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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트] 고환율·고물가·고금리·저성장 시대…2026년 한국 에너지정책 방향은

2026년을 앞둔 한국 에너지정책의 환경은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라는 거시경제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잠재성장률 둔화까지 겹치며 에너지 정책은 더 이상 '환경 목표'만으로 설계할 수 없는 국면에 들어섰다. 에너지는 이제 물가, 산업 경쟁력, 무역수지, 국가 재정에 직결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 수준으로 상향 확정하면서, 정책 목표는 한층 높아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경제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2026년 정책의 가장 큰 딜레마로 떠오르고 있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정책의 1차 목표는 '전환 속도'가 아니라 '충격 완화'로 이동하고 있다. LNG, 유연탄, 원유 등 주요 에너지원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환율 변동은 곧바로 연료비 상승과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단기 가격 경쟁력보다 안정적인 조달 구조가 더 중요해진다. 장기계약 확대, 공급선 다변화, 재고 전략 강화 등 '에너지 안보형 정책'이 전면에 등장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과정에서 계통 불안과 출력제한이 늘어나면, 연료비가 다소 높더라도 즉각 투입 가능한 전원의 가치가 다시 부각된다. 이 현실을 외면한 정책은 결국 요금 급등이나 공급 불안이라는 형태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고물가 국면에서 에너지 요금 인상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지만, 저성장·고금리 환경에서는 요금 왜곡을 장기간 유지할 여력도 줄어든다. 요금이 실제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면 수요는 줄지 않고, 전력망·저장·유연성 자원에 대한 투자는 지연된다. 그 부담은 한전 재무 악화나 향후 요금 급등이라는 형태로 누적된다. 2026년 정책의 핵심은 '요금을 올릴 것인가'가 아니라 '가격 신호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다. 시간대별 요금제, 동적요금제, 피크 요금 등은 수년째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실질적 도입은 번번이 좌초됐다. 이번에도 실행에 실패할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비용과 시장 왜곡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력산업의 패러다임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규모 발전소를 얼마나 더 건설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전력 수급 상황에 따라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됐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반응(DR), 가상발전소(VPP), 전기차 연계(V2G) 등 유연성 자원이 시장에서 제대로 보상받는 구조가 필요하다. 단순히 설비 용량을 늘리는 방식의 전력계획은 한계에 봉착했고, 기능별·지역별 유연성 자원을 계량해 반영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화석연료 퇴출 기조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석탄발전은 미세먼지, 탄소 감축, 국제 금융 규제라는 삼중 압박 속에서 정책·시장 양 측면에서 축소가 불가피한 전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반면 LNG는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공백을 메우는 기동 전원으로서, 당분간 전력 수급의 완충재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는 과거처럼 '많이 짓고 많이 돌리는' 구조를 의미하지 않는다. 필요할 때만 가동하는 체계, 고비용 첨두기의 유지·보상 방식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담할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뒤따르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원전 정책 역시 단순한 확대·축소 논쟁을 넘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질수록 원전은 기저부하 전원에 머물 수 없고, 출력 조정과 계통 유연성 확보라는 새로운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신규 원전은 공론화와 여론 과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기술 성숙도와 경제성 논란 속에서 계획 반영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원전 정책의 쟁점은 '찬반'이 아니라, 유연성 중심 전력 시스템에서 원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6년을 에너지정책의 '실행 능력'을 시험받는 해로 보고 있다. 동적요금제 도입 여부, 유연성 자원 보상체계의 실효성, 석탄 감축과 수급 안정 간 균형, LNG의 역할 정립, 그리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계통·시장·운영까지 포괄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결국 2026년 한국 에너지정책의 성공 여부는 거창한 비전보다, 가격 신호·시장 설계·계통 운영이라는 기본 요소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환의 방향은 유지하되, 비용은 숨기지 않고,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하는 '작동하는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병오년 유통업계 전망] ㊤ 저성장이 뉴 노멀…AI로 ‘똑똑한 운영’

