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목 액트 대표 “3차 상법 개정 ‘자사주 소각 의무화’, 지배구조 편법 종식의 길”](http://www.ekn.kr/mnt/thum/202602/news-p.v1.20260212.7630fc35f6ba45a2a36716a1a7d63fea_T1.jpg)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가 고려되기 시작하면서 현장의 기류가 바뀌었습니다. 이사회 의사록을 요식행위로 치부하던 기업들이 이제는 소송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한 법적 검토를 거칩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입니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 운영사인 컨두잇의 이상목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컨두잇 본사에서 진행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상법 개정 이후 자본시장의 변화를 이같이 진단했다. 이 대표는 최근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3차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고 주주총회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지배구조의 근본적 개혁'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통과된 1차 상법 개정의 핵심은 이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회사는 물론 주주의 이익도 충실히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을 정립한 데 있다. 이 대표는 “일각에서는 법 개정의 실효성을 의심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온도는 다르다"며 “기업들이 이사회 결의가 주주 충실 의무에 위배될 경우 닥칠 소송 리스크를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기주총을 앞둔 기업들은 이사회 의사록 작성 단계부터 외부 법률 자문을 대폭 강화하는 추세라는 평가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이사회 의사록을 대충 써도 무방했다면, 이제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소송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자본시장의 게임의 룰이 주주 친화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가 말한 변화는 '기업이 착해졌다'는 식의 도덕적인 해석은 아니다. 이사회가 법적 책임의 프레임을 체감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회사 내부에서도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논리와 근거를 더 촘촘히 남기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즉, 상법 개정의 효과는 주주와 기업 간 힘겨루기 자체라기보다, 의사결정 과정의 기록·검증·설명 책임이 강화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진단이다. 이 대표는 현재의 이사회 선진화 논의가 '반쪽'에 그치지 않으려면 주주총회 제도의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사 선임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면 이사회의 주주 충실 의무 자체가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는 “주총에서 이사를 공정하게 뽑지 못하는데 이사회의 의무를 논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특히 '주총 의장 선임 청구권'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사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현재의 주총 구조를 깨야만 이사회 개혁이 분쟁의 재료로 소모되는 것을 막고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어 지배구조의 두 축인 이사회와 주총의 동반 선진화를 강조하며,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전자주총 의무화에도 기대를 나타냈다. 이 대표는 “전자주총이 주주들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주총 문화의 지형을 바꾸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3차 상법 개정안의 최대 쟁점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해서도 입을 뗐다. 산업 일각에서는 자사주를 강제로 소각할 경우 자본금이 감소해 특정 업종의 라이선스 유지가 어려워지고, 경영권 방어 수단이 상실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 대표는 이러한 주장을 '시각의 오류'라고 일축했다. 그는 자사주 매입과 소각의 본질을 '환원'과 '투명성'으로 정의했다. 이 대표는 “자사주를 샀다는 것은 이미 회사가 번 돈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공표한 것과 같다"며 “이를 소각하지 않고 장부상에 남겨두는 것은 부풀려진 숫자로 회사를 지탱하는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재계가 우려하는 자본금 부족 문제에 대해서는 해법으로 유상증자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자사주 소각으로 자본금이 줄어드는 게 걱정이면 정상적인 경로인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면 된다"고 말했다. 자사주를 보유하다가 경영권 분쟁 시 우호 세력에게 넘기는 방식은 '편법적 경영권 방어'일 뿐이며, 이를 '재무 전략'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다. 이 대표는 자사주를 '필요악'으로 보는 시각 자체를 문제 삼았다. 자사주가 방어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전제는 곧, 기업이 평소에는 주주와의 신뢰를 비용처럼 취급하다가, 분쟁 국면에서만 제도적 빈틈을 꺼내 쓰는 관행을 정당화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는 '경영권 분쟁이 나면 주주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우려 역시, 결국 주주와의 신뢰가 평소에 구축되지 않았다는 반증에 가깝다고 본다. 지배구조 논쟁이 '방어냐 침해냐'의 이분법으로 흘러갈수록, 시장이 요구하는 투명성과 공정성은 뒷전으로 밀린다는 시각이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기업 간 자사주를 맞교환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자사주 교환은 사실상 회사의 돈을 이용해 대주주끼리 의결권을 몰아주는 상호주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는 지배구조를 극히 취약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꼬집었다. 현행법상 10% 이상의 상호주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지만, 9.9%까지는 허용되는 등 제도의 허점을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지적이다. 이대표는 “자사주가 경영권 방어의 카드로 활용되는 순간, 주식 시장의 공정성은 훼손된다"며 “3차 상법 개정을 통해 자사주가 매입 즉시 소각되거나 자본에서 차감되도록 강제함으로써, 기업이 경영 실력이 아닌 편법으로 경영권을 지키려는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자사주 교환을 특히 문제 삼는 이유는, 그 구조가 단순히 '나쁜 의도'의 문제가 아니라 지배구조를 기술적으로 복잡하게 만들어 책임 소재를 흐리기 쉽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교환·처분·재매입이 반복될수록 자본정책은 설명하기 어려운 퍼즐이 되고, 결국 시장의 감시 기능이 약화된다"며 “이런 흐름이 누적될수록 '자사주는 재무 전략'이라는 말이 면죄부처럼 쓰일 수 있다" 우려했다. ■이상목 대표는? 1986년생,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DB손해보험 자산운용부문 포트폴리오 매니저, 컨두잇 대표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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