 기후재난에 대비하는 적응(adaptation)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와 국내 현실은 여전히 대응을 가로막는 요인이 많다고 진단했다. 제 소장은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몰아세우며 석탄·석유·천연가스를 더 파내라고 외치고 있다"며 “국내에도 산업적 이해관계 등으로 기후위기를 부정하거나 재생에너지 전환을 방해하는 세력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대응은 가야 할 속도에 비해 미진하다"며 “앞에선 맹수가 달려오는데 뒤에선 탈출구가 닫히는 이 절망적인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말했다. 제 소장은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른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기업이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게 하려면 시민들이 기후위기의 엄중성과 긴박성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수 보도부터 팩트체크·교육까지 기후아고라는 크게 기후뉴스룸, 최신자료실, 팩트체크, 기후저널리즘스쿨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기후뉴스룸에서는 국내외 언론상을 받은 기후·에너지 보도와 전문가 검증을 거친 우수 보도를 선별해 소개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확산한다. 최신자료실에서는 기후과학 분야의 새로운 연구 결과를 비롯해 정부·국제기구·주요 연구기관이 발표하는 기후·에너지 보고서와 데이터를 핵심 내용 중심으로 제공한다. 기자와 PD 등 언론인들이 취재에 필요한 자료를 보다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팩트체크에서는 기후·에너지 분야의 허위조작정보와 왜곡된 주장을 검증한다. '리팩트', '사이언스피드백' 등 국내외 전문 검증기관과 협력해 신뢰할 수 있는 팩트체크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기후저널리즘스쿨은 현업 기자와 PD들이 정확하고 깊이 있는 기후보도를 할 수 있도록 국내외 전문가 특강과 저널리즘 세미나 영상을 제공한다. 국내외 언론단체의 기후보도 가이드라인도 함께 소개한다. 향후에는 시민과 언론인, 전문가가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토론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제 소장은 “기후아고라는 한국의 기후저널리즘이 시대적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라며 “국내외의 탁월한 기후·에너지 보도가 사장되지 않고 더 많은 시민에게 가 닿도록 우수 보도를 모아 전파하고, 최신 기후과학과 에너지 자료를 신속하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허위조작정보가 여론을 왜곡하지 않도록 팩트체크 결과를 발 빠르게 알리고, 일선 기자·PD들이 완성도 높은 보도를 할 수 있도록 교육 영상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아고라(Agora)'는 고대 그리스에서 시민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체의 문제를 논의했던 광장을 뜻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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