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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화려한 수치모델의 함정, 검증만이 신뢰를 만든다

오늘날 우리는 '예측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상, 에너지, 경제, 농업, 해양 등 사회 전 분야에서 미래를 예측하여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수치모델을 가동한다. 이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려고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슈퍼컴퓨터가 동원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예측이 빗나갈 때 가장 먼저 비난받는 대상 또한 이 값비싼 첨단 장비다. 특히 기상예보가 틀릴 때면 “그 비싼 슈퍼컴퓨터로 게임이나 하는 것 아니냐"는 냉소가 뒤따른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비껴간 비판이다. 슈퍼컴퓨터는 입력된 알고리즘을 충실히 수행하는 계산 장치일 뿐이다. 예측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그 안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곧 수치예보모델의 완성도와 자연이 지닌 본질적 불확실성이다. 다시 말해 슈퍼컴퓨터는 제 역할을 다하고도 '값어치를 못한다'는 오해를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슈퍼컴퓨터 입장에서는 이보다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수치모델의 결과가 마치 '단 하나의 정답'인 것처럼 소비된다는 데 있다. 최신 모델은 복잡한 계산 결과를 화려한 그래픽과 정교하며 정돈된 표로 제시한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이런 시각화는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정교하고 풍부한 시각화는 직관적 이해를 돕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정책결정자와 대중을 '확정된 수치'에 안주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 이면에 존재하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쉽게 가려진다. 이 위험성은 과거 미국의 라인하트(Reinhart)·로고프(Rogoff) 연구가 정책적 오류로 이어지면서 극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국가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90%를 넘으면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된다는 이들의 연구 결과는 전 세계 긴축정책의 근거로 활용될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가졌다. 그러나 이후 나름의 검증 체계를 갖추고 있었음에도 데이터 누락과 계산 오류가 밝혀지면서, 그 '확정적 수치'는 신기루임이 드러나 신뢰를 잃었다. 실질적으로 이 결과를 반영한 다수의 국가들의 파생적 손해는 막대했다고 평가된다. 모델의 결과를 절대화하고 그 한계를 외면할 때, 예측은 현실을 설명하는 도구를 넘어 오히려 현실을 왜곡하여 피해를 주는 위험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결국 이러한 오류를 줄이고 모델의 신뢰도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검증이다. 물론 대부분의 수치모델은 자체적인 검증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충분히 공개되거나 사회적 신뢰를 확보한 경우는 많지 않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기상예보의 검증 문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상예보는 수치모델 예측 결과와 함께 매일 '평가 성적표'를 받는다. 오늘의 예측은 내일의 관측과 즉각 비교되고, 그 결과는 숨김없이 드러난다. 이런 상시적 피드백은 때로는 비난을 감수하게 하지만, 동시에 수치모델의 약점을 끊임없이 드러내고 개선을 촉진하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 에너지 수요 예측이나 경제 전망 같은 다른 분야 역시 이러한 '지속적 검증 체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예측값과 함께 그 정확도와 한계를 함께 제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특히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을 내다보는 장기 기후 예측이나 에너지 정책에서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미래 수치를 제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해당 모델이 과거와 현재를 얼마나 정확히 재현해 왔는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예측의 신뢰도가 어느 수준인지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신뢰도가 결여된 수치는 정보가 아니라 소음에 불과하다. 이제 우리는 수치모델이 만들어낸 화려한 결과 뒤에 숨은 '전제와 한계'를 읽어야 한다. 예측 결과를 접할 때마다 “이 값은 어떻게 검증되었는가", “나는 이 수치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이러한 비판적 태도는 예측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예측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시민과 정책결정자가 이러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할 때, 수치모델은 더욱 완성도 높은 모델로 발전할 것이며, 단순한 계산 도구를 넘어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합리적 선택을 돕는 '신뢰할 수 있는 지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롯데리아, 기다란 번 ‘불갈비 버거’ 특화 메뉴로 재출시

