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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헌의 체인지] 환율·금리·유동성…증시를 흔드는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

예전 중동 사태를 떠올리면 공식은 단순했다. 유가가 뛰면 금이 오르고, 주식은 빠졌다. 시장은 공포를 한 방향으로 가격에 반영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유가가 오르는데 금은 주춤하고, 증시는 방향을 못 잡고 흔들린다. 과거의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 시장, 바로 지금이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가. 핵심은 유가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다음에 이어지는 금융의 연쇄 반응에 있다. 지금 시장은 유가 상승을 단순한 공급 충격으로 보지 않는다.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이 유가가 금리를 얼마나 더 올릴 것인가, 그리고 그 금리가 금융 시스템을 어디까지 압박할 것인가." 유가 상승은 시작일 뿐이다.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물가가 자극되고, 물가가 오르면 금리는 내려오기 어렵다. 금리가 높은 상태가 길어질수록 문제가 커진다. 눈에 잘 보이지 않던 영역, 이른바 프라이빗 금융에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사모대출, 비은행권 자금들이 먼저 흔들린다. 환매가 지연되고, 자금 회수가 막히며, 신용 경색의 신호가 번진다. 이 단계에 들어서면 시장의 공포는 유가가 아니라 유동성으로 이동한다. 돈이 돌지 않기 시작하면, 자산 가격은 이유 없이 떨어진다. 이때부터는 금도, 주식도, 채권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실제로 지금 금값이 기대만큼 오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불안하다고 해서 무조건 금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이자를 주는 달러와 현금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 시장은 이렇게 읽어야 한다. 유가 → 금리 → 유동성 → 신용. 이 연결고리가 핵심이다. 이 구조를 이해하면 증시의 널뛰기도 설명된다. 시장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금리가 더 오를지, 아니면 경기 둔화로 꺾일지, 금융 시스템이 버틸지 흔들릴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하루에도 방향이 바뀐다. 공포가 앞서면 급락하고, 기대가 살아나면 반등한다. 확신이 없는 시장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과거 중동 사태와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예전에는 유가 충격이 실물경제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금융 시스템으로 전이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글로벌 자금 구조가 복잡해진 만큼, 충격도 더 깊게 연결된다. 그래서 이번 위기는 '에너지 위기'라기보다 유동성 위기 가능성에 더 가깝다. 이 상황에서 정부와 당국의 대응은 방향이 분명해야 한다. 단순히 환율이나 증시를 방어하는 수준을 넘어, 금융 시스템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금리 정책은 물가와 금융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고, 유동성 공급은 필요한 곳에 정확하게 투입돼야 한다. 무엇보다 시장이 불안해하는 지점, 즉 비은행권과 그림자 금융 영역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문제가 생긴 뒤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확산되기 전에 차단해야 한다.동시에 정책의 메시지는 명확해야 한다. 시장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 애매한 신호는 불안을 키운다. 일관된 방향과 예측 가능한 대응이 쌓일 때 비로소 신뢰가 만들어진다. 그 신뢰가 유지되지 않으면 어떤 자금 투입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시장은 방향을 맞히는 게임이 아니다. 살아남는 게임에 가깝다. 변동성이 커진 환경에서는 공격보다 방어가 먼저다. 무리하게 수익을 노리기보다 손실을 통제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현금을 일정 부분 확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전략이다. 기회는 항상 변동성 속에서 나오지만, 현금이 없으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없다. 동시에 자산을 한쪽에 몰아두는 것도 위험하다. 환율이 움직이는 시기에는 통화 분산이 필요하고, 특정 업종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는 예상보다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또한 시장의 속도에 휘둘리지 않는 기준이 필요하다. 급락할 때 공포에 팔고, 반등할 때 뒤늦게 따라가는 패턴은 반복될수록 자산을 깎아먹는다. 지금은 예측보다 원칙이 중요한 시기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자산,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기업 중심으로 접근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투자에는 거리를 두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이다. 선택지는 명확하다. 위험을 감수하며 방향을 맞히려 할 것인가, 아니면 변동성을 관리하며 기회를 기다릴 것인가. 시장은 언제나 흔들린다. 모든 흔들림이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구조적 불안이 겹친 시기에는 버티는 것이 전략이 된다. 지금 개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균형감각이다. 균형은 현금과 원칙에서 시작된다.

