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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LG전자 ‘역대급’ 2분기

LG전자가 2026년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LG전자는 7일 2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23조8297억 원, 영업이익 1조5788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대치이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5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는 매출 22조5443억 원, 영업이익 1조580억 원이었다. 실제 실적은 이를 각각 매출 5.7%, 영업이익 49.2% 상회했다. 1분기 실적을 합한 상반기 누적 실적도 매출 47조5569억 원(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 영업이익 3조2525억 원(71.3% 증가)으로 모두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특히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조4784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2분기 실적 호조는 가전과 TV 등 주력 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름철을 맞아 해외에서 에어컨이 많이 팔렸고, 자동차 부품 사업 매출도 계속 늘면서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불안 요인을 눌렀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당국, ‘보험부채 축소’ 잡는다…이익 부풀린 보험사 ‘영향권’

금융당국이 보험사들의 보험부채 축소 문제를 잡기 위해 계리가정 관리기준을 마련했다. 세칙을 통해 이익을 부풀릴 수 있는 손해율·사업비 가정 기준을 구체화한 가운데 보험사마다 '진짜 체력'이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업계에선 건강·장기보험 포트폴리오나 공격적 가정을 사용한 보험사 위주로 영향이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6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는 보험사가 자의적으로 보험부채를 낮추거나 부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손해율 및 사업비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시행했다. 해당 조치는 객관적인 보험부채 평가를 위해 2분기 결산부터 적용한다. 보험사들은 손해율과 사업비 등을 토대로 보험계약의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하고, 보험부채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계리가정'을 기준으로 이용한다. 앞서 당국은 일부 계리가정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설정돼 보험부채가 축소된다는 지적을 제기해왔다. 주요 개정 내용으로 먼저 신규·비실손 담보의 보수 적용이 꼽힌다. 경험통계가 5년 이내인 신규담보의 경우 임의의 낙관적 손해율 적용이 금지되며, 90%와 상위 담보 실적 손해율 중 더 높은 값을 가정해야 한다. 최종손해율은 산출 시 관측된 손해율 악화를 전문가 판단 등으로 축소하거나 이연하는 행위가 금지되며 연령·성별·직업 등 위험 특성별로 손해율 산출 단위가 세분화된다. 사업비 가정도 보다 현실화 했다. 사업비 추정에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등을 반영한 물가상승률을 적용하고, 실제 비용 발생기간을 고려해 추정하도록 세부 기준이 마련됐다. 내부통제 또한 강화해 계리가정 변경 시 사유와 재무 영향을 위험관리위원회에 보고해야 하며 관련 과정 문서화가 의무화됐다. 당국은 이번 변화로 계리가정의 중립성과 비교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세칙 시행에 따라 그동안 손해율 개선 가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보험사들 위주로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보험사별로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가이드라인의 핵심 항목과 사업 포트폴리오가 겹치는 회사에 영향이 클 것이란 관측이다. 예를 들어 현대해상의 경우 건강보험·어린이보험 비중이 크고 신규 특약 판매와 장기보험 CSM 비중이 높은 편이다. 손해율 변동도 높게 나타나면서 CSM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이유로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등도 건강·장기보험 판매 확대 전략에 따라 일정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수익성 중심의 보수적 언더라이팅을 해온 메리츠화재나 삼성화재 등은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실제 영향은 각 회사의 현재 계리가정 수준이 공개되지 않은 까닭에 2분기·3분기 실적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신규상품 자체를 보수적으로 설계해 보험료와 위험률, 담보 등을 이전보다 촘촘하게 관리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국이 신규담보에 대한 유사담보 적용을 사실상 막았기 때문이다. 