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항복·트럼프 타코’…조정장 앞둔 글로벌 증시, 바닥 신호탄? [머니+]](http://www.ekn.kr/mnt/thum/202603/rcv.YNA.20260318.PAF20260318291401009_T1.jpg)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한 달째에 접어들었지만 글로벌 증시는 반등 없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자들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사상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할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가 짓눌리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시가 과매도 구간에 근접했다는 분석과 함께 바닥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1% 오른 4만5216.14에 마감했다. 다만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0.39% 밀린 6343.72,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지수는 0.73% 하락한 2만794.64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으로 S&P500지수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1월 27일·6978.6) 대비 9.09%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장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월간 기준으로는 7.78% 하락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2022년 이후 약 4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13% 넘게 하락하며 이미 조정장에 진입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새로운 정권과 종전 협의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합의가 불발될 경우 이란의 핵심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하면서 확전 우려를 키웠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끝내기 위해 미국은 새롭고 더 합리적인 정권과 진지하게 논의 중"이라며 “큰 진전이 이뤄졌지만 어떤 이유로든 곧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아마 이르게 될 것이지만,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이 '상업용으로 개방'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들의 모든 발전소, 유정, 그리고 하르그섬(아마도 모든 담수화 시설도)을 폭파하고 완전히 초토화하는 방식으로 이란에서의 체류를 끝낼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공격하겠다면서 시한을 지난 27일로 설정했다가 이를 다음달 6일로 미뤘다.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경제채메 CNBC는 5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12.78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이달에만 55%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상승률은 1988년 선물계약 도입 후 사상 최대 상승폭이다. 종전 기록은 1차 걸프전 당시인 1990년 9월(46%)이었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이날 배럴당 102.88달러에 마감, 2022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 정파 후티가 공식 참전하자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세계 물류의 동맥인 홍해 항로마저 봉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월가 대표적 강세론자로 꼽힌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네니 회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증시 하락과 경기침체 위험이 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과도한 매도세가 누적되면서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공매도를 중심으로 6주 연속 글로벌 주식 보유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세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골드만삭스는 또 미국 주식에 대한 헤지펀드들의 익스포져와 관련해 “일부 항복의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는 헤지펀드들이 시장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시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스템 투자자들의 매도 여력이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추세 추종형(CTA)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간 약 19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주식을 매도했고, 약 500억달러 규모의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 컬렌 모건 골드만삭스 부사장은 “시스템 투자자들의 매도 여력이 점차 소진되고 있다"며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CTA는 향후 한 달간 순매수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간 증시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스닥100 지수와 S&P500 지수 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격차는 1.7까지 좁혀졌다. 이는 미국 빅테크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크게 축소됐음을 의미한다. 과거 이 같은 수준까지 격차가 줄어들었던 시기 이후 1년 동안 나스닥100 지수가 S&P500 지수를 크게 웃돈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 전쟁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저점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월가에서는 이러한 과매도 신호를 매수 기회로 해석하려고 움직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전략가는 S&P500 지수의 선행 PER가 15% 이상 하락해 중동 전쟁에 따른 리스크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며 “증시 하락세가 종료 단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계속되더라도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끝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 3대 지수 선물은 반등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31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49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1.08%, S&P 500 선물은 1.06%, 나스닥100 선물은 1.05% 상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조기에 마무리하려는 의지를 재차 드러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꽁무니를 뺀다)' 트레이드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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