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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임단협 최종 타결…6년 연속 파업 없이 교섭 마무리

기아 노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약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며 최종 타결됐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가 전날 실시한 잠정합의안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2만4710명 중 2만2479명(91%)이 참여했다. 임금협상안은 64.1%, 단체협약안은 63.1%의 찬성률로 각각 가결됐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월 10만원 인상과 성과격려금 400%+1270만원, 자사주 47주 지급 등이 담겼다. 올해 최대 생산·판매 목표를 달성하면 복지포인트 50만원도 지급한다. 이에 따라 기아는 2021년 이후 6년 연속 실제 파업 없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노사는 오는 31일 광명 오토랜드에서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현대차도 같은 날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현대차 안까지 가결되면 현대차그룹 완성차 양사의 올해 임금교섭이 모두 마무리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베네수엘라 석유 얻었다”…트럼프, 650억배럴 통제권 확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매장량에 대해 미국이 지분을 확보하는 초대형 거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방금 베네수엘라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석유 거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나의 지시에 따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높은 존경을 받고 있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했다"며 “민간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베네수엘라에 있는 확인 석유 매장량 650억배럴 이상에 대해 미국이 과반의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거래가 미국 납세자들에게 아무런 비용 부담 없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역사적인 거래는 미국의 석유 매장량을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미국의 석유 공급을 크게 확대할 것"이라며 “향후 장기간에 걸쳐 모든 미국인의 기름값을 상당히 낮추는 동시에 베네수엘라가 막대한 성공과 번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거래는 이미 확대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와 미국의 관계를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이 정확히 어느 정도의 비중을 통제하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650억배럴은 미국 전체의 확인 원유 매장량을 웃도는 규모다. 올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공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미국의 확인 원유 매장량은 460억배럴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미국이 다른 국가의 경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이번 거래는 서반구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돈로주의'(19세기 먼로주의의 트럼프 버전)를 구현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이 올해 1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강제 축출하고 석유 판매권을 장악한 가운데 나왔다. 로드리게스 대통령 권한대행이 집권한 이후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도 적대에서 협력 관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미국은 제재 완화와 국제 금융시장 접근권, 원유 판매 수입에 대한 통제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베네수엘라의 정책 방향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베네수엘라가 미국과의 논의 과정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올해 들어 증가했지만 여전히 과거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7월 베네수엘라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116만배럴에 그쳤다. 이는 10년 전 생산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서울시, 용산 철회 땐 ‘훼손 그린벨트’ 해제 검토…3차 회동 새 협상카드

서울시가 정부의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방침 철회를 전제로 보전 가치가 낮은 훼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주택 공급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그린벨트가 정부와 서울시 간 협상의 새 카드로 떠올랐다. 용산공원과 탄천물재생센터를 둘러싼 논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상대적으로 사업화가 가능한 훼손 그린벨트에서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29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다음 주 세 번째 회동을 열고 서울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측은 최근 두 차례 회동에서도 용산공원 본체 부지 활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지만, 훼손 그린벨트와 탄천물재생센터,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대체 공급 방안에 대해서는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협상에서 가장 새로운 변수는 훼손 그린벨트다. 서울시는 정부가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주택을 공급하려는 방침을 철회할 경우 녹지로서 기능을 상실했거나 보전 가치가 낮은 훼손 그린벨트를 선별해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그동안 그린벨트 해제에 신중했던 서울시가 용산공원 보존을 조건으로 제한적인 해제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도심 한복판의 국가공원을 훼손하는 대신 이미 창고나 주차장, 비닐하우스 등으로 이용돼 녹지 기능이 떨어진 지역을 활용하자는 논리다. 다만 국토부와 서울시는 훼손 그린벨트 검토의 전제를 놓고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 장관은 최근 오 시장과의 회동 결과를 설명하면서 서울시가 훼손 그린벨트 활용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서울시는 용산공원 주택 공급 계획을 철회하는 것이 그린벨트 검토의 전제라고 재차 밝혔다.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를 독립적인 공급 대책으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용산공원 본체를 지키기 위한 교환 조건으로 제시한 셈이다. 다음 주 회동에서도 정부가 용산공원 공급 구상을 유지할 경우 훼손 그린벨트 논의가 진전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제도적으로도 공공주택 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는 수도권 공공주택지구 조성을 위해 해제하는 그린벨트 면적을 지방자치단체별 해제 가능 총량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안이 의결됐다. 지자체가 기존에 배정받은 해제 가능 면적을 소진하지 않고도 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과천경마장·국군방첩사령부 일대 1만6100가구 공급과 태릉CC 관련 절차 등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가 훼손 그린벨트 후보지를 제시하면 중앙정부의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총량 예외 제도를 결합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관건은 실제 후보지와 공급 규모다. 서울시는 아직 검토할 수 있는 훼손 그린벨트의 구체적인 위치와 면적, 예상 공급량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린벨트라고 해도 환경평가 등급과 생태적 가치, 주변 기반시설 여건이 각각 다른 데다 해제 과정에서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발생할 수 있다. 도로와 철도 등 교통망, 학교와 상하수도 같은 기반시설을 갖추는 데 필요한 비용과 기간도 따져야 한다. 보전 가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주택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제 공급 효과는 후보지가 공개돼야 판단할 수 있다. 