롯데GRS는 롯데리아에서 지난 2016년 판매를 종료한 샌드형 버거 불갈비 버거를 특화 메뉴로 재 출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재출시는 안산, 인천연희, 오산세교, 영남대 등 드라이브스루(D/T) 점포 4곳과 서울역사 내 매장을 포함한 총 5개 지점에서 한정적으로 진행된다. 이는 일괄적인 메뉴 운영 방식에서 탈피해 매장 입지와 상권 특성에 맞춘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여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한 포석이다. 롯데리아는 지난 2021년부터 홍대점의 젊은 세대를 겨냥한 '홍대 치'S버거'와 잠실롯데월드타워점의 '월드타워 새우' 등 입지별 특화 메뉴를 지속적으로 운영해왔다. 실제 도입 후 3개월간 홍대 치'S버거가 약 5%, 월드타워 새우가 약 13%의 매출 비중을 기록하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공항 입점 매장들의 '자이언트 새우' 역시 약 7%의 판매 점유율을 나타내며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다시 선보이는 '불갈비 버거'는 드라이브스루와 역사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전용 카톤 포장재를 적용했다. 기차와 자동차 모양으로 제작된 특수 패키지를 통해 주문 고객들이 차 안이나 기차 내에서도 간편하게 취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시가지, 쇼핑몰, 공항 상권에서의 특화 메뉴 운영이 매출 및 객수 확대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특화 메뉴 운영 역시 매장 효율성 확대를 통한 수익성 매장 육성을 위한 브랜드 경영의 연속적인 부분으로 상권별 매장 각각의 특색에 맞춘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진옥동 다시 3년”…신한지주, AI·주주환원 ‘투트랙’ 가속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 연임에 성공했다. 본격적으로 2기 체제에 들어가는 진 회장은 생산적금융 확대와 인공지능 전환(AX), 핵심 사업 영역 강화와 내부통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감사위원회는 회계·재무 전문가 중심으로 꾸려져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게 된 한편 상법 개정에 따라 정관을 변경하면서 주주 참여와 보호 기능을 확대했다. 26일 신한지주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시 중구 소재 신한은행 본점에서 제25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취임 후 지난해 12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됐다.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진 회장의 재선임을 두고 주주들은 수장으로서 임기 동안 이룬 실적과 조직 안정, 내부통제 강화 노력에 따른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한 주주는 “신한금융의 지난해 경영 성적은 역대 최고 순이익이었다"며 “조용하고 일관된 리더십으로 조직과 적극적이고 수평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내부통제 강화에도 성공해 침체된 분위기를 개선하고 내부 결속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영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 시장신뢰도를 높였고, 사회공헌사업으로 사회적약자 보호 의무도 충실히 이행했다"며 “주주를 위한 밸류업 프로젝트를 통해 자사주 취득과 소각으로 가치도 키워냈다"고 부연했다. 2기 체제를 시행하게 된 진 회장은 향후 집중할 분야로 생산적 금융과 AX 가속화, 미래 전략사업 선도, 내부통제·소비자보호 강화 등을 꼽았다. 진 회장은 인사말에서 “AI·디지털자산·플랫폼을 중심으로 금융의 경쟁구도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어 생산적 금융으로의 변환 속에서 자본시장 역량도 중요해지고 있다"며 “혁신 기업들의 든든한 성장 파트너가 되는 한편 AX·DX 가속화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WM·시니어·글로벌 등 핵심 전장이 될 비즈니스 영역에 그룹의 역량을 더욱 집중하고 내부통제와 금융소비자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신규·재선임과 감사위원 선임 안건도 원안대로 의결됐다. 올해 이사회 의장에는 재선임된 곽수근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사외이사에는 △김조설 오사카상업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배훈 변호사 △송성주 고려대학교 통계학과 교수 △최영권 한국애널리스트회장이 재선임되고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 임승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신규로 선임됐다. 곽수근·임승연 이사는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배훈·최영권 이사는 감사위원으로 각각 선임됐다. 상법 개정에 따라 정관 변경도 이뤄졌다.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고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는 등 정관 변경 안건을 원안 가결했다. 