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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교육 톺아보기] 임태희의 꿈, 경기교육의 길...‘학교중심교육’ 완성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교육 정책은 대개 중앙에서 시작된다. 교육부가 방향을 정하고 교육청이 정책을 집행하며 학교는 이를 실행하는 구조다. 오랫동안 한국 교육은 이런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체계 속에서 운영돼 왔다. 그러나 교육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획일적인 정책만으로는 다양한 학교현장의 요구를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경기교육이 또 하나의 교육정책을 제시하고 실행하고 있다. 바로 '학교중심교육'으로 그 중심에는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있다. 임 교육감이 강조하는 교육혁신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학교 자율성 확대다. 임 교육감은 학교를 교육혁신의 출발점으로 바라본다. 학교가 학생과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교육 운영의 상당 부분을 학교에 맡겨야 한다는 신념이다. 임 교육감의 이런 철학은 '9시 등교 자율화' 정책에서도 드러난다. 과거 경기도에서는 학생 건강과 학습 환경 개선을 이유로 '9시 등교제'가 시행된 바 있다. 하지만 임 교육감은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방향을 바꿨다. 지역 여건과 학교 상황, 학생과 학부모 의견 등을 고려해 학교별로 등교 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변화의 의미는 단순히 등교시간이 달라지는 데 있지 않다. 학교 운영의 중요한 결정 권한을 학교 현장에 돌려준다는 데 있다. 부연하면 교육정책의 중심을 학교로 옮기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학교 자율권 확대는 교육과정 운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가 자체적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운영할 수 있는 자율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동일한 교육과정을 전국의 모든 학교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교별 특성을 반영한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학교는 과학·기술 교육을 강화하고 또 다른 학교는 예술·인문 교육을 특성화할 수 있다.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젝트 수업이나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도 학교가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같은 교과서를 사용하더라도 학교마다 다른 교육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임 교육감은 “교육혁신은 교실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실제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가 변화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교사와 학교가 교육의 주체로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임 교육가의 평소 소신이기도 하다. 물론 학교 자율성 확대에는 우려도 따른다. 학교마다 교육환경과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자율성이 확대될 경우 학교 간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교육정책의 일관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지만 임 교육감은 자율성과 책임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교에 더 많은 권한을 주는 대신 그에 맞는 책임과 평가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자율성을 통해 교육 혁신을 유도하면서도 교육의 공공성을 유지하겠다는 접근이다. 세계 교육 흐름을 봐도 학교 자율성 확대는 중요한 흐름 가운데 하나다. 핀란드와 같은 교육 선진국에서는 학교와 교사의 자율성이 매우 높은 편이며 중앙정부는 큰 방향만 제시하고 실제 교육 운영은 학교와 교사가 결정한다. 한국 교육 역시 점차 이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교육환경이 다양해지고 학생들의 요구도 달라지면서 획일적인 교육 정책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학교가 지역사회와 학생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설계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추진되는 교육정책은 자연스럽게 전국 교육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에서 경기교육의 '학교중심교육' 실험은 단순한 지역 정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교육의 중심은 어디에 있어야 할까. 행정일까, 정책일까, 아니면 학교일까. 임 교육감이 던지는 답은 비교적 분명하다. 교육의 출발점은 학교라는 것이다. 결국 교육혁신의 핵심은 제도가 아니라 교육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바꾸는 데 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가 모여 교육의 방향을 바꾼다. 현재로서는 임 교육감의 '학교중심교육' 정책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단정하기는 이르나 분명한 사실은 하나다. 교육은 학교에서 시작된다는 점이다. 결국 경기교육의 중심에는 자율이 살아있는 학교가 서야 한다. 그곳에서 경기교육의 미래가 만들어지고 한국 교육의 새로운 길도 열릴 것이 분명하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안성 톺아보기] 김보라의 꿈, 안성의 꿈...반도체·미래차로 ‘안성개벽’ 시동