'제로 성장'이 예고된 올해도 유통업체 간 생존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타 산업 대비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고 여겨지는 유통가도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AI 등 첨단 기술 고도화를 통해 본업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6년 유통산업 전망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최근 5년 전망치 중 가장 낮은 0.6%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고물가·고환율·소비심리 위축 등 여러 악재가 혼재하며 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력한 배송 경쟁력을 갖춘 이커머스 대비 오프라인 채널 전망은 더 어둡다. 온라인 쇼핑이 3.2%의 성장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대형마트·슈퍼마켓(SSM)은 나란히 0.9%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파악됐다. 명품·체험형 콘텐츠·근거리 쇼핑 등 차별점을 갖춘 백화점(0.7%)·편의점(0.1%)은 성장 가능성을 나타냈으나, 이마저도 1% 미만에 그친다. '3高(고금리·고환율·고물가) 저성장'이 뉴 노멀이 된 시장 상황 속 올해 유통업계 경영 기조는 시대 흐름에 발맞춘 전략적 대응에 방점이 찍혔다. 점포 수 확대 등 한계점에 다다른 단순한 외형 확장보다 업무 전반에 걸쳐 AI 역량을 고도화해 질적 전환을 앞당기는 것이 골자다. 주요 유통업체들의 신년사만 살펴봐도 AI 강화 의지가 엿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강력한 도구인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재화하고 그 잠재력을 활용해 변화를 선도하자"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업무 전반에 AI가 빠르게 접목되는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그룹의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 고객 경험 고도화와 업무 혁신을 위한 인공지능 전환(AX) 인프라 투자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유통업계의 AI 활용도는 주로 '운영 효율 개선·고객 경험(CX)'에 무게가 실렸다. 예컨대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은 물류 전 과정에 AI·자동화 기술을 적극 활용해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작업장 내 피킹로봇·분류로봇·무인지게차·자동 포장기 등을 도입했으며, 배송 경로도 AI가 가장 최적화된 방향으로 추천해준다. 오프라인 대표 업계인 백화점의 시선은 고객 경험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챗봇·통역 서비스·맞춤형 쇼핑 도우미 등 차별화된 서비스가 대표 사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6월부터 AI 쇼핑 보조 '헤이디'를 운영 중이며, 그해 말 기준 하루 평균 이용자 수만 2000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6개월 간 누적 이용자 수는 20만 명에 이른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유통업계 최초로 AI 통역 서비스를 잠실점에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일종의 AI 퍼스널 쇼퍼인 AI 고객 분석 시스템 'S-마인드'를 운영 중이다. 해당 시스템의 쇼핑 정보 추천 알고리즘을 초개인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지난해 11월부터 파일럿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연내 'S-마인드 4.0' 버전으로 새롭게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롯데마트·이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수요 예측·상품 선별·고객 응대 등 전 과정에서 AI를 접목해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다. CU·GS25 등 편의점의 경우 AI 기반의 수요 분석·자동 발주 시스템뿐 아니라, 물류 작업장 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가동하거나 AI 바탕의 완전 무인 매장까지 출점하는 등 이색 행보를 보이는 추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저성장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시장 환경을 관망하거나 양적 팽창 중심의 기존 공식만 답습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AI 등을 활용해 똑똑하게 업무 환경을 효율화하고, 고객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 여부가 경쟁력을 판가름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일진전기, 미국서 1980억원 규모 변압기 공급 계약

일진전기가 미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단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전력 시장 내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 일진전기는 최근 미국 내 대형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의 신규 프로젝트에 약 1980억 원(약 1억 3775만 달러) 규모의 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일진전기는 2029년 3분기까지 총 24대의 변압기를 공급하게 된다. 