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르포] “이건희 회장님 보고 싶습니다”…아스팔트 메운 삼성맨 7000명의 절규

16일 오후 5시 37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디지털시티 수원사업장 앞 왕복 6차선 도로 위엔 검은 옷을 맞춰 입은 사람들 수천 명이 두 개 차로를 가득 메우고 앉아 있었다. 아스팔트 위에는 다섯 줄씩, 연석 건너 왼쪽 갓길에는 네 줄씩 늘어앉은 이들의 등 뒤로 흰 원 안에 “동행"이라 쓰인 검은 로고가 끝없이 찍혀 있었고, 무대 위 대형 LED 전광판에는 붉은 조명 아래 기타와 드럼을 치는 사람들의 일러스트와 함께 “같은 회사 같은 권리 하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회사의 임금협상 결과에 반발해 도로에 나앉은 이들은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노동자들이 만든 노동조합 '동행노조' 조합원들이었다. 37년차 가전부문 우모씨는 “제가 청춘을 바쳐온 37년의 회사 생활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16년차 생활가전부문 이모씨는 “투자할 때는 늘 '원삼성(One Samsung)'을 외쳐놓고 막상 보상체계에서는 우리를 완전히 패싱해 버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의 성과급 협상이 끝난 지 2개월이 돼 가는데도 반도체(DS)와 완제품(DX) 부문의 갈등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성과급이 DS부문으로 쏠린 데 대한 DX부문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DS부문 중심 노동조합은 다음 협상 준비에 들어갔지만, DX부문 중심 노조는 보상 격차를 지적하며 잇따라 집단행동에 나서는 모습이다. 단상 앞으로는 “같은 회사 같은 권리! 대답없는 TM OUT"이라 쓰인 남색 현수막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TM'은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을 가리킨다. 노 부문장은 지난 6월 면담에서 DX 임직원들의 의견을 검토한 뒤 7월 7일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무대 뒤편에는 “다음은 서초다. 같이 가자!"라고 적힌 검붉은 배경막도 함께 걸렸다. 이번 집회는 신고 인원은 3000명이었지만, 실제 참석자는 경찰 추산 약 7000명, 주최 측 추산 약 1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현장에 기동대 130명과 경찰버스 3대를 배치했다. 집회는 30초간의 묵념으로 시작됐다. 사회자는 “경영진이 방치해 죽은 DX를 위한 묵념"이라며 DX 사업부의 미래와 노동의 가치를 지키고, 일터에서 당당해지자는 다짐을 제안했다. 검은 옷을 입은 수백 명의 조합원들은 팻말을 손에 쥔 채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손종현 간사는 “오늘 뜨거운 아스팔트 위, 이 자리에 용기 내어 나와주신 동료들을 위해 우리는 절대 고개를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이호석 수원지부장도 연대사에 나서 “이번 사측과의 협상은 DX 부문이 철저하게 소외되고 무시당한 '패싱' 그 자체였다"며 “회사가 하나라면, 직원에 대한 존중과 보상 역시 당연히 하나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순안 정책기획국장은 “삼성이 초일류기업이 되는 날 모든 열매는 직원들의 것이 될 것"이라는 고(故) 이건희 회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이건희 회장님 보고 싶습니다"를 조합원들과 세 차례 외쳤다. 이어 “주식 1000주 보상은 당연한 권리"라며 “2026년 회사의 일방적인 임금교섭은 백지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DS는 적이 아니라 동지"라며 “우리의 적은 DX를 임금교섭에서 배제한 경영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박학규 사장의 판단이 잘못됐고, 사측 결정권자의 귀를 막고 있는 사람이 박 사장"이라고 주장했다. “'DX 패싱' 주동자 박학규는 사퇴하라"는 구호에는 조합원들이 함께 호응했다. 25년차 DX 네트워크 사업부 김모씨는 메모리 가격 산정 방식이 보상 문제를 넘어 DX 조직 전반의 위기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완제품에 메모리가 들어가는데 비싼 걸 많이 쓸수록 DX는 적자가 된다"며 “같은 회사인데 DS 손실만큼 DX로 고스란히 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AI 도입과 함께 인력 감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회사가 직원들이 스스로 회사를 떠나기를 바라는 분위기라는 인식도 적지 않다. DX는 사양산업이라는 인식 속에 이직을 오히려 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회사인데 DS는 성과급 잔치를 하고 DX는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내부 우려가 있다"고 했다. 무대 옆 스피커에서는 회사 임금협상 결과에 반발해 한 직원이 직접 만들었다는 노래 'We deserve it(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다)'이 흘러나왔다. “누굴 위한 룰이야, 같이 바꿔가자", “같은 회사 다른 대우, 이제는 말할 차례"라는 가사가 집회 분위기를 채웠다. 동행노조는 사측이 끝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을 경우 투쟁 수위를 한층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서초사옥 집회에 이어 한남동 일대까지 집회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과급과 임금협상과 관련한 본안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노조 측은 현재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이 1000명에 육박하며 법률대리인 선임도 마쳤다고 밝혔다. 노조는 내년 임금교섭에서도 DX 부문 보상 문제를 핵심 의제로 제기할 계획이다. DS와의 분리 교섭은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사업부 간 갈등이 아닌 전사 차원의 공정한 보상체계 마련을 요구한다는 입장이다. 또 “DX 부문에 축적된 재원을 활용해 최소 자사주 1000주 수준의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은서 인턴기자