안성=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천지개벽(天地開闢)'. 하늘과 땅이 새로 열리며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 뜻이다. 낡은 질서를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대전환의 언어다. '안성개벽' 또한 같은 맥락에 있다. 안성이 산업과 도시의 틀을 다시 짜며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는 거대한 변화를 상징하는 말이다. 김보라 안성시장이 올해 시정 화두로 내건 사자성어 '승세도약(乘勢跳躍)'은 바로 그 안성개벽을 향한 의지의 표현이다. 현재의 흐름과 기회를 발판 삼아 한 단계 더 크게 도약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안성의 변화의 흐름을 기회로 삼아 도시의 미래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이라 할 수 있다. 안성은 오랫동안 수도권 남부의 중심지로 농업과 전통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도시다. 변화에 신중하고 보수적인 지역이라는 평가도 자연스럽게 따라 붙었다. 속설이지만 '안성맞춤'이라는 말이 이곳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지역의 기질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회자되곤 한다. 그러나 반도체와 미래차로 대표되는 산업 패러다임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더 이상 주변에 머물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도시를 움직이고 있다. 안성 역시 첨단산업의 거대한 물결에 올라타며 도시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김보라 시장의 리더십이 있음은 당연하다. 김보라 시장은 이 변곡점에서 안성의 제2도약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도시 저변에 흐르는 변화의 물결에 안성의 미래를 걸겠다는 선택이다. 이는 미래를 향한 김 시장의 선언이자 도전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심에는 1조2000억원 규모의 현대자동차 연구시설 '안성캠퍼스' 유치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거점 조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 연구소 유치는 안성 산업구조를 바꿀 상징적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연구개발(R&D)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연구거점이 조성되면 관련 기업과 인재가 함께 모이는 산업 생태계 형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 안성을 미래 자동차 기술 연구의 거점도시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연하면 김 시장은 미래 모빌리티 산업 전환의 승부수로 서운면 제5일반산업단지에 현대자동차의 '미래 모빌리티 배터리 캠퍼스(Future Mobility Battery Campus)'를 유치하며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대형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는 안성 산업지형을 바꾸는 결정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해당 캠퍼스는 전기차(EV)용 배터리 설계와 공정 개발, 성능 검증, 안전성 시험, 차량 통합평가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종합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조성된다.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으며 완공될 경우 국내 최고 수준의 자동차 배터리 연구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성시는 산업단지 인프라 확충과 신속한 행정 지원을 통해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규모 연구인력 유입과 협력기업 집적 효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상권 활성화와 주거 수요 확대 등 지역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자동차 안성캠퍼스는 지난해 말부터 연구인력 채용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조만간 지역사회에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모빌리티와 함께 안성 산업 전략의 또 다른 축은 반도체다.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안성 역시 공급망의 중요한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핵심 거점은 동신산업단지다. 김보라 시장은 이곳을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산업단지로 육성해 경기남부 반도체 산업벨트와 연계되는 산업거점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공정의 경쟁력은 소재와 부품, 장비 산업의 기술력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소부장 분야의 집적화는 산업 생태계 구축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특히 안성은 용인과 평택 등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거점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강점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잇는 산업축 사이에 위치해 있어 반도체 공급망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다. 동신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관련 기업이 집적될 경우 경기남부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또 다른 거점도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크다. 김보라 안성시장이 제시한 반도체 소부장 특화전략은 안성 산업구조의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대기업 중심의 수직계열 구조를 보완하고 중소·중견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해 안성을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동신산업단지는 경부고속도로와 평택제천고속도로와 인접해 물류 접근성이 뛰어나고 용인과 평택을 잇는 반도체 벨트의 배후지라는 지리적 강점도 갖췄다. 