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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에 수입물가 8개월째↑...인플레 압력 커지나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뛰면서 국내 수입 물가에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자 원자재와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수입 단가가 전반적으로 높아지며 국내 물가 흐름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올해 2월 수입물가지수(2020년=100·원화 기준 잠정치)는 145.39로 집계됐다. 전월(143.74)보다 1.1% 상승한 수준으로,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째 오름세가 이어졌다. 품목별로 보면 원재료 가운데 광산품 가격이 4.4% 오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중간재에서는 석탄·석유제품 가격이 4.8% 상승해 전체 수입 물가를 끌어올렸다. 세부 품목 기준으로는 원유 가격이 9.8% 뛰었고 제트유는 10.8%, 나프타는 4.7% 상승하는 등 에너지 관련 품목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은 2월 환율이 다소 안정된 흐름을 보였음에도 국제 유가 상승이 수입 가격을 밀어 올린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했고, 이 영향이 원화 기준 수입물가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1월 배럴당 61.97달러에서 2월 68.40달러로 약 10% 상승했다. 향후 수입물가에 대한 상방 압력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2월 말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가 크게 상승했고 환율도 함께 오름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유 가격은 3월 들어 13일까지 약 58% 급등했고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 역시 지난해 평균보다 1%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3월 수입물가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로 전이되는 속도는 품목별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제 유가 상승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류 제품 가격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소비자물가에 반영될 수 있다. 다만 정부가 시행 중인 최고가격제가 적용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 폭은 일정 부분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출 물가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2월 수출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48.98로, 1월(145.86)보다 2.1% 높아졌다. 이 역시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연속 상승이다. 농림수산품 가격이 4.8% 상승했고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가격도 5.4% 올라 수출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세부적으로는 냉동수산물 가격이 8.7% 올랐고 경유(8.0%), D램(6.4%), 휘발유(4.5%) 등도 비교적 큰 폭의 상승률을 보였다. 교역 조건을 보여주는 지표는 개선됐다. 수출상품 가격과 수입상품 가격의 비율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04.25로 1년 전보다 13.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출 가격이 10.3% 오른 반면 수입 가격은 2.4%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 지표는 우리나라가 일정량의 수출로 얼마나 많은 수입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5.41로 전년 대비 31.8%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가 16.6% 증가한 데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역시 개선되면서 교역을 통한 실질 구매력도 함께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슈&인사이트] 가계부채 부실과 소비 부진 초래하는 은행의 가산금리 인상

최근 국내 은행들은 가계대출 공급규제에 대응해 가산금리를 인상하며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는 가계의 이자 부담을 폭증시켜 은행 건전성과 경제 활력을 동시에 위협하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당국의 적극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2025년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4.35%로, 11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인상되었다. 올해 들어서도 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 1월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4.50%로 4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가 2.5%로 계속 동결되고 있음에도, 은행권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지속 인상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가계 금리를 인상하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이 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와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수도권 주담대 스트레스 가산금리가 1.2%에서 1.5%로 상향되며 대출 한도가 축소됐고, 6·27 부동산 대책으로 하반기 가계대출 목표치가 50% 줄었다. 이로 인해 가계대출 총량 감소가 불가피해지자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안으로 이자이익을 보전하고 있다. 대출금리 인상은 가계 이자 부담을 급증시켜 은행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된다. 스페인의 금융경제학자인 Belen Salas는 2023년 연구를 통해 대출금리 상승을 통한 금융비용 증가가 차주의 상환 부담을 높여 무수익여신비율(NPL)을 상승시킨다고 보고했다. 