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세탁기 배출 미세플라스틱, 물고기 아가미 닮은 필터로 걸러낸다

합성섬유가 들어있는 옷감을 세탁기에 넣어 돌리면 미세한 섬유 형태의 미세플라스틱(MP)이 배출된다. 이 미세플라스틱은 하수처리장에서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고 상당 부분 강이나 바다로 배출된다. 생태계에 영향이 우려되는 이 세탁기의 MP 섬유를 가정에서부터 원천 차단할 수 있는 혁신적인 여과 시스템이 개발됐다. 기존 세탁기 필터의 한계였던 낮은 효율성과 잦은 막힘 문제를 해결한 이 장치는 놀랍게도 '물고기'의 아가미 구조에서 영감을 얻었다. 독일 본대학교 유기체생물학연구소와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 에너지·지속가능연구소 등 연구팀은 최근 'npj 신규 오염물질(Emerging Contaminant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생체 모방 필터를 소개했다. ◇왜 새로운 여과 시스템이 필요한가? MP는 5㎜보다 작은 플라스틱 입자나 섬유로, 물·토양·공기 등 모든 환경에서 발견되는 유해 오염물질이다. 특히 세탁기는 MP 섬유가 환경으로 유입되는 주요 경로 중 하나인데, 한 사람이 1년에 10g에서 최대 120g의 MP 섬유를 방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과되지 않는 MP는 하수도로 배출된다. 하수처리장에서는 84~94%의 MP를 제거하지만, 나머지는 강과 바다로 들어간다. 따라서 MP가 하수 시스템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세탁기에는 펌프 보호를 위한 거친 필터만 있을 뿐, MP를 거르는 장치는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서 관련 여과장치를 개발했지만, 본격적인 적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존 가정용 여과 솔루션들은 막힘에 취약하고 포집 효율이 낮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 아가미 속 숨겨진 과학, FiF 필터의 원리 새로 개발된 생체 모방 필터(fish-inspired filter, FiF)는 활발하게 먹이를 먹는 '돌진 여과어(ram-feeding fishes)'의 아가미 아치 시스템을 모방했다. 이 물고기들은 앞으로 헤엄치면서 아가미 아치 시스템을 통해 물의 흐름을 유도하는데, 물고기 아가미는 식도 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원뿔 모양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FiF는 이 구조를 본떠 원뿔형 필터 요소와 주기적인 자체 청소 메커니즘을 결합한 '반교차 흐름 여과(semi-cross-flow filtration)' 방식을 사용한다. 가장 큰 효과는 필터 막힘 지연에 있다. FiF는 포집된 MP 섬유의 최대 84.8%를 주기적인 청소 메커니즘을 통해 필터 외부의 농축액(concentrate)으로 수집한다. 우선 반교차 흐름 여과는 필터 표면에 입자가 쌓이는 데드 엔드 여과(dead-end filtration)와는 다른 방식을 채택한다. FiF는 원뿔형 구조를 통해 물이 필터 표면에 접하는 각도를 낮춰 MP 섬유가 필터에 달라붙지 않고 계속 굴러가도록 유도한다. ◇세탁기에 부착하면 나타나는 놀라운 효과 자체 청소 메커니즘은 물고기가 먹이를 삼키듯, FiF는 주기적으로 농축액 밸브를 열어 필터 요소에 쌓인 입자들을 외부의 농축액 배출구로 배출시킨다. 이를 통해 필터 막힘을 지연시킬 수 있다. FiF가 수집하는 농축액의 부피는 여과된 유체 부피의 약 5%에 불과하다. 이는 기존 교차 흐름 여과 공정에서 농축액 부피가 10~50%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양으로, 수거된 MP의 처리 및 폐기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성능 덕분에, FiF는 농축액 배출구가 없는 일반적인 데드 엔드 필터와 비교했을 때, 필터 자체에 MP 섬유가 남아 있는 양이 약 7분의 1에 불과해 막힘이 최대 7배까지 지연될 수 있다. 세탁기에 FiF를 부착해 사용할 경우, 높은 효율성과 모듈식 설계라는 이점을 제공한다. 실험실 테스트 결과, FiF는 MP 테스트 섬유의 최대 99.6%를 포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탁기에서 실제 효과가 있을까? 