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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2040 도시기본계획 승인…‘사람 중심·지속 가능 한 성장 도시’로 도약

화성=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화성특례시가 9일 산업·정주 기반 확충을 바탕으로 수도권 남부 대표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중장기 도시 비전의 청사진을 마련했다. 경기도 승인을 받은 '2040 화성 도시기본계획(안)'이 확정되면서 화성은 미래 대도시로의 진화를 본격화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됐다. 화성은 1949년 수원군 분리 이후 '화성군'으로 출범한 뒤 2001년 시 승격 당시 인구 21만 명의 소도시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직주근접을 핵심 전략으로 대규모 택지개발과 산업단지 조성을 병행하며 성장 가도를 달렸다. 그 결과 2010년 5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2023년 말에는 인구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월에는 전국 다섯 번째로 특례시 지위를 획득했고 내년 2월 4개 일반구 체제 출범을 앞두며 명실상부한 수도권 남부 핵심 대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도시의 성장은 인구 증가에만 머물지 않았다. 화성은 지역내총생산(GRDP), 산업체 수 등 주요 지표에서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상위권을 유지하며 풍부한 산업 기반과 경쟁력을 거머쥐었다. 평균 연령 약 39.6세의 젊은 도시 구조와 전국 최고 수준의 출생아 수·아동 인구 역시 도시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주거·교통·복지·생활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일자리 확충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다. 이번 2040 도시기본계획은 이러한 성장 흐름을 토대로 '사람 중심·지속 가능한 도시 전환'을 핵심 기조로 삼았다. 계획은 도시의 공간 구조와 발전 방향을 규정하는 최상위 계획으로 향후 20년간 도시 관리와 개발 정책의 기준점이 된다. 시는 '첨단산업과 문화가 만나는 지속가능한 글로벌 도시'를 미래상으로 제시하고 △균형발전도시 △미래산업도시 △문화관광도시 △녹색정원도시를 4대 목표로 설정했다. 주요 내용은 계획 지표 설정, 도시 공간 구조 개편, 생활권 체계 재편과 토지이용·기반시설 등 부문별 종합 전략이다. 2040년 계획 인구는 154만 명으로, 현재 약 106만 명에서 50만 명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토지이용계획은 전체 행정구역 1126.32㎢ 가운데 기존 시가지는 102.19㎢를 시가화용지로 신규 개발 대상지 46.85㎢를 시가화예정용지로 구분했다. 나머지 977.28㎢는 자연환경과 생태 보전을 위한 보전용지로 설정해 개발과 보전의 균형을 꾀한다. 도시 공간 구조는 '2도심+4부도심+9지역 중심' 체계로 재편된다. 2도심은 행정 중심 남양과 산업·경제·교통 거점 동탄이며, 병점·봉담·송산·향남은 4부도심으로 지정돼 도심 집중 완화와 지역 균형발전을 담당한다. 마도·매송·비봉·서신·양감·우정·장안·정남·팔탄 등 9곳은 지역 중심으로 도심 기능의 일부를 분담하는 배후 거점 역할을 맡는다. 생활권은 동탄·동부·중부·서부 등 4개 권역으로 세분화했으며 각각 4차 산업 선도 산업경제도시, 사람 중심 성장도시, 교육 중심 자연친화 정주도시, 융복합 혁신도시 등 특화 발전 전략을 적용한다. 시는 계획 인구 달성을 위한 교통망 확충, 주거 공급 확대, 환경 관리, 복지 및 공공서비스 강화 등 후속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도시 규모 확대에 따른 교통 혼잡, 환경 부담, 사회적 불균형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람 중심·지속 가능한 성장' 원칙을 실제 정책 집행으로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농어촌 도시에서 출발해 폭발적 성장을 거친 시는 이제 지속 가능한 대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40 도시기본계획을 토대로 실천력 있는 정책을 이어가며 미래형 글로벌 도시 구축을 향한 발걸음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편 시는 지난 8일 ㈜현대디에프(현대면세점)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상생협력 체계 구축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추진된 것으로 협약식에는 정 시장과 박장서 ㈜현대디에프 대표이사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 기관은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 촉진을 위한 관광상품 공동 홍보 △화성시 관광자원과 현대면세점의 홍보·마케팅 및 행사 운영에 대한 공동협력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사회 상생협력 및 공헌 활동의 공동 추진 △상호 지속적인 교류 협력을 통한 양 기관의 상호 발전 도모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시는 현대면세점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다양한 국가·지역·계층의 관광객 유인력을 제고하고 시의 우수한 관광자원을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과 지역기업 및 특산물 홍보 전략 마련에 힘쓸 계획이다. 이번 협약 체결은 내년 예정된 서해안 황금해안길 개통, 에코팜 테마파크 개장, 서해마루 유스호스텔 정식 개관 등 시의 새로운 관광 인프라 확충과 맞물려 지역 관광 활성화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2026년은 화성특례시의 새로운 관광시설 준공과 관광객 유입 확대를 위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이번 협약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 관광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익산교육지원청, 특수교육대상 학부모 장애인표준사업장 견학