임도의 두 얼굴: 산불 진화 도움되지만, 발생·확산도 부추겨

산림 내 도로인 임도(林道)가 산불 진화의 핵심 병기인지, 아니면 발화와 확산을 부추기는 원인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최근 미국에서 이 문제를 다룬 논문이 발표돼 우리에게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임도가 산불 진화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산불 발생과 확산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미국 '미국 야생 보호 협회(The Wilderness Society)' 소속 연구진은 지난 30년(1992~2024년) 간의 미국 국유림 산불 데이터를 전수 분석한 논문을 최근 '산불 생태학(Fire Ecology)' 저널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도로에서 50m 이내 구역의 산불 발생 밀도는 1000㏊(헥타르)당 7.99건으로 나타난 반면, 도로가 없는 지정 야생 지역(wilderness areas)은 1.75건에 불과했다. 이는 도로 인근의 발화 가능성이 도로가 없는 숲보다 4.5배 이상 높음을 의미한다. 도로와 산불의 상관관계는 거리에 따라 더욱 명확해진다. 도로에서 250m 이내의 구역에서는 1000 ㏊당 6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나, 도로에서 2000m 이상 멀어지면 발생 밀도는 2건 미만으로 급감했다. 특히 인간에 의한 실화는 도로 근처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이는 도로가 사람과 차량을 숲 깊숙이 끌어들여 실화나 방화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대형 산불 진화에는 임도 도움이 안돼 흥미로운 점은 자연적 요인인 낙뢰에 의한 산불조차 도로 근처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도로 건설로 인해 숲의 덮개(캐노피)가 열리면서 햇빛과 바람이 지표면의 식생을 더 빨리 건조시켜 불이 붙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임도는 소방 인력과 장비의 접근을 도와 초기 진압 성공률을 높이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도로 인근 산불의 평균 크기(49㏊)는 야생 지역(239㏊)보다 작게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진은 전체 산불 중 가장 치명적인 상위 2%의 대형 산불의 경우, 도로 유무와 상관없이 최종 피해 규모나 발생 빈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임도는 작은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상 조건이 악화돼 발생하는 '통제 불가능한 대형 산불'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고 오히려 발화 건수만 늘리는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기후 전문 보도 매체인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Inside Climate News,ICN)'는 “미국 농무부(USDA)가 외딴 지역 산불 진압에 도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연구는 도로가 오히려 산불을 더 확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ICN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산불 예방과 관리를 위해 국유림과 초원에서 도로 건설 및 벌목을 제한하고 있는 규정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면서 “반대론자들은 산불 진압에 도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목재 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숲가꾸기 사업과 침엽수림: 산불 대형화의 기폭제 국내 조사 결과는 숲의 구조적 관리가 산불 피해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서울환경운동연합과 불교환경연대, 부산대 홍석환 교수 등이 최근 발표한 '2025 경북산불 피해확산 원인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산림청의 '숲가꾸기(간벌)' 사업이 오히려 산불 피해를 키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조사 결과, 관리를 하지 않은 자연적인 침엽수림의 수관화(나무의 상층부가 타는 화재) 발생률은 4.9%였으나, 숲가꾸기를 시행한 지역에서는 54.2%로 무려 11배 이상 폭증했다. 특히 산등성이(능선부)의 소나무림 간벌지에서는 수관화 발생률이 78.8%에 달해 최악의 화재 강도를 보였다. 이러한 역효과가 발생하는 과학적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간벌 후 산등성이에 방치된 나무 가지 등 부산물이 강력한 연료 역할을 하여 지표면의 불길을 나무 위로 끌어올리는 가교가 된다. 둘째, 나무 밀도를 낮추면 숲 내부의 습도가 낮아지고 바람의 속도가 빨라져 화재가 번지기 최적의 조건이 형성된다. 하지만 밀도 높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 유타대학교의 제이콥 레빈 등은 지난해 8월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산업용 조림지(Industrial forests)는 공공림보다 대형 산불 발생 확률이 1.45배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균일한 간격으로 빽빽하게 심어진 조림지가 연료의 연속성을 높여 극한 기상 조건에서 화재를 더 넓게 확산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떤 나무가 심어져 있느냐에 따라 숲의 운명도 갈렸다. 경북산불 원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침엽수림의 교목 고사율은 81.8%에 달한 반면 활엽수림은 12.6%에 그쳤다. 침엽수가 활엽수보다 산불에 의한 고사 위험이 약 6.5배 높은 것이다. 구체적인 수종별로는 잣나무(고사율 100%)와 소나무(78.5%)가 화염에 매우 취약했던 반면, 굴참나무(16.2%)와 졸참나무(20.8%) 등 활엽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고사율을 보였다. 활엽수는 잎의 수분 함량이 높고 가연성 수지 성분이 적으며, 불에 타더라도 뿌리에서 다시 싹을 틔우는 맹아 재생 능력이 뛰어나 숲의 회복력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후 변화와 거주지 경계: 새로운 위험의 확장 기후적 요인 역시 산불 규모를 결정짓는 절대적 변수다. 