전자주주총회 제도 도입과 주주보호를 위한 정관 개정도 통과됐다. 주총 현장에서 확정되는 밸류업 정책에도 이목이 모였다. 신한지주는 주주환원 강화를 위해 약 9조9000억원 규모의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조치로 배당 재원이 늘어나 비과세 배당 등 유연한 주주환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개인 주주는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되지 않아 세후 수익이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전입에 의한 비과세 배당은 2026년 결산 이후 본격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이날 주총에서 기말 배당금은 주당 880원, 연간 주당 배당금은 2590원으로 확정됐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새마을금고, 지역사회 환원 규모 7% 확대…사회공헌 키운다

새마을금고가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며 지역사회 환원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복지·교육·금융지원 등 사회공헌 모델도 강화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총 748억원의 지역사회 환원을 추진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년(700억원) 대비 6.9% 확대됐다. 분야별로 보면 사회 배려계층과 복지시설을 지원하는 문화복지후생사업에 169억원이 투입됐다. 장학금 지원 등 회원 교육 사업에는 83억원, 재해재난지원과 지역 안전, 보건 지원을 위한 지역사회개발사업에 74억원을 지원했다. 새마을금고 대표 사회공헌사업인 좀도리 운동에는 36억원을 지원했다. 이 사업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을 한톨씩 덜어내 모아두는 좀도리 정신에서 따왔다. 기부금에는 23억원, 정책자금을 포함한 금융지원에 363억원이 공급했다. 총 환원 규모는 748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는 전국 1682개 영업점을 무더위 쉼터로 활용해 지역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MG어글리푸드 지원사업을 통해 상품성이 낮아 유통되지 못한 농산물을 취약층 5500가구에 전달했다. 규모로는 2억원 상당이다. 취약층의 식생활 개선은 물론 식품 자원의 낭비를 줄이는 역할도 했다. 신규 사회공헌 사업으로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사업'도 추진했다. 아동과 청소년 등 북한이탈주민의 식생활과 주거안정, 사회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5억원을 기부했다. 직접 지원뿐 아니라 시설 설립 등 투자운영 형태의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돌봄 시설과 생활체육 문화시설 운영 등을 통해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자운영사업의 누적 투자액은 지난해까지 1683억원이다. 단순한 복지를 넘어 지역사회 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1683억원의 투자운영사업과 748억원의 직접지원사업을 통해 지난해 총 3만1000여개 기관이 지원을 받았다. 소속 인원을 포함하면 총 114만명이 혜택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는 올해도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노인 일자리 창출, 노령고객 금융사기 예방 등을 위한 시니어 금융강사 양성사업과 독거노인 반려로봇 지원, 취약층을 위한 사랑의 집수리사업 등을 추진한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새마을금고는 지역금융협동조합으로 서민과 지역사회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더본코리아, ‘핵심상권 창업지원’ 2호점 오픈… 점주 무자본 창업 지원

더본코리아는 '핵심상권 창업지원' 2호 매장으로 서울 강남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연돈튀김덮밥(연돈볼카츠) 강남역점을 오픈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지원 사업은 지난해 상생위원회 의결을 거쳐 도입된 본사 주도형 모델로, 권리금 등 초기 진입 장벽이 높은 주요 상권에 가맹점주가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골자다. 본사는 단순히 매장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해당 입지를 브랜드의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해 점주의 수익성과 브랜드 파워를 동시에 높인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빽다방 신논현역점에 처음 적용된 이후 이번 연돈튀김덮밥 매장이 두 번째 사례가 됐다. 이번에 문을 연 연돈튀김덮밥 강남역점은 보증금과 권리금은 물론 인테리어, 설비, 간판, 홍보 비용 등 개설에 필요한 초기 투자금 100%를 본사가 부담했다. 가맹점주는 사실상 자본금 없이 창업이 가능하며, 매달 지불하는 임차료 역시 본사가 일정액을 분담해 운영 부담을 낮췄다. 매장은 테헤란로와 강남대로가 만나는 핵심 지점에 위치한 테이크아웃 전문점 형태로 운영된다. 오피스 종사자와 2030 세대 등 유동 인구가 풍부한 입지 특성을 살려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한편, 지난해 9월 진행된 리브랜딩 이후의 메뉴 경쟁력을 검증하는 시험대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본사는 이곳을 신메뉴 테스트 및 점주 교육 등을 위한 브랜드 기지로 운영할 계획이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강남역점 오픈은 핵심상권 창업지원 모델을 연돈튀김덮밥까지 확대 적용한 두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브랜드별 특성과 상권 적합성을 고려한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점주와 본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수년 째 2만원 선 박스권”…소액 주주 성토장 된 HMM…흑자 자축 속 ‘본사 이전·거버넌스’ 격돌 [주총 현장]

