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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고기·생선·쌀값 모두 올라…설 성수품 ‘40% 할인’ 내일까지

먹거리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오는 16일까지 설 성수품 등을 대상으로 40% 할인 지원을 한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정보에 따르면 사과는 후지 상품 10개 평균 소매가격이 지난 13일 기준 2만8582원으로 지난해나 평년보다 3% 이상 비싸다. 사과는 생산량이 감소해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특히 선물용 큰 사과의 가격 상승률이 높다. 딸기는 100g(상품) 가격이 1987원으로 작년보다 7.6% 비싸고 평년보다는 20.9% 높다. 감귤은 10개에 4562원으로 작년보다 30.5% 싸지만, 평년보다는 10.1% 비싸다. 다만 설에 수요가 많은 배는 신고 상품 10개에 3만5089원으로 작년보다 27.7% 내렸다. 고환율 영향을 받는 수입 과일도 올랐다. 망고는 1개(상품) 5874원으로 작년보다 35.2% 비싸고 평년보다 13.4% 높다. 오렌지는 10개(상품) 2만4448원으로 지난해보다 16.7% 올랐으며 평년 대비 43.7% 비싸다. 파인애플, 바나나도 상승했다. 정부가 망고와 파인애플, 바나나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관세를 5%로 낮추기로 했지만, 가격은 아직 높다. 설에 떡국이나 떡 등 수요가 많은 쌀은 20㎏에 6만2537원으로 작년이나 평년보다 14% 이상 높다. 축산물과 수산물도 비싸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축산물은 작년 동기 대비 4.1% 올랐으며 수산물은 5.9% 뛰었다. 이는 전체 물가 상승률(2.0%)의 2∼3배 수준이다. 한우는 지난해보다 사육 마릿수가 감소한 가운데 갈비는 1+등급 100g이 7377원으로 작년보다 11.7% 상승했다. 다만 정부가 설 성수기 할인을 지원하는 등심은 1+ 등급 100g 가격이 1만290원으로 12% 하락했다. 돼지고기는 삼겹살이 100g당 2600원대로 작년보다 4% 비싸며 목살과 갈비, 앞다리 가격도 모두 올랐다. 수입 소고기도 고환율 여파로 가격이 강세다. 미국산 갈비살(냉장)은 100g당 4905원으로 5% 올랐다. 미국산 척아이롤(냉장)은 100g당 3921원으로 작년보다 32.5% 상승했다. 호주산 척아이롤(냉장)은 4024원으로 25.4% 비싸다. 닭고기도 소폭 올랐으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한 영향으로 계란은 특란 한 판(30구)이 6천921원으로 5.7% 비싸다. 수산물 중 '국민 생선' 고등어는 국산 염장 중품 한 손 가격이 6000원이 넘어 평년보다 50% 이상 비싸다. 수입산 염장 상품 한 손은 1만원이 넘는데 평년보다 30% 넘게 높다. 갈치는 국산 냉장(대)은 한 마리 1만5000원 수준으로 작년보다 4%가량 싸지만 국산 냉동(대)은 1만원대로 작년이나 평년보다 10% 넘게 비싸다. 다만 참조기는 한 마리(중) 기준 1700원대로 작년보다 10% 이상 하락했다. 정부는 설 명절 소비자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달 29일부터 오는 16일까지 대형마트와 중소형마트, 친환경매장, 로컬푸드 직매장, 온라인몰, 전통시장 등에서 설 성수품과 대체 소비 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40% 할인을 지원한다. 할인 품목은 쌀, 배추, 무, 배, 감귤, 포도, 시금치,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등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수익률이 벌써 82%”…이달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한국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는 가운데, 이달 어떤 종목이 가장 많이 올랐는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3일 한때 5583.74까지 올라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5507.01에 장을 마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3일 유가증권시장 전체 종목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SGC에너지(81.88%)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위는 우진플라임(71.29%), 한화솔루션(66.00%), 한전산업(56.09%), 현대지에프홀딩스(55.49%)가 차지했다. SGC에너지를 비롯해 한화솔루션, 한전산업 등 상위 5위권 내 종목 중 3개가 전력주로 분류된다. 상승률이 여섯번째로 높았던 HD현대에너지솔루션(53.30%) 역시 전력 관련 종목이다. 전력주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 국면에서 실적 개선 기대가 부각되며 불장에서도 독보적인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력주 다음으로는 건설주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같은 기간 동부건설은 47.60%, 대우건설은 46.88% 오르며 7,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업황 개선에 원전 수요 확대 기대가 겹치면서 매수세가 쏠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한화솔루션, S-Oil, 효성티앤씨, 롯데정밀화학, 금호석유화학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지목했다. 건설주의 경우 현대건설이 업종 최선호주로 꼽혔고 GS건설, DL이앤씨는 단기적으로 실적·밸류에이션 등이 상향될 것으로 예측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 금·은값 시세 회복하는데…“귀금속 대신 ‘이것’ 뜬다”

