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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ERICA 김지원 교수팀, 국내 최초 ‘킬로와트급 펨토초 광섬유 레이저’ 개발 성공

한양대학교 ERICA(총장 이기정) 국방지능정보융합공학부 김지원 교수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1 kW(킬로와트) 이상의 고출력을 안정적으로 구현한 '펨토초 광섬유 레이저'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초정밀 가공, 반도체 공정, 국방 등 첨단 산업 전반에 활용되는 고출력 펨토초 레이저 기술의 국산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펨토초 레이저는 1조분의 1초 단위의 초고속 펄스를 발생시키는 레이저로, 열 발생이 거의 없어 정밀 가공성이 뛰어나 유리 및 반도체 기판 가공, OLED 필름 가공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다만 기존 기술은 고출력 구현이 어렵고, 연속발진 레이저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며 시스템 부피가 크다는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출력 연속발진 레이저의 효율성과 펨토초 레이저의 고첨두 출력 특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광섬유 기반 펨토초 레이저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구현한 레이저는 평균 출력 1.1 kW 수준에서 약 360 펨토초 동안 최대 800 kW에 이르는 순간 출력을 달성했으며, 전 시스템을 광섬유 기반으로 구성해 높은 안정성과 소형화라는 장점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번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극히 소수의 선진 연구그룹에서만 제한적으로 보고된 수준으로, 특히 기존 연구와 달리 1030nm 파장 영역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이 가능해 산업용 증폭기 및 다양한 장비와의 호환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술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앞서 2022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 3 kW급 연속발진 고출력 광섬유 레이저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성과는 그 연장선에서 국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펨토초 레이저 플랫폼 구현이 가능함을 입증한 것으로, 향후 초정밀 가공, 반도체 소재 처리, 3D 유리 가공, 국방 레이저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지원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한국이 고성능 광섬유 기반 초고출력 레이저 기술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수준에 올라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며 “앞으로 반도체, 정밀 가공, 국방 분야에서 기술 혁신을 이끌 핵심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과 한국기계연구원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대한광통신㈜이 제공한 이득 광섬유를 활용해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 연구 결과는 지난 11월 26일 개최된 제35회 광자기술학회에서 발표돼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해당 논문 「All-fiberized polarization-maintaining Yb fiber femtosecond laser with 1.06 kW output」에는 박인철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박은경 박사과정생이 참여저자로, 김지원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대우건설, 올해 자체사업 분양 성공 지속…실적 기대감 고조

대우건설이 올해 추진한 주요 자체사업 단지들이 잇달아 분양 성공를 거두면서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몇 년간 자체사업 비중 확대 전략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수원 망포역푸르지오르마크, 부산 서면써밋더뉴, 의정부 탑석푸르지오파크7 등 대우건설이 직접 시행·시공을 맡은 사업과 김포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와 부산 써밋 리미티드 남천 등 지분투자형 도급사업이 예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해당 사업장 대부분은 이미 분양에 성공했다. 의정부 탑석푸르지오 파크7은 초반에는 잠시 고전했지만, 최근 계약 건수가 빠르게 늘며 완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대우건설만의 정교한 시장분석 역량과 사업 추진 능력, 그리고 '푸르지오' 브랜드의 차별화된 상품경쟁력이 결합된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부산 최초 3.3㎡(평)당 평균 분양가 5000만원 시대를 연 '써밋 리미티드 남천'은 1순위 청약에 1만6200개의 청약 통장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22.62대 1을 기록했다. 써밋 리미티드 남천은 부산 부동산 시장의 침체 속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로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또 8월 수원에서 분양한 '망포역 푸르지오 르마크는'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14.36대 1, 최고 60.76대 1의 높은 경쟁률로 화제를 모았다.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높은 관심을 얻었으며, 정당계약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역별 수요와 고객 선호를 면밀히 분석해 상품 설계 단계부터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대부분의 사업지에서 안정적인 분양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사업은 회계기준 상 당장의 실적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는 영역이다. 