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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라자루스·김수키 58건…한국 겨냥 APT 공격 ‘정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445억원 상당의 자산이 빠져나간 사건을 둘러싸고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유력 배후로 지목된 가운데, 지난 1년간 이 조직이 최소 31건의 공격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라자루스의 침투 방식과 이번 사고의 정황이 상당 부분 부합하면서 정부도 관련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30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안랩은 최근 발간한 '2025년 사이버 위협 동향 & 2026년 보안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공개된 지능형 지속 공격(APT) 사례를 분석한 결과 라자루스가 31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고 밝혔다. 북한 정찰총국 산하의 또 다른 조직인 김수키(Kimsuky) 역시 27건을 기록해 두 조직만 58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국가별 활동 건수도 북한이 86건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중국(27건), 러시아·인도(각 18건) 등이 뒤를 이었다. APT는 국가 단위의 지원을 기반으로 특정 산업이나 국가를 장기간 추적하며 침투하는 고도화된 공격을 의미한다. 안랩은 “이들 조직은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은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실제 공격 건수는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며 일부 정부·공공기관 사례는 공개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라자루스는 최근 공격 대상을 가상자산·금융·정보기술(IT)·국방 등으로 확대하며 멀티 플랫폼 기반 악성코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맥OS와 리눅스 환경까지 지원하는 악성코드는 클립보드 감시, 암호화폐 지갑 정보 탈취 등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오퍼레이션 싱크홀(Operation SyncHole)'로 불리는 취약점 악용 공격을 통해 IT·소프트웨어(SW)·금융 기업 등 최소 6개 조직을 노린 정황이 파악됐다. 정상 웹사이트에 악성 스크립트를 삽입해 방문만으로 감염이 이뤄지도록 하는 워터링홀 방식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최근 업비트 해킹에서도 라자루스의 기존 수법과 맞닿아 있는 요소가 반복적으로 포착된다고 보고 있다. 지갑 서명 절차 변조, 주소 교체형 악성코드, 다중 인증(MFA) 우회, 공급망 침투 등 라자루스가 해외 거래소 공격에 사용해온 방식과 유사한 흔적이 발견됐으며, 서명 과정에서 비정상적 조작이 발생한 직후 대규모 이체가 집행된 점, 이체 경로를 여러 지갑으로 분산한 방식 등도 기존 패턴과 일치한다는 평가다. 이에 정부도 라자루스를 핵심 용의선으로 두고 분석을 진행 중이다. 북한의 또 다른 대표 조직인 김수키는 사회공학 기반 스피어 피싱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수키는 강연 요청서·인터뷰 제안 등을 사칭한 문서를 보내 악성 파일을 유포하는 방식으로 공격을 감행했으며, 러시아 도메인(mail.ru)이나 '내도메인.한국' 같은 한글 무료 도메인을 활용해 발신지를 숨기는 기법도 자주 쓰였다. ISO 파일과 한글 문서를 악용한 침투 역시 빈번하게 확인됐다. 김수키는 페이스북·텔레그램 등 소셜 플랫폼을 통한 다단계 공격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AI로 위조한 신분증을 이용한 정황도 보고됐다. 하위 조직 'Larva-24005'는 키 입력 탈취 기능을, 'Larva-24009'는 한국 이용자 대상 링크 기반 공격을 수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도 안다리엘(Andariel), 코니(Konni), TA-RedAnt 등 북한 연계 APT 조직들이 국내 금융·IT·공공 분야 전반에서 공격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안랩은 “서비스형 랜섬웨어(RaaS) 같은 공격 생태계와 고도화된 침투 기술이 결합할 경우 피해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며 “국제 제재를 받는 국가가 수익 확보 차원에서 사이버 공격을 활용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북한 APT 조직은 가상자산 탈취에 특화된 악성코드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디지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앞으로도 집중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마천루의 저주’?…상가 텅빈 용산에 100층 재개발 논란

서울시가 상가 공실률이 높은 용산에 최대 100층 등 초고층 빌딩으로 구성된 국제업무단지를 착공해 '마천루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 닥치기 직전인 2007년에도 똑같은 사업을 추진하다가 좌초했던 것과 너무도 유사한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공 참여로 구조는 바뀌었지만 시장·정책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7일 옛 용산정비창 부지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 기공식을 열고 100층급 랜드마크를 포함한 초고밀 복합도시 개발을 공식화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2028년 기반시설 준공, 2030년 첫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용산은 서울의 다음 100년을 여는 미래 도시이자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핵심 전략 프로젝트"라며 “인공지능(AI) 기반 도시운영, 디지털 트윈, 스마트 모빌리티를 적용해 미래도시 모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용산 개발은 2007년 오 시장 1기 때 민간 PF 기반 '드림허브'로 시작됐으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과열기에 초고층 계획을 밀어붙인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며 분양·자금 조달이 막혀 2013년 무산됐다. 