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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롤]경주시의회-대구보건대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주시의회 경제산업위원회가 시민 생활과 밀접한 환경·상수도 기반시설과 미래농업 핵심 사업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에 나섰다. 경제산업위원회는 지난 28일 제300회 임시회 기간 중 경주시 하수처리장과 탑동정수장, 신농업혁신타운 등 위원회 소관 주요 시설 3곳을 차례로 찾아 시설 운영 현황과 안전관리 실태, 주요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현장방문은 서류와 보고 중심의 점검에서 벗어나 주요 시설의 운영 실태와 사업 진행 상황을 위원들이 직접 확인하고, 현장 관계자들의 애로사항과 개선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다가오는 행정사무감사에 필요한 실질적인 자료를 확보하고, 주요 사업이 당초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는지를 살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위원들은 첫 일정으로 하수처리장을 방문해 시설 운영 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하수처리 과정과 시설물 관리 상태, 현장 안전관리 실태 등을 면밀히 살폈다. 시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과 직결되는 시설인 만큼 안정적인 처리 체계 유지와 안전사고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시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의 어려움과 개선이 필요한 사항도 청취했다. 이어 탑동정수장에서는 정수처리 과정과 수질 관리 현황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위원들은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수질검사와 체계적인 시설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수시설의 효율적인 운영과 비상 상황에 대비한 대응체계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 방문지인 신농업혁신타운에서는 현재까지의 사업 추진 상황과 향후 운영계획을 보고받았다. 위원들은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경주 농업의 새로운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신농업혁신타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지역 농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농업 기반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눴다. 특히 농업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 개발과 보급, 농업인의 소득 향상으로 이어지는 사업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설 조성 자체에 그치지 않고 지역 농업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 단계마다 면밀한 점검과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경제산업위원회는 이번 현장방문에서 확인한 시설별 운영 상황과 현장 관계자들의 건의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 정책 제안 등 의정활동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또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개선 필요 사항에 대해서는 집행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실효성 있는 대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주동열 경제산업위원장은 “제10대 경주시의회 개원 이후 경제산업위원회 소관 업무를 조속히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현장방문을 실시했다"며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사항과 다양한 의견을 바탕으로 다가오는 행정사무감사가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점검과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 생활과 밀접한 주요 시설과 사업을 제대로 점검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직접 찾아 관계자와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꾸준한 현장방문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의정활동에 충실히 반영하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대구보건대학교가 지역 노인복지관들과 손잡고 주민들이 생활권 가까이에서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맞춤형 평생교육 체계 구축에 나섰다. 대구보건대학교 평생교육원은 지역 주민을 위한 평생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강북노인복지관과 함지노인복지관, 서변노인복지관, 강동노인복지관 등 4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앵커) 사업으로 추진되는 '대학과 함께하는 대구시민 평생학번제 구현'의 하나로 마련됐다. 대학이 보유한 교육 자원과 전문성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복지관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교육 수요를 반영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구보건대학교와 각 복지관은 협약에 따라 지역 주민의 교육 수요와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생활 밀착형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발굴·운영하기로 했다. 특히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서비스를 일상에서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등 주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교육 대상자의 연령과 학습 수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주민들이 실제 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데도 힘을 모은다. 