익산=에너지경제신문 홍문수 기자 익산교육지원청은 지난 5일 관내 초·중·고 특수학급 학부모 20명을 대상으로 장애인표준사업장 두리E.N.G.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번 견학은 학부모에게 장애 자녀의 진로·직업 준비를 위한 현장 기반 정보를 제공하고, 가정·학교·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진로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부모들은 두리E.N.G의 실제 작업 환경과 장애인 근로자 지원 시스템을 직접 살펴보며, 직무 구성·근무 조건·직업재활 지원 체계 등을 상세히 안내받았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사진으로만 보던 환경을 직접 보니 자녀의 미래를 훨씬 현실적으로 그려볼 수 있었다"며 “현장에서 실제로 일하는 근로자분들을 보며 자녀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견학 이후에는 고스락에서 진행된 전통문화 직업체험을 통해, 지역 자원을 활용한 직업 체험의 다양한 가능성도 함께 경험했다. 학부모들은 산업현장과 문화 체험을 연계한 프로그램이 자녀의 진로 탐색에 매우 유익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정성환 익산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자녀의 진로를 고민하는 학부모님께서 직접 현장을 보고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학습자의 진로·직업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홍문수 기자 gkje725@ekn.kr

신상진 성남시장 “대장동 일당 4명, 5673억 가압류 청구”

성남=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신상진 성남시장은 9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일당 4명을 대상으로 총 5673억6500만원 규모의 재산 가압류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신 시장은 이어 “이는 검찰의 추징보전 청구액 4456억9000만원보다 1216억원 많은 금액으로 김만배와 화천대유의 아파트 분양 수익에 대한 손해배상액을 추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이 입은 막대한 피해를 회복하고 부당하게 취득된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기 위해 법적 절차를 강력히 진행하고 있다"며 “시는 대장동 일당의 재산을 동결하기 위해 부동산처분 금지 가처분 2건을 포함해 총 14건을 이달 1일 일괄 신청했고 현재까지 7건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담보제공명령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신 시장은 구체적으로 남욱의 경우 엔에스제이홀딩스 명의 은행 5개 계좌에 있는 300억원 예금채권에 대해 담보제공명령이 내려졌으며 청담동과 제주 소재 부동산 중 제주도 부동산에 대한 처분금지 가처분도 인용됐다고 했다 신 시장은 아울러 정영학 역시 가압류 신청한 3건, 총 646억9000만원에 대해 모두 담보제공명령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신 시장은 그러면서 “법원이 성남도시개발공사의 가압류 신청을 상당히 인정한 것으로 인용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김만배의 경우 가압류 신청액은 4200억원에 달한다. 법원은 화천대유, 천하동인 2호, 더 스프링 등 김만배가 소유했던 법인과의 관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소명하라는 보정명령을 내렸으며 이에 따라 시는 오는 10일까지 보정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신 시장은 “남욱과 정영학 사례에 비춰볼 때 김만배의 가압류 역시 신속한 결정이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성남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배당결의 무효확인 소송'은 재판부 직권으로 내년 3월 10일로 기일이 변경됐다. 이 소송은 형사 및 손해배상 소송과 별개로 대장동 사업 시행사 성남의뜰의 당시 주주총회에서 이뤄진 배당 결의를 무효화시키기 위한 민사소송이다. 인용될 경우 대장동 일당의 수익 배당 자체가 원천 무효가 돼 범죄수익 환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소송이다. 그러나 재판부가 뚜렷한 사유 없이 기일을 3개월이나 늦춘 데 대해 신 시장은 강한 유감을 표했다. 신 시장은 “검찰이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한 상황에서 민사재판을 통한 성남 시민 피해보상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재판부가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한 공정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지 의구심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신 시장은 끝으로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법원이 내린 담보제공명령에 대해 신속히 담보를 마련해 인용 결정을 이끌어내고 실질적인 효력을 발생시킬 것"이라며 “대장동 일당의 부당한 범죄수익을 끝까지 환수해 시민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여전사 풍향계] BC카드, 대한항공 마일리지 특화 상품 출시 外

