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성능 GPU의 발열을 잡기 위한 데이터센터 업계의 '식히기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랙당 전력밀도가 200킬로와트(kW)를 넘어서는 초고밀도 GPU 서버가 등장하면서 LG CNS, 삼성SDS, LG유플러스 등 주요 사업자들이 액체냉각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 LG CNS, 삼송에 액체냉각 첫 도입 26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해 경기 고양시 삼송 데이터센터에 직접 칩 냉각(DTC·Direct-to-Chip) 방식의 액체냉각 인프라를 구축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소유한 엔비디아의 차세대 초고성능 GPU '베라 루빈'을 네이버클라우드가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삼송 데이터센터는 LG CNS가 데이터센터 사업에 액체냉각 인프라를 적용하는 첫 사례다. LG CNS에 따르면 삼송에 구축하는 DTC는 랙당 200kW 이상의 고밀도 환경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LG CNS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하던 GPU는 공랭 방식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지만, 베라 루빈은 워낙 고사양이어서 액체냉각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이번 삼송 데이터센터가 LG CNS의 첫 액체냉각 인프라 적용 사례"라고 말했다. DTC는 냉각수가 흐르는 냉각판을 GPU 칩에 직접 부착해 열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서버룸에 찬 공기를 공급해 열을 제거하는 기존 공랭과 달리, 발열원인 칩에서 직접 열을 빼낼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GPU의 고성능화는 데이터센터의 냉각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LG CNS에 따르면 기존 공랭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냉각 용량은 일반적으로 랙당 20~30kW 수준이다. 반면 고성능 GPU 서버 랙의 전력밀도는 200kW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 다만 모든 데이터센터가 액체냉각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LG CNS가 삼송에 DTC를 도입한 데는 베라 루빈이라는 차세대 고성능 GPU의 특수성이 크게 작용했다. LG CNS 관계자는 “현재 다른 데이터센터로 액체냉각을 확대하는 방안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GPU들은 공랭 방식으로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총 수전용량 80MW인 삼송 데이터센터에서 LG CNS는 DTC 액체냉각뿐 아니라 GPU 서버 운영 환경, 전력 공급 체계, AI 플랫폼 운영 기반 등을 통합 구현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AI 플랫폼 운영과 대규모 GPU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고성능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양사는 내년까지 액체냉각 인프라 구축과 실증을 완료할 예정이다. ◇ 삼성SDS는 '하이브리드'·LGU+는 'D2C' 업계에서도 고성능 GPU의 전력밀도와 발열이 높아지면서 액체냉각 인프라를 도입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성능 GPU가 확산하면서 데이터센터 업계에서도 액체냉각 인프라를 도입하는 사례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기존 공랭 방식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고사양 GPU가 늘어나면서 이에 맞는 냉각 인프라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경북 구미에 60M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서 고발열 서버에 대응하기 위해 공냉식과 수냉식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쿨링'을 적용한다. 서버룸 단위로 전력·계통을 구성해 고밀도 전력 공급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SDS는 지난 1월 구미시·경상북도와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도 경기 파주에 구축 중인 AIDC를 공기냉각과 D2C 액체냉각을 모두 지원하는 구조로 설계하고 있다. 설계 단계부터 대규모 GPU 수용과 액체냉각을 반영하고, 냉각수 분배장치(CDU)와 D2C 액체냉각 솔루션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LG전자와 진행한 D2C 냉각 실증에서 기존 공기냉각 방식 대비 약 24%의 에너지 효율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파주 AIDC에는 냉각뿐 아니라 높은 전력 사용량에 대응하기 위한 800V 직류(DC) 배전 시스템도 적용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 72개 GPU 한 랙에…액체냉각 시장 6.8배로 GPU 제조사도 고성능 AI 시스템에 액체냉각을 적용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 3월 공개한 베라 루빈 NVL72는 루빈 GPU 72개와 베라 CPU 36개를 하나의 랙 스케일 시스템으로 구성한 제품으로, 엔비디아는 여기에 액체냉각 시스템을 통합했다고 밝혔다. 액체냉각이 베라 루빈에서 처음 적용된 것은 아니다. 이전 세대인 GB200 NVL72 역시 블랙웰 GPU 72개와 그레이스 CPU 36개를 하나의 랙에 구성한 액체냉각 시스템이었다. 엔비디아가 고밀도 랙 스케일 AI 시스템에 액체냉각을 적용해온 흐름은 이미 블랙웰 세대부터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베라 루빈에는 액체냉각과 랙 단위 전력 제어 기술도 적용됐다. 엔비디아는 DSX MaxLPS 전력 관리 기술과 데이터센터 전력 설계를 결합하면 동일한 전력 예산에서 최대 40% 더 많은 루빈 GPU를 배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액체냉각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LG CNS가 이날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액체냉각 시장은 2026년 40억7000만달러에서 2033년 276억5000만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단순 비교하면 7년 만에 약 6.8배로 커지는 규모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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