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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눈’ 넘어 ‘피부’까지…LG이노텍, 피지컬AI 정조준

LG이노텍이 로봇의 시각(Vision) 기술에 이어 촉각(Tactile)까지 영역을 넓힌다. 스마트폰용 비전 센서로 쌓은 광학·초정밀 설계 기술을 로봇용 멀티 센싱 모듈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이 일본 전자부품 기업 TDK와 피지컬 AI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LG이노텍의 광학·초정밀 설계 기술과 TDK의 센서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비전 센싱 모듈'과 '촉각 센싱 모듈'을 공동 개발한다. 최근 로봇 업계에서 비전 센싱 모듈 안에 다양한 기능을 결합하는 추세가 확산하면서, 기존 비전 센싱 모듈 사업을 하던 LG이노텍도 다른 센서를 추가로 결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압력·온도·위치 등 광범위한 센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TDK가 파트너로 낙점된 배경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수십여 종의 센서 기술을 보유한 TDK와의 시너지를 통해 만들어낼 수 있는 차세대 비전 센싱 모듈의 형태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먼저 비전 센싱 모듈은 로봇의 '눈' 기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비전 센싱 모듈이 시각 정보 위주로 데이터를 수집했다면, 이번 협력으로 개발되는 차세대 모듈은 TDK의 관성·위치 센서와 마이크 등을 결합해 움직임·방향·음향 데이터까지 통합 처리한다. 예컨대 관성 센서(IMU)를 장착하면 로봇이 이동할 때 발생하는 영상 데이터의 흔들림을 보정해 주변을 더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로봇 제조사 입장에서도 여러 센서를 개별 구매·연결하는 부담 없이 하나의 통합 모듈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관성 센서 탑재 모듈은 내년 개발 완료될 계획이다. 촉각 센싱 모듈은 로봇의 '피부'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손(Hand)뿐 아니라 팔·몸통 등 여러 부위에 장착돼 접촉 여부와 압력을 인식하게 해주며, 초정밀·초박형·유연 구조가 요구돼 개발 난도가 높은 고부가 부품으로 꼽힌다. 양사는 내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LG이노텍의 모듈화 및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과 TDK가 소비재·자동차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쌓아온 초정밀 촉각 센싱 기술을 결합해 로봇 작업환경에 최적화된 고성능 촉각 센싱 모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은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의 카메라·라이다(LiDAR)·레이더(Radar) 등 센싱 부품을 결합해 피지컬 AI 센싱 시장을 적극 공략해왔다. 카메라·라이다·레이더를 모두 자체 기술로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 경쟁력을 발판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과 활발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양사는 피지컬 AI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은 LG이노텍의 로봇 사업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고 본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비전 센서 중심으로 사업을 키워온 연장선에서 로봇용 비전 센서 사업을 하다가, 촉각 센서라는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하는 셈이다. 로보틱스 사업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메인 축 중 하나로 꼽히며 그 비중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로보틱스 사업이 거의 메인 축에 있다"며 “점차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고, 앞으로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지난 1월 7일(현지시간) CES 2026 전시장을 찾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LG이노텍은 지금 단품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솔루션 제공자로 가고 있다"며 사업 구조 재편 방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HMM-HD현대삼호, 마스가 박차…美서 ‘K-크레인’ 활동 무대 넓힌다

HD현대삼호가 HMM의 미국 서안 핵심 물류 거점에 항만 크레인 4기를 공급한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사업 영역을 항만 장비로 넓힌다는 구상이다. 28일 HD현대삼호는 HMM이 운영하는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항의 워싱턴 유나이티드 터미널(WUT)에 항만 크레인 4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HD현대삼호는 노후화된 안벽 크레인 2기를 신규 장비로 교체하고, 야드 크레인 2기는 새로 추가로 공급한다. 안벽 크레인은 항만에 접안한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장비이고, 야드 크레인은 선박에서 내린 컨테이너를 터미널 내부에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HD현대삼호는 설계부터 제작·운송·설치·시운전까지 전 과정을 턴키 방식으로 수행해 2028년까지 장비를 인도할 예정이다. WUT는 HMM의 미국 서안 물류망을 뒷받침하는 핵심 거점이다. 