국제 금·은값 시세가 최근 급락 이후 반등할 조짐을 보이지만 오히려 비철금속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슈퍼 사이클의 서막, 시작된 원자재 내 순환매'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종가기준 지난달 29일 온스당 5354.8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차기 연준의장 지명 소식이 전해지자 금 시세는 지난달 30일 11.39% 폭락해 40여 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지난 2일에는 4600달러선까지 밀렸다. 그럼에도 금값은 그 이후부터 등락을 거듭하며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13일엔 5046.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국제 은 시세는 더 큰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달 23일 기록된 역대 최고가인 온스당 115.50달러에서 30일 78.53달러로 32% 폭락한 이후 지난 11일 83.92달러까지 회복했지만 다음 날 75.68달러로 하락하는 등 숨고르기 양상에 다시 들어갔다. 최 연구원은 워시의 차기 연준의장 지명과 관련한 시장의 우려에 대해 “긴축 우려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미 국제 금 시세는 조정 이후 반등을 시도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최 연구원은 귀금속 가격이 쉽게 안정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비철금속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론적으로 원자재는 유동성이 발생할시 '귀금속→비철금속→에너지→농산물' 순으로 시차를 두고 상승한다"면서 “2019~2021년 유동성 파티 때도 선두에 섰던 귀금속이 2020년 8월 들어 조정을 받자 비철금속이 바통을 넘겨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귀금속에 머물러 있는 유동성이 비철금속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상품도 있다. 바로 철근, 원료탄과 함께 건설경기를 대변하는 아연"이라면서 중국 부동산 경기 붕괴로 수요가 취약한데도 아연 가격이 반등 중인 건 유동성 유입의 증거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차전지향 수요 기대로 2020~2021년 리튬 버블이 발생했을 때처럼 1대당 4~8kg에 그치는 휴머노이드향 구리 수요가 시장에서 확대 해석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 연구원은 “2024년 2월부터 유동성을 선반영해온 귀금속은 이미 조정을 보여줬다. 2020년 8월 때처럼 상승 속도가 둔화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면서 “귀금속에서 비철금속으로 넘어가는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시작된 것이고 그런 점에서 귀금속 비중 추가 확대보다는 비철금속을 적극 늘릴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단독]‘청렴 4년 연속 1등급’ 보성군, 현장은 달랐다…반복된 위법 의혹에 ‘행정 신뢰’도 추락

보성=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보성군이 2100여 평 산림 무단 훼손과 허가 외 골재 채취·판매 의혹을 받는 업자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골재채취 현장에 상시 근무해야 할 기술인력의 '자격증 대여' 의혹까지 제기됐다. 단순 행정 미숙을 넘어 형사처벌 대상 사안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15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보성군은 2023년 4월 S사에 대해 노동면 대련리 일원 8필지 5만2443㎡ 규모의 육상골재채취를 2025년 10월 30일까지 허가했고, 지난해 11월에는 2년 연장을 승인했다. 최초 허가 당시 군은 기술인력 4대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해 등록 기준을 충족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군은 연장 허가 과정에서 해당 인력이 실제 상시 근무자인지, 급여가 정상적으로 지급됐는지에 대한 실질적 검증 없이 연장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군이 S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술인력으로 등록된 인원에게는 3년간 정기 급여가 지급되지 않았고, 일부는 1년에 한 차례만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이 전혀 없던 사례도 있었다. 실제 근무 없이 명의만 유지된 구조라면 이는 자격증 대여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 골재채취업 등록 기준은 기술인력을 상시 고용·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허가 당시 4대보험 가입은 형식 요건일 뿐, 이후 상시 근무 여부가 본질"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문제는 허가 이후의 관리·감독이라는 것이다. 자격증 대여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국가기술자격법 위반에 해당된다. 해당 법은 국가기술자격증을 대여받은 기업이나 개인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으며, 대리인을 통해 대여가 이뤄진 경우에도 동일한 처벌을 명시하고 있다. 자격증 대여는 단순 편법을 넘어 건설·전기공사 부실과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관련 적발 건수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터넷상에서는 대여 광고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S사는 이미 △2100여 평 산림 무단 훼손 △허가 외 지역 골재 채취·판매 △군유지 도로에 폐아스콘 무단 포설 등 복수의 위법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군은 불법 골재 채취·판매 정황을 인지하고도 6개월간 조사 후 산림훼손 혐의만 송치해 범죄수익 특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기술인력 자격 유지마저 형식적이었다는 정황이 더해지면서, 허가 유지의 적정성은 물론 군의 사후 점검 의무 이행 여부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보성군은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4년 연속 1등급을 유지해 온 지자체다. 