손해율 자체를 낮추는 대응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계리가정 변경보다 실제 손해율을 낮추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대비책이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이전보다 고위험 계약 인수를 줄이고 보험료 인상이나 지급심사 강화 등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건강보험에서도 보험사기 적발을 강화하는 등 손해율 낮추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비 절감을 위해 설계사 시책 축소나 조직 슬림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이 계리가정 산출 근거를 문서화하도록 지시한데 대해 계리조직도 강화할 방침이다. 관계자는 “앞으로는 공격적인 가정을 사용하기 어렵기에 회계 변화에 대응하는 수준이 아니라 본질적인 경영 방식 자체가 바뀌어갈 것"이라며 “이전까지는 CSM을 많이 쌓는 경쟁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실제 손해율의 안정적 관리나 사업비 통제, 계리가정의 객관성 입증 등 본질적인 체력에 의해 계리가정 변경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이슈&인사이트] 유가가 진정됐는데도 원화가 무너지는 이유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1,500원을 넘긴 원화 환율을 “에너지와 지정학의 위험"을 반영한 가격이라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단층선으로 남는 한, 코스피가 아무리 높아도 원화의 발목은 풀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시장은 얼마가지 않아 곧바로 그 진단을 시험대에 올렸다. 6월 17일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했고, 호르무즈 통항 재개 소식에 국제 유가는 4% 가까이 빠졌다. 필자의 논리대로라면 에너지 부담이 걷히며 원화도 숨통이 트였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원/달러 환율은 6월 5일 야간시장에서 1,562원까지 치솟았고, 7월 1일에도 장중 1,559원을 찍었다. 원-유로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800원을 넘어섰다. 유가는 진정됐는데 원화는 오히려 무너진 것이다. 이러한 환율의 움직임은 하나의 분명한 사실을 전해준다. 에너지는 이번 원화 약세의 방아쇠였을 뿐, 약한 원화라는 병의 본체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병의 본질는 무엇인가. 첫째는 금리와 자본이라는 구조다. 한·미 금리 역전은 2022년 중반 이후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의장은 물가에 단호한 고금리, 금융에는 관대한 규제완화라는 '강달러 설계'를 밀어붙이고, 미국은 AI 인프라 투자와 기술주로 세계 자본을 빨아들이며 달러는 스스로 수요를 만들고 있다. 그 반대편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첫 금융통화위원회는 “인플레이션 대응에 걸림돌이 적다"는 매파적 동결이었다. 성장을 위해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1,560원 환율과 수입물가가 한은과 금통위의 손발을 묶고 있다. 결국 원화는 금리 측면이나, 성장 기대로도 방어막을 갖지 못한 채 홀로 강달러의 바람을 맞고 있는 셈이다. 유가가 오르내리든 말든,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환율의 중력은 위쪽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는 정책적 불확실성이다. AI 고점론이 번지자 외국인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20조 원 넘게 순매도했고, 그 위에 '국민배당금' 논쟁이 기름을 부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AI 산업에서 나온 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하자는 구상을 던지자, 블룸버그는 한국이 'AI 수익 국민배당금' 구상을 띄우며 시장을 흔들었다고 제목을 뽑았다. 취지의 옳고 그름을 떠나, 외국인 투자자에게 이 신호는 “한국이 반도체·AI 호황의 과실을 어떻게 다룰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불확실성으로 읽혔을 수 있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흔들리면 자본은 먼저 떠나고, 떠나는 자본은 원화를 팔아 달러를 사들인다. 증시의 정책 충격이 곧바로 외환시장의 매도 압력으로 전이되는 것이다. 지금의 환율은 유가의 잔향이라기보다, 국내 정책 예측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조용한 채점표에 가깝다. 셋째는 시장의 골격 자체가 얇다는 점이다. 개인 신용융자, 이른바 '빚투'는 62조 원 시대에 들어섰고, 증권사는 그 이자만으로 1조 4천억 원을 벌었다. 상승장의 상당 부분이 빚으로 지어졌다는 뜻이다. 외국인이 팔고 환율이 오르면 레버리지에 묶인 국내 자금은 강제로 청산되며 낙폭을 키운다. 여기에 지난 반년간 코스피가 두 배 뛰는 동안 코스닥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정부가 뒤늦게 코스닥 활성화와 규정 강화로 체질 개선에 나선 것 자체가, 우리 증시가 사실상 두세 개 반도체 종목의 시장이었음을 자인하는 대목일 수 있다. 통화가치는 결국 경제 전체의 폭과 건강을 비춘다. 소수 챔피언의 시가총액이 아니라, 시장의 넓이와 가계·기업의 체력이 환율의 진짜 기초체력이다. 이 세 가지를 겹쳐 보면, “호르무즈만 열리면 유가가 내리고 원화 가치가 회복된다"던 스스로의 위안은 이미 틀린셈이다. 유가 안정이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자본수지의 출혈을 막지는 못했다. 우리가 원유를 달러로 결제하는 한, 국제 유가가 안정되어도 환율 상승애 따라 원화 기준 수입 에너지 가격은 상승한다. 