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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의 산업돋보기] 고려아연 美 제련소 투자 ‘빛’인가 ‘빚’인가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 11조원 규모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짓기로 한 결정은 한국 제조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 '심장부'로 걸어 들어가는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받는다. 미국 내 핵심 자산 확보라는 장밋빛 전망과 함께 천문학적 투자비에 따른 재무 부담과 기술력 재현 가능성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영풍과 경영권 분쟁 국면이라는 측면을 배제하더라도 업계에서 고려아연의 결단이 '빛'이 될지 '빚'으로 전락할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간다.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테네시주에 11조원 규모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의결했다. 이를 위해 설립하는 현지 합작법인(JV)에는 미국 국방부(전쟁부)와 상무부 및 기업도 함께 참여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빅딜'을 놓고 대한민국 제련 기술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인프라로 격상되는 과정이라고 해석한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그 자체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이 단순한 제조 기업을 넘어 글로벌 경제 안보의 '전략 자산급 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놨다는 기대도 나온다. 최근 글로벌 제련 시장을 꿰뚫는 키워드는 '중국의 압도적 점유율'과 '서구권의 제조 역량 공동화'다. 중국은 아연, 납(연), 갈륨, 게르마늄 등 핵심 광물의 제련 및 정련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해당 분야에서 중국의 점유율이 50~80%에 달한다고 추정한다. 이에 맞서는 고려아연은 기술력으로 글로벌 탑티어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다. 단일 제련소 기준으로 세계 1위의 아연·연 생산 능력을 갖췄다. 특히 '헤마타이트 공법'은 세계 최고 수준 실력을 지니고 있다. 아연 제련 과정에서 철을 경제적으로 분리하고 남은 찌꺼기에서 금, 은, 인듐 등을 추가로 뽑아내는 기술이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다면 고려아연은 서방 진영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고품질 금속을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고려아연의 이번 투자는 앞선 두 가지 키워드를 한 번에 관통하는 결정이다. 기술력은 앞섰지만 '물량 공세'에 밀리고 있는 형국이었는데, 서구권에서 존재감을 공고히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에 단순히 공장을 짓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금속 생태계를 만드는 일이라는 분석도 가능해 보인다. 미국은 1970년대 이후 아연 제련소를 만든 적이 없다. 고려아연의 테네시 제련소는 미국 땅에서 광석을 직접 녹여 순수 금속을 뽑아내는 수십 년 만의 첫 대형 기지가 된다. 미국은 첨단 무기나 반도체 제작에 필요한 인듐, 갈륨, 안티몬 등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대신 고려아연에 의존할 것으로 관측된다. 고려아연이 테네시 제련소에서 생산할 핵심 품목은 총 13종이다. 이 중 11개가 미국 정부가 지정한 '핵심 광물'이다. 반도체·방산·인공지능(AI) 등 산업의 필수 소재들이다. 구체적으로 아연, 연, 구리 등은 자동차·건설·전기차 배터리 부품 기초 소재로 쓰인다. 안티모니, 게르마늄, 갈륨, 인듐, 비스무트 등은 반도체, AI, 양자컴퓨팅, 첨단 무기 체계의 필수 소재다. 금, 은, 팔라듐, 텔루륨은 정밀 전자 부품 및 차세대 태양광 패널에 사용된다. 제련소가 들어서는 테네시는 미국 남동부에 위치했다. 현지 60여곳을 후보지로 놓고 검토한 끝에 제련에 필요한 용수·전력 등을 쉽게 조달할 수 있고 물류 접근성이 양호한 테네시주를 선택했다고 고려아연 측은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테네시주에 있는 기존 니어스타(Nyrstar) 제련소 부지를 인수한 뒤 이를 활용해 기반 시설을 재구축하고 첨단 공정 기술을 적용해 제련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고려아연의 결정을 두고 시장은 아직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 유상증자를 결정해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내부 문제를 제외하고 산업적 측면만 놓고서도 일각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가는 투자 발표 직후 급등했지만 이후 곧바로 급락해 오히려 하락 반전한 상황이다. 포인트는 '재무 부담'이다. 자금조달 방식이 복잡하고 규모가 커 무리한 투자가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밝힌 예상 투입 금액은 약 11조원이다.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및 미국 내 전략 투자자가 출자한 합작법인인 '크루서블 JV'를 통해 약 2조8600억원을 조달하고, 고려아연은 약 8600억원을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 나머지 소요 자금은 미국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 및 보조금 프로그램, 재무 투자자 대출 등을 더해 충당하기로 했다. 