반복된 위법 의혹과 형식적 관리 정황이 사실로 굳어질 경우, 청렴도 평가가 보여준 행정 신뢰도와 실제 현장 감독 사이의 괴리가 드러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행정 전문가는 “자격증이 현장에 실제 투입되지 않았다면 이는 명백한 대여 행위로 볼 수 있다"며 “허가권자의 사후 점검 의무도 함께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보성군은 기술인력 급여 지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업자 측에 월급 지급 내역 자료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기술인력으로 등록된 사람들의 급여 지급 내역을 요청해 확인했다"며 “제출된 자료를 보면 1년에 한 번 지급된 경우도 있고,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업무가 상시적으로 계속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할 때 협의를 통해 인력을 활용하는 구조로 알고 있다"며 “기술인력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이런 방식으로 지급해온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보성군은 정기 급여 미지급이 자격증 대여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형사고발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참조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서울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시 유의사항은

수도권에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 중인 가운데, 서울 지역의 대기질이 더욱 악화되면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자주 발령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최근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5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 시간당 평균 농도가 75㎍/㎥ 이상 2시간 지속되면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한다. 고농도 초미세먼지 현상은 대기 정체로 축적된 국내 미세먼지에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 유입됨에 따라 발생한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난 12일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초과될 것으로 예보돼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이에 25개 부구청장은 이달 13일 이행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해 주요 조치 사항을 논의했다. 회의 결과에 따라 1~3종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 운영시간과 터파기 공사가 진행 중인 건설공사장 552개소 공사 시간을 단축 조치했다. 노후 건설기계 사용 제한과 도로 청소 강화 방안도 시행됐다. 특히 서울시 행정·공공기관의 공용차량과 소속 임직원 차량을 대상으로 공공 2부제를 의무시행한다. 공공2부제는 시행일이 홀수(짝수)일 경우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짝수)인 차량만 운행을 허용하는 제도다. 시는 호흡기·심혈관 질환자, 노약자, 어린이 등은 외출을 자제하고 실외 활동 시 보건용 마스크 착용을 당부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美데이터센터 붐에 철근 수출 상승세…고부가 전환 ‘꿈틀’

철근과 형강(빔) 같은 건축용 철강소재가 관세 장벽이 드높은 미국 시장에서 수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인 50% 관세 적용에도 불구하고 국내 철강소재의 가격 경쟁력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미국 현지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의 진행에 따른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수 침체와 공급 과잉으로 가격 손익분기점인 톤당 70만원선을 지키기 어려운 국내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철강업계는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5일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철강제품 무역수지는 약 3600만달러(520억원)를 기록했다. 2012년부터 2024년까지 줄곧 무역수지 적자를 낸 뒤 처음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수출이 약 8541만달러로 224% 증가한 반면, 수입은 4942만달러로 58% 감소한 것이다. 중량 기준으로 봐도 수출은 15만5156만톤으로 295% 늘었고, 수입은 10만3659톤으로 53% 줄었다. 수출 증가의 상당 부분은 미국에서 나왔다. 미국으로 보낸 물량은 4736만달러로 전체 수출 금액의 55.5%를 차지했고, 전년 대비 1993% 늘었다. 같은 기간에 형강은 38.5% 많은 1억3492만달러를 수출했고, 중량 기준으로는 17만2413톤으로 67.2% 크게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관세 50% 장벽 영향을 받고 있는 철강 제품 상황과 크게 대조된다. 지난해 대미 철강제품 수출은 35억6425만달러로 18.0% 줄었다. 주력상품으로 꼽히는 차량용 강판이 부진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철근 같은 건축용 재료는 관세를 물리더라도 수입재가 더 저렴하다는 미국 시장의 판단이 깔려 수출 물량이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철근과 H형강의 톤당 평균 대미 수출가격은 각각 522달러(75만원), 756달러(109만원)로 집계됐다. 50% 관세율을 단순 적용하면 철근은 톤당 780달러, H형강은 1130달러다. 