김보라 시장은 테스트·패키징, 정밀부품, 장비 유지보수 기업 등을 전략적으로 집적시키는 한편 연구기관과 대학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연구·검증·사업화가 선순환하는 산업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시는 산업단지 기반시설 확충과 기업 유치 인센티브 마련, 맞춤형 인력 양성 프로그램 추진 등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연계한 공급망 안정화와 지역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는 올 하반기 산업단지 지정 고시를 추진하고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조성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시행을 맡아 총사업비 6747억원이 투입,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며 2032년 준공 목표다. 완성되면 2조 4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 1만6000여 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김보라 시장은 “안성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을 지탱하는 핵심축이 될 것"이라며 “소부장 특화전략은 안성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신산단 개발이 본격화될 경우 안성은 농업과 전통 제조 중심도시에서 첨단산업도시로 도약하는 새로운 서사를 쓰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성개벽'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변화의 씨앗은 이미 뿌려졌다. 반도체와 미래차라는 두 축은 안성을 자립형 산업도시로 탈바꿈시킬 잠재력을 품고 있다. 김보라 시장이 내건 '승세도약(乘勢跳躍)'의 화두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발판 삼아 안성의 대전환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물론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수도권 규제와 용수·전력 확보, 교통망 확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1조2000억원 규모의 현대자동차 연구소와 동신산업단지 반도체 소부장 특화 전략이 맞물린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대형 투자와 산업 경쟁력은 중앙정부와의 협상력을 높이고 도시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가장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다. 김보라 시장의 꿈은 곧 안성의 꿈이자 안성의 미래전략이다. 농업과 전통산업의 토대 위에 첨단산업을 더해 도시의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은 지역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작업이다. 안성의 하늘과 땅이 다시 열린다는 '안성개벽'의 서막은 이미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올랐다. 이처럼 지금 안성은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과거의 틀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반도체와 미래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산업축을 통해 도시의 미래를 다시 쓸 것인가의 선택이다. 그 선택의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 안성의 하늘과 땅이 다시 열린다는 '안성개벽'의 시간, 이제 그 변화의 시계가 움직이면서 안성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인천 톺아보기] 유정복의 꿈은 ‘인천개벽’...보스턴랩센트럴·시티랩 닮은 ‘인천바이오랩’ 시동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의 영국 방문(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은 인천 제2도약을 향한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천을 기존의 제조·물류 중심 도시에서 벗어나 바이오를 비롯한 첨단미래산업도시로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유 시장은 세계 바이오 혁신의 심장부로 불리는 University of Cambridge 연구 현장과 케임브리지 바이오메디컬 캠퍼스를 직접 둘러보고 맨체스터의 시티랩 모델을 방문해 연구·임상·창업이 한 공간에서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를 확인했다. 이 경험은 곧 '인천바이오랩' 구상으로 구체화할 전망이며 결국 인천의 미래 산업구조를 설계하기 위한 전략적 현장점검이었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현재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설비가 집적되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일기업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확보하며 송도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끌어올렸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생산 능력은 100만 리터를 넘어섰으며 추가 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그 규모는 한층 더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롯데바이오로직스 캠퍼스 착공까지 더해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글로벌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산업 밸류체인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인천은 이제 국가 바이오산업을 견인하는 중추 도시로 도약하고 있는 셈이다.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생산 허브라는 위상은 이미 확고하다. 더 나아가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글로벌 연구기관, 촘촘한 물류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결합되면서 '생산–연구–수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부연하면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생산 허브라는 위상은 이미 공고하다. 생산능력과 인프라 측면에서 송도는 세계 시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그러나 유 시장이 영국에서 본 것은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었다. 