세계 111개국 1,600여개 은행을 대상으로 한 해당 연구는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 확대가 금융시스템의 신용위험 증가를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가산금리 인상은 가계의 소비 위축도 가져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연구보고서(2023)에 따르면 가계대출 금리 1%포인트 상승시 소비 0.49%의 감소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특히, 대출금리 상승 시 자영업자와 저연령층의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난다. 즉, 자영업자와 30대 이하 연령층의 가처분 소득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 내수부진 심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확인된다. 영국의 금융감독당국인 FCA는 금리 스트레스 테스트 제도(MCOB 11.6.18R : Mortgages and Home Finance: Conduct of Business Sourcebook, Chapter 11, Rule 6.18R)를 운영한다. 동 제도는 주택담보대출 시 은행으로 하여금 차주의 현재 소득으로 5년간 금리 3%포인트 상승 가정 시 상환 가능성을 검증하도록 한다. 이는 고금리 도래 시 연체 위험을 사전 차단하고, 은행의 임의적 가산금리 인상 여지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영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제도는 한국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처럼 대출 한도를 직접 제한하지 않고 차주의 상환 능력 중심으로 평가해 가산금리 경쟁을 억제한다. 국내에서 시행 중인 DSR은 현재+미래 스트레스 금리를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직접 제한해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려 수요를 자율 조절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영국은 고정 스트레스 기준(기준금리+3%포인트)으로 모든 은행이 동일 조건에서 상환 능력을 검증한다. 이로써 영국의 경우 국내 은행처럼 은행별 가산금리 차별화가 어려워 가산금리 경쟁을 유발하지 않는다. 국내 은행들은 DSR 규제에 맞서 대출 한도를 줄이는 명분으로 가산금리를 올린다는 점이 문제인데, 영국은 차주의 월 소득으로 특정 수준의 고금리도 버틸 수 있는가를 먼저 확인한다. 영국의 경우 대출 한도를 직접 제한하지 않아 영국의 은행은 차주가 고금리에도 상환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가산금리 경쟁으로 규제를 우회할 이유가 없다. 결국, 한국은 대출 총량 제한으로 은행이 가격(가산금리)을 올려 수요를 조절하지만, 영국은 차주의 체력 테스트를 토대로 가산금리 인상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영국 FCA 정책의 핵심 효과는 예측 가능한 스트레스 금리 기준으로 은행의 임의적 가산금리 인상 여지를 없애는 데 있다. 국내 은행의 가산금리 인상은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금리를 끌어올리며 은행의 건전성 악화와 소비 위축을 유발하고 있다. 영국 FCA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은행의 임의적 가산금리 경쟁을 원천 차단하는 등 한국의 총량규제 방식과 달리 차주의 상환능력을 평가한다. 결론적으로 금융당국은 획일적 총량규제를 완화하고, 영국식 차주별 금리 스트레스 테스트 제도 도입을 검토함으로써, 은행의 가산금리 인상을 억제해야 한다. ekn@ekn.co.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통학길에 차가 씽씽?”…반포 재건축에 50년 전통 산책로 ‘위기’

낮에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저녁에는 반려견의 발걸음이 머물던 반포 플라타너스길. 50년 세월을 품은 이 쉼터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재건축 교통난을 해소하겠다는 명분 아래 추진되는 일방통행 도로 계획 때문이다. '산책로를 지키려는 주민'과 '도로가 필요하다는 행정' 사이의 날 선 갈등이 숲길을 뒤덮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와 반포 힐스테이트 현장 일대는 평소의 정돈된 분위기와 달랐다. 단지 외곽 담장과 게시판, 주요 길목마다 '세화고 남단 산책로 도로화 반대', '세화여중·고 앞 도로 건설 결사반대', '파괴한 나무들 즉각 복구하고 50년 넘은 플라타너스길을 보존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공고문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주민들은 QR코드 서명운동 안내문과 함께 구청 항의 전화를 독려하는 안내문까지 내걸었다. 이 일대는 사실상 집단 반대운동의 현장으로 변해 있었다. 주민들이 문제 삼는 것은 반포3주구 재건축 단지와 래미안 퍼스티지 방향을 연결하는 약 300m 구간의 도로 계획이다. 세화고 남단 플라타너스길 일부를 활용해 일방통행 차량 도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주민들은 이 계획이 단순한 교통 보완책이 아니라 통학로 훼손과 생활환경 악화, 안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발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기자에게 양팔로 'X'자를 세 번이나 그려 보이며 “(도로 건설은) 절대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주민들은 지금 이 공사가 언제,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착공이 실제로 이뤄지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산책로의 플라타너스 나무가 사라진 모습을 보니 주민들 사이에서 공포감과 불안감이 크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통학로인데 어떤 계획이 진행되는지 제대로 설명도 없었다"며 “이대로라면 산책로가 사라지고 차도가 들어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미 변화의 흔적이 보였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일부 플라타너스가 잘려 나갔고, 비탈면을 따라 옹벽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공사 구간이 세화고 남측 플라타너스 산책로와 맞닿아 있어, 수목이 제거된 지점 역시 해당 공사 범위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이 현수막에 '파괴된 나무들 즉각 복구' '도둑공사'와 같은 강한 표현까지 동원한 것도 이런 절박감 때문으로 읽혔다. 