강원대 백민호 교수와 국립소방연구원 박진찬 박사 등이 지난해 8월 '포레스트(Forests)'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 최대 풍속이 초속 1m 증가할 때마다 산불 피해 면적은 약 8.5㏊씩 확대되고, 습도가 1% 상승하면 피해 면적이 약 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정부의 산불 위험 예측 시스템은 2022년 울진-삼척 산불 당시 위험 등급을 '보통'으로 예보하는 등 대형 산불의 기상 복합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피해가 커지는 또 다른 핵심 원인은 '야생도시 경계지역(WUI)'의 확장이다. 거주지가 산림과 가까워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의 마리암 자마니아라이 등이 지난해 8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건물 간의 거리(SSD)가 가까울수록 화재 전이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건물 자체를 불에 강한 자재로 보강하고, 건물 주변 1.5m 이내(구역 0)의 가연물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어 공간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조치만으로도 건물 소실 위험을 최대 52%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외 연구 결과는 무분별한 임도 건설이나 인위적인 숲가꾸기는 산불 예방의 정답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활엽수 중심의 내화수림 조성, 자연스러운 숲 구조 유지, 그리고 산림 인접 거주지의 과학적인 방화 설계가 대형 산불 시대에 우리를 지켜줄 진정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국제유가 급등 여파에 국내 휘발유·경유 상승…3월 중순 이후 둔화

이번달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최근 들어 상승세가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쟁에 따른 공급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뒤 휴전 기대감이 반영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2월 초 배럴당 64.98달러에서 3월 25일 기준 166.8달러로, 오만유는 65.05달러에서 166.79달러로 급등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각각 66.3달러에서 108.65달러, 62.14달러에서 96.14달러로 상승했다. 특히 이달 5일 이후 모든 유종이 상승세로 전환됐으며, 9일부터 20일까지 두바이유와 오만유는 120달러를 웃돌며 급등 구간을 형성했다. 이 기간 두바이유 상승률은 약 70%에 달했다. 이후 이달 20일을 기점으로 국제유가는 완만한 조정세에 들어섰다. 국내 유가 역시 국제유가 흐름을 따라 상승했다.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휘발유는 1694.6원에서 1881.3원으로 186.7원(11.0%) 올랐고, 경유는 1612.7원에서 1899.4원으로 286.7원(1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등유와 부탄 등 주요 제품도 일제히 가격이 뛰었다. 이후 이달 중순부터 상승 폭이 둔화되며 휘발유는 리터당 1900원대 초반, 경유는 1800원대 초반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유가 상승은 국제유가 급등이 일정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통상 원유 도입가격과 재고, 환율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수주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이달 중순 이후 상승세 둔화는 시장 기대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불안이 가격을 끌어올렸다면, 최근에는 휴전 가능성 등으로 공급 정상화 기대가 반영되며 상승 압력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석 기간이 54일로 제한적이고 외부 변수는 반영되지 않아 중장기 추세 판단에는 한계가 있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원자력 세미나] 에너지 위기 대안 ‘SMR’…“2033년 조기 상용화 가능”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 위기 속에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혔다. 특히 SMR은 전기 생산뿐만 아니라 열 공급, 수소 생산, 해수담수화까지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어 대형원전보다 한국 환경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SMR 특별법이 통과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SMR 산업을 키워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과 에너지경제신문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수력원자력 후원으로 '제9회 원자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SMR 시대 개막과 원전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 토론회 좌장을 맡은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평가위원은 “이번 전쟁으로 과거 유럽이 겪었던 가스 공급의 불안정성이 다시 확인됐다"며 “과거 탈원전 과정에서 원전을 줄이고 가스로 대체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국내 LNG 수요의 약 20%를 조달하고 있는데, 해협 봉쇄 위기 속에서 LNG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SMR은 데이터센터 인근에 전력을 공급할 뿐 아니라 열 생산도 가능한 발전원으로 꼽혔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총괄전략본부장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기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기가와트(GW) 단위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SMR은 전력 생산뿐 아니라 고온 공정열 공급,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서는 대형 원전보다 SMR이 더 적합한 시장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SMR 확대를 위해서는 초기 시장 형성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한곤 혁신형SMR기술개발사업 단장은 “전력시장에서 다른 전원과 경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대량 생산을 통해 