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기후테크 성패, 자본조달·실증에 달렸다”

'기후테크' 산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경쟁력이 기술 개발에서 '자본 조달 및 실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이 선언을 넘어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진입하면서다. 기후테크는 기후(Climate)와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적응에 기여하는 혁신 기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을 뜻한다. 20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글로벌 기후테크 투자 트렌드 분석과 한국 투자생태계 활성화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에너지 전환 설비·인프라 투자는 약 2조800억달러로 2015년(약 3800억달러) 대비 5배 이상 증가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각국 탄소중립 약속이 선언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설비 구축과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지는 본격적 '이행'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보고서는 실제 프로젝트를 이행하기 위한 안정적인 자본 조달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기후테크 투자는 기술 개발 이후 설비 구축 및 양산 단계로 이어지는 성장 자본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유망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스케일업(Scale-up)의 병목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증 기회 부족도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혔다. 기후테크는 현장에서 실제 설비를 가동하며 쌓은 운영 데이터가 있어야 기술 신뢰도를 입증할 수 있다. 현재 공공 입찰 시스템은 가격 요소를 우선시하고 있어 혁신 기술의 시장 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보고서는 공공이 초기 위험을 선제적으로 분담해 민간 투자를 유인하는 '민관 혼합금융 확대'를 제시했다. 이는 막대한 초기 비용이 소요되는 기후테크 기업의 자금 조달 문턱을 낮추는 핵심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미국 '칼씨드(CalSEED)' 사례를 벤치마킨해 공공 연구시설을 활용한 기술 검증 및 실증 지원, 공공 조달과 연계한 초기 수요 견인 등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칼씨드는 초기 기후테크 기업의 '죽음의 계곡' 해소를 목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운영 중인 자금·멘토링·실증·보급 통합형 초기 지원 프로그램이다. 박소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아시아 제조 밸류체인의 허브로서 배터리·철강·자동차 등 탄소 다배출 산업의 양산 기반과 풍부한 수출 경험을 보유한 것이 큰 강점"이라며 “이러한 제조 역량을 기후테크 상용화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서는 공공 주도로 실증 환경을 체계적으로 확대하고 혼합금융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투자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RE100 이행장벽 세계 최고 수준…비용부담 낮춰야”

우리나라의 RE100 이행장벽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력구매계약(PPA) 부대비용 면제, 계약 체결 가능 고객 범위 확대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RE100 활성화 정책과제'를 20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경협은 이번 건의를 통해 기업의 원활한 재생에너지 조달을 위해 수요 촉진과 공급 확대 등 2개 분야 20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RE100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원을 통해 발전된 전력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자발적 글로벌 캠페인이다. 한경협이 클라이밋 그룹과 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CDP) 위원회가 발간한 'RE100 2024 연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에서 재생에너지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은 미국(20개사)의 3.5배인 70개사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39개사)에 비해 약 80% 증가한 수치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은 RE100 이행장벽이 한국과 달리 감소 또는 보합세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미국은 23개에서 20개로, 일본은 44개에서 48개로 변화했다. 중국 역시 27개에서 29개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재생에너지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의 과반수(51.4%, 36개사)가 높은 비용을 재생에너지 조달의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한경협은 '재생에너지 수요 촉진과 RE100 이행 지원',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와 거버넌스 고도화' 등 2개 분야 총 20개 과제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건의했다. 우선 기업이 발전사업자로부터 전기를 직접 사오는 PPA에 대한 과도한 부대비용을 개선해 달라고 건의했다. PPA는 주로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 간 전력구매계약 형태로 이뤄진다. 현재 기업들은 PPA를 통한 재생에너지 조달 시 순수 전력 값 외에도 송배전망 이용료와 전력산업기반기금 등 발전단가의 18~27%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내고 있다. PPA 체결 기업에게 전력산업기반기금 면제, 무역보험료 인하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국내 재생에너지 경쟁력이 타국과 유사한 수준이 될 때까지 PPA 부대비용을 한시적으로 면제해달라고 건의했다. 