방치됐던 부지는 2020년 공공 예타 통과로 공공 방식으로 전환됐고, 2021년 코레일·SH 공동 시행, 2024~2025년 인허가 절차를 거쳐 올해부터 2기 공사에 들어갔다. 2기 개발은 코레일·SH가 부담하는 약 14조3000억원의 공공 사업비와 서울시가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투입하는 3조5780억원 등 총 17조원 규모의 공공재정을 기반으로 한다. 문제는 2기 역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시점에 초고층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마천루의 저주'라고 부르는 패턴이다. 초고층빌딩(건물 높이 240m 이상) 건설 붐이 일면 경제 파탄이 찾아온다는 속설로 도이치뱅크의 분석가 앤드루로런스(Andrew Lawrence)가 1999년 '마천루 지수(sky scraper index)'란 제목으로 발표한 개념이다. 역사적으로도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 등의 사례가 있다. 현실적으로 상가·오피스 수요가 저조한 상황에서 사업성이 불확실하고 기술적으로도 고난도·고비용이라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최근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 부지에 100층 짜리 초고층 사옥을 지으려도 50층 짜리 건물 3개로 선회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집합상가 공실률은 9.27%로 1년 내 최고치였고, 특히 용산역 상권 공실률은 37.53%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사업 자체도 공공 참여로 구조적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고 말한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사업성이 낮을수록 랜드마크를 내세우는 전략이 반복되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 100층급 개발이 성공할 지는 불확실하다" “토지를 조성해도 분양 단계에서 수요가 이탈하면 다시 지연될 수 있다. 상징성만으로는 사업 지속성이 담보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도 “1기 실패의 본질은 사업성 부진이었다"며 “2기는 공공이 마중물 역할을 해 재무 리스크는 분산됐지만, 2030년 입주는 시장 상황에 따라 충분히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토허제·LTV 규제 등 현행 정책과 개발 목표가 충돌하면 수요 회복이 더디다"고 덧붙였다.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입체복합·수직도시는 역세권이라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면서도 “용적률 1700% 초고밀 개발에서 상업시설이 실제로 자립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상가 공급 과잉, 국제 브랜드 유입 여부, 공기 지연 등이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오피스 시장은 공실률만 보면 부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신규·양질 오피스 공급이 부족해 수요를 흡수할 수도 있다"면서도 “완공 시 주변 집값·임대료 상승으로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이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자본 유입을 위해 정책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가상자산거래소들 ‘왜 이러나’…네이버와 합병하는 업비트, 해킹·IPO 앞둔 빗썸, 당국 고강도 조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1, 2위인 업비트와 빗썸이 잇따라 악재에 직면했다. 업비트는 대규모 해킹 피해로 보안 리스크가 부각됐고, 빗썸은 해외 거래소와 오더북 공유를 둘러싸고 금융당국의 고강도 조사에 맞닥뜨렸다. 업계에서는 업비트(두나무)와 빗썸이 각각 추진 중인 기업 결합과 상장(IPO) 계획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에서 27일 새벽 4시42분경 445억원 규모의 코인을 도둑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즉각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 당국은 해킹 패턴과 정황을 토대로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조직 '라자루스'의 소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일부 솔라나 네트워크 계열 디지털자산에서 비정상적인 출금 행위가 탐지됐다고 27일 낮 12시 33분에 공지했다. 솔라나 네트워크 계열 디지털자산은 블록체인 플랫폼 '솔라나'를 기반으로 발행된 토큰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시가총액 6위인 솔라나와 7위 USD코인(USDC)을 비롯해 오피셜트럼프(TRUMP), 펏지펭귄(PENGU), 오르카(ORCA) 등 24개 가상자산이 담긴 핫월렛(Hot Wallet)에서 비정상적인 출금이 감지됐다. 핫월렛(Hot Wallet)은 온라인 상태의 지갑을 의미하며, 인터넷이 연결된 상태에서 거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인 콜드월렛(Cold Wallet)은 오프라인 상태의 지갑으로 인터넷과 단절된 장치에 만들어진다. 