철강업계 ‘하투’ 전운 고조…‘직고용·원하청 교섭’ 곳곳에 암초

국내 철강업계를 둘러싼 노사 관계 리스크가 최근들어 격화하는 양상을 보이며 '하투(夏鬪)'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직고용 문제를 비롯해 원·하청 노조와의 관계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쟁의행위 현실화 가능성이 지속 확대되는 모양새다. 16일 대법원은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 378명이 제기한 5·7-1차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2건을 원고 일부 승소로 최종 확정했다. 원청인 포스코와의 직접교섭을 강력히 요구하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포스코 사내하청지회의 투쟁 명분이 이번 '근로자성 인정' 판단으로 한층 확대된 셈이다. 이날 대법원 판결은 포스코의 2차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의 근로자성이 처음으로 인정된 사례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5차 소송 참여인 236명 중 2차 하청업체인 '시오엠테크' 노동자 18인이 승소자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포스코 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이들 시오엠테크를 비롯한 2차 하청 근로자는 포스코가 발표한 '7000명 직고용 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이들이 포스코의 직접고용 대상으로 일부 인정되면서 업계 안팎에선 포스코 직고용 계획의 확대 조정 압박이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금속노조는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은 포스코의 직접 지시를 받는 전체 공정으로 확대됐음을 확인하는 판결"이라며 “포스코가 사내하청 노동자를 도급으로 위장해 사용하는 행위는 파견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법원은 같은 날 '포스코엠텍' 소속 냉연제품 포장업무 담당 근로자 4명에 대해선 포스코와의 파견관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원청 직고용 문제는 직간접 공정 여부에 따라 기준이 한층 명확해졌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4월 3차소송 판결에서도 포스코엠텍 소속 근로자 7명의 원청 파견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전후로 철강업계의 하청노조 별도교섭 압박도 한층 거세지는 분위기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이번 판단으로 하청노조의 '완전한 직고용' 요구 명분에 힘이 실리면서 파업 위기감까지 확대되고 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4월 포항·광양제철소 협력사 직원 7000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하청노조는 이들 직원이 신설 직군으로 채용되는 까닭에 기존 정규직과 임금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며 노조를 통한 별도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금속노조 역시 파업 등 단체투쟁 가능성을 시사하며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정상만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원청교섭 테이블에 자발적으로 자본이 나오지 않는다면 8월과 9월에 이어지는 2·3차 총파업을 강행할 수 밖에 없음을 경고한다"며 “이 상황을 포스코가 받아 안고 직접고용 테이블에 나설 때까지 강력한 투쟁 또한 예고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하청노조의 별도교섭 압박은 비단 포스코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정규직 당진·순천지회와 내화조업정비지회 등 현대제철 하청노조는 지난 15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하는 등 원청인 현대제철이 별도교섭 테이블에 나와야한다고 촉구하며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4일에도 하루 파업을 진행하며 현대제철의 별도교섭을 요구한 바 있다. 입장차이 확인만 되풀이되는 원청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도 철강업계의 파업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코 정규직 노조는 원청과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여섯 차례 만남을 가졌으나, 별다른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하면서 난항이 지속되고 있다. 노조 측은 ▲기본임금 7.1% 인상 ▲기본임금 600% 규모 일시금 지급 ▲명절 상여금 인상 ▲우리사주 지급 등 13개 항목으로 구성된 요구안을 사측에 발송, 사측은 부진한 업황 여건을 들어 노조측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노사간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이 가운데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노조 유튜브 채널을 통해 “23일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고, 이제 우리 뜻을 행동으로 보여줄 때가 됐다"며 파업 등 투쟁 가능성도 시사했다. 노조는 지난 8~9일 찬반투표를 통해 92.%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결의하며 파업을 위한 선결조건을 일부 완수한 상태다. 