한경협은 PPA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사업자의 범위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 고시를 보면 직접 PPA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대상은 고압 전기사용자(300킬로와트 이상) 등으로 한정돼 있다. 통신 중계기나 건설현장 임시전력 등 소규모 전기사용자는 직접 PPA를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수 없는 구조다. 소규모 전기사용자도 직접 PPA 제도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한경협은 이와 함께 제도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직접 PPA에 'N:N 계약 방식' 도입을 제안했다. 현재 직접 PPA 계약은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 간에 1:1, N:1, 1:N 형태의 계약만 가능하다. 그 결과 중소·중견기업 및 소규모 발전사업자가 직접 PPA 계약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경협은 다수의 발전소와 전기사용자가 자유롭게 연대해 거래할 수 있도록 직접 PPA에 N:N 거래를 허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글로벌 신용평가 및 투자기관에서 기업의 탄소배출 저감 노력을 주요 평가 기준으로 설정하는 등 기업의 저탄소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과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하루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값’…비만약 가격경쟁에 시장구도 ‘요동’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인 가격 경쟁 국면에 접어들면서 경쟁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구용 비만치료제 출시에 따라 향후 시장 진입을 앞둔 파이프라인의 차별성이 강조되는 한편, 전반적 제약산업 의약품 유통구조를 뒤흔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20일 한국바이오협회 등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 개발사 일라이릴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HC)'에서 올해 출시를 앞둔 자사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직후 주요 글로벌 시장에 신속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일라이릴리 연구개발(R&D)·제품 총괄 책임자인 다니엘 스코브론스키는 외신 인터뷰를 통해 “(오포글리프론의) 공급은 충분한 상태로, 가능한 한 빠르게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 출시할 것"이라며 “수십억달러를 투자했지만 스타벅스 커피 가격으로 (오포글리프론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루 5달러, 한달 149달러 수준으로 오포글리폰을 공급한다는 게 일라이릴리 측 구상이다. 앞서 노보노디스크도 지난 5일 미국 전역에 경구용 비만치료제 '위고비 필'을 저용량(1.5㎎·4㎎) 기준 월 149달러로 출시한 바 있다. 일라이릴리이의 발표로 경구용 비만치료제 가격대가 149달러 수준에서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기존 주사제 비만치료제(위고비) 판매가격인 월 350달러 대비 57.4% 낮은 수치로, 비만치료제 시장이 본격적인 가격경쟁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오포글리프론의 경우, 저분자 기반 화합물로 개발돼 위고비 필 대비 공복 등 복용 제한이 적은 만큼, 환자 접근성과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 강점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기존 주사제의 유지용법 약물로 활용되면서, 주사제 치료 수요가 경구제에 빠른 속도로 흡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주사제를 통해 단기간 감량한 체중을 저렴한 경구제로 유지하고, 나아가 단기 감량 중심의 비만치료 트렌드가 장기관리 모델로 이전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구제 대량 생산·공급 체계를 갖춘 빅파마들의 시장 공략이 이어지는 가운데, 후발주자들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전적 차별성과 환자 접근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일라이릴리의 경우, 소비자 직판 플랫폼 '릴리 다이렉트'를 통해 비보험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처방·보험 중심의 기존 제약산업 유통 트렌드가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원격진료 등과 결합한 신규모델로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오포글리프론의 등장은 비만치료제 시장의 경쟁구도를 넘어, 정책·보험체계와 연구개발 전략, 제약산업의 유통구조 전반에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FDA 승인과 출시가 현실화할 경우 비만치료는 고가 혁신치료제 중심의 제한적 시장에서 대중적이고 장기관리 중심의 영역으로 이동하며 정책·산업적 대응이 본격적으로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100% 실행할 것…노벨상 관심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와 관련해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NBC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의 그린란드 확보를 위한 합의가 없을 경우 유럽 국가들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냐는 질문에 “100% 실행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무력을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노 코멘트"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사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을 상대로 2월 1일부터 대미 관세 10%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6월 1일에는 관세율이 25%로 인상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부과된다"며 동맹국을 향한 압박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이런 자신의 노력에 저항하는 유럽 지도자들을 비난했다고 NBC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집중해야 한다"며 “유럽이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그것이지, 그린란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불발된 것과 관련해 “자기들이 뭐라고 말하든 노르웨이(정부)가 그것(평화상 수상자 선정)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은 '자신들이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그들은 모든 것에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은 노르웨이 의회에 의해 임명된 위원들로 구성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결정일 뿐 정부와는 무관하다는 노르웨이 정부의 입장을 배척한 것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상에 관심이 없다"며 자신의 평화 중재 노력으로 8개의 전쟁을 멈추게 함으로써 많은 생명을 구한 것이 더 큰 보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에게 “내가 8개 이상의 전쟁을 중단시켰는데도 귀국이 나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점에서 나는 더 이상 순수하게 '평화'만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는 이어 “평화가 항상 주요한 것이긴 하지만, 이제 미국에 무엇이 좋고 적절한지를 생각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그린란드에 대해 완전하고 전면적인 통제권을 가지지 않는 한 세계는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레깅스 맛집’ 젝시믹스, ‘모델 맛집’ 흥행 예고

'레깅스 맛집' 애슬레저 브랜드 젝시믹스가 '모델 맛집'으로 또 한 번의 흥행을 예고했다. 젝시믹스는 최근 브랜드를 대표하는 새로운 얼굴로 방송인 덱스를 발탁했다. 그동안 브랜드 정체성과 적확한 모델을 발탁해 성공으로 이끌어온 마케팅 전략을 올해도 이어간다. 이번 2026년 첫 번째 모델로 덱스를 선정한 배경에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하이테크 퍼포먼스웨어 이미지와 덱스의 건강한 에너지, 탄탄한 피지컬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예능, 연기 등 장르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덱스의 '육각형 행보'가 멈추지 않는 성장을 지향하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결정했다. 또 덱스의 글로벌 인기를 배제할 수 없다. UDT(해군 특수전전단) 출신의 덱스는 탄탄한 몸매와 뛰어난 운동실력으로 여성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2022년 넷플릭스 연애예능프로그램 '솔로지옥' 시즌2 출연을 계기로 폭발적 관심을 얻었다. 이후 MBC 예능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에서는 친근한 매력을 발산하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두 프로그램이 일본과 중국 등 젝시믹스가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어 젝시믹스의 글로벌 성장에 '덱스 효과'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전부터 젝시믹스의 모델 선정 실력은 업계 내 독보적 위치를 점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물론 모델로 나선 스타까지 상승세를 타는 '윈윈 효과'를 만들어냈다. 이미 두텁게 확보한 충성도 높은 여성 소비자를 넘어 남성으로까지 확장하기 위해 2020년 맨즈 라인을 출시하며 철저한 자기관리로 유명한 가수 김종국과 손잡았다. 2021년에는 그룹 2PM 멤버 겸 배우 이준호와 함께 협업해 브랜드 인지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이준호의 적극적인 모델 활동으로 2022년 브랜드 고객충성도 대상에서 각각 애슬레저룩 부문과 남자배우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준호와 합작한 성공에 힘입어 2PM과도 손잡아 안정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이외에도 스켈레톤 국가대표 출신 윤성빈, 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4' 이시안, 중국 시장을 고려해 걸그룹 (여자)아이들 우기 등을 모델로 기용해 매출 상승의 실적을 만들어냈다. 젝시믹스 관계자는 “덱스를 내세워 국내를 넘어 글로벌에서까지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회사의 비전을 깊이 있게 전달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덱스와 함께 긍정적이 시너지를 선보일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이광희 SC제일은행장, ‘청소년 불법도박 근절’ 릴레이 캠페인 참여

이광희 SC제일은행장이 청소년 불법도박 근절을 위한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19일 SC제일은행에 따르면 이번 캠페인은 지난해 3월 서울경찰청 주관으로 시작됐다. '청소년을 노리는 불법 사이버 도박, 절대 이길수 없는 사기 범죄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청소년 도박 문제를 예방하고, 심각성과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되는 범국민적 캠페인이다. 이광희 은행장은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지명을 받아 캠페인에 참여했다. 다음 참여자로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을 추천했다. 이광희 SC제일은행장은 “청소년을 노리는 불법 사이버 도박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근절해야 할 사안이다"며 “SC제일은행은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건전한 금융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금융사기 예방대책과 같은 금융 본연의 역할과 함께 청소년 금융교육 등의 사회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캠페인과는 별도로 SC제일은행은 2015년부터 전국의 초∙중학교 청소년들과 맹학교의 시각장애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경제·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금융교육 전문기관과 함께 초·중학생이 알아야 할 경제·금융 오디오 콘텐츠 및 촉각교재, 점자처리가 된 금융교육 보드게임 등 청각과 촉각을 고루 활용한 교육 커리큘럼과 교구재를 직접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운영 첫 해부터 지금까지 시각장애 청소년 200여명을 포함해 4만700여명의 청소년들을 교육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5.18 관련 익산시청 해직 공무원 황세연 대표, 전북도에 행정심판 청구

