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공항서 써볼 기회 제공을”…항공 보안 장비 국산화, 실증 문턱부터 ‘높은 장벽’](http://www.ekn.kr/mnt/thum/202611/news-p.v1.20261101.111d55159aed491785e5996716187ed2_T1.png)
“국산 장비를 구매하기 전에 공항 안에서 충분히 실증할 기회부터 주셨으면 합니다." 30일 경북 구미코에서 열린 '2026년 항공 보안 포럼'에서 이장원 SST 랩스 연구소장은 이와 같이 말하며 국산 보안 검색 장비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을 거론했다. 국제 인증을 확보해도 실제 운영 실적이 없으면 선택받기 어렵고, 도입되지 않아 트랙 레코드를 갖지 못하면 실적을 쌓을 수 없는 악순환이다. 현장에서는 장비 개발 외에도 실증·데이터 확보·인공 지능(AI) 성능 검증을 함께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한국항공보안학회와 경운대학교·한서대학교가 공동 주관한 이날 행사의 주제는 'K-항공 보안 장비 국산화 가속화 방안'이었고, 공항 운영·보안 기관·장비 기업·대학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개회식 사회를 맡은 신승균 영산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국내 개발 현황과 기술적 과제를 살피고 유통 장비까지 공유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소대섭 한국항공보안학회장(한서대 항공정책센터장·항공보안학과장 교수)은 “국산 장비 기업에서 차세대 인재들이 항공 보안 발전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자체적인 기술 자립과 첨단 보안 장비 국산화는 국가 항공 보안의 핵심 과제"라며 국내 기술의 공항 안착과 해외 진출을 위한 산·학·연·관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추진 보고와 주제 발표 진행을 맡은 이용강 한국항공보안학회 편집위원장(한서대 항공보안학과 교수)는 학회 산하 연구위원회를 통해 기업 전문가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연구 성과를 확장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포럼이 국내 항공 보안 장비가 세계 수준으로 도약하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했다. 가경환 경운대 인재개발처장은 과거 보안 장비 개발·인력 양성 과제를 수행한 경험을 언급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혁신 기술을 실무에 도입하는 협력의 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순석 한국민간경비학회장은 신라대학교 항공 보안 검색 교육 센터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학술·교육 기관과 기업이 결합한 토론의 의미를 평가하고 양 학회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제안했다. 기업 발표의 공통 화두는 '현장에서 쓸 수 있는 국산화'였다. 김명수 딥노이드 차장은 외산 장비 의존이 유지·보수뿐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검색기에 국산 AI를 연결해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묶어 수출하자는 구상이다. 김 차장은 AI의 역할을 숙련 판독 요원의 완전한 대체보다 피로와 집중력 저하를 보완하는 데서 찾았다. 공항·항만·세관에서 실제 운영 데이터를 축적하도록 실증 기회를 확대하고 AI 자체의 판독 성능을 평가·인증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외산을 일괄 교체하기보다 함께 활용하며 국내 기술의 강점을 키우자는 설명이다. 이장원 소장은 고정된 9개 엑스선으로 3차원 영상을 만드는 휴대 수하물 검색장비와 유럽민간항공회의(ECAC) C3 인증 성과를 소개했다. 다음 과제로는 제조사와 장비별로 분리된 검색 데이터를 연결하는 개방형 판독 체계를 제시했다. 수하물 CT와 전신 검색기 등의 결과를 함께 분석하려면 데이터 표준인 DICOS에 기반한 연동과 개인정보 관련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명원 뉴원에스엔티 연구소장은 보안 검색선을 넘어 주차장과 로비 등 일반 구역의 초동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발물·마약 흔적 탐지기 'IONAB'에 이어 개발한 비접촉식 'IONAB_에어'는 의심 물체를 건드리지 않고 탐지하도록 설계됐다. 그는 폭발물 처리반 도착 전 현장 요원의 판단을 지원하고 공항 시설 전체로 대응 범위를 넓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외산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들은 국내 기술과 운영 경험의 결합을 강조했다. 김기태 인씨스 전무는 “원 영상이 고해상도로 제공되지 않으면 AI 프로그램이 아무리 좋아도 탐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라피스캔 검색기에 자체 AI를 접목해 재검색 대상 물품을 자동 분류하고 통합 상황실에서 장비 상태와 비상 상황을 관리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신동인 동곡기정 연구팀장은 보안 검색장의 성능을 단일 장비만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CT·신체 검색기·통합 판독에 장비 배치와 교육, 유지·보수, 장애 대응이 결합돼야 승객 편의·업무 효율·보안 수준을 함께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람과 수하물을 통합 검색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되길 바란다며 구축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오창환 카티스 수석은 CT 검색기·전신 검색기·바구니 자동 회송 장치·원격 통합 판독으로 구성되는 '스마트 시큐리티'의 실제 운영을 설명했다. 검색 결과에 따라 재검사 대상을 분리하고 여객 수요에 맞춰 판독 인력을 탄력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외산 장비를 취급하지만 국산 장비의 개발과 성과를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박형남 에이리스 기술이사는 작은 저장매체와 비정형 마약 등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려면 영상 해상도뿐 아니라 물질 특성을 담은 원본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제조사에서 원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려워 자체 검색기 제작에 나섰다는 그는 “보안 검색 영상은 우리나라의 자산"이라며 데이터 주권을 부각했다. AI가 판단 근거를 제시하고 신규 위협을 학습한 뒤 재검증받도록 인증체계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화물 보안도 논의됐다. 유병철 경운대 항공관제물류학부 교수는 등록 대리점(RA) 도입을 중심으로 공항에 집중된 검색 부담을 분산하고 화물의 운송 전 과정에서 보안 상태를 유지하는 체계의 필요성을 다뤘다. 본지는 항공 보안 장비의 △국산화의 범위 △부품 공급망 △국내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 △도입 실적 확보 방안을 물었다. 이 소장은 전체 제어체계는 국산화하고 있지만 엑스선 발생 장치와 검출기까지 확대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부품은 품질보다 가격 측면의 과제가 있다며 구매에 앞서 실제 현장에서의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민규 교수는 대형 화물의 탐지 기술과 발전 방향을 질문했다. 김 차장은 탐지 대상별 학습과 장비 결합을 통해 AI의 적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전무는 중형 엑스선 장비와 컨테이너 검색기의 활용 가능성을 설명하면서 공항의 대형 화물 검색 기반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짚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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