고려아연은 사업 운영 주체인 크루서블 메탈즈가 미국 제련소 설립을 추진할 수 있도록 미국의 정책금융 지원 대출 및 재무 투자자 대출 규모가 최대 6조921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상무부는 '칩스법'에 따라 최대 약 3000억원 규모 보조금을 줄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17일 리포트를 통해 “(고려아연의 이번 투자가) 사업경쟁력은 제고되나 재무부담 가중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국 현지 제련소 확보를 통해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사업자로서의 시장지위가 공고해지는 가운데 희소금속 생산량 증대에 따른 미국 안보 공급망 편입이 중장기 사업경쟁력 및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한신평의 의견이다. 다만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신평은 “미국 합작법인의 동사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비 일부인 2조8500억원을 충당했으나 나머지 투자 자금 대부분은 고려아연이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손자회사가 조달해 연결기준 차입 규모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려아연은 최근 순차입금 증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결 기준 조정순차입금을 보면 2023년 말 -1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4000억원, 올해 9월 3조7000억원으로 뛰었다. '이그니오 실패 사례' 역시 이와 관련한 시장 의구심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2022년 미국 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를 약 58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이 회사 매출이 미비하고 자본잠식 상태였던 점이 뒤늦게 밝혀지며 '고가 매수 논란'에 휩싸였다. 현재 미국 법원에서 관련 증거 수집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는 11조원 규모 대형 투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을 보수적으로 만드는 계기가 되고 있다. 고려아연 측은 “단독 재원만으로는 부담이 큰 이번 프로젝트에서 외부 자금이 적극적으로 조달되면서 차입 비중이 크게 줄고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프로젝트와 투자 협력은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 측의 지속적이고도 공고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했던 구조"라며 “미국 현지 핵심광물 공급을 확보하려는 미국과 해당 사업을 확대하려는 고려아연에 각각 안정성을 확보해줄 최적의 선택지였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이와 별도로 2029년까지 울산 등 국내에 총 1조5000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연구개발(R&D)을 비롯해 전략광물 생산, 자원순환, 환경·안전 인프라 등 전반에 걸쳐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산업적으로 '기술 이식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국내 공장 노하우를 미국에 적용해야 하는데 다른 업종 대비 어려움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련 기술에서 숨은 핵심은 '얼마나 오래 멈추지 않고 돌리느냐'는 것이다. 산업 특성상 자동으로 처리하는 것보다 숙련된 인력이 많은 게 중요하다"며 “현지에 숙련 인력을 보내고 설비를 최신화 한다 해도 국내 공장과 같은 수준으로 초기 가동 안정화가 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재 영풍과 겪고 있는 경영권 분쟁은 고려아연 미국 투자의 '연속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재로 분류된다. 제련은 고정비 구조가 크기 때문에 장기 운영 계획이 필수적인데 자칫 '리더십'을 잃으면 사업 자체가 표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향후 인허가 및 제련소 건설 공정 등 사업 절차가 계획대로 이루어지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제련소 건설 투자가 집행되는 2027~2029년 본격적인 차입금 및 금융비용 증가가 예상돼 고려아연이 기존 사업의 현금창출력 개선 등으로 재무부담 확대 폭을 통제할 수 있는지를 눈여겨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본업에서 확실한 경쟁력은 확보한 모습이다. iM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은 올해 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며 “환율 상승 및 아연·구리·귀금속 가격 강세, 아연·연 판매량 증가, 전분기 인식한 일회성 비용 지출 효과 소멸 등으로 별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고려아연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23년 9조7045억원, 지난해 12조529억원으로 상승 추세다. 올해는 16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6599억원, 7235억원, 1조1000억원 이상 등으로 뛸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코레일 “23일 철도노조 파업···열차 운행 여부 확인해야”