익산=에너지경제신문 홍문수 기자 국가보안법 및 계엄법 위반 혐의로 익산시청 공무원직에서 해직된 황세연 도서출판 중원문화 대표가 제기한 공무원 복직 행정심판 청구가 받아들여 오는 28일 전북도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전북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며, 전북도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충분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고 오는 28일 행정심판이 열린다고 20일 밝혔다. 황 대표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에 가담 이유 등을 들어 재직 중이던 익산시청에서 해직된 이후 4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복직을 못 하고 있다. 황 대표는 1980년 8월 5일 의원면직 처리됐으나, 1999년 7월 31일 당시 행정자치부는 '사직서 제출 경위가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전북도청은 1999년 7월 28일 자로 복직 명령을 내렸고, 익산시청은 1999년 8월 24일 의원면직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동년 동일자로 1981년 6월 2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확정판결한 5.18 민주화운동 관련 실형 사유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1981년 6월 25일 당연퇴직 처리됐다. 황 대표는 무려 45년 동안 해직이 부당하다며 익산시청과 싸우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11일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전북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전북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충분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고 오는 28일 행정심판을 열기로 했다. 황 대표는 이번 행정심판이 기각될 경우, 당연면직 무효확인소송은 시효가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법원에 당연면직 무효확인소송 행정재판을 청구한다“고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황세연 대표는 이미 5.18 민주유공자로 보훈부에 등록됐으며, 6.10 항쟁민주화운동가로 행정안전부에 등록된 민주화운동가이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도 5.18 민주화운동과 6.10 항쟁민주화운동 중 구속된 사건에 대해 무죄 재심을 권고받고 현재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서 무죄 재심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수 기자 gkje725@ekn.kr

美 품목관세, 제약바이오 불확실성 재점화…의약품 관세 향방은

미국 행정부가 잇따라 반도체 '품목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며 지난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제약바이오업계 불확실성이 재점화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한미 양국간 체결한 관세협상을 토대로 업계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서는 대미투자·약가인하 압박이 한층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주 시러큐스 인근 마이크론 신규 공장 착공식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고 싶은 기업들은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 공장을 짓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을 대상으로 고율 반도체 품목관세 부과를 시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지난 14일 미국 수입 이후 타 국가로 재수출되는 일부 반도체를 대상으로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의 품목관세 포고령에 서명했다. 품목관세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등에 근거해 대미 수출국가와 기업을 대상으로 각 수출품목에 부과되는 관세로, 최근 반도체에 대한 품목관세가 가시화하면서 의약품 품목관세 역시 가까운 시일 내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국 제약산업 전문지 엔드포인츠 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글로벌 제약사와 체결한 합의문서에서 지난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진행 중(is conducting)'으로 명시됐던 문구가 '조사를 수행했다(has conducted)'로 변경됐다. 의약품을 대상으로 품목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절차가 마무리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품목관세가 제약바이오업계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까닭은 지난해 타결된 한미 양국간 관세협상에도 불구하고 미국측이 추가 협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근 대만과의 관세협상을 통해 반도체 품목에 대한 조건부 관세 면제 기준을 마련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과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한국에 부과하는 이른바 '최혜국 대우' 적용 여부를 두고 국가별 협상 방침을 밝혔다. 이를 두고 정부는 합의된 관세협상 팩트시트 내 최혜국 대우 원칙을 근거로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미국 측과 협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대미 투자 확대가 불가피해졌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와 마친가지로 한미 관세협상 결과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던 의약품 역시 추가 대미 투자 압박과 약가인하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브랜드의약품을 대상으로 100% 고율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이후, 이달까지 16개 글로벌 제약기업을 대상으로 현지 투자확대·약가인하를 조건으로 3년간 관세를 면제하는 합의문을 체결한 상태다. 