현대제철 노사도 임단협에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사는 지난 10일까지 총 10차 교섭을 통해 교섭에 나섰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측 요구안(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등)과 사측 제시안(기본급 6만5000원 인상 등)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현대제철 임단협의 경우 지난 2023~2024년 각각 20차례가 넘는 교섭을 거치며 합의에 이르렀던 터라 올해 협상 역시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현대제철 정규직 노조는 지난달 19일 쟁의행위 가결(90.61% 찬성),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등 파업을 위한 선결조건을 대부분 완료하고 교섭 결렬 선언만을 남겨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협상은 예년보다 훨씬 이해관계가 다층적으로 얽혀있어 합의 도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AI 허브 골든타임…‘전력·세제·규제 혁신’ 서둘러야”

정부가 AI 데이터센터(AIDC)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가운데 산업계가 "이제는 투자보다 제도 개혁이 더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력 인프라 확충과 인허가 패스트트랙, 세제 지원, 중복 규제 개선 없이는 글로벌 AI 허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주최로 열린 'AI 인프라 투자 촉진과 지능 수출을 위한 전략 토론회'에서는 SK텔레콤, 삼성SDS, GS, 네이버클라우드 등 주요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AIDC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AIDC 메가프로젝트의 실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AI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2029년까지 5기가와트(GW), 2035년까지 15GW 규모의 AIDC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기본법 시행과 함께 전력 인프라 확대, 인허가 개선, 세제 지원 등 후속 제도 마련도 추진 중이다. 산업계도 대규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2029년까지 5GW, 2035년까지 총 15GW 규모의 AIDC 구축 계획을 발표했고, GS는 강원 동해에 총 2.4GW 규모의 AIDC 조성에 나섰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내년까지 100메가와트(MW) 이상 규모의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한 뒤 장기적으로 1GW 규모의 AI 팩토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윤성은 SK텔레콤 Comm센터장 겸 AI정책연구원장은 AIDC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력 인프라와 인허가, 직접전력구매계약(PPA)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 센터장은 “AI 산업은 글로벌 속도전"이라며 “행정절차와 인허가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전력설비 구축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본법 제정을 계기로 반도체 특별법 등 후속 제도의 실효성도 확보돼야 한다"며 “비수도권 직접전력구매계약(PPA)을 실증사업 형태로 도입하면 AIDC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대한민국은 반도체와 EPC 역량, 에너지 솔루션, 안정적인 전력망,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를 모두 갖춘 '아시아 AI 허브'의 최적지"라며 “AIDC는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국가 전략안보 자산"이라고 했다. 이항재 삼성SDS 상무는 국가전략산업 수준의 세제·금융 지원과 AIDC 전담 조직 신설을 제안했다. 이 상무는 “AIDC는 초기 투자 규모가 막대한 만큼 대부분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연구개발 지원과 세제 혜택을 확대하면 기업들의 투자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40MW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에도 3000억원이 필요한 만큼 금융비용을 낮추는 정책 지원이 중요하다"며 “AIDC 정책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해 기업들이 명확한 정책 창구를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통신공사업법 개정으로 동일한 성격의 점검이 반복될 수 있다"며 “중복 규제를 줄여 기업의 행정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현수 GS AI인프라 대표는 '인허가 패스트트랙'과 AIDC 특성에 맞는 규제 개편을 촉구했다. 도 대표는 “고객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2년 안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현행 제도에서는 제조시설 용지를 데이터센터 용도로 변경하는 데만 1년이 걸려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AIDC는 기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와 운영 방식이 다른 만큼 비상발전기 등 설비 기준도 구분 적용해야 한다"며 “AI 기본법 시행령에 이러한 특성이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전력난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전력망, 건설 역량을 갖춘 한국이 글로벌 AI 허브의 유력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배성준 네이버클라우드 전무는 GPU 등 AI 컴퓨팅 인프라에 대한 세제 지원과 투자 인센티브 확대를 요구했다. 