박춘식 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현장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가상자산 거래소에는 내부망도 많이 있다"며 “만약 서버가 해킹되면 전자지갑 정보나 고객 정보, 코인 정보 등 여러 정보를 해킹해서 코인을 탈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커는 업비트의 핫월렛에서 코인을 빼돌린 뒤 수십 개 지갑으로 자산을 쪼개 전송하고 쪼개진 자금 일부는 허브 역할을 하는 중간 지갑에 다시 모았다. 빼돌린 코인을 솔라나와 이더리움으로 일원화해 현금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춘식 전 교수는 “탈취한 코인을 여러 곳으로 쪼개서 보내고 섞는 등 자금을 세탁하는 여러 방법이 있다"며 “그걸 추적하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결국은 찾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라자루스가 배후로 지목되는 이유로 해킹 수법이 과거 사례와 비슷하다는 점이 꼽힌다. 라자루스는 2022년 '엑시 인피니티'의 사이드체인 '로닌'을 해킹할 때 다수의 핫월렛에서 자산을 빼돌린 뒤 특정 지갑으로 모으고, 다시 여러 지갑으로 분산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업비트는 6년 전 같은 날인 2019년 11월 27일에 이더리움 34만2000여개(당시 시세 580억원)를 도둑맞는 사건을 겪었는데, 5년 뒤 경찰청은 북한 해킹조직 라자루스와 안다리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탈취된 가상자산 절반 이상은 공격자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교환사이트 3곳을 통해 시세보다 2.5% 싼 가격에 비트코인으로 바뀌었고, 나머지는 해외 51개 거래소로 분산 전송 후 자금을 세탁했다. 현장검사에 나선 금융당국은 말을 아끼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장 조사에 나선 건 맞다"면서 “해킹을 당했으니 내부 통제가 부족했던 점, 소비자 피해가 있는지 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테러수사대 또한 내사에 착수했다. 업비트는 “고객 자산에 어떤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업비트 보유 자산으로 전액 보전할 예정"이라며 “나아가 모든 자산에 대해 더욱 강화된 보안 절차를 적용해 점검을 진행 중이다. 강화된 보안 체계를 바탕으로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빗썸은 전혀 다른 성격의 이슈로 규제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다. 빗썸은 최근 호주 가상자산 거래소 스텔라(Stellar)와 진행해 온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오더북(호가창) 공유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빗썸은 글로벌 유동성 확대를 위해 지난 9월 스텔라와 오더북 연동을 추진해 왔다. 오더북 공유는 서로 다른 거래소의 매수·매도 주문 내역을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방식이다. 빗썸 이용자가 올린 주문뿐만 아니라 제휴된 해외 거래소 이용자의 주문도 하나의 호가창에서 체결할 수 있다. 거래량이 부족한 신설 마켓에서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해 매수·매도 간 가격 차이를 줄이고 체결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FIU가 지난달 1일부터 해당 건에 대해 현장 조사를 이어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FIU의 조사는 통상 1~2주가 일반적이지만, 이번 조사는 수차례 연장돼 이달 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해외 거래소와 오더북 공유를 자금세탁방지(AML) 우려에 따라 사실상 제한하고 있다. 해외 거래소가 국내 특정금융정보법 수준의 AML·고객신원확인(KYC) 체계를 갖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규제당국은 스테이블코인 테더 특성상 자금세탁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테더는 가격 변동성이 낮아 자금이 동에 활용되기 쉽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오더북 공유 자체는 글로벌 거래소 간 유동성 확보를 위한 일반적 협력 방식"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비트와 빗썸은 각각 보안 이슈와 규제 이슈라는 다른 성격의 도전에 직면했지만, 공통적으로는 사업 확장 국면에서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두나무는 네이버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기업 간 결합으로 시너지를 모색하던 중 해킹 사태를 맞았고, 빗썸은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는데 금융당국의 현장 조사가 길어지면서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나온다.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과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대형 거래소들의 신뢰 확보는 필수 과제로 꼽힌다. 보안 강화와 리스크 관리 체계의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거래소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자 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각 사가 위기 대응력을 입증해야 시장 신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공공주택도 ‘고급화 바람’…“비용 감당 못하고 속도 늦어져”