대학 중심의 일방적인 교육 제공에서 벗어나 각 복지관이 현장에서 파악한 주민들의 요구와 의견을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반영한다는 점도 이번 협약의 특징이다. 이를 통해 교육 참여자의 접근성과 만족도를 높이고, 배움의 성과가 생활 속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양측은 일회성 프로그램 운영에 그치지 않도록 기관 간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속적인 협력체계도 이어간다. 협의체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운영 성과와 개선 사항을 공유하는 한편, 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새로운 교육 분야를 함께 발굴해 평생학습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대구보건대학교는 이번 협약이 대학의 전문적인 교육 역량과 노인복지관의 현장 네트워크를 결합해 지역 주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희옥 대구보건대학교 평생교육원장(간호학과 교수)은 “대학의 교육 자원을 지역사회와 나누고 주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번 협약의 의미"라며 “각 복지관과 긴밀히 협력해 지역 주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평생교육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적자 늪’ 빠져나온 저축은행…이젠 ‘대출 성장’이 과제

저축은행 업권이 2분기 연속 흑자를 나타낸 가운데 상반기 기준으로는 지난 2022년 이후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다만 본업인 대출의 완전한 회복세에서 기인하기보다 부실정리와 충당금 감소, 유가증권 운용수익 증가를 통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어 자체 체력 강화에 기반한 수익 확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저축은행 업권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088억원 증가한 7658억원으로 집계됐다.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 따른 대손충당금 전입액 감소와 유가증권 운용수익 증가 등으로 경영 안정성을 확보한 영향이다. 업계 상반기 이자이익은 2조7326억원, 비이자손익은 4364억원,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3942억원을 기록했다. 업권은 이번 성적을 통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면서 적자를 줄여오는데 집중하던 업황의 방향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업계는 1분기 3338억원에 이어 2분기에도 432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대출을 줄여 건전성을 개선하던 단계에서 다시 대출을 늘리는 국면으로 전환했다. 2분기 여신은 직전분기 대비 8000억원 증가한 9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업대출은 48조5000억원, 가계대출은 39조6000억원으로 각각 4000억원, 2000억원씩 증가했다. 특히 최근 업권 내 민간중금리대출이 확대되고 있어 고금리 신용대출 대비 비교적 건전성 부담을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민간중금리대출 잔액은 2025년 말 17조6000억원이었지만 지난 6월 말 기준 18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수신 또한 3월 말 99조6000억원에서 6월 말 100조4000억원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여·수신이 모두 늘어 총자산 증가를 이끌어냈다. 여신이 증가하는 가운데 2분기 연체율이 감소한 점도 고무적이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분기(8.9%) 대비 0.5%p 줄어든 8.4%로, 가계대출 연체율은 4.8%에서 4.6%로 모두 하락했다. 부실자산이 줄어들고 우량 차주 중심 신규 대출을 늘려 대출자산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연체율 개선엔 순수 체력보다 부실정리 효과도 작용했다. 2분기 부실채권 매·상각 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1분기 6000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실제 신규 연체 감소 외에도 부실채권 매각과 대손 상각 등이 연체율 하락에 고루 영향을 준 셈이다. BIS비율은 15.7%로 전분기(16.0%)대비 0.3%p 하락했다. 대출이 증가세로 전환하면서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성장 국면에서 나타나는 통상적인 현상으로 대출 확대 만큼 자본비율 부담이 커진 것이다. 업계는 법정 기준의 약 2배 수준으로 자본적정성이 위험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동성비율은 138.9%, 대손충당금비율은 107.9%로 각각 법정 기준인 100%를 웃돌고 있다. 유가증권 운용수익 등 비영업 수익의 비중이 높아 수익 기반 강화를 이뤄내야 하는 점은 과제다. 업계가 하반기 이후부터 부실 관리 및 부실자산 축소에 따른 건전성 회복보다 본업 수익성 체력을 늘리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견기업 대출부터 중금리 개인대출과 온투업 연계대출, 유가증권 운용 등 수익 다변화를 나타낼 방침이다. 업계는 부실채권 정리가 아직 진행 중인 점과 더딘 경기 회복세로 인한 중·저신용자의 연체 증가 리스크, 증권시장 의존도 등에 따른 수익성 저해 요인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하반기 업계는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나 자본시장을 비롯한 대·내외 변동성 확대, 부동산시장 회복 지연 및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견기업 대출 활성화, 온투업 연계대출 확대 등 영업기반 다변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를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주택공급 속도전에 말산업 붕괴 위기…“정부, 산업 무지 드러내”