실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FiF는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내는 데 상당히 효과적일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가장 성능이 좋았던 FiF 조합(Large-11 필터 요소, 78 μm 메쉬, 소용돌이형 유입구)은 99% 이상의 MP 섬유를 포집했고, 투과액(깨끗한 물)에 남는 MP 섬유의 양은 0.8 ± 2.2%에 불과했다. 이는 FiF가 거친 섬유 분리, 낮은 농축액 부피, 모듈식 청소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세탁기와 같은 응용 분야에 특히 적합한 대안임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세탁기 환경에 맞게 필터 크기, 공격각, 메쉬 크기 등 다양한 매개변수를 조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낮은 공격각이 섬유가 구르도록 유도하여 성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FiF는 생체 모방 여과 메커니즘의 잠재력을 보여주며, 복잡한 분리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으로 청소 간격을 필터 압력 차이에 연결하는 감각 시스템을 추가하거나, 세탁기에서 발생하는 모래·먼지·머리카락 등 다른 입자들과 혼합된 환경에서의 테스트를 통해 성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우주항공청, 2026년 ‘우주 예산 1조 시대’ 연다… 2029년 누리호로 ‘달 궤도선’ 발사 도전

우주항공청은 '우리 기술로 K-스페이스 도전'을 목표로 하는 '2026년 우주항공청 업무 계획'을 지난 12일 발표했다. 우주청은 2026년 개청 이래 최초로 예산 1조 원 시대를 열고, 7대 핵심 과제를 통해 우주항공 5대 강국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계획은 독자 우주 수송 능력의 확장이다. 우주청은 2029년 누리호와 궤도수송선을 활용해 달 통신 궤도선을 발사하는 새로운 미션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누리호의 반복 발사 일괄 계약을 추진, 공공위성 발사를 민간으로 전환하고 상업 발사 시장을 개척한다. 당장 2026년에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의 예비설계에 본격 착수하며, 2030년대 국가 주력 재사용 발사체 확보를 목표로 한다. 예정된 누리호 5차 발사에서는 초소형 군집 위성 5기(2~6호)를 탑재해 위성 다중 사출 능력을 입증할 계획이다. 또한 2027년 개방을 목표로 민간 발사장 구축을 추진해 상업 발사 인프라를 조성한다. 위성 분야에서는 과기정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업해 국내 저궤도 위성통신망 확보 타당성을 검토한다. 이와 함께 차세대중형위성 2·4호, 다목적실용위성 6호 등 첨단 위성 4기를 잇달아 발사해 안보 및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 우주 탐사 영역도 넓어진다. 국내 개발 우주 방사선 측정 위성(K-RadCube)을 미국 유인 달 탐사선인 '아르테미스 2호'에 실어 보내고, 우주 환경 측정기(LUSEM)를 민간 달 착륙선에 탑재한다. 국제 거대 전파 망원경(SKA) 건설 참여와 L4 태양권 탐사 등 국제 협력 프로젝트도 구체화한다. 항공 분야에서는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선다. 드론, 미래항공기(AAV), 항공엔진, 소부장 등 4대 핵심 분야 기술을 확보하고, 특히 민항기 국제 공동 개발(R&R) 사업 참여를 추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한다. 전기-가스터빈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 개발과 항공 엔진 독자 모델 개발도 패키지로 추진된다. 우주청은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국가우주위원회를 '국가우주항공위원회'로 확대 개편한다. 또한 '대한민국 우주항공 산업육성 전략(가칭)'을 수립하고, '위성활용촉진법' 제정을 통해 위성 정보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올해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을 촉매제로 삼아 2026년에는 우주청 예산 1조 원 시대를 열 것"이라며 “전략적 투자 확대로 재사용 발사체 기술 확보, AAV 개발 선도 등 실질적 성과를 창출해 우주항공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10억이상 ‘금융부자’ 47.6만명…이들이 주목한 투자처는?