◇ BC카드, 대한항공 마일리지 특화 'AIR' 시리즈 신규 출시 BC카드가 항공 마일리지 적립으로 호응을 얻은 '에어플러스 카드 시즌2'를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이는 BC 바로카드(자체발급카드) 라인업은 '에어 마스터'와 '에어 맥스' 2종이다. 9일 BC카드에 따르면 이들 상품은 이용금액 1500원당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1마일리지 기본적립, 100만원당 200마일리지 보너스 적립이 제공된다. 주유∙교통∙아파트관리비 같은 생활 밀착 영역도 마일리지로 적립된다. 에어 마스터는 △주유소 △액화석유가스(LPG)∙전기차 충전소 △대중교통(지하철∙택시∙버스) 업종에서 전월실적 50만원 이용시 기본 적립 외 1500원당 1마일리지 추가 적립이 가능하다. 에어 맥스는 온라인 쇼핑몰(쿠팡∙컬리), 생활용품(다이소), 뷰티(올리브영), 카페(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 해외가맹점 등에서 1500원당 1마일리지를 추가로 적립해준다. 아파트관리비도 적립 대상(월 최대 500마일리지)이다. 두 카드 모두 추가적립은 월 최대 2000마일리지까지 가능하고, 2~3개월 상시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연회비는 에어 마스터 2만9000원(국내 BC·해외 마스터카드), 에어 맥스 4만3000원(국내 BC·해외 AMEX)이다. ◇ KB국민카드, 겨울맞이 '집꾸하자구요' 이벤트 진행 KB국민카드가 실내 집 꾸미기 수요가 많아지는 겨울을 맞아 실내 인테리어 업종 결제 고객 대상 경품 행사를 실시한다. '이불 밖은 위험하니까 겨울엔 집.꾸.하자구요' 이벤트는 오는 21일까지 진행된다. 응모 후 KB국민카드(기업, BC, 선불카드 제외)로 가구·주방제품·실내인테리어 업종에서 일시불 및 할부 금액을 합산해 100만원 이상 이용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KB Pay 머니를 제공한다. 경품은 KB Pay 머니 100만원 1명, KB Pay 머니 10만원 10명, KB Pay 머니 5만원 50명, KB Pay 머니 1만원 494명 등 총 555명을 추첨해 제공한다. 행사 기간 중 KB Pay로 1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에게는 추첨 기회 3회가 추가로 주어진다. ◇ 현대커머셜, 캠코 '대출형 기업지원 펀드 6호' 출자 현대커머셜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자동차 부품 협력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하는 '대출형 기업지원 펀드(PDF) 6호'에 참여한다. 이번 대출형 기업지원 펀드는 관세 부과에 따른 대외 경영 환경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기업 구조 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완성차 업체의 부품 협력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다. 규모는 약 4000억원으로, 캠코가 이 중 1000억원을 출자하고 현대커머셜은 지정 출자자로 참여한다. 현대커머셜은 2020년부터 5차례에 걸쳐 캠코가 결성한 대출형 기업지원 펀드에 출자해 중소·중견 기업들에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해왔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이번 펀드를 통해 유동성이 필요한 부품 협력사들을 지원하고, 특히 구조개선기업의 운영자금 및 시설투자자금 조달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성균관대,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들과 산학협력 ‘맞손’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는 8일 자연과학캠퍼스 제2공학관에서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협력회사 협의회(협성회)와 '지역산업 혁신 및 제조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학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성균관대 유지범 총장, 구자춘 산학협력단장, 정종필 스마트팩토리융합학과 교수, 김선식 산학교수와 협성회 김영재 회장(대덕전자 대표이사), 이동선 사무국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협성회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1차 협력회사 200여개 기업으로 구성된 단체로, 회원사들의 총 매출 규모는 약 60조원, 고용 인원은 25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품·소재·장비 기업 협의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협성회 임직원 대상 맞춤형 석·박사 인력 양성 △일반대학원 스마트팩토리융합학과 전용 트랙 신설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 제조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술 협력 △AI 분야 교육·연구 활성화 등 다각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성균관대는 세계적 수준의 축적된 교육·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협력회사들의 제조 현장에 특화된 실무형 커리큘럼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양성된 전문 인력은 급변하는 제조 환경 속에서 협력회사들의 기술 혁신을 주도할 핵심 인재로 활약할 전망이다. 향후 양 기관은 스마트팩토리 분야를 포함하여 다양한 산업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은 “국내 전자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협성회와 협력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며 “성균관대의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협성회 회원사들의 실질적인 제조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나아가 국가 산업 발전을 이끄는 산학협력의 모범 사례가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재 협성회 회장은 “글로벌 제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AI와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갖춘 전문 인재가 필수적"이라며 “성균관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회원사들의 기술 역량을 한 단계 높이고, 대학과 기업이 동반 성장하는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흥국생명 “이지스운용 매각 절차 불공정해…법적 대응도 불사”