분양 성공은 곧 안정적 수익 회수 및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올해 자체사업 성과가 향후 대우건설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향후에도 수익성과 시장성이 높은 자체사업 뿐만 아니라, 공공 및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강화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겠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우건설은 올해 광명시흥, 의왕군포안산 등의 사업지에서 시공권을 따냈고, 정비사업에서도 서울/수도권 우량 사업지 중심의 수주로 총 9개의 사업지에서 3조7727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작년 수주 금액(2조9823억원) 대비 약 26% 증가한 성과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특징주] SK하이닉스, 자사주 미국 증시 상장 검토에 4%대 강세

SK하이닉스 주가가 10일 장 초반 강세다. 전날 자사주를 미국 증시에 상장을 검토한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7분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41%(2만5000원) 오른 59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답변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전날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자사주 2.4%(1740만7808주)를 활용해 미국예탁증권(ADR)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탁증권(DR·depository receipt)은 증권의 해외시장 유통을 위해 발행하는 대체증권이다. 미국에서 발행하면 ADR로 부른다.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ADR이 거래되면 마이크론 등 경쟁사 수준으로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페스카로, 상장 200% 넘게 급등

차량 통합보안 플랫폼 기업 페스카로가 코스닥 상장 첫날부터 강한 매수세를 타며 공모가 대비 두 배 이상 뛰어올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10분 기준 페스카로는 공모가(1만5500원) 대비 150% 이상 급등한 3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에는 4만5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한때 4만7000원까지 오르며 상승률 200%를 넘어서는 '따따블' 구간까지 터치했다. 페스카로는 자동차 전장 보안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차량 통합보안 플랫폼 업체다. 자동차 제어기(ECU) 단위 보안을 넘어 차량 전체 시스템과 운행 전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통합 보안체계를 구축한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상장 전 투자 수요도 뜨거웠다. 지난 1~2일 진행된 일반 청약에서는 약 30만건의 주문이 몰리며 경쟁률 1430.3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만 3조6000억원이 모였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17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고, 공모가는 희망 밴드 최상단인 1만5500원으로 확정됐다. 이를 기준으로 한 상장 시가총액은 약 1498억원 수준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넥슨 ‘아크 레이더스’ 흥행 날갯짓…글로벌 게임시장 선도

넥슨의 신규 지식재산권(IP)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가 출시 2주 만에 판매량 400만장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이례적인 초반 흥행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아크 레이더스'는 '신규 지식재산권(IP)', '유료 패키지', '장르'라는 3가지 허들을 넘고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이 게임은 대중성과 이용자 소통, 신속한 업데이트 등을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크 레이더스는 플레이어 대 환경(PvE)과 플레이어 간 대결(PvP)을 결합한 PvPvE 기반의 익스트랙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당초 이 게임은 무료가 아닌 유료 게임인 데다가 장르 특성상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2021년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첫 공개된 이후 독창적 아트 스타일과 세계관으로 기대감을 높여왔다.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치며 입소문을 탄 가운데, 정식 출시 직전 진행된 서버 슬램 테스트에서는 스팀 최고 동시접속자 19만명, 플레이 4위를 기록하며 흥행 조짐을 보였다. 출시 후에는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져 최고 동시접속자 70만명, 리뷰 20만 건 중 89%가 긍정 평가를 남기며 스팀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평점 사이트 오픈크리틱에서는 비평가 추천 지표 90%를 달성해 '마이티(Mighty)' 등급을 획득했다. 이용자 반응도 뜨겁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몰입감 높은 게임"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트위치 팔로워 1100만명 규모의 스트리머 Shroud가 “올해 최고의 게임"이라고 언급하는 등 화제성이 높다. 트위치에서도 매일 평균 약 10만명의 동시 시청자를 기록하며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아크 레이더스'는 적극적인 업데이트와 꾸준한 소통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게임은 출시 2주 만에 신규 맵 '스텔라 몬티스'를 포함한 대규모 업데이트 '노스 라인'을 선보였고, 기존 맵과 전혀 다른 분위기와 콘셉트로 호평받았다. 