정부가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렛츠런파크 서울)을 3년 내 이전하고 기존 부지에 주택 9800호를 조성한다는 주택공급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말산업계가 정부의 경마 및 말산업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졸속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업계는 정부의 과천 경마공원 이전계획이 현실성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국내 경마·말산업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규탄했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와 한국경마기수협회 등 10개 말산업 유관단체로 구성된 축산경마산업 비상대책위원회(축경비대위)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과천경마공원 졸속이전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 날 과천시민으로 구성된 과천경마공원 이전반대 비상대책위원회(과천비대위) 역시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과천경마공원 졸속이전을 반대하는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 가두행진은 '초록 태릉을 지키는 시민들', '용산공원을 지키는 주민모임' 등 정부 주택공급대책 대상지역에 포함된 서울 노원(태릉)과 용산지역 주민도 참여하는 연합집회 형식으로 열렸으며 이들은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까지 상여 행진, 단두대 퍼포먼스도 벌였다. 김동진 과천비대위 위원장은 “(경마공원 이전 및 주택공급 대책이) 시민의 어떠한 동의나 공론화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과천 경마공원은 수 십년간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삶의 터전이다. 하루아침에 저들만의 정치적 셈법으로 빼앗으려는 시도를 가만히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과천 주민 강 모씨는 “주택 공급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묻지도 않고 대책도 없이 3년 안에 (경마공원을) 나가라고 통보하는 방식을 반대하는 것"이라며 “순서가 틀렸다. 지금의 과천 교통 문제를 먼저 풀고 그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10년 이상 걸리는 경마공원 이전을 3년만에?…말산업 붕괴 불보듯 경마 및 말산업계도 과천 경마공원 이전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대규모 인프라 이전사업을 아직 이전부지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3년 내에 강행하는 것은 살아있는 동물(말)을 다루는 경마·말산업 특성상 돌이킬 수 없는 산업생태계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인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29일 발표한 주택공급대책에서 과천 경마공원과 인근 국군방첩사령부 부지를 통합 개발해 9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13일에는 다음달까지 경마장 이전 대상지를 선정하고, 현재 과천 경마공원 인근에 있는 삼포 마사(馬舍, 말 거주시설)을 우선 이전해 2029년 12월 이곳부터 주택 착공에 들어간다는 구체적인 일정을 내놨다. 정부 일정대로라면 과천 경마공원은 3년 내에 폐쇄해야 한다. 그러나 다음달 공식 개장을 앞두고 있는 경북 영천경마공원 사례에서 보듯이 신규 경마공원 조성은 부지매입부터 토지보상, 예비타당성조사와 각종 인허가, 시공업체 선정과 건설 등 통상 10년 이상 걸린다. 정부가 계획대로 강행한다면 최소 7년 이상 시설규모, 매출, 고객접근성 등에서 과천경마공원보다 열세인 부산, 제주, 영천 경마공원만 활용해야 한다. 과천경마공원은 국내 3개 경마공원(과천·부산·제주) 전체 매출 및 입장객 수의 약 70%를 차지한다. 과천경마공원 폐쇄 후 대체 경마공원 개장까지 공백이 길어질수록 경마산업 위축은 불 보듯 뻔한 노릇이다. 경마와 승마, 말생산 등을 아우르는 국내 말산업은 연간 매출 10조원, 순수익 3조~4조원 규모로, 이 중에서 경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기준 약 70%, 순수익 기준 80%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경마산업이 말 생산·사육, 사료, 장제, 승마 등 말산업 전체의 존립 기반을 떠받치는 셈이다. 만일 경마가 파행으로 치닫는다면 국내 전체 말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절규가 나오는 이유다. ◇ 말 거주지 옆에서 주택공사?…기수·조교사 안전사고 위협 특히 정부가 지난 13일 대책에서 '신속 공급 방안'으로 과천경마공원 인근에 있는 삼포마사를 경기 화성 화옹 말조련단지로 우선 이전하고, 이 삼포마사 부지에 주택을 우선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업계는 말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졸속 대책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포마사에 살고 있는 경주마 600여두의 이전 후보지로 언급된 화옹 말조련단지는 당초 경주마 훈련시설로 추진되다가 철새도래지 환경 규제와 조명시설 설치 제약 등으로 기초공사만 시작했다가 수 년째 공사가 중단된 곳이다. 매일 새벽 조명을 켜고 훈련하는 경주마 특성상 이곳에 마사나 훈련시설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매주 수만명이 운집하는 경마장을 조성하는 것은 현실성이 거의 없다는 평가다. 더욱이 현재 삼포마사 옆에는 경주마 800여두가 살고 있는 주암마사가 있다. 