즉 약한 원화는 우리가 벗어났다고 안도의 숨을 내쉬는 현재에도 여전히 물가압력 요인으로 남게 된다. 1,560원이라는 환율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남은 여진이 아니라, 한국 거시·금융 구조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환율에 대한 처방은 분명하지만 쉽지 않다. 2025년 외환보유고와 국민연금 스와프로 버티다 결국 방어선이 뚫린 경험이 말해주듯, 곳간만으로 환율을 잡을 수는 없다. 지속 가능한 해법은 둘 중 하나다. 하나는 금리 격차를 줄이는 것인데, 성장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험난한 길이며, 현재와 같이 경제의 기초체력이 저한된 현재 고금리가 국민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다른 하나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시장의 폭을 되살리는 것이다. 국민배당금 논쟁은 방향의 정당성과 별개로 시장에 던지는 신호를 정교하게 관리해야 하고, 62조 빚투의 과열은 식혀야 하며, 코스닥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그때까지 우리가 정독해야 할 성적표는 지수 전광판이 아니라 환율 전광판이다. 유가가 잠잠해진 지금에도 심화되는 원화약세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지정학적 위험과 같은 외부요인이 아니라 결국 우리 자신의 내부적이고 구조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bienns@ekn.kr

[EE칼럼] 대도약, 그리고 맨 나중에 불려온 지역 사람들

지난달 정부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발표한 '대도약' 계획을 나는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반도체에 800조 원, AI 데이터센터에 550조 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지금의 3배로 늘리고, 전국에 새 송전선로를 깐다고 했다. 숫자가 워낙 커서 오히려 실감이 나지 않았다. 다만 그 내용 어딘가에, 앞으로 몇 년 동안 내가 만나게 될 얼굴들이 숨어 있다는 것만은 분명히 느껴졌다. 늘 그렇듯, 맨 나중에야 불려 나올 지역 사람들이었다. 지난 13년 동안 나는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들어선다는 지역을 수백 곳을 다녔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이 하나 있다. 지역이 등을 돌리는 이유는 기술이 무서워서도, 보상금이 적어서도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는 언제나 순서였다. 사업자가 어디에 얼마만큼 지을지 다 정해놓고, 인허가까지 받아둔 다음, 맨 마지막에야 형식적으로 주민을 부른다. 그렇게 불려 나온 사람은 이미 정해진 일을 통보받는 사람이 된다. 자기 마을 일인데 맨 나중에 알게 된 사람들. 그 서운함이 반대가 되고, 반대가 싸움이 된다. 내가 조사한 사업의 열에 아홉이 그렇게 멈추거나 엎어졌다. 지난 3월 용인의 송전선로에 반대하며 광화문에 모인 5천 명도 다르지 않았다. 이득은 도시가 챙기고, 견디는 일은 늘 지방의 몫이었다. 고치는 법은 뜻밖에 간단하다. 순서를 뒤집으면 된다. 주민을 맨 뒤가 아니라 맨 앞에 세우는 것이다. 어디에 얼마나 지을지 그 첫 단추를 함께 끼우면, 설명회는 통보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야기 나누는 자리가 된다. 전기와 물을 어디서 끌어올지, 감춰둔 정보를 먼저 알려주면 된다. 그리고 주민을 돈 받고 물러설 사람이 아니라, 그 발전소의 투자자 중 하나로 초대하면 된다. 반대할 이유가 참여할 이유로 바뀌는 데는, 그 자리 하나면 충분했다. 먼저 함께하고, 그 다음에 짓는다. 현장을 오래 돌다 저절로 몸에 밴 순서다. 신기하게도 지구 반대편에 나와 똑같은 결론에 이른 사람이 있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영화로 유명한 환경운동의 대가 '에린 브로코비치'다. 그는 요즘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상대로 싸우는데, 그 방식이 내가 걸어온 길과 놀랍도록 닮았다. 그는 높은 사람을 찾아가 제도를 바꿔달라 조르지 않는다. 대신 지역사회부터 찾아간다. 지방정부에 가서 환경영향평가 서류를 내놓으라 하고, 필요한 전기와 물을 대체 어디서 가져올 거냐고, 안 그래도 모자란 우리 동네 것을 빼다 쓸 셈이냐고 따져 묻는다. 그렇게 공식 정보를 어렵게 손에 쥔 뒤에야 주민들을 불러 모아 함께 의견을 낸다. 사업 계획이 다 끝난 뒤 얼마를 보상할지 흥정하는 게 아니라, 사업 계획이 시작될 때 주민들을 그 자리에 앉히는 것이다. 그가 흘리듯 남긴 말이 오래 마음에 걸린다. 예전 힝클리 사건 때는 3억 달러 남짓으로 합의가 되었지만, 이제는 수십억 달러는 있어야 이야기가 된다고 했다. 순서를 어기고 미뤄둔 값은 시간이 갈수록 불어난다는 뜻이다. 지금 미국이 그 계산서를 받아 들고 있다. 이번 정부 계획도 꼭 그 갈림길 위에 서 있다. 서남권 반도체 단지는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그 발전소와 전선은 결국 누군가의 마당 앞에 선다. 18GW까지 확대된다는 데이터센터는 어마어마한 전기와 냉각수를 필요로한다. 브로코비치가 지금 미국에서 던지는 그 질문이, 머지않아 우리 앞에 그대로 놓일 것이다. 물과 전기를 어디서 끌어올 것인가. 정부도 이대로면 첫 삽 뜨기까지 십 년이 넘게 걸린다고 인정했다. 그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은, 주민을 건너뛰고 서두르는 순간 오히려 갈등의 불씨가 된다. 순서를 바꾸면 정말 달라진다는 것은 우리 현장이 먼저 보여주었다. 강원도 태백에서는 주민을 먼저 모셨더니 2년 넘게 걸리던 인허가가 넉 달로 줄었다. 내 집 앞은 안 된다던 목소리가, 제발 우리 마을에 지어달라는 목소리로 바뀌는 순간을 나는 두 눈으로 보았다. 정부의 계획서에는 전기와 물과 땅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빼곡히 적혀 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을 감당할 지역 사람들이 어느 대목에서 참여하는지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 자리를 비워둔 채로 밀고 나가면, 몇 해 뒤 우리는 한국의 브로코비치가 지역 관공서 문을 두드리며 사업 중지를 요구하는 장면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지역 사람이 먼저 그 땅에 뿌리를 내려야, 그 위에 줄기가 서고 비로소 전기가 흐른다. 대도약이 끝내 도약으로 남느냐, 아니면 또 한 번의 갈등으로 주저앉느냐는, 결국 누구를 맨 앞에 세우느냐에 달려 있다. ekn@ekn.kr