배 전무는 “AI 팩토리 투자비의 약 70%는 AI 서버와 GPU 등 컴퓨팅 인프라가 차지한다"며 “관세 완화와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으로 기업의 투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GPU는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기존 회계 기준보다 활용 기간이 짧다"며 “감가상각 제도를 AI 기술 발전 속도에 맞게 개선해야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와 공공부문이 국내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적극 활용해 소버린 AI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해 국가 간 보안 인증과 표준의 상호 인정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채효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전무는 정부 차원의 통합 컨트롤타워 구축과 중복규제 개선을 촉구했다. 채 전무는 “현재 데이터센터는 여러 부처가 각기 다른 기준으로 관리하고 있어 현장에서는 같은 내용을 반복 점검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정책과 규제, 표준을 총괄하는 통합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데이터센터는 연간 8차례 이상 동일한 점검을 받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특성을 충분히 이해한 전문적인 점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업계가 제기한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AIDC 테스트베드 구축과 범정부 TF 운영, AIDC 얼라이언스 출범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중요한 것은 정책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AIDC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기술 실증부터 성능 검증, 운영 데이터 확보까지 가능한 산업 실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과 부지 확보, 금융 지원 등 핵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 TF를 지속 운영하고,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AIDC 얼라이언스를 조만간 출범시킬 예정"이라며 “전문인력과 전담 조직도 지속적으로 늘려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날 제기된 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AI 기본법 시행령과 후속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AIDC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삼천리, 자회사 성경식품 500억 유상증자 참여

16일 삼천리는 자회사 성경식품의 5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삼천리는 성경식품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성경식품은 유상증자 금액 가운데 200억원은 채무상환, 3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에 사용할 계획이다. 삼천리는 성경식품을 지난해 12월 26일 1195억원에 인수했다. 성경식품 매출은 2025년 1318억원, 2024년 1236억원, 2023년 1147억원, 2022년 973억원이었다. '지도표 성경김'으로도 널리 알려진 성경식품은 1981년 대전에서 시작한 향토 식품 기업이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했으며, 장기간 축적해 온 김 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조미김에 대한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전체 매출액의 40%를 해외 수출이 차지하고 있으며 수출 국가 중 미국 수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국내 조미김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은 건강 스낵으로서 조미김에 대한 인기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확장성이 높다. 삼천리그룹은 에너지 환경, 생활 문화, 금융 등의 사업부문을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생활문화 부문에서 외식, 자동차 딜러, 해외(외식·호텔) 사업을 운영하며 국내외 생활문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 성경식품 인수를 통해 그동안 쌓아온 풍부한 생활문화 사업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성경식품이 가진 가능성에 접목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생활문화 사업의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3000만원 장벽’ 세운 단일종목 레버리지…‘약발’ 놓고 엇갈린 평가 [이슈+]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투자 문턱을 대폭 높였다.