경제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현재 제도만으로는 SMR 전기를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이 부족하다"며 “인허가 패스트트랙, 요금 자율화,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포함한 'SMR 에너지 특구'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SMR 특별법의 하위법령이 잘 마련되면 상용화 시기가 단축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SMR 상용화 시기를 2035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SMR 노형인 SMART100은 2033년, i-SMR은 2034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SMR 특별법 하위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40년 석탄발전 폐지 이후 부지를 활용하면 SMR 건설비를 최대 35%까지 줄일 수 있고, 석탄발전 노동자의 약 75%를 고용 승계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김소희 의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전력수요 대응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SMR은 매우 현실적인 선택지"라며 “12차 전기본에 SMR 확대 방안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증시 호황에 웃은 청와대 참모들, 얼마나 벌었나 보니

지난해 증시 호황 덕에 주식 투자로 재산을 불린 대통령비서실 참모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대통령비서실 등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장형 법무비서관은 본인과 자녀의 주식 보유액이 지난해 7월 초 94억7000만원에서 같은 해 말 136억8000만원으로 늘어나 6개월 만에 42억원 넘게 불었다. 이 비서관은 본인 명의로 테슬라 주식 9666주를 보유 중이며, 현재 평가액이 62억3750만원에 달했다. 이전보다 20억9381만원 늘어난 금액이다. 이 비서관의 장남과 장녀도 각각 테슬라 주식 5767주, 577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테슬라 주식 평가액이 각각 26억원에서 37억원대로 늘었다. 바이오 종목에 집중 투자한 이민주 국정홍보비서관은 관련 주가 상승에 힘입어 21억원대였던 주식 자산이 28억원대로 늘어났다. 에이치엘비(1만5500주), 에이치엘비제약(3만2000주), 큐리언트(5만주) 등을 추가 매수한 영향이다. 특히 큐리언트 주가 급등이 평가액 상승을 이끌었다. 이 비서관은 재산공개 자료에 “주식시장 활황에 따라 전체적으로 수익률이 좋았고, 큐리언트 주가가 특히 급등해 주식 평가액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유 중이던 NAVER 주식 1000주는 업무 연관성을 고려해 매각했다. 배우자도 카카오 주식을 582주로 늘리는 등(SK스퀘어 1주, SK텔레콤 3주 보유) 증권 자산이 1533만원에서 3550만원으로 증가했다. 조한상 홍보기획비서관은 3억7085만원에서 4억6008만원으로 늘었다. 엔비디아(49주), 아이온큐(33주), 알파벳(총 30주) 등 AI·빅테크 종목을 신규 매수한 데 이어, CATL, 리게티컴퓨팅, 크리티컬메탈스 등 미래 산업 관련 종목을 편입했다. 특히 워런 버핏이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는 일본 종합상사주에도 적극 베팅했다. 마루베니(2200주), 미쓰이E&S(2000주), 스미토모상사(900주), 이토추상사(1500주) 등 일본 상사주를 대거 편입하고, 옥시덴털페트롤리움, 리버티에너지 등 에너지 종목 비중도 확대했다. 조성주 인사수석비서관은 예금 자산을 일부 줄이는 대신, 배우자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주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등을 활용한 투자에 나선 것이 특징이다. 조 수석의 증권 자산은 563만원에서 5355만원으로 늘었는데, 배우자가 엔비디아(32주), 팔란티어(100주), 알파벳(16주) 등 미국 빅테크 종목을 신규 매수한 영향이 컸다. 특히 장남은 ISA 특판 상품에 가입해 절세형 투자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장기 투자 인센티브 확대를 주문하자 ISA를 통한 절세형 투자 전략이 반영된 사례로 풀이된다. 장녀는 퀀텀컴퓨팅, 팔란티어 등 성장주를 편입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배우자의 '잦은 매매'에 힘입어 주식 자산이 54억6187만원에서 68억2980만원으로 늘었다. 특히 배우자가 국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60여 종목이 넘는 상장주식을 사고팔며 적극적인 운용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쳤다. HJ중공업(630주), 금호석유(693주), 대동(1650주), 대주전자재료(520주), 디이엔티(2550주), 미래컴퍼니(2630주), 바이오비쥬(2450주) 등 다양한 종목을 신규 매수하거나 비중을 확대했다. 반면 LG화학, 카카오, 현대차 등 일부 대형주는 정리하며 종목을 빠르게 교체했다. 주식을 적극 정리한 참모들도 있었다. 한상익 국정과제비서관은 공직 취임에 맞춰 주식 대부분을 처분했다. 위메이드, 두산로보틱스, 에스비비테크, 엔피, 위메이드맥스, 카카오 등을 매각해 증권 자산이 9071만원에서 3006만원으로, 6065만원 감소했다. 재산공개 자료에 “공직 취임에 맞추어 총액 3000만원 이상의 주식을 모두 정리했다"고 기재했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비서관 역시 SK스퀘어·SK텔레콤·네오팜·롯데케미칼·우리금융지주·티케이지애강 등 보유 주식 전부를 처분해 현재 증권 평가액이 0원으로 신고됐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LG전자, OLED·LCD·웹OS로 ‘TV 적자 탈출’ 시동

