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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중앙의료원, ‘의료 마이데이터 개인정보관리 전문기관’ 지정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민창기 교수)은 26일 “보건복지부로부터 '보건의료 분야 개인정보관리 전문기관(특수전문기관)'으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은 보건의료 데이터와 의료 마이데이터를 안전하고 책임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전문 역량을 국가로부터 공식 인정받았다는데 큰 의미를 지닌다. 개인정보관리 전문기관 지정심사 제도가 시행된 이후 보건의료 분야에서 처음으로 이루어진 사례다. 의료 마이데이터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이 자신의 의료·건강 정보를 직접 열람하고, 필요할 경우 다른 기관으로 전송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예를 들어 여러 병원에 흩어져 있던 진료 기록과 검사 결과를 하나로 모아,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나 질병 예방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기관이 바로 개인정보관리 전문기관이다. 이 기관은 중계전문기관을 통해 전달받은 의료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가공·분석해 맞춤형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로 제공한다. 의료정보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해당 기관은 기술 수준, 개인정보 보호 체계, 법·제도 준수 여부, 재정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이번 심사에서 보건의료 정보의 특수성을 반영한 개인정보 보호 관리 체계, 데이터 접근을 엄격히 제한하는 기술적·관리적 보호 조치, 대규모 의료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온 풍부한 경험과 전문 인력, 의료·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령을 충실히 준수한 운영 역량 등을 두루 인정받았다. 이번 지정을 통해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정보주체(환자)의 동의에 따라 의료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정교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미 개발·운영 중인 마이데이터 기반 건강관리 서비스 'MyWell+'를 중심으로, 만성질환 예방 및 관련 건강지표 제공 등 실질적인 의료 현장 활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보융합진흥원장 김대진 교수는 “이번 특수전문기관 지정은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이 확대되는 시대에, 가톨릭중앙의료원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한 기관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개인정보 보호와 정보주체의 권리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의료 현장에서 실제 도움이 되는 마이데이터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신경섬유종 1형에 약물 ‘아탈루렌’ 치료 가능성 확인

신경섬유종 1형(NF1·Neurofibromatosis Type 1)은 유전자 변이로 인해 신경계와 뼈, 피부에 발육 이상을 초래하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악화돼 환자들은 지속적인 삶의 질 저하를 겪는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일부 신경섬유종 1형에서 약물 아탈루렌의 치료 가능성을 새롭게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 의학유전학센터 이범희 교수·김소영 연구원은 넌센스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섬유종 1형 환자를 대상으로 피부 세포에 아탈루렌을 약물처리해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종양 억제 단백질의 기능이 일정 부분 회복되면서 종양 생성을 유도하는 신호 경로가 차단되고 결과적으로 종양 발생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휴먼스케이프(대표 장민후)로부터 희귀질환 플랫폼 '레어노트'의 데이터와 분석 인프라, 연구비를 지원받아 수행됐다. 넌센스 돌연변이를 보유한 신경섬유종 1형 환자에게서 아탈루렌의 치료 효과를 처음으로 규명한 이번 연구는 향후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고 서울아산병원은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의료 커뮤니케이션'(MedComm, 피인용지수 10.7) 최신호에 게재됐다. 신경섬유종 1형 환자의 약 30%는 넌센스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다. 넌센스 돌연변이는 DNA 유전자 코드 안에서 단백질이 완전히 만들어지기 전에 갑자기 종료 신호가 생기는 변이다. 즉 넌센스 돌연변이가 있는 신경섬유종 1형은 NF1 유전자에 조기 종료 신호가 생겨 뉴로파이브로민(neurofibromin) 단백질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 변이다. 뉴로파이브로민의 기능이 상실되면 세포 성장과 분열을 유도하는 신호 경로(RAS-MEK-ERK)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결과적으로 다양한 장기에서 종양이 발생한다. 아탈루렌은 원래 근이영양증과 같은 넌센스 돌연변이 질환에서 단백질 합성을 회복시키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넌센스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섬유종 1형에서 아탈루렌의 치료 효과는 직접적으로 입증된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넌센스 돌연변이를 가진 한국인 신경섬유종 1형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섬유아세포(피부, 근막 힘줄 등 결합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를 확보해 아탈루렌(Ataluren) 처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세포 중 약 24%에서 비정상적으로 과활성화된 신호(RAS 및 ERK)가 줄어드는 효과가 관찰됐다. 즉 일부 세포에서 뉴로파이브로민 단백질의 기능이 일정 부분 회복된 것이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전사체 분석으로 아탈루렌 반응 세포와 비반응 세포를 비교했다. 