한국철도공사는 오는 23일 오전 9시로 예고된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파업과 관련 운행 중지 가능성이 있는 열차를 예매한 고객에게 순차적으로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코레일은 이와 더불어 승객들에게 열차 이용 전 반드시 운행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했다. 코레일은 철도노조 파업에 대비해 23~29일 운휴 예정 열차의 승차권 발매를 제한하고 있다. 운휴 열차의 환불위약금을 면제 조치하는 등 선제적 조치도 시행했다. 코레일은 운휴 열차의 승차일 기준 △3일 전 △하루 전 △당일 등 총 3회에 걸쳐 순차적으로 개별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고객에게 직접 열차 운행 여부를 안내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인천 서해5도 강풍주의보…서해에는 풍랑주의보

기상청이 20일 오후 5시를 기점으로 서해5도에 강풍주의보를 발효했다. 강풍주의보는 풍속이 초속 14m 또는 순간풍속이 초속 20m를 넘을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이는 사람이 우산을 제대로 쓰기 어려운 수준의 바람이다. 서해중부바깥먼바다·서해중부안쪽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된다. 풍랑주의보는 해상에서 풍속 14m/s 이상인 바람이 3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3m 이상 파도가 예상될 때 내려진다. 한편 기상청은 다음주(22~26일) 우리나라에 추웠다 포근했다 하는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아침 최저기온은 -9∼1도, 낮 최고기온은 4∼13도로 예보됐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머니+] 일본 기준금리 30년래 최고에도…엔화 환율 더 오른 이유는

일본 기준금리가 3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오히려 급등(엔화 약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1월 이후 11개월 만의 인상으로, 정책위원 9명 전원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3월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했고, 4개월 뒤인 7월엔 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했다. 올해 1월에는 0.5%로 인상한 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10월까지 6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인상으로 일본 기준금리는 1995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됐다. 1995년 사실상의 일본 기준금리는 4월 1.75%에서 1.0%로 인하됐고, 이어 9월 1.0%에서 0.5%로 추가 하향 조정됐다. 이후 일본 기준금리는 0.5%를 넘은 적이 없었다. 일본은행을 이끄는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내년에도 긴축을 이어갈 뜻을 내비쳤지만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속해서 정책금리를 올려 금융완화 정도를 조정할 것"이라면서도 “금리를 조정하는 속도는 경제와 물가 상황에 따라 달렸다"고 말했다. 우에다 총재는 특히 시장의 관심사였던 중립금리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경제에 부담을 주지도 않는 이론적 금리 수준으로, 일본은행은 1.0~2.5% 범위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에다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하단을 밑돌고 있다면서도 “중립금리가 어디에 있는지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쉽지 않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의 긴축 기조가 그다지 매파적이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41% 급등한 달러당 157.76엔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올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엔화 환율은 전날 일본은행 금리 인상 결정 이후 155.5엔~156엔 수준에서 변동성 장세를 보였지만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155.8엔대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UBS증권의 아다치 마사미치 수석 일본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분명한 매파적 신호를 원했다"며 “일본은행은 일본의 실질금리가 여전히 낮아 추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우에다 총재의 발언만 보면 금리인상 사이클이 곧 끝날 것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일본은행 출신인 몸마 카즈오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일본은행은 약 6개월에 한 번 정도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년에 두 차례, 2027년에 한 차례씩 올려 1.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일본은행의 이번 결정으로 '엔캐리 청산'이 늦춰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엔캐리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일본의 금리가 오르면 상환 부담이 커져 투자금이 회수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은행이 지난해 7월 31일 기준금리를 올리자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규모 청산돼 '8·5 블랙먼데이' 사태가 발생했고, 이때 한국 코스피지수는 8.77% 급락해 종가 기준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피델리티의 페이시안 리우는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나 매파적 기조, 혹은 매파적 편향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엔캐리 포지션을 이미 보유한 투자자들은 편안하게 휴가를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CEO 교체·신차 ‘효과 0’…한국서 존재감 작아지는 폭스바겐