케임브리지는 기초과학 연구실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병원 임상으로 이어지고 다시 스타트업 창업과 글로벌 투자로 연결되는 '풀사이클 혁신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대학과 병원, 기업과 투자기관이 물리적으로 밀집해 협업하는 구조는 연구와 산업 사이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 맨체스터 시티랩 역시 병원과 실험실, 창업 공간을 결합해 바이오기업이 곧바로 임상과 협력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유 시장이 구상하는 '인천바이오랩'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송도의 강점인 생산역량 위에 연구개발(R&D), 임상시험, 스타트업 보육, AI헬스케어 융합 기능을 더해 '연구→임상→사업화→글로벌 진출'로 이어지는 풀사이클 혁신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학·병원·기업·투자기관이 한 공간에서 협업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생산중심도시에서 혁신중심도시로의 구조전환, 이것이 '바이오를 통한 인천개벽'의 본질이다. 유 시장의 이번 영국 행보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글로벌 인재양성'에 대한 확고한 의지다. 유 시장은 케임브리지에서 만난 연구자와 창업가들을 통해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 결국 '사람'임을 확인했다. 세계 각국의 젊은 과학자들이 모여 연구하고 창업하고 다시 세계로 뻗어가는 구조. 혁신은 인재에서 시작된다는 교훈이다. 송도에는 이미 연세대 국제캠퍼스와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 등이 자리해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하지만 유 시장의 구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해외 유수 대학과의 공동 학위 과정, 글로벌 연구 펠로십 프로그램, 국제 공동연구랩 설립, 스타트업 교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세계 인재가 모이는 캠퍼스 도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인재가 인천으로 들어와 연구하고 창업하도록 만드는 구조를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은 그 토대를 상당하게 갖추고 있음은 물론이다. 인천국제공항과 항만, 국제학교와 외국계 기업, 경제자유구역이라는 제도적 기반은 글로벌 인재 유치에 강점으로 작용한다. 유 시장은 이를 활용해 '산업과 교육, 생활이 결합된 도시형 혁신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구자가 머물고 싶은 도시, 창업가가 도전하고 싶은 도시, 글로벌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도시'로 송도를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당연히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임상 인프라 확충과 규제 개선, 세제 지원과 투자 생태계 강화, 해외 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 혁신 허브는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제도적 유연성과 과감한 투자, 산학연 협력체계가 맞물려야 한다. 그러나 송도는 이미 세계 최대 생산역량이라는 확실한 기반을 갖췄다. 여기에 인천바이오랩과 글로벌 인재 양성 체계가 더해진다면 인천은 현재의 '생산도시'를 벗어나 '지식과 혁신의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유 시장의 비전은 세계를 향해 있다. 개항 이후 물류와 무역으로 성장했던 인천이 이제는 바이오와 첨단 헬스케어, AI 융합 산업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도시 혁신 전략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글로벌 기업 투자 유치를 동시에 견인하고 지역 경제의 질적 전환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현장에서 시작된 유 시장의 구상은 이제 실행 단계로 넘어왔다. 보스턴과 케임브리지, 맨체스터를 잇는 세계 바이오 혁신지도 위에 '인천'이라는 이름을 새기겠다는 도전. 그 중심에는 생산능력과 함께 세계 인재가 모이고 성장하는 플랫폼, '인천바이오랩'이 있다. 유정복의 꿈은 인천의 꿈이자 곧 인천의 미래 전략이다. 바이오를 통한 인천개벽, 그리고 글로벌 인재가 모여드는 혁신도시 인천. 그 청사진이 점점 또렷해지고 있다. 그의 꿈이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국제유가보다 더 오른 천연가스 가격…글로벌 에너지 수급 초비상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중동 지역의 혼란이 심화한 가운데 주요 에너지원인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QE)는 북부 라스라판의 LNG 시설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자 생산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라스라판 생산 시설은 글로벌 LNG 공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미국이 LNG 생산을 늘리더라도 단기적으로 카타르의 공급 중단을 상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전례 없는 생산 중단은 전 세계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짚었다.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LNG 운반선 운항은 이미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QE는 고객에게 LNG를 공급해야 하는 계약상 의무에 대해 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LNG 수출국으로, 유럽과 아시아 LNG 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 고객의 80% 이상은 아시아다. 벨기에 싱크탱크인 브뤼겔의 시몬 타글리아피에트라 애널리스트 “공급 안보에 대한 위협은 이미 현실이 됐다"며 “그 규모는 생산 중단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이제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QE의 이같은 발표에 유럽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최대 50% 가까이 치솟았다.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4년 만에 하루 최대 상승폭이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온화한 날씨와 풍부한 공급에 19% 급락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S&P 글로벌 플라츠 데이터에 따르면 동북아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지표인 일본·한국 가격지표(JKM) 가격도 MMBtu당 15.068달러로 전장 대비 약 40% 올랐다. 