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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첫 여성 사장 탄생…진은숙 ICT담당 승진

현대차자동그룹이 소프트웨어(SW)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그룹의 소프트웨어 경쟁력과 IT 역량 강화를 위해 SW·IT 부문의 대표이사·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현대차그룹은 SW 및 IT 혁신을 주도하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진은숙 ICT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인사로 현대차 첫 여성 사장이 탄생했다. 진은숙 사장은 2022년 ICT본부장으로 합류한 이후 글로벌 원 앱 통합, 차세대 ERP 시스템 구축 등 그룹의 IT 혁신 전략을 주도해 왔다. 특히 진은숙 사장은 NHN CTO 등 ICT 산업에서의 다양한 경력을 통해 클라우드·데이터·플랫폼 등 핵심 분야에서 전문성과 글로벌 감각을 갖췄으며 현대차그룹의 IT 생태계 혁신을 주도하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 문화 정착에도 앞장서 왔다. 향후 진은숙 사장은 그룹 IT 시스템과 인프라 전반의 개발·운영 역량을 고도화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미래 그룹 IT 전략 수립 및 실행에서도 중추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은숙 사장은 올해 3월 현대차 최초로 여성 사내이사이자 IT 전문가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번 인사로 현대차 첫 여성 사장에 오르게 됐다. 현대차그룹의 SW 전문기업 현대오토에버는 기술과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발자 출신인 류석문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 내정했다. 류석문 신임 대표는 2024년 현대오토에버에 합류한 이후 SW플랫폼사업부를 이끌며 IT 시스템 및 플랫폼 구축,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 등 핵심 프로젝트를 주도해 왔다. 류석문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발 문화 혁신 및 우수 개발자 양성에도 힘써 왔으며 앞으로 기술·품질 중심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그룹 차원의 소프트웨어 혁신 시너지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류석문 대표는 쏘카 CTO, 라이엇게임즈 기술이사 등 주요 경력을 거치며 IT·모빌리티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SW 및 IT 부문에서 기술과 개발 역량을 갖춘 리더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며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기술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그룹 차원의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신협, 온누리상품권 지류형 판매 1위…“전통시장·취약계층 접근성 확대”

신협중앙회(이하 신협)는 2025년 온누리상품권 사업 시행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온누리상품권(지류형) 취급 금융기관 15곳 가운데 판매금액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환경 속에서도 전통시장 이용자와 고령층·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현장에서 꾸준히 지원해 온 신협의 노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신협은 정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과 온누리상품권 디지털 전환 기조에 발맞춰 다양한 현장 중심 활동을 전개해 왔다. 2025년 설 명절을 앞두고 체크카드 온누리상품권 앱 등록 이벤트(1월 22일~2월 2일)를 자체 시행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온누리상품권 관련 각종 프로모션도 전국 조합 창구와 고객 접점에서 적극 안내하고 홍보했다. 특히 카드·모바일형 온누리상품권의 상시 할인율이 10%인 반면, 지류형 상품권의 할인율은 5%에 그치는 상황에서도 신협은 디지털 기기 활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및 정보 취약계층이 상품권 이용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전국 조합 창구를 중심으로 앱 사용법 안내와 맞춤형 설명을 병행해 왔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신협은 전통시장 소비 촉진과 지역 소상공인 매출 확대라는 정책 목표를 현장에서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김종수 신협중앙회 신용관리본부장은 “이번 성과는 '평생 어부바'라는 신협의 가치처럼 금융 환경 변화 속에서도 소상공인과 서민 곁을 지켜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전통시장 활성화와 취약계층을 아우르는 포용금융 실천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신용보증기금, ‘2025년 혁신리딩기업’ 선정…한도·보증료율 혜택