이번 수주는 일진전기가 미국 시장에서 체결한 계약 가운데 단일 공급 기준 최대 규모로, 특히 525㎸급 초고압 변압기를 신재생 프로젝트에 최초로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사 측은 이를 두고 “고사양·초고압 전력기기에 대한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고객사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계약을 체결한 고객사는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프로젝트를 다수 추진 중인 개발사로, 지난 6년간 일진전기와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해온 전략적 파트너다. 기존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된 신뢰가 이번 초대형 수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일진전기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기존 고객의 지속적인 재발주 확대 △레퍼런스 축적 △신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에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연이은 공급 계약 체결 소식을 전한 바 있는 일진전기는, 이번 초대형 수주를 통해 미국 전력 인프라 및 신재생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일진전기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수주는 일진전기의 기술력과 품질에 대한 고객 신뢰의 결과"라며 “미국 신재생 프로젝트에 처음으로 525KV급 초고압 변압기를 공급하게 되었는데, 이를 발판으로 북미 초고압 전력기기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추가 수주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신년사]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5년 노력 결실 맺는 원년…ESS로 성장 가속”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5일 신년 메시지를 통해 “지난 5년간의 노력이 실질적인 사업 성과로 전환되는 원년으로 만들자"고 밝혔다. 김 사장은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고객이 원하는 가치 실현'이라는 단일한 목표 아래 전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며 △ESS 사업의 성장 잠재력 확대 △제품 경쟁력 및 원가 절감 혁신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 △인공지능 전환(AX) 기반 실행 가속화 등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그는 “ESS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이어 “ESS 생산 능력 확대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SI·SW 차별화 역량 강화를 통해 솔루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북미,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ESS 전환을 가속화하고 적기 공급 체계를 구축해 공급 안정성과 운영 효율성도 함께 높일 계획이다. 둘째로 김 사장은 “이길 수 있는 제품력과 원가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비용 절감 혁신의 실행력을 강조했다. △EV용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HV 미드니켈(Mid-Ni) 파우치형 △ESS용 각형 LFP 등 핵심 제품군에서 명확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김 사장은 “소재 및 공정 혁신을 통한 재료비·가공비 절감과 원재료 확보 투자, 클로즈드 루프 기반 리사이클링 등을 통해 구조적인 원가 경쟁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셋째로는 '위닝 테크(Winning Tech)'를 중심으로 한 R&D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건식 전극 △하이니켈 46시리즈 원통형 △HV 미드니켈 등 사업 성과로 직결되는 기술에 집중해 차별화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ESS의 가용 에너지와 잔존 수명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EMO(Energy Management Optimizer) 역량을 강화하고 차세대 전고체전지 기술 확보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차별화 기술의 상용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국가별 특성에 맞춘 글로벌 R&D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김 사장은 AX 기반 실행 가속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DX는 반복적인 업무와 비효율을 줄이고 사람이 하기 어려운 영역까지 해결해 사업적 임팩트를 창출하는 '진짜 업무'에 집중하게 해준다"며 “AX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제품 개발, 소재 개발, 제조 운영 등 3대 핵심 영역에 AI 적용을 본격화해 2030년까지 생산성을 최소 30% 이상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이슈&인사이트]2026년  ‘K자 지갑’의 한국: 금리·부채·초저가가 변수

2025년 한국의 소비지표는 '회복'과 '불안'이 교차하는 장면을 반복했다. 하지만 경제는 “그 반등이 체질 개선인가, 착시인가"를 묻는다. 심리지표가 개선되더라도 실질 구매력은 별개다. 체감경기가 '바닥 탈출'에 성공해도, 가계와 자영업, 유통 생태계의 비용구조가 그대로라면 회복은 이어지지 않는다. 2026년 한국경제를 관통할 키워드는 결국 하나로 수렴한다. 가계·기업의 현금흐름과 비용 구조의 충돌이다. 이 충돌은 세 갈래로 전개된다. 금융·부동산: 주거비·부채 압력 속 소비 양극화(=K자 지갑) 2026년 한국 소비의 첫 키워드는 '가처분소득의 양극화'다. 고금리의 충격은 이미 지나갔다고 말하기 어렵다. 문제는 '수준'보다 '기간'이다.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누적된 이자 부담은 가계 현금흐름을 압박한다. 전세·월세 구조 변화, 주거비 부담의 고착화가 겹치면 소비는 더 경직된다. 자산가격 상승의 혜택을 본 계층은 소비를 유지하거나 프리미엄으로 이동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계층은 지출을 방어한다. 