이번 달에는 신규 환경과 콘텐츠를 담은 '콜드 스냅'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개발사는 이용자와 소통하며 듀오 매치메이킹을 추가하고 상점 상품 가격을 인하하는 등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하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아크 레이더스'는 출시 2주 만에 '게임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TGA 2025 '최고의 멀티플레이어 게임(Best Multiplayer)' 후보에 올랐다. 한국 게임이 이 부문에 이름을 올린 것은 약 8년 만이며, 신규 IP 패키지 게임이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후보에 오른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넥슨의 퍼블리싱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넥슨은 개발팀과 스튜디오의 창의성을 존중하며 완성도를 우선하는 장기 개발과 자율성 중심의 접근을 유지해왔다. 그 결과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는 글로벌 평가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평점 90점을 기록하며 '머스트 플레이'(Must Play) 게임으로 인정받았다. 엠바크 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 역시 이런 기조 속에서 개발돼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넥슨은 이외에도 좀비 콘셉트의 '낙원: LAST PARADISE'와 한국 전통 요소를 담은 '우치: 더 웨이페어러' 등 새로운 IP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다. 넥슨은 신규 IP 발굴뿐 아니라 기존 IP를 재해석하며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넥슨 인기 IP를 기반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타이틀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메이플 키우기' 그리고 2024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마비노기 모바일'을 선보였다. 특히 '메이플 키우기'는 3주 넘게 국내 모바일 양대 마켓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대만과 싱가포르 앱스토어에서도 1위를 달성하고 북미 시장에서도 흥행 중이다. 넥슨 관계자는 “신규 IP와 기존 IP를 아우르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글로벌 퍼블리셔로서 존재감을 꾸준히 확대하고 나아가 K-게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이상일, “국회 상임위 통과 반도체특별법 매우 미흡”...반도체 산업 경쟁력 우려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10일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반도체특별법안)'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국가의 미래경쟁력과 직결된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기에는 여전히 미흡한 법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반도체특별법안과 관련,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언급하면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수년간 절박하게 요구해온 핵심 사안인 연구ㆍ개발 분야에 대한 '주 52시간제 예외'를 외면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입장문에서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 클러스터에 SK하이닉스가 투자 규모를 122조원에서 600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고 처인구 이동ㆍ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삼성전자 미래연구단지가 조성되는 기흥캠퍼스에는 20조원이 투자된다"며 “여기에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의 용인 투자 규모가 3조4000억원에 이르는 등 1000조원에 육박하는 투자계획이 잡혀 있는데 투자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첨단기술을 개발하도록 법적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기술의 연구ㆍ개발(R&D)에 달려 있다"며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반도체 기술 연구ㆍ개발 환경의 특성상 인재들이 집중력을 발휘해서 일할 수 있도록 주52시간제의 경직성을 탈피해서 유연근무를 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돼야 하는데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반도체특별법안은 가장 중요한 이것을 빼놓고 있는 것이어서 실망스럽다"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아울러 “세계 주요 국가들이 반도체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일에 집중하고 관련 기업들을 지원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회에서 의결권을 지닌 쪽은 국제사회 흐름엔 둔감하고 강성 노조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국회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으론 반도체 초격차를 유지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시장은 그러면서 “한국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하루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6일간 일하자는 소위 '996'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며 “국회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끝으로 “국회가 법안의 미흡한 점을 꼭 보완해서 특별법다운 특별법을 만들어야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처리될 때엔 연구ㆍ개발에 대한 '주 52시간제 예외'가 허용되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암초 만난 이지스운용 매각…당국 ‘정성적 평가’도 통과할까 [이슈+]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인수전의 승자로 중국계 사모펀드(PEF)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급부상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대주주 승인 가능성이나 중국자본 유입에 대한 여론의 반감정서 등이 맞물려 최종 성사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시각도 일어나고 있다. 