김 장관은 지난 27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부가 다음 달 공개할 수도권 7만3000가구 이상의 추가 공급 후보지에는 현재 서울 물량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 시장과 대화만 잘되면 서울에서 3만~4만가구 정도가 추가될 수 있다"며 전체 공급 규모가 10만가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추가할 3만~4만가구는 훼손 그린벨트 한 곳만으로 확보하기보다 여러 공급 방안을 조합해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탄천물재생센터와 동부도로사업소, 세텍(SETEC) 일대를 연계해 최대 1만3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학교 부지 확보를 전제로 기존 6000가구에서 8000가구까지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훼손 그린벨트와 도심 유휴부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른 공급 물량을 더하면 정부가 제시한 3만~4만가구에 접근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면 용산공원 본체를 둘러싼 입장차는 여전히 크다. 김 장관은 어린이정원이 공급 대상지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구 방위사업청 부지와 장교숙소, 병원·옛 미군학교 부지 등 이미 훼손되거나 개발된 공간에서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공론화하자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특별법 개정과 미군기지 반환, 토양 정밀조사와 오염 정화, 인허가 절차 등을 고려하면 현 정부 임기 내 착공이 불가능하다며 본체 부지 개발에 반대하고 있다. 용산공원 대신 훼손 그린벨트를 활용하자는 제안에는 공원 보존이라는 명분과 공급 확대라는 실리를 함께 확보하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탄천물재생센터 역시 즉시 공급할 수 있는 부지는 아니다. 약 2조4967억원 규모 시설현대화 민간투자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적격성 조사 단계에 있고, 상부 주택 개발은 현재 조사와 별도 사안이다. 시설 이전 부지와 악취·소음 대책, 구조 안전성, 추가 사업비와 공사 기간 등도 검토해야 한다. 결국 다음 주 3차 회동에서는 훼손 그린벨트가 용산공원 갈등을 풀고 서울 추가 공급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용산공원 본체 공급 구상을 어느 수준까지 조정할지, 서울시가 그 대가로 어느 후보지를 얼마나 내놓을지가 협상의 성패를 좌우한다. 다만 '훼손 그린벨트 활용'이라는 원칙만으로는 주택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 양측이 구체적인 후보지와 공급량, 공공주택 비율, 사업 일정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린벨트 카드 역시 용산과 탄천에 이은 또 하나의 선언적 대안에 머물 수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먹어보니] 우유의 진한 풍미 그대로…상하목장 ‘얼려먹는 아이스크림’

여름철 냉동실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아이스크림이다. 문제는 한 통을 사놓으면 한 번에 너무 많이 먹게 된다는 점이다. 반대로 작은 컵 제품은 간편하지만 양이 아쉽다. 살찌는 것도 걱정이다. 이런 고민을 겨냥한 듯한 제품이 있다. 매일유업 상하목장의 '얼려먹는 아이스크림 밀크'다. 제품명 그대로 얼려 먹는 방식이다. 85ml짜리 개별 포장 제품을 냉동실에 넣어두면 아이스크림이 된다. 컵이나 숟가락이 필요하지 않고 포장 아래쪽을 밀어 올리면서 먹을 수 있어 간편하다. 아이들이 직접 먹기에도 비교적 편한 형태다. 포장지를 열고 한입 먹어봤다. 첫맛부터 우유 풍미가 꽤 진하게 느껴진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처럼 향이 강하게 치고 들어오기보다는 우유 특유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먼저 입안에 퍼진다. 여기에 적당한 단맛이 더해진다. 식감도 일반적인 컵 아이스크림과는 조금 다르다. 단단하게 얼어 있지만 입안에서 녹기 시작하면 부드럽게 풀린다. 천천히 녹여 먹을수록 우유의 풍미가 조금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 마치 차갑게 만든 진한 우유를 아이스크림처럼 즐기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한 번에 크게 베어 먹기보다 조금씩 밀어 올려 먹는 방식이 잘 어울렸다. 손에 들고 먹을 수 있어 TV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간식으로 즐기기에도 부담이 적다. '아이스크림 한 통을 비워버리는'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영양성분표를 보면 1개 기준 열량은 150kcal다. 탄수화물 20g 가운데 당류가 16g으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16%에 해당한다. 지방은 6.2g, 포화지방은 3.8g이며 단백질은 3.4g이다. 칼슘은 119mg으로 1일 기준치의 17%를 담았다. 원재료를 살펴보면 유기농 원유가 42% 함유됐다. 정제수와 설탕, 유기농 원유를 비롯해 혼합분유, 말토덱스트린, 갈락토올리고당, 유지방 등이 들어간다. 제품 자체가 상하목장 브랜드의 강점인 우유 풍미를 앞세운 만큼 원재료에서도 우유를 중심에 둔 구성이 눈에 띈다. 가격은 매일유업 공식몰 기준 85ml 24개에 2만7900원이다. 온라인상에서도 우유 맛이 진하고 부드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매일유업 공식몰에는 현재 이 제품에 4.8점대 평점이 형성돼 있다. 상하목장 브랜드는 '얼려먹는 아이스크림·주스'를 별도 제품군으로 운영하고 있다. 밀크 외에도 초코 아이스크림과 귤&배 아이스주스 등이 판매되고 있다. 우유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면서도 컵이나 스푼 없이 간편하게 즐기고 싶은 소비자라면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제품이다. 꼭 여름철이 아니더라도 간편한 디저트로 접근하기 좋아 보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소액공모 한도 3배 늘렸지만…상폐 강화에 하위 기업엔 ‘빛 좋은 개살구’

금융당국이 소액공모 한도를 1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3배 확대했지만 그 실효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로 자금조달 여건이 취약한 기업을 보는 투자자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조달 가능 금액을 늘려도 투자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제 자금 확보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소액공모 한도 확대가 시행된 후 소액공모에 나선 코스닥 상장사의 일반투자자 청약 성적은 대부분 저조하다. 유티아이는 청약률 196.4%를 기록했지만, 한주에이알티와 엑시온그룹의 청약률은 각각 59.23%, 0.85%에 그쳤다. 풍원정밀의 경우 잔여 주식을 주관사 상상인증권에서 전액 인수했으나, 청약률 자체는 4.85%를 기록했다. 반면 한도 확대 시행 전에는 소액공모에 일반투자자 자금이 대거 몰리는 사례가 잇따랐다. 휴림로봇의 청약률은 4만3994%를 기록했다. 제이케이시냅스와 비트맥스도 각각 9만7027%, 5만7679%에 달했다. 디에이치엑스컴퍼니의 청약률은 112.52%로 모집물량을 웃돌았다. 시지트로닉스는 84.76%였다. 다만 이들 기업의 소액공모는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이 적용되기 전인 올해 7월 이전에 이뤄졌다. 소액공모는 기업이 증권을 공모할 때 과거 1년간 공모가액이 일정 금액 미만일 경우 증권신고서를 소액공모서류 제출로 갈음하는 제도다. 통상 소액공모서류는 일반 증권신고서의 절반에 해당하는 분량이며, 별도 수리가 요구되지 않는다. 금융위원회가 소액공모 한도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제도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물경제와 자본시장 규모의 성장을 고려할 때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제도상 자금조달 한도가 늘어난 것과 실제 자금 확보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액공모 역시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인 만큼, 결국 시장에서 해당 기업의 주식을 받아줄 투자자를 확보해야 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공모를 하기 위해서는 일반투자자 50인 이상에게 청약을 권유해야 한다. 문제는 시장 환경 자체의 변화다. 소액공모 제도는 대규모 채권발행 등이 어려운 기업에게 유용할 수 있는 자금조달 창구인데, 이러한 기업의 자금조달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다. 기업의 상장 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넣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위해 시가총액 상장폐지 기준과 동전주 요건을 강화했다.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기준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아졌다. 주가가 일정 기간 동안 1000원을 밑도는 기업도 상장폐지 대상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소액공모에 나섰지만 청약이 부진했던 기업들은 강화된 시가총액 기준을 밑돌거나 근접해 있다. 전일 기준 한주에이알티의 시가총액은 103억원으로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인 200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엑시온그룹과 풍원정밀의 시가총액도 각각 161억원, 78억원으로 기준을 밑돌았다. 