서초구는 본지에 “반포종합운동장 진출입로 개선 공사 과정에서 차량 교행을 위한 도로 확장과 옹벽 설치가 진행되면서 산책로 내 수목 3그루를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구는 해당 조치가 토사 유실 방지와 지반 침하 예방을 위한 안전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쟁점은 세화고 학생들의 보행 안전이다. 플라타너스길은 등하교 시간 수백 명의 학생이 이용하는 핵심 보행 축이다. 여기에 차량 통행이 시작되면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이는 '혼용 구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교통 혼잡 역시 예고된 문제다. 주민들은 새 도로가 생길 경우 ▲반포3주구 입주 차량 ▲상가 이용 차량 ▲세화고 등하교 차량 ▲반포종합운동장 사거리 우회 차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래미안 퍼스티지에 거주하며 학창 시절 내내 자전거로 등하교를 하고 있다는 세화고 3학년 학생은 “이 길은 매일 친구들과 함께 오가는 통학로"라며 “차가 다니는 도로가 생기면 학생들에게 상당히 위험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세화여고 3학년 학생도 “체육 시간마다 플라타너스길을 지나 반포종합운동장으로 이동한다"며 “학생들이 수시로 오가는 길인데 이곳에 도로가 들어선다는 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래미안 퍼스티지 127동에 거주하는 한 입주민은 창밖으로 플라타너스길의 공사 상황을 매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플라타너스 산책길을 없애고 트리니원 전용 출입구를 만드는 것 아니냐"며 “특정 아파트 단지에 특혜를 주기 위해 학생과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을 없애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이번 도로 계획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부터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사업의 출발점이 수년 전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 내부에서 제기된 요구였다는 이야기가 퍼져 있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삼성물산이 '래미안 트리니원'으로 시공하는 프로젝트다. 래미안 트리니원은 오는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주민 설명에 따르면 2020년 5월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 게시판에 세화고 남단 일대 도로 개설을 검토해 달라는 의견이 올라왔고, 이후 구청과의 협의 과정에서 해당 구상이 행정 검토 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당시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기부채납을 하는 만큼 단지 접근성을 높일 연결 도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논의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이번 도로 계획이 단순한 교통 대책을 넘어 특정 단지의 동선 개선 요구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플라타너스길에서 만난 반포동 주민은 “수십년 공공산책 도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학생과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는 절차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주민들은 계획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상황을 알게 됐다"며 “행정 절차가 지나치게 불투명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반포3주구 조합 측은 해당 도로가 조합 요구로 새롭게 추진된 사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합 관계자는 “세화고 남측 도로는 이미 아파트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된 계획도로로, 조합이 새로 만들자고 제안한 사업이 아니다"라며 “조합 정비계획에 포함된 의무 사업도 아니지만 교통영향평가 과정에서 구청 인허가를 전제로 조합이 공사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협의가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초구는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당초 폭 8m 양방향 도로 계획을 수정하며 진화에 나섰다. 구 관계자는 “수목 보존과 산책로 유지라는 주민 요구를 반영해 일방통행으로 설계를 변경했다"며 “래미안 퍼스티지 솔마을 인근의 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회전교차로 설치를 포함한 절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햤다. 당초 2022년 교통영향평가에서는 폭 8m, 연장 약 300m의 양방향 도로가 반영됐으나, 주민들의 수목 보존과 산책로 유지 요구를 고려해 현재 폭 5m, 1개 차로의 일방통행 도로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구는 “일방통행으로 전환할 경우 보도가 확장되고 차량 상충 위험이 줄어 보행 안전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과속방지턱과 표지판 설치 등 교통안전 시설과 속도 저감 대책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최근 '세화고 남단 도로 일방통행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위한 교통영향평가 용역' 협력업체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새 도로를 완전히 신설하는 사업이라기보다 세화고 남단 기존 구간을 포함한 일대 교통체계를 어떻게 재편할지 검토하는 절차다. 재건축 이후 늘어날 차량을 감당하기 위해 인근 도로의 흐름을 다시 짜려는 것이다. 반포3주구 재건축 조합은 세화고 남단 도로 논란과 관련해 “해당 도로는 조합이 새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라 이미 도시계획에 반영된 계획도로"라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아파트지구단위계획에 포함된 도로로 조합 정비계획에 따른 의무 사업은 아니지만, 교통영향평가 과정에서 구청 인허가를 전제로 조합이 시행하는 방식으로 협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초 양방향 도로 계획이었지만 인근 주민 민원을 반영해 일방통행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진행하는 것"이라며 “조합은 공사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직접적인 수혜는 없는 상황이라 억울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절차는 일방통행 전환 시 교통 흐름과 문제점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부연했다. 