폭스바겐코리아가 올해 신차 출시로 반등을 노렸지만 오히려 지난해보다 초라한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신차 투입에도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한 채 해마다 판매량 감소를 겪으며 갈수록 한국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2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코리아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1월부터 11월까지 총 45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면서 연말까지 연간 판매량 5000대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최근 3년간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만5791대 △2023년 1만247대 △2024년 8273대로 매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연간 판매량 3만5778대를 기록하며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순위 3위까지 꿰찮던 폭스바겐코리아는 이후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해 9위까지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지난해 메이저 수입차 지표로 불리는 '1만대 클럽'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이처럼 판매 부진이 길어지자 폭스바겐코리아는 올 들어 신형 골프, 아틀라스, ID.4·ID.5 등 가솔린·디젤·전기차를 망라한 신차 4종을 투입하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하락세를 뒤집기에는 힘이 달리는 형국이다. 더욱이 지난해 사샤 아스키지안 사장에서 틸 셰어 사장으로 전격적인 수장 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이마저도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됐다. 문제는 폭스바겐코리아이 내년을 겨냥한 뚜렷한 신차 계획이나 반등 전략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브랜드의 국내 시장 존재감이 점차 희미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폭스바겐코리아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 배경으로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얇은 라인업과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지적한다. 현재 폭스바겐코리아는 가솔린·디젤·전기차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주요 차종인 골프가 여전히 디젤 중심으로 구성된 것도 급변하는 시장 흐름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의 친환경·연비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러한 전략 부재는 판매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폭스바겐코리아의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 1억원을 웃도는 투아렉과 6000만원대 ID.4·ID.5는 경쟁모델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대로 소비자 접근성을 제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최근 중국 브랜드 비야디(BYD) 등 저가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어 앞으로 폭스바겐코리아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코리아가 단순히 신차를 출시하는 것만으로는 국내 시장에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라인업 확대, 가격 정책 조정, 서비스 품질 개선 등 다각적인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경복대, 지역과 동반성장 봉사모델 제시… 성과공유회 성료

남양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경복대학교는 18일 남양주캠퍼스 우당관 국제회의실에서 '2025 지역사회 맞춤형 봉사활동 성과공유회'를 열고 한 해 동안 진행된 학생 주도의 지역사회 봉사활동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도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과 남양주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를 비롯해 지도교수, 지역기관 실무자, 봉사활동 참여 학생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홍익인간 이념 아래 충효인경(忠孝仁敬)과 자강불식(自强不息)의 경복정신을 실천해온 경복대학교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학생 주도의 봉사활동이 지역사회와 대학 상생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성과공유회는 지역 현장에서 실천된 봉사활동 성과를 공유하고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 사회적 책임 의식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성과 발표에는 지역사회 맞춤형 봉사활동에 참여한 16팀 가운데 14팀이 참여했다. 