그 결과 아탈루렌이 효과가 있을 때는 환자 혈액에서 AMPD3와 TGFBR3 단백질이 줄어든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즉 두 단백질이 아탈루렌의 약효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AMPD3는 신경섬유종 1형의 새로운 치료 표적이 될 가능성도 추가로 입증됐다. AMPD3를 억제했더니 환자의 슈반 세포(신경섬유종의 주요 구성 세포)에서 세포가 자라는 ERK 신호가 줄어들면서 세포 증식이 억제되고 세포 사멸이 증가했다. 이는 AMPD3가 신경섬유종 1형 관련 종양 세포만 억제하는 유망한 치료 타깃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범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일부 신경섬유종 1형 환자에서 아탈루렌의 치료 가능성을 처음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 연구 결과가 앞으로 넌센스 돌연변이를 가진 신경섬유종 1형 환자에게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윤수현의 해외 Top Picks] 고점 부담 속 매수 우위는 지속…지수·AI 중심에 대응 전략 병행

미국 증시가 반도체·AI 중심으로 다시 강세 흐름을 보이면서 서학개미 자금도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이번 주에는 레버리지 반도체 ETF로 자금이 집중되며, AI·빅테크 전반에 대한 기대 속에서도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베팅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다만 미 국채와 금, 변동성 상품 등 방어 자산 매수도 동시애나타나며 상승 기대와 조정 대비가 이뤄졌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13~19일(12월 셋째 주)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AI 레버리지 상품과 지수 ETF를 중심으로 순매수에 나섰다. 순매수 1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 ETF(SOXL)로, 10억461만달러(1조4907억원)가 유입됐다. 2위 종목과의 격차가 10배에 달할 만큼 자금 쏠림이 뚜렷해, 이번 주 서학개미 자금 흐름은 사실상 SOXL에 집중된 모습이었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단기 수익을 노린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가 크게 늘었다는 해석이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브로드컴이 1억2492만달러(약 1854억원)로 2위, 엔비디아가 1억1907만달러(약 1767억원)로 3위를 기록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반도체 실적 가시성에 대한 신뢰가 다시 부각된 모습이다. 지수 ETF에 대한 매수도 이어졌다. 뱅가드 S&P500 ETF는 1억420만달러(1546억원),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는 8191만달러(1215억원),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는 5353만달러(794억원)가 각각 순매수됐다. 개별 종목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증시 전반의 상승 흐름을 추종하려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AI 대형주에 대한 레버리지 투자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엔비디아 2배 레버리지 ETF에는 6258만달러(928억원), 브로드컴 2배 레버리지 ETF에는 1272만달러(188억원), 오라클 2배 레버리지 ETF에는 2550만달러(378억원)가 순매수되며 AI 실적 모멘텀에 대한 기대가 단기 고수익 상품으로까지 확산됐다.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속에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3338만달러(약 495억원)가 순매수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메모리 가격 반등과 AI 서버 수요 확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오라클은 3031만달러(449억원), 넷플릭스는 2593만달러(384억원)가 각각 순매수됐다. 차세대 기술 테마로는 양자컴퓨팅 관련 종목에 대한 매수도 이어졌다. 리게티컴퓨팅은 1764만달러, 디웨이브퀀텀은 958만달러가 순매수되며 기술 상용화 기대가 반영됐다. 우주·원전 테마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기대가 반영된 뉴스케일파워는 2318만달러(344억원), 핵연료 기업 카메코는 896만달러(133억원)가 각각 순매수됐다.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 기대 속에 전력·에너지 인프라 종목으로도 자금이 유입됐다. 아이리스에너지는 3067만달러(455억원), 넥스트디케이드는 958만달러(142억원), 블룸에너지는 1274만달러(189억원)가 각각 순매수되며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망 전반으로 관심이 확산되는 흐름을 보였다. 한편 방어 성향의 자금 흐름도 동시에 확인됐다. 미 국채 0~3개월 ETF에는 2377만달러(352억원), 실버 ETF에는 1763만달러(261억원), 골드 ETF에는 941만달러(139억원)가 순매수됐다. VIX 2배 롱 ETF에도 2685만달러(398억원)가 유입되며 단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하는 대응 전략이 병행됐다. 전체적으로는 지난주와 유사한 흐름 속에서, 이번 주에는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선호가 한층 강화된 점이 눈에 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AI 중심의 상승 기대가 유지되는 가운데 레버리지 상품과 방어 자산을 동시에 활용하는 전략적 포지셔닝이 이번 주 서학개미 자금 흐름의 특징이라고 분석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AI와 반도체에 대한 중기적 기대는 유지되지만 단기 변동성도 커진 상황"이라며 “상승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을 열어두되,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레버리지와 방어 자산을 함께 담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통매각 감감무소식…홈플러스, 슈퍼 사업부 ‘쪼개기 매각’ 선회