반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이날 개장후 전장 대비 13% 급등한 81.89달러까지 올랐다. 중동에서 출하되는 LNG의 대부분은 아시아 국가들이 구매하지만,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대체 물량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LNG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특히 유럽에선 천연가스 저장량이 이례적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다음 겨울 시즌을 앞두고 올 여름 LNG를 대량으로 수입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타글리아피에트라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는 비축을 복잡하게 만들고 산업 에너지 비용에 새로운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아르네 로만 라스무센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럽 가스 시장이 석유 시장보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에 더 민감하다"며 “공급 차질은 곧 현물 시장에서 체감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한 달간 봉쇄될 경우 유럽 가격은 130% 급등해 MMBtu당 25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봉쇄가 두 달 이상 이어질 경우, 유럽 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100유로(MMBtu당 35달러)까지 치솟아 글로벌 가스 수요 파괴가 촉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 보험사의 절반 이상은 오는 5일부터 걸프해역에 진입하는 선박에 대해 전쟁 위험 보장을 중단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주요 가스전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주요 수입국인 이집트는 추가 LNG 물량 확보에 나섰다. 블룸버그NEF는 중동 지역에서 천연가스 공급의 차질이 이어질 경우, 튀르키예마저 현물 LNG 수요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옥스퍼드 에너지연구소의 마이크 풀우드 선임 연구원은 “중동산 LNG 공급 중단에 따른 가격 충격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 될 수 있다"며 “유럽과 아시아 정부의 재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카타르의 LNG 생산 중단은 이란이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를 잇다라 공격하는 가운데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라스타누라에 있는 정유시설에 접근한 드론이 요격돼 그 여파로 시설 가동이 일부 중단됐다. 리스크 정보 회사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토르비욘 솔트벳 수석 중동 애널리스트는 “사우디 라스타누라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은 걸프 국가들의 에너지 인프라가 이란의 표적이 되는 등 상당한 규모"라며 “사우디와 인근 걸프 국가들이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포커스] 시흥시, 민생 보듬고 미래 성장동력 창출 ‘올인’

시흥=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시흥시가 올해도 '민생을 앞에 두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경제 정책을 추진한다. 작년 시흥시는 '흥해라 흥세일' 등 자구책을 마련하며 지역화폐 선순환을 통한 경제 활력에 주력했고, 일자리 은행제와 청년 엔지니어 육성 사업 등 시흥형 일자리 정책을 강화하며 경제 살리기에 집중했다. 올해는 인공지능(AI)-바이오 등 미래 산업 육성 기조에 부응하며 노동 정책 강화에 중점을 두고 기업 성장 기반까지 확충하는 전략으로 민생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2일 “경제는 시민 삶과 직결된 문제라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탄탄하게 쌓아 올려야 한다"며 “민생 안정과 신성장 동력 창출,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균형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시흥시는 올해 대상별 맞춤형 지원을 통한 2만8000개 일자리를 추가로 만들며 상반기 중 민선8기 목표인 11만2400개 일자리 창출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작년 시작한 '청년 엔지니어 육성 사업'을 지속하며 제조업 인력난 해소와 청년 기술인재 양성에 주력한다. '경기도 미래기술학교'는 AI 자격 취득 과정 신설 등 4개 교육과정으로 확대해 양질의 미래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 중장년 인구는 관내 북부와 남부에 운영 중인 시흥시중장년센터를 통해 직업 역량 강화 교육과 인생 재설계 상담 등을 추진한다. 결혼이민여성을 대상으로는 경제적 자립을 위한 맞춤형 취업 설계,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경력 보유 여성은 고부가가치 분야 일자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실무 중심 직업 훈련을 집중 지원한다. 특히 올해 노동지원과를 신설해 체계적인 노동정책 기반을 구축하며 노동 가치를 확산하고 안전한 노동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먼저 지역 현안을 공유-논의하는 통합 거버넌스 '시흥시 노사민정협의회'를 운영하며 상생-협력 체계를 더욱 견고히 한다. 노동자 복지인프라도 강화한다. 노동자 휴양과 숙박과 연수를 지원하는 MTV근로자지원시설이 오는 하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고, 경기 이동노동자 쉼터 '온마루'는 휴식 공간과 함께 노동법률상담, 취업 정보 등을 제공하며 이용자 확대에 힘쓰고 있다. 2023년 개소한 시흥시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를 통해 노동자 건강권을 보호하고, 시흥시 노동자지원센터 예산과 인력을 확대하며 노동자 권익 향상에 힘쓰고 있다. 시흥경제를 지탱하는 소상공인 지원도 빈틈없이 추진한다. 오는 24일 시흥상권현장지원단을 개소하고, (예비)소상인을 대상으로 분야별 전문가를 통한 점포 맞춤형 원스톱 통합 지원을 상시 제공할 예정이다. 