우리나라에서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가 47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1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47만6000명, 전체 인구의 0.92%로 집계됐다. 부자 수는 전년보다 3.2% 늘었고, 이 조사가 시작된 2011년(2010년 말 기준 통계·13만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불었다. 해마다 평균 9.7%씩 증가한 셈이다. 작년 말 기준 한국 부자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3066조원으로 1년 사이 8.5% 늘었다. 전체 가계 금융자산(5041조원)의 60.8%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부자들의 금융자산 증가율 8.5%는 전체 가계 금융자산 증가율(4.4%)의 두 배 수준"이라며 “일반 가계보다 부자의 자산 축적 속도가 더 빨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1158조원) 이후 부자들의 금융자산 연평균 증가율은 7.2%로 집계됐다. 자산 규모별로 나눠보면, 90.8%(43만2000명)가 '10억원∼100억원 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자산가'로 분류됐다. 보유 금융자산이 '100억원∼300억원 미만'인 '고자산가'는 6.8%(3만2000명), 300억원 이상 '초고자산가'는 2.5%(1만2000명)를 차지했다. 한국 부자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4억4000만원으로, 전년보다 3억1000만원 늘었다. 올해 7∼8월 부자 400명 면접조사 결과 이들의 자산은 부동산과 금융자산에 평균 각 54.8%, 37.1%의 비율로 나뉘어 있었다. 2024년(부동산 55.4%·금융 38.9%)과 비교해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이 모두 소폭 줄었다. 금·디지털자산 등 대체 투자처가 주목받으면서 기타자산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연구소는 추정했다. 한국 부자의 자산 구성을 세부적으로 보면 거주용 주택(31.0%), 현금 등 유동성 금융자산(12.0%), 거주용 외 주택(10.4%), 예·적금(9.7%), 빌딩·상가(8.7%), 주식(7.9%) 순이었다. 부자들에게 지난 1년간 금융 투자 성과를 묻자, “수익을 냈다"고 답한 비율이 34.9%에 이르렀다. 지난해(32.2%)보다 2.7%p 올랐다. 연구소는 “올해 주식시장의 강한 반등과 채권 시장의 양호한 성과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금융 투자 상품별 수익 경험률은 주식(40.0%)가 가장 높았고, 이어 펀드(9.0%)·채권(8.8%)·만기 환급형 보험(8.0%) 등의 순이었다. 주식에 투자하는 부자들은 평균적으로 국내 주식 5.8개, 해외 주식 4.9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었다. '서학개미' 열풍에 지난해보다 해외주식 보유 수가 0.7개 늘었다. 한국 부자는 향후 1년 이내 단기에 고수익이 예상되는 투자 대상으로 주식(55.0%)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금·보석(38.8%), 거주용 주택(35.5%), 거주용 외 주택(25.5%), 펀드(14.0%) 등이 뒤를 이었다. 3∼5년 중장기 투자에서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유망 투자처로도 주식(49.8%)이 1위로 꼽혔다. 작년보다 응답률이 14.3%p나 뛰었다. 거주용 주택(34.8%), 금·보석(33.8%) 등도 거론됐다. 부자들이 자산을 축적한 원천은 주로 사업소득(34.5%)과 부동산 투자 이익(22.0%), 금융 투자 이익(16.8%)으로 조사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영풍 “고려아연 최윤범, 200억 회사 자금 유용 정황 포착…배임 혐의로 고발”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지창배 전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를 상대로 회사 자금 유용 및 배임 의혹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영풍은 최근 공시 자료와 판결문과 기업 간 자금 흐름을 분석한 결과, 최 회장과 지 전 대표가 청호컴넷 투자금 회수와 사익 실현을 위해 고려아연 자금 200억 원을 우회적으로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영풍에 따르면 2019년 최 회장의 개인 투자조합인 '여리고1호조합'은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청호컴넷의 지분을 매입해 3대 주주에 올랐다. 이후 청호컴넷은 자회사 '세원'을 신설 법인인 '에스더블유앤씨(SWNC)'에 200억 원에 매각했는데, 영풍 측은 이 매각 대금의 출처가 고려아연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고려아연이 세원 주식을 담보로 SWNC에 200억 원을 대여해줬고 이 자금이 청호컴넷으로 흘러들어가 재무 구조를 개선시켰다는 것이다. 이후 청호컴넷 주가가 급등하자 최 회장 측은 지분을 전량 매각해 시세 차익을 실현했다는 게 영풍 측 설명이다. 영풍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빌려준 200억 원의 상환 과정 역시 석연치 않다"며 “고려아연이 출자한 사모펀드 '아비트리지 1호'가 SWNC에 자금을 댔고, 그 돈으로 다시 고려아연 차입금을 갚는 이른바 '자기 자금 상환' 구조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영풍은 이번 건을 최 회장과 지 전 대표 개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 자금이 동원된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배임·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하는 한편 금융 당국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조원태 회장의 결단…한진그룹, 중증 환아 가족 위해 금싸라기 부지 내놨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중증 어린이 환자 가족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14일 한진그룹은 한국 로날드 맥도날드 하우스(RMHC Korea)와 손잡고 인하대병원 인근에 'RMHC 인하하우스(가칭)'를 건립한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핵심은 한진그룹이 병원과 가까운 알짜 부지를 쉼터 조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조원태 회장은 11일 RMHC 자선 갈라 디너 행사에 직접 참석해 “RMHC 인하 하우스는 치료 과정에서 지친 가족들이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며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결정은 국내 수도권에 중증 환아 가족을 위한 쉼터가 전무하다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수도권 내 RMHC 하우스가 없는 국가였다. 한진그룹의 부지 제공과 함께 인하대병원의 수준 높은 소아 의료 인프라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인하대병원은 소아응급 전담 전문의가 24시간 상주하는 전문 센터와 경기 서북부 최초의 소아 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어 이번 하우스 건립이 지역 소아 의료 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강남 고급아파트 중심 ‘사이버 분양’ 확산…“믿어도 될까?”