설상가상 원매자 측이 매각 주간사에 대한 법적 공방 이슈까지 제기하면서 딜 완주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형국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힐하우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흥국생명과 한화생명 간 '보험사 2파전' 형국으로 전망됐다가 힐하우스가 본입찰 이후 돌연 인수가를 1조1000억원까지 제시하며 판세를 뒤집은 것으로 전해진다. 흥국생명이 본입찰에서 1조500억원을 제시하며 최고가를 적어냈음에도 이를 따돌리며 우협 지위를 따냈다. 그러나 한편에선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정성적 평가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당초 인수전에 힐하우스가 등판했다는 소식에 시장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이지스운용이 국민연금 등 공적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회사인 만큼 여러 부문에서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가 진행될 것이란 예상에서다. 힐하우스는 중국·미국·동남아 등 글로벌 LP가 섞여 있는 구조로 자금 출처나 건전성, 출자자 구성 파악, 지배구조 투명성이란 핵심 항목을 당국이 관리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중국계 자본이라는 이유만으로 당국이 적격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힐하우스 창업자 '장레이'의 이력상 중국계 자본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힐하우스는 지난 2023년 인수한 SK에코프라임에서 연간 순이익(160억원)의 네 배를 웃도는 670억원 가량의 배당을 수령해 '과도한 배당을 통한 현금 회수'라는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단기 차익을 노리는 외국계 PEF가 주인이 될 경우 수익 안정성보다 엑시트·배당에 쏠리는 구조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언론과 정치권에서 힐하우스를 '중화권 자본'으로 보는 시각에 따라 여론의 영향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연금 등 공적자금을 대량 위탁받는 이지스가 국부유출이나 안보, 부동산 주권 이슈가 정치권에서 쟁점화되면 금융위가 '정성 평가'에서 보수적으로 움직일 명분이 커질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PEF가 인수 후 단기 배당이나 재매각으로 '먹튀' 논란을 일으킨 전례가 있어 당국도 최근 재무나 출자구조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경영행태나 시장 영향 측면을 두루 고려하는 추세"라며 “정부도 금융주권 강화, 외국자본에 대한 적격성 심사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론에서의 중국자본에 대한 반감 혹은 당국이 승인 이후 겪을 수 있는 논란 등 당국입장에서도 불편한 포인트가 많다"며 “이지스가 서울 주요 오피스 빌딩이나개발사업 등 대형 딜에 깊숙이 들어가 있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정보 유출이나 소유구조에 미칠 영향을 당국이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입찰 절차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는 원매자로 인해 인수전이 소송전으로 치닫고 있어 완주에 상당한 마찰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흥국생명은 매각 주간사가 특정 후보 편의에 해당하는 기만·불법 행위를 일으켰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전날 흥국생명은 입장문을 내고 “매각주간사는 흥국생명에 소위 '프로그레시브 딜'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가 본입찰 이후 힐하우스에 인수 희망 가격을 본입찰 최고가 이상으로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며 “매도인에게 부여된 재량의 한계를 넘어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와 질서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시장에선 흥국생명의 법적 대응이 현실화할 경우 매각 일정 지연이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당국 심사 강도 상향 등 매각 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흥국생명이 가처분을 제기해 우협 선정 효력 정지를 요구하고 이를 법원이 인용한다면 매각 측 입장에선 우협과의 본계약(SPA) 체결이나 딜 클로징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어렵게 된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대주주 심사에서 흥국생명의 '불공정·불투명 매각'이라는 지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당국이 입찰 절차까지 판단하는 건 아니지만 공정성 논란과 소송이 발생한 사안은 정치권과 여론을 자극할 수 있어 심사에 보수적으로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송 리스크가 커질 경우 힐하우스도 클로징 시점까지 규제 및 평판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힐하우스의 리스크 가중으로 가격 조정 요구 등 현재 우협구조가 흔들리면, 매각 측도 가격보다 리스크가 덜한 투자자를 우선해 흥국생명·한화생명과 다시 협상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예상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리모델링, 건설업 대안 급부상…시공 1·2위 현대·삼성 ‘맞짱’