서초구도 세화고 뒤 산책로 일대 도로 개설 계획과 관련해 해당 사업이 신반포로 일대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우회도로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구에 따르면 해당 노선은 신반포로에서 반포3주구와 세화고 사이를 통과해 교통량을 분산하기 위한 것으로, 서울시가 2002년 고시한 '반포아파트지구 개발기본계획'에 폭 20m 계획도로로 반영돼 있었다. 이후 반포1·2·4주구, 반포3주구, 래미안 원베일리 등 인근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교통 수요가 증가했지만 세화고 앞 구간은 학교 건물로 인해 차로 확장이 어려워 병목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고, 이에 대한 보완 대책으로 교통영향평가에 해당 도로 개설이 포함됐다. 반포 일대에서 재건축이 연달아 진행되면서 이에 따라 교통 혼잡도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결국 기존의 도로망을 개편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지자체 입장인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행사 관계자는 “서울은 노후 아파트가 많은 지역적 특성이 있기 때문에 재건축 수요가 앞으로도 계속 꾸준한 곳"이라며 “정비사업이 진행되면 기존의 전통적인 인프라 역시 개발이 필요한데, 이는 주민과 갈등을 불러올 요소가 크다. 관할 지자체가 사전에 주민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E칼럼] 에너지 위기에서 원전 가동률 높이기

미국의 이란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했다. 세계 원유 수송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기 때문에, 봉쇄가 단행되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물류비·물가·금융시장까지 연쇄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원유뿐이 아니다. 천연가스(LNG) 공급에 병목을 만들 우려도 있다. 특히 LNG는 파이프라인 우회가 거의 불가능해 선박 운항이 멈추면 공급이 즉각적으로 줄어든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고, 이들 원유가 대부분 호르무즈를 거쳐 들어오기 때문에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의 석유비축량은 약 200일 분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소비량을 감안하면 약 2개월 분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있다. LNG는 45일 그리고 석탄은 15일 분 정도이다. 반면 원자력발전을 위한 우라늄은 3년 분 정도가 비축되고 있다. 당장의 경제상황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정도에 따라서 민감하게 바뀔 것이다. 에너지 당국도 호르무즈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이에 대응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것은 대응이고 정책은 아니다. 에너지 정책에서는 이미 이런 상황이 고려되었어야 한다. 에너지정책을 수립하는 목적이 이러한 급변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0여년의 우리 에너지정책은 LNG를 지속적으로 늘렸다. 민간발전사 우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망의 안정화 등은 결국 LNG 발전량의 증가로 이어졌다. 온실가스 간접배출분을 포함하면 석탄발전과 LNG발전은 비슷한 수준임에도 석탄발전을 퇴출시키고 LNG발전을 늘린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였다. 탈원전 정부에서 원전과 석탄발전을 줄인 것도 재생에너지보다는 LNG 발전소 증가로 이어졌다. 천연가스 공급의 취약성 그리고 액화천연가스의 시장규모가 작기 때문에 가격의 폭등과 폭락이 빈번하다는 사실은 당연히 에너지 정책에 반영되었어야 할 것들이다. 지금 제시되고 있은 대응책은 석탄발전량과 원자력발전량을 늘리는 것이다. 석탄발전은 석탄발전량 80% 상한제를 해제하면 늘일 수 있다. 그런데 원자력발전량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법률과 규제가 허락하는 최대치로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원자력발전량을 더 늘리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원전가동률은 80% 수준이지만 더 오래된 원전을 운영하는 미국의 가동률은 90%가 넘는다. 원전 1호기당 불시정지횟수 등의 안전운전을 확인할 수 있는 간접적인 지표들은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더 안전하게 운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동률이 낮은 것은 규제의 문제이다. 규제의 문제는 규제기관만의 문제는 아니다. 규제는 사업자와 규제기관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규제기관이 강하면 규제의 수준은 높아진다. 더 안전해진다고 볼 수 있다. 사업자가 강하면 규제의 수준이 낮아 지지만 경제성은 더 좋아진다. 이 양자의 팽팽한 밀고 당김이 당사자에게는 피곤한 일이지만 국가적으로는 최적의 안전성과 최고의 경제성을 얻게 해주는 것이다. 사람은 통제 본능이 있다. 즉 감독자는 피감기관을 점점 더 감독하고 통제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그것은 자연스런 현상이지만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통제의 욕구가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 검토하여야 한다. 30년쯤 전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원자력발전사업자인 당시 한국전력이 구매하는 핵연료에 대해 검사하고 검사필증을 부여하였다. 문제가 있는 핵연료를 구매하면 운전상 문제가 발생하므로 이는 어련히 사업자인 한국전력이 인수검사의 차원에서 검사할 것이었다. 그러나 규제담당자는 한사코 해당 규제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이후 검사필증을 부여했던 핵연료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규제를 폐지했다. 규제를 신설하거나 폐지하는 과정이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해당 규제자의 밥줄 또는 다른 전문성의 부재에 의해서 결정될 필요는 없다. 원자력발전소 정기점검중 규제기관의 입회가 필요한 시점에서 규제자가 빨리 입회를 하거나 정기검사를 마치고 재가동 승인을 하는 행정적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으로 안전성을 훼손하지 않고 가동률을 높일 방안이 있을 것이다. 계속운전 심사 때문에 멈춰있는 원전이 있다면 심사를 가속할 방안도 찾아볼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규제는 그대로 두더라도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것 등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또 미국은 어떻게 하길래 가동률이 90%가 넘는지를 보고 우리가 그렇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국가적으로 원자력발전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면 원자력계는 이에 부응하여야 한다. 정범진