최근 건설사들이 실물 견본주택(모델하우스) 대신 '사이버 견본주택'을 도입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일반분양 물량이 적거나 '로또 청약'으로 수요가 몰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등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활용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14d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이버 견본주택은 분양 예정 단지의 타입별 내부 구조를 가상현실(VR) 기반으로 구현해 온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2000년대 중반 청약 열풍으로 견본주택에 수만명이 몰리며 혼잡·민원 등이 잇따르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처음 등장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방문이 어려워지며 다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운영비 절감이 가장 큰 도입 요인이다. 건설업계는 사이버 견본주택 운영비가 실물 견본주택의 10%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일반분양이 적은 정비사업에서 사이버 견본주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경우 견본주택은 조합원이 아니라 일반분양 수요자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단지는 굳이 고가의 실물 견본주택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다. 모든 면적, 평면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실제 사례도 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달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분양하는 '더샵 분당센트로'를 위해 실물이 아닌 사이버 견본주택운영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총 647세대이나 일반분양은 84세대에 불과하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최근 1509세대 중 일반분양은 36세대 뿐인 '창원 센트럴 아이파크' 견본주택을 사이버로 공개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은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용산구에서도 사이버 견본주택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수요가 몰리는 만큼, '실물 없이도 충분하다'는 판단이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 9월 잠실미성·크로바 재건축 사업 '잠실르엘'을 사이버 견본주택으로만 선보였다. 삼성물산도 2월 '래미안 원페를라'를 3일간 실물 견본주택으로 운영한 뒤 사이버 방식으로 전환했다. 내년 분양하는 DL이앤씨의 '아크로 드 서초'도 사이버 견본주택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포동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에는 230가구 모집에 5만4631명이 몰리며 237.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송파구 '잠실 르엘' 역시 110가구 모집에 6만9476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631.6대 1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고가 단지에서도 사이버 견본주택이 실제 청약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자 조합에서도 선호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수억~수십억 원대 아파트를 구매하는 만큼 실물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사이버 견본주택의 가상현실 구현도가 높아졌지만, 마감재 질감이나 조명처럼 실제 거주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여전히 실물 확인이 더 정확하기 때문이다. 또, 사이버 견본주택은 가구 배치나 동선 체감이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것과 달라 입주 후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스카이라운지·펜트하우스…아파트 가치, 최상층서 결정된다

지역 시세를 이끄는 '랜드마크 아파트'의 성공 공식이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입지 경쟁을 넘어, 이제는 하늘과 맞닿은 '최상층'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단지의 가치를 가르는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14일 업계에 다르면, 건설사들은 최근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 아파트 최상층에 입주민 전용 스카이 라운지나 최고급 펜트하우스를 조성하는 등 차별화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른 단지가 넘볼 수 없는 상징성을 확보하고 랜드마크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취지다. 과거 상당수 아파트의 커뮤니티 시설은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하층이나 별동 건물에 위치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외면받는 경우가 흔했다. 하지만 최상층으로 자리를 옮긴 커뮤니티는 단순 편의시설을 넘어, 단지 전체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시세를 끌어올리는 핵심 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카이 라운지다. 아파트 최상층에서 탁 트인 도시 경관을 조망하며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 최근 고급 아파트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입주민 선호도 1순위 시설로 꼽힌다. 내부에는 카페나 북라운지, 게스트하우스 등을 함께 조성해 입주민의 자부심을 높이고 아파트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이러한 '상층부 특화'는 고급 주거지일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실제로 부동산인포가 작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수도권에서 분양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청약 경쟁률 상위 20곳 중 12곳이 스카이 라운지를 갖췄다. 