LG전자가 중국 제조사의 약진과 국내외 수요 둔화로 침체에 빠진 TV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전면전'에 나섰다. 단순 신제품 출시를 넘어 제품 포트폴리오와 플랫폼 전략을 동시에 재편하는 구조적 대응이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마이크로 적·녹·청(RGB) △웹 운영체제(OS)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삼각 편대'를 구축해 TV 사업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콘텐츠·광고 기반 수익 모델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지난 25일 서울 양평동 그라운드220에서 2026년형 TV 신제품을 공개하고 'TV 회생' 전략을 밝혔다. 지난해까지 글로벌 OLED TV 시장에서 13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한 LG전자는 이번에도 OLED 신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OLED 에보(G6)'와 월페이퍼 TV 'OLED 에보(W6)'가 대표적이다. 회사 측은 신제품이 역대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하며 '더 넥스트 OLED'로 진화했다고 강조했다. OLED 에보(G6)는 일반 OLED(B6 모델) 대비 최대 3.9배 밝기를 구현하며, '하이퍼 브라이트 부스터'를 통해 장면별 밝기를 정교하게 제어한다. 또 3세대 알파11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탑재해 색 표현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해당 프로세서는 전작 대비 성능이 5배 이상 향상됐으며, 빛 반사도 낮춰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OLED 에보(W6)도 눈길을 끈다. 9mm대 두께에 패널·파워보드·메인보드·스피커 등을 모두 내장한 무선 월페이퍼 TV로, 세계 최초로 4K·165Hz 영상과 오디오를 손실·지연 없이 전송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이 제품은 지난 1월 CES 2026에서 다수 해외 매체로부터 최고 제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OLED와 함께 이번 전략의 또 다른 축은 LCD 기반 'LG 마이크로 RGB 에보'다. 이 제품은 백라이트 광원을 초소형화하고 기존 백색 대신 RGB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해 색 재현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OLED에 탑재되는 3세대 알파11 AI 프로세서를 동일하게 적용해 화질 처리 성능도 강화했다. 백선필 LG전자 디스플레이 CX담당(상무)은 “마이크로 RGB는 컬러 측면에서 OLED에 근접한 수준까지 성능을 끌어올린 프리미엄 LCD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프리미엄 OLED 중심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LCD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저변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OLED 대비 가격 장벽이 낮은 마이크로 RGB를 통해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웹OS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전략도 강화한다. 신제품에 탑재되는 웹OS26은 기존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Copilot)'에 더해 구글 '제미나이(Gemini)'까지 지원하는 멀티 AI 체계를 갖췄다. 이를 통해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 탐색과 추천 기능을 한층 고도화했다. 또 독자 보안 시스템 'LG 쉴드(Shield)'를 적용해 제품과 개인정보, 데이터를 보호하는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끌어올렸다. LG전자가 이처럼 제품과 플랫폼을 동시에 강화하는 배경에는 TV 사업의 구조적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LG전자에서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지난해 75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가장 큰 원인은 수요 부진이다. TV 시장은 모바일 기기 확산과 교체 주기 장기화로 신규 수요보다는 교체 수요 중심의 성숙기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을 전년 대비 0.6% 감소한 1억9481만대로 전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침체 속에서 중국 업체의 물량 공세로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TV 출하량 기준 점유율 1위는 중국 TCL이 차지했다. 중국 제조사들은 가성비 전략에 더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 미니 LED TV를 앞세워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단순 하드웨어 경쟁만으로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진 만큼, 플랫폼을 결합한 사업 구조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기존 OLED 강자로서의 지위는 지속적으로 가져가며 프리미엄 입지를 높이되, LCD 기반 TV 라인업도 늘리며 주도권 회복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OLED TV의 경우 높은 가격대가 대중화의 걸림돌로 지적돼온 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마이크로 RGB 에보 출시를 통해 중국의 공세에 맞설 방침이다. 마이크로 RGB는 OLED 대비 성능은 다소 낮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선 경쟁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백선필 상무는 “LG전자가 OLED 중심 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LCD 역시 오랜 기간 고민해온 영역"이라며 “마이크로 RGB 에보는 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연내에는 가격대를 낮춘 OLED TV 출시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OLED 스페셜 에디션(SE) 패널을 적용한 보급형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패널은 기존 대비 2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OLED 대중화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웹OS 기반으로는 광고와 외부 OS 공급을 통해 수익을 확대한다. 전 세계 2억대 이상의 기기를 연결하는 플랫폼 생태계를 기반으로 광고 및 콘텐츠 수익을 창출하고,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춘 반복 수익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백선필 상무는 “우리만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해 최상의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원자력 세미나] “중동 전쟁으로 원전 중요성 재확인… SMR, 재생에너지 보완 역할”