흥국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중국계 사모펀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선정된 경위에 대해 '공정하지 않은 절차'라며 강한 반발에 나섰다. 흥국생명은 최후의 수단으로 법적 대응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9일 IB업계와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중국계 사모펀드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흥국생명은 이에 대해 이번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매각주간사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당초 주주대표와 매각주간사는 본입찰을 앞두고 소위 '프로그레시브 딜'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흥국생명은 이를 믿고 지난달 11일 본입찰에서 최고액을 제시하며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은 입찰 기한을 따로 두지 않고,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은 채 후보자들과 개별 협상을 벌여 가격 경쟁을 부추기는 방식의 인수·합병(M&A) 유형이다. 경매입찰과 같은 방식으로, 인수 후보끼리의 경쟁으로 매각 금액을 높여가며 호가가 오를 때마다 다른 인수후보에게 더 높은 가격으로 인수할 것인지 제안한다. 흥국생명은 매각 주간사 측이 경매입찰식 진행을 하지 않겠다는 공언과 달리 입찰가를 올릴 기회를 힐하우스 측에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흥국생명은 “매각 주간사가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더니 힐하우스에 '프로그레시브 딜'을 제안하며 인수 희망 가격을 본입찰 최고가 이상으로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며 “본입찰 실시 27일 만에 힐하우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프로그래시브 딜'을 하지 않겠다던 매각주간사의 당초 약속은 본입찰에서 최고가를 높이기 위한 술책에 불과했다"며 “특히 매각주간사가 힐하우스에 '프로그래시브 딜'을 제안하면서 흥국생명의 입찰 금액을 유출했을 가능성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흥국생명은 입찰에서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흥국생명은 “매도인에게 부여된 재량의 한계를 넘어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와 질서를 무너뜨린 사건"이라며 “이번 입찰 과정에서 주주대표와 매각주간사가 보여준 기만과 불법을 묵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빚투 27조에도 꺾이지 않는 산타랠리 기대…증시 분기점은 美 FOMC

11월 조정을 거쳤던 국내 증시가 12월 들어 변동성을 줄이며 연말 '산타랠리' 기대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차입 투자) 규모가 27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외국인 수급 회복이 시장 심리를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연말 랠리의 지속 여부는 이번 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방향성이 갈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7조7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 대비 약 6312억원, 전년 말 대비로는 1조1259억원 늘어난 규모다. 신용잔고는 전일 대비로도 약 1800억원 가량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연초 15조원대에 머물던 신용잔고가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불어난 모습이다. 신용거래융자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개인의 '빚투' 규모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잔고가 확대된다는 것은 기존 투자자들이 여전히 주식 매수에 적극적이라는 뜻이다. 다만, 시장이 흔들릴 경우 빌린 돈으로 투자한 물량이 한꺼번에 정리되면서 변동성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반대매매 규모도 늘고 있다. 반대매매는 주가 하락으로 계좌의 증거금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투자자 동의 없이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조치다. 지난달 월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149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 조정 과정에서 빌린 돈으로 투자한 계좌들이 증거금 기준을 지키지 못한 영향이다.