미국 철강업계가 현지에 유통하는 철근 가격은 톤당 900달러가량, 형강은 1100만달러 내외로 알려져 있다. 철근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산 가격이 더 낮고 형강은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같은 가격 변화는 가격 미국 내에서 AI 데이터센터와 관련 인프라 구축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과 맞물리고 있다. 미국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전세계 AI 산업을 이끌고 있어 AI 필수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대규모로 건설하고 있다. 시설당 규모가 큰 데다 대용량 서버의 무게를 버티고 천재지변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고난도 설비라 일반 오피스 건물보다 더 많은 강재를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초 본격 가동할 예정인 위스콘신주 페어워터 AI 데이터센터는 건설 과정에서 약 2650만파운드(1만2020톤)의 철강재를 사용됐다. 철근과 형강이 필수인 데이터센터 건설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부동산 서비스 기업 JLL은 지난달 '2026년 글로벌 데이터 센터 전망' 자료를 통해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규모가 2025년 약 49GW에서 2030년 109GW 규모로 연평균 17%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증가폭 약 100GW 중 60%가량을 차지한다. 국내 철강사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해 전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철근 가격이 저가 수입재 공급 과잉과 내수 침체의 영향으로 톤당 60만~70만원대 수준에 머무른지 오래다. 해외 건설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 철강 소재를 요구하는 데이터센터를 향한 공급 실적을 쌓을 수 있어 시장 입지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으로 현대제철은 아마존이 울산에서 진행 중인 국내 첫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저탄소제품 인증을 획득한 H형강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나아가 지난해 7월 양사 간 전략적 프레임워크 협약(SFA)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에서 진행되고 있는 AWS 글로벌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에 현대제철의 탄소저감 철강재를 적용할 계기를 마련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신간도서 출간] 내 삶 돌아보기···‘공리주의: 행복 철학’·‘나를 지탱해주는 언어’

'공리주의'는 '자유론'과 더불어 존 스튜어트 밀의 대표작으로 인정받는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칸트의 '윤리형이상학 정초' 등과 함께 최고의 도덕철학 저서로 손꼽히기도 한다. 책의 요지는 간단하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공리주의 철학의 옹호자로서 밀은 이 책에서 공리주의의 핵심을 간추려 요약한다. 더불어 공리주의에 가해지는 반론에 반박한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공리주의 사상가 제레미 벤담과는 다른, 밀만의 고유한 공리주의 사상의 궤적이 드러난다. 신간 1장은 본격적인 논의를 위한 밑 작업의 역할을 한다. 밀은 정의와 불의가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기준에 대한 도덕철학의 논쟁이 오래도록 계속됐으나 이 논쟁이 해결될 기미가 없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도덕이 선험적으로 명백하고 생득적 능력에 귀속된다고 주장하는 직관주의와 도덕이 관찰과 경험에 기반한 공리성의 원리에 기반한다는 공리주의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한다. 2장에서는 공리주의에 제기되는 여러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만족한 돼지보다도 불만을 가진 인간이 더 낫고, 만족한 바보보다도 불만을 가진 소크라테스가 더 낫다"라는 유명한 격언은 여기서 나온다. 3장에서는 도덕적 행위의 동기 문제가 다뤄진다. 도덕에는 사회제도나 타인에게서 받는 외적 강제력과 양심의 압력과 같은 내적 강제력이 있는데, 밀은 도덕의 궁극적 강제력이 인간의 양심에 내재한다고 본다. 다만 선천적으로 양심을 타고났다고 해서 아무런 계발이 필요 없다고 보지는 않는다. 4장에서는 공리성의 원리이자 도덕의 유일한 목표인 행복에 관한 설명이 이어진다. 밀은 “행복이 목적으로서 바람직하고, 유일하게 바람직한 목적이며, 그 밖의 다른 모든 것은 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5장에는 정의와 공리의 관계에 대한 논증이 나온다. 밀은 공리가 정의와 상충한다는 비판에 반박하며 정의란 무엇인지, 정의 감정의 심리적 기원은 무엇인지를 논한다.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공리주의와 정의가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밝힌다. 문예출판사에서 펴내는 '공리주의'는 우리 사회에 비판적 경종을 울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박홍규 역자가 번역했다. 역자는 이 책에 '행복 철학'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원서에는 없는 부제를 단 이유가 있다. 공리주의는 어떤 행위가 인간에게 행복을 주면 그 행동이 옳다고 간주하고, 모든 행위는 행복을 증대하고 고통을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그 핵심 원칙으로 삼는다. '공리주의'라는 다소 딱딱한 이름은 이 근본 원칙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 '행복 철학'은 공리주의가 무엇을 위한 철학인지를 직관적으로 밝히는 데 도움을 준다. 