HMM이 글로벌 해운 시황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6년 연속 흑자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정기 주주총회 현장의 분위기는 축제와는 거리가 멀었다. 경영진은 대규모 선대 확충을 골자로 한 장밋빛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객석을 메운 주주들은 '본사 부산 이전' 강행 우려부터 대주주 입김에 휘둘리는 지배 구조와 수년째 박스권에 갇힌 주가에 이르기까지 묵혀둔 불만을 쏟아냈다. 26일 HMM은 이날 오전 9시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파크원 타워1 19층에서 제50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상정된 제50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을 비롯해 정관 변경·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은 원안 가결됐다. ◇최원혁 대표 “13.4% 높은 이익률…2030년까지 155만TEU 확보로 도약" 의장으로서 임석해 의사봉을 잡은 최원혁 대표이사 사장은 먼저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주들을 다독였다. 최 대표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가 간 무역 갈등이 겹치며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된 한 해였다"면서도 “효율적인 선대 운영과 고수익 화물 유치를 통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0조8914억 원, 영업이익 1조4612억 원으로 6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13.4%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질적 성장의 성과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1주당 700원(총 배당금 약 6602억 원, 시가 배당률 3.4%)의 현금 배당 안건이 주주들의 승인을 받았다. 미래 전략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됐다. 회사를 글로벌 톱티어 선사로 도약시키기 위해 지난해 구체화한 '2030 중장기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컨테이너 155만 TEU와 벌크 1275만 DWT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는 “친환경·통합 물류·디지털화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넷 제로 2045'를 향한 탈 탄소 체계 구축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외이사 선임안에 주주들 반발…“거수기 전락" vs “적법한 검증 마쳐" 그러나 순조롭던 주총의 분위기는 임기 2년의 신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안양수 전 법무법인 세종 고문과 박희진 부산대학교 부교수를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되며 격해졌다. 발언권을 얻은 주주 김보라 씨는 두 후보의 이력을 조목조목 짚으며 이사회의 독립성 결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 씨는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감시하고 자문할 수 있는 전문성이 필수"라며 “공직 생활을 거쳐 산은 부행장까지 지낸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인 안양수 후보가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산업은행이 HMM의 대주주이자 핵심 이해 관계자인 상황에서 사외이사의 본질적 기능을 상실하고 대주주의 꼭두각시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었다. 이어 박희진 후보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김 씨는 박 후보가 해양이나 항만 전문가가 아닌 부산 지역을 기반으로 한 학자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회사가 직면한 본사 이전이라는 사안에 대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위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인사가 경영상 필요가 아닌 본사 이전 강행을 위한 '거수기 세우기'로 보인다며 “이사회가 지역 안배의 장이 돼선 안 된다"고 일갈했고, 현장에서는 동조하는 주주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최 대표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그는 “두 후보 모두 사외이사 추천위원회를 통해 상법상 요구되는 회계 및 재무 전문가로서의 자격을 충분히 검증받았다"며 “각자의 분야에서 축적된 전문성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위치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본연의 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지역 안배 논란에 대해서는 “이번 주총은 상법이 요구하는 지배 구조를 갖추는 적법한 자리"라며 “별개의 건(본사 이전)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견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의장의 역할을 벗어나는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주주석에서 제기된 이사회 정족수 우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번 선임으로 HMM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5인 체제로 운영된다. 