신용보증기금이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혁신 성장을 주도할 '혁신리딩기업' 5개사를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혁신리딩기업'은 성장성과 혁신성이 뛰어난 중소기업을 발굴해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신보의 대표 스케일업 프로그램이다. 이번 선정에서 신보는 영업점 추천과 홈페이지 공모를 통해 접수된 기업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기업 심사 경험이 풍부한 직원들로 구성된 현장평가단과 실무협의회에서 두 차례 예비심사를 진행한 뒤, 대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한 본심사를 통해 5개 기업이 최종 선정됐다. 선정된 기업은 △AX플랫폼 및 AI연계 기술 전문기업 '메타빌드(주)' △레이더 및 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 부품 제조기업 '(주)쓰리나인' △반도체 세정장비 정밀부품 제조기업 '(주)에이치에스하이테크' △자동차용 와이어링 하네스 전문 생산기업 '(주)우진큐피디' △뷰티·의료 부문 브랜딩·마케팅 전문기업 '(주)진이어스'가 선정됐다. '혁신리딩기업'에는 △최고보증한도 200억원 △5년간 최저 보증료율 0.5% 적용 △유동화회사보증 발행금리 우대 △IPO, M&A 등 맞춤형 컨설팅을 포함한 금융·비금융 융복합 지원이 제공된다. 신보 관계자는 “이번에 선정된 AI·반도체·자동차·마케팅 분야 혁신기업들이 신보의 지원을 통해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도약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혁신성장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해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우리경제의 활력을 높여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현대위아 임직원, 월급 1%씩 모아 복지시설에 ‘드림카’ 10대 전달

현대위아 임직원이 월급의 1%를 모아 복지시설에 차량 10대를 선물했다. 현대위아는 경상남도 창원특례시에 위치한 '진해장애인평생학교' 등 총 10곳의 복지기관에 '현대위아 드림카'를 기증했다고 24일 밝혔다. 현대위아는 임직원들이 참여한 '1% 기적'으로 모은 기금과 회사 출연금을 합해 약 5억원을 마련했다. '1% 기적'은 임직원들이 월급의 1%를 모아 지역 사회를 돕는 현대위아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현대위아는 2013년부터 전국 복지기관에 총 190대의 차량을 기부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이웃들에게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드린 것 같아 보람차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임원 선임 ▲목진호 B2B영업본부장 상무 ◇임원 전보 ▲선호규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 상무 ◇임원 승진 ▲정종국 리스크본부장 부사장 ▲이상윤 HR본부장 부사장 ▲지성원 재무부문장 부사장 ▲권달훈 자산운용본부장 상무 ▲이은주 계리본부장 상무 ▲김순재 상품본부장 상무 ▲선호규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 상무 ◇담당 선임 ▲강희구 정보보호담당(정보보안팀장 겸직) ◇직무대행 선임 ▲김해근 디지털IT본부장(디지털IT개발팀장 겸직) 직무대행 ▲홍우곤 고객지원본부장(계약관리팀장 겸직) 직무대행 ▲장충식 고객마케팅본부장 직무대행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호남선 가수원·논산구간 철도 신설…“논산훈련소까지 한 번에”

앞으로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하는 예비 장병들과 가족들이 KTX를 타고 훈련소 인근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된다. 호남선 고속화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훈련소 앞에 신규 철도역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일제강점기에 건설돼 선형이 구불구불한 호남선 가수원역~논산역 구간을 직선화하고, 강경선과 연계해 훈련소 앞 '신연무대역'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호남선 고속화(가수원~논산)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24일 확정 고시한다. 이번 사업은 총사업비 약 9200억원을 투입해 대전 가수원역부터 논산역까지 기존 굴곡진 노선을 정비하고, 노후 시설을 개량해 시속 250㎞로 주행할 수 있는 고속철도 선로로 개선하는 국책 사업이다. 전체 노선 가운데 18.1㎞는 새로 건설하고 11.7㎞는 기존 선로를 활용한다. 정거장은 총 6곳으로, 신연무대역 1곳이 신설되고 나머지 5곳은 기존 역을 활용한다. 사업은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2029년 착공해 2034년 완공·개통될 예정이다. 개통 이후에는 연간 수십만 명에 달하는 입소 장병과 가족, 면회객들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논산훈련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훈련소 주변에 집중되던 극심한 도로 정체도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KTX 운행 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해당 구간 고속화로 서대전~익산은 기존 약 58분에서 약 44분으로, 서대전~전주는 약 1시간 18분에서 약 1시간 4분으로 줄어든다. 서대전~광주송정은 약 1시간 36분에서 약 1시간 22분으로, 서대전~목포는 약 2시간 13분에서 약 1시간 59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1914년에 건설된 급곡선 구간과 평면 건널목을 함께 개량해 철도 안전성과 승차감도 개선될 전망이다. 윤진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호남선 고속화 사업을 통해 국민에게 보다 안전하고 빠른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대전을 비롯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올해 최우수 아파트 관리 ‘대전 아이파크시티 1단지’