우리업계의 최대 대미 수출품목인 '바이오시밀러'와 '위탁생산(CMO) 의약품'의 품목관세 부과 대상 포함 여부가 불명확하다는 점도 불확실성 확대 요인으로 지목된다.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관세 관련) 현안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응방법을 강구해나가고 있다"면서도 “세부 품목별 관세 적용 여부가 불분명해 우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내 대미 의약품 관세가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향후 부과될 의약품 품목관세도 15% 수준에서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와 CMO 의약품 등 단가경쟁이 치열한 품목에 대한 15% 관세는 무관세 기업과의 시장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우리 정부가 미국과 체결한 관세협상 팩트시트를 살펴보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관세를 부과하더라도 15%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품목관세가 15%를 초과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컨데)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단가경쟁이 매우 치열한 분야인데, 현 상황에선 품목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주요 오리지널 의약품들의 특허가 순차적으로 만료되는) 특허절벽에 직면한 상황에서 단가를 비롯한 시장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만큼 단 15% 수준의 관세도 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여헌우의 산업돋보기] 메모리 반도체 산업구조 변한다? 삼성·SK ‘투자시계’ 속도조절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초호황기'에 접어든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설 투자 관련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공급 확대 방법을 찾아야 할 시기지만 정치·경제적 변수가 워낙 많아 속도조절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건은 인공지능(AI) 시대 시장 특성이 얼마나 바뀔지 여부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산업 구조 자체가 기존 '사이클'에서 벗어나 '수주 중심'으로 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으로 수요가 계속 탄탄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다. 반대쪽에서는 제조 기업들이 생산 규모를 늘리면 결국 공급이 넘쳐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사이클 주기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초호황 기조가 지속되기는 힘들다는 '신중론'이다. 이들은 'AI 거품론' 등을 근거로 삼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일단 예정된 투자에 속도를 내며 업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속내가 복잡한데 국내외에서 '정치 리스크'까지 부각되고 있다. 국내 정치권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호남 이전론'이 나온다. 미국 행정부는 자국에 생산 시설을 지으라고 우리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기억장치다. D램과 낸드플래시(낸드) 두 종류로 나뉜다. D램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이 지금 당장 하고 있는 일을 처리하는 공간이다.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삭제된다는 특징이 있다. 용량 대비 가격이 낸드보다 높은 편이다. 낸드는 사진, 영상, 앱 등 데이터를 반영구적으로 저장하는 공간이다. 처리 속도는 D램과 비교해 느린 편이다. 최근 주목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은 일종의 '아파트형 D램'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D램을 높게 쌓아 데이터 처리 양을 크게 늘린 것이다. AI 시대 반도체들은 모두 '귀한몸'이 됐다. 초반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들어가는 HBM이 주목받았다. SK하이닉스가 기술 리더십을 가지고 삼성전자가 뒤를 추격하는 모양새였다. HBM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자 수익성도 올라갔다. 양사는 일반 D램 라인을 HBM에 우선 배치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자 일반 D램을 만드는 라인이 감소했다. 자연스럽게 공급이 줄고, 이로 인해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낸드의 역할도 재조명받았다. AI가 학습을 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읽고 써야 하는데 HBM이나 D램의 한계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낸드가 보완하기 시작한 것이다. 엔비디아가 올 하반기 양산하는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들어가는 SSD 용량은 1152테라바이트(TB)로 기존 제품인 '블랙웰'과 비교해 열 배 이상 많다고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범용 D램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5∼60% 가량 상승할 전망이다. 3개월여만에 가격이 1.5배 이상 뛴다는 뜻이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가격도 33∼38%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AI 추론 기반 인프라 개발은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조달을 촉진하고 있다"며 “D램 공급업체 재고 소진이 임박하고 출하량 증가가 웨이퍼 생산량 증가에만 의존하게 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투자 가속화에 따라 글로벌 서버 시장은 올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기업용 SSD의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며 “생산 능력 제한과 공급업체의 이윤 추구 및 출하량 조절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기업용 SSD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반가운 소식이다. D램 시장은 사실상 '삼파전' 형국이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D램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근소한 차이로 1·2위를 달리고 있다. 