총소비가 늘기보다 소비의 구성이 바뀐다. 필수재 비중이 높아지고, 대체재·가성비 소비가 강화된다. 한쪽은 브랜드와 경험을 사고, 다른 한쪽은 할인·묶음·최저가를 탐색한다. 2026년 소비는 '증가'보다 '양극화된 재편'이 먼저 온다. 기업·자영업: 대위변제율 쇼크, '금융 연착륙'의 골든타임 두 번째 키워드는 '재무적 임계점'이다. 경기 회복이 통계에 잡히는 것과 현장 체력이 살아나는 것은 시차가 있다. 그 시차 동안 가장 먼저 터지는 것은 매출이 아니라 부채다. 금리 부담이 길어질수록 “버티는 힘"은 소진되고, 연체와 폐업은 늘어난다. 이때 위험 신호가 보증기관의 대위변제율이다. 보증기관이 빚을 대신 갚는 비중이 높아진다는 건, 개별 사업자의 실패가 누적되어 지역·금융 시스템의 건전성 문제로 전이될 수 있음을 뜻한다. 2026년의 정책 목표는 무조건적인 구조조정보다는 '질서 있는 연착륙'이어야 한다. 핵심은 “살릴 기업을 살리는 것"이다. 소비심리가 개선될 때, 그 심리가 실제 매출로 이어질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고금리 악성부채를 저금리 대환으로 전환하는 장치를 확대해, 일시적 유동성 위기의 충격을 줄이고 흑자 도산을 막아야 한다. 지금은 응급처치가 아니라 금리 구조를 바꾸는 처방이 필요한 구간이다. 유통·산업: 초저가·플랫폼 경쟁의 일상화, 수익성 붕괴의 시작 세 번째 키워드는 '가격 하한선의 붕괴'다. 2026년은 C-커머스의 공세, 플랫폼 지배력이 가격 경쟁을 넘어 유통 생태계의 비용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소비자는 이미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더 싸도 된다"는 학습을 끝냈다. 이 환경에서 단기 쿠폰·판촉은 '진통제'일 뿐이다. 소비자는 동일 예산으로 효용을 극대화하는 체리피킹을 일상화한다. 그때 살아남는 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 플랫폼 종속을 줄이는 자체 브랜딩·직접 고객 기반(D2C) 역량. 둘째, 오프라인만이 제공하는 즉시성·체험·신뢰. 셋째, 출혈경쟁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마진 구조. 이 세 가지를 확보하지 못한 한계기업의 구조조정은 빨라질 것이다. 2026년의 유통 전쟁은 매출 경쟁이 아니라 수익성 전쟁이다. 소비자는 더 똑똑해지고, 공급자의 생존 경쟁은 더 거칠어진다. 맺음말: 2026년은 '회복'이 아니라 '룰 체인지'의 해 2026년 한국경제의 핵심 질문은 “얼마나 더 소비할까"가 아니다. 누가, 무엇을, 어떤 구조에서 소비할 것인가다. 가계는 이자와 주거비가 지갑을 누르고, 자영업은 대위변제율이 임계점을 알리며, 유통은 초저가와 플랫폼이 마진 구조를 흔든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낙관론도 비관론도 아니다.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 한국의 소비는 K자형으로 재편되고, 정책의 역할은 '연착륙의 시간'을 확보하며, 산업은 '가격'이 아니라 '수익성'으로 승부를 다시 짜야 한다. 2026년은 소비가 단순히 회복되는 해가 아니라, 경제의 룰이 바뀌는 해다. 박주영

[EE칼럼] 베네수엘라 공습 이후, 한국의 에너지 전략은 안전한가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2026년 새해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라는 충격적인 소식과 함께 시작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말부터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압박을 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유조선이 미군에 의해 압수되기도 했다. 그러다 새해 첫 토요일 새벽 2시경(현지시각) 미국이 결국 '확고한 결의(Absolute Resolve)'라는 작전명에 따라 주요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였고, 불과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을 국외로 이송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공개하였던 것이다. 물론 이번 작전의 명분은 베네수엘라가 마약 수출을 통해 미국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전 세계는 에너지와 안보가 여전히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마두로 대통령 신병 확보는 단순한 군사 행동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나타난 서반구(West Hemisphere)에서 중국 영향력 견제와 미국의 에너지 패권 유지 전략의 연장선에서 읽을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약 3,030억 배럴 정도로 전 세계 매장량의 17%를 차지할 정도의 압도적인 규모다. 그러나 미국과의 대립과 국제 제재 속에 생산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생산량은 2024년 기준으로 하루 85만여 배럴 정도에 머물러 세계 주요 산유국 반열에서는 한참 뒤로 밀려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정권이 강탈해 간 미국의 석유 시설을 되찾겠다"며 “우리(미국)가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나라(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의 석유를 둘러싼 영향력 변화는 글로벌 석유 공급은 물론 이를 둘러싼 지정학에도 모두 큰 의미를 갖는다. 다만 이번 사건이 국제 유가에 미친 영향은 지금까지는 제한적이며,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해서도 급등할 것이라는 관측과 그렇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는 최근 글로벌 석유 시장이 구조적으로 공급 과잉 국면에 놓인 측면이 있기에, 단기적 지정학 충격이 곧바로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는 환경이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석유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재확인됐지만, 시장은 이를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내재화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현실은 작년 브라질 벨렘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의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COP30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은 끝내 합의문에 명시되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반대뿐 아니라, 성장과 에너지 접근성을 중시하는 개발도상국들의 반발 역시 컸다. 