“비싼 집 지으려다 부동산 가격 또 나락으로 간다." 최근 공공주택 공급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내년 주택 '공급절벽'이 예고되면서 정부가 공공주택 물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제는 요즘 민간, 공공할 것없이 '고급화'가 유행처럼 번지다보니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정된 예산, 빠른 공급을 위해선 고급화보다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공공 주택의 품질 기준과 그에 맞는 합리적 가격 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중 남양주 왕숙을 비롯해 주요 공공주택 단지에서 고급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A-24·B-17블록 견본주택도 최신 평면 트렌드를 반영해 거실과 주방을 확장했다. 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하는 등 민간 아파트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반영됐다. 공공임대 품질 개선은 이전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정책이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은 “공공임대주택의 품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누구나 살고 싶은 곳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간 공공주택이 최저가 표준건설비로 건설돼 민간 대비 품질이 낮아 선호도가 낮다는 지적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공주택은 신혼부부·청년층 등의 실수요가 높은 만큼 품질 개선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남양주 왕숙 일부 블록 청약 경쟁률이 70대 1을 기록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럽 일부 국가에서 유명 건축가를 참여시켜 고품질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사례가 있지만, 이는 충분한 재정 기반과 높은 조세 부담이 전제된 모델이라고 지적한다. 국내에서는 예산 제약이 크고 유지·관리 비용까지 고려해야 해 동일한 방식 적용이 어렵다는 평가다. 가장 큰 변수는 결국 예산이다. 국토부는 내년 수도권에 2만9000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으로, 최근 수도권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착공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공공주택 품질을 높일 경우 공사기한 확대와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또, 그만큼 임대료도 인상해야 하지만, 국내 환경상 저소득층 부담과 사회적 반발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큰 폭의 조정은 어렵다. 이로 인해 늘어난 비용은 세금이나 LH 재정을 통해 보전해야 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LH의 재무 상황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LH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조833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566억원에서 –4277억원으로 떨어지며 적자 전환했다. 부채는 18.4% 늘어난 165조206억원으로, 부채비율또한 221.7%에 달한다. 정부도 재정 부담 등을 의식해 LH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공급 절벽은 이미 현실화돼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일각에서는 공공주택을 '살고 싶은 아파트'로 만들겠다는 정책 방향이 오히려 시장에 주거 양극화를 고착시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공임대는 본래 저렴한 비용으로 더 많은 가구에 기회를 제공한 뒤 민간 중·상급 주택으로 이동하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주택의 고급화가 이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주택은 저렴하게 많이 공급해 주거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라며 “특히 은퇴 세대가 상급지에서 지방으로 이동할 수 있어야 전체 주거 순환 구조가 원활해진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지방의 의료·생활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임대 정책은 예산 안에서 양을 늘릴지, 질을 높일지 선택해야 하는 구조"라며 정책 결정자들은 “30평대 10채를 지어 10명에게 공급할지, 15평대 20채로 늘려 20명에게 공급할지 결정해야 한다. 고급화 전략은 특정 영구임대나 소득공제형 등 극히 제한된 유형에 일부를 공급할 때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반 공공임대로 확대하면 예산 손실을 감당할 여지가 없어, 결국 사회적 약자에게 혜택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질 좋고, 저렴하고, 입지가 좋은 공공임대를 많이 공급하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 제약이 많다"며 “예산·입지·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적정 수준의 아파트 품질 기준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이달 외국인 역대급 ‘팔자’…코스피 순매도 1위 종목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8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4조4560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월별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액 기준 역대 최대 수치다. 