특히 이 중 11곳은 강남3구와 성동구 등 한강벨트 핵심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주 단지 중에서는 서울 서초구의 '래미안 원베일리'와 '아크로 리버파크'는 이미 스카이 라운지를 통해 부촌 아파트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 역시 최상층에 스카이 라운지를 배치해 입주민들이 서울의 화려한 주야경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최상층 특화의 또다른 전략인 펜트하우스도 시선을 끈다. 일반 가구와는 비교할 수 없는 넓은 면적과 압도적인 조망은 물론, 전용 테라스나 개인 정원 등 차별화된 설계가 더해져 '상위 1%' 입주민에게 최고의 주거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펜트하우스는 단지 내 극소수에게만 허락되는 희소성 덕분에 그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펜트하우스의 높은 몸값은 단지 전체의 평균 시세를 끌어올리고, 최고급 주거지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후광 효과'까지 낳는다. 실제로 올해 최고가 아파트 거래는 펜트하우스에서 나왔다. 성동구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 펜트하우스(전용 273㎡)는 6월 290억원에 손바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밖에도 반포, 청담 등 강남의 전통 부촌에서 100억원을 훌쩍 넘는 펜트하우스 거래가 잇따르며 아파트의 가치를 증명하는 상징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올 연말 신규 분양을 앞둔 아파트도 상층부 고급화에 나서 시선을 끈다. 이달 용인 수지구에 GS건설이 시공하는 '수지자이 에디시온(총 480가구)'이 대표적인 단지다. 아파트 상층부에는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 북카페로 구성되는 클럽클라우드가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전용 144㎡와 155㎡ 타입은 펜트하우스로 공급된다 신분당선 동천역과 수지구청역이 도보 이용이 가능한 위치로 판교와 강남 접근성도 우수하고, 분당과 수지 권역에 신축 공급가뭄이 이어지고 있어 신축에 대한 수요가 탄탄해 높은 관심이 기대된다. GS건설 관계자는 “수지구는 주거 선호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규 아파트가 부족해 신축 공급가뭄이 심화되고 있는 곳"이라며 “상징성이 높은 입지인데다 오랫동안 신축 단지 입주를 기다려온 고객들이 많은만큼 최상층에 스카이라운지를 조성하고, 펜트하우스를 공급하는 등 입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랜드마크 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아파트 상층부를 활용해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나 펜트하우스를 조성하는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입주민들의 생활 만족도를 높이고, 아파트의 부가가치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어서다. 따라서 향후 공급되는 아파트에서도 상층부 활용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국내 유일 AEO 3관왕”…대한항공, 중소기업 상생·스마트 물류 공로패 안았다

국내 항공업계에서 유일하게 수출입 안전 관리 우수 업체AEO 3개 부문 인증을 보유한 대한항공이 물류 생태계 선진화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패를 받았다.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관세청과 한국AEO진흥협회 주관으로 열린 '2025년 AEO 기업의 날'에서 항공 수출입 물류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협회장 명의의 감사패를 수상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수상은 대한항공이 운송을 넘어 항공 화물 분야의 '스마트 물류 체계'를 선도적으로 구축해 온 결과다. 특히 국내 중소 수출기업들을 위해 전용 공급망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기업 간 상생 모델을 제시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영성 대한항공 정비자재부 담당 상무는 기우성 협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수여받으며, 향후 더욱 강화된 안전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수출입 환경 안정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항공사·수출 업체·수입 업체 등 3개 부문에서 AEO 인증을 취득해 유지하고 있다. 이는 국제적 기준의 민·관 협력 제도인 AEO 기준을 충족하는 최고 수준의 내부 통제 시스템과 재무 건전성·안전 관리 적정성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쁨병원, 서울대병원과 수련협력기관 협약 체결

기쁨병원(병원장 강윤식)이 지난 12일 기쁨병원 1층에서 서울대학교병원과 수련협력기관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대학병원의 교육 역량과 전문병원의 임상 역량을 결합해 외과 전공의 수련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협약은 급성충수염, 담석증, 서혜부 탈장, 치질, 갑상선 수술 등 외과 다빈도 질환에 대한 실전 중심 교육을 목표로 한다. 서울대학교병원은 고난도 중증질환 교육을, 기쁨병원은 다빈도 수술의 실전 수련을 맡아 상호 보완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서울대병원·의대 외과 장진영 주임교수는 “외과 다빈도 질환은 충분한 임상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기쁨병원은 이러한 수술을 수준 높게 시행해 왔다"면서 “특히 서혜부 탈장 수술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환자들이 찾아올 정도로 임상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고 협력 배경을 밝혔다. 기쁨병원 강윤식 원장은 “2005년 개원 이후 외과전문 종합병원으로 외과 분야에 체계화된 진료체계를 구축해 왔다"면서 “표준화된 수술 시스템과 축적된 임상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전하고 일관된 수술 결과를 유지해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장항문·탈장 전문으로 국내외에 명성이 높은 기쁨병원은 지난해 종합병원으로 승격했다. 보건복지부 지정 외과전문병원이자 보건복지부 인증의료기관으로 △탈장 △담낭(담석) △충수염(맹장) △항문질환 △갑상선암 △유방질환 등을 중점 치료한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