주가는 한주에이알티 1923원, 엑시온그룹 1121원, 풍원정밀 3410원이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하위 기업도 제3자배정 유상증자나 소액공모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여지가 있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라며 “지금 시장에서 관리종목이거나 상폐를 눈앞에 둔 기업은 기본적으로 공모가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공모 제도 자체의 구조적 한계도 거론된다. 소액공모 기준은 개별 공모 한 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모집한 금액과 과거 1년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모집한 금액의 합이 30억원 미만일 때 소액공모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이 30억원 미만의 소액공모를 반복해 일정 규모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기란 어렵다. 재무력을 갖춘 기업은 소액공모 제도 자체에 대한 유인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한번에 조달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력을 갖춘 기업은 외면하고, 자금조달 여건이 취약한 기업은 수혜를 누리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한도 확대 자체만 보면 자금조달 통로가 넓어졌다고 볼 수 있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 오히려 줄어든 셈"​이라며 “시간이 지나 기업들의 활용 사례가 늘어나기 전까지는 한도 확대가 제도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경북도의회 현장 의정부터 농촌 지원·세대 잇는 전통문화까지

◇최덕규 경북도의원, 폐기농산물 자원화 지원 조례 전국 첫 발의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농경지와 하천 주변에 버려지는 폐기농산물을 체계적으로 처리하고 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적 근거가 경북에서 처음 마련될 전망이다. 경북도의회 최덕규 의원(경주, 윤리특별위원장)은 폐기농산물의 적정 처리와 자원화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경상북도 폐기농산물 처리 지원 조례안'을 전국 최초로 대표 발의했다. 농촌지역에서는 상품 가치가 떨어지거나 판매처를 확보하지 못한 농산물이 농지나 하천 인근에 방치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악취 발생과 수질 오염 등 환경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조례안은 이러한 폐기농산물을 단순 폐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액비와 사료, 바이오에너지 등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조례안에는 폐기농산물 처리 지원계획 수립과 실태조사를 비롯해 자원화센터와 처리시설의 설치·운영, 수거·운반·처리 비용 지원, 상습 투기지역 관리와 점검, 농업인 대상 교육·홍보, 관련 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성주군에서 운영 중인 '비상품 농산물 자원화센터' 사례가 조례 마련 과정에서 주요 모델로 활용됐다. 성주군 자원화센터는 하루 최대 500톤의 비상품 농산물을 처리하면서 악취 민원을 줄이는 한편 시장에 출하되기 어려운 농산물을 별도 처리해 농가 소득 안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도의회는 이번 조례가 제정되면 이 같은 자원화 체계를 경북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행정·재정적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덕규 의원은 “폐기농산물 무단투기를 막고 자원화를 촉진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조례 제정을 통해 농촌 환경을 개선하고 자원순환을 활성화해 경북 농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조례안은 지난 8월 25일 경상북도의회 농수산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으며 오는 9월 3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다.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 발달장애인·자립준비청년 지원 현장 점검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가 복지정책의 실효성과 청소년 지원시설의 운영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구미와 김천지역 현장을 찾았다. 행정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위원 10명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발달장애인과 자립준비청년 지원기관, 청소년 수련시설 등을 방문해 운영 현황과 현장 애로사항을 살폈다. 첫날에는 경북 발달장애인훈련센터와 경북 자립지원전담기관을 찾아 주요 사업 추진 상황을 보고받았다. 위원들은 발달장애인의 직업훈련과 주거 자립을 연계한 '두드림하우스'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실제 취업과 자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과 연계한 현장 중심 직업훈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추진 중인 희망디딤돌 사업과 자립통합지원사업에 대해서도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체계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날에는 경북 청소년수련원을 방문해 기관 업무보고를 청취한 뒤 실내외 시설과 모험활동 공간 등 주요 시설의 안전성과 활용 상태를 점검했다.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회공헌 캠프 등 프로그램 운영 실태도 확인하며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과 시설 관리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김일수 행정보건복지위원장(구미)은 “발달장애인과 자립준비청년, 청소년들이 실제로 생활하고 지원받는 현장을 직접 확인한 의미 있는 일정이었다"며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복지와 지원정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도 관심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 전통문화부터 K-푸드까지 현장 의정 본격화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가 제13대 전반기 출범 이후 첫 현장 의정활동에 나서 문화·관광과 환경, 식품산업 분야 주요 사업장을 집중 점검했다. 문화환경위원회는 제365회 임시회 기간인 지난 26일과 27일 안동과 상주, 구미, 김천을 차례로 방문해 소관 기관과 사업장 운영 상황을 살펴봤다. 위원회는 도내 22개 시·군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문화·관광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전통문화 자원부터 산림·환경 교육, 식품산업까지 점검 대상을 폭넓게 구성했다. 첫날 찾은 한국국학진흥원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학자료를 보관하고 있지만 수장공간 부족으로 추가 기증자료 수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확인했다. 위원들은 전통기록유산을 안정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관련 지원 확대를 위해 의회와 진흥원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어 산림문화체험센터에서는 산림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는 교육·전시·체험 프로그램 운영 현황을 확인하고 시설 홍보를 강화해 관광자원과 연계한 이용 활성화를 주문했다. 상주 한국한복진흥원에서는 경북한복문화창작소와 입주기업, 전시홍보관 등을 둘러보며 한복산업 육성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특히 한복이 K-문화의 주요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해외시장 확대와 국제화 전략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 날에는 경상북도환경연수원을 찾아 환경교육관과 전시관 등을 점검했다. 위원들은 기후·생태 환경에 대한 도민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친환경 생활문화 확산과 생태보전을 위한 환경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민들이 환경 관련 자격증과 전문교육을 위해 직접 이용하는 시설의 노후 환경에 대해서는 개선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어 농심 구미공장과 김천 농업회사법인 푸드팩토리를 방문해 K-푸드 생산과 수출, 지역 농산물 가공·유통 현장을 살펴보고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위원회는 지역 식품기업과 농식품 자원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 일자리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과 예산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대진 문화환경위원장은 “목판과 한복 등 전통문화에서 산림과 환경, K-푸드 산업까지 경북의 다양한 현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식품한류산업국 신설을 계기로 지역 우수 농식품의 세계화를 적극 지원하고 현장의 요구를 정책과 예산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농협, 수확철 앞두고 경주 외동서 농기계 무상수리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농협이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두고 농업인들의 농기계 관리 부담을 덜기 위한 현장 지원에 나섰다. 