정부는 삼포마사를 우선 이전하고 이곳부터 주택공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인데, 만일 삼포마사에서 공사가 시작되면 고양이 만큼이나 소리·진동에 민감한 동물인 말 특성상 주암마사 경주마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경기력 저하는 물론 경기 중에 기승하는 기수나 마필관리사의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과천·안양 등에 터전을 두고 있는 1000여명의 기수, 조교사, 마필관리사 등 경마종사자들은 매일 새벽 출근하는데 이들의 이주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 또한 과천경마공원 이전을 위해서는 부지매입 비용을 제외하고도 2조4000억원 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정부는 재원 마련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경마공원 이전 재원 마련을 위해 레저세 감면 등을 요구했지만 행정안전부는 다른 산업과의 조세 형평성을 이유로, 경기도는 이 주택공급 사업이 국가차원의 사업이라는 이유로 각각 세제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조원이 넘는 제세금과 축산발전기금을 납부하는 마사회로서는 이전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정작 이전을 추진하는 정부는 나몰라라 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종사자들은 정부가 말과 경마산업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일부 마사시설부터 무리하게 주택 착공을 강행하려는 것은 조금이나마 가시적인 성과부터 보여주려는 조급함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의견을 수렴해 절차를 거쳐 경마공원 이전을 추진하고 그 후에 주택공급 계획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 정치권도 보여주기식 추진 비판…“신속 행정 아닌 졸속 행정" 정치권에서도 경마공원 이전과 주택공급 계획 사이에 시간표 순서가 뒤바뀌었음을 지적했다.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여의도 집회 현장에서 “9800호라는 숫자와 2029년이라는 날짜부터 정해놓으면 경마장이 저절로 옮겨지느냐"며 “1400두에 달하는 말과 수천 명 노동자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 경마장은 일반 사무실 하나 옮기는 일이 아니다. 대책 없이 날짜부터 못 박는 것은 신속 행정이 아니라 졸속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역시 “직장을 이전한다면 그곳에 있는 분들에게 의견을 먼저 물어보는 것이 순서"라며 “일단 이전부터 시키고 그 다음에 알아보자는 방식은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기식 국민의힘 과천·의왕 당협위원장도 “수 십년간 잘 관리된 인프라를 걷어내고 새로운 곳에 막대한 예산을 들여 경마장을 다시 짓는 것이 합리적이냐"고 반문했다 축경비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마사 선이전 및 주택 선착공 중단 △대체부지 재원 및 인프라 선제 확보 △말산업 종사자의 고용과 생계 보장대책 마련 △이전 절차 및 재원 조달 과정의 투명한 공개 등 4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김용근 한국경마기수협회장은 “경주로와 마사 인근에서 대규모 주택공사가 진행되면 훈련 또는 경주 중 말이 갑자기 흥분하거나 이상 행동을 보일 때 가장 먼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말 위의 기수"라며 “안전 대책 없이 착공 일정부터 정해놓고 현장을 거기에 맞추라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창만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은 “지금도 바람만 불면 넘어질 형편인 말 생산농가를 태풍의 눈 속으로 몰아넣으면 생존 가능성은 1%도 없다"며 “졸속으로 이전하지 말고 정부와 국회, 마사회, 경마산업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 상생할 방안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신임 법무장관 후보에 김승원 의원…청와대 2기 개각 발표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친(親)이재명 성향 모임 '처럼회'의 주요 일원으로 활동해온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탁됐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이형일 1차관이 지명되는 등 총 부처 6곳의 장관이 교체 대상에 올랐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3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6곳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이 대통령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각을 단행했다. 판사 출신인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는 2020년부터 21·22대 국회의원을 지내왔고,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다. 강 실장은 김 후보자에 관해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취지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는 만큼 피해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보호하며 새로운 제도를 빠르게 안착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이형일 현 재정경제부 1차관을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1992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했고, 기획재정부에서 경제정책국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거시경제통'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2월 중동전쟁 발발 이후에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강 실장은 이 후보자에 대해 “젊은 경제 사령탑으로 역대 최대 경제 지표를 국민 삶의 질적인 변화로 연결하고 양극화를 극복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는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을 거친 강신철 전(前)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이 이름을 올렸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는 1990년생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낙점됐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는 홍지선 현 국토교통부 2차관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각각 지명됐다. 아울러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이,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으로는 하정우 전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이 발탁됐다.