올해 소형모듈원자로(SMR)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초기 시장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첫 투자에는 부담을 가지는 만큼 초기 시장을 잘 열어줘야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과 에너지경제신문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수력원자력 후원으로 'SMR 시대 개막과 원전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제9회 원자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SMR 특별법 통과에 따른 SMR 산업 육성 방법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법 통과를 계기로 SMR 산업 육성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이면서 제도적 기반 마련과 정책 지원 필요성이 강조됐다. 특히 이번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가스발전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급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원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됐다. 좌장을 맡은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평가위원은 “이번 전쟁으로 과거 유럽이 겪었던 가스 공급의 불안정성이 다시 확인됐다"며 “과거 탈원전 과정에서 원전을 줄이고 가스로 대체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원전의 입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SMR은 가스발전을 대체할 발전원이지만 대형 원전보다 유연하게 발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이를 SMR이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SMR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 전력 시스템 안정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계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백업 설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현재의 배터리·양수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탄소를 배출하는 가스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SMR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은 이어 “앞으로 전력계통 운영의 난이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이미 원전 출력 조정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계통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전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SMR이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전력 시스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지금은 중간에 멈출 수 없는 '기호지세(騎虎之勢)'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SMR 산업 성공의 핵심 과제로 초기 시장 확보를 제시했다. 그는 “SMR은 소수 건설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일정 규모 이상의 반복 건설이 전제돼야 한다"며 “국내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요와 발주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민간 투자 유치는 쉽지 않다"며 “수용성 확보와 함께 시장·제도 여건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MR 특별법에서 경제성을 고려한 시행령과 예상 가능한 규제가 마련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한곤 혁신형SMR기술개발사업 단장은 “SMR 특별법이 통과된 것은 다행이지만 상용화 단계에서의 지원이 충분히 강조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며 “사업자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첫 번째 사업자가 되기보다는 두 번째부터 참여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 단장도 SMR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초기 시장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SMR 사업은 안정성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전력시장에서 다른 전원과 경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대량생산을 통해 경제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령이 구체화될 때 세제 혜택 등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이 유지되면서 규제가 예측 가능하게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SMR의 수출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김용수 한국수력원자력 SMR사업실장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SMR 산업을 키우기 어려운 만큼 해외 선도 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국내 초도기 건설을 통해 실증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수출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며 “특히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미 협력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전 수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기자재 기업들의 동반 진출"이라며 “현재 약 350여 개 국내 원전 기자재 업체가 SMR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혁신형 SMR 사업은 부지 공모, 인허가, 설계 고도화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으며 2030년대 초 건설, 중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개발과 함께 규제 체계, 