“89조 벌었는데 매도 폭탄”…삼성전자 주가 급락한 이유는 [머니+]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8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0%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84조1606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은 171조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번 실적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AI 투자 열풍을 둘러싼 대규모 설비투자와 높은 기업가치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도 여겨진다. 하지만 주가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3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39% 하락한 29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6.7% 내린 218만6000원을 기록 중이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약세 속에 코스피도 8000선을 다시 내줬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1% 하락한 7586.21을 기록했다. 지수는 7919.20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호실적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실적 자체보다 향후 성장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에 집중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즈웨이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실적이 연간 잉여현금흐름 창출 능력의 구조적인 도약을 의미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며 “경영진의 주주환원 정책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페트라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앨버트 용 파트너는 “투자자들은 이미 호실적을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한 상태"라며 “이제는 단기 실적보다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질지에 관심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들은 올해 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최근 들어 경쟁 심화와 공급 과잉 가능성, 수천억달러 규모의 AI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성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3사의 올해 2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75~8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카운터포인트는 “이러한 마진은 메모리 제조업체들의 과도한 폭리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규제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메모리 업체들이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을 우선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공급 부족이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당분간 강한 가격 결정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지브 라나 CLSA증권코리아 리서치 총괄은 “수요가 워낙 강해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서버 고객사에 더 많은 제품을 공급하려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고객사에 상당한 수준의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HSBC는 올해 2분기 D램 평균 판매가격이 직전 분기 대비 40% 이상 상승했으며, 낸드플래시 가격은 50% 이상 급등한 것으로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들의 상승 모멘텀이 전반적으로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미국 최고주식전략가는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를 포함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분야로 집중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하이퍼스케일러는 이제 안정화하고 반도체주는 조정을 받을 것"이라며 “이런 괴리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윌슨 전략가는 이어 단기적으로 반도체 관련주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플랫폼 등 AI 생태계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기업들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반도체주에서 벗어나는 순환매 흐름 속에서 임의소비재·운송·바이오테크 섹터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체이스의 미슬라브 마테이카 전략가도 올 하반기 증시 상승세가 기술주를 넘어 확산할 것 같다며 “AI가 유일한 이야기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세먼지 줄였더니 엄청난 폭염이…2026 유럽 ‘환경신데믹’ 역설