최 대표는 “이는 대규모 상장 회사가 3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선출하도록 하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라며 “과거 4년 간 동안 5인 체제로 운영해 경영상 안전에 문제가 없었으며, 향후 충원이 필요하면 이사 수 증대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표결 결과, 안양수 후보 선임의 건(반대 12만9928주)과 박희진 후보 선임의 건(위임장 반대 15만2394주)은 모두 3% 초과 의결권 제한 규정이 적용된 가운데 통과됐다. ◇거버넌스 개선 요구 분출…“다음 주총 때 제안해 달라" 대주주 입김에 대한 불만은 지배구조 개선 요구로 이어졌다. HMM 기업 거버넌스 대표격으로 나선 한 주주는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으로 구성된 구조 탓에 소액주주로서의 한계가 명확하다"며 “이는 회사가 강조하는 ESG의 핵심인 투명하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타 기업들의 사례를 들며 거버넌스 개선과 권익 보호를 위해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를 선임해 줄 것을 대표이사에게 공식 제안했다. 이에 최 대표가 “상법 제363조의 1에 따라 주주총회일 6주 전 서면이나 전자문서로 사외이사 선임을 제안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 있다"며 원론적인 법적 절차를 안내하자 주주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주주 정성철 씨는 “의장의 말은 결국 대주주의 의도대로 계속 사외이사를 구성하겠다는 것으로 들린다"며 “소액 주주를 위해 한 자리라도 할당해 주시기를 부탁하며, 이사회나 대주주와 꼭 협의해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하지만 최 대표는 “다음번 정기 주총 때 해당 제도를 참조해 제안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본사 이전' 뇌관 폭발… “법적 근거 없는 이전은 배임 행위" 이날 주총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것은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한도 20억 원 상정, 전년도 실제 집행 18억 원)을 논의할 때였다. 주주 정성철 씨는 회사의 가장 큰 위기 요인으로 '본사 부산 이전' 문제를 꼽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정 씨는 주총 안내 문구에 적힌 '지난 반세기 수많은 시련을 슬기롭게 극복해왔다'는 문구를 인용하며 “지금 회사의 존립과 주주 가치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문제는 본사 이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신규 이사진이 꾸려지면 5월 임시 주총을 열어 정관을 변경하고, 지방 선거 전에 이전을 강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짙은 의구심을 표출했다. 또한 그는 이전 추진의 명분이 철저히 정치적이라고 꼬집었다. 정 씨는 “대주주만 대표하는 이사회의 독립성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헌법 제59조 조세 법률주의에 위배되는 불확실한 가정과 세제 혜택 명목으로 수천억 원의 매몰 비용을 감수하려는 것은 배임 행위"라고 엄중 경고했다. 노사 갈등으로 인한 파국적 결과도 짚었다. 정 씨는 “이전 강행은 노조의 총파업을 불러 수출 물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결국 고객 이탈과 해운 동맹 내 신뢰도 하락이라는 수치로 환원할 수 없는 피해를 남길 것"이라며 관련 검토 자료의 투명한 공개를 강하게 압박했다. 최 대표는 “주식회사의 이사는 회사와 총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변하고 보호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며 “말씀하신 사안에 대해 그 임무에 위배되는 일 없이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소액 주주의 절규 “차등 배당이라도 해달라"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주가에 대한 억울함도 터져 나왔다. 경기도 양주시에서 아침 식사도 거른 채 주총장을 찾았다는 한 소액 주주는 “다른 회사 주가는 천장을 뚫고 치솟는데 HMM은 2만 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만 반복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산업은행과 해진공 등 든든한 대주주를 둔 상황에서 억지스러운 요구일지 모르나, 소액 주주들에게만이라도 차등 배당을 실시하는 방안은 고려해 볼 수 없느냐"며 “경영진과 대주주가 가슴에 손을 얹고 우리의 입장을 헤아려 달라"고 호소했다. 답변에 나선 재경본부장은 “현재의 배당은 모든 주주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한 것"이라며 당장의 차등 배당 선을 긋고 “영업 자산 투자를 통한 주주이익 극대화로 주가 부양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항공 물류 진출? 