통매각 의지를 다졌던 홈플러스가 또 다시 '쪼개기 매각'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핵심 사업부인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를 분리 매각하고, 수익이 부진한 일부 마트 점포를 정리해 자금난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다. 9개월째 이어진 회생절차에도 좀처럼 인수의향자가 나타나지 않던 가운데, 전략 수정으로 매각 작업도 새 국면을 맞이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홈플러스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리스크를 놓고 노동조합·채권단 등 이해관계자를 설득할 수 있을 지가 변수로 남는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오는 29일 슈퍼마켓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법원 인가 후 인수합병(M&A) 추진 등을 골자로 한 회생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다. 해당 회생계획안에는 일부 점포 폐점 등 구조조정안과 영업 비용으로 활용할 긴급 운영 자금 3000억원 지원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측은 “향후 채권자·노동조합 등 여러 관계인과의 지속적인 협의 과정을 통해 최종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전략 수정에 나선 이유로 업계는 통매각에 따른 회생 가능성이 좌초돼 자구책을 모색한 것이라 풀이한다. 현금 경색이 심화된 가운데 슈퍼마켓 사업부를 우선 매각해 자금 여력을 창출하고, 전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측면에서 '생존형 매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홈플러스는 다섯 차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늘려가며 인가 전 인수합병(M&A)를 추진해 왔다. 다만, 지난달 마감한 본입찰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사실상 무산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4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만큼 실적이 악화된 데다, 2조원대의 금융 부채마저 안고 있다. 납품 대금과 전기료 등 공과금, 직원 월급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직고용 인력 2만 명을 비롯해 협력업체·입점업체까지 총 10만 명에 이르는 직원 고용 승계 고민까지 안고 있어 원매자 입장에선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자금 여력이 한계에 다다른 상황에서 지지부진한 M&A만 바라볼 수 없는 노릇이다. 청산 가능성마저 대두되면서 홈플러스는 재차 슈퍼마켓 사업부 분리 매각에 손을 댄 분위기다. 지난해 6월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약 8000억원에 해당 사업부 분리 매각을 추진했지만 점포 축소·인력 감축 등을 우려한 노조 반발에 무산됐다. 그럼에도 다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 대상으로 찍은 이유는 사업성에 따른 현금화 가능성이 농후해서다. 홈플러스의 슈퍼마켓 사업부는 전국에 297개의 점포를 보유 중이다. 특히, 수도권 위주로 점포가 집중 분포돼 있고, 자체 냉장 물류센터도 갖고 있다. 따라서 인수 시 물류 거점으로 활용도가 높고 퀵커머스 경험을 쌓기 용이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일각에서는 사업성 있는 사업부를 분리 매각해 오히려 기업가치가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이해관계자들의 동의를 받아낼 수 있을지가 문제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채권 비율 47%)를 비롯해 채권단이 계획안에 동의하면 홈플러스는 약 3년의 회생 기간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동의를 얻지 못하면 청산 수순을 밟는 것이 불가피하다. 노조 입장도 관건이다. 앞서 전적으로 직원 고용 승계를 피력해 온 홈플러스 노조 측은 청산 위기가 고조되자 최근 구조조정을 일부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번에 홈플러스가 제출할 회생계획안 내용과 관련해 “MBK의 먹튀 계획과 다를 바가 없다"고 보다 실효성 있는 자구책을 주문했다. 민주노총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를 포함한 홈플러스 사태 해결 공동대책위원회 측은 지난 26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회생계획은 MBK 주도의 계획이 아닌 실질적인 회생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계획이 제출돼야 한다"면서 “이미 여러 해결방안들이 제시돼 있는 만큼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며 보다 적극적인 정부 개입도 촉구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생존 기로에 선 홈플러스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시해 왔다. 유암코(연합자산관리회사)·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공공 주도의 회생안'뿐 아니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이유로 '쿠팡 인수론'까지 나왔지만 실현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궁지 몰린 김범석 출석할까…쿠팡 ‘연석 청문회’ 30~31일 열린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을 둘러싼 책임을 따지기 위해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연석 청문회가 개최된다. 미국 주식시장 주가 하락과 사용자 감소, 산재 증거 은폐의혹 등으로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는 창업주 김범석 쿠Inc 대표가 참석해 진솔한 사과와 적절한 대책을 내놔 국민적 분노를 삭힐 것인지 아니면 또 다시 불출석해 '끓는 물에 기름을 부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쿠팡 연석 청문회는 오는 30~31일 이틀간 오전 10시부터 진행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정무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 등 6개 상임위가 참여한다. 상임위별로 소관 현안에 따른 역할 분담도 이뤄질 전망이다. 정무위원회는 개인정보 유출과 불공정 거래 문제를, 국토교통위원회는 택배사업자 서비스와 관련한 등록 취소 가능성 등을 집중 점검한다. 국토위 소관 현안과 관련해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행규칙에 의하면 매년 등록 요건 신고가 필요한데 요건 미충족 시 보완을 요구하고 도저히 안 되면 취소도 가능하다"며 “연석 청문회를 통해 생활물류법에 따른 세부 내용들을 엄격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교통일위원회는 쿠팡의 미국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집중 검토한다. 이번 연석 청문회의 주관 상임위는 과방위로,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청문위원장을 맡는다. 