AI·메타버스부터 공동영농까지…경북도·경북교육청 미래산업·지역활력 정책 동시 추진

◇총상금 1억 원…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 공모전 개최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영상 콘텐츠 발굴에 나선다. 도는 3월 16일부터 6월 30일까지 '2026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 공모전' 작품 접수를 진행하며, 미래 콘텐츠 산업 기반을 넓히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총상금 1억 원 규모로, 대상 수상자에게는 2000만 원이 수여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시상 규모를 갖췄다. 공모 분야는 △AI 창작영상 △AI 게임영상 △AI 광고영상 △AI 숏폼 등 4개 부문이며, 개인 또는 팀 단위로 최대 2개 분야까지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올해 공모전은 지역과 콘텐츠 산업을 동시에 살리는 '상생형 공모전'으로 기획됐다. 구미·포항·경산 지역의 축제와 전통시장, 지역 기업의 제품과 문화자원을 AI 기술로 재해석한 광고영상 제작을 장려하고, 수상작을 실제 지역 홍보와 마케팅에 활용하는 환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전문 제작자뿐 아니라 일반 참가자도 도전할 수 있도록 AI 숏폼 부문을 신설했고, 참가 부문을 일반부·대학생부·청소년부로 나누어 경쟁 구조를 세분화했다. 시상식은 오는 9월 3일부터 4일간 구미코, 포항문화예술회관,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6 경북 국제 AI·메타버스 영상제' 기간 중 개최되며, 수상작은 현장에서 공개 상영된다. 양금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는 “이번 공모전이 창의 인재가 모이는 플랫폼이 되고, 경북이 AI·메타버스 콘텐츠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북도, 지역 자원으로 경제 살린다…로컬 콘텐츠 활성화 사업 공모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는 지역 고유 자원을 활용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생활권 단위 로컬 콘텐츠 활성화 사업' 참여 단체를 4월 5일까지 모집한다. 이 사업은 '경북 로컬 체인지업' 정책의 핵심 사업으로, 지역의 문화·산업·관광 자원을 콘텐츠화해 관계인구를 늘리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포항 구룡포 근대문화거리 활성화, 문경 농가 직거래 기반 구축, 의성 특산물 축제, 재해구호식품 개발, 영덕 국제 서핑대회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추진됐으며, 총매출 21억 원 이상과 지식재산권 20건 확보라는 성과를 거뒀다. 2026년 공모에서는 지역 특성을 기반으로 한 IP 개발, 체류형 프로그램, 관광·문화 콘텐츠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기업 또는 단체 2곳을 선정해 최대 7천만 원의 사업비와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한다. 도는 단순 행사 지원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구조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콘텐츠 개발과 상권 활성화, 관계인구 유입이 연결되는 선순환 모델 구축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상수 경북도 지방시대정책국장은 “지역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며, 로컬 콘텐츠가 지역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 공동영농 확산…농가에 실제 배당 돌아가는 농업 대전환 성과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추진 중인 '농업 대전환' 정책의 핵심 모델인 공동영농이 농가 소득 증가로 이어지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도에 따르면 공동영농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농가에 배당한 법인은 올해 2월 기준 10개소로 늘었으며, 불과 1년 사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경북형 공동영농은 개별 농가가 소규모로 농사를 짓던 방식에서 벗어나 농지를 규모화하고 법인이 경영을 맡아 생산과 판매를 통합 관리하는 구조다. 농가는 법인의 주주로 참여해 배당을 받는다. 이모작 작부체계 도입과 기계화 확대를 통해 농지 이용률이 높아졌고, 벼 단작 중심 농업 대비 소득이 3~4배까지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의성 단북지구 화성영농조합은 고구마와 조사료 이모작으로 연간 약 3억 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농가 배당도 기존 계획보다 두 배 높은 수준으로 지급했다. 청송 주왕산지구는 사과 공동영농을 통해 평면형 사과원을 확대하고 단일 브랜드 출하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봉화 재산지구는 수박과 토마토 시설재배 이모작으로 생산비 절감과 소득 증가를 동시에 달성했다. 