2026년 여름, 유럽은 다시 한번 기후위기의 최전선이 됐다. 스페인과 포르투갈·프랑스·이탈리아·독일 등 곳곳에서 40℃를 넘는 폭염이 이어졌다. 산불이 확산했고, 전력 수요도 급증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단순한 '더운 여름'이 아니라 앞으로 유럽에서 반복될 새로운 기후의 모습일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최근 발표된 한 연구 논문은 이 같은 유럽의 폭염이 '온실가스 증가'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사람의 건강을 위해 추진한 대기오염 저감 정책, 즉 미세먼지와 황산염 에어로졸을 줄인 정책이 역설적으로 유럽의 여름 폭염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환경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환경 문제가 증폭되는 '환경신데믹(Eco-syndemic)'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2026년 유럽 폭염의 특징 2026년 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의 기상학적 특성은 몇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오메가 블록(omega block) 현상이다. 제트 기류가 그리스 문자 Ω(오메가) 모양으로 크게 굽어지며 대기 흐름이 정체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중앙의 강한 고기압이 양옆의 저기압 사이에 끼어 '대기 정체'를 유발함으로써 뜨거운 공기를 특정 지역에 고착시켰다. 열돔(heat dome) 형성도 특징이다. 고기압 시스템이 마치 항아리 뚜껑처럼 작용하여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유입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뒀다. 가둬진 공기는 고기압 아래에서 압축되며 더욱 뜨거워지는 되먹임 루프를 형성했다. 준정지 로스비 파동(QSW)의 강화도 나타났다. 로스비 파동은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제트기류가 물결처럼 크게 굽이치는 대기 흐름으로, 특정 지역에 폭염이나 한파가 오래 머물도록 만드는 원인 중 하나다. 준정지 로스비 파동은 이동 속도가 매우 느려 특정 지역에 거의 고정되어 있는 로스비 파동을 말하는데, 이 준정지 로스비 파동이 이 강화되면서 폭염의 지속성과 강도가 극대화됐다. 진공청소기 효과(Vacuum Cleaner Effect)도 있다. 포르투갈 해안의 저기압이 열펌프처럼 작동해 북아프리카의 열기를 유럽 본토로 강력하게 빨아올려 북쪽으로 비산시켰다. 이와 함께 제트 기류가 두 갈래로 나뉘어 정체되는 현상이 잦아지면서 뜨거운 공기가 장기간 빠져나가지 못하고 머무는 현상이 심화됐다. ◇온실가스만으로 설명되지 않았던 유럽의 이상 고온 유럽의 여름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평균보다 훨씬 빠르게 더워졌다. 기후모델은 이러한 추세를 예측했지만, 실제 관측된 온난화 강도를 계속 과소평가해 왔다. 왜 실제 유럽은 모델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뜨거워졌을까. 스페인 바르셀로나 슈퍼컴퓨팅센터 지구과학부의 ​페드로 J. 롤단-고메스 박사를 비롯해 카탈루냐 고등연구원(ICREA)​의 마누엘 G. 도나트 교수, 영국 기상청 해들리 기후연구센터​의 더그 M. 스미스 박사 등이 이 의문에 답했다. 이들은 최근 국제 학술지 '지구물리학 연구 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논문에서 최근 수십 년 동안 유럽 여름이 북반구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빠르게 더워진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황산염 에어로졸(미세먼지) 배출 감소를 제시했다. 논문에 따르면, 서부 및 중부 유럽(WCE)의 연간 이산화황(SO2) 배출량은 1980년경 약 4000만톤 수준으로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10년경에는 100만톤 이하로 급감했다. 연구진은 9개 기후모델, 392개의 역사적 사례 시뮬레이션과 에어로졸만 반영한 실험, 온실가스만 반영한 실험을 비교 분석해 각각의 영향을 분리했다. ◇깨끗한 공기가 폭염을 키운 이유 황산염 에어로졸은 석탄발전이나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황산화물이 대기 중에서 생성되는 미세 입자다. 인체에는 해롭지만 기후에는 한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양빛 일부를 우주로 반사해 지표면을 식히는 '우산(parasol)' 역할을 하는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유럽은 산성비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황산염 배출을 대폭 줄였다. 공기는 눈에 띄게 깨끗해졌고 호흡기 질환 위험도 감소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바로 이 시점부터 유럽의 기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에어로졸이 감소하면서 단순히 햇빛이 더 많이 지표면에 도달한 것만이 아니었다. 