지역상생협력매장 운영, 동네 슈퍼마켓 공동세일전 등 소상공인 협력을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소상공인 특례보증, 소규모점포 시설개선 지원도 확대한다. 특히 골목형 상점가는 올해 10곳까지 단계적으로 확대 지정해 전통시장 위주 지원에서 소외됐던 골목상권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시흥화폐 시루는 올해 2700억원을 발행하고 시루 가맹점 등록 제한 완화로 지역화폐를 통한 민생경제 선순환 구조를 강화한다. 연 매출 12억원 이하 프랜차이즈(순수 가맹점)도 시루 가맹점 등록을 허용해 가맹점 수를 1만7000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시흥시는 올해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으로 신규 바이오 기업 유치에 주력하는 동시에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며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AI-로봇 제조 선도모델 구축을 통한 제조혁신을 중점 추진한다. 시흥스마트허브도 재생사업을 활발히 추진하며 질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기반 시설 정비, 도로-편의시설 확충, 업종 재배치 등 인프라 혁신으로 산업단지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목표다. 작년 공단2대로와 소공원 1곳 준공을 시작으로 올해는 정왕천로, 공단1대로, 희망공원 정비를 추진 중이며, 2027년에는 옥구천동로, 마유로 정비까지 차례로 추진한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박찬대, 모교 인하대서 ‘G3 인천 비전’ 선포…수천명 운집 출판기념회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자신의 모교에서 인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며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박 의원은 2일 오후 인하대학교 대강당에서 저서 '인천의 힘, G3 코리아' 출판기념회를 열고 인천을 대한민국의 전략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G3 비전'을 공식 선포했다. 이날 행사에는 수천명의 시민과 지지자들이 몰리며 대강당 안팎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인천의 미래 산업전략을 공유하는 '정책축제' 성격으로 진행됐다. 박 의원의 출생지이자 학창시절을 보낸 모교에서 열린 행사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더해지며 현장 분위기는 시종 뜨거웠다. 이날 행사에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박남춘 전 인천시장,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교흥 의원 등이 자리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으며 행사는 1부 박성준 의원, 2부 노종면 의원의 사회로 진행됐다. 박 의원은 무대에서 직접 저서의 핵심 내용을 설명하는 '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시민들과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인천은 이제 남이 설계한 산업을 대신 생산하는 도시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직접 설계하는 도시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발표의 핵심은 인천의 산업대전환 전략인 'ABC+E' 구상이었으며 이는 AI·바이오·콘텐츠·에너지산업을 축으로 인천을 미래 성장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박 의원은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인천 바이오과학기술원 설립과 15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또한 공항과 항만을 연계한 '피지컬 AI 특구'를 조성해 인천을 지능형 물류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박 의원은 아울러 문학경기장을 5만석 규모의 '문학 스타디움'으로 리모델링해 K-콘텐츠 허브로 육성하고 해상풍력 기반의 에너지 자치를 통해 탄소중립 시대 제조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끝으로 “인천의 잠재력이 곧 대한민국의 국력"이라며 “오늘 시민들과 나눈 열망을 바탕으로 인천을 G3 코리아의 전초기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기자의 눈] 고령운전자 시대, 제도 정비 서둘러야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년층 운전자의 안전 문제가 새로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고령운전자가 일으킨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도로 위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으며, 심지어 세대간 갈등으로 깊어지는 양상이다.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운전사고율이 높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최근 통계와 사례를 종합해 보면 고령층의 사고율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 건수는 2020년 3만1072건에서 2024년 4만2369건으로 36.4%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전체 교통사고 수치는 20만 9654건에서 19만 6349건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게다가 고령세대에서 신차 등록대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60대와 70대의 신차 등록대수는 각각 20만4294대, 5만861대로, 전체 판매대수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각각 18.5%, 4.6%로 집계됐다. 60대의 신차 등록 점유율은 10년 전인 2016년 9.6%에 불과했지만 매년 꾸준히 증가하다 지난해에는 2배 가까운 18.5%까지 뛰어올랐다. 2016년 2.8%였던 70대의 신차 등록 점유율도 매년 증가해 작년에는 4%대 중반을 기록했다. 이처럼 고령운전자 수와 운행 차량이 동시에 늘면서 사고 관련 우려와 사회적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정 나이가 되면 운전면허를 의무적으로 반납하도록 하자는 주장도 거론되고 있지만 고령층의 이동권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또 다른 기본권 침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고령자 운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고령운전자들의 사고 발생빈도가 높은 주요 원인으로 신체능력 저하에 따른 순발력 감소와 시야 축소, 인지능력 저하 등을 꼽는다. 