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질 경우 레버리지 비중이 높은 개인 투자자의 손실 위험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시에서 '대기자금' 성격으로 분류되는 투자자 예탁금은 비교적 민감한 움직임을 보였다. 예탁금은 이달 5일 기준 78조1370억원으로 집계돼 전일 대비 약 7300억원 늘었다. 다만 지난달 초 사상 최고치인 88조원대를 기록한 이후로는 뚜렷한 방향 없이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새로 들어오는 자금은 주가 방향을 지켜보며 진입 시점을 고민하는 반면, 이미 시장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차입 매수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신규 자금 유입에 힘입은 강한 상승이라기보다, 기존 투자자의 '빚투'가 반등을 떠받치고 있는 흐름인 만큼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연말 '산타랠리' 기대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4100선을 회복한 데다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기조도 투자 심리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정책 기대가 부각되고 있는 코스닥 중심의 테마 장세 역시 개인 매수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평가다. 외국인 수급도 이달 들어 다소 개선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에서 14조166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이달 9일까지는 2조437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도 흐름에서 돌아섰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다는 인식 속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코스피의 단기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미국 통화정책을 지목하고 있다. 오는 10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해 어떤 신호를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점도표 변화 여부와 함께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 여부가 연말 랠리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가 시장 흐름을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지난달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키웠던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AI 버블 논란이 진정될지, 아니면 다시 불거질지가 이 시점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오라클과 브로드컴 등 글로벌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 결과도 변수로 꼽힌다. 지난달 증시 조정을 촉발했던 인공지능(AI) 수익성 우려가 진정될 경우 외국인 수급 회복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차주 FOMC를 대기하는 가운데 미국 기업 실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마벨테크는 데이터센터 매출 호조로 주가 강세를 보였고, 오라클과 어도비, 브로드컴, 마이크론 실적이 대기 중인 만큼 AI 인프라 모멘텀은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신연수 칼럼] 치솟는 집값, 수도 이전이 답이다

정부 규제 때문에 대출을 거의 못 받는 데다 갭투자도 불가능해 당장 필요한 현금만 20억~25억 원이었다. 지난달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청약은 이런 상황 때문에 경쟁률이 높지 않으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놀라웠다.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 가족 수 5명 이상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가점 70점 이상인 신청자가 5만 4631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38대 1을 기록했다. 당첨되면 20억~40억 원의 시세 차익이 그냥 생기니, 묵혀둔 청약통장과 돈가방을 싸들고 몰려든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7개월이 지났다. 벌써 세 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서울 강남의 신축 아파트 25평형(59㎡)이 50억 원, 34평형(84㎡)이 70억 원이니 “집값이 미쳤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지금 서울 부동산 시장은 부글부글 끓는 용암이 분출구를 찾아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활화산 같다. 사실 땔감은 윤석열 정부가 제공했다. 부동산 세금의 대폭 완화, 전 전부보다 크게 줄어든 공동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시장 불안을 예고했다. 이재명 정부도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집권하자마자 13조 원의 소비 쿠폰을 풀고 확장재정을 선언하면서 시중 유동성 확대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집값이 오르자 정부는 10·15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의 3중 규제로 묶었다. 사상 최강의 규제라는 평가까지 받았지만 별 효과 없음이 드러났다. 강남북을 불문하고 매매가에 이어 전월세 가격까지 뛰고 있다. 