선박에서 내린 컨테이너를 철도를 통해 미국 내륙으로 곧바로 운송할 수 있는 구조이다. WUT는 현재 안벽 크레인 8대와 야드 크레인 6대를 운영하고 있다. 장비 도입이 완료되면 WUT의 연간 컨테이너 처리 능력은 59만TEU에서 88만TEU로 약 49%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 선박의 처리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노후 장비 고장에 따른 작업 중단과 터미널 내부 화물 이동 병목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HD현대삼호는 미국 항만 장비 시장에서 현지 공급 실적을 추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HD현대삼호는 1985년 이후 미국 주요 항만에 총 20기의 항만 크레인을 공급했다. 현재 WUT가 운영하는 안벽 크레인 8기 가운데 4기도 1999년 HD현대삼호가 공급한 장비다. 약 27년 간 축적한 현지 장비 운용 실적과 고객 신뢰가 재수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신규 크레인에는 포스코 철강재도 적용된다. 해운·조선·철강 등 국내 기간 산업의 기술 역량이 함께 미국 항만 인프라에 투입되는 형태다. HD현대삼호 관계자는 “친환경·고효율 항만 장비를 개발해 MASGA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MASGA 프로젝트'의 협력 범위를 항만 인프라까지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 항만에서 사용되는 안벽 크레인은 약 80%를 중국 국영 기업 ZPMC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안벽 크레인(STS) 시장은 중국 국영기업인 상하이 진화중공업(ZPMC)이 전 세계 출하량의 65% 이상을 차지하며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 왔다. 미국 정부와 의회는 중국산 항만 장비에 대해 높은 의존도와 사이버 보안 위험을 지적하며 공급처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처럼 미국이 항만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산 항만 크레인 대체 공급자로 입지를 확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요 경쟁사로는 중국 ZPMC와 사니, 스위스계 립헬, 핀란드 코네크레인스와 칼마, 일본 미쓰이 E&S 등이 꼽힌다. 향후 미국의 노후 항만 장비 교체와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HD현대삼호의 후속 수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로벌 항만 크레인 시장은 2024년 기준 106억 달러(15조5936억 원)에서 138억 달러(20조3011억 원) 규모로 평가된다. 오는 2030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2.4%에서 7.53%를 기록하며 최대 266억8000만 달러(38조2489억 원)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안벽 컨테이너 크레인'이 전체 항만 크레인 매출의 54%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한비 인턴기자

해진공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3주 연속 하락…유조선, ‘중동 리스크’에 강세”

글로벌 컨테이너 선박 운임이 미주·유럽 등 주요 원양 항로의 운임 조정 여파로 3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유조선(탱커)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되면서 운임이 강세를 보였다. 28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발표한 '주간 해운시황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17.36포인트(0.6%) 하락한 3062.95를 기록했다. 한국발 운임을 반영하는 한국형 컨테이너운임지수(KCCI) 역시 4123으로 전주 대비 81포인트(1.9%) 내렸다. 최근의 컨테이너 운임 하락세는 5월 이후 가파르게 올랐던 미주·유럽·남미 항로 운임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름철 성수기를 대비한 화물 조기 선적 물량이 소진된 가운데 시장 내 신규 선복(적재 공간) 공급이 늘어나면서 높은 운임에 대한 화주들의 저항이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체적인 하락세 속에서도 중동 항로는 예외적으로 반등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와 긴급 유류 비상할증료 반영 등의 영향으로 2주 연속 운임 상승세를 유지했다. 컨테이너 시장과 달리 유조선 시장은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시장은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 등으로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우려가 커지자 화물 운송 차질을 우려한 극동아시아 화주들이 조기 선복 확보에 나서면서 운임을 끌어올렸다. 석유 제품선인 중동-일본 구간(LR2) 운임도 양측 공급 경로가 동시에 불안정해지면서 직전 주 25% 급등한 데 이어 이번 주에도 11% 추가 상승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철광석·석탄·곡물 등을 나르는 건화물선(드라이 벌크) 시장은 선종별로 등락이 엇갈리며 전체적으로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발틱 운임 지수(BDI)는 2743으로 전주 대비 9포인트(0.3%) 하락했다. 가장 규모가 큰 대형선인 케이프사이즈(Cape)는 호주·브라질산 철광석과 기니산 보크사이트 화물 선적이 집중되며 단기 선복 부족으로 운임이 4.6% 올랐다. 