이는 탈(脫)화석연료가 기술적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발전 단계가 얽힌 복합적 과제임을 다시 한번 드러낸 장면이었다. 결국 에너지 전환은 더 이상 직선적인 경로를 따르지 않으리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석유 패권을 놓지 않으려는 강대국의 움직임과 에너지 전환의 현실적 제약이 동시에 나타나는 국제 환경 속에서, 한국은 다음 두 가지 구조적 조건을 거듭 상기해야 한다. 첫째, 한국은 에너지 '섬'이라는 점이다. 유럽연합(EU)처럼 국가 간 전력·에너지망을 통해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가 아닌 한국은, 에너지 안보의 부담을 사실상 홀로 감당해야 한다. 둘째,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 중심 경제 구조란 점이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은 외부에서 발생하는 충격이 국내 경제와 산업을 직격하지 않도록 완충 장치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 조정하며 국제적 기후 대응 노력에 부응하려 하고 있다. 이는 분명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동시에, 석유와 가스를 둘러싼 미국과 주요 산유국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전략적 움직임 역시 냉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서반구에서 미국이 에너지와 안보를 결합해 영향력 회복에 나서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중국 외교 또한 에너지·공급망·안보 환경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며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완벽한 균형을 잡기 어려운 시대다. 그러나 한국 같은 구조적 제약이 큰 국가일수록, 에너지 전략은 이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충격을 관리할 수 있는 국가 역량을 갖추는 데 맞춰져야만 할 것이다. 임은정

김영섭 도레이첨단소재 사장, 한국고분자학회장 취임

도레이첨단소재는 김영섭 대표이사 사장이 한국고분자학회의 제4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고 5일 밝혔다. 한국고분자학회는 1976년에 창립해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했고, 김 회장의 취임은 새로운 100년을 위한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산·학·연의 협력 강화 및 소통 활성화를 통해 학술·소재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학회와 한국 고분자과학의 국제적 위상 제고를 위해 세계 석학들이 모이는 창립 50주년 기념 국제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쳣다. 5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고분자학회는 국내 고분자 과학과 산업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김회장의 임기는 2026년 12월까지 1년간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용인 범시민연대,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 결사반대”...110만 서명운동 돌입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이전설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용인특례시 시민사회가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용인시 범시민연대는 5일 용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이전은 110만 시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안"이라며 이전 논의의 즉각 중단과 원안 이행을 촉구했다. 이경호 범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설은 책임을 완전히 망각한 처사로 혼란을 넘어 시민들에게 깊은 참담함과 분노를 안기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지역 현안이 아니라 국가 산업정책의 신뢰를 근본부터 흔드는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범시민연대는 최근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을 주장하며 10만명 서명운동을 추진하겠다는 외부 단체의 움직임을 계기로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이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사업이 아니라 국가가 수년간 준비하고 수차례 공식 발표와 행정 절차를 거쳐 확정한 핵심 국가 프로젝트"라며 “이미 정부 결정으로 확정된 사안을 두고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의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공동대표는 “정부의 확정 결정조차 이렇게 쉽게 흔들린다면 앞으로 어느 시민과 기업이 국가의 계획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용인 시민들은 국가의 약속을 믿고 교통 혼잡과 환경 부담, 각종 규제를 감내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범시민연대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전제로 삶의 