재건축 시장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암초를 만난 가운데 건설사들이 재건축과 비슷한 효과를 누리면서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한 새로운 정비사업 모델을 제시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기존의 노후단지를 주민들의 이주 없이 최신축 아파트의 스펙을 갖추는 '대수선 사업'의 사업명을 '뉴 하우스'로 명명했다. 현대건설은 입주 18년차를 맞는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를 대수선 사업의 첫 번째 단지로 선정한데 이어 대수선 사업의 정식 명칭을 '뉴 하우스'로 칭하고, 본격적으로 대수선 사업을 추진할 것을 천명했다. 이에 맞서 업계 1위 삼성물산도 기존 골조를 그대로 살리면서 4세대 최신축 아파트의 스펙을 갖춘 새로운 형태의 정비사업 모델인 '넥스트 리모델링' 사업을 공개했다. 현재 삼성물산은 반포 푸르지오와 서초 래미안 등 입주한지 20년이 되가는 2000년대 초반 입주 서울 강남 주요 단지와 업무 협업을 맺은 상태다. 올해 6월 현대건설이 대수선 사업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를 첫 번째 사업 추진 단지로 선정하자, 9월 삼성물산이 넥스트 리모델링 사업 모델을 공개하고 12개 단지와 업무 협업을 맺었고, 또 다시 현대건설이 지난달 기존의 대수선 사업명을 '뉴 하우스'로 바꾸면서 업계 1위와 2위 건설사 간에 '패스트트랙 정비사업' 시장 진출을 놓고 교두보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이처럼 유수 대형 건설사가 패스트트랙 정비사업 시장 개척에 뛰어든 것은 기존의 재건축 사업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 때문이다. 기존 재건축 사업은 시행자인 조합 내부에서 조합원간 사업 추진 방향을 놓고 사업이 산으로 가기 일쑤였다. 정비 구역 지정, 조합 설립 인가 등 각종 행정 절차 등을 통과하는데만 수십년의 세월이 걸린다. 여기에 정부가 10·15 대책을 통해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이주비·중도금 대출 규제 강화 등 재건축 규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재건축 시장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이에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행정 절차가 간소해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기존 노후 단지의 골조를 그대로 유지해 주민 이주 없이 공사를 수행하는 패스트트랙 리모델링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사업 모델이 될 먹거리가 풍부해진 점도 건설사들의 구미를 당기는 점이다. 2000년대 초반에 입주해 입주 20년차를 넘긴 노후단지 뿐만 아니라 2000년대 후반에 입주한 반포와 잠실의 1차 재건축 단지들도 어느새 입주 20년을 바라보고 있다. 2009년에 입주한 반포동의 래미안 퍼스티지(반포주공 2단지 재건축)과 반포자이(반포주공 3단지 재건축)을 비롯해 2006~2008년 사이에 나란히 입주한 잠실 엘스(잠실주공 1단지 재건축), 리센츠(잠실주공 2단지 재건축), 트리지움(잠실주공 3단지 재건축), 레이크팰리스(잠실주공 4단지 재건축), 파크리오(잠실시영 재건축) 등이 몇 년 후면 입주 20년차 단지가 된다. 이들 단지들은 모두 3000세대에서 7000세대에 달할 정도로 대단지 아파트다. 2000년대에 이미 한 번 재건축을 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현재 4세대 초신축 아파트의 스펙은 갖추지 못한 곳들이다. 갈수록 신축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2차 재건축 수요'가 주민들 사이에 높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렇지만 이미 재건축을 통해 지어진 만큼, 건물 자체는 튼튼하기도 하고 용적률도 높아 재건축 시 사업성이 떨어져 현실적으로 재건축 추진이 어렵다. 따라서 이들 반포와 잠실의 대형 재건축 단지 주민들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정비사업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뉴 하우스와 넥스트 리모델링의 차기 후보군이 풍부해진 상황에서 삼성물산은 2년내 완공이 가능한 빠른 사업추진 속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건설은 주민들의 분담금을 낮추고, 첫 번째 사업 시행 단지가 결정되는 등 사업이 좀 더 구체화 됐다는 점에서 각기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넥스트 리모델링은 공기를 2년 내로 단축할 수 있고, 골조를 제외한 모든 것을 최신축 아파트의 스펙에 맞춰 새로 시공하는 만큼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어떤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사업지보다 높을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뉴 하우스 사업은 기존의 용적률을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입주민들의 분담금을 1억원 내외로 낮춰 경제적"이라며 “이미 1차 시행 단지로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가 선정돼 현실적으로도 더 빠르게 1호 사업 모델이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1인가구 첫 800만가구 돌파…전체 36% ‘역대 최대’

1인가구가 처음으로 800만가구를 넘어서며 전체 가구 중 비중도 36%로 역대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 통계로 보는 1인가구' 자료를 보면 작년 1인가구는 804만5000가구로 집계됐다. 2021년 716만6000명으로 700만명대에 올라선 이래 3년 만에 800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1%로 전년보다 0.6%포인트(p) 상승해 역대 가장 높았다. 2019년 30%, 2023년 35%를 넘은 데 이어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청년층의 결혼 감소와 고령화 시대 사별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연령대별로 70세 이상이 19.8%로 가장 많았고, 이어 29세 이하(17.8%), 60대(17.6%), 30대(17.4%) 순이었다. 고령화 영향으로 70세 이상 비중이 2년 연속 29세 이하를 앞섰다.성별로 보면 남성은 30대(21.8%)에서 여성은 70세 이상(29.0%)에서 가장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39.9%로 가장 높고 이어 대전(39.8%), 강원(39.4%), 충북(39.1%) 순이다. 거주 형태는 단독주택이 39.0%로 가장 많고, 아파트가 35.9%로 뒤를 이었다.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53.9%)이 아파트에 사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주택 소유율은 32.0%로 전체 가구(56.9%)보다 훨씬 낮지만 지난 2016년 이후 매년 상승하며 격차를 줄이는 추세다. 