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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금융지주사와 시중은행이 장기 연체고객의 고통 경감과 자립을 도모하고자 연체채권을 소각하고, 소멸시효 연장 관행도 손질하기로 했다. 금융권이 금융 양극화 해소, 자립 지원 등 포용금융에 주력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포용금융이 '공급액' 경쟁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3월 335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소각한 데 이어 이달 중 1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추가로 소각한다. 총 1335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자체적으로 소각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3월 소액 특수채권 보유자를 대상으로 추심 활동을 중단하고, 322억원 규모의 이자를 면제했다. 하나금융은 이달 중 총 20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 선제적 소멸시효 중단 및 채무소각'을 실시한다. 장기간 채무부담을 안고 있는 개인 채무자 가운데 특수채권 편입 후 5년이 지난 5000만원 이하의 개인금융 채권 약 2000억원 규모의 시효를 연장하지 않고 완전히 소각한다. 신한지주도 장기 연체고객의 재기를 지원하고자 올해 상반기 약 3300억원 규모의 연체채권을 우선 소각한다. 연내 소멸시효가 도래한 채권까지 포함해 연간 총 5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소각한다. 소멸시효 연장 관행도 개선한다. 5년이 지난 채권은 시효 연장을 원칙적으로 차단하고, 채무조정을 우선 추진한다. 불가피하게 연장할 때는 '3년 경과시 재심사' 절차를 신설해 장기 연체의 굴레를 끊어낸다 금융사들이 장기 채무자들의 빚을 탕감하기로 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오래 묵은 연체채권 추심을 두고 '원시적 약탈금융'이라고 직격했다. 이 대통령은 “본질이 돈놀이이니 금융이 원래 좀 잔인하기는 한데, 그래도 정도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제는 금융사들이 사회적 책임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고자 포용금융을 늘리고 있음에도, 금융당국의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을 필두로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와 4대 은행을 대상으로 사회공헌활동, 광고 집행 현황을 들여다보고 있다. 일부 금융사가 사회공헌 비용으로 처리한 공익 광고나 행사가 상업적 성격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관련 현황을 파악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별개로 금융위원회는 포용금융 확산을 적극 유인하고자 포용금융 성과가 우수한 직원에 대해 면책 제도를 적용하고, 금융사별 포용금융을 임직원 평가, 인센티브 체계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권의 포용금융 경쟁이 '선별적 지원'보다 '퍼주기식 지원'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채무를 성실히 상환하면서 재기를 준비하는 연체자들을 중심으로 빚을 탕감하거나 대출이자를 깎아주는 식으로 '옥석 가리기'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취지다. 그러나 금융권을 바라보는 현 정부의 인식이 워낙 부정적인 탓에 금융권 역시 핀셋 지원보다는 금융지원 규모를 늘리는 데만 혈안이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용금융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이것이 회사별 공급액 경쟁으로 변질된다면 사회적으로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저신용자라는 이유만으로 채무를 탕감해 주고, 그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은 은행이 모두 떠안는 듯한 현재의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들이 포용금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양'보다는 '질'로 경쟁하도록 당국 차원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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