제목 : 공리주의: 행복 철학 -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살아가게 하는가 저자 : 존 스튜어트 밀 번역 : 박홍규 발행처 : 문예출판사 “제대로 이해하기 시작하면, 그 감정은 더 이상 두려운 적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떠올리면 한없이 약해지고 아파지는 기억이 있다. 우리에게는 살아내야 하는 내일이 있기에 애써 덮어두고 일상을 견딘다. 제때 인정받고 애도 받지 못한 마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문을 닫고, 그 고인 감정은 반드시 다른 방식으로 삶을 흔든다. 아무리 괴롭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은 채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 고통스러운 감정들이 방치된, 바로 그곳에서부터 회복의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책은 지금 회복의 언어를 찾고 있는 당신에게, 괴로운 감정을 외면하고 있는 당신에게, 이유 없이 반복되는 흔들림 앞에서 지친 당신에게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건네준다. 아나운서이자 심리상담사로 활동 중인 작가는 상담실에서 만난 내담자들의 경험과 자신의 고통스러웠던 과거를 솔직하게 꺼내 보인다. 우리가 느끼는 괴로운 감정들에 새로운 언어로 이름을 붙인다. 그녀가 자신과 타인의 아픔을 마주하며 알아낸 중요한 사실은 우리의 마음은 감정을 마주 볼 용기가 남아있는 한 언제나 회복으로 나아갈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감정은 통제하거나 숨겨야 할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 감각되고 해독돼야 하는 우리 안의 외침이다. 이 책은 우리가 외면해 온 감정의 뿌리를 깊이 있게 분석하며, 그 감정을 마주 보고 포용하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진정한 치유의 길을 열어준다. 아픈 기억과 고통스러운 감정을 인정하는 일은 약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더 이상 자신을 무너진 곳에 남겨두지 않겠다는 용기다. 제목 : 나를 지탱해주는 언어 저자 : 유세진 발행처 : 사유와공감 여헌우 기자 yes@ekn.kr

“위는 막혔고 아래는 아직”…단기 방향성은 원화 강세 우위 [포스트 설 예보-➀환율]

설 연휴를 마치면 자본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글로벌 외환 시장의 변동성과 미국 증시의 향방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방산과 반도체 등 주도 섹터의 탄력 유지 여부와 이차전지, 자동차, 에너지·화학 등 주요 산업군이 맞이할 단기 국면을 집중 분석해 연휴 이후의 투자 지도를 그려본다. [편집자주] 연휴 이후 원·달러 환율(달러값)은 일본 엔화 흐름과 달러 수급에 따라 방향이 갈릴 전망이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가 커진 가운데, 엔화 강세가 이어질 경우 달러값은 점진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내국인 해외투자와 외국인 자금 유입 속도에 따라 상승 압력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값은 전 거래일보다 4.7원 높은 1444.9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달러값은 지난해 12월 24일 1483.4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외환당국이 강도 높은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단기 급등세는 진정됐다. 1월 한때 1430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1470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최근 1440~145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흐름을 추가 상승보다 '점진적인 오버슈팅 해소' 국면으로 보고 있다. 엔화 강세 동조와 트럼프 정책 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 역내 달러 수급 개선이 달러값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휴 이후 달러값 향방을 가늠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히는 것은 일본 엔화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엔화와 원화의 움직임은 사실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달러·엔과 달러·원 환율의 상관계수가 0.95 수준에 달했다. 이 같은 동조화의 첫 번째 배경은 '프록시(proxy)' 관계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핵심 통화로 인식한다. 반면 원화는 상대적으로 거래 규모가 작다. 이 때문에 글로벌 투자자는 아시아 통화 전반에 대한 전망을 반영할 때 엔화를 기준으로 삼고, 원화를 엔화의 대리 통화처럼 거래하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 이유는 한국과 일본이 모두 '대미(對美) 투자 확대'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약 3500억달러,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가 예정돼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이나 투자 재검토 가능성이 부각되면 두 나라 모두 환율 이슈에 동시에 노출된다. 특히 미국의 무역·통상 압박이 거세질수록 엔화와 원화가 같은 방향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엔화값(엔·달러 환율)은 이달 초순 157엔까지 올랐지만, 점차 하락해 13일 153엔 안팎을 기록했다.