경제 여건에서 소득·자산·부채 모두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1인가구의 연간 소득은 3423만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전체 가구 소득(7427만원)의 46.1% 수준이다. 소득 구간별로는 전체 1인 가구의 53.6%가 연 소득 3000만원 미만이었다. 1000만∼3000만원 미만이 42.9%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00만∼5000만원 미만(25.9%), 5000만∼7000만원 미만(12.2%) 순이었다. 1인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68만9000원으로 전체 가구(평균 가구원 수 2.25명)의 58.4% 수준이었다. 올해 1인가구 자산은 2억2302만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전체 가구(5억6678만원)의 39.3% 수준이다. 1인가구의 부채는 4019만원으로 0.2% 증가해 전체 가구(9534만원)의 42.2% 수준으로 집계됐다. 일하는 1인가구는 510만가구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42만6000가구 늘면서 처음으로 500만가구를 넘어섰다. 연령대별로는 50∼64세가 26.2%로 가장 많았고, 30대(24.4%), 15∼29세(18.6%) 순이었다. 사회·정서적 측면에서는 외로움과 관계 만족도에서 더 취약했다. 몸이 아플 때(68.9%), 돈이 필요할 때(45.6%), 우울할 때(73.5%)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답한 비중은 모두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평소 자주 또는 가끔 외롭다'는 응답은 48.9%로 전체(38.2%)보다 10%p 넘게 높았다. 인간관계 만족도는 51.1%로 역시 전체 가구(55.5%)보다 낮았고, 불만족 비중(7.0%)은 2.1%p 높았다. 경제·복지적 측면에서도 취약성이 두드러졌다 63.3%는 노후생활비를 본인이나 배우자 부담으로 마련하고 있다. 2년 전보다 7.6%p 증가한 수치다. 정부 및 사회단체 도움을 통한 노후 대비는 24.5%로 전체 인구(10.0%)의 두배 수준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은 1인가구는 139만7000가구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전체 수급 가구 중 1인가구는 74.2%였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경과원, ‘딥테크 스타트업’ 해외진출 해법 담은 정책보고서 공개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은 10일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도내 딥테크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한 '경기도 딥테크 스타트업 해외진출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경과원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AI·바이오·양자·우주 등 미래 산업을 선도할 딥테크 분야가 국가 성장과 산업 구조 전환의 핵심으로 부상함에 따라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체계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보고서는 제조업 중심 성장모델의 한계,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술 패권 경쟁 심화 등을 주요 배경으로 제시하며 딥테크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목표로 성장할 필요성을 강조해 정책적 관점을 재정립했다. 딥테크는 특정 분야의 기술 중에서도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전문 기술을 뜻하며 대표적 사례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있다. 연구 결과를 보면 딥테크 스타트업은 대규모 R&D, 긴 상용화 기간, 국내 시장 한계 등 구조적 특성상 글로벌 시장 진출이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경기도가 전국에서 기술창업이 가장 활발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스케일업 성과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지적해, 지역 특성에 맞는 체계적 지원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또한 해외 자본·인력 네트워크 취약, 글로벌 개방성 부족 등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공통적으로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딥테크 산업 성장에 필요한 조건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경기도 딥테크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지원사업의 양적 확대와 지속가능성 확보 △업종별 특화 액셀러레이팅 강화 △민간 액셀러레이터와의 협력 구조 혁신 △해외 실증(PoC) 기반 후속지원 체계 구축 등을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또한 경기도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 해외 협력 파트너십, 프로그램 자원을 연계해 도내 딥테크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경과원은 보고서 발간 직후 정책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이날 내부 세미나를 열고 연구진 발표와 함께 서울시·인천시 사례를 공유해 지역 간 협력 모델을 모색했다. 경과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한 내용을 토대로 딥테크 분야 중심의 글로벌 진출 지원정책을 구체화하고, 해외 실증 기회 확대 및 민간 중심의 혁신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현창하 경과원 미래신산업부문 상임이사는 “딥테크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은 생존 전략"이라며 “경기도가 AI·바이오 등 미래 전략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실효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과원은 매년 산업·경제·신기술 분야의 주요 이슈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간해 정책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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