최 위원장은 “지난 현안질의와 청문회에도 주요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주요 증인이 불출석해 책임 있는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연석 청문회 실시 배경을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가 가능한 국정조사를 검토했지만, 준비 기간이 길다는 점 등을 고려해 연석 청문회를 우선 진행하기로 했다. 국회법 63조는 소관 위원회가 다른 위원회와 협의해 '연석회의'를 열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연석 청문회의 최대 관심사는 쿠팡 창업자인 김 의장의 출석 여부다. 이번 청문회에는 지난 17일 과방위 차원에서 열린 청문회에 불출석했던 김범석 쿠팡 Inc 대표와 박대준·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다시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 의장은 당시 “글로벌 기업의 CEO로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들이 있다"는 이유로 불출석했다가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다. 정부와 국회가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특별세무조사 카드까지 꺼내든 상황에서, 김 의장이 영업 전반에 대한 고강도 제재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재차 불출석할지 주목된다. 청문회 참고인으로는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등 모두 16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제1야당 국민의힘은 연석 청문회 불참을 검토 중이다. 실효성 없는 청문회 대신 국정조사를 통해 보다 책임 있는 정부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연석 청문회 주관 상임위가 과방위로 정해진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쿠팡 사태의 주무 정부기관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인 만큼, 이들을 관할하는 정무위가 주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과방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최민희 의원,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의원이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지난번 쿠팡 청문회가 김범석 의장 등의 불출석으로 큰 성과 없이 끝나 고발 조치와 함께 국정조사로 들어가기로 한 상황"이라며 “국정조사 특위부터 신속히 구성하는 것이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과방위 여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오만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김범석 회장에게 대국민 사과뿐 아니라 책임 있는 후속 배상 얘기를 듣기 위해선 올해가 가기 전에 연석 청문회가 필요하다는 것은 여야 공히 다 인정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2대 국회 법안 ‘발의는 넘쳤고 결과는 부실’

22대 국회에서 총 1만5000건이 넘는 법률안이 제출됐지만, 그중 상당수는 논의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국회에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 21대 국회보다 동일기간 발의 건수는 10%(1405건) 이상 늘었지만, 처리율은 여전히 20% 수준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사회적 필요성과 정책적 공감대를 갖췄음에도 끝내 결론을 보지 못한 '아깝다 법안'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처리의안 통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22대 국회에 접수된 법률안은 총 1만5561건으로, 이 가운데 처리된 법률안은 3544건, 미처리(계류) 법률안은 1만2017건으로 집계됐다. 비율로 환산하면 처리율은 약 22.8%, 미처리율은 약 77.2%다. 법률안 10건 중 7건 이상이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미처리 법안 상당수는 향후 대안반영폐기 또는 임기만료폐기로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법안 유형별로 보면 22대 국회의 입법 활동은 의원발의가 사실상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의원발의 법률안의 경우 총 1만4701건(처리 3111건, 미처리 1만1590건), 정부제출 법률안은 총 446건(처리 160건, 미처리 286건)이 발의됐다. 의원발의 법률안이 전체의 97% 이상을 차지하는 동시에 미처리 법안의 대부분 역시 의원발의다. 발의는 활발했지만, 개별 법안이 상임위·소위원회·본회의를 거쳐 입법으로 완결되는 비율은 낮았다는 평가다. 22대 국회에서 가장 많이 제안된 법률안은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총 615건이 발의됐다. 이어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 230건,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220건,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 197건,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 160건이 각각 발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2대 국회의 입법 특징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세제·국회 운영·선거제도·재정 등 정치·제도·재정의 핵심 영역에서 유사·중복 법안이 반복적으로 발의됐다는 점이다. 특히 조세특례제한법과 지방세특례제한법은 매 회기마다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다수의 개별 개정안이 동시에 제출되면서 소위원회 단계에서 통합·조정되지 못한 채 계류로 누적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요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쌓이는 이유는 다양하다. 무엇보다 유사 법안 난립이 가장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조세·재정·선거·국회 운영 관련 법안처럼 정치적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에서는 다수 의원이 비슷한 취지의 법안을 발의하면서 개별 법안이 경쟁 구도에 놓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논의가 분산되고, 상당수는 처리되지 못한 채 남는다는 지적이다. 