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고 매매 단위를 20좌로 확대해 신규 투자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취지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개인투자자의 신규 진입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미 시장에 유입된 자금과 높은 회전율을 직접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 시장상황점검회의 논의를 토대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국내에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으로 자금이 빠르게 몰린 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주 상승 기대와 맞물리면서 관련 상품의 시가총액은 출시 전후 4조4000억원 수준에서 11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하루 거래대금도 13조원 안팎으로 불어났다. 금융당국은 자금이 일부 대형 반도체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에 집중되면서 본주 가격과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판단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일일 수익률을 일정 배수로 추종하는 구조다.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 기초자산이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상품 가치가 줄어드는 '변동성 잠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투자 진입장벽 강화다. 앞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신규 투자하거나 추가 매수하려면 현금 3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을 보유해야 한다. 기존 기준은 1000만원이었다. 주식과 채권 등 대용증권도 평가금액의 70%까지 예탁금으로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현금만 인정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가 실질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현금은 최소 300만원 수준에서 3000만원으로 늘어난다. 국내 상장 상품뿐 아니라 해외 증시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거래할 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기존 보유자는 상품을 계속 보유할 수 있지만 추가 매수 시에는 강화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매매 단위도 현행 1좌에서 20좌로 확대된다.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1좌당 가격이 1만~2만원대에 형성돼 소액으로도 거래할 수 있다. 앞으로는 한 번에 최소 20좌를 매매하도록 해 소액 단기매매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기본예탁금 상향은 오는 8월 중 시행되고, 매매수량 단위 변경은 전산 개발을 거쳐 11월부터 적용된다. 투자자 교육은 3시간으로 늘어나고, 평가 미달 시 재이수가 필요하다. 손실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위험 안내도 자동 제공된다.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 시까지 신규 상장을 중단하고 광고·이벤트성 마케팅을 금지한다. 괴리율 관리 기준도 강화돼 LP의 종가 괴리율 기준은 3%에서 2%로 낮아진다. 위반 시 신규 업무 제한이 가능하며, 운용사에 대한 상장 제한과 투자유의종목 지정 절차 간소화도 추진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신규 투자 수요를 억제하는 데에는 상당한 효과를 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올린 조치가 개인투자자의 진입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1000만원과 3000만원은 개인투자자가 체감하는 부담 자체가 다르다"며 “젊은 투자자 비중이 높은 시장에서 현금 3000만원을 별도로 예탁하면서까지 레버리지 상품을 거래하려는 수요는 상당폭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과거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과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LW 시장은 과거 기본예탁금과 투자자 교육 등 진입 규제가 강화된 이후 개인투자자와 LP가 빠르게 이탈하면서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 이 관계자는 “과거 ELW도 예탁금과 교육 요건이 강화된 뒤 신규 투자자가 급감했다"며 “이번에도 예탁금 상향만으로 신규 진입을 억제하는 효과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대책만으로 시장 과열과 변동성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진입장벽을 높이면 신규 투자자는 줄어들 수 있지만 이미 형성된 대규모 거래 수요와 높은 회전율을 직접 통제하지는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 회전율 제한이나 운용배수 조정, 거래정지 등 투자 행태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방안은 빠졌다"며 “예탁금 상향으로 신규 유입은 줄겠지만 기존 투자자의 빈번한 매매까지 억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시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90%를 넘는 데다 이미 시가총액이 10조원 이상으로 커졌다. 신규 진입을 제한하더라도 기존 투자자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규 상품 상장이 중단되면서 오히려 기존 상장 상품의 희소성이 커지고 거래가 일부 상품에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고객 쟁탈전 치열해진 배달업계, ‘사용성 차별화’ 방점