조사기관에 따라 수치가 다르지만 양사 모두 35% 안팎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국내 업체들이 70% 이상을 공급하는 가운데 미국 마이크론이 20% 초반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낸드 분야는 경쟁 상대가 많은 편이다. 삼성전자가 30% 수준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9%로 2위다. 키옥시아(약 16%), 샌디스크(약 13%), 마이크론(약 12%)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하위권 사업자인 샌디스크는 최근 고객사에 SSD 가격을 두 배 이상 올려 공급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들이 장기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선불을 받고 이마저 전액 현금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같은 호황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무작정 증설'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가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 성격을 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전후 업황 분위기만 살펴봐도 이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7~2018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했다. 스마트폰,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 등이 급증하며 D램과 낸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당시에는 D램 평균가격이 전년 대비 30~40% 가량 뛰었다. 이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증설에 나서자 이듬해부터는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제조사들이 재고 평가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2022년 전후 환경도 비슷했다.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원격·재택 근무가 늘자 노트북, 서버 등 판매가 덩달아 많아졌다. 이때도 D램과 낸드 가격이 올라가며 기업들 실적이 크게 좋아졌지만 과잉 공급으로 가격은 곧바로 급전직하했다. 지난 2023년에는 삼성전자가 감산 사실을 밝혀 시장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공급 과잉 우려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버텨왔지만 그해 4월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의미 있는 수준까지 생산량을 조정 중"이라고 언급했다. 1분기 영업이익(6402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95% 급감한 시점이었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감산을 인정한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이 회사는 앞서 공급 과잉 국면에서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 '치킨게임'으로 경쟁 상대들을 굴복시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2010년 전후로 독일 키몬다와 일본 엘피다 등을 무너뜨린 사례가 유명하다. 이런 상황에 등장한 개념이 메모리 반도체 '산업 구조 변화론'이다. 과거 공급과 수요의 법칙이 앞으로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온다. 수요 증가→공급 과잉→가격 하락→공급 감소→가격 상승의 '사이클' 자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AI 붐으로 생태계가 변했다는 것이다. 현재 빅테크 등은 AI 데이터센터 등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고, 메모리 반도체 역시 많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제조사가 만든 제품을 고객들이 사가던 과거 구도를 넘어 '선주문 후생산' 방식이 안착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생산량을 늘리더라도 과거와 같은 '반도체 겨울'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반대쪽에서는 'AI 거품' 주장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 AI 인프라 투자가 수익 검증보다 앞서 있다는 이유로 'AI 거품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 역시 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엔비디아는 돈을 벌고 있지만, 이 회사 GPU를 사는 고객들이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지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논리다. AI 열풍에 메모리 반도체가 초호황기에 접어든 것은 맞지만 사이클의 모양만 달라졌을 뿐 산업 특성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례 없는 호황에 수익성을 더 끌어올릴 방법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택 5공장 공사를 재개하고 증설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8년께는 이 곳에서 HBM 등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작년 말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투자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당초 SK하이닉스가 2028년까지 128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했는데 상황에 따라 용인에만 600조원 가량 돈이 들어갈 수 있다는 발언이었다. 양사 모두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한 전면적 증설보다는 AI용 메모리와 첨단 공정 중심의 선별적 투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HBM의 경우 미세 공정뿐 아니라 적층·패키징·후공정 기술이 결합된 복합 제품이라는 특징이 있다. 단기간에 생산 능력을 확 늘리기 어렵다는 의미다. 