하지만 고령자 운전사고는 지금의 젊은세대도 미래에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현상에 해당한다. 또한, 고령운전자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사안도 아니다. 고령운전자 증가를 막을 수 없다면 현실을 인정하고 제도적·기술적 장치를 마련해 위험성을 줄여야 한다. 면허 갱신 주기 단축, 적성검사 강화, 운전 능력 평가의 실효성 제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의무화 등 보다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 고령 운전자를 배제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안전을 전제로 이동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 세대 갈등을 키우기보다 모두의 안전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서둘러야 할 때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LS-VINA 창립 30주년…“2030년 매출 10억달러 목표”

LS에코에너지는 베트남 생산법인 LS-비나(VINA)가 지난 1일(현지시간) 베트남 하이퐁 사업장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고 30년간의 성장 과정과 향후 비전을 공유했다고 2일 밝혔다. 현재 아세안 지역 1위 전선기업으로 자리 잡은 LS-VINA는 1996년 LG-VINA로 출범한 한-베트남 수교 1세대 기업이다. 설립 초기 약 60억 원 규모였던 매출은 30년 만에 약 1조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LS-VINA는 베트남 경제 개방과 산업화 초기 단계부터 현지 전력 인프라 구축과 함께 성장해 왔다.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초고압 케이블을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고, 초고압 부문에서 약 80%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베트남전력청(EVN)의 핵심 공급업체로도 자리매김했다. 하이퐁 생산기지에서는 고압(HV), 중·저압(MV/LV) 케이블과 가공선 등을 생산하고 있다.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아세안은 물론 유럽과 북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며 베트남 최대 전선 수출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동남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망을 비롯해 유럽, 싱가포르, 호주 등 주요 국가의 전력망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했다. LS-VINA는 이러한 성장 흐름을 바탕으로 2030년 매출 1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구본규 LS전선 대표는 이날 축사를 통해 “허허벌판에서 시작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 온 현지 임직원들의 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의 30년은 LS-VINA가 글로벌 최상위(Top-tier) 전력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는 새로운 여정이 될 것이며,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탄소 등 기후 대응, 선택 아닌 무역경쟁력 핵심요소”

기후 규제가 환경 영역을 넘어 '통상 장벽'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제11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행사 주제는 '글로벌 탄소 무역 장벽과 한국 기업의 대응전략'이다. 올해는 전세계 탄소 무역 시장에 새로운 질서가 생겨난 원년이다. 그동안 각국이 '환경 보호'에 초점을 맞췄지만 최근에는 탄소를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에서도 기후 관련 규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신문 부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어 한국도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통상 관련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동시에 실질적으로 탄소를 감축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장현숙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실장은 '2026년 글로벌 탄소 무역 장벽과 한국 기업의 대응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장 실장은 “올해는 기후 규제가 환경 영역을 넘어 통상 장벽으로 공식화한 해다. 외부적으로 드러난 변화보다 실제는 이보다 더 근본적인 것에 있다"며 “탄소는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무역 질서로 자리 잡았고 기후 대응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무역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정책과 국내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미국에서 온실가스배출 규제가 근거가 사실상 없어지면서 기업들은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는 규제를 유지하고 EU도 마찬가지라 대응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진단했다.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가 좌장 역할을 맡았다.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 연구소장, 유준혁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경영자문부문 파트너, 이선경 켐토피아 상무,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 센터장 등이 의견을 나눴다. 에너지경제신문은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를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2015년 탄소배출권거래제가 실시된 이후부터 현 시점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기후환경·경제정책 변화 양상을 살폈다. [관련기사 8,9면] 여헌우 기자 yes@ekn.kr