배달 플랫폼 간 서비스 차별화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앱 내 주문 기능을 고도화하거나, 파격적인 무료 배달 프로모션을 선보여 사용자 경험(UX)을 극대화하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여러 가게 메뉴를 한 번에 담아 가격, 적립·할인 혜택 등을 서로 비교할 수 있는 '통합 장바구니'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는 20일까지 순차 적용되는 이 기능은 주문 과정 중 고객의 가게 탐색 시간을 줄여주는 것이 목적이다. 장바구니 내 최대 메뉴 보관 일수는 60일이다. '간편하게 비교하기' 기능도 신규 도입해 시너지를 끌어올린다. 한 화면에서 원하는 가게들의 주문 조건·혜택을 즉시 비교하는 동시에, 한집배달·실속배달·로봇배달·가게배달·포장 등 주문 방법까지 간편하게 변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경쟁사인 배달의민족은 단체 주문 시 개별 주문을 넣어야 했던 번거로움을 해소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2022년 10월 첫 선보인 함께배달 서비스가 대표 사례로, 사용자마다 선호하는 메뉴를 담고 하나의 주문으로 통틀어 동시에 배달할 수 있는 주문 방식이다. 다만, 해당 서비스 도입에도 참여자별로 각자 계산해야 하는 불편함 탓에 다소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를 의식한 듯 최근에는 사용자마다 음식 값을 나눠서 지불할 수 있는 '더치페이'를 도입하면서 관련 기능 고도화에 힘주고 있다. 요기요·배민이 '고객 편의성 강화'에 중점을 둔 반면, 쿠팡이츠는 대규모 무료 배달 프로모션을 통한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오는 8월 말까지 기존 와우 회원에게만 제공했던 배달비 0원 혜택을 일반 회원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이들 3사가 경쟁적으로 서비스 차별화에 공들이는 배경에는 자사 플랫폼 이용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플랫폼 선택지가 다양한 상황에서 앱 탐색 사용성·가격 혜택 등 고객이 실제 이용하면서 느끼는 경험도를 끌어올릴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배달앱 3강 구도가 견고히 굳어진 가운데, 조금이라도 경쟁사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한 시장 분위기도 뒷받침한다. 인공지능(AI)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배달의민족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657만1650명으로 3사 중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쿠팡이츠(370만7613명), 요기요(89만5747명) 순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보면 여름은 폭염·장마 등으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는 점에서 시즌 특수 선점 차원으로도 파악된다"며 “특히, 여름철은 방학·휴가 등 장기간의 휴식 기간이 집중된 시기인 만큼 신규 기능 도입·배달비 부담 완화를 통해 주문율을 높이는 의도가 읽힌다"고 설명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영풍, 회계기준 고의 위반으로 과징금 204억원...역대 최대 수준

금융위원회가 영풍에 회계처리 기준 위반을 이유로 204억74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회계 관련 단일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제재다. 금융위는 지난 15일 열린 제13차 회의에서 영풍이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는 과정에서 회계처리 기준을 여러 차례 어겼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처분을 내렸다. 함께 의결된 사안으로 영풍의 전 대표이사에게는 해임 권고 상당의 조치가 내려졌다. 회계처리기준 위반은 통상 과실·중과실·고의 순으로 구분되는데, 대표 해임 권고는 가장 수위가 높은 '고의' 단계에서만 적용된다. 금융위가 영풍의 위반 행위를 고의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문제가 된 것은 환경개선 충당부채였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과거 낙동강에 카드뮴을 유출해 환경부로부터 281억원의 과징금을 받았고, 이후 정화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충당부채를 재무제표에 반영해야 했다. 그런데 영풍은 제련소 주변 오염 토양에 대한 정화 명령이 법적으로 명확했음에도 2021~2022년에는 이를 충당부채로 아예 인식하지 않았고, 2023~2024년에는 법규상 허용되지 않는 정화 방식을 기준으로 충당부채를 산정해 규모를 과소계상했다. 충당부채를 적게 잡으면 그만큼 비용도 줄어든다. 이런 식의 과소계상이 4년 연속 이어졌다. 여기에 더해 제련소 주변 임야와 1·2공장 건축물 하부의 오염 토양, 지하수 정화와 관련한 충당부채까지 실제보다 낮게 잡은 것으로 금융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영풍의 감사인인 대주회계법인 역시 토양 정화 관련 충당부채에 대한 감사 절차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위가 특히 문제 삼은 대목은 2023년 자산손상 평가였다. 영풍이 미래현금흐름을 추정하면서 석포제련소 조업정지에 따른 손익 효과를 자의적으로 제거했고, 그 결과 손상차손이 과소계상됐다는 것이다. 고의성이 인정되는 이런 회계처리 위반을 회계 업계에서는 통상 분식회계로 본다. 영풍 측은 제재에 앞서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충당부채 처리 방식에 대해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의 적용과 해석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갈릴 수 있는 '추정의 영역'"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같은 날 금융위는 고려아연에도 회계처리 기준 위반을 이유로 84억281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금융상품과 관계기업 투자의 공정가치·회수가능액 감소분에 대한 평가손실을 과소계상하고, 해외 종속회사 영업권 손상에도 손상차손을 인식하지 않은 데 따른 조치다. 