서유럽과 동유럽 사이의 기온 상승 속도 차이가 커졌고, 이것이 여름 동대서양 모드(Summer East Atlantic mode)​를 강화했다. 이어 준정체 로스비파(Quasi-stationary Rossby Waves, QSW)​가 더욱 자주 형성되면서 유럽 상공의 대기 흐름이 정체되는 '블로킹(blocking)' 현상이 강화됐다. 이 상태에서는 뜨거운 공기가 한 지역에 오래 머물러 폭염이 며칠이 아니라 수주 동안 지속될 수 있다. 연구진은 관측자료와 모델을 비교한 결과 현재 기후모델은 이러한 대기순환 변화를 충분히 재현하지 못해 유럽 폭염을 실제보다 낮게 예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델의 '신호 대 잡음(signal-to-noise)' 오류를 보정하면 유럽에서 관측된 추가적인 여름 온난화의 약 69%가 외부 강제력, 특히 에어로졸 감소와 관련된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경신데믹'이라는 새로운 경고 이 연구는 결코 “미세먼지를 줄이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환경정책이 얼마나 복잡한 상호작용을 갖는지를 보여준다. 미세먼지를 줄이면 천식과 심혈관 질환, 조기 사망은 감소한다. 하지만 동시에 태양복사를 차단하던 에어로졸도 사라지면서 지역 기후는 더 빠르게 가열될 수 있다. 폭염은 다시 열사병, 심혈관 질환, 산불, 가뭄, 농업 피해, 전력난, 오존 농도 증가 등 또 다른 환경·보건 위기를 유발한다. 이처럼 하나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환경위험이 증폭되고, 그 결과가 다시 인간의 건강과 사회경제적 피해를 확대하는 현상을 '환경신데믹(Eco-syndemic)'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번 논문은 이 개념을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공기질 개선 정책과 기후변화가 서로 충돌하는 메커니즘을 물리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대기오염 정책과 기후변화 정책을 서로 다른 영역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미세먼지 저감, 온실가스 감축, 폭염 대응, 보건정책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해법은 더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과 통합 정책 이번 유럽 폭염은 단순히 기후변화가 심해졌다는 사실만을 보여준 사건이 아니다. 인간이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추진한 정책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기후 시스템을 바꾸고, 다시 인간 사회에 새로운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에어로졸 감소가 문제이므로 배출을 다시 늘리자'가 해법은 결코 아니다. 황산염 에어로졸은 여전히 인체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주는 오염물질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연구는 대기오염을 줄이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온난화 효과를 상쇄할 만큼 온실가스 감축을 더욱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동시에 에어로졸 감소가 대기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현재보다 정밀하게 반영하는 차세대 기후모델을 개발하고, 폭염 조기경보와 전력망 강화, 도시 열섬 완화, 취약계층 보호 등 적응정책도 기존보다 높은 수준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환경정책도 이제는 개별 오염물질이 아니라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환경신데믹'의 시각에서 다시 설계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 폭염은 일깨워 주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코스피, 삼전 호실적에도 3% 하락…7700선으로 밀려[개장시황]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내놨지만 코스피는 장 초반 3% 하락하며 7700선까지 밀렸다. 실적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4%(132.13포인트) 내린 7919.2로 출발했다. 오전 9시16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3.64%(293.39포인트) 내린 7757.94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971억원, 130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3144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40% 내린 30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1.32% 하락한 231만2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 SK스퀘어(-3.01%), 삼성전자우(-1.65%), 삼성전기(-0.88%), 현대차(-4.38%), LG에너지솔루션(-2.82%), 삼성생명(-2.54%), 삼성물산(-2.22%), 삼성바이오로직스(-0.36%) 등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KB금융은 1.52% 오른 17만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했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9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10.3% 