학생들은 지역 노인을 위한 재능기부, 아동 정서 지원 프로그램, 유기동물 보호활동 등 다양한 주제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기획부터 실행, 성과와 한계까지 경험을 공유했다. 단순한 봉사를 넘어 지역문제를 이해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학습터로 기능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진영화 경기도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성과공유회에서 “학생들이 지역사회 필요를 스스로 발견하고, 해결 주체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며 “이런 경험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 인재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상식에선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등 다양한 부문에서 우수 활동 팀이 선정됐다. 특히 유아교육과 '아해다솜' 팀은 지역사회 저출산 문제에 주목해 아이 키우기 지원활동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대상을 받았다. 황선영 경복대 학생성공처장은 “학생들의 자발적이고 진정성 있는 참여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경복대학교는 지역과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교육-봉사 모델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공유회는 경복대와 남양주시가 협력해 추진 중인 '지역공감 3C(Care–Career–Copilot) 모델' 일환으로 열렸으며, 대학 교육과 지역사회 공헌을 연계한 실천 사례로 의미를 더했다. 학생들이 봉사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을 공유한 이번 행사는 지역사회와 대학이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포커스] 안양시, 현장중심 규제혁신 박차… 기업성장 디딤돌

안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신기술 확산과 산업환경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사업화하고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복잡한 규제와 제도적 한계에 직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안양시는 관내 기업 중 99%가 중소기업이라 신기술 기반 벤처기업이 중앙정부 규제로 인해 시장 진입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잖다. 안양시는 그래서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실질적인 규제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22일 “앞으로도 다양한 기업 지원으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 기업의 창의와 기술이 자유롭게 성장하는 도시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 찾아가는 규제신고센터 42회 운영= 2017년부터 안양시는 '찾아가는 규제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하며 규제 관련 애로를 청취하고 있다. 기업 방문 이후에도 규제가 개선될 때까지 기업과 함께하고 있다. 올해는 총 42회 찾아가는 규제신고센터를 운영해 다수 규제를 발굴해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킨 '신개발 의약품 주입펌프의 시장 진입'과 '카페인 등 식품 기피성분 표기 개선' 등 사례도 모두 찾아가는 규제신고센터를 통해 발굴됐다. 안양시는 올해 기업 관련 자치법규 규제사항을 집중 발굴하고 정비했다. 특히 민간위탁 계약 체결 시 요구되던 공증 의무 조항을 삭제해 기업(법인) 비용 및 행정절차 부담을 크게 줄였다. ◆ 전국 최초 규제샌드박스 밀착 지원= 안양시는 2020년부터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규제샌드박스' 과정을 밀착 지원하며 혁신기술이 시장에 조기 진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규제샌드박스 제도는 혁신 제품-서비스의 시장 조기 진입을 위해 현행법 규제를 한시적으로 면제-유예하는 제도다. 다만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승인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돼 중소-신기술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 이에 안양시는 규제샌드박스 활용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신청-접수단계부터 승인까지 맞춤형 밀착 컨설팅을 지원하며, 변호사-변리사 등 전문가를 연계해 각종 신청서 작성, 법률적 검토, 시장조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 자동심장충격기, 부동산매물광고 양방향 디지털사이니지, 맨홀 충격방지구 실증 등 4개 사업 시장 진입을 뒷받침했다. ◆ 규제혁신 공모전 통해 그림자 규제 해소= 안양시는 현장 규제를 적극 발굴하기 위해 시민-공무원 등 누구나 참여하는 '규제혁신 공모전'을 2023년부터 운영하며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그림자 규제 개선에 힘쓰고 있다.