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으로는 친문(親文) 인사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임명됐다.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힘을 싣기 위해 30일 신설한 청와대 메가 프로젝트 보좌관 자리는 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경험을 오래 쌓아온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이 맡는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이형일 경제부총리 후보자 “거시경제 정책통…석유최고가격제 주도”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30일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때 기재부(재경부) 1차관을 맡았던 이 후보자는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등 거시경제 전략을 주도적으로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중동전쟁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물가마저 치솟자 석유 최고가격제를 적용해 물가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이 후보자에 대해 “경제정책 요직을 두루 거친 손꼽히는 정책통으로, 중동발 고유가에 맞서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주도하는 등 실행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경제 사령탑으로서 역대 최대 경제 지표를 국민 삶의 질적 변화로 연결하고 양극화를 극복해 우리 경제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1992년 행정고시 36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공직 초기 재무부에서 시작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재경부 금융정책국,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에서 일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등 경제정책국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거시경제통'으로 평가받았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실 선임행정관·기재부 경제정책국장·차관보·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냈다. 또, 윤석열 정부에서 기재부 차관보, 통계청장(현 국가데이터처장)을 역임하며 정권과 상관없이 중용됐다. 통계청장 시절에는 사회이동성 개선, 저출생 고령화 극복, 지역경제 활성화 등 주요 정책 추진을 위한 통계 개발에 힘썼다. 사회 계층별 소득을 지표로 볼 수 있는 '소득이동통계'도 주도해 호평을 받았다.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격의 그는 기재부 시절 직원들이 뽑는 '닮고 싶은 상사'에 세 번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후보자= △1971년 출생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36회 △미국 텍사스A&M대 경제학 박사 △기획재정부 경제교육홍보담당관 △기획재정부 자금시장과장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정책실 경제수석비서관실 경제정책비서관 △기획재정부 차관보 △통계청장 △재정경제부 1차관 원승일 기자 won@ekn.kr

국토부, ‘최대 1만3천가구’ 탄천 주택공급안 검토

서울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최대 1만3000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지로 활용하자는 서울시 제안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검토 작업을 본격화했다. 국토부는 서울시가 내놓은 공급 물량이 실제로 타당한지, 주택 공급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을지를 핵심적으로 따져볼 방침이다. 탄천 부지 논의와 별개로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지로 삼는 방안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30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7일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주택 공급지로 조성하는 구상을 담은 자료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가진 두 번째 회동에서 탄천물재생센터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청년 주택단지를 포함한 가칭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안을 제안한 데 따른 조치다. 서울시는 39만3000㎡ 면적의 탄천물재생센터 부지에 주거 용도로 절반 수준 배정할 경우 최소 1만가구에서 최대 1만3000가구까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는 2024년 5월 탄천물재생센터 인근 동부도로사업소와 세텍(SETEC) 부지 등을 대상으로 한 양재천·탄천 합수부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을 완료했다. 아울러 올 연말 마무리 목표로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을 위한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도 진행 중이다. 다만, 탄천 부지에 주택을 세우기 위해선 현재 운영 중인 물재생센터를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터라, 이전할 부지를 확보하고 시설을 짓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서울시가 제안한 공급량 규모뿐 아니라 실제 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시점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탄천 부지 검토와 별개로 국토부는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방안도 별도로 검토해나갈 예정이다. 탄천 부지를 용산공원의 대안으로 삼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장교 숙소와 옛 방위사업청 부지, 과거 미군 병원과 학교 부지 등 기존에 훼손된 일부 구역에 청년·신혼부부용 주택을 짓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앞서 김 장관과 오 시장은 지난 20일·26일 두 차례의 회동을 가져 용산공원 주택 공급 문제 등을 논의했으나,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주택을 짓는 핵심 쟁점에 대해선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조만간 세 번째 회동이 성사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데스크 칼럼] 전 좌석이 임산부배려석이었다