경북도는 앞으로 공동영농 배당 법인을 지속 확대해 농가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는 구조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박찬국 농축산유통국장은 “농업 대전환의 목표는 농업인이 도시 근로자 수준의 소득을 얻도록 하는 것"이라며 “공동영농이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모델이 되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 취약지역 영유아 미래교육 확대…AI·VR 체험 지원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교육청은 취약지역 영유아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미래에서 온(溫) 취약지역 영유아 희망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이 사업은 농어촌 지역 영유아가 디지털·AI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찾아가는 체험형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주요 사업은 △찾아가는 경제교육 '도토리 저축 교실' △VR·AR 팝업 놀이터 △AI·로봇 놀이 페스티벌 △유아용 경제교육 워크북 개발 등이다. 전문 강사가 직접 기관을 방문해 체험 중심 교육을 진행하며, 프로그램 비용은 교육청이 지원해 모든 기관이 동일한 교육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체험 활동에 그치지 않고 교육자료 개발과 보급까지 연계해 지속 가능한 교육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임종식 교육감은 “지역과 기관 차이에 관계없이 모든 아이가 미래 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 초·중·고 디지털 교육 강화…AI 융합 인정도서 보급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교육청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AI·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감 인정도서 3종을 개발해 학교에 보급했다고 17일 밝혔다. 보급된 교재는 초등 5·6학년용 '신나는 디지털 세상'과 고등학교용 '인공지능 융합 프로젝트'로, 디지털 기초 활용부터 AI·데이터 과학·피지컬 컴퓨팅까지 단계별 학습이 가능하도록 구성됐다. 교육청은 앞서 초등 저학년과 중학교용 디지털 교재도 개발한 바 있으며, 이번 추가 보급으로 초·중·고를 잇는 디지털 교육 체계를 완성했다. 임종식 교육감은 “미래 사회를 이끌 학생들이 체계적인 AI·디지털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자료 개발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도교육청, 소규모학교 혁신 논의…현장 의견 반영한 정책 추진 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교육청은 17일 학령인구 감소로 증가하고 있는 소규모학교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부와 함께 현장 의견 수렴에 나섰다. 상주교육지원청과 모서초·중학교를 방문해 학부모와 교직원 간담회를 열고 교육환경 개선과 학교 운영 방안에 대해 의견을 들었다. 교육청은 통폐합 중심 정책이 아닌 교육력 강화 중심의 혁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며, 지역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종식 교육감은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해 소규모학교에서도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동인천길병원, 양한방 협진 호스피스 병동 개소

가천대 부속 동인천길병원·길한방병원(의료원장 김양우)이 양·한방 협력진료가 가능한 호스피스 병동을 열었다. 현재 남녀 각 10병상씩 20병상을 4인실과 3인실로 운영 중이다. 17일 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6개월 동안 병원 전체의 병동과 시설 전반에 대한 환경 개선을 마무리했다. 진료실뿐 아니라 대기 공간, 검사실, 입원실, 건물 외관 등이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김양우 의료원장은 “가천대 길병원을 상징하는 '바람개비' 디자인을 활용해, 설립자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가천대 총장)이 강조한 환자중심의 병원 설립 이념이 시설에 녹아들 수 있도록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쏟았다"고 말했다. 호스피스 병동은 생애 말기를 보내고 있는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육체적·정서적 고통을 덜 수 있는 전인치료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참여하는 양한방 다학제팀 기반의 치료를 통해 심리, 영양, 영적 돌봄은 물론, 한약과 침 치료의 임상 근거를 활용한 다양한 한방 치료를 병행한다. 지역 내 인구 감소, 노령화, 노후화 등의 영향으로 주변의 많은 의료기관들이 문을 닫고 떠났지만 동인천길병원은 1958년 이후 같은 자리를 지키며 주민들의 평생 가족 병원으로 생애 전주기를 돌보고 있다. 김 의료원장은 “동인천길병원은 이길여 회장께서 환자에 대한 사랑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설립해 성장시킨 재단의 뿌리이자, 현재까지도 지역 주민을 위한 통합 의료를 제공하는 병원"이라며 “적극적인 시설 투자와 양한방 협진 호스피스 병동 개소를 통해 환자들에게 꼭 필요로 하는 전인 치료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분당서울대병원 박계현 교수, 성인 심장수술 개인 5000례 달성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박계현 교수가 2005년 12월 부임한 이후 연간 200여 건의 수술을 집도하며 성인 심장수술 개인 통산 5000례를 달성했다고 병원이 17일 밝혔다. 수술은 대동맥수술(누적 2500건 이상)이 가장 많았으며, 관상동맥우회술, 심장판막수술 등도 다수로 집계됐다. 약 1000건의 수술이 야간 혹은 공휴일에 시행된 응급수술이다. 심장에서 복부를 관통해 몸 전체로 혈액을 공급하는 대동맥이 늘어나거나 대동맥 내벽이 찢어지는 경우 주로 가슴을 열고 손상된 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교체하는 응급수술(대동맥치환술)을 실시한다. 박 교수팀은 평균 10시간에 달하는 대동맥수술 시간을 4∼6시간으로 단축시킨 것은 물론, 수술 후 사망률 역시 세계 최저 수준인 5% 이내로 유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심장 수술의 '작은 거인'으로 유명한 박 교수는 “개인 통산 수술 5000례 달성은 또 다른 출발점"이라며 “환자들이 더욱 안전하고 정교한 심장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적 성취를 넘어 의료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미래 인력을 기르고, 논문 등 학문적 업적을 남기는 데에도 힘쓰겠다"고 전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서울성모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의 ‘기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23주 조기 분만으로 출생체중 500g의 초극소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여아)가 6개월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 후 첫 외래진료를 위해 17일 병원을 찾았다. 