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공장 등록취소 절차 간소화' 과제는 규제 개선 마중물이 되어, 해당 제안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5월 수용 의견을 밝히고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규제혁신을 적극 추진한 공무원에 대해 실적가점-성과상여금-포상휴가 등을 제공해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적극행정 인센티브 제도와 연계해 시너지를 내며 직원들 규제혁신 추진에 강한 동력이 되고 있다. ◆ 행정규제 정비-운영 조례 전부개정 준비= 안양시는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규제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안양시 행정규제 정비 및 운영 조례' 전부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규제개혁 실효성을 높이고, 전반적인 행정규제 관리 체계성과 일관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안양시는 내년에도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규제혁신 공모전을 지속 운영해 시민과 기업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현장 과제를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포커스] 고양콘, 고양시 페스타노믹스 창출 ‘1등공신’

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올해 고양특례시는 단순히 공연을 많이 연 도시가 아니었다. 도시 문화와 산업이 경계를 허물며, 공연이 도시경제를 견인하는 '페스타노믹스' 새 흐름을 만들어 냈다. 그 중심에는 어느새 팬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 현재는 고유명사처럼 자리 잡은 '고양콘'이 있다.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선 올해만 총 18회 대형공연이 열렸다. K-팝 공연부터 록과 힙합까지 장르도 다양했다. 70만 관람객이 다녀갔다. 최근 열린 오아시스와 트레비스 스캇의 공연까지 더해 올해 공연 수익은 109억원을 돌파했다. 작년부터 누적 관람객은 85만 명, 누적 수익은 12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초대형 국제행사 유치에서 핵심 동력이 될 '킨텍스 제3전시장', 내년 5월 공사를 재개하는 'K-컬처밸리 아레나', 체류형 관광을 도울 '노보텔 앰배서더 킨텍스'까지 연계되며, 고양은 이제 '공연을 개최하는 도시'를 넘어 '세계가 찾는 대형 공연 중심지'로 진화하고 있다. 고양에선 올해 다양한 장르의 메가급 공연이 개최됐다. 국내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라인업이 독보적이다. 그 시작에는 지드래곤이 있었다. 올해 3월 고양종합운동장은 8년 만에 열리는 지드래곤 솔로투어로 한 해 포문을 열었다. 이어 4월에는 콜드플레이가 등판했다. 한국 공연 역사상 최다 회차, 최다 관객이란 총 6회, 약 32만 관객을 모으며 글로벌 음악산업계 시선을 끌어모았다. 6월에는 BTS 제이홉과 진이 각각 군 복무 후 첫 단독공연과 팬 콘서트를 가졌다. 7월에는 K-팝 공연 중 가장 높은 해외 팬 지분을 보인 블랙핑크 공연이, 8월에는 데뷔 10주년을 맞은 데이식스 공연이 펼쳐졌다. 10월에는 15년 만에 재결합한 오아시스가 공식 내한 일정으로 고양을 선택하며 큰 화제를 모았고, 이어 트래비스 스캇이 첫 단독 내한공연을 진행하며 고양종합운동장은 사실상 '장르 불문 대형공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초대형 K-팝 공연부터 록과 힙합이란 색다른 장르의 아티스트까지, 세계적 스타들이 고양을 택한 이유는 도시 구조와 운영 효율성이 만든 경쟁력에 있다. 먼저, 뛰어난 교통 접근성과 공연장 활용성이 눈에 띈다. 고양종합운동장은 인천공항에서 1시간 내 접근이 가능하며, GTX-A 킨텍스역 개통으로 서울역까지 16분이면 닿는다. 지하철3호선 대화역도 연계돼 국내외 팬덤의 이동 동선이 짧고 효율적이다. 또한 정규리그 홈구장으로 운영되지 않아 활용도가 높고, 시설 전환도 유연하다. 이는 세계 투어 일정을 구성해야 하는 글로벌 공연사에게는 매우 중요한 선택 요소다. 적극적인 행정 개입도 한몫 거들었다. 사전 안전점검과 경찰-소방-의료-교통-환경 등 30여개 부서와 기관이 참여하는 유관기관 공조체계 구축은 기본이고, 공연장 주변 소음-불편 민원 대응 시스템도 강화해 패키지형 지원체계로 이어졌다. 철저한 사전 준비도 성공의 한 축이다. 2023년부터 '공연 거점도시'를 목표로 기획 단계에서부터 업계와 협의를 이어온 결과, 작년 라이브네이션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대형 공연 준비 단계부터 적극 참여했다. 특히 콜드플레이 공연에서 고양시의 세밀한 행정지원이 빛났다. 친환경 공연 운영 철학에 맞춰 태양광 무대, 자전거 발전기, 일회용품 최소화, 지속가능 굿즈 등 ESG 요소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교통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GTX-A 킨텍스역과 행사장을 오가는 순환버스 노선도 운영했다. '고양콘' 열기는 공연장 안에서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로 퍼져나가는 중이다. 대화역 주변 상권은 공연 관람객으로 숙박-식음업 전반에서 수요가 증가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지역경제 상승효과 역시 검증됐다. 대화역 상권 카드 매출액 58.1% 증가, 방문 생활인구도 15% 늘어났으며 정발산역-주엽역-킨텍스 상권에서도 전체 매출액이 증가하는 등 파급효과가 크다. 더구나 일산호수공원, 행주산성, 킨텍스 대형 전시-박람회 등 관광 인프라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관람객 체류시간이 늘어났다. 고양국제꽃박람회, 행주문화제, 호수예술제를 비롯해 아람누리와 어울림누리에서 이어지는 공연들이 문화적 기반을 채우며 '도시 전체가 공연장'이란 표현에 실체를 부여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20일 “올해는 고양시 공연 경쟁력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도 신뢰받는 해였다"며 “대형공연이 도시경제 전반을 움직이는 페스타노믹스 흐름이 명확해진 만큼, 고양을 '공연이 열리는 도시'를 넘어 '다음 공연이 기다려지는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고양종합운동장은 글로벌 공연사가 월드투어를 설계할 때 런던 웸블리, 도쿄돔, LA소파이 스타디움과 함께 동등하게 검토하는 공연장으로 취급된다. 행정-운영-인프라가 결합된 '고양형 공연 모델'이 작동하며 고양은 이제 국내 공연시장의 뉴 코아가 됐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안동 청년공동체 ‘천국박스’, 산불 피해 회복 현장서 민간 역할 입증

