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호황·불황 사이클 깼다”…월가가 SK하이닉스에 돈 쏟은 이유 [이슈+]](http://www.ekn.kr/mnt/thum/202607/rcv.YNA.20260711.PRU20260711015001009_T1.jpg)
SK하이닉스가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미국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흥행의 배경으로 인공지능(AI)이 수십 년 동안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온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 ADR은 이날 나스닥에서 공모가(149달러) 대비 13.1% 오른 168.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공모가는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의 3거래일 평균 주가에 약 2.7% 프리미엄이 반영됐다. 장중에는 177달러까지 치솟으며 강한 투자 수요를 입증했다. 이번 ADR 상장 규모는 총 265억달러(약 40조원)로,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스페이스X(857억달러)에 이어 미국 시장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다. ◇ 반도체 생상능력 증설…'호황 불황 사이클' 일축 블룸버그통신은 “SK하이닉스의 상장은 AI가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불황 사이클을 끝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베팅"이라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ADR 상장을 통해 조달한 265억달러(약 40조원) 가운데 상당 부분을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에 투입할 계획이다. 과거 공급 과잉으로 대규모 손실을 경험한 이후 공격적인 증설을 자제했던 메모리 업계의 기존 전략과는 대조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시설 외에도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전력과 용수, 인력, 공급망 등 여건이 갖춰진다면 메모리 생산공장 건설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약 38억7000만달러(약 5조6000억원)를 투자해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으며, 올해 초에는 AI 솔루션 회사인 'AI 컴퍼니'(가칭)도 미국에 설립했다. 최 회장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도 SK그룹이 이미 미국에 35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나의 계획은 350억달러보다 훨씬, 훨씬 더 큰 규모"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SK하이닉스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추가 발행할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우선 신규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뒤 장기적으로 더 큰 상승 잠재력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반도체 공급부족, 2030년 이후에도 지속" SK하이닉스의 상장 흥행이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론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AI 열풍은 기존 D램은 물론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까지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반도체주가 가파른 상승세 이후 조정을 받고 있음에도 AI 수혜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AJ벨의 댄 코츠워스 시장 총괄은 “수요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며 “이는 메모리 반도체 랠리가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는 과정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최 회장 역시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고 공급 능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인간 수준을 뛰어넘는 범용인공지능(AGI)이 실현될 때까지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그때까지는 엄청난 양의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산업은 더 이상 경기순환 산업이 아니다"라며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경기 침체기에도 생산량과 가격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국면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CEO)도 블룸버그TV에서 “우리는 항상 경기 순환적인 산업이었기 때문에 과거에는 호황과 불황을 반복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분명히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고객사들은 장기 공급 계약을 먼저 요청하고 있다"며 “그들은 공급 부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의 공급 부족 현상이 2030년 이후에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 AI투자 늘리는 빅테크…“거품 꺼진다" 경고도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은 더 빠르고 강력한 AI 모델 개발을 위해 수천억달러를 AI 인프라 구축에 쏟아붓고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플랫폼스,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은 AI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지난 5년 동안 약 3500억달러 규모의 부채를 추가로 조달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 투자가 2027년에는 약 1조5000억달러에 달해 전년 대비 40~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막대한 투자에도 AI 기업들이 충분한 수익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로이터는 이 같은 이유로 향후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투자 속도를 늦출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르네상스캐피탈의 매트 케네디 선임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지난 1년간 이어진 강한 상승세와 최근의 변동성을 함께 평가하게 될 것"이라며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반도체 산업에 내재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 등은 AI 거품이 결국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AI 개발업체들조차 자사의 AI 모델과 서비스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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