[미-이란 전쟁] 호르무즈 봉쇄 ‘해상물류 올스톱’…정유·해운·항공 ‘초비상’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분쟁이 사흘째로 접어들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의해 전면 봉쇄되면서 글로벌 해상 물류망에는 '심정지' 사태가 발생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운임 폭등과 원가 상승이라는 미증유의 위기에 직면했다. 2일 해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초단파(VHF) 무선 방송을 통해 “현재 해역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고 어떠한 선박도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고 공포하며 실력 행사에 나섰다.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에 따른 보복 조치로 ,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30%가 지나는 핵심 수로가 물리적으로 차단된 것이다. 유가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달 28일 장외 선물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5.33달러까지 치솟으며 작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의 원가가 평균 0.38%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유가와 정제 마진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정유업계는 이번 유가 상승이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 수급이 불안정해질 가능성 때문이라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은 원유의 70%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운반선 우회나 지연에 따른 수급 차질과 선박 안전 피해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모니터링 중"이라며 “당장은 원유선 해상 운임과 보험료 인상에 따른 부담 가중이 예상되지만, 지정학적 갈등이 조기에 안정되면 정유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이란 정부가 군사력을 내세워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현실화할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당장은 정부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축해 놓은 원유 수개월분을 이용해 수급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민간 정유사들도 원유 재고를 보유한 데다 북미나 유럽 북해 등으로 수급 경로를 다변화해왔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연구위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최소한 수 주 이상 물리적 봉쇄를 하기 전까지는 정부와 정유사들의 비축 물량으로 수급 대응이 가능하다"며 “현재로선 실제 해협 봉쇄 단계까지 나아갈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정부와 정유사들이 지정학적 역학 관계 변화를 면밀히 살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류 대란은 바다를 넘어 하늘길로도 번졌다. 중동 일대 영공이 폐쇄되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이 문을 닫으면서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지난달 28일에는 오후 인천에서 두바이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KE951편)가 미얀마 공역에서 긴급 회항했으며, 복편인 KE952편은 결항됐다. 운송 기간 연장도 연장될 전망이다. 머스크를 비롯해 CMA CGM, 하팍-로이드 등 글로벌 주요 선사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전면 중단과 항로 변경을 선언했다. 특히, 올해 중반으로 예정됐던 수에즈 운하 복귀 계획은 이번 사태로 사실상 폐기됐다. 이로 인해 아시아-유럽 노선의 운송 기간이 편도 기준 3~5일가량 늘어나며 선복 부족과 운임 상승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과거 분쟁 사례를 볼 때 해당 지역의 보험료는 최대 7배까지 할증될 수 있다. 화주들에게는 TEU당 최소 50달러 이상의 전쟁 위험 할증료(War Risk Surcharge)가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적 선사인 HMM은 현재 해협 인근에 위치한 컨테이너 1척·벌크 6척 등 총 7척의 안전 확보에 주력하며 우회 경로 투입 등 비상 계획을 검토 중이다. 운임 폭증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전날 윤진식 회장 주재로 '긴급 수출입 물류 점검 회의'를 열고 해협 봉쇄 시 국내 해상 운임이 기존 대비 최대 80%까지 폭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지에 사업장을 둔 국내 주요 기업들도 비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재원과 직원들의 안전을 확인하며 비상 연락망을 가동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직접 “중동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으며 , 현대차 역시 최근 준공한 사우디 생산법인 공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김성범 장관 직무대행 주재로 긴급 점검 회의를 소집하고, 위험 해역 내 우리 선박 37척에 대해 운항 자제 및 인근 해역 대기를 강력히 권고했다. 정부는 비상 대응반을 구성해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하며 청해 부대 대조영함과의 핫라인을 통해 선원과 선박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중소 수출 화주를 위해서는 물류비 바우처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오만의 살랄라 및 두쿰 항만을 활용한 환적과 육로 우회 수송 정보 제공에 착수했다. 박규빈·정승현 기자 kevinpark@ekn.kr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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