영풍이 받은 과징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금융위가 영풍의 위반 정도를 상대적으로 더 중대하게 판단했음을 보여준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출산하면 폐업위기”…중기부, ‘소상공인 휴업권’ 강화해 폐업 막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출산과 육아, 질병 등으로 불가피하게 사업체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소상공인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현행 제도의 미미한 부분을 보완하고 개선해 이들이 영업을 중단하지 않고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을 위한 사회안전망 마련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소상공인 영업 지속 안전망 구축(휴업권과 휴식 보장)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을 비롯해 휴업을 경험한 소상공인, 육아·노동·복지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해 실질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참석 소상공인들은 한 목소리로 출산과 육아, 부상, 번아웃, 대체인력 구인난 등으로 일시적 휴업이 폐업으로까지 이어지는 현실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소상공인은 “자영업자는 사실상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이어서 임신을 하는 순간 막막하다. 출산 후 영유아 시기에는 필히 돌봐야 해 점포 운영과 병행하기 쉽지 않다"며 “조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그나마 좀 낫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상공인은 “아이돌봄 서비스 등 제도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더라도 신청 대기 기간이 길다 보니 실효성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 “육아와 소득의 두 갈래에서 자녀를 위해 영업 시간을 단축했을 경우 소득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하소연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혼자 사업체를 운영하는 1인 소상공인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업장을 비워야 하지만 최저임금을 고려해야 하고, 자신의 역할을 도맡을 인력을 찾기 어려워 영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업종별로 대체인력 구인의 고충이 천차만별로 나뉘지만, 업종 특성에 따라 무인 영업으로 전환해 해결하기도 한다. 정지예 한국아이돌봄협회 협회장은 “아이돌봄 서비스가 연령에 따라 하원을 돕거나 숙제를 지원하는 등 촘촘하고 유연한 운영이 중요하다"며 “특히 소상공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주말과 야간 시간대 돌봄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은 서울연구원 박사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소상공인 대상 야간·주말 아이돌봄서비스'를 언급하며 “전국 단위로 확대해 소상공인의 돌봄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돌봄 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휴업이 폐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제도의 뒷받침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의 휴업을 개인의 선택으로 단순히 치부하는 것이 아닌 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주역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이 동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은 “소상공인이 출산, 육아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위기가 폐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체인력 지원 등 실효성 있는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소상공인의 휴업권과 휴식을 보장하는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현장] 아시아 휩쓴 ‘붕괴: 스타레일’, 출시 3년 망라한 몰입형 전시 “예열 완료”

서브컬처 장르 게임으로 아시아권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붕괴: 스타레일'이 서울 잠실에서 출시 3년을 망라한 몰입형 전시를 연다. 게임 속 세계관을 생생하게 구현한 이번 전시는 출시 이후 이용자들이 게임 속 개척자로서 지내온 여정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17일 본격적인 전시 오픈에 앞서, 기자가 먼저 은하열차에 탑승해봤다. 전시 오픈 하루 전인 16일 기자가 찾은 서울 잠실의 이머시브 플랫폼 딥(DEEP) 입구.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검은색 은하열차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관람객이 개척의 출발점인 은하열차에 탑승해 새로운 개척자가 되어 '붕괴: 스타레일'의 지난 여정을 돌아본다는 구성이다. 본격적인 전시에 앞서 관객은 현장 벽면의 QR코드를 스캔하고 관람을 하면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미션을 완료하면 인게임 재화인 '성옥' 등을 받을 수 있다. '붕괴: 스타레일'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모바일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 부문의 매출 1위를 기록한 작품이다. 