경북농협은 28일 경주 외동농협 관내에서 NH경북농기계기술자협의회와 주요 농기계 생산업체 서비스 인력이 참여한 가운데 '농심천심' 농기계 순회수리 재능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는 경북농기계기술자협의회 회원을 비롯해 대동, TYM, LS엠트론, 아세아텍, 태광공업 등 주요 농기계 업체 A/S 인력 등 7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외동농협 관내 4개 장소에 나눠 배치돼 농업인들이 사용하는 농기계를 점검하고 무상수리를 지원했다. 경북농협은 수확철 농기계 고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영농 차질을 줄이고 농가의 수리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앞서 올해 상반기에도 영양농협과 불국사농협에서 순회수리를 진행해 모두 630여 대의 농기계를 무상으로 점검·수리했다. 경북농협은 농촌지역에서 농기계 수리업체를 이용하기 어렵거나 이동 부담이 큰 농업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사후관리 서비스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주원 경북농협 본부장은 “본격적인 수확철을 앞두고 적기 영농을 지원하고 농가 경영비 부담을 덜기 위해 합동 순회수리를 마련했다"며 “농업인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농심천심'을 실천하고 농업인들이 안심하고 영농에 전념할 수 있도록 농기계 지원 서비스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전통나눔 할아버지' 인천·경북까지 확대…전국 15개 지자체서 운영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어르신들이 전통놀이를 매개로 어린이들에게 생활문화와 삶의 지혜를 전하는 '전통나눔 할아버지'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된다. 한국국학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존 13개 지자체에서 운영하던 전통나눔 할아버지 사업에 인천광역시와 경상북도를 새로 추가해 오는 9월부터 모두 15개 지자체에서 운영한다고 밝혔다. 전통나눔 할아버지는 남성 어르신들이 초등학교 등 교육현장을 방문해 어린이들과 전통놀이를 함께하며 세대 간 교류를 이끄는 사업이다. 어린이들은 놀이 과정에서 규칙을 지키고 친구들과 힘을 모으며 협동과 배려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참여 어르신들에게는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혜를 다음 세대와 나누면서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새로 선발된 전통나눔 할아버지는 모두 24명이다. 이들은 어린이들과의 소통방법과 전통놀이 지도법 등 현장 활동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신규 활동자들은 기존 활동자 44명과 함께 9월부터 인천과 경북을 비롯한 전국 초등학교와 교육기관에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교육에는 윷놀이와 비사치기, 24절기 놀이, 승경도 놀이, 산가지 놀이 등 다양한 전통놀이가 활용된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한 어린이들이 직접 몸을 움직이며 놀이에 참여하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는 과정에서 전통문화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어르신과 어린이가 놀이를 통해 직접 만나면서 세대 간 거리감을 좁히고 전통문화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해부터 활동 중인 민경훈 전통나눔 할아버지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놀이를 통해 전통문화를 전하고 세대와 세대를 잇는 역할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아이들이 서로 배려하면서 즐겁게 놀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서울마장초등학교 김경연 담임교사도 “아이들이 생소한 전통놀이를 쉽게 이해하고 직접 체험하면서 놀이문화와 규칙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다"며 교육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장은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추진하고 있는 전통나눔 할아버지 사업이 올해 인천과 경북까지 확대됐다"며 “어르신과 어린이들이 전통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서로의 세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현장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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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곳곳서 미래 경쟁력·신뢰 회복·지역 현안 해결 위한 행보 이어져

◇포항, 유네스코 '미식 창의도시' 세계무대 도전…국내 추천도시 선정 포항=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포항시가 지역의 해양 미식문화를 세계적인 문화자산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CCN) 가입 도전에 속도를 낸다. 포항시는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28일 발표한 2027년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국내 추천도시 심사에서 미식 분야 추천도시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국내 관문을 통과함에 따라 포항시는 앞으로 유네스코 파리 본부에서 진행될 국제심사에 대비해 가입 준비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최종 가입 결과는 2027년 10월께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시는 지난 2024년 4월 미식 분야 국내 예비회원도시로 승인된 이후 유네스코 창의도시 가입을 위한 기반을 단계적으로 다져왔다. 관련 조례를 마련하고 창의도시 추진위원회와 행정협의체를 구성하는 한편 시민과 전문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논의를 통해 포항만의 미식도시 정체성을 구체화했다. 포항이 주목하는 미식의 핵심은 단순한 음식이나 관광상품에 머물지 않는다. 바다와 어촌, 항구, 전통시장 등을 중심으로 세대를 거쳐 형성된 생활문화와 생산자의 경험, 시민들의 일상이 어우러진 지역 고유의 문화적 자산에 의미를 두고 있다. 시는 이러한 자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산업과 관광, 도시공간 등 다양한 분야와 연계하고 새로운 도시 경쟁력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기후위기와 수산자원 변화 등 세계 해양도시가 공통적으로 마주한 문제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해외 창의도시들과 경험과 정책을 공유하고 공동 해법을 모색함으로써 포항을 '지속가능한 해양미식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기존 유네스코 창의도시와의 교류도 확대해 우수사례를 지역에 접목하고 국제적인 협력 기반도 강화할 방침이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이번 국내 추천도시 선정은 포항이 세계와 연결되는 새로운 시작"이라며 “포항의 고유한 미식문화를 세계와 나누고 문화와 창의성을 통해 시민의 삶과 도시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가능한 미식도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문화와 창의성을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주요 동력으로 활용하고 회원 도시들이 정책과 경험을 공유하도록 마련된 국제협력 체계다. 포항시는 '바다와 시민의 일상에서 시작해 기후위기에 세계와 함께 행동하는 미식 창의도시 포항'을 비전으로 내걸고 2027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최종 가입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안동농협 비상임이사 보궐선거 앞두고 후보자들 '공명선거' 다짐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농협이 비상임이사 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과 깨끗한 선거문화 조성을 위한 공동 실천에 나섰다. 안동농협은 오는 9월 4일 치러지는 비상임이사 보궐선거 후보자 등록 과정에서 후보자들과 함께 '공명선거실천 서약서'를 작성하고 서약 내용을 낭독했다고 밝혔다. 후보자들은 선거 과정에서 정해진 절차와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금품이나 향응 제공을 비롯한 불법 선거운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약서에는 실천 의무를 위반하거나 후보자 자격심사에서 결격사유가 드러날 경우 후보등록 무효와 법적 조치 등 선거관리위원회가 내리는 결정에 따르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안동농협은 이번 선거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 규정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등록부터 자격심사, 선거운동 관리, 투표와 개표에 이르기까지 선거 전 과정을 관리하며 관련 법령과 내부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살필 예정이다.