반면 중형선인 파나막스(Panamax)와 수프라막스(Supramax)는 주요 곡물·석탄 화물 유입이 둔화하고 공선이 증가하는 등 공급 우위가 심화되며 전주 대비 운임이 각각 10.0%, 2.5% 급락해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선박 매매(S&P) 시장에서는 주요 선종의 신조 발주가 지속되며 신조선가가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중고 선가는 중소형 벌크선 위주의 거래 확대에도 전반적인 보합세를 보였고 노후 선박 해체 시장은 방글라데시를 중심으로 거래가 부진하며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E칼럼] ‘원가’ 빼고 전기요금 이야기하는 정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물가 부담이나 국민 소득 문제가 없다면 가정용 전기요금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비록 '인상'이 아니라 '조정'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 발언은 주목할 만했다. 우리 사회에는 '주택용(가정용) 전기요금이 산업용보다 비싸고, 그 차액으로 산업용을 보조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런데 대통령이 주재한 공개석상에서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가 주택용보다 높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문답에서 나온 장관의 설명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김 장관은 “보통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더 싸고 주택용 전기요금이 비싼 게 세계적 추세"라며 “기업들은 국제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용 평균 판매단가는 kWh당 180원, 주택용은 150~16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판매단가는 맞지만 핵심을 빠뜨렸다. 산업용 요금이 주택용보다 낮은 국제적 현상은 기업 경쟁력 지원 정책의 결과가 아니라 고압 수전, 높은 부하율, 상대적으로 적은 배전망 이용 등 용도별 공급원가의 차이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장관의 설명만 들으면 각국이 기업 경쟁력을 위해 산업용 요금을 의도적으로 낮추고 그 부담을 일반 국민에 떠넘기는 것처럼 받아들일 수 있다. 요금을 제대로 비교하려면 표면적인 판매단가가 아니라 용도별 공급원가와 '원가회수율'을 함께 봐야 한다. 원가회수율은 용도별 평균 판매가격을 해당 용도에 전기를 공급하는 데 들어간 원가로 나눈 비율이다. 산업용은 대체로 주택용보다 공급원가가 낮다. 왜 그런가. 전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365일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전력 당국이 가장 민감하게 관리하는 것이 피크(Peak) 수요다. 연중 최대 수요에 대비해 발전소와 송배전망을 갖춰야 하므로 그만큼 비용이 든다. 주택용은 계절과 시간대에 따른 수요 변동이 크다. 반면 산업용은 업종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부하율이 높고 수요 패턴도 상대적으로 일정하다. 따라서 주택용에는 피크 수요 대비 설비 비용이 더 많이 배분될 수 있다. 또 대규모 산업용 고객은 고압 또는 초고압으로 수전해 배전 단계가 짧고 전력 손실이 적다. 소수의 대량 고객이어서 관리비도 낮다. 반면 주택용은 저압 배전망을 광범위하게 이용하고 소규모 고객이 분산돼 고객당 설비·관리 비용이 높다. 전기요금은 원가주의, 공평주의, 공정보수주의라는 세 원칙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원가주의는 공급에 든 비용을 요금에 반영하는 것이고, 공평주의는 특정 집단의 지원 비용을 다른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떠넘기지 않는 것이다. 공정보수주의는 전기사업자가 설비 유지와 투자에 필요한 적정 보수를 확보하도록 하는 원칙이다. 문제는 세 원칙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가주의'는 물가 관리라는 명분 앞에서 번번이 후퇴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지만 요금에 제때 반영하지 못했다. 그 결과 한전은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고 전력망 투자 여력도 약화됐다. '공평주의'도 무너졌다. 원가 이하 요금을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 특례요금까지 시행되고 있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그 규모가 연간 1조원에 달한다. 복지와 취약산업 지원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비용은 전기요금이 아니라 정부 예산으로 투명하게 집행해야 한다. '공정보수주의'도 작동하지 않았다. 한전은 흑자로 전환했지만 부채는 여전히 206조원 안팎이다. 국가재정전략회의는 사전에 의제와 자료가 준비되는 자리다. 그런 회의에서 전기요금을 담당하는 장관이 평균 판매단가만 말하고 공급원가와 원가회수율을 짚고 넘어가지 않은 것은 아쉽다. 산업용 요금을 무조건 내리자는 말이 아니다. 정부는 2013년부터 전기 용도별 원가회수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산업용과 주택용 전기가 원가보다 비싼지 싼지도 공개하지 않은 채 정치적 필요에 따라 특정 용도의 요금만 올리고 내리는 관행을 끝내자는 것이다. 지금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포함한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전력망과 전원 투자가 불가피하다. 국민이 전기요금의 원가와 부담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필요한 투자도 합리적인 요금 개편도 어렵다. 장관의 정교하고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한 이유다. bienns@ekn.kr

“8개 시선으로 그려낸 아시아의 환경 현장”…환경재단 성과 공유회