상임위 소위원회 병목 현상도 법안 정체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법안 심사의 실질적 관문인 소위원회 단계에서 논의 일정이 잡히지 않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법안이 장기간 계류되는 경우가 반복되는 현상을 보인다. 정치 일정과 정쟁의 영향도 작용한다. 선거제도나 국회 운영 관련 법안은 여야 간 이해가 엇갈리면서 조정이 지연되고, 결국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 위험에 놓이게 된다는 지적이다. 22대 국회에서 입법이 늦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기는 법안들도 다수다. 국회 한 관계자는 “22대 국회 법안 통계는 국회가 발의 단계의 양적 확대를 처리 단계까지 감당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미처리 법안이 전체의 78%를 차지하는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아깝게 폐기되거나 철회되는 법안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대한민국 불평등, 소득은 개선·자산은 심화됐다

2025년 대한민국, 소득 불평등은 완만하게 완화되는 흐름을 보이는 반면 자산 불평등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건강·주거 영역에서도 계층·세대·지역에 따른 격차가 구조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지난 24일 발표한 '한국사회 불평등의 현주소–2025 대한민국 불평등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회 불평등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는 국회도서관, 국회예산정책처,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입법조사처 등 국회 소속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해 작성됐다. 불평등 지수의 체계적 정리부터 조세·주거·자산·교육·건강 영역별 현황 분석, 다차원 불평등 지수 개발, 입법 정책 과제 도출까지 포괄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그동안 개별 영역별로 분절돼 있던 불평등 논의를 하나의 구조로 묶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고서가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한국 사회 불평등의 중심축이 소득에서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장기적으로 감소 추이를 보이며 소득 분배는 일정 부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자산 지니계수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소득 불평등보다 더 높은 수준을 지속적으로 기록했다. 국민 대다수(76.7%)가 자산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자산 불평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수준은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18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가격 급등은 자산 불평등을 구조적으로 심화시킨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소득이 자산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약화된 반면, 이미 보유한 자산의 가격 상승과 상속·증여를 통한 이전이 자산 격차를 확대하는 핵심 경로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자산 불평등은 단순한 경제적 격차를 넘어 세대 이동성, 주거 안정성, 노후 안전망 전반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불평등 인식 조사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빈부격차, 경제적 불평등을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있었고, 우리나라도 경제 소득 불평등에 대해 81.5%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외국은 불평등의 원인으로 '부유층의 과도한 정치적 영향력'을 꼽은 반면, 한국은 '노동시장의 임금격차', '재벌 전문직 중심의 사회구조', '자산 불평등, 자산에 대한 부의 세습' 등을 불평등의 핵심 원인으로 꼽고 있어 한국 사회의 불평등이 다양하고 복잡한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보고서는 소득·자산·교육·건강을 종합한 다차원 불평등 지수(H-MDI)를 새롭게 개발해 한국 사회의 불평등 변화를 계량적으로 제시했다. 한국복지패널 자료를 활용한 분석 결과, H-MDI는 2011년 0.179에서 2023년 0.190으로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소득·교육·건강 영역의 불평등은 완만하게 감소한 반면, 자산 불평등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2011년에는 소득 요인이 다차원 불평등을 주도했다면, 2023년에는 자산이 소득과 유사한 수준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불평등 심화의 주된 원인으로 전환됐다. 이는 소득 중심의 불평등 완화 정책만으로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점을 수치로 확인한 결과다. ◇교육·건강·주거 격차 커져…가정 배경이 교육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 교육 영역에서는 취학 기회와 제도적 접근성 측면에서 형식적 평등은 상당 수준 확보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정 배경이 교육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유의미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진학 선택, 재수·반수 등 재도전 기회는 상대적으로 가정 배경이 양호한 집단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장기적으로 계층 재생산 구조를 고착화할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진단이다. 건강 불평등 역시 구조적 성격이 뚜렷하다.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기대수명, 자기평가 건강, 삶의 질 지표가 일관되게 낮게 나타났다. 미충족 의료 경험은 저소득층·고령층·농어촌 거주자에서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주거, 노동, 교육, 지역 인프라 등 사회적 건강결정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거 불평등은 세대별로 다르다. 