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스포츠를 대표하는 양대 리그인 축구와 야구가 금융권 스포츠 마케팅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백만 명의 관중과 시청자를 확보한 프로리그는 금융회사 입장에서 단순 광고를 넘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소비자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후원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K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국내 축구 발전을 지원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KBO리그를 후원하며 야구 팬들과 접점을 넓혀왔다. 스포츠 마케팅은 단순히 경기장 광고판에 기업명을 노출하는 수준을 넘어 팬 경험과 디지털 콘텐츠, 사회공헌 활동을 결합한 브랜드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 팬들의 높은 충성도와 반복적인 콘텐츠 소비는 금융사들이 장기적으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자산으로 꼽힌다. ◇ '하나은행 K리그'…축구 저변 확대와 브랜드 가치 제고 하나은행은 지난 2017년부터 K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오고 있다. K리그1과 K리그2는 모두 '하나은행 K리그'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으며 경기장 광고판과 선수 인터뷰 배경, 중계 화면, 디지털 콘텐츠 등을 통해 하나은행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노출된다. 하나은행은 단순한 후원에 그치지 않고 유소년 축구 육성, 팬 참여 프로그램, 사회공헌 활동 등을 확대하며 축구 저변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축구를 통해 역동적이고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동시에 스포츠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축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팬덤을 보유한 스포츠다. 국가대표팀 성적과 프로리그 흥행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도 뚜렷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대표팀이 16강에 진출했을 때 K리그에 대한 관심이 함께 높아졌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에는 대표팀 경기력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되면서 축구 열기가 다소 주춤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국가대표팀 성적과 별개로 K리그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평균 관중 증가와 지역 연고 중심의 팬 문화 확대, 젊은 세대 유입 등을 바탕으로 리그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으며 향후 국제무대 성적이 뒷받침될 경우 흥행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K리그의 가장 큰 강점으로 글로벌 스포츠인 축구가 가진 상징성과 국제대회 연계 효과를 꼽는다. 월드컵과 아시안컵 등 대형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브랜드 노출 효과가 크게 확대되는 만큼 장기적인 마케팅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 '신한 SOL뱅크 KBO리그'…국민 스포츠와 함께 커진 브랜드 프로야구 역시 금융권 스포츠 마케팅의 핵심 무대다. 신한은행은 2018년부터 KBO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신한 SOL뱅크 KBO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장 전광판과 중계방송, 모바일 콘텐츠, 각종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를 노출하며 디지털 플랫폼과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는 높은 관중 동원과 국제대회 선전 등을 바탕으로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특히 올해 초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이 8강에 진출하면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 이는 KBO리그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프로야구는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팬층을 확보한 종목으로 평가된다.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고 충성도 높은 팬덤이 형성돼 있으며 팀당 144경기, 시즌 700경기 이상이 치러지는 만큼 후원 기업 입장에서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브랜드 노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TV 중계뿐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가 재생산되면서 광고 효과도 확대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러한 야구 콘텐츠를 디지털 플랫폼과 연계해 젊은 고객층과의 접점을 넓히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 종목보다 중요한 건 팬과 브랜드의 접점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은 후원 효과를 판단하는 핵심 요소로 관중 규모와 미디어 노출, 팬 충성도, 브랜드 이미지 등을 꼽는다. 축구와 야구는 종목의 특성은 다르지만 금융회사가 얻는 광고 효과의 원리는 같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축구는 글로벌 스포츠라는 상징성과 국제대회를 통한 브랜드 확산 효과가 강점이고 야구는 긴 시즌과 많은 경기 수를 기반으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브랜드 노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두 종목 모두 대중성과 높은 팬 충성도를 바탕으로 기업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인다는 점에서는 같은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장선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스포츠 후원의 광고 효과는 기업이 목표로 하는 소비자층과 스포츠 팬층이 겹칠수록 반복적인 브랜드 노출을 통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 효과가 커진다"며 “단순히 TV 광고처럼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와의 친밀감을 높이고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처럼 대중성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회사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리그를 후원함으로써 기업의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며 “K리그와 KBO리그처럼 국내를 대표하는 스포츠의 메인 스폰서를 맡는 것 자체가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이고 규모 있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