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가 총리직에 오른 뒤 재정 확대 기조를 펴며 엔화는 약세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9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한 뒤 일본 엔화는 강세로 반전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엔화 강세 요인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 일본 재무당국의 공조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시장에 남아 있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의 조기 금리 인상 기대도 엔화에 힘을 싣고 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원화 역시 동반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선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친 것이 달러값이 더 오르지 않도록 막는 요인이다. 지난해 말 외횐당국은 고강도 구두개입과 국민연금 환헤지 등 환율 안정을 위한 각종 조치를 내놨다. 그럼에도 최근 달러값은 1997년 외환위기(1962원)와 2008년 금융위기(1570원)을 제외하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례적인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경제지표나 내외금리차 등 전통적인 매크로 변수보다 정책과 수급 영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경상수지는 123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내국인 해외투자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국인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경상수지의 약 93%에 달해 경상수지 흑자발 원화 강세 압력이 상당 부분 상쇄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연초 이후 코스피의 수익률이 글로벌 주식시장 1위인 점 등을 이유로 달러 수급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단기 수익률 개선과 풍부한 유동성, 정부의 세제 인센티브가 국내 시장으로 자금 이동 속도를 높일 수 있어 작년보다 내국인 해외투자로 인한 환율 상승 압력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지역별 전기요금제, 수도권·비수도권 나눠 산업용에 반영 유력

지역별전기요금제 도입이 본격 추진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산업용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에 기업 이전을 유도해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지만 전국 단일 전력망 체계에서 요금 원가를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1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현재 흐름상 가정용까지 세분화하기보다는 정치적 부담이 큰 주택용 요금은 건드리지 않고 산업용을 중심으로 수도권과 그 외 지역을 구분하는 2분 구조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세부 권역을 촘촘히 나눌 경우 원가 산정의 복잡성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원가는 기본적으로 발전소의 전기 생산 비용을 반영한 전력도매가격(SMP, 계통한계가격)을 토대로 한다. 여기에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소비지로 전달하는 비용인 송·배전망 비용 등이 더해져 최종 소매요금이 결정된다. 결국 지역별 요금 차이는 발전원가와 송배전비용을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송배전비용 측면에서 보면 지역별 전력생산량과 소비량이 다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2024 지역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실제 발전량 대비 소비량을 보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지역의 전력생산량은 14만957기가와트(GWh)로 소비량 21만5407GWh보다 7만4450GWh 적다. 즉 수도권은 다른 지역에서 전기를 7만4450GWh만큼 사와야 한다는 의미다. 발전비용을 따져봐도 수도권에 비싼 발전설비들이 많다. 전력거래소의 2024년도 발전설비현황 자료를 참고하면 수도권을 제외한 강원·충청·호남·영남권의 발전설비를 모두 합산하면 원전 24.6GW, 석탄 34.8GW, LNG 18.6GW, 재생에너지 29.9GW로 집계된다. 원전과 석탄 등 대규모 기저발전 설비가 대부분 지방에 집중돼 있는 구조다. 반면 수도권은 원전 설비가 전혀 없고 LNG 27.2GW, 석탄 5.08GW, 재생 3.3GW 수준에 그친다. 발전설비 용량 기준으로 보면 수도권은 발전단가가 비싼 LNG 중심의 발전 구조를 갖고 있는 반면, 수도권 외 지역은 비교적 저렴한 원전·석탄 발전설비가 고르게 분포돼 있다. 재생에너지는 발전단가가 LNG와 비슷하지만 그 양이 아직 많지 않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각 발전원별 정산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원전은 79.0원, 석탄은 137.9원, LNG는 158.2원이다. 태양광은 kWh당 120.3원이나 이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은 제외돼 REC 가격을 포함하면 태양광도 LNG와 가격이 비슷하게 나올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처럼 발전소가 밀집한 지방에서 생산된 전력이 대동맥처럼 구축된 송전망을 통해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구조다. 우리나라 전력망은 제주를 제외하면 한국전력 한 곳이 운영하는 사실상 단일 생활권 전력시장이다. 미국처럼 지역별로 독립적 계통운영기구(RTO/ISO)가 존재하고 지역한계가격(LMP)을 통해 변전소 지점별로 나눠 '노드'별로 송배전비용 등을 정산하는 구조와는 다르다. 미국은 1990년대부터 송전망 사업을 시장에 개방하고 수십년에 걸쳐 지역별로 전기요금 차이를 좁히기 위해 시장 개편을 추진했다. 