터전을 지켜온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교육 현장의 불안이 극심하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소상공인들은 오늘 하루 장사가 아니라 10년, 20년 뒤의 생존을 바라보며 버텨 왔다"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교육 현장은 이 도시의 미래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버텨왔는데 이전설 하나로 그 모든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범시민연대는 이 사안이 협상이나 조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이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시민의 생존권 문제"라며 “용인특례시와 지역 국회의원, 시·도의원들이 여야를 넘어 한목소리로 '이전 불가, 원안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범시민연대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이전 결사반대 △이전 논의 즉각 중단 △철회 시까지 연대와 행동 지속 △110만 용인특례시민 서명운동 전개 등 4대 요구사항을 공식 선언하면서 110만 서명운동을 통해 시민의 뜻을 분명히 밝히고 이를 정부와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범시민연대는 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메시지도 던졌다. 이 공동대표는 “불분명한 이전설을 확산시킨 데 대해 정부는 시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며 “특히 김성원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국가가 약속한 계획을 원안 그대로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용인은 실험의 대상이 아니라 시민의 삶의 터전이다. 이 도시의 정책과 미래는 이곳에 살아가는 시민이 결정한다"면서 “아이들의 미래와 용인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는 정부가 추진 중인 핵심 국가전략산업 프로젝트로 지역 경제와 고용,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이번 논란이 향후 정부의 공식 입장 정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넥슨 엘소드, 네네치킨과 협업해 ‘엘소드 스노윙 세트’ 출시

넥슨은 5일 코그가 개발한 온라인 액션 RPG '엘소드(Elsword)'가 네네치킨과 제휴를 맺고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협업은 '엘소드'가 15년 만에 진행하는 치킨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으로, 앞서 티저 영상을 통해 '엘소드'의 대표 마스코트 '헤지호그'가 네네치킨의 치킨무로 변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1월 31일까지 '엘소드 치즈스노윙 세트'와 '엘소드 스노윙MAXX 세트' 2종의 제휴 메뉴를 선보이며, 해당 기간 동안 네네치킨 홈페이지나 공식 앱으로 치킨 메뉴를 주문하면 다음 날 '네네치킨 한벌 아바타'와 '부리', '탈' 액세서리가 포함된 특별 아이템 쿠폰을 지급한다. 넥슨은 1월 29일까지 이번 제휴를 기념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먼저, 매일 적정 레벨 던전을 3회 클리어하면 '엘소드 스노윙 세트' 기프티콘을 획득할 수 있는 '코보 엘소드 스노윙 세트 추첨권 선택 큐브'를 제공한다. 또한, 컬래버 굿즈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해 1월 10일부터 3주간 매주 주말마다 30분 이상 게임에 접속하면, 추첨을 통해 치킨 인형 옷을 착용한 캐릭터 일러스트를 담은 '엘 수색대 키링'과 '네무네무 헤지호그 파우치' 세트를 증정한다. 이와 함께, 같은 기간 동안 넥슨플레이 이벤트도 진행해 '엘소드'에 1분만 접속해도 네네치킨 5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하며, 누적 30분간 접속하거나 적정 레벨 던전 5회 완료 시에도 5000원 할인 쿠폰을 추가로 제공한다. 한편, '엘소드'는 3월 12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신규 및 복귀 이용자를 위한 '퀵스타트'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신규 캐릭터를 생성하고 던전 5판을 완료하면 곧바로 99레벨을 달성하고 마스터 클래스까지 전직할 수 있으며, 99레벨 이후에는 '전투력 부스팅' 이벤트에 참여만 해도 공명도 200레벨과 '+11강 21제련 테네브로스 장비' 풀세트를 지급하고, 단계별 미션을 통해 '+11강 심연무기'와 다양한 성장 지원 아이템을 추가로 제공한다. '엘소드'와 네네치킨의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섬에어, ATR-72 600 신조 1호기 김포공항서 맞이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Regional Air Mobility) 섬에어는 자사 1호 신조기가 지난 4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항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기재는 지난해 12월 29일 항공기 리스사인 어베이션(AVATION)으로부터 인수 절차가 완료됐고 12월 30일에 대한민국 항공기 등록 부호인 HL5264가 새겨졌다. 이후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프랑스 툴루즈를 떠나 이집트 카이로-오만 무스카트-인도 나그푸르-베트남 다낭 등 4개국을 승객이나 화물을 싣지 않고 빈 비행기로 비행하는 방식인 '페리 플라이트(Ferry Flight)를 통해 국내에 도착했다. 섬에어1호기는 운항 증명에 필요한 시범 비행이 끝나면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2월 경 1200m 규모의 울릉도 활주로와 동일한 길이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전남 고흥 비행장에서 시범 이착륙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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