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마치면 자본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글로벌 외환 시장의 변동성과 미국 증시의 향방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방산과 반도체 등 주도 섹터의 탄력 유지 여부와 이차전지, 자동차, 에너지·화학 등 주요 산업군이 맞이할 단기 국면을 집중 분석해 연휴 이후의 투자 지도를 그려본다. [편집자주] 설 연휴 직전 코스피는 거침없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한 주 동안 417.87포인트 급등하며 5000선을 넘어 5500선까지 단숨에 돌파했다. 지난해 코스피는 한 해 동안 75% 상승하며 주요국 증시 중에서 독보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우상향 분위기는 올해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밀리지 않았고, 업종별 온도 차 속에서도 주도주는 오히려 탄력을 키웠다. 시장은 이번 랠리를 단순한 과열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상승의 중심에는 메모리 반도체가 있다. 미국 증시 변동성 속에서도 상대 강세를 보였던 메모리 업종이 국내에서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여기에 증권주와 배당주까지 신고가 흐름에 동참하면서 상승 저변이 넓어졌다. 아시아 증시 가운데서도 K-반도체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수급도 긍정적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피 현물을 4거래일 연속 순매수한 뒤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개인이 매물을 소화하며 지수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단기 급등 이후에도 매도 압력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은 시장 체력이 강화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대차증권은 이번 코스피 강세를 이익 성장에 기반한 흐름으로 해석했다. 12개월 선행 당기순이익이 우상향하는 가운데 지수 상승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부담은 크지 않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8배로, 과거 20년 평균인 10.04배를 하회한다. 지수가 5000선을 상회한 이후에도 이익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던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도 상대 매력은 유지되고 있다. 대만 가권지수는 17.6배, 일본 토픽스는 16.5배, 홍콩은 10.9배 수준으로, 코스피는 주요 아시아 시장 대비 할인 영역에 위치한다. 단순 PER이 아니라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을 반영한 주가수익성장비율(PEG) 기준으로도 코스피가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밸류에이션 확장에 의존한 상승이 아니라는 점이 이번 랠리의 특징으로 지목된다. 코스피는 최근 실적 시즌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기업 이익 펀더멘털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 12개월 선행 EPS는 576포인트까지 상승했다. 다만 반도체 대표주의 실적 발표 이후 EPS 상승 속도는 다소 둔화됐고, 글로벌 증시 혼조세가 겹치며 지수는 등락을 거듭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휴기간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실적시즌 마무리와 함께 2월 말~3월 초 상승 추세가 재개될 것"이라며 “순환매를 통해 가격 부담이 완화된 반도체, 방산·조선, 자동차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주도주들은 매물소화 이후 상승을 재개하며 코스피를 다시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디스플레이, 유틸리티 등 시클리컬 산업군은 여전히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된 업종으로 순환매 대응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