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내부 쇄신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안동농협은 지난 7월 금품·향응 제공 등 불법 선거행위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임원(이·감사) 선거포상제 운영규약'을 마련했다. 조직 운영과 관련해서는 조합장 기본연봉 2천만 원 자율 삭감과 비상임 임원의 참석수당을 기존 60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낮추는 등의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권태형 조합장은 “이번 선거는 단순히 임원을 선출하는 것을 넘어 안동농협의 변화와 쇄신 의지를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보여드리는 중요한 계기"라며 후보자들에게 선거가 마무리될 때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공정하게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공명선거는 서약이나 구호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선거 과정에서 원칙을 지킬 때 의미가 있다"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잘못된 선거 관행을 바로잡고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문화가 확고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임하겠다"고 밝혔다. 안동농협은 이번 보궐선거를 조직의 신뢰를 높이고 선거문화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을 방침이다. 선거 이후에도 임원과 대의원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내부통제와 조직 운영체계를 개선하는 등 후속 쇄신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진열 군위군수, 정부에 TK신공항 조속 추진 건의…“가능한 절차부터 속도 내야" 군위=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김진열 군위군수가 중앙정부에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의 조속한 정상화를 요청하며 지역 최대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 행보를 이어갔다. 군위군에 따르면 김 군수는 지난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국정설명회'에 참석해 정부의 주요 국정운영 방향을 공유하고 지역 현안에 대한 정부 차원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번 설명회는 전국 기초자치단체장들에게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와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지역 현장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군수는 이날 박홍근 기획예산처장관과 만나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비롯한 군위지역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신공항 사업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군위군은 대구경북신공항을 군위뿐 아니라 대구·경북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재원 조달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동시에 이미 확보된 민항 관련 예산을 활용해 보상과 설계 등 현재 추진할 수 있는 절차부터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정부 측에 전달했다. 사업 장기화에 따른 이전지역 주민들의 어려움도 강조했다. 오랜 기간 각종 규제와 재산권 제한을 감수해 온 주민들이 신공항 사업의 진척을 실제로 체감할 수 있도록 보상 등 후속 절차를 조기에 가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군수는 최근 의성군과 신공항 사업 정상화를 위한 공동 대응책을 논의하고 대구시와도 사업 추진 상황과 현안을 공유하는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국정설명회를 통해서는 중앙정부에 지역의 요구사항을 직접 전달하면서 신공항 현안 해결을 위한 협력 범위를 더욱 확대했다. 김진열 군수는 “대구경북신공항은 군위의 미래를 넘어 대구·경북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어갈 핵심 사업"이라며 “지금은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가능한 부분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는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 목소리가 필요한 곳이라면 직접 찾아가 설명하고 관계기관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해법을 만들어 가겠다"며 정부와 대구시, 경북도, 의성군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 사업 정상화와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북 시·군의회의장협의회, 안동·의성 등 호우피해 4곳에 1200만원 지원 의성=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상북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경북과 경남지역 주민들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성금 지원에 나선다. 경상북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는 지난 27일 청도상상마루에서 제347차 월례회를 열고 호우피해를 입은 안동시와 의성군, 경남 거제시와 통영시 등 4개 지역에 재난·재해 성금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지원 규모는 시·군별 300만 원으로 총 1200만 원이다. 당초 안건에는 집중호우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남 거제시와 통영시를 지원하는 방안이 담겼다. 하지만 심의 과정에서 지난 7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어 일부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안동시와 의성군 역시 지원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협의회는 이를 반영해 안건을 수정 가결하고 성금 지원 대상을 모두 4개 시·군으로 확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의 안정적인 거주 여건 마련을 위한 '농지법 시행규칙 개정 건의안'도 원안대로 의결됐다. 협의회는 다음 제348차 월례회를 영천시의회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날 월례회는 경상북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주최하고 청도군의회가 주관했으며 도내 18개 시·군의회 의장들이 참석해 지역 현안과 지방의회 공동 협력사항을 논의했다. ◇정태우·김완기, 울릉군 홍보대사 됐다…섬 관광 매력 전국에 알린다 울릉=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배우 정태우와 개그맨 김완기가 울릉도의 자연과 문화, 관광자원을 전국에 알리는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울릉군은 28일 군청 군수실에서 정태우와 김완기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지역 관광 활성화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홍보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위촉식에는 남한권 울릉군수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해 두 사람의 홍보대사 위촉을 축하했다. 군은 앞으로 두 홍보대사와 함께 지역축제와 문화행사, 각종 홍보 콘텐츠 등을 활용해 울릉도의 다양한 매력을 알릴 계획이다. 배우 정태우는 오랜 기간 드라마와 방송 등에서 활동하며 폭넓은 연령층에 친숙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울릉군은 정태우의 대중적 인지도가 지역 관광자원과 잘 알려지지 않은 명소를 소개하고 친근한 울릉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그맨 김완기 역시 방송과 공연 무대에서 쌓은 진행 경험과 친근한 이미지를 활용해 울릉군 홍보에 힘을 보탠다. 특히 김완기는 울릉지역에서 여러 행사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 만큼 앞으로 각종 축제와 문화행사에 참여해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울릉의 문화와 관광 콘텐츠를 알리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울릉군은 두 사람의 홍보대사 활동을 통해 천혜의 자연경관뿐 아니라 울릉도만의 섬 문화와 관광 콘텐츠를 보다 폭넓게 소개할 방침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대중과의 접점을 확대해 관광객 유치와 지역 브랜드 가치 향상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정태우는 “아름다운 울릉군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되어 영광스럽다"며 “울릉도의 숨은 매력과 특별한 이야기를 많은 분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김완기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섬 관광지인 울릉군의 홍보대사로 함께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다"며 다양한 지역 행사와 홍보 활동을 통해 울릉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대중성과 영향력을 갖춘 배우 정태우씨와 개그맨 김완기씨를 울릉군 홍보대사로 모시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두 분의 친근하고 활발한 활동을 통해 울릉도의 아름다움과 매력이 전국에 널리 알려지고 더 많은 관광객이 울릉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청년공감] “코딩 하나도 모르는데 웹사이트를?”…문과생의 ‘노코드’ 제작 도전기

