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중국 때릴까”…트럼프 대이란 ‘경제적 왕따작전’의 딜레마 [이슈+]](http://www.ekn.kr/mnt/thum/202608/rcv.YNA.20260728.PAP20260728113501009_T1.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2차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약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이란을 국제 경제망에서 완전히 고립시키는 이른바 '경제적 디데이(D-Day)'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이란의 최대 교역국인 만큼 제재가 본격화할 경우 미국과 중국이 정면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재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경제적 고립 작전(Operation Economic Outcast)'을 선언하면서 “우리는 전 세계에 뻗어 있는 이란의 금융 연결망을 상대로 경제적 총공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디지털 자산과 기술, 금, 항공, 해운 등 이란 경제의 핵심 분야에서 거래를 이어가는 제3국 기업과 금융기관 등에 2차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2차 제재는 미국의 직접적인 제재 대상이 아닌 제3국의 기업이나 금융기관이라도 제재 대상과 거래할 경우 달러 기반 금융시스템 접근 제한 등 불이익을 주는 조치다. 미국 정부는 또 이란 정권이 핵·미사일 기술을 확보하고 사이버 작전을 수행하며 석유 수익을 창출하는 데 관여했다고 판단한 전 세계 60여개 단체와 개인, 선박을 신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제재 명단에는 이란 국방·군수부(MODAFL) 산하 기관과 이란 정보안보부(MOIS)가 지휘하는 악성 사이버 그룹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홍콩, 중국, 싱가포르, 스위스, 유럽 등지에서 활동하는 이란산 원유 중개업체와 기업, '그림자 선단' 관련 네트워크 등이 포함됐다. 다만 베선트 장관은 향후 구체적으로 어떤 국가나 기업이 2차 제재 대상이 될지, 제재가 언제부터 발효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내가 왜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폭파시키고 싶겠느냐"며 “우리는 상황을 명확히 하고 각국에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을 수 있는 유예기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상황은 매우 빠르게 움직일 것이며 우리가 진지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누구도 미국의 제재가 미치지 않는 곳에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 “진짜 디데이는 아직"…결국 시험대는 중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대니얼 프리드 연구원은 “이번 조치는 마지막 경고였을 뿐 실제로 망치를 내리친 것은 아니며, 특히 중국에는 그렇다"고 평가했다. 그는 “베선트 장관의 표현으로 보면 이것은 디데이가 아니다"며 “디데이는 해변에 실제로 상륙하는 날이다. 지금은 디데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경고한 것이고, 그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당장 중국을 직접 겨냥하지 않은 것은 다음 달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미중 관계가 악화할 가능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산 원유의 약 90%를 사들이는 중국은 이란의 핵심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란 정권의 남아 있는 수입원을 실질적으로 차단하려면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을 제재하지 않고서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웰치와 애덤 패러 애널리스트는 이번 발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보여주기에 가까웠고 여전히 중요한 의문들이 남아 있다"며 “핵심 시험대는 미국이 이란과 관계를 끊지 않는 국가들을 제재하겠다는 위협을 실제로 실행하는지, 그리고 중국의 대형 금융기관과 에너지 기업들까지 겨냥하는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 은행 등을 상대로 실질적인 제재에 나설 경우 중국은 이를 단순한 경제 조치를 넘어 미중 무역 휴전을 깨뜨리는 행위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소볼릭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이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앞서 합의한 무역 휴전을 위반하는 행위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중국이 글로벌 제조업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추가로 제한하거나 주요 의약품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미국의 2차 제재가 가해지더라도 경제적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발리 나스르 교수는 인도와 튀르키예, 걸프 지역 국가들도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미국은 본질적으로 걸프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전쟁을 미국과 전 세계 다른 주요 국가들 사이의 훨씬 더 큰 전쟁으로 확대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 이란 “제재 완전 대비"…호르무즈·에너지 시설 공격 카드 한편, 이란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협상단장이자 의회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는 베선트 장관의 발표 직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이란과 다른 국가들의 관계를 추가로 제한할 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란의 무역 상대국들은 언론을 통해서든 우리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서든 미국의 이 같은 말들에 개의치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세예드 알리 마다니자데 이란 경제재정부 장관은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의 제재에 완전히 대비돼 있다"며 “적들은 당연히 우리를 상대로 경제적 테러 공격을 가하려 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도 자체적인 수단이 있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방어는 더 이상 방어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적들은 우리의 공격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초강력 경제 제재 위협에 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통한 원유 수송을 추가로 차단하거나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와 에너지 가격을 더욱 끌어올려 트럼프 행정부에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전략이다. 서방 국가에 대한 사이버 공격 역시 이란이 꺼낼 수 있는 또 다른 대응 카드로 거론된다. 최근 미국 당국은 미네소타주의 상수도 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의심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도 이란과 연계된 해커들이 소규모 전력시설의 가동을 중단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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