올해 공동주택 최우수 관리단지로 '대전 아이파크시티 1단지 아파트'가 선정됐다.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관리 모범사례를 발굴·확산하기 위해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과 공동체 문화 활성화에 기여한 단지를 심사하는 '공동주택 우수관리단지'를 최종 선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제도는 2010년부터 매년 시행돼 올해로 16회를 맞았다. 최우수 관리단지로는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대전 아이파크시티 1단지 아파트'가 이름을 올렸다. 우수 관리단지에는 △'용산 센트럴파크 아파트' △'이편한세상 사하2차 아파트' △'병점역 동문 굿모닝힐 아파트' △'더힐 포레 4단지 아파트' △'밤섬 경남 아너스빌 아파트' 등 5개 단지가 선정됐다. 최우수 단지로 선정된 대전 아이파크시티 1단지는 입주민 참여형 프로그램 운영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양한 GX 프로그램과 무료 문화강좌를 개설하고, 입주민 홈페이지와 별도의 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주민 간 소통을 활성화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단지 내 공모전을 열고, 어린이 아나운서가 직접 안내 방송을 진행한 점이 주목받았다. 우수 단지로 선정된 병점역 동문 굿모닝힐 아파트는 입주민 자발 봉사단을 구성해 '전 세대 내 집 앞 눈 치우기' 활동과 인근 하천 정화 활동을 정기 실천했다. 더힐 포레 4단지 아파트는 '다산 정약용과 함께'라는 주제로 공예·서예 활동을 하는 여유당 클래스를 운영하고 독후감 대회를 개최했다. 또, 독거노인 안전점검과 음식 봉사, 헌옷 기부 등 나눔 활동도 실천했다. 이밖에 다른 우수 단지들은 조경 가꾸기를 통한 생활환경 개선, 교통안전시설 확충으로 보행 안전성 강화, 전기·수도 절약을 통한 관리비 절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모범적인 관리 사례를 선보였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한편, 심사는 전국 12개 시·도가 추천한 21개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심사에서는 일반관리, 시설 안전·유지관리, 공동체 활성화, 재활용·에너지 절약 등 4개 분야를 들여다봤다. 이를 위해 1차 서류 심사와 2차 현장 평가를 거쳐, 주택정책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동주택 우수관리단지 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쳤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가짜뉴스’ 징벌적 손배 현실화…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국회 통과

국회가 2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른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으로 불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했다. 야당의 극심한 반발과 필리버스터를 벌였지만 민주당 등 범여권이 무제한 토론을 강제 종료한 뒤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전날부터 이어진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24시간이 경과한 오후 12시 30분을 기해 무제한 토론을 종료하고 곧바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개정안은 이날 전체 재석의원 177인 중 찬성 170인, 반대 3인, 기권 4인으로 가결됐다. 이번 개정안은 불법 정보와 허위·조작 정보의 유통을 금지하고, 정보통신망을 통해 이를 유포한 행위에 대한 사후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특히 언론사나 유튜버 등이 부당한 이익을 목적으로 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산정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담았다. 또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언론사의 사설·칼럼·논평 등 주관적 의견 영역까지 반론보도 청구 대상에 포함한 점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은 정보통신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선거, 재난, 감염병, 금융시장 등에서 허위 정보가 실질적 피해를 야기해 왔다는 인식이 팽배해 허위·조작 정보의 사회적 피해 누적을 가장 큰 이유로 제시했다. 주요 공적 영역에서 허위 정보가 반복적으로 유통되며 실제 피해를 야기해 왔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확산돼 있다는 설명이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명예훼손을 넘어, 사회적 혼란과 경제적 손실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빈번해졌다는 것이다. 현행 법 체계로는 악의적 정보 유포 행위를 억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정보통신망법 개정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돼 왔다. 형사처벌이나 일반적인 민사 손해배상만으로는 고의적이고 반복적인 허위 정보 유포를 차단하기 어렵고, 실질적인 억지 효과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다. 특히 민주당은 개정안에 포함된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이 모든 정보 유통 행위를 포괄적으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부당한 이익을 목적으로 한 고의적 허위·조작 정보 유포'에 한정된 제도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 오보나 사실 확인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까지 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존 제도에서 상대적으로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유튜버나 1인 미디어까지 책임 범위에 포함한 점도 개정안의 설득력으로 거론된다. 언론과 비언론 간 규제 수준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정보 유통 주체 전반에 동일한 책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을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슈퍼 입틀막법'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국가가 정보의 허위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 자체가 검열 국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날부터 필리버스터에 돌입해 법안 저지에 나섰다. 첫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은 전날부터 이날 0시 5분께까지 총 11시간 45분여간 반대 토론을 펼쳤고, 뒤이어 찬성토론을 시작한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이날 오후까지 12시간이 넘도록 발언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전날에도 제1야당 대표의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속에서 '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안'(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처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잇따른 법안 강행 처리에 대해 다수당의 '일방 통과'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지난 21일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국회사무처 자료를 인용해 밝힌 바에 따르면, 22대 국회 들어 여당 주도의 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필리버스터는 총 2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1대 국회 전체 필리버스터 건수의 네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관광도시 경주의 민낯, “영유아 편의시설은 공백”