“테슬라가 이제 차를 안 만든다는데?" 최근 한 친구가 인스타그램에서 '이제 차 안 만든다? 테슬라 상징 생산 중단'이라는 게시물을 본 뒤 물었다. 하지만 사실과는 달랐다. 테슬라는 지난 1월 플래그십 모델인 모델S·X의 단종과 해당 생산라인의 로봇 생산 전환을 발표했지만, 주력 모델인 모델3·Y는 현재도 생산하고 있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내건 SNS 게시물이 잘못된 정보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사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소셜미디어에서 시사 정보를 이용하는 사람의 77.2%가 허위 정보를 접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허위 정보가 주로 확산되는 채널로 유튜브를 꼽은 응답도 58.4%에 달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유통되는 환경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콘텐츠가 어떤 공간에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전달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SNS의 허술한 게시물을 비판하는 데 그치기보다 시사 이슈를 정확하게 정리해 전달하는 콘텐츠를 직접 웹에서 발행해 보기로 했다. 문제는 필자가 웹 프로그래밍 기초조차 없는 문과생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코딩 없이 웹사이트 만들기'에 도전했다. 준비물은 입문서 한 권이었다. 박현우 작가의 '만들면서 배우는 워드프레스'(한빛미디어)를 옆에 두고 웹사이트 제작에 필요한 개념부터 하나씩 익혔다. 책은 도메인과 호스팅 개념부터 테마 설정까지 전 과정을 화면 캡처와 함께 설명하고 있어 낯선 용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도메인은 숫자로 이뤄진 서버의 IP 주소를 사람이 기억하기 쉬운 주소로 바꿔주는 것이고, 호스팅은 웹사이트 파일을 올려둘 서버 공간을 빌리는 것이다. 사이트 이름은 '망고 뉴스'로 정했다.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는 카페24에서 도메인 'mangonews.kr'을 2년간 3만7400원에 구매했다. 서버 한 대를 여러 사용자가 나눠 쓰는 웹 호스팅 가운데 가장 저렴한 '뉴 아우토반 절약형'을 선택했다. 비용은 월 450원, 최초 설치비 1만원이었다. 도메인과 호스팅에 들어간 비용은 총 4만7850원. 도서 구입비를 제외하면 커피 열 잔 정도의 비용으로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웹 공간을 마련한 셈이다. 웹사이트의 기본 틀은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가 담당한다. CMS는 코드를 직접 작성하지 않아도 관리자 화면에서 글과 사진, 디자인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워드프레스를 선택했다. 설치 과정도 생각보다 간단했다. 카페24 '나의서비스관리'에서 프로그램 자동설치 메뉴에 들어가 워드프레스를 선택하고 버튼을 누르면 기본적인 설치가 완료된다. 워드프레스에서는 디자인을 '테마', 기능을 '플러그인'이 담당한다. 스팸을 차단하는 'Akismet'이나 검색엔진 최적화를 돕는 'Yoast SEO' 같은 기능도 앱을 설치하듯 추가할 수 있다. 사이트 디자인은 워드프레스의 테마 기능을 활용했다. 관리자 화면의 '외모→테마' 메뉴에서 원하는 테마를 검색해 내려받는 방식이다. 망고 뉴스에는 해외 제작사 AF themes가 만든 '모어뉴스 프로(MoreNews Pro)' 테마를 적용했다. 시사·매거진 사이트에 적합하도록 미리 디자인된 일종의 '기성복'이다. 테마를 선택하면 사이트 전체의 생김새가 한꺼번에 바뀐다. 특히 머리기사와 분야별 글 목록 등이 구성된 견본 사이트를 클릭 한 번으로 불러올 수 있었다. 이후 로고와 사이트 이름, 기사 내용만 바꾸면 기본적인 뉴스 사이트 형태가 갖춰졌다. 각 요소 역시 마우스로 끌어다 놓는 방식으로 배치할 수 있었다. 이처럼 공개된 워드프레스 무료 테마만 수만 개에 달한다. 별도의 디자인 작업을 하지 않아도 원하는 형태의 사이트를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는 이유다. 기사 작성 역시 블록 에디터를 활용하면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진과 영상을 올리고 댓글을 관리하거나 기사를 예약 발행하는 기능도 기본적으로 제공됐다. 결국 코드를 직접 작성하지 않고도 '망고 뉴스'라는 이름의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었다. 다만 '코딩이 완전히 필요 없는가'라는 질문에는 다른 답이 나올 수 있다. 한 웹사이트 개발자는 “조회 수 표시를 빼는 것과 같은 세부적인 수정에는 결국 코딩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인 사이트 제작은 코딩 없이 가능하지만, 원하는 기능을 세밀하게 수정하거나 추가하려면 코딩 지식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의미다. 말 그대로 '코딩 제로'라기보다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셈이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줄여주는 방식이 등장했다. 이른바 '바이브 코딩'이다. 원하는 웹사이트의 형태와 기능을 말로 설명하면 생성형 AI가 코드를 작성하고, 일부 서비스에서는 배포까지 지원한다. 코딩 지식이 부족한 사람도 AI와 대화하면서 웹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는 방식이다. 한 이용자는 '클로드 코드'에 원하는 내용을 말로 지시해 광고 수익형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개설 한 달 만에 구글 노출 1만4000회를 넘겼다는 사례도 있다. 그는 사이트의 목적과 대상, 디자인 등을 담은 기획안을 먼저 AI에 제시한 뒤 AI와 문답을 주고받으며 결과물을 다듬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창업·마케팅 저자 신태순 씨도 AI 웹빌더 '러버블'을 활용해 하루 만에 애드센스 광고를 붙인 사이트를 만든 뒤 브런치에 “정말 개발자 없이도 이런 게 가능해?"라고 썼다. 물론 한계도 있다. 코드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오류가 발생했을 때 직접 수정하거나 사이트를 유지·관리하기 어렵다. AI가 웹사이트를 만들어주는 것과 웹사이트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셈이다. 웹사이트 제작 자체는 예상보다 쉽게 끝났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사이트에 정확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일에는 여전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아무리 보기 좋은 사이트를 만들어도 잘못된 정보가 담긴다면 처음 웹사이트 제작에 나섰던 이유와도 맞지 않는다. 관리 역시 필요하다. 해킹의 표적이 되기 쉬운 워드프레스 본체와 테마, 플러그인을 수시로 업데이트하고 데이터를 백업해야 한다. 회원 정보나 결제 정보 등을 다루는 사이트라면 보안 인증서(SSL) 적용 등 추가적인 보안 관리도 필요하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기술의 문턱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워드프레스 같은 CMS를 활용하면 코딩을 몰라도 기본적인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고, AI를 활용한 '바이브 코딩'은 그 문턱을 한층 더 낮추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곧 콘텐츠의 품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쉽게 웹사이트를 만들 수 있는 시대일수록 어떤 정보를 담고, 어떻게 검증하며, 얼마나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어내느냐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코딩 없이 웹사이트를 만드는 도전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망고 뉴스'를 만든 뒤 알게 된 것은 따로 있었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은 시작일 뿐,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라는 사실이다. 김윤호 기자·김상연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kyh81@ekn.kr

한전 사장 인선 임박…전문성에서 인물 찾아야 [기후에너지환경 단상]