청년층은 월세와 비아파트 거주 비중이 높아 주거 불안정성이 구조화돼 있고, 중년층은 주택 보유 여부에 따라 내부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이한 점은 고령층은 자가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주거환경에 노출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주거 불평등이 단순한 주거 문제를 넘어 자산 형성과 건강, 돌봄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평등 인식과 체감과는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비교에서 한국이 불평등 관련 지수 일부에서 상위권 평가를 받으면서도, 국민이 체감하는 불평등 인식은 매우 높다는 점이다. 불평등 조정 인간개발지수(IHDI), 지속가능개발지수(SDG Index) 등에서는 비교적 양호한 평가를 받았지만, 세계행복지수나 성격차지수에서는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국내 인식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 이상이 경제·소득 불평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으며, 특히 자산 불평등에 대한 인식 수준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했다. 보고서는 불평등 완화를 위한 조세정책의 방향으로 단순한 세율 인상 논의에서 벗어나 과세 구조 전반의 재설계가 필하다고 제시했다. 노동소득 과세에서는 세율 인상보다는 세입 기반 확대를 통한 소득세 기능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고, 자본소득 과세에서는 과세 공백과 차등 구조를 해소하는 방향의 보완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재산 과세의 경우 거래세 중심 구조가 부동산 자본이득을 적절히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를 지적하며, 상속·증여를 포함한 재산세 구조 전반의 재설계를 과제로 제시했다. 소비세 역시 고령화 시대의 재원 확보라는 현실을 고려하되, 역진성 완화를 위한 면세 범위 조정과 재정지출과의 정책 조합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한국 사회는 이미 '소득 이후의 불평등' 단계에 진입했으며, 자산과 삶의 조건을 포괄하는 다차원적 접근 없이는 불평등 완화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행정데이터 접근성 개선, 데이터 표준화, 범부처 통합 활용 체계 구축 등 증거기반 입법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불평등 완화를 위한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소득 중심 정책의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자산·주거·건강·교육이 얽힌 구조적 불평등을 해체하는 중장기 입법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보고서 발표회에서 축사에 나선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는 객관적 분석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입법과 정책을 통해 불평등이 개인의 삶과 사회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보다 공정하고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 역할을 해나가겠다"며 “이번 보고서가 대한민국 불평등의 현주소를 이해하고, 향후 입법과 정책 논의에 유용한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45조’ 역대 최대 SOC·공공주택 예산, 건설경기 온기 확산되나?

정부가 내년 45조원 가량의 사회간접자본(SOC)·공공주택 예산을 집행한다. 역대 최대 규모로 침체된 건설경기에 온기가 확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공사비 급등과 민간 건설시장 부진 등 구조적 제약이 여전해 실질적인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내년도 예산은 62조8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올해 본예산(58조2000억원)보다 4조8000억원(8.0%)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 가운데 건설경기와 직접 연관된 SOC 예산은 21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조6000억원(8.2%) 늘었다. 철도·도로 등 핵심 인프라 사업에 대한 재정 투입도 확대된다. 공공주택 공급 역시 확대된다. 내년 공적주택 공급 물량은 19만4000가구로, 관련 예산 22조8000억원이 반영됐다. 지방을 중심으로 누적되고 있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5000가구를 매입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매입 규모는 약 4950억원이다. 건설경기 부진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762가구로 전월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 중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7248가구로 집계됐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의 84% 이상이 지방에 집중돼 있다. 건설업계의 경영 여건 악화는 폐업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사 수는 총 610건으로, 이는 2005년 수치를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매일 1.6건 이상 폐업이 발생한 셈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기록한 576건이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종합건설사 폐업 수는 300여건 전후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528건으로 전년(316건) 대비 67.1% 증가했다. 지역도 서울, 경기, 부산, 제주 등 다양했으며, 폐업 사유는 '사업 포기'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SOC 예산 확대와 공공주택 공급 증가는 단기적으로 공공공사 물량을 늘려 유동성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공사비 급등과 건설안전 규제 강화, 건설투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민간 부문의 위축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어 정책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전반에서는 단기적인 재정 투입과 함께 적정 공사비 반영, 민간 건설시장 회복을 위한 여건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건설경기 전반의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SOC와 공공주택 예산 확대는 건설경기 하방을 막는 데는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공사비 부담과 민간 분양시장 위축이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에 체감할 만큼의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패트롤] 광명시-김포시-부천시-시흥시-안양시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광명시는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2025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2등급을 획득했다. 