모바일 RPG '원신'으로 글로벌 게임 시장을 제패한 호요버스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한중일 3개국에서 서브컬처 게임의 새바람을 일으킨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국내에서는 과거 '리니지 라이크류'의 한국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트렌드를 완전히 바꿔놨다는 평가다. 전시 관람객은 첫 행성인 '야릴로-VI'를 시작으로 '선주 나부' '페나코니' '앰포리어스' 등을 거쳐 '이상 낙원'까지의 여정을 따라가게 된다. 각 공간에는 게임 속 주요 장면과 캐릭터 설정 자료, 오브젝트, 전시 한정 이머시브 콘텐츠 등이 마련돼 있다. 게임 속 공간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척자들이 지나온 여정을 하나의 회고록처럼 되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를 찾은 팬들이 마치 게임 속 한 장면에서 다양한 '인증샷'을 찍을 수 있게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팬덤이 강한 서브컬처 게임의 특성 상 전시를 찾는 게임 팬들의 코스프레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요버스 관계자는 “온라인을 통한 전시 사전예약을 진행했는데, 오픈 첫날 몇몇 회차는 이미 마감된 상황"이라며 “총 관객 수 등에 대한 별도의 집계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시의 백미는 전시관의 다섯 번째 구역인 이머시브 미디어 영상관에서 체험할 수 있었다. 관람객은 공간 전체를 감싸는 몰입감으로 '붕괴: 스타레일'에서 경험한 지금까지의 개척 여정을 더욱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이날 굿즈 존은 아직 정식으로 오픈하지 않았으나, 호요버스 측은 이번 전시를 기념해 제작된 한정판 굿즈 20종과 함께 150종 이상의 공식 굿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별 사이를 걷는 회고록' 전시회의 내용을 모두 담은 전시 도록은 현장에서 예약 구매할 수 있다. 굿즈샵은 전시 관람객만 이용이 가능하다. 호요버스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붕괴: 스타레일'과 함께해 주신 개척자들의 여정을 국내 최초의 체험 전시로 선보일 수 있어 뜻깊다"며 “전시장을 찾아 주신 개척자들과 앞으로 방문하실 모든 개척자들이 게임 속 추억과 감동을 현실 공간에서 새롭게 경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7일 오픈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8월 말까지 이어진다. 호요버스는 이번 전시의 입장티켓 구매자에게 한정판 일러스트가 그려진 시크릿 티켓을 포함한 홀로그램 티켓 9종 중 1종을 랜덤으로 지급한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쿠팡 “美 로비 합법적…천문학적 규모 사실 아냐” 반박

쿠팡이 모회사인 쿠팡Inc의 미국 정부·의회를 대상으로 한 로비 활동 논란에 대해 “미국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로비 활동은 미국 헌법에 보장된 합법적인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16일 쿠팡은 이 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며 “전 세계 1만5000개 이상의 기업과 단체, 주요 다국적 기업들이 미국에서 합법적인 로비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만, 마치 쿠팡Inc만 로비 활동을 하는 것처럼 잘못 묘사돼는 것이 유감"이라고 밝혔다. 쿠팡 측이 인용한 미국 로비활동 추적단체인 '오픈시크릿'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정부, 백악관, 상하원 등에 직접 로비하거나 로비업체를 통해 소통한 기관은 1만5768개에 이른다. 이들 중에는 한국 대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 쿠팡 측은 “쿠팡Inc는 합법적이고 기준에 맞는 활동에 참여하는 전 세계 수많은 주요 기업·기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천문학적 로비 자금' 규모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15일(현지 시간) 미 상원이 로비공개법에 따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2분기 쿠팡은 미국 로비업체 '밸러드 파트너스'에 25만 달러(약 3억7000만원)을 지급했다. 로비 대상으로는 백악관과 대통령실, 연방 하원, 미국 무역대표부 등이 포함됐다. 쿠팡 측은 “쿠팡Inc의 1분기 로비 규모는 미국 메이저 자동차기업(1138만 달러)이나 또 다른 테크기업(708만 달러)과 비교해 최대 10분의1 수준으로, 동분기 로비 지출 기준 한국 주요 대기업보다 작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Inc는 미국 하원 로비 활동 공개법에 따라 외부 로비업체 수입을 비롯한 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있으며, 이들도 쿠팡과 같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수입을 별도 공개해야 한다"고 밝히고 “쿠팡Inc의 지출 보고서에는 외부 로비업체들의 수입 규모가 포함돼 개별 업체들의 수입 공시내역을 쿠팡의 보고서 지출 규모와 합치는 것은 중복 합산"이라고 지적했다. 또, 쿠팡 측은 대미 로비 활동 목적을 두고 “글로벌 수출과 무역 투자 진흥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밝힌 구체적인 로비 목적을 살펴보면 △미국 중소기업·농업 생산자를 위한 디지털·소매·물류 강화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 △미국 수출 진흥과 북미·아시아·유럽 간 무역·투자 확대 △한국·대만·일본·영국·유럽연합 등 동맹국과 미국 간 경제 협력 강화 △한국과 파트너십을 비롯한 기업 이민 정책 등이 있다. 쿠팡 측은 “한국에 6조원 이상 투자하고 30개 지역에 100여개 물류센터를 세워 국내 9만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며 “대만 로켓배송, 190개국에 진출한 명품 이커머스 '파페치' 등 글로벌 수출 확대와 무역 활성화에 대한 소통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