한국전력 사장 자리는 본래 오랫동안 정치권에서 쉽게 넘보지 못했다.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인 만큼 적어도 한전만큼은 에너지와 산업을 아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그 관행을 깬 사람이 김동철 현 사장이다. 4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사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한전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 사장이 됐다. 취임 당시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과 전기요금 인상 지연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상태였다. 김 사장은 자구책과 전기요금 정상화를 강조했고 한전의 실적도 일부 개선됐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정치인 출신 사장의 한계도 드러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김 사장의 존재감은 급격히 옅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쏟아지는 동안 한전이 정책의 현실성을 따져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정부 방침을 따라가는 데 급급하다는 의미다. 김 사장의 임기는 다음달 19일까지다. 공기업 사장 인선에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이 담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대선때 당선을 도왔던 인물들이 수장으로 지명되곤 한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한국가스공사에는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 홍의락 사장, 한국지역난방공사에는 성남에서 시민·환경운동을 해온 하동근 사장, 한국에너지공단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을 지냈고 햇빛소득마을을 주도했던 최재관 이사장이 선임됐다. 내부보다 외부 인사를 통해 조직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중이 들어 있기도 하다. 한전도 비슷한 길을 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한전 사장 후보군이 3파전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김영록 전 전남지사다. 김 전 지사는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정치 활동을 오랜 기간 해왔다.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에서 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냈다. 전남지사로는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8년 간 지냈다. 김동철 사장의 바통을 받아 호남지역 정치인이 수장직을 이어 갈 것이란 관측이 높다. 그러나 한전은 단순히 정부가 시키는 대로 정책을 실행하는 공기업이 아니다. 발전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송·배전망을 구축하며 전국의 전기를 사고파는 전력산업의 핵심이다. 정부가 내놓은 전력 정책이 실제 전력시장과 계통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 가장 먼저 판단해야 할 곳이기도 하다. 차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연내 도입이 추진되는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부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 확충,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대응까지 어느 하나 쉬운 문제가 없다. 이 때문에 정무적 감각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전문성까지 갖춘 인물이 한전 사장으로 와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가 높다. 또 다른 후보군으로는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거론된다. 정 전 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 기조 속에서 한수원 사장을 맡아 탈원전에 앞장 섰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나 원전 수출에서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6월 결실을 본 체코 원전 사업 역시 정 전 사장이 한수원 사장으로 있던 문재인 정부 시절 본격적으로 뛰어든 사업이다. 21대 대선을 앞두고는 민주당 경제성장위원회 에너지 분야 분과위원장을 맡아 현 정부의 'U자형 에너지고속도로' 구상에도 아이디어를 보탠 것으로 전해진다. 자기 소신이 강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한수원 사장 시절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과 여러 차례 부딪혔고 결단력 있는 업무 스타일 때문에 내부에서는 '독일병정', '백상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정치권 출신 인사와 비교하면 정부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필요할 경우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환 전 한전 사업총괄 담당 부사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전 부사장은 약 35년동안 한전에서 일한 뒤 정년 퇴임했다. 재직 기전력 판매 같은 한전 본연의 사업부터 해상 경험 등 신사업까지 두루 경험을 쌓아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는다. 특히 2020년부터 퇴임 전까지는 사업총괄 부사장을 맡기도 했다. 퇴임할 때는 의전차량을 타는 관례를 깨고 이 전 부시장이 타고 다니던 할리데이비슨 바이크를 탄 채 떠나는 모습으로 업계에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한전은 앞으로 몇 년간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현실로 옮기는 최전선에 서게 된다. 정부 정책을 얼마나 빠르게 집행하느냐 못지않게 그 정책이 전력산업에서 지속 가능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 깨진 '비정치인 출신 한전 사장'의 관행을 이어가며 다른 에너지 공기업처럼 정치권 출신 인사에게 한전을 맡길지, 아니면 전력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 한전만큼은 전문성을 앞세운 인사를 택하며 균형을 맞출지 에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녹아내리는 히말라야…네팔 대홍수는 ‘예고된 재앙’

지난 26일 오전 8시 37분쯤(현지 시간) 네팔과 중국 티베트 국경 부근에서 엄청난 양의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내리는 사태(ice-rock avalanche)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지진이 산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분석 결과, 지진이 아니었다. 거대한 빙하·암석 덩어리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진동이 규모 5.2에 해당하는 지진파처럼 관측된 것이었다. 위성 분석에 따르면 해발 약 5200m에서 빙하 하단부 약 0.2㎢가 떨어져 나와 약 120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했다. 떨어진 얼음과 암석은 엄청난 양의 토사를 끌어안으면서 거대한 토석류(土石流, 흙과 돌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현상)로 변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빙하와 암석이 렌데 콜라 계곡을 막아 일종의 자연댐을 만들었고, 이 임시적인 물막이가 버티지 못하고 터지면서 한꺼번에 물과 토사가 하류로 쏟아졌다. 즉, '빙하 붕괴 → 얼음·암석 사태 → 계곡 막힘 → 임시 호수 형성 → 자연댐 붕괴 → 돌발홍수 → 토석류 증폭'이라는 과정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그리고 이 물은 렌데 콜라에서 보테코시 강으로, 다시 트리슐리 강으로 흘러내렸다. 트리슐리강은 네팔 중부의 핵심 수계로, 나라야니강을 거쳐 인도로 흘러간다. ◇사망 500명 넘어…한국인 9명 실종 피해는 네팔과 중국 티베트에 걸쳐 발생했다. 네팔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28일 현재 584명이 숨지고 2500명 가까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는 19개의 교량과 40㎞의 도로가 유실됐고, 수력발전소 등 전력 인프라도 피해를 입었다. 한국도 이번 사고가 남의 일이 아니었다. 네팔 라수와 지역의 216MW 규모의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가운데 9명이 연락 두절됐다. 이 가운데 6명은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3명은 한국남동발전 직원이다. 고립됐던 한국인 10명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한국 정부는 27일 외교부·경찰·소방으로 구성된 11명의 긴급대응팀을 네팔로 파견했다. ◇사고 원인은 '빙하호 붕괴'가 아니었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빙하호 붕괴 홍수(Glacial Lake Outburst Flood·GLOF)라고 하지만, GLOF로 단순하게 규정해서는 안 된다. GLOF는 빙하가 후퇴하면서(혹은 녹아내리면서) 만들어진 빙하호의 물이 빙퇴석 제방이나 얼음 제방의 붕괴로 한꺼번에 빠져나오는 현상이다. 반면, 이번 네팔 재난은 그보다는 빙하 자체의 붕괴와 빙하·암석 사태가 강을 막았다가 다시 터뜨린 사건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이점에 주목한다. 빙하호는 위성으로 호수의 면적과 수위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지만, 수천m 높이의 산 정상부에 매달려 있는 불안정한 빙하가 언제 떨어질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은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의 지형학자 볼프강 슈방하르트 교수는 이번 사고 경로 상류에 대규모 빙하호가 없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GLOF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을 고산지대에서 발생한 빙하·암석 사태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고 기후변화와 무관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이번 사고가 기후변화와 무관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제방 붕괴가 아닌 빙하 자체의 무너짐이 '직접적인 원인(trigger)'이지만, 이런 위험을 키운 '장기적인 배경(background)'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연구자들은 히말라야가 급격하게 따뜻해지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가 2023년 발표한 '힌두쿠시 히말라야의 물과 얼음, 사회, 생태계' (HI-WISE) 보고서는 힌두쿠시-히말라야 빙하가 2011~2020년 10년 동안 이전 10년에 비해 65% 더 빠른 속도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빙하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암반과 사면을 붙잡아주던 힘이 약해지고, 눈·얼음·암석이 불안정해진다.