글로벌 8위인 컨테이너·벌크 사업 내실화가 우선"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중동 사태로 인한 이익 감소를 우려하며 에어 카고(항공 물류) 부문에 투자할 의향이 없는지 물었다. 하지만 최 대표는 해운업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그는 “CMA-CGM 등 일부 글로벌 톱티어 선사들이 에어 카고를 병행하고 있지만, 현재 컨테이너 선복량 100만 TEU로 글로벌 8위인 우리 회사가 200만 TEU 이상의 7위권으로 도약하는 것조차 벅찬 현실"이라고 답변했다. 과거 LX판토스에서 육상·항공 물류를 모두 경험해본 최 대표는 “현 시점에서 HMM은 해운 역량에 모든 힘을 쏟아 해운 동맹 내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못 박으면서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강조했다. 최 대표는 “현재 회사가 보유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등 벌크선은 14척에 불과한데, 이는 장금상선의 137척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며 “컨테이너 사업에 쏠린 리스크를 벌크 사업으로 헤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하며, 부진한 터미널 사업의 체질도 개선해야만 2030 중장기 전략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질의응답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집중 투표제 배제 조항 삭제'를 골자로 하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도 99.9%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돼 향후 지배 구조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며 50번째 정기 주주총회의 막을 내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창립 25주년 맞은 이디야커피, 상생 경영 철학 실천…가맹점주 자녀 장학금 전달

이디야커피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가맹점주 자녀들을 대상으로 '2026 캠퍼스 희망기금'을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기금은 가맹점 61개소의 자녀 63명에게 전달되었으며,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1인당 장학금 2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 2016년 도입되어 올해로 11년째를 맞이한 '캠퍼스 희망기금'은 본사와 가맹점이 상생의 가치를 공유하는 이디야커피의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2026년 기준 누적 수혜 인원은 863명이며, 현재까지 지원된 장학금 총액은 17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디야커피는 가맹점의 안정적 운영이 브랜드 성장의 핵심이라는 판단 아래 구조적인 동반 성장 체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이번 지원은 25년간 이어온 브랜드 역사를 기념하며 가맹점주의 헌신에 보답하고 상생의 선순환 구조를 공고히 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캠퍼스 희망기금이 자녀들에게는 학업에 대한 든든한 응원이 되고, 가맹점주께는 자긍심이 되는 제도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며 “상생이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가맹점과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동반 성장 모델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디야커피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가맹점 로열티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무상 물품을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상생 조치를 이어오고 있다. 매장 환경 개선을 위한 청소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브랜드 광고 모델 마케팅 비용 전액을 본사가 부담하는 등 상생 협력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 밖에도 본사와 가맹점주협의회가 함께 소외계층을 위한 김장 나눔, 상이군경 음료 봉사, 식목일 나무 심기 등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전개하며 지속가능경영을 실천 중이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동아오츠카, 한빛부대 21진 장병에 포카리스웨트 분말 지원

동아오츠카는 오는 4월 남수단에 파병되는 남수단재건지원단 '한빛부대 21진' 장병 270명을 대상으로 포카리스웨트 분말 약 2000포를 지원했다고 26일 밝혔다. 한빛부대는 '대한민국 남수단 재건지원단'이라는 정식 명칭을 가진 부대로, 지난 2011년 남수단 독립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파병이 성사됐다. 지난 2013년 1진이 파견된 이후 꾸준히 임무를 이어오고 있으며, 21진 장병들은 오는 4월 현지로 떠나 약 8개월 동안 재건 지원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동아오츠카 측은 고온의 열대 기후에서 근무하는 대원들의 체력 유지와 효율적인 수분 보충을 돕기 위해, 휴대가 간편하고 물에 타 마실 수 있는 가루 형태의 포카리스웨트를 지원 물품으로 선정했다. 박철호 동아오츠카 대표이사 사장은 “타국에서 헌신하는 장병들의 건강한 임무 수행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국군 장병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1조 펀드 조성에 전국 교육…NH농협금융, ‘생산적 금융’ 전방위 강화