미국은 땅이 워낙 넓어 지역별로 전기요금 차이가 심했고 이를 좁히기 위해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실시했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미국도 합리적인 원가를 기반으로 지역별 요금체계를 정착시키는 데 수십 년이 걸렸다"며 “우리처럼 국토가 좁고 전력망이 긴밀히 연결된 구조에서는 세분화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도입하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단순화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균형성장 취지에 따라 발전시설 인근 지역의 송전비용 차이를 반영해 지방기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설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반 국민에게까지 적용할지는 아직 검토 대상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기 공급시설과 가까운 곳에 기업이 있을 경우 전기요금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공론화를 거쳐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도입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의 초점은 수도권에 기업이 과도하게 몰리는 현상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며 “저렴한 전기요금을 계기로 기업이 지역으로 이동한다면 국가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정책 결정의 핵심이다. 일반 국민까지 적용할지, 기업 중심으로 설계할지 등 여러 갈래가 있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국 쟁점은 전국 단일계통에서 발전원가와 송배전비용을 어느 수준까지 지역별로 분리해 반영할 수 있느냐와 실제 도입된 요금제가 기업의 지방 이전을 유도할 만큼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느냐에 있다. 정부가 산업용 중심의 2분 구조로 정책을 시작하더라도 향후 전력시장 구조개편과 연계해 산업용을 넘어 가정용까지 확대하거나 권역을 추가로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지정학] 일본 보수 정치 부상…한미일 에너지 안보 공조 확대되나

자민당 내 강경 보수 노선을 대표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최근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는 등 정치적 존재감을 높이면서 일본 내에서 에너지 안보와 군사·기술 협력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꾸준히 안보와 원전 중심 에너지 정책을 중시해 온 대표적 정치인인 만큼 한미일 에너지 협력도 강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미 한국와 미국에서 한 차례 씩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 관세협상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일 간 '경제안보 협력'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불안,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에너지 수요 폭증, 중동과 대만 변수 등 양국 모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외 요인들이 산적한 만큼 에너지 분야가 협력이 양국 경제 협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같은 정치적 흐름은 미국의 에너지 공급망 재편 전략과 맞물리며 액화천연가스(LNG), 원자력,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전략 에너지 분야에서 한미일 협력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동맹국 중심 에너지 공급망 재편 전략의 핵심 사업으로 평가된다. 이 프로젝트는 북극권 가스전 개발과 장거리 가스관 건설, LNG 액화 설비 구축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대형 인프라 사업이다. 일본과 한국은 세계 최대 LNG 수입국 중 하나로 참여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일본 언론들은 최근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미국과 LNG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일본이 미국산 LNG 수입 확대를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도 지난 관세협상 과정에서 향후 수년간 알래스카산 LNG 수입을 포함한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를 약속했다. 일본 역시 에너지 공급선 다변화 전략 차원에서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한일 공동참여 혹은 역할분담 방식의 협력 모델이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에너지 거래가 아니라 “동맹 기반 에너지 안보 체계 구축"으로 해석한다. 실제 한일 양국의 에너지 안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직결돼 있다. 일본과 한국은 모두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특히 한국은 전체 천연가스의 70% 이상, 일본은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LNG는 양국 발전 부문과 산업 부문 모두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단기간에 대체할 현실적 수단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중동이나 대만해협의 유사시, LNG 해상 수송로가 차단되면 일본과 한국 모두 에너지 안보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나가시마 아키히사 자민당 중의원(9선,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은 지난해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중동이나 중국과 대만 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한국과 일본으로 향하는 