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npj 자연재해(Natural Hazards)'에 발표된 인도 연구진의 연구는 히말라야의 온난화와 기후변동성 탓에 '매달린 빙하'의 기하학적·역학적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달린 빙하는 산의 급경사면이나 절벽에 매달린 채 계곡 바닥까지 이어지지 않는 빙하로, 붕괴할 경우 얼음과 암석이 한꺼번에 아래로 쏟아져 큰 산사태나 홍수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미래의 위험은 단순한 GLOF만이 아니다. △빙하호 제방 붕괴 △빙하 붕괴 △암반 붕괴 △산사태 △토석류 △폭우와 홍수가 결합하는 복합재난이 된다. 이번 네팔 사고가 바로 그런 미래의 한 단면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고는 있었다 이번 사고가 더욱 충격적인 이유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나름 대비는 했지만 또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7월 5일 중국 티베트 쪽 보테코시 상류의 작은 공바통샤 빙하호가 붕괴했다. 당시 호수 자체는 작았다. 하지만 물이 계곡에 쌓여 있던 토사를 엄청난 양으로 끌어안으면서 작은 GLOF가 거대한 토석류로 변했다. 미국 데이턴대 연구팀은 2022년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에서 당시 사고 때 홍수파가 보테코시 계곡의 기존 토사를 끌어들이면서 최대 유량이 초당 약 618~4123㎥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히말라야에서는 작은 빙하호나 빙하 붕괴도 계곡에 쌓인 토사를 만나면 엄청난 규모의 홍수·토석류로 증폭될 수 있음이 과학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2021년 2월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차몰리에서는 빙하·암석 붕괴가 리시강가 계곡으로 쏟아지면서 거대한 홍수와 토석류가 발생했다. 수력발전 시설이 파괴되고 200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더 충격적인 사례는 2023년 10월 인도 시킴주 사우스로낙 빙하호 붕괴다. 약 5000만㎥의 물이 쏟아지면서 60㎞ 하류의 1200MW 티스타 III 댐이 사실상 파괴됐다. 사우스로낙 호수의 붕괴 가능성과 예상 피해는 이미 2019년과 2021년에 발표된 논문에서 제시됐지만 재난을 막지 못했다. ◇빙하가 녹으면 결국 물 부족으로 이어져 ICIMOD는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경로가 계속될 경우 2100년까지 지금의 힌두쿠시 히말라야 빙하 부피의 최대 80%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 공급량은 세기 중반을 전후해 정점에 이른 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빙하는 겨울에 저장한 눈을 얼음으로 보관했다가 여름과 건기에 조금씩 물로 공급하는 거대한 자연 저수지다. 따라서 빙하가 감소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녹은 물 때문에 하천 유량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빙하가 일정 수준 이하로 줄어들면 더 이상 저장할 얼음 자체가 부족해진다. 이는 네팔만의 문제가 아니다.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는 인더스·갠지스·브라마푸트라 등은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네팔·부탄·중국 등 아시아 수억 명의 농업과 생활용수, 수력발전에 직결된다. 오스트리아 등 국제연구팀은 2021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서 “아시아 고산지대 빙하가 약 2억5000만 명의 물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면서 빙하 감소로 인한 물 부족을 우려했다. ◇댐과 발전소 건설이 더 큰 재앙 불러 여기에서 '개발'이라는 또 하나의 문제가 등장한다. 네팔은 세계적인 수력발전 잠재력을 가진 나라다. 험준한 산악지형과 큰 낙차, 풍부한 강수량 때문에 수력발전은 네팔 경제개발의 핵심 전략이다. 세계은행(WB)도 2025년 네팔 국가경제보고서에서 수력발전이 네팔의 장기 경제성장을 이끌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남동발전이 참여한 어퍼 트리슐리-1은 216MW 규모의 수로식 발전소다. 대규모 저수지를 만들지 않고 강의 자연적인 물 흐름과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네팔의 개발 계획이 강 전체로 통합적으로 바라보기보다 발전소 하나씩만 염두에 두고 개발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데 있다. 히말라야에서는 한 계곡에 발전소를 하나 짓는 데 그치지 않고 '계단식 개발(cascade development)'도 진행된다. 상류 발전소에서 사고가 나면 하류 발전소가 다시 충격을 받고, 하류의 도로·교량·송전망·마을까지 연쇄적으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 기업은 왜 그곳에 갔나 한국남동발전은 이번에 사고가 난 어퍼 트리슐리-1 발전소 건설에서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고, 국제금융공사(IFC)도 공동 개발에 참여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설계·조달·시공(EPC)를 담당했다. IFC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은 당시 네팔 최대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 가운데 하나였고, 네팔의 전력 공급을 크게 늘리는 사업으로 추진됐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역시 이 사업에 참여한 이유를 한국 기업의 해외 수주 지원 및 해외 인프라 개발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향후 국내 기업이 인도·방글라데시 등에 진출할 가능성을 연다는 의미도 있었다. 실제로 IFC는 2019년 이 트리슐리-1 사업에 4억5300만 달러 규모의 금융 패키지를 지원하면서 네팔의 전력 공급을 크게 늘리고 최대 900만 명에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경보할 시간이 없었다" 네팔 당국은 홍수 정보를 사고 발생 후 확보했고 하류에 경보를 보냈다. 하지만 홍수가 너무 빨랐다. 네팔 현지 언론은 홍수예측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사고 정보가 오전 8시 56분에 도착했고 4분 뒤 하류 지역에 경보를 전달했지만, 그때는 이미 홍수가 라수와 지역에 도달한 상황이었다고 보도했다. 상류의 자동 수위관측소 상당수는 경보를 보내기도 전에 홍수에 휩쓸려 사라졌다. 이것이 이번 사고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조기경보 시스템이 없었다기보다 극단적인 산악재난을 감당할 만큼의 '리드 타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15년 발표된 한 논문에서도 “보테코시 유역의 기존 경보체계가 실제 재난 상황에서 확보할 수 있는 대피 시간이 매우 짧다"며 정확히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결국 히말라야에서는 단순히 사이렌을 설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재난이 발생한 뒤 경보하는 시스템"에서 “재난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위험을 가격에 넣는 개발'이 필요하다 이번 사고에도 불구하고 네팔에서 수력발전을 모두 중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수력발전은 네팔의 경제개발과 에너지 안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방식대로 “강에 발전소를 지을 수 있는가?"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 대신 “2100년의 기후와 빙하 조건에서도 이 발전소가 안전한가?"하고 물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빙하·빙하호·영구동토층을 포함한 '유역 단위' 위험평가 △GLOF만 보지 말고 '빙하 붕괴'를 별도 재난으로 관리 △광학위성에만 의존하지 않는 상시 관측 △발전소 훨씬 상류까지 감시 △국가를 넘어선 초국경 위험관리 △수력발전 투자에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도입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이번 네팔 사고는 한 번의 예외적인 사고가 아니라, 기후변화 시대 히말라야가 앞으로 맞닥뜨릴 '새로운 재난의 표준형'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한국 기업과 공공기관이 해외에서 수력발전·도로·철도·광산·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한다면 이제 “사업성이 있는가"와 함께 “기후변화 이후에도 안전한가"를 묻는 것이 해외 인프라 사업의 새로운 기본 조건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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