환경재단(이사장 최열)은 국내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아시아 기후·환경 현장 탐방 성과를 공유하는 '그린아시아 글로벌 리더십 지원사업 2기 결과공유회'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오는 31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용산구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지하 1층 모이다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국내 활동가들이 아시아 각국의 환경 문제를 직접 조사하고, 현지 시민사회와 교류하며 축적한 실무 역량과 국제 협력 성과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결과 공유회 행사에서는 지난 4개월간 인도·베트남·몽골 등 아시아 7개국에서 활동한 8개 연수팀이 직접 발굴한 환경 의제와 프로젝트 성과를 발표한다. 8개 팀은 △쓰레기와 헤어질 결심 △사라지는 생명들을 지키는 법 △기후위기 시대의 생존 전략 △다음 세대의 지속가능한 액션: 베트남 환경 인턴십 현장 등 4가지 테마에 따라 활동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현대자동차 후원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해외 연수 프로그램의 일환이며, 31일 행사에는 아시아 기후·환경 문제와 국제 협력에 관심 있는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환경재단 홈페이지 또는 온라인 신청 폼을 이용하면 된다. 환경재단 그린리더십센터 박소영 매니저는 “이번 행사가 단순한 연수 보고를 넘어, 현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국제연대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향후 아시아 환경 협력 모델을 찾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기후위기는 국경을 넘어 연결된 문제인 만큼 시민사회의 국가 간 협력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이번 행사가 새로운 국제협력 가능성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국경 없는 플라스틱, 경계를 넘는 협력'을 주제로 국내외 플라스틱 오염 현황과 이를 사회적 의제로 확산시키는 방안에 대한 강연도 열릴 예정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정몽규 HDC의 다음 50년 ③] 발전소 하나가 건설사를 앞질렀다

지난해 HDC그룹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계열사가 주력 건설사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통영에코파워는 2025년 별도기준 매출 8026억원, 영업이익 263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그룹 주력사인 IPARK현대산업개발(옛 HDC현대산업개발)의 별도기준 매출은 4조893억원, 영업이익은 2460억원이었다. 통영에코파워의 매출은 건설사의 5분의 1에도 못 미쳤지만 영업이익은 171억원 더 많았다. 영업이익률로 환산하면 통영에코파워가 32.8%, IPARK현대산업개발이 6.0%다.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통영에코파워는 HDC가 지분 60.5%를 보유해 연결대상에 포함되지만 지배주주에게 귀속되는 순이익은 지분율과 비지배지분을 따져봐야 한다. 발전업과 건설업의 원가 및 매출 인식 구조도 다르다. 그럼에도 두 회사의 손익 역전은 정몽규 HDC 회장이 수년간 강조한 '건설 중심 탈피'가 구호를 넘어 재무제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통영에코파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IPARK현대산업개발 연결 영업이익 2486억원과 비교해도 더 많다. ◇ 'HDC' 떼어낸 건설사…신사업에는 유지 HDC그룹은 지난 3월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열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라이프(LIFE)·AI·에너지(ENERGY) 등 3대 부문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새 슬로건은 '투 더 그레이터 밸류(To the Greater Value)', 새 CI 심볼은 '그레이트 컨티뉴엄(Great Continuum)'이다. 기존 사업을 업종별로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각 사업이 창출하는 가치와 상호 연계 가능성을 중심으로 그룹 구조를 다시 정립한다는 취지다. 주목할 부분은 사명 변경 방식이다. 건설·유통·레저·문화를 아우르는 라이프 부문 계열사는 기존 사명에서 'HDC'를 떼고 주택 브랜드인 '아이파크(IPARK)'를 앞세웠다. HDC현대산업개발은 IPARK현대산업개발로 사명을 바꿨다. HDC아이앤콘스와 HDC아이파크몰, HDC신라면세점, HDC영창, HDC스포츠, HDC리조트, 호텔HDC 등도 각각 IPARK아이앤콘스와 IPARK몰, IPARK신라면세점, IPARK영창, IPARK스포츠, IPARK리조트, 호텔IPARK로 변경됐다. 반면 AI와 에너지 부문 계열사는 기존 HDC 브랜드를 유지했다. 라이프 부문에는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아이파크를 전면 배치하고, AI와 에너지에는 그룹 정체성을 상징하는 HDC를 남긴 것이다. 정 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50년이 도시의 외형을 만들고 주거 문화를 이끈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사업 영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건설사를 넘어 삶의 플랫폼을 설계하고 에너지를 순환시키며 AI를 통해 혁신하는 그룹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HDC그룹은 2018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전 계열사 사명에 HDC를 적용했다. 8년 만에 다시 이뤄진 이번 개편은 건설 중심으로 인식돼온 그룹의 정체성을 라이프·AI·에너지로 확장하겠다는 브랜드 전략으로 풀이된다. ◇ 발전 자산은 아직 통영 한 곳 HDC그룹이 새로 분류한 에너지 부문에는 발전뿐 아니라 도로·교량·항만, 소재 관련 계열사도 포함된다. HDC현대EP와 HDC현대PCE, 서울춘천고속도로, 북항아이브리지, 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이 에너지·인프라 부문에 배치됐다. 