증가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매출은 171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29.3%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단 한 분기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0.39%(3.33포인트) 하락한 843.74에 장을 열었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7억원, 498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59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알테오젠, 에코프로, 주성엔지니어링, 코오롱티슈진, HLB, 에이비엘바이오 등은 상승하고 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 레인보우로보틱스, 원익IPS, 리노공업 등은 하락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조선(-8.66%), 우주항공과 국방(-6.65%), 자동차(-3.71%), 전자제품(-3.07%), 반도체와 반도체장비(-2.45%) 등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건강관리업체 및 서비스(3.74%), 생물공학(3.68%), 생명과학도구 및 서비스(3.64%)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서현 인턴기자 외부기고자

케이엔알시스템

로봇 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이 개발 중인 산업용 '슈퍼휴머노이드'가 세계 3대 디자인상 가운데 하나인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디자인 콘셉트 부문 본상(Winner)을 수상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7일 개발 중인 슈퍼휴머노이드의 설계 디자인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디자인 콘셉트 부문 본상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는 1955년 독일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디자인 시상식으로,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콘셉트 등 3개 부문에서 혁신성과 디자인 완성도를 평가한다. 이 가운데 디자인 콘셉트 부문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미래 기술과 프로토타입을 대상으로 혁신성은 물론 기술 실현 가능성과 생산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이번 수상은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슈퍼휴머노이드가 완성품이 아닌 '설계 비전' 자체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테슬라의 '옵티머스', 피규어AI, 유니트리 등 20~100kg급 범용 인간형 로봇 개발 경쟁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엔알시스템은 최대 600kg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산업용 초고하중 이족보행 로봇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회사가 개발 중인 슈퍼휴머노이드는 제철소 용광로 인근 고온 작업장, 붕괴 위험이 있는 터널, 방사선에 노출되는 원전 해체 현장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를 대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람의 노동을 대체하는 일반 휴머노이드와 달리 사람이 할 수 없는 고위험·고중량 작업을 수행하는 '슈퍼휴머노이드'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디자인 역시 산업 현장 활용에 초점을 맞췄다. 작업자가 멀리서도 로봇의 위치와 움직임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높은 시인성을 확보했으며, 낙하물과 분진, 외부 충격에도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한 외장 구조를 적용했다. 또한 대형 로봇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안정감 있는 비례와 균형감을 고려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현재 슈퍼휴머노이드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핵심 구동장치인 액추에이터와 로봇 손, 손가락 제작을 완료해 시험을 앞두고 있으며, 하체는 설계 작업을 마치고 제작 단계에 들어갔다. 회사는 올해 말 시제품 공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수상작은 향후 싱가포르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 전시와 연감(Yearbook) 수록, 온라인 전시 등을 통해 세계 디자인·산업계에 소개될 예정으로, 해외 기업과의 기술 협력과 수출 협상에서도 중요한 레퍼런스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슈퍼휴머노이드는 단순히 사람을 닮은 로봇이 아니라 위험하고 가혹한 산업 현장에서 실제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설계된 산업용 로봇"이라며 "중공업과 건설, 에너지, 재난 구조 등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현장에서 안전하고 신뢰성 있게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K-휴머노이드 연합' 참여기업이자 AI팩토리 전문기업으로, 심해 작업 로봇과 제철소 용광로 관리 로봇 등을 개발해 산업 현장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전동 모터와 유압 액추에이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를 개발했으며, 올해 초에는 원전 중수로 방사화 구조물 절단 플랫폼 제작 계약을 체결하며 원전 해체 로봇 시장에도 진출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태광 ‘실탄’ 업은 흥국화재...예별손해보험 인수전 앞서나