LNG 수입이 중단이 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아시아 에너지 공급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이를 대비한 한일 간 공동협력은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한일 양국이 LNG 비축 및 공급선 다변화에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언급되는 북미 서해안 해상운송로를 통한 LNG수급 확보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유신회 소속 마에하라 세이지 중의원(12선, 전 외무대신) 또한 “양국 간 LNG협력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최근 워싱턴에 다녀와서 알래스카 LNG에도 큰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한일이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게 현실적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대미 압박 공동 저지'를 추진하기보다는, 일본의 '에너지 안보 및 국익 극대화' 차원에서 한국과 알래스카 LNG 관련 정보 공유와 실무적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 에너지정책 전문가도 “양국 모두 동일한 해상 루트를 통해 LNG를 들여오기 때문에, 공급망 충격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공동 비축, 운송·터미널 공동 활용, 공급선 정보 공유 같은 실질적 협력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축소됐던 원자력 정책을 재정비하며 원전 활용 확대와 차세대 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미국도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신규 건설에 적극적이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원자력 기술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고속로, 핵연료 주기, 차세대 원자로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협력 구조 속에서 한국까지 포함한 원자력 산업 협력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은 SMR 개발과 원전 건설·제작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일본은 핵연료와 설계 기술, 미국은 원천기술과 시장 영향력을 갖고 있어 상호보완적 협력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최근 미국은 한국과의 관세 협상 갈등과는 별개로 원자력 분야 협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원전 업계는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원전 건설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을 언급하며 협력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과거 해외 원전 수출 사업에서 공동 협력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협력 재개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본과의 관계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동안의 대일 정책 기조와 달리 실용주의 외교를 강조하며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문제까지 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동시에 정부는 국내 에너지 정책 측면에서 신규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기존 건설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한미일 원자력 협력의 정책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특히 SMR을 향후 한미일 에너지 협력의 핵심 분야로 보고 있다. SMR 산업 협력 구조는 △미국: 원천기술과 글로벌 시장 주도 △일본: 핵연료 주기 및 설계 기술 △한국: 제작·건설 및 공급망 역량으로 결정된다. 특히 AI 산업 성장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이 필요해지면서 SMR 협력 논의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제 에너지 협력은 경제 정책을 넘어 안보 전략의 성격을 띠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LNG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됐고,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면서 동맹 중심 에너지 협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AI 산업 성장과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LNG와 원자력은 주요 전략 에너지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일 협력이 단순한 에너지 협력을 넘어 산업·안보 협력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인범 예비역 육군 중장(전 특수전사령관)은 “AI 시대의 핵심은 결국 에너지이며, 북극항로 대응과 해양 안보를 고려하면 핵추진잠수함과 소형모듈원자로(SMR)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그린란드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것도 자원과 에너지 공급망을 둘러싼 전략적 판단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같은 관점에서 한일과의 에너지, 특히 원자력 분야 협력은 경제적 이익은 물론 동북아 안보 강화와 중국 견제효과까지 가능한 카드"라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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