다만 직접적인 발전사업 실적을 내는 핵심 자산은 통영에코파워다. 통영에코파워는 약 1조3000억원을 투입해 경남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산업단지에 건설한 1012MW급 LNG 복합화력발전소다. HDC가 지분 60.5%, 한화에너지가 39.5%를 보유한 합작사로 2024년 10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2024년에는 상업운전 기간이 2개월여에 그쳐 매출 2124억원과 영업이익 546억원을 기록했다. 발전소 가동 실적이 온전히 반영된 지난해에는 매출이 8026억원, 영업이익이 2631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348억원에서 154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도 수익성은 유지되고 있다. 통영에코파워는 1분기 매출 1950억원, 영업이익 578억원, 당기순이익 3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58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업운전 첫해에 발생한 일회성 이익만으로 건설사를 앞지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통영에코파워의 경쟁력으로는 연료 조달과 저장 구조가 꼽힌다. 국내 복합화력발전소 가운데 처음으로 20만㎘급 자체 LNG 저장설비를 갖추고 인접한 한국가스공사 통영기지의 일부 설비를 공동 활용할 수 있다. 연료는 한화에너지 계열인 호라이즌에너지싱가포르를 통해 직도입한다. 호라이즌에너지가 해외 공급사와 체결한 장기 조달계약을 기반으로 LNG를 공급하는 구조다. 국제 LNG 가격과 계약 조건에 따른 변동성은 있지만 연료 조달 방식을 다변화하고 비용을 탄력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전설비는 GE의 7HA 가스터빈 2기와 스팀터빈 1기로 구성됐다. 가스터빈은 기술적으로 수소 혼소가 가능하지만 구체적인 도입 시기나 혼소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향후 탄소 규제 강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장기 선택지를 확보한 수준이다. 재무 부담도 점차 줄고 있다. 통영에코파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6537억원에서 올해 3월 말 5663억원으로 3개월 만에 874억원 감소했다. 순차입금도 2024년 말 947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7781억원으로 줄었다. 차입금 감소는 금융비용 절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영에코파워의 이자비용 등 금융원가는 지난해 1분기 169억원에서 올해 1분기 115억원으로 낮아졌다. 회사는 기존 PF 차입금에 대한 리파이낸싱도 준비하고 있다. ◇ 늘어나는 전력수요…LNG에는 기회이자 위험 중장기 전력수요 전망은 발전사업에 우호적이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투자, 데이터센터 확대, 산업·수송 부문의 전기화 등을 반영해 2038년 기준수요를 145.6GW로 전망했다. 수요관리 효과를 반영한 목표수요도 129.3GW에 달한다. 현재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AI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의 전력수요가 핵심 변수로 다뤄질 전망이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전력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LNG 발전의 역할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반면 LNG 발전을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도 있다.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LNG 발전량을 줄이고 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국제 LNG 가격과 원·달러 환율, 전력도매가격(SMP) 변동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는 구조도 위험 요인이다. 통영에코파워가 현재와 같은 높은 영업이익률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연료 도입가격과 가동률, 전력시장 제도 변화에 달려 있다. 그룹의 확장 전략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HDC그룹은 에너지 부문의 목표로 발전 자산 확대와 에너지사업 투자, 신재생에너지 진출을 제시했지만 현재 실적을 내는 발전 자산은 통영에코파워 한 곳이다. 두 번째 발전 자산이나 신재생에너지 투자 대상,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 AI, 기존 사업은 있지만 독립 성장축은 아직 AI 부문의 실무 중심은 HDC랩스다. HDC랩스는 스마트홈과 AIoT, 건물 종합관리, 홈서비스 등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R114 사업 부문을 인수해 부동산 데이터를 활용한 AI 서비스 확대도 추진 중이다. 