NH농협금융이 정부 정책에 부응해 '생산적 금융'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펀드 조성부터 은행의 전국 단위 교육까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는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NH대한민국상생성장펀드(가칭)'를 총 1조원 규모로 조성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펀드는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농협캐피탈 등 농협금융 주요 계열사가 전액 출자하는 블라인드펀드로, 첨단전략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해 미래 산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한다. 투자 방향은 인프라 투융자, 직접투자, 간접투자로 나뉜다. 특히 인프라 분야에서는 지분투자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단계까지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직접투자 분야에서는 K-엔디비아 육성 등을 지원한다. 간접투자를 통해서는 정책성펀드 운용 계획에 따라 선정될 자펀드 운용사 선정을 지원한다. 또 농협금융이 개별 펀드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벤처·혁신 투자 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농협금융은 4월 중 5000억원 규모의 1호 펀드를 결성해 인프라 투융자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운용은 수탁고 60조원 규모의 국내 업계 7위인 NH-아문디(Amundi)자산운용이 맡는다. 신재생에너지 등 국가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한 농업농촌 디지털 전환, 농업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투자처 육성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농협금융 계열사 전체가 하나로 결집해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생산적 금융을 통한 국가 성장 정책에 주도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생산적 금융의 현장 적용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달 25일 경남 지역을 시작으로 서울권, 경기권,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 등 전국 5극3특 권역별로 집합교육을 실시한다. 지난 2월 발간한 '생산적·포용적 금융 가이드북'을 현장 실무에 반영하기 위한 교육으로, 농협은행 전국 영업점 지점장과 여신팀장 등이 대상이다. 교육은 생산적 금융 대상 여신 취급 기준, 추진 기법, 현장 적용 방안 등을 학습하도록 구성됐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현장 중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강 행장은 지난 25일 중소기업 지원 역할을 하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을 방문해 금융과 기업 지원에 관한 현장 분위기를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또 농협은행 판교대기업금융센터 개점식을 찾아 인공지능(AI), 데이터, 정보기술(IT), 반도체 등 기술 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지난해 식품사 매출원가율 0.9%p 상승…영업익 7300억 사라졌다

국내 주요 식품사들의 지난해 실적에서 외형 성장에 비해 수익성 둔화 현상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환율, 고정비 인상 등 복합적인 요인이 제조원가를 상승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식품업계는 공정 효율화와 해외 거점 확대를 통한 구조적 마진 개선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본지가 주요 22개 식품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합산 매출은 총 80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외형 성장을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전체 조사 대상 식품사의 각 매출 규모를 반영한 가중평균 매출원가율은 2024년 74.3%에서 지난해 75.21%로 0.9%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에 전년도 수준의 매출원가율을 유지했다고 가정하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실제보다 총 7356억원 가량 더 많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원가율 상승으로 지난해 식품업계 영업이익이 7300억원 이상 증발한 셈이다. 증감률로 따지면 지난해 매출원가율 상승 요인으로 인해 업계 전반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약 14.9%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사조오양, 원가율 89.6% '최고'…동서식품, 증가율 최고 지난해 기업별 매출원가율 변동은 취급 품목과 사업 구조에 따라 편차를 보였다.