불국사·대릉원·황리단길… 주요 관광지서 기저귀 교환대 '실종' 겉치레 관광정책 속 생활형 인프라 뒷전… “가족 관광 도시 맞나"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국내 대표 관광도시 경주가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 관광객들에게는 여전히 '불편한 도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주요 관광지 상당수에서 기저귀 교환대를 찾아보기 어렵고, 일부 설치된 시설마저 노후·협소해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아이를 데리고 온 관광객들이 불편을 견디다 결국 관광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2살 아이를 안고 불국사를 찾은 최모(32)씨는 경내 인근 화장실 세 곳을 돌았지만 끝내 기저귀를 갈 공간을 찾지 못했다. 그는 “아이가 울기 시작하는 순간 가장 막막했다"며 “유모차는 허용하면서 기저귀를 갈 최소한의 공간조차 없는 관광지는 모순"이라고 말했다. 황리단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돌도 지나지 않은 아기를 데리고 여행을 왔다는 김모(29)씨는 “카페마다 화장실은 있었지만 기저귀 교환대는 한 곳도 없었다"며 “결국 길가 벤치에서 아이를 눕혀야 했다. 사진 찍을 곳은 많은데 아이를 위한 공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본지 취재 결과, 불국사·첨성대·대릉원·월정교·보문관광단지·황리단길 등 경주 주요 관광지 인근 공중화장실 상당수에는 기저귀 교환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일부 설치된 곳도 낡고 비좁아 보호자가 아이를 눕히기조차 어려운 실정이었다. 특히 연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릉원 외곽 공중화장실에는 표준형 교환대조차 없어 보호자들이 계단이나 벤치 위에서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위생 문제는 물론, 아이 안전까지 위협받는 구조다. 관광 정책의 방향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관광객은 “포토존 조성과 축제 홍보는 넘치는데 실제 관광객이 체감하는 기본 시설은 늘 뒷전"이라며 “경주가 가족 친화 관광지를 표방한다면 최소한의 생활형 인프라부터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문제가 단순한 편의시설 부족을 넘어 관광 행정의 인식 문제라고 지적한다. 경북개발연구원 A연구위원은 “관광 인프라의 기본은 화려한 콘텐츠가 아니라 이용자의 편의"라며 “공중화장실과 같은 생활형 시설이 도시 브랜드의 품격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유아 편의시설 부족은 도보 중심 관광 구조를 가진 경주에 치명적"이라며 “기저귀 교환대 설치 의무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주시는 문제를 인지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주시 관계자는 “기저귀 교환대 확충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시에서도 이를 엄중히 보고 있다"며 “연말까지 공중화장실 정비 기준을 재정비해 기저귀 교환대를 우선 설치 대상으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화재 보호구역과 민간 상권 중심 지역이라는 현실적 제약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불국사와 대릉원 등 문화재 구역은 설치 위치에 제한이 있고, 황리단길은 민간 상권 중심이라 시가 직접 설치하기 어렵다"며 “상인회와 관광협회 등과 협력해 민간 공간에서도 교환대 설치를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경주는 매년 축제 확대와 야간 경관 조성 등 관광 콘텐츠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아이의 기저귀 하나 안전하게 갈 수 없는 도시라면,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가족 관광객의 안전과 도시 품격을 스스로 낮추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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