따라서 AI가 전혀 새로운 선언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다. HDC그룹은 계열사 전반에 AI 전환을 적용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공간과 시스템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HDC랩스에는 정 회장의 장남인 정준선 KAIST 교수가 AI·기술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AI 분야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정 교수는 산학협력과 기술 지원, 교육 및 우수 인재 확보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등기임원이나 상근 경영진으로 직접 경영에 참여하는 구조는 아니다. AI가 기존 사업의 효율을 높이는 내부 도구를 넘어 독립적인 외부 매출을 창출하는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는지는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 현재 공개된 실적만으로는 HDC랩스의 기존 건물관리·스마트홈 사업과 새롭게 추진하는 AI 사업의 매출 및 손익을 분리해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발전·건설 접점은 데이터센터 에너지와 AI, 건설을 잇는 접점으로는 데이터센터가 거론된다. AI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에서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최대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발전 자산과 건설·개발 역량을 함께 보유한 HDC그룹의 사업 구조는 잠재적인 강점이 될 수 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2022년 정관에 데이터센터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고 관련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통영에코파워 발전소 부지를 데이터센터 후보지로 검토하는 등 발전과 건설 역량을 결합하는 방안도 모색해왔다. 그룹은 저탄소 데이터센터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통영에코파워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에너지 플랜트 경험을 데이터센터 개발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투자 규모와 최종 입지, 착공 시기, 전력공급 방식, 데이터센터 운영 주체가 확정된 프로젝트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발전소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 데이터센터 사업의 수익성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대규모 선투자와 전력계통 연계, 고객사 확보, 서버 운영 역량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름은 바뀌었고 숫자도 한 차례 역전됐다. 통영에코파워는 건설 중심이던 HDC그룹이 에너지사업에서 실제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만 그 역전을 만든 발전 자산은 아직 한 곳뿐이다. AI와 데이터센터 역시 기존 사업과 준비 조직은 갖췄지만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외부 수익모델을 제시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다음 50년의 포트폴리오라고 부르려면 선언을 뒷받침할 후속 투자가 필요하다. 두 번째 발전 자산이나 신재생에너지 사업, 실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가운데 무엇을 내놓느냐가 HDC그룹의 '탈건설'이 구조적 변화인지 통영 발전소 한 곳이 만든 일시적 역전인지를 가를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국내는 좁고 중국산 팽배… K-태양광, 미국서 ‘돌파구’ 찾았다

한국 태양광 기업들이 판매량 급증에 힘입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그런데 주 판매시장이 한국이 아닌 미국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태양광 보급량은 일년 사이 13%가량 늘었지만 규모 자체가 작고 중국산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비중국산을 우대하고 있어 한국산이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고 AI 데이터센터 붐에 의한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절대 보급 규모 자체가 크다는 차이가 있다. 이에 기업들은 미국 시장에 중점을 두고 사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2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50억원과 36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3.4%, 139.1%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0%선을 넘어서면서 수익성 향상도 두드러졌다. 매출 가운데 미국 비중이 크게 늘었다. 태양광 모듈 부문의 국내 매출은 72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소폭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미국 매출은 658억원으로 3배 넘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미국 매출의 비중이 40%로 15%포인트 높아졌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태양광 세제 혜택이 축소되기 전 지난달까지 기존 혜택을 받기 위해 구매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상원의회는 태양광과 풍력을 대상에 적용하는 IRA 세액공제를 이달부터 기존의 60%로 축소하고, 2028년까지 점진적으로 일몰하기로 했다. OCI홀딩스는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조2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80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OCI홀딩스는 