직전 사상 최대 순매도액은 지난 2020년 3월 기록한 12조5174억원이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기업 실적 우려 등에 증시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바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9월과 10월 각각 7조4000억원, 5조300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2개월 연속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3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외국인은 8조8028억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달 들어 미국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일부 약화한 데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번지면서 미국 기술주가 휘청이자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이달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8조7310억원어치 팔았으며, 삼성전자도 2조2290억원어치 순매도해 두 번째로 많이 팔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한 순매도 비중은 76%에 달했다. 뒤이어 두산에너빌리티(7870억원), 네이버(6060억원), KB금융(5580억원) 등 순으로 많이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물을 대거 받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달 들어 28일까지 개인의 코스피 순매수액은 9조2870억원으로 역대 3번째로 많았다. 현재 개인의 월별 코스피 순매수액 기준 역대 1위는 지난 2021년 1월 기록한 22조3384억원이며, 2위는 2020년 3월 기록한 11조1869억원이다. 개인이 이달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SK하이닉스로 5조97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도 1조2900억원어치 순매수해 두 번째로 많이 담았다. 뒤이어 두산에너빌리티(9880억원), 네이버(8720억원), 삼성에피스홀딩스(6150억원) 등 순으로 많이 샀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큰 상황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주 등 낙폭이 컸던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나혼자 산다’ 역대 최고…노인 인구는 1000만 시대

국내에서 1인 가구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며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가구의 36%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24년 사회보장 통계집에 따르면 1인 가구는 804만5000 가구로, 전체 가구 중 36.1%를 차지했다. 2015년 520만 가구(27.2%)였던 1인 가구는 2020년 664만 가구(31.7%)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0%를 넘겼고, 이후로도 매년 늘어왔다. 지금과 같은 추이가 계속되면 1인 가구는 2027년 855만 가구, 2037년 971만 가구, 2042년에는 994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중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로 처음으로 20%를 돌파하면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전국 어린이집은 2013년 4만3770개에서 매년 줄어 2022년 3만923개, 2023년 2만8954개, 지난해에는 2만7387개까지 급감했다. 전체 어린이집이 감소하는 가운데 국공립 어린이집의 비중은 늘어 지난해 기준 전체의 23.8%를 차지했다.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처음으로 80%를 기록했다. 전년(78.5%)보다 1.5%포인트(p) 오른 수치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7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고등학생은 한 달 평균 52만원, 중학생은 49만원, 초등학생은 44만원 등이었다. 의사 수는 지난해 기준 10만9274명으로 전년(11만4699명)보다 4.7% 감소했다. 국민 한 사람이 1년간 의사에게 받은 진료 건수(2023년 기준)는 18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7건)의 2.7배에 달했다. 국가 사회복지·보건 분야 지출은 237조6000억원으로, 국가 총지출의 36.2%를 차지했다. 한편 복지부는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국가 승인통계와 다양한 실태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가족·생애주기, 일·소득보장, 사회서비스 등 사회 보장 전반에 대한 통계 분석을 담은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을 매년 발간하고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주간증시] FOMC 앞두고 숨 고르는 증시…금리·AI 변수에 촉각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지난주 국내 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구글이 출시한 제미나이 3.0이 우호적인 평가를 얻으면서 AI 모멘텀 회복 기대감도 부각됐다. 이번 주 증시는 12월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의 통화정책 컨센서스와 글로벌 유동성 흐름에 따라 방향성이 갈릴 전망이다. 다만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FOMC 이후로 미뤄지면서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 코스피 지수는 3926.59로 마감했다. 