이번 달에는 공급 대책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서울에 새로 집 지을 땅이 별로 없는 데다 재건축·재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려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다. 서울 집값은 이미 경제 정책으로 풀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모든 것이 서울로 몰리는 '수도권 집중'을 끊어내지 않고는 서울도, 지방도 살 수 없게 됐다. 대한민국 인구는 2020년 정점을 찍고 줄고 있지만, 수도권으로 몰리는 인구는 점점 늘고 있다. 아무리 집을 더 지어도 집값이 오르고 교통난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발표된 수치들은 모두 강한 경보음을 울린다. 지난주 국가데이터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사한 인구 10명 중 7명이 청년이었다. 2025년 3월 기준 국민의 자산 격차는 사상 최대로 벌어졌는데 가장 중요한 원인이 부동산 가격 상승이었다. 청년 일자리 부족, 자산 양극화, 계층 이동이 불가능한 '절망 사회', 수도권 교통과 주거난, 저출산 같은 많은 문제가 수도권 집중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수도권 비대화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 국가적 결단이 필요하다"며 수도 이전을 추진했던 2003년 전체 인구의 47%가 수도권에 살았는데 지금은 50%가 넘는다. 반면 비수도권은 한때 대한민국 제2의 도시였던 부산마저 해마다 인구가 줄어 소멸을 걱정할 지경이다. 집의 노예가 된 서울 사람들을 살리고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그리고 가장 시급한 정책은 수도를 옮기는 것이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 이동이 효과가 크겠지만, 민간을 강제로 보낼 수 없으니 공공이 모범을 보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 국회, 법원 등 힘 있는 기관들은 전부 세종으로 가야 한다. 미국 뉴욕이 경제 수도, 워싱턴DC가 정치 수도인 것처럼 서울은 경제 수도, 세종을 정치 수도로 만들자.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각 지역을 광역으로 묶어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 기본소득을 주는 등 여러가지 정책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을 멈추고 지역을 살리는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정책은 역시 수도 이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역 균형발전은 국가 생존전략"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정작 정부 여당이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굵직한 정책이 없다. 지금 민생에서 가장 심각한 과제는 수도권 주거 안정과 지역 균형발전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 이전과 헌법 개정을 국민투표에 부치자. 수도 이전이 성공한다면 이재명 정부의 가장 뚜렷한 치적으로 남을 것이다. 신연수 주필 ysshin@ekn.kr

공정위 “쿠팡, 복잡한 회원 탈퇴 절차 시정하라”

쿠팡의 회원탈퇴 절차가 다크패턴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에 앞서 시정 절차에 먼저 착수했다. 자진 시정을 유도하는 한편 시간이 걸리더라도 위법 여부를 판단해 필요한 제재는 하겠다는 방침이다. 9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는 쿠팡에 회원이 보다 쉽게 탈퇴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다크패턴은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 자동 결제·갱신을 유도하거나 해지·탈퇴를 어렵게 만드는 온라인상의 기만적 설계를 뜻한다. 숨은 갱신, 순차공개가격, 특정 옵션 사전선택, 잘못된 계층구조, 취소·탈퇴 방해, 반복 간섭 등 6가지 유형이 대표적이다. 현재 쿠팡에서 탈퇴하려면 개인정보 확인, 비밀번호 입력, 탈퇴 버튼 클릭, 비밀번호 재입력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다크패턴 조사 필요성이 제기되자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박대준 쿠팡 대표 역시 “보완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멤버십 해지 의사를 밝혔음에도 일시중지나 업그레이드를 반복적으로 권유하거나 이용권 해지 시 '혜택 포기하기' 같은 감정적 표현의 버튼을 누르게 하는 행위 등은 다크패턴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탈퇴 사유 입력이나 탈퇴 후 '쿠페이 머니' 처리 확인 등은 번거로울 수 있으나 위법으로 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공정위는 쿠팡이 이처럼 탈퇴 절차를 복잡하게 한 것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에 저촉되는지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 다만 위법 여부 판단과 제재 조치는 수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어 이와 별개로 소비자 불편을 막기 위한 탈퇴 절차 개선을 쿠팡에 우선 요구한 것이다. 쿠팡의 약관도 공정위의 조사 대상이다. 쿠팡은 작년 이용약관 38조 7항에 '서버에 대한 제3자의 모든 불법적인 접속 또는 서버의 불법적인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손해 등에 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추가해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논란이 커졌다. 이용약관 38조 8항에 '그럼에도 회사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회사가 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기는 했지만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에 저촉되는지 검토 중이다. 약관 시정 역시 쿠팡과 협의 중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법·약관법 위반 여부를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시정을 유도할 것"이라며 “위법이 확인되면 이후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은행-빅테크 ‘연합전’ 가열…하나금융지주, 두나무 선택한 속내는