공급망, 금융 지원 등이 동시에 갖춰져야 사업화가 가능하다"며 “특히 중소·중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과 산업 생태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 SMR 전기를 소비할 수 있는 특구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SMR을 잘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를 국내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제도만으로는 SMR 전기를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이 부족하다"며 “인허가 패스트트랙, 요금 자율화,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포함한 'SMR 에너지 특구'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대한민국 안에 또 하나의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수준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SMR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특구를 조성해 산업과 전력을 결합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장기간 안정적인 전력 가격이 보장되면 투자에 나설 수 있다"며 “20~30년 단위의 전력 가격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초기 단계에서는 기존 원전을 활용한 전력 공급과 SMR 도입 이후 상환 구조를 결합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그는 “초기에는 기존 원전 전력을 활용하고 이후 SMR이 가동되면 이를 통해 상환하는 구조를 만들면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민간 중심의 장기 계약이 형성되면 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사업 지속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구 원자력안전위원회 SMR규제연구추진단장은 이날 토론회 방청객으로 참여해 최대한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규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SMR 시대는 기존 규제 틀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만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SMR은 여전히 기술과 시장이 함께 형성되는 과정에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결국 SMR 시대의 핵심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어떻게 관리하고 목표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특히 규제 문제와 관련해 “안전 규제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실제로는 그 외 다양한 제도적·외부 규제가 더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SMR 특별법 등에서 논의되는 규제 개선 역시 보다 포괄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원안위가 최근 발표한 SMR 규제체계 로드맵은 단순한 제도 정비를 넘어 '규제 패러다임 전환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며 “규제기관 역시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유연하게 대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원자력 세미나] 김소희 의원 “12차 전기본에 SMR 확대 반영돼야”

김소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드시 소형모듈원자로(SMR) 확대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과 에너지경제신문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SMR 시대 개막과 원전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제9회 원자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 의원은 “전력수요 대응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SMR은 매우 현실적인 선택지"라며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입지와 운영의 유연성이 높아 산업 현장 인근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첨단산업 확산에 따라 전력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12차 전기본에 SMR 확대 방향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에는 2035년 SMR 1기를 포함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기본은 2년 주기로 수립되는 장기 계획으로 현재 정부는 12차 전기본도 수립 중이다. 원전 업계에서는 12차 전기본에 SMR 추가 확대 방안이 반영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3일 SMR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실제 기술개발과 사업화, 제도 정비로 속도감 있게 이어가는 일"이라며 “국회에서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지킬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적 뒷받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신문 부사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당분간 에너지 위기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며 “SMR이 자원 안보와 원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원자력 세미나] “SMR 경쟁은 누가 먼저 실증을 보여주느냐의 싸움”