이는 작년 3등급에서 한 단계 상승한 성과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매년 전국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청렴 체감도, 청렴 노력도, 부패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등급을 산정한다. 반부패 정책 실효성을 점검하고, 공직사회 전반의 청렴 인식과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제도다. 광명시는 청렴한 공직문화 조성을 핵심 과제로 삼고, 조직 전반에 청렴 가치를 뿌리내리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지속 추진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요 시책으로는 간부공무원 청렴도 평가를 비롯해 △직원 대상 갑질 실태 설문조사 △'청렴한마디' 공모 △청렴 골든벨 운영 등 구성원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예방 중심 청렴 정책이 있다. 이런 노력이 공직사회의 청렴 인식을 높이고, 종합청렴도 등급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26일 “청렴은 광명시 공직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최우선 가치"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해 시민에게 신뢰받는 청렴한 지방정부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김포=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김포시가 국토교통부 주관 '2025년 지속가능 교통도시 평가'에서 우수상에 선정, 시민 중심 교통정책 추진 성과를 인정받았다. 지속가능 교통도시 평가는 '지속가능 교통물류 발전법'에 따라 인구 10만 이상 7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인구 수와 도시 특성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평가위원단이 4개 부문 총 26개 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한다. 김포시는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환경 조성을 목표로 한 해 동안 시민 체감형 교통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공영주차장 확충을 통해 도심 주차난을 완화하고 도심 교통혼잡 완화를 위한 단속 기반 확충 및 개인형 이동수단(PM) 이용 증가에 대응해 안전관리 강화와 이용 질서 정착을 병행 추진했다. 또한 친환경 교통체계 전환을 위해 전기자동차 및 전기이륜차 등 저탄소 교통수단 보급을 지원하고,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을 통해 이동 편의성과 교통체계 효율성을 높였다. 이런 정책 추진을 통해 대중교통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함께 도모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김포시는 앞으로도 시민 일상과 밀접한 교통정책을 지속 발굴-추진해 환경과 안전을 함께 고려한 지속가능한 교통도시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부천=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부천시는 시민이 직접 참여한 'MEGA(매가) 공간' 매력도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번 공모는 공간에 대한 시민 체감도와 이용 경험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공간 운영과 정책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실시됐다. 매가(MEGA) 공간은 부천시 정책제안 온라인 플랫폼 '부천, 제안핸썹!'을 통해 공모한 시민 제안 의제로, '부천을 더 크게! 더 매력 있게!'라는 슬로건 아래 시민이 직접 공공 공간의 매력을 평가하는 참여형 프로젝트다. 공모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3일까지 14일간 진행됐으며, 1900여명 시민이 참여해 △부천아트센터 △송내국민체육센터 △루미나래(도화몽) △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 △별빛마루도서관 등 5개 공간에 대한 평가와 의견을 제시했다. 평가 결과 5개 공간의 평균 매력도는 5점 만점에 4.3점으로, 전반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시민은 매가공간을 문화, 여가, 체험, 휴식 기능이 고루 갖춰진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공연, 프로그램, 시설, 체험, 홍보 등과 관련된 키워드가 다수 언급되며, 공간의 콘텐츠 구성과 운영 방식에 관한 관심도 높았다. 시민 제안은 각 공간 특성과 이용 경험을 반영해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부천아트센터는 뮤지컬, 드라마 OST 등 대중적인 공연 장르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컸으며, 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는 계절별 테마 전시와 체험형 프로그램 운영 등 콘텐츠 다양화를 바라는 의견이 많았다. 별빛마루도서관은 교육-문화 프로그램 확대와 함께 야외 독서공간 조성에 대한 의견이 많았으며, 루미나래 도화몽은 포토존과 체험 공간 조성, 홍보 강화 등을 통한 지역 명소화 기대가 담겼다. 송내국민체육센터는 세대별 특화 프로그램 확충과 이용시간 연장 등 운영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부천시는 이번 시민 평가와 의견 수렴 결과를 관련 부서와 공유하고, 공간별 특성을 반영한 운영 보완과 프로그램 개선 등 시민 체감 중심 정책에 단계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우 기획조정실장은 26일 “이번 시민 평가는 부천의 주요 공간이 시민 일상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확인하는 계기였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직접 제안한 의견을 바탕으로 더 매력적인 도시 공간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시흥=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시흥시가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2025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2년 연속 2등급을 받으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매년 행정기관과 공직 관계단체 등 721개 기관을 대상으로 반부패 시책 추진 수준을 평가하는 청렴노력도와 민원인과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인식 조사 결과인 청렴체감도를 종합적으로 측정해 1등급부터 5등급까지 구분해 평가 결과를 낸다. 