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은 동서식품은 매출원가율이 2024년 66%에서 2025년 71.4%로 5.4%p 상승하며 가장 큰 변동 폭을 보였다. 빙그레(+2.9%p)와 롯데웰푸드(+2.4%p)가 그 뒤를 이었다. 매출원가율 절대치 기준으로는 수산 및 육가공 비중이 높은 사조오양(89.6%)과 사조대림(87.9%)이 가장 높았다. 반면, 22개사 중 6곳은 원가율을 전년 대비 낮추는데 성공했다. 샘표식품(-3.8%p)과 삼양식품(-2.9%p)의 개선 폭이 가장 컸다. 특히 삼양식품은 지난해 기준 매출원가율 55.2%를 기록하며, 하이트진로(55.6%)보다 낮은 식품업계 최저 수준의 원가 구조를 보였다. 지난해 원가율 상승의 주요 원인은 글로벌 원자재의 가격 인상이다. 대표적으로는 카카오와 커피 원두가 꼽힌다. 서아프리카 주요 산지의 기후 이변 및 병해로 카카오 선물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제 코코아 가격은 예년 톤(t) 당 2000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 2024년과 지난해에는 평균 7000~8000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이 기간에는 톤 당 1만달러를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롯데웰푸드의 매출원가율이 전년 대비 2.4%p 상승한 것 역시 카카오 등 원재료 매입액 증가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커피 원두 또한 베트남 가뭄에 따른 로부스타 가격 상승과 브라질 기후 악화에 따른 아라비카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제조원가 부담을 높였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은 예년에는 파운드(lb) 당 100~200센트 내외였으나, 지난해 평균 368센트까지 치솟았다. 비교적 가격이 낮은 로부스터 원두도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 기준 톤 당 46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거시 경제 환경의 변화도 제조원가에 영향을 미쳤다. 기초 원료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품산업 특성상, 1350~1400원대를 횡보한 원·달러 환율은 원화 환산 수입 단가를 구조적으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지난 2024년 하반기 단행된 산업용 전기요금 누적 인상분과 생산직 임금 및 물류비용 상승이 더해지며 전반적인 제조 고정비가 증가했다. ◇원자재가격·환율·전기료 '3중고'…수익 방어 전략 '사활' 원가 압박 환경 속에서 삼양식품,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등 주요 기업들은 각사의 사업 구조에 맞춘 수익성 방어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삼양식품은 고환율 환경을 수출 단가 경쟁력 및 환산 이익으로 활용하는 수출 주도형 수익성 방어 모델을 통해 매출원가율 55%대를 유지했다. 올해는 미주·유럽 지역 주요 유통채널 침투율을 확대하고 중남미 신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또한, 오는 2027년 완공 목표로 중국 자싱공장 생산 라인을 확대해 글로벌 공급망 제약을 해소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비핵심자산에 대한 유동화를 실행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수익성 중심의 운영 체계로 전환한다. 해외식품 부문은 헝가리에 신규 기지를 구축해 유럽 스웨덴·스페인 등의 메인 유통채널 진입을 확대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할랄 등 대중 시장 진입을 본격화해 글로벌 전략 제품(GSP)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바이오 부문은 인공지능(AI)과 자동화를 통해 원가 절감을 가속화하며,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아프리카 지역 중심의 신규 수요 확보를 추진한다. 롯데웰푸드는 올해를 구조적 마진 정상화의 전환점으로 삼고, 프리미엄 포트폴리오 재편 및 원재료 소싱 구조 효율화를 진행한다. 핵심 지역인 인도에서 건과 부문은 올해 7월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추가 확대하고, 빙과 부문은 남부지역 커버리지를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주력 브랜드인 '빼빼로'를 단일 브랜드 최초 1000억원 매출 규모로 성장시키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CIS 지역에 브랜드를 안착시켜 성장 동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매출원가율 0.92%p 상승은 원재료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하기 어려운 식품업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내수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 민감도가 높아 판매가 인상만으로 원가를 상쇄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식품사들의 실적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 등 외부 충격을 얼마나 잘 방어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업계는 내수 시장에서의 비용 효율화와 함께 환율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해외 매출 비중 확대가 기업들의 핵심적인 수익성 방어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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