“소형모듈원전(SMR)은 단순히 축소된 원전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전제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다른 산업입니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총괄전략본부장은 25일 국회의원회관 제11간담회실에서 열린 'SMR 시대 개막과 원전 패러다임 전환' 세미나에서 “국내 중심의 국산화 모델에서 벗어나 글로벌 공급망의 일부로 참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임 본부장은 SMR의 핵심을 '경제 모델 변화'로 설명했다. 그는 “기존 원전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단가를 낮추는 구조였다면, SMR은 여러 기기를 반복 생산하는 '연속 생산(Series)의 경제'를 기반으로 한다"며 “프로젝트 규모가 작아지면서 민간 참여가 쉬워지고 산업 생태계가 훨씬 다양해질 수 있다. 이에 맞춰 원자력 산업의 거버넌스와 협력 구조 역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최근 SMR 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AI 데이터센터 중심의 전력 수요 급증을 지목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SMR 기업과 직접 협력하거나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이제는 원자력 발전소를 '쇼핑'하는 시대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기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50~100MW 수준을 넘어 기가와트(GW) 단위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수요는 SMR 시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임 본부장은 SMR의 경쟁력으로 다목적 활용성도 꼽았다. 그는 “SMR은 전력 생산뿐 아니라 고온 공정열 공급,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며 “특정 지역에서는 대형 원전보다 SMR이 더 적합한 시장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SMR 산업의 한계로는 실증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해외에서 기술 설명을 하면 마지막에 반드시 '왜 한국에는 건설 사례가 없느냐'는 질문을 받는다"며 “도면에 있는 원전과 실제 건설된 원전은 전혀 다른 만큼, 실증 경험이 있어야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SMR 시장의 구조적 특징으로 글로벌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본부장은 “미국을 배제하고 SMR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SMR은 초기부터 글로벌 파트너십을 전제로 하는 산업으로, 한미 협력 기반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향후 경쟁의 핵심으로는 속도를 꼽았다. 그는 “현재 SMR 경쟁은 누가 먼저 건설해 실증을 보여주느냐의 싸움"이라며 “이후에는 원가 경쟁력과 시장 맞춤형 설계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본부장은 “원자력 산업은 지금까지 공공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제조업·민간 중심 산업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 변화에 맞춰 기술 개발, 인허가, 투자 구조까지 전반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원자력 세미나] “SMR 상용화, 특별법으로 2033년까지 앞당길 수 있어”

소형모듈원자로(SMR) 특별법 통과로 SMR 상용화 목표 시기인 2035년보다 1~2년 앞당길 수 있다는 전이 나왔다. SMR로 석탄발전소를 대체하면 고용 승계와 함께 지역소멸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SMR 특별법 하위법령을 잘 마련하는 것이 SMR 상용화 시기를 단축하는 데 관건으로 꼽혔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과 에너지경제신문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수력원자력 후원으로 개최한 '제9회 원자력 세미나'에서 'SMR 지원 특별법 제정과 경제적 효과'를 주제로 발표했다. 문 교수는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SMR 특별법 통과 이후 미칠 영향을 분석한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SMR은 'SMART100'과 'i-SMR' 두 가지 노형이 있다"며 “SMART100은 특별법 11조를 통해 부지를 확보해 2029년 건설하면 2033년쯤 상용 운전이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i-SMR은 2028년까지 표준설계심사를 받게 될 텐데, 건설사업 준비를 병행해 2031년부터 건설을 시작하면 2034년쯤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5년 SMR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문 교수 분석대로 SMR 특별법이 잘 작동한다면 상용화를 1~2년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 교수는 SMR 특별법에서 △8조 총리실 산하 SMR 시스템개발 촉진위원회 설치 △9조 인허가 및 안전기준 수립 △11조 부지 확보 및 건설비 지원 △12조 민간자본 유입 촉진 등 총 4개 조항에 주목했다. 이들 조항이 SMR 상용화 시기를 단축하는 핵심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SMR 글로벌 시장은 2035년 최대 76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인허가 패스트트랙뿐만 아니라 민간투자가 확대되면 상용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현재 지역에서 SMR 특구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제대로 추진하면 연간 20기를 제조할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40년 석탄발전 폐지에 따라 석탄발전 부지를 SMR로 활용할 수 있고, 고용 승계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석탄발전 부지에 구축된 송전망을 활용할 수 있어 다른 부지에 신규 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건설비를 최대 35%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문 교수는 “미국에서 한 연구결과를 보면 SMR은 석탄발전 기존 인력의 75%를 고용 승계할 수 있다고고 한"며 “석탄을 SMR로 대체하면 고용 승계뿐 아니라 지역 소멸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SMR 특별법은 단순한 기술지원법이 아니라 우리 산업의 생존이 걸린 국가 전략 이행법"이라며 “패스트트랙 구체화, 주민 상생모델 개발, 금융지원 제도 강화 등 하위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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