하나금융지주가 두나무와 연합해 디지털 금융 전환과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서비스 개발에 선제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이번 협업이 네이버와의 동맹으로도 이어질 경우 핀테크·가상자산·은행 간 시너지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막강한 입지를 구축할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하나금융은 두나무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나무는 국내 1위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다.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프로세스 구축 △외국환 업무 전반의 신기술 도입 △하나머니 관련 서비스 고도화 등에서 상호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사실상 추후 스테이블코인 사업 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은 향후 목표에 대해 “두나무가 보유한 블록체인 기술을 하나금융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해 미래 금융으로의 대전환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나금융의 두나무와의 동맹이 결국 네이버와의 사업적 연합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글로벌 결제와 송금이라는 새로운 인프라가 구축되는 상황에서 해외송금·외환-디지털 페이-가상자산을 통합한 사업을 하나금융이 함께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미 두나무와 네이버페이의 합병은 시장의 판도를 움직일 만한 '빅딜'로 평가된다. 국내 1위 가상화폐거래소 운영 기술과 수십조원의 결제 인프라를 지닌 두 회사의 융합은 제도권과 가상자산의 연결 허브로서 규모만 20조원에 달하는 공룡 빅테크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스테이블코인 주도권 축이 핀테크와 비금융으로 기울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하나금융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기술 개발과 서비스 협력에 나선다는 것만으로 적지 않은 프리미엄을 가져갈 것으로 분석된다. 두나무와의 협력 과제를 보면 가상자산 기반 이용자를 은행권으로 끌어오거나 디지털 송금 기술 및 인프라 구축 등이 예상된다. 아직 은행 파트너를 두고 있지 않은 네이버와 두나무 입장에서도 하나금융의 역할이 결코 적지 않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컨소시엄엔 플랫폼·결제 기능을 하는 핀테크·가상화폐 업계 뿐만 아니라 '수탁' 기능을 하는 은행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연합의 경우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를 두고 있다. 한국은행 등 일부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은행 중심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규제면에서 대형 금융사인 하나금융과의 동맹이 활용될 여지도 높다. 메가 핀테크의 신사업이 사실상 스테이블코인으로 향하는 가운데 하나금융이 공식적인 협업자 자리를 꿰차면서 타 시중은행도 조급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은행권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상표권 등록을 마친 단계에 머물러 있다. 타행과 공동 발행을 검토하거나 컨소시엄 모색 등 물밑 작업도 벌이고 있지만 법제화가 완료되기 이전인 만큼 시장 진입 준비 과정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다만 아직까지 하나금융만이 독보적인 자리를 쥐고 있는 건 아니다. 네이버와 두나무가 저변 확대를 위해 또 다른 시중은행이나 타 업권과도 손잡을 수 있어서다. 이 부분은 디지털자산법안에 따라 결과를 달리할 전망이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스테이블코인은 앞으로 정책 방향에 따라 준비하려 한다"며 “규제 기조와 방향에 맞춰 기술적인 부분부터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디지털 금융 전환 시기에 우선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수익성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수수료나 결제, 외환 등 모든 신사업을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두나무의 핵심 파트너가 되면 기술적, 사업적 측면에서 이점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협업에 있어 직접적인 규제나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화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아 실제 사업화 속도나 규모는 속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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