다만 양사 모두 수요가 늘었다고 무작정 생산 시설을 확충하기에는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산업 자체가 엄청난 투자를 기반으로 돌아간다는 특수성이 있다. 삼성전자를 보면 2022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23조8000억원 가량인데 시설투자로 48조원 가까이 썼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15조원 가량 적자를 내고도 48조원 이상 투자를 해야 했다. 여기에 연구개발(R&D) 비용도 별도로 들어가야 한다. 올해 100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린다 해도 무작정 투자에 나서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여기에 '정치 리스크'라는 변수까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용인에 만들려던 거대 반도체 단지를 새만금 등 전라권으로 옮기자는 주장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가 선을 긋고 있긴 하지만 지방 정치인 등을 중심으로 여론몰이를 지속하고 있어 기업들 입장에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6월 지방선거 전까지 해당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국 내 생산 시설이 없으면 반도체 등에 최고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만과 관세협상을 타결하며 '반도체 선물 보따리'를 받아들었다. 대만 TSMC 등이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역시 추가 투자 결정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뉴욕주 마이크론 신규 공장 착공식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고 싶은 모두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100% 관세를 내거나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과 무역 협상을 통해 반도체 관세에서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은 상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워낙 가변적이라 정부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시계' 속도는 오는 29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양사는 이날 오전 나란히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연다. 이들이 같은 날 실적 관련 설명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먼저 콘퍼런스콜 개최 계획을 공시했는데 SK하이닉스가 일정을 같은날로 잡은 것이다. SK하이닉스 측이 사업 현황과 전략을 먼저 노출하기 싫어 '기싸움'을 펼치는 형국이라고 업계는 해석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승계 시계 움직인 롯데관광개발…자금 조달이 변수

롯데관광개발의 승계 시계가 움직이고 있다. 김기병 회장이 차남 김남준 대표에게 롯데관광개발 주식 610만주(7.7%)를 증여한 가운데 롯데관광개발이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들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승계 작업을 위해서는 최소 1000억 원 대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인 작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김남준 롯데관광개발 대표의 지분은 710만 주로 8.9% 수준에 그친다. 다만 김남준 대표는 주식인도청구권이 있는 지분이 914만2682주(11.5%)에 달한다. 이를 합치면 1624만여주(20.4%)에 달한다. 약 914만주는 환매조건부 주식매매계약으로 묶여있다. 에쿼티스퍼스트 등과 맺은 계약에 따라 담보로 맡겨져 있다. 해당 주식을 담보로 빌린 금액은 약 1000억원에 달한다. 김기병 회장의 잔여 지분 15.1%도 받기 위해서는 증여세 재원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기병 회장이 1938년생으로 88세라는 점은 승계를 서두르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이 때문에 승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롯데관광개발이 약 18년 만에 배당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 2008년 이후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좌초되고 제주드림타워 개발 사업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관광 중단 등으로 회사가 어려웠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지난 2024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8년 만에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다만 당장 배당을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주드림타워 개발 등으로 진 빚이 상당히 남아있고, 누적 결손금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롯데관광개발의 결손금은 1조1102억 원에 달한다. 한편, 롯데관광개발은 김기병 회장 15.1%, 동화투자개발 14.4% 등으로 특수관계인 지분이 54.3%에 달한다. 롯데관광개발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제주도 입도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 제주도에 운영 중인 드림타워 카지노에 외국인 관광객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덕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6459억 원, 영업이익은 1437억 원으로 전망된다. 각각 전년대비 37%, 268.4%가 늘어난 수치다. 김남준 대표는 제주드림타워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롯데관광개발을 적자의 수렁에서 끌어냈다. 당시 김남준 대표는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사업본부 부사장을 맡으면서 대형사업의 키를 잡았다. 지난 2020년 12월 제주드림타워가 정식 개정했으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웠다. 이 때문에 롯데관광개발 오너일가는 보유중인 주식 90% 이상을 담보로 내놓는 등 버티기에 들어갔다. 지난 2024년부터 관광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정상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