지하철을 타면 눈에 띄는 좌석이 있다. 핑크색 임산부 배려석이다. 2013년말 서울에서 처음 도입했다. 이 자리는 만원 차량 안에서도 비워져 있을 떄가 있다. 종종 임산부가 되기 어려워 보이는 사람이 앉아 있기도 한다. 주변에 서있는 사람이 눈으로 욕설을 내뱉는다. 임산부 배려석이 만들어진 뒤, 임산부 배지(배려 배지)를 달고 서서 가는 사람을 자주 목격한다. 임산부 좌석에 이미 임산부가 앉아있으니, 다른 좌석에 앉은 사람들은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노약자 배려석이 생긴 후 노약자석는 차량당 12석으로 줄었다. 노인들끼리 '민증을 까자'는 다툼이 벌어졌다. 제도가 원래 있던 조정 기능을 대신하면 조정 기능은 퇴화한다. 삼성전자는 19일 공시를 통해 현재 확보한 막대한 현금을 어떻게 주주에게 돌려줄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방식은 여러가지가 되겠지만, 시장이 가장 원하는 방식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다. 주식 수를 줄여 주주의 지분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주당순이익도 개선된다. 정부가 줄곧 주창한 구상대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자사주를 소각하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대규모로 소각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율이 늘어난다. 두 회사가 보유한 주식 수는 그대로인데, 전체 발행주식 수만 줄어든다. 현재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은 합산 약 10% 수준이다. 금산분리 규제의 경계선이다. 삼성전자가 주식을 태우면 보험계열사는 비율에 맞춰 주식을 팔아야 한다. 이미 올해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이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분율을 10% 아래로 유지하기 위해 삼성전자 주식을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1조4000억 정도지만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올해 삼성전자가 내세운 그림은 이보다 훨씬 크다. 보험계열사가 쏟아내야할 물량은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에 달할 수 있다. 이 거대한 물량은 삼성물산이 받아내기에 부담스러운 규모다. 공시 이후 분산해 시장에 내놓는다해도 오버행이 이어질 수 있다. 국민연금이 사들인다고 해도, 이만한 물량을 사들이면 포트폴리오에 문제가 발생한다. 대형 기관투자자나 글로벌 투자자도 쉽게 매수하기 부담된다. 반복적으로 수십조원 규모 매물을 흡수할 투자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매수자가 없으면 주가는 더 떨어진다. 또 하나, 삼성생명법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 지분율은 더 높아진다. 그만큼 시장에 억지로 주식을 내놔야 한다. 그래서 삼성생명법은 단순히 '재벌 지배구조 개혁법'에 국한하지 않는다. 자본시장의 거대한 수요와 공급을 실제로 법으로 흔들어놓는 규제다. '관리의 삼성'이 이런 미래를 예상하지 않았을리 없다. 19일 공시를 단순한 주주환원 계획으로만 볼 수 없다. '정치가 하라시는 대로 합니다. 그런데 시장의 밸런싱이 깨어지면 어떻게 하시겠어요?'라는 논제로 읽힌다. 2013년, 핑크색 좌석이 생기기 전에는 그랬다. 아이를 데리고 타거나, 몸이 불편해 보이거나, 임산부로 보이는 사람이 보이면 누구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임산부 배려석으로 지정하지 않아도 모든 좌석은 임산부 배려석이었다. 만원 차량에 비어있는 좌석도 없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내일 날씨] 흐리고 비…경기남부·충청·남부 ‘시간당 최대 30㎜’ 호우

내일(31일)까지 전국 곳곳이 흐리고 곳에 따라 비가 내리겠다. 경기남부와 강원남부 내륙·산지, 대전·세종·충남, 충북, 전라, 경상도 지역에서는 시간당 20~30mm의 호우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돌풍과 천둥, 번개도 나타날 수 있어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충남권 지역에서는 최대 200㎜의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틀간 중부지방의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북부 20∼60㎜ △경기 남부 30∼80㎜(많은 곳 100㎜ 이상) △대전·세종·충남 80∼150㎜(많은 곳 200㎜ 이상) △충북 50∼100㎜(많은 곳 150㎜ 이상)다. 이밖의 지역에서는 △강원 남부 내륙·산지 30∼80㎜(많은 곳 100㎜ 이상) △강원중·북부 내륙·산지와 강원 동해안 20∼60㎜ △전북 서부 50∼100㎜(전북 북서부에서 많은 곳 150㎜ 이상) △광주·전남·전북 동부 30∼80㎜(많은 곳 전북 동부 100㎜ 이상)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 30∼80㎜(많은 곳 대구·경북 100㎜ 이상) △제주도 5∼60㎜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남부지방과 제주도 등은 내일 저녁께 비가 대부분 그치겠지만,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안팎으로 오를 것으로 보여 온열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남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밤에 25도 이상의 기온이 계속되는 열대야도 예상된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20∼26도, 낮 최고기온은 24∼32도로 예보됐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1.5m, 서해·남해 앞바다에서 0.5∼1.0m로 일겠다. 해안선에서 200㎞ 내의 먼바다에서 파고는 동해·남해 0.5∼1.5m, 서해 0.5∼2.0m로 예상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차 어때] 새 심장 달고, 낭만은 그대로…오프로더 본능 ‘전기 지바겐’ 벤츠 G580