똘망똘망 건강하게 커가고 있는 아기를 보며 담당 의료진은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태아가 산모의 자궁 안에서 성장하는 정상 임신 기간은 약 40주로, 임신 주수가 짧을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낮아진다. 특히 24주 미만에 출생한 아이의 경우 생존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서울성모병원에서 따르면, 이 아기는 출생 당시 모든 것이 너무 매우 작아 의료진은 극도로 주의하며 치료를 진행했다. 예정일보다 약 4개월(17주) 일찍 태어나 폐포가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상태여서 자발호흡이 어려웠다. 바로 신생아중환자실(NICU)로 옮겨져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으며 여러 고비를 넘겼다.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이 호전된 이후에도 태변 배출에 문제가 생겨 장폐색이 발생, 후 12일째 개복수술이 불가피했다. 또한 미숙아망막병증 치료를 받았으며, 장루 복원술 등을 포함해 총 4차례 전신마취 수술을 받았다. 이 모든 치료 과정은 소아외과, 소아안과, 소아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의 긴밀한 다학제 협진으로 진행됐다. 아기는 장장 171일간의 집중 치료를 통해 심각한 신경학적 합병증 없이 3월 8일 3.85kg의 몸무게로 퇴원했다. 산모 주치의 산부인과 고현선 교수는 “초극소 미숙아의 경우 분만 전부터 신생아집중치료팀과 함께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권역 모자의료센터에서는 산과, 신생아과, 소아외과 등 여러 진료과가 긴밀하게 협력하여 고위험 상황에서도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기의 주치의 소아청소년과(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 김세연 교수는 “초극소 미숙아의 치료는 모든 장기의 기능이 미숙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므로, 호흡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손상되기 쉬운 장기들의 변화를 지속적이고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처치를 시행하여 장기적인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며 “이번 치료는 24시간 공백 없는 팀 기반 진료체계를 유지하며 헌신한 서울성모병원 신생아집중치료팀(윤영아·김세연·김현호·오문연·신정민·김민수 교수)의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한 아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세심하게 돌본 간호팀과 다학제 협진에 함께한 여러 진료과 의료진에게도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아기 엄마는 인큐베이터에 있는 너무 작은 아기를 보며 눈물만 흘리다 '엄마로서 내가 해 줄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며, 매일 유축한 모유를 신생아 중환자실 면회시간에 맞춰 가져가 '주하에게 조금이라도 힘이되면 좋겠다'며 하루하루를 버텼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기가 스스로 먹기 시작하고 체중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아이가 정말 잘 버텨주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이후 신생아중환자실의 시간은 하루하루가 정말 기적처럼 느껴졌다고 전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미국 사업 기대 미달’...농심 ‘수익성 압박’에 증권가 시각도 급변

국내 대표 라면 기업인 농심이 주가와 증권가 기대치가 동시에 낮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면서 시장의 시각도 빠르게 보수적으로 변했다. 단기 실적 모멘텀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장 동력으로 내세워 온 미국 사업의 수익성 기대가 예상보다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농심 주가는 최근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일 기준 농심의 종가는 36만3000원이다. 이는 지난달 23일 기록한 고점(45만9500원) 대비 약 20% 넘게 떨어진 수준이다. 최근 농심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잇따라 하향 조정됐다. 특히 지난 12일 하루에만 주요 증권사 4곳이 동시에 목표주가를 낮췄다. 현대차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58만원에서 54만원으로 하향했다. 이어 한화투자증권과 DS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도 목표주가를 잇따라 낮췄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국내 대다수 증권사의 목표가가 상향 조정된 것과 대비된다. 최근 증권사들이 제시한 농심 목표주가는 대체로 53만~57만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이는 여전히 현재 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다만 과거보다 기대치가 확연히 낮아졌다는 점에서 시장 분위기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크게 지적되는 부분은 미국 사업 성장세다. 농심은 최근 몇 년간 북미 시장을 핵심 성장 축으로 내세우며 글로벌 확장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실제 실적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농심의 미국 사업 성장률이 기대보다 낮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매출은 가격 인상 효과에도 불구하고 환율 영향을 제외하면 사실상 미미한 성장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경쟁 강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마케팅과 프로모션 비용이 확대되면서 수익성도 압박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농심은 주요 국가에서 마케팅 집행을 늘리고 판매 촉진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단기적으로 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 협업 제품 판매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 판매 효과는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요인이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 하향으로 이어졌다. 