주 초반 3908.70으로 출발한 것에 견줘 17.89포인트 올랐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대되면서 코스피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연준 이사들은 12월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또한 차기 연준 의장으로 금리 인하를 강하게 주장하는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장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대감이 한층 강화됐다. 인공지능(AI) 모멘텀도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다. 구글이 최근 출시한 제미나이 3.0이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얻으며 알파벳을 중심으로 AI·반도체 투자심리도 회복했다. 제미나이 3.0 개발에 활용된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메타가 구글 TPU 도입을 논의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특히 TPU에도 HBM이 탑재된다는 점에서 국내 반도체 업종 전반에 우호적인 수급이 유입됐다. 다만 외국인 투자자는 한 주간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 11월 24~28일 기준,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조1609억원, 1조3411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은 3조332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9월과 10월에 13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연간 누적 순매수로 전환했지만, 11월 들어 14.5조원을 순매도하며 사상 최대 규모로 팔아치웠다. 9월 이후 외국인 수급은 IT 업종,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려있다. 9월과 10월 외국인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수 대금은 8.7조원이고, 11월 순매도 대금은 10.9조원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이 추세적인 매도로 이어질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계 자금이 과거 6개월 이상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는 구간은 항상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이하의 원화 강세 시기였다"며 “미국계 자금 입장에서 원화가 약한 상황에서 추세적인 국내 주식 비중 축소의 이득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의 지속 여부, AI 버블론 확대 여부, 국내 경제지표 결과가 상승·하락 요인을 가를 전망이다. 먼저 하락 요인으로는 FOMC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꼽힌다.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1일 연준 내 실질적 2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단기적으로 “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남아 있다"며 매파적 기조를 내비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 발언 이후 시장에서 12월 금리를 25bp 내릴 가능성은 30%에서 28일 84%로 뛰었다. 다만 일각에선 최종 투표에서 동결과 인하가 6:6으로 맞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투표권이 있는 위원들 발언을 종합하면 6:6이 될 수 있기 때문에 1일에 있을 파월 연준의장의 발언이 중요하다"며 “사전 토론에서 6:6이 나오면 파월 의장의 협상 능력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AI버블 논란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1~2일 엔비디아가 주요 AI학회에서 발표에 나서고 AMD, 램 리서치, 아리스타 네트웍스 등이 'UBS 글로벌 테크 & AI 컨퍼런스'에 참석한다. 5일 열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 주주총회에서 AI 투자와 비용 관련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여 기술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반면 상승 요인으로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거론된다. 1일부터 연준의 양적긴축(QT) 중단이 본격화하며 시장 유동성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수출·GDP 등 국내 지표가 견조하게 나오면 외국인 수급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셧다운 종료 이후 미 재무부의 일반계정(TGA) 방출은 '정부 재정지출→지급준비금 확대→레포 시장 유동성 여력 증가'로 이어져 단기 수급을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연말 IPO 줄섰지만…11월 불장 뒤 급락, “공모주 시장 과열 경고음”

연말을 앞두고 11월 IPO 시장이 '따블', '따따블'을 기록하며 상장 훈풍을 보였지만, 급등 이후 급격한 조정이 이어지며 공모주 시장이 과열 국면으로 기울고 있다는 경고음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연말까지 삼진식품, 세미파이브,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리보스메드, 알지노믹스, 아크릴 등 다수 기업이 상장을 예고하며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상장 당일 주가 흐름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 공모가 대비 등락률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5년 10월 이후 상장한 IPO 종목 가운데 상장이후 최고가 대비 30% 이상 하락한 종목은 3개(약 15.8%)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는 상장 당일 30% 이상 급락한 종목 비중이 53%였지만, 올해 11월에는 15%로 낮아졌다. 올해 일부 기업은 상장 직후 급등세를 보였지만, 또 다른 종목들은 고점 대비 큰 폭으로 밀리며 낙폭을 키웠다. 