행안부 장관상 수상…재난 이후 삶과 기억까지 복원한 사례로 주목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공동체 ㈜천국박스가 2025년 3월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대응 활동의 성과를 인정받아 '산불재난지역 지역청년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 우수단체로 선정되고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천국박스는 대형 산불 발생 이후 공적 복구 지원이 마무리된 시점에도 여전히 일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피해 가구에 주목했다. 화재 잔재물과 그을음, 생활 폐기물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이른바 '지원 사각지대' 가구를 직접 조사해, 특수청소와 폐기물 처리, 주거 주변 환경 정비까지 포함한 화재청소 무상 지원 활동을 이어갔다. 이번 활동은 행정 지원의 범위를 벗어난 가구를 대상으로 청년공동체가 현장 조사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난 이후 민간 영역이 수행할 수 있는 실질적 회복 역할을 현장에서 증명한 사례로 평가받으며, 제도 밖에 남겨진 피해 주민들의 생활 회복에 직접적인 도움을 제공했다. 특히 마지막 현장 정리 과정에는 행정안전부 김민재 차관이 직접 현장을 찾아 청년들과 함께 활동에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재난 이후 장기 회복 단계에서 지역 청년공동체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과 현장 기반 지원 모델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공유됐다. 천국박스의 활동은 물리적 복구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이들은 2025년 11월, 대형 산불로 인한 상실감과 심리적 피로를 겪고 있는 피해 주민들을 위해 정서 회복 프로그램 '마음회복 프로젝트'를 별도로 운영했다. 프로그램은 안동 태화동 한옥스테이 '하우스태화'에서 진행됐으며,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미술치유 전문가와 함께 '나의 집, 나의 고향(안동)'을 주제로 한 스탠실 표현 활동이 이뤄졌다. 참여 주민들은 창작 과정을 통해 기억과 감정을 표현하며 심리적 안정을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천국박스는 화재청소와 회복 과정을 단순한 봉사 활동으로 남기지 않고, SNS 콘텐츠와 영상 기록으로 제작해 공유했다. 재난 이후 회복의 과정을 담은 이 콘텐츠들은 수천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청년공동체 활동과 재난 회복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공감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현장 기록은 청년 유품정리사들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 '언박싱 라이프: 청년 유품정리사들의 이야기' 집필로도 이어졌다. 해당 콘텐츠는 전시와 강연, 인터뷰, 언론 보도 등으로 확장되며 단발성 재난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적 서사로 발전했고, 그 성과를 인정받아 경북콘텐츠진흥원 콘텐츠업 우수상 수상으로도 연결됐다. 황상문 천국박스 대표는 “산불 피해 복구는 불탄 공간을 정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과 감정, 기억까지 함께 회복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청년공동체로서 재난 이후 남겨진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고, 그 과정을 기록해 지역의 자산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천국박스는 향후 유휴공간 재생을 통한 한옥스테이 운영을 비롯해 유품정리·빈집정리 등 고령화 사회 대응 사업, 전시·팝업·시음회 등 청년 문화 활동을 통해 지역 소멸 문제에 대응하는 현장 기반 청년공동체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AI 경영리더 협회, 안동서 2025년 정기 모임 개최

“교류를 넘어 실행으로"…지역 기반 AI 경영 생태계 구축 본격화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AI 경영리더 협회가 지역 산업과 경영 현장에 AI를 접목한 실질적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협회는 지난 19일 오후 3시, 안동상공회의소 3층 컨퍼런스룸에서 '2025년 AI 경영리더 협회 정기 모임'을 열고, 올해 추진 성과와 향후 사업 방향을 공유하는 한편 전문 분야별 심층 논의를 통해 협업 기반을 다졌다. 