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안보 및 공공 개혁 분야에서 보수 진영의 핵심 의제인 이른바 '우클릭' 정책을 과감히 꺼내 들어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6개 부처 중폭 개각과 청와대 인선에서 진보적 색채를 강화하는'좌클릭'을 단행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야권에서는 “보수의 위기"라는 탄식이 나왔다. 靑 “파병, 군사적 기여 포함해 검토중" 기조 바뀌어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정부가 꺼내 든 대표적인 우클릭 카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공공기관 109곳 통폐합'이다. 한미동맹 강화라는 안보 축과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구조개혁이라는 내치 축을 동시에 가동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검토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복수의 언론에서 전날(3일) 우리 군이 파병을 위해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정부는 이란 전쟁이 끝나야 항행 안전 차원의 파병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기조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해 실질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호르무즈에서의 자유 통항은 우리 국익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의존도가 70%에 육박한 데다, 전쟁으로 항행이 금지되면 초래될 경제·안보적 타격이 크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군사적 기여에는 “전투뿐 아니라 비전투와 수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한반도 대비태세에 손상이 없는 범위 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파병 논의는 한미동맹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영국 측과도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마침 이 대통령이 오는 6일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는 만큼 양국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보 공조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공공기관 과감히 개혁"…양대노총 반발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에 이어 정부는 공공부문 구조개혁도 꺼내 들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급변하는 정책 환경에 대응해 공공기관의 기능을 과감하게 개혁하겠다"며 “전략적 구조 개혁, 유사·중복 기능의 일원화, 소규모 기관 통합 등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인 109개 공공기관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발전 5사를 '한국발전'(가칭)으로, 4개 항만공사를 '한국항만공사'(가칭)로 각각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도 '에너지자원공사'(가칭)로 합친다. 모든 광업소가 폐광된 대한석탄공사는 폐지한다. 이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정부의 일방 발표"라며 반발했다.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당사자와의 실질적 협의나 사회적 공론화를 배제한 정부의 비민주적 밀실 행정"이라며 “총정원과 총고용을 보장하고, 노동조건의 상향 평준화를 위한 예산 지원과 총인건비 조정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정부는 일단 “정책 방향의 목표를 비용 절감에 두고 있지는 않다"며 노동계 진화에 나섰다. 친장계 인사도 “보수의 위기" 당혹감 이처럼 보수 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작은 정부와 한미동맹 강화라는 핵심 의제를 이재명 정부가 선제적으로 수용하며 정국 주도권을 쥐고 나가자 야권에서는 심각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친장동혁계 인사로 분류되는 주현철 전 국민의힘 외신대변인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공공기관 100여 곳 통폐합은 원래 보수 진영이 해야 할 일"이라며 “공공기관이 줄면 결국 쓸데없는 비용은 줄고, 효율화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관련해서는 “파병을 하면 노무현 정부 때처럼 하는 건데 진보 쪽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결정일 것"이라며 “미국에 한국이 참전했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큰 의미와 상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주 전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가 저런 걸 할 수 있다는 부분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비판을 할 땐 비판하지만 잘한 건 잘했다고 해야 한다"며 “보수의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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