다수 종목이 상장 직후 '따블'을 기록한 뒤 단기간에 조정으로 진입하는 흐름이 반복되면서 변동성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이노테크는 고점 대비 약 50% 하락했으며, 명인제약과 세나테크놀로지도 30% 이상 밀리며 상당 부분 상승분을 반납했다. 개인투자자의 쏠림도 두드러진다. 지난주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4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고, 신규 상장 종목이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대거 포함됐다. 그러나 NH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신규 상장 기업 상당수에서 손실 투자자 비율이 70%를 웃돌며, 뒤늦게 진입한 투자자들이 고점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나타났다. 2025년 10월 이후 상장한 IPO 가운데 상장이후 최고가 대비 30% 이상 하락한 종목은 △이노테크(-50.9%) △명인제약(-38.6%) △세나테크놀로지(-34.4%)다. 같은 기간 고점 대비 20% 이상 조정을 받은 종목도 △씨엠티엑스(-29.9%) △비츠로넥스텍(-23.5%) △큐리오시스(-22.3%) 등 6개로 집계됐다. 또한 △삼익제약(-16.5%) △그린광학(-14.7%) △더핑크퐁컴퍼니(-13.4%) △노타(-13.3%) 등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조정 구간에 들어섰다. 반면 2024년 같은 기간 상장한 IPO 32개 중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종목은 17개(53.1%)로, 올해보다 비중이 크게 높았다. △와이제이링크(-87.9%) △인스피언(-73.2%) △닷밀(-72.7%) △탑런토탈솔루션(-69.8%) 등 다수 종목이 60~80%대 급락을 기록해 변동성 수준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고점 대비 40% 이상 급락한 종목 비중도 지난해는 13개(40.6%)였던 반면, 올해는 1개(5.3%)에 그쳤다. 올해가 전년과 다른 점은 기관 의무보유 확약 강화 등 제도 변화로 인해 상장 당일 급락세가 줄어든 데 있다. 다만 상장 당일 수익률에 대한 과도한 관심이 유지되면서 단기 기대감 중심의 매매가 강화되는 구조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시장의 훈풍만 보고 진입한 개인 투자자들이 고점에 물리며 고점 부담을 떠안는 구조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상장 당일 수익률에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이 이어지면서 단기 기대감 중심의 매매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을 두고 비정상적인 과열 양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장 첫날 주가가 과도하게 급등하는 것은 정상적인 시장 흐름이라 보기 어렵다"며 “부동산 시장에서 신축 아파트 가격이 하루 만에 급등하는 것과 유사한 과열 신호"라고 진단했다. IPO 시장이 회복 흐름에 올라섰다는 평가도 있지만,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투자 신뢰 약화와 변동성 확대라는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연말 IPO가 줄을 서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첫날 수익률'이 아닌 기업의 본질을 바라보는 시각이 요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IPO를 기업 가치나 성장성을 보고 접근하기보다, '넣으면 수익이 난다'는 인식 아래 부동산 청약과 유사한 구조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짙다"며 “이 같은 인식이 일부 기관 투자자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이나 비즈니스 모델보다 상장 첫날 주가 흐름만을 보고 참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IPO 시장의 건전성이 훼손되고 있다"며 “현재 흐름은 장기 투자라기보다 단기 기대감에 기반한 과열 구조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공모주가 기업 성장에 참여하는 투자 수단이 아니라 단기 차익을 노린 거래 이벤트처럼 IPO로 '치킨값 벌자'는 말이 나온다"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기업과 투자자 모두 리스크를 떠안게 되는 구조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고객정보 3300만건 털린 쿠팡…피해 5개월간 몰랐다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1위 업체인 쿠팡에서 3천만건이 넘는 대규모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고객 정보가 거의 반년 전부터 유출됐을 가능성마저 제기되자 소비자들의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날 오후 “고객 계정 약 3370만개가 무단으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지했다. 쿠팡은 노출된 정보가 고객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정보로 제한됐고 결제 정보와 신용카드 번호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현재까지 조사에 따르면 해외 서버를 통해 지난 6월 24일부터 무단으로 개인정보에 접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객 정보 탈취 시도가 이미 5개월 전에 시작됐다는 것이다. 쿠팡은 이 사고를 지난 18일 인지하고 지난 20일과 전날 각각 관련 내용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했다. 