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진짜 다르다”…삼전닉스 반토막, 7월보다 더 무서운 이유 [머니+]](http://www.ekn.kr/mnt/thum/202610/rcv.YNA.20261015.PYH2026101516580001301_T1.jpg)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글로벌 AI 관련주들의 추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지난 7월 폭락 당시의 저점마저 밑돌자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문제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가 더 큰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7.57% 폭락한 5554.2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날보다 5.59% 내린 5673.01로 출발해 장 초반 한때 5751.45(-4.28%)까지 낙폭을 줄였으나 이후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장중 5450.81(-9.29%)까지 밀려났다. 이로써 코스피는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024년 9월 이후 최장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이날 종가는 지난 7월 '역대급 폭락장' 당시 기록했던 저점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7월 초 85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같은 달 30일 5593.56까지 추락한 뒤 다음 날인 31일 6595.45로 급반등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반등세가 지속되지 못한 채 다시 급락하면서 약 두 달 반 만에 당시 저점마저 무너졌다. 국내 증시의 급락은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전장 대비 각각 9.48%, 11.06% 하락한 21만원, 12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6월 19일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가인 298만7000원과 비교해 약 58% 폭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도 37만4500원에서 약 44% 떨어졌다. 증시 급락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되면서 주식 거래가 각각 20분간 중단됐다. 양대 시장에서 같은 날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7월 29일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매도세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 전반으로 확산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5% 넘게 하락했다. 어드반테스트(-14.96%), 키옥시아(-12.32%), 도쿄 일렉트론(-7.78%) 등 일본 반도체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근까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왔던 대만 TSMC도 이날 2%가량 하락하면서 매도세를 피하지 못했다. 앞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4일(현지시간)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누적 하락률은 약 12%에 달했다. 문제는 이번 폭락을 단순히 과열된 반도체주에 대한 차익실현이나 일시적인 수급 충격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난 7월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청산이 매도세를 증폭시켰다면, 이번에는 AI 산업의 성장과 수익성을 뒷받침해온 대규모 자금 조달 구조 자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마크 크랜필드 MLIV 전략가는 “이날 아시아 증시의 급락이 지난 7월 마지막 주의 폭락장을 떠올리게 한다"며 “당시 코스피는 하루 만에 11% 가까이 폭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며 “AI 투자 열풍이 꺼질 경우 실물경제 성장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력 향상,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대 등이 글로벌 반도체주를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까지 커졌다.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막대한 자금을 차입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구축해온 기업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마저 마무리되면서 수급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JP모건의 믹소 다스 한국 주식 전략 총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종료되면서 시장이 새로운 매수 주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그동안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국내 증시를 떠받치는 역할을 했지만, 매입이 마무리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을 흡수할 새로운 매수 주체가 부족해졌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에만 100억달러(약 13조원) 넘게 한국 주식을 매도했다. 특히 글로벌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할 때 한국 증시가 다른 시장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티지 글로벌 프라임의 허베이 천 애널리스트는 “한국이 글로벌 AI 관련주 매도세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코어위브의 자금 조달 문제와 예상보다 높은 미국 물가 상승률이 차입 비용 증가와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우려가 투자자들로 하여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비중을 추가로 축소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증시 급락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아졌지만 저가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AI 산업의 자금 조달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낮은 밸류에이션만으로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현재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극단적인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현재 수준에서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매수 기회로 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기술기업들의 자금 조달 문제가 해결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배 미만으로, 1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최근 폭락이 과도한 조정이며 AI 관련주가 중장기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JP모건의 다스 총괄은 “앞으로 몇 주에 걸쳐 새로운 매수 주체를 찾는 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과정에서 변동성이 가장 극심한 시기는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6~12개월을 내다보면 이들 AI 관련주의 주가는 현재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에 있을 것으로 여전히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CNBC에 따르면 월가의 대표적인 기술주 강세론자인 요크빌 아이브스의 댄 아이브스 전무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금리는 자금 조달의 문제이지 수요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최근 주가 급락을 계기로 매수 기회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설비투자 계획 축소, 기존 계약 취소, 그래픽처리장치(GPU) 임대료 하락 등을 위험 신호로 지목했다. 아이브스 전무는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몇 년간 기술주가 3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 증시에 대해 “6∼12개월 내에 전고점을 돌파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올해 한국 증시는 지나치게 과도한 조정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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