농심이 추진하는 글로벌 확장 전략 역시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최근 농심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해 마케팅과 판촉 활동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매출 확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까지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농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조4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은 나타나지 않았고, 영업이익 역시 감소했다. 향후 실적은 점진적인 개선이 예상되지만 성장 속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는 농심의 장기 성장 스토리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유럽 시장 매출 확대와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가 향후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추정치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60만원에서 8% 하향한다"며 “목표배수는 장기적으로 우상향이 기대되는 해외 비중과 실적 턴어라운드 기조를 감안해 음식료 평균대비 프리미엄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매출 1조 앞둔 동국제약, ‘토탈 헬스케어’ 체질전환 가속도

동국제약이 지난해 헬스케어 사업부와 전문의약품(ETC) 사업부의 성장세를 필두로 연매출 1조원 목표에 바짝 다가섰다. 더마 코스매틱 브랜드 '센텔리안24' 등 화장품 사업과 약물전달기술(DDS) 기반 ETC 사업의 고성장 기조가 맞물리며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본격화한 모양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92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8122억원 대비 14.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966억원으로 같은 기간 20.2% 성장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외형과 내실의 고른 성장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2023년 10% 아래로 떨어졌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0.4%로 전년 대비 0.5%포인트(p) 증가해 10% 선을 회복했다. 매출원가율이 45.9%로 같은 기간 1%p 증가한 가운데, 판관비 비율이 1.8%p 감소(45.3%→43.5%)하며 수익성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동국제약의 지난해 각 사업별 실적에선 헬스케어와 ETC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센텔리안24 등 화장품과 건기식 매출을 포함한 동국제약 헬스케어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3164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신장했다. 지난해 출범 10주년을 맞은 센텔리안24가 핵심 제품 마데카크림의 누적판매량 8700만개를 돌파하는 등 20%대 연평균 성장률로 고성장 기조를 유지하며 실적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지난해 동국제약 화장품 매출을 헬스케어 매출(3164억원)의 약 60% 비중에 달하는 2000억원대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화장품 기반 성장세에 힘입어 헬스케어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34.1%로 전년 대비 0.4%p 확대됐다. 정홍식 LS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동국제약은 해외 판매망 구축으로 화장품 수출액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에도 화장품 사업은 더마 코스메틱 시장과 연동돼 안정적인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TC 사업부도 자체 DDS 플랫폼 기반 제품을 토대로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동국제약 실적을 견인한 모양새다. 지난해 동국제약 ETC 사업부 매출은 전년 대비 13.4% 오른 228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 비중 역시 전년 수준인 24.6%를 유지했다. 동국제약은 마이크로스피어(미립구)·리포좀 등 DDS 플랫폼을 토대로 퍼스트 제네릭(복제약)과 개량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체내 약물 방출 속도를 늦추는 마이크로스피어 플랫폼은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항암제 등 다수 개량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활용되는 등 동국제약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일반의약품(OTC) 사업부의 경우 지난해 1707억원 매출로 전년 대비 5.8% 성장했으나, 헬스케어·ETC 사업부의 약진 속 매출 비중은 18.4%로 같은 기간 1.5%p 줄었다. 사업구조상 헬스케어 사업부 매출 비중이 지속 증가하면서 전통제약사에서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동국제약도 오랜 기간 시장에서 인정받은 OTC 제품군 파워브랜드를 생활용품 영역으로 확장하는 '카테고리 킬러' 육성 전략을 통해 헬스케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사 치주질환 보조 치료제 '인사돌'을 활용한 잇몸건강 전문 브랜드 '덴트릭스' 등이 대표 사례다. 아울러, 신성장축으로 부상한 건기식의 경우엔 자사 브랜드 '마이핏'을 통해 프리미엄·맞춤형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편, 개별인정형 건기식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도 가속해 △관절건강(DKB-131) △근력개선(DKB-138) △다리 불편감 완화(DKB-144) △체지방 개선(DKB-155F) △잇몸건강(DKB-151) 등 5개 제품을 오는 2029년까지 순차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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