개인정보보호위는 현재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며,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정 제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5일 쿠팡 측으로부터 이번 사태에 대한 고소장을 받아, 개인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쿠팡에서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고객 피해는 누가 책임지나', '다 털려서 너무나 두렵다', '유출한 것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등의 글이 잇따랐다. 특히 쿠팡이 피해 규모를 9일 만에 약 7500배로 조정한 것을 두고, 추가 피해가 더 나오는 게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 지난 6월부터 정보 탈취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정보 유출이 수개월에 걸쳐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은 지난 20일에는 정보 유출 피해 고객 계정이 4500여개라고 발표했으나, 전날 3370만개라고 다시 공지했다. 쿠팡이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언급한 프로덕트 커머스 부분 활성고객(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은 2470만명인데, 이보다 많다. 사실상 전체 고객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또 쿠팡의 이번 고객 정보 유출 규모는 개인정보 보호 위반으로 개인정보보호위로부터 역대 최대 과징금(1348억원) 처분을 받은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약 2324만명)를 뛰어넘는 규모다. 다른 기업들의 보안 관련 사고에서도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피해 규모는 더 커졌다. 앞서 사이버 침해 사고가 발생한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 9월 4일 사과문에서는 “현재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공지했으나, 그로부터 2주 뒤에는 카드번호뿐 아니라 CVC번호 등 민감 정보까지 유출됐다고 밝혔다. KT의 경우 해킹 사고 처리 과정에서 서버를 폐기해 증거를 은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이달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정보 유출 사고를 비롯해 국내에서 쿠팡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택배 기사·물류센터 노동 문제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 입점 수수료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지난 달 국정감사에서는 박대준 대표 등 쿠팡 경영진이 5개 상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또 이번 국감에서 제기된 수사 외압 의혹은 상설특검 수사를 받게 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민이 뽑은 인천시 최고 정책은?...유정복표 ‘천원주택’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시의 혁신적인 '천원정책' 시리즈 중 주거부담을 덜어주는 유정복표 '천원주택' 사업이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전국으로 확대되면 좋을 인천시 천원정책' 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높은 평가표를 얻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의 인천시 홍보부스에서 현장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4458명의 관람객이 인천의 대표 천원정책들을 면밀히 살펴본 후, 전국적 확산의 필요성에 대해 직접 투표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시의 대표 천원정책은 △주거부담을 덜어주는 '천원주택' △해양관광 활성화를 위한 '아이(i) 바다패스' △소상공인의 편의를 높이는 '천원택배' △청년층 식비 부담을 줄이는 '천원아침밥'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천원티켓'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정책은 다름 아닌 '천원주택'이었다. 조사 결과, 전체 투표자 중 39%가 '천원주택'을 전국으로 확대하면 좋을 정책으로 꼽아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다. 이어 △천원아침밥(17%) △아이(i)바다패스(15%) △천원택배(15%) △천원티켓(1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심화하는 주거문제에 대한 전 국민적인 공감대와 함께 시의 혁신적인 주거정책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2025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시 홍보관은 시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다양한 천원 정책을 전국에서 방문한 관람객에게 소개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천원의 행복, 천배의 감동'을 주제로 천원주택의 집 모양의 독창적인 공간디자인과 천원정책 홍보, 포토존, 이벤트 등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부대행사로 열린 '지방자치 크리에이터 경진대회'에서 인천시의 '천원주택 행복수집' 광고영상이 장려상을 수상하며 천원주택이 단순한 정책을 넘어 시민들의 일상 속 행복을 현실로 만드는 중요한 정책이라는 점을 널리 알렸다. 시 홍보관을 찾은 방문객은 “홍보관 관람을 통해 인천의 좋은 정책들을 알게 되었다"며 “천원주택이나 바다패스 같은 정책은 전국으로 확대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천원시리즈 정책들이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인천의 천원 정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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