새 심장이 뛴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자마자 낮게 으르렁대는 사운드가 온몸에 전율을 일으킨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때마다 묵직한 차체가 앞으로 치고 나간다. 탱크 한 대를 옮겨놓은 듯한 거대한 덩치에 3톤이 넘는 무게, 고집스러울 만큼 반듯하게 각진 얼굴까지. 움직임 하나하나에 이 육중한 몸집의 존재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전기차가 됐다고 낭만까지 깔끔하게 지워진 것은 아니다. 내연기관 시절부터 이어진 투박하고 거친 감각은 여전히 살아 있다. 여기에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힘과 정숙성이 더해졌다. 익숙한 모습에 새로운 심장을 달았지만, 운전대를 잡았을 때 느껴지는 묘한 설렘과 긴장감만큼은 그대로다. 메르세데스-벤츠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와 함께 사흘간 174㎞를 달렸다. 운전석 문을 여는 순간부터 '철컥' 소리가 기다렸다는 듯 반긴다. 두꺼운 문을 닫고 운전석에 앉으면 영락없이 익숙한 G클래스의 실내다. 각진 대시보드와 큼직한 물리 버튼은 이전 G클래스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간다. 하지만 시선을 앞으로 옮기면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터치스크린 방식의 센터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온다. 현행 G클래스에 처음 적용된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그 아래에는 여전히 물리 버튼과 오프로드 콕핏 버튼이 자리한다. 오랜 시간 지켜온 오프로더 고유의 감각 사이로 최신 기술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G클래스는 오프로더의 대명사다. 태생부터 일상적인 주행감을 기대하고 타는 차는 아니다. 일반도로를 달리면서도 순간순간 오프로드의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오히려 매력이다. 노면에 차체를 바짝 붙이고 달리는 일반적인 SUV와는 확실히 다르다. 차체와 땅 사이에 한 겹의 공간이 있는 것처럼 움직임에 여유가 있다. 고속도로에 올라타기 전 도심에서 감속과 가속을 반복하자, 차체가 그에 맞춰 한박자씩 앞뒤로 움직이는 피칭이 느껴졌다.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날 때도 충격을 딱딱하게 받아내기보단 한번씩 부드럽게 출렁이며 넘어갔다. 속도는 시원하게 붙는다. 발끝으로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3톤이 넘는 무거운 차체가 즉각 반응하며 앞으로 확 밀려 나간다. 계기판의 파워미터 숫자가 크게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거침없이 속도가 올라간다. 직접 시간을 재보니 시속 80㎞에서 120㎞까지 걸리는 시간은 3초 남짓.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전기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G580의 이른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4.7초다. 최고출력은 587마력, 최대토크는 118.7kgf·m에 달한다. 제동감 역시 강렬하다. 한 차례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자 묵직한 차체가 즉각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몸이 앞으로 한번 쏠릴 정도의 강한 제동감에 자연스레 스티어링 휠 뒤 패들로 손이 움직였다. 주행 중에도 패들로 회생제동 강도를 수시로 조절할 수 있어 편하다. '회생제동 안 함'으로 강도를 바꾸자 감속할 때 느껴지는 이질감이 줄고, 전기차 특유의 확 끌어당기는 듯한 감각도 사라졌다. 내연기관차에 가까운 주행감이 되니 한결 편안했다. 여기에 사운드가 재미를 더했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낮고 굵은 소리가 차 안을 울린다.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 들었던 '으르렁' 소리도 이때 다시 살아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G-ROAR'라고 이름 붙인 사운드 시스템이다. 실제 엔진이 내는 소리가 아니라 스피커를 통해 G클래스의 내연기관 사운드를 재현했다. G580에는 18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버메스터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들어간다. 머리 바로 위 천장에도 스피커가 배치됐다. 주행 중 음악을 틀었을 때 오프로더치고 사운드 시스템이 꽤나 입체적이라고 느꼈던 이유가 여기 있었다. ROAR, 포효한다는 이름에 걸맞게 주행 모드에 따라 소리의 크기와 성격도 달라진다. 실제로 컴포트 모드로 달릴 때보다 스포츠 모드에서 한층 더 거칠고 큰 소리가 났다. 전기 모터로 동력원을 바꾸며 엔진은 사라졌지만, 소리까지 포기하지는 않았다. 전기차의 정숙성과 내연기관의 감성을 한 차 안에 겹쳐놓은 셈이다. 의외였던 건 코너에서의 안정감이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80㎞ 안팎으로 속도를 유지한 채 코너 구간에 들어서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거나 바깥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크지 않았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만큼만 차가 차분하게 따라왔다. 전고 1990㎜에 달하는 높은 차체인데도 무게중심이 낮게 잡혀 있다는 느낌이 분명했다. 이번 G580은 기존 G클래스의 사다리형 프레임 구조를 유지하면서 앞쪽에는 독립식 서스펜션, 뒤쪽에는 디온 액슬을 적용했다. 여기에 적응형 댐퍼가 주행 상황에 따라 감쇠력을 조절한다. 코너를 깊게 돌아갈수록 시트의 어깨 지지부도 제 역할을 했다. 직진할 때는 어깨를 감싸는 부분이 다소 좁고 딱딱하다고 느꼈는데, 몸이 한쪽으로 쏠릴만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상체를 단단하게 붙잡아줬다. 명색이 오프로더인데 오프로드 기능을 안 써볼 수는 없었다. 거친 산길 대신 일상에서 마주칠 법한 경사로와 좁은 진입로에서 기능을 시험했다. 자갈 모드로 바꾸고 로우 레인지 버튼을 누르자 차체가 약간 덜컥거리고,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와 함께 오프로더 출격 준비가 끝났다. 오프로드 콕핏 버튼을 누르니 메인 디스플레이에 차체 각도와 경사도 등을 보여주는 화면이 나타났다. 마치 조종석 화면을 보는 듯했다. 표시된 경사도는 13도. 