MG손해보험의 보험계약을 유지·관리 중인 예별손해보험(예별손보)의 매각이 또다시 추진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예보)는 이번달 중으로 본입찰에 참여한 4곳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이전 보다 열기가 높아진 7번째 '경매'에서는 모기업 태광산업의 지원사격을 받는 흥국화재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본입찰에는 흥국화재 뿐 아니라 OK금융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JC플라워가 참여했다. 한투금융 한 곳이 최종인수제안서를 냈던 지난 4월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우선 예금보험공사가 인수자에게 공급하는 경영정상화 자금 규모가 1조2000원 안팎으로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기존에는 7000~8000억원 수준이었으나, 내년부터 시행되는 기본자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등에 대응해야 하는 인수자의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예별손보가 킥스 비율을 130%로 끌어올리고 설계사 확충 등 영업조직을 재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올 1분기말 기준 예별손보의 자산과 부채는 각각 3조5494억·4조368억원으로 집계됐다. 흥국화재는 외형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 1분기 기준 분기 보험료는 약 9418억원으로, 예별손보를 인수하면 1조1721억원으로 높아진다. 이 중 장기손해보험 상품군의 보험료만 계산해도 1조원이 넘는다. 자산총계는 11조9369억원에서 15조4863억원으로 확대된다. 롯데·NH농협손해보험을 제치고 업계 7위로 도약하게 된다. 자본건전성 개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흥국화재의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38.4%(경과조치 전 19.8%)로 낮은 편이다. 예별손보의 계약 특성상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지지만, 예보의 자금이 더해지면 기본자본이 대폭 늘어나면서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7000억원만 확보해도 적기시정조치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83%, 경과조치 전 55.5%). 흥국화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800억원 수준이지만, 태광산업의 이익잉여금이 4조원에 달하는 만큼 '실탄'은 충분한 상황이다. 태광산업이 제시한 2030년 매출 5조원 목표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룹 차원의 확장 의지도 충분하다. 최근 태광그룹은 생·손해보험 뿐 아니라 부동산 자산운용과 조선 등 다양한 인수전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룹의 주축을 이루는 석유화학 부문의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떨어진 재계순위를 올리는 방안으로 인수합병(M&A)을 주목한 셈이다. 특히 기존 흥국화재와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예별손보는 시너지 창출이 용이하다. OK금융은 흥국화재의 최대 라이벌로 꼽힌다. 보험업을 추가해 종합금융사의 면모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 인수에 뛰어들었고, 20조원에 달하는 총자산을 보유한 만큼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여력이 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악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주력 사업(저축은행·캐피탈)을 위협하는 요소가 산적한 것도 사업 다각화에 나서도록 만들고 있다. 반면, 다른 두 곳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투금융도 주주들에게 보험사 인수를 약속했지만, 손해보험 보다는 생명보험 쪽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한투금융은 KDB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 인수도 타진하고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플라워는 이전부터 예별손보에 관심을 보였으나, 계약이행능력 평가 등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홈플러스 사태 등과 관련해 국내에서 사모펀드에 대한 인식이 악화된 점도 악재다. 예보는 최종인수제안서를 토대로 법령상 인수 요건 사전심사와 자금지원요청액 평가 등을 진행하고, 우선협상대상자에게 배타적 협상기간을 부여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편입되면서 실손의료보험 부담이 낮아진 것도 인수 후보가 늘어난 원인"이라며 “계약이전을 우려하던 빅5로서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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