태양광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과 태양광 발전 설비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주 타깃인 미국 시장을 겨냥해 현지에 셀과 모듈 공장이 있고,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각각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공장을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태양광 사업 지주사인 OCI엔터프라이즈는 500메가와트(MW) 규모의 라사예(La Salle) 프로젝트 매각 성과로 2분기 매출이 1340억원으로 20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이 60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 제조사인 OCI테라수스는 매출이 179.5% 늘어난 1090억원을, 영업손실은 30억원으로 95.9% 축소했다. 오는 29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한화솔루션도 미국 태양광 시장을 겨냥해 사업을 수행해온 만큼 1분기처럼 실적 개선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8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0.2%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예상치는 45.3% 늘어난 2조5286억원이다. 지난 1분기에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비중이 54.4%(2조1109억원)로 지난해 말보다도 확대된 데다 영업이익이 622억원을 내며 지난해 4분기 나타난 대규모 적자를 극복했다. 국내 태양광 모듈∙소재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힘입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지 발전량 증가 추세가 있다. 태양광으로 생산하는 전력량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신규 설비 구축 수요도 늘어나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내 태양광 발전량은 4만6790 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보다 20.8% 증가했다. 올해 1~5월 누적 발전량은 17만6747GWh로 19.5% 늘었다. 중앙집중식 대형 전력망 구조에서 분산형 전원 구조로 이동하는 기조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대규모 전력 소비 시설을 뒷받침할 자체 발전원 중 하나로 태양광이 꼽히기도 한다. 전력 인프라 구축 수요가 늘어나면서 빅테크 등 주요 전력 수요자들이 자체 발전원을 빠르게 확보하려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메타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 4곳은 지난해 기준 세계 기업이 구매한 재생에너지의 약 49%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로서는 넓은 부지와 풍부한 일조량을 확보할 수 있다면 태양광이 신속한 설치운용이 가능한 발전 수단으로 꼽힌다. 소형모듈원전(SMR)은 빨라야 2030년에나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대형 원전은 계획 단계부터 가동까지 10년 넘게 걸린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는 원전에 비해 빠르게 건설할 수 있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가스터빈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현상이 발생하면서 최소한 5년 지연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非)중국 태양광 발전 공급망 구축 움직임도 한국 태양광 기업들에 기회가 되고 있다. IRA에 근거한 태양광 세제혜택이 축소되고 있지만, 태양광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중요해졌다는 인식에 따라 해외우려기관(FEOC) 규제 범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대개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의 기업들이 FEOC로 분류된다. FEOC로 분류된 기업들은 미국 정부의 보조금 같은 지원 대상에서 사실상 빠진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점유율 80%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국 태양광 시장은 미국과 대조적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보급량은 지난해 7월 29GW에서 올해 7월 33GW로 약 13.8% 증가했지만, 절대 보급 규모 자체가 적고, 중국산 비중이 셀은 95%, 모듈도 60%가량 차지하고 있어 국내 제조기업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태양광 대기업들은 미국 시장을 겨냥한 공급 전략을 짜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태양광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카터스빌 공장은 폴리실리콘을 원기둥 모양의 결정으로 만든 잉곳부터 웨이퍼(얇은 판), 셀(전지), 모듈(태양광 패널)까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체계를 갖췄다. OCI그룹도 비중국 태양광 공급망을 염두에 두고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서 각각 운영 중인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공장을 추가 증설하기로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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