이번 정기 모임에는 협회 회원사 관계자를 비롯해 지역 산업·교육·행정 분야 인사들이 참석해 AI를 중심으로 한 경영 혁신과 지역 연계 사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행사는 개회와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내빈 소개, 개회사와 인사말, 협회 소개 및 추진 방향 설명, 특별 강연, 전문 분야별 심층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되며 약 수 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날 협회 운영 현황을 설명한 김진홍 사무국장은 AI 경영리더 협회가 단기간 내 실질적인 성과를 축적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은 “2025년 현재 협회 회원사는 30개사를 넘어섰으며, 단순 명목상의 참여가 아닌 실제 협업을 통한 실행 사업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회원사 간 협업을 통해 추진된 사업이 전체 사업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부·도·시 단위 공공부문 사업에도 다수 참여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AI를 활용한 경영 컨설팅, 정책 연계 사업, 교육 및 산업 연계 프로젝트 등으로 이어지며 협회의 정체성을 '실행 중심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있다. 김 사무국장은 “AI 경영리더 협회는 정보 공유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회원 개개인의 역량이 모여 공동의 성과로 확장되는 선순환 모델을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기 모임의 핵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전문분야별 심층 토론에서는 현장 중심의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토론 주제는 경영개선사업을 비롯해 관광사업, 6차산업 인증, 스마트 혁신 제조, 경상북도 교육예산 연계 사업 등으로 구성됐다. 참석자들은 각 분야별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애로사항과 성공 사례를 공유하며, AI 기술을 접목한 개선 방안과 협업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지역 관광 콘텐츠의 디지털화, 농업과 제조 분야의 스마트화, 공공 예산과 연계한 교육·컨설팅 사업 확대 방안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한 참석자는 “AI를 활용한 경영 개선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며 “이번 토론을 통해 단발성 논의가 아닌,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체적인 협력 방향을 모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 강연도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ART스피치 박정연 대표(통합예술치료 박사)는 '지원사업 발표 스피치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지원사업 선정 과정에서 중요한 발표 전략과 실전 노하우를 공유했다. 박 대표는 명확한 메시지 전달의 중요성과 차별화된 발표 구조 설계, 심사위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발표 전략 등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특히 실제 합격 사례를 바탕으로 한 '실전형 팀 구성 전략'과 발표 준비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핵심 요소들을 짚어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박 대표는 “좋은 사업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짧은 시간 안에 사업의 강점과 실행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지원사업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권재운 AI 경영리더 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협회의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권 회장은 “AI는 이미 글로벌 시대 속에서 우리의 생활과 경영 현장 전반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며 “이제는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 실질적인 경쟁력으로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는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는 플랫폼 역할을 넘어, 회원들이 실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행 조직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며 “지역을 기반으로 한 AI 경영 모델을 지속적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역 단위 협회와의 연대 중요성도 언급됐다. 영양군 AI 리더협회 신치훈 사무국장은 “영양군 AI 리더협회는 지역 현장에서 기업과 기관을 연결하는 모세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AI 경영리더 협회와 더욱 긴밀한 교류를 통해 서로의 역량을 키워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광역 단위 협회와 기초 단위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통해 지역 전반으로 AI 경영 역량을 확산시키겠다는 협회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 이번 정기 모임을 통해 AI 경영리더 협회는 회원 간 협력 체계를 한층 공고히 하고, AI를 중심으로 한 지역 기반 경영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단순한 담론을 넘어 실제 사업과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가겠다는 점에서, 향후 협회의 행보에 지역 산업계와 공공부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I 경영리더 협회가 이번 정기 모임을 계기로 지역과 현장을 잇는 실질적인 AI 경영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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