평소 도심에서 흔히 만나는 언덕보다는 제법 가파른 경사다. '오프로드 크롤'을 작동시키자 차가 일정한 속도로 경사로를 오르기 시작했다. 저속에서 사용하는 기능이지만, 가장 빠른 속도인 D+를 선택하니 답답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에서는 완전히 발을 떼고 스티어링 휠만 간간이 조작했다. 힘 좋은 차답게 뒤로 밀리거나 주춤하는 느낌은 없었다. 벤츠는 G580의 네 바퀴에 각각 전기모터를 하나씩 배치한 '쿼드 모터' 시스템을 적용했다. 각 모터가 바퀴의 구동력을 독립적으로 제어해 노면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힘을 정밀하게 전달한다. 모터 구동음도 들리지 않았다. 거친 오프로더의 존재감을 잊게 할 만큼 실내는 그저 고요했다. 좁은 주차장 진입로에서는 'G-STEERING' 을 써봤다. 거의 90도에 가깝게 꺾이는 데다 평소 준대형 SUV가 들어가면 양옆으로 한 뼘 정도만 남을 만큼 좁은 공간이다. 전장 4865㎜, 전폭 1985㎜에 달하는 차체를 꺾어 넣어야 하는 만큼 여유가 많지 않았다. 이때 G-STEERING을 작동시키고 핸들을 크게 꺾자 차가 예상보다 깊숙이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회전 안쪽 바퀴의 회전 속도를 제어해 회전반경을 줄이는 원리다. 몇 번은 방향을 고쳐 들어가야 할 것 같던 코너에서 생각보다도 훨씬 작은 궤적을 그리며 매끄럽게 돌아나갔다. 커다란 덩치가 무색하게 방향 전환이 제법 가뿐했다. 시승 기간 내내 도심을 오가면서는 정체구간이 잦았고, 고속도로에서는 감속과 가속 성능을 시험했다. 주행 모드도 수시로 바꾸고 종종 오프로드 기능을 테스트했으니 전비를 따로 의식하지 않은 운행이었다. 그럼에도 사흘간 174㎞를 달린 뒤 확인한 전비는 3.2㎞/kWh. 공인 복합전비 3.0㎞/kWh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92㎞로 동급 전기 SUV와 비교하면 긴 편은 아니지만, 3톤이 넘는 무게와 587마력의 출력을 생각하면 전비 자체는 의외로 준수했다. 가격은 2026년식 일반 모델 2억1470만원, 시승 차량 '에디션 원' 2억4260만원이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경제부총리 이형일·법무장관 김승원…李정부 2기 내각 발표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정부 2기 내각 인선을 단행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6곳의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재선 김승원 의원이 발탁됐다. 강 실장은 “판사 출신이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맡은 재선 의원으로,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취지를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는 만큼 피해자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보호하며 새로운 제도를 빠르게 안착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는 이형일 현 재정경제부 1차관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는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지명됐다. 이 후보자 인선과 관련, 강 실장은 “경제 정책 요직을 두루 거친 손 꼽히는 정책통"이라며 “중동발 고유가 사태를 맞아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주도하며 실행역량을 입증했다"며 “젊은 경제 사령탑으로 역대 최대 경제 지표를 국민 삶의 질적인 변화로 연결하고 양극화를 극복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후보에 대해서 “합참 작전본부장 등 요직을 역임한 4성 장군 출신으로,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미래전에 대비한 자주 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사관학교 통합 등 국방 혁신을 위한 새로운 길을 과감하게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는 홍지선 현 국토교통부 2차관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는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는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각각 낙점됐다. 그 중 홍 후보자에 대해 강 실장은 “경기도에서 주택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현장형 관료로, 주택공급 정책 설계부터 현장 집행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고 주거안정을 실제 성과로 연결한 경험이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곳에 충분한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보호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폭 넓은 정책 경험을 갖고 있다"며 “국가창업시대 전환 및 소상공인 육성과 지원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강 실장은 “용 후보자는 디지털 성범죄 방지, 일 가정 양립 여건 조성 등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선명한 목소리 내온 청년 재선의원"이라며 “세대 간 성별 간 갈등을 넘어 청년 세대와 함께 모두의 성평등을 지향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는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을 낙점했다. 강 실장은 “구글 엔지니어 출신 차세대 정치인으로, AI산업의 범부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으로는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이 발탁됐다. 강 실장은 “초대 AI수석으로 전문성을 입증한 하 부위원장은 향후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방향을 잡고 산학연 역량을 밀도 있게 결집해 국가 AI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 청와대 메가 프로젝트 보좌관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원주 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이 각각 임명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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