이번 평가에서 시흥시는 종합청렴도 2등급을 달성했다. 특히 경기권에서 유일하게 '청렴노력도 1등급'을 받아 청렴 정책 추진 성과를 인정받았다. 특히 시흥시는 작년부터 기관의 부패 취약 분야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찾아가는 청렴 컨설팅을 비롯해 청렴 영상 제작, 전 직원 참여하는 청렴-혁신 페스타 개최 등 다양한 맞춤 시책을 추진하며 조직 전반에 청렴문화를 정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번 결과를 토대로 시흥시는 '시민이 신뢰하는 행정, 청렴도시 시흥' 구현을 목표로 종합청렴도 1등급 달성을 위해 반부패-청렴 정책을 더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안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안양시는 안양천생태이야기관에서 운영 중인 체험형 환경교육 프로그램 '안양천 보물찾기'가 환경부가 주관하는 우수 환경교육 프로그램으로 지정됐다고 26일 밝혔다. 환경부 인증 우수 환경교육 프로그램 지정제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의 친환경성, 우수성, 안전성 등을 종합 심사해 우수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제도다. 이번 지정은 안양시가 추진해온 하천 중심 환경교육과 현장형 생태교육의 운영 성과가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양천 보물찾기'는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을 대상으로 안양천을 직접 탐방하며 주변 생태환경을 관찰하고 학습하는 참여형 환경교육 프로그램이다. 계절별로 봄꽃 보물찾기를 비롯해 △나무 보물찾기 △곤충 보물찾기 △씨앗과 열매 보물찾기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돼 있다. 특히 놀이와 체험 활동을 통해 하천 생태계 구조와 생물다양성, 환경보호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단순 관찰 중심 교육을 넘어 하천 생태계의 순환 구조, 탄소중립과 환경보전 실천까지 연계한 교육 내용으로 구성돼, 어린이에게 환경문제를 실생활과 연관 지어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안양시는 내년에도 4~5월, 9~10월에 계절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이번 우수 환경교육 프로그램 지정은 안양천을 적극 활용한 현장 중심 환경교육 우수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안양시는 앞으로도 어린이와 시민을 대상으로 하천 생태계와 공존하는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현대쏠라텍, 현장에서 키운 재생에너지 기업…‘일자리 우수기업’으로 결실

“설비보다 사람이 먼저였습니다. 기술은 따라올 수 있지만, 현장을 함께 버텨온 사람은 쉽게 대체할 수 없으니까요." 전남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재생에너지 전문기업 ㈜현대쏠라텍이 '2025년 전라남도 일자리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외형 성장보다 '사람이 남는 기업'을 목표로 삼아온 경영 기조가 현장에서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현대쏠라텍은 지난 24일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일자리·경제 한마당 행사에서 일자리 우수기업 인증서를 수상했다.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회사 안팎에서는 “이 회사다운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현대쏠라텍은 재생에너지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부터 현장 중심 사업에 뛰어들어 온 기업이다.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과 운영 과정에서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지역 인재 채용과 숙련 인력 육성을 병행해 왔다. 박수련 대표는 “초기에는 인력 확보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며 “사람을 빨리 쓰고 교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래 함께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방향은 근무환경 개선으로 이어졌다. 현장 안전·보건 체계를 강화하고, 직무별 교육훈련을 체계화해 초보 인력도 현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조직 내 소통 구조와 복지 제도 역시 단계적으로 손봤다. 현장 직원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품질과 안전도 유지된다는 판단에서다. “현장은 솔직합니다. 일하기 힘들면 바로 티가 나죠. 그래서 불편함을 그냥 넘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박 대표는 “작은 개선이 쌓이면서 이직률이 줄고, 현장 숙련도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도 '고용'은 늘 함께 갔다. 사업 영역 확대와 함께 신규 인력을 채용했고, 청년 인재와 경력 인력이 각자의 단계에서 역할을 찾을 수 있도록 조직 구조를 설계했다. 협력사와의 관계에서도 단순 외주가 아닌 장기 파트너십을 지향하며 상생형 고용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번 일자리 우수기업 선정은 이러한 축적의 결과라는 평가다. 단기간의 고용 숫자가 아니라, 지속성과 현장 안정성을 중시해 온 점이 높이 평가됐다. 박 대표는 “이번 선정은 회사 혼자 만든 성과가 아니라 현장을 지켜온 임직원 모두의 결과"라며 “앞으로도 기술과 사람을 동시에 키우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쏠라텍은 앞으로 연구개발(R&D)과 사업 고도화를 통해 재생에너지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일할수록 전문성이 쌓이는 조직'을 목표로 고용의 질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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