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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 피부박사 저서 ‘가려워서 미치겠어요’ 러시아에서 출간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정진호 명예교수(의학박사)의 저서 가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책은 가려움증의 원인과 치료 방법, 생활 속의 주의사항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2022년 7월에 출간 후 현재까지 6쇄를 찍은 베스트셀러이다. 많은 환자와 보호자의 호평 속에 최근 러시아에 먼저 번역 출간되었으며, 대만에는 내년에 출간 예정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수십 년간 환자들을 만나온 그가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선생님, 가려워서 미치겠어요" 라는 말이다. 그는 가려움증에 대해 잘 몰라 병을 키우고 피부뿐만 아니라 일상마저 잠식당한 환자들을 숱하게 경험했다고 한다. 정 교수는 가려움증으로 고통받은 환자들에게 5단계 치료 원칙을 제시했다. 1단계는 가려움증의 치료 원칙을 이해하는 것이다. 2단계는 가려움증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다. 가려움증 환자들이 대부분 안고 있는 문제가 '왜 가려운지를 모른다'는 점이다. 저자는 풍부한 진료 경험을 바탕으로 가려움증의 9가지 일반적 원인을 제시하고 연령, 발생 부위, 기간에 따른 가려움증 발생 원인도 세부적으로 다루었다. 3단계는 가려움증의 원인을 제거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다. 저자는 피부를 청결하게 하기 위해 흔히 하는 때 밀기나 비누 사용 등이 알고 보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 가려움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생활 습관을 바꿀 것을 권한다. 4단계는 가려움증의 약물 치료법을 아는 것이다. 약물 사용 원칙을 알게 되면 부작용 걱정을 덜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할 수 있다. 마지막 5단계는 가려움증 재발을 막는 방법을 실천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이 제안하는 방법을 매일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가렵지 않다고 말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러시아나 대만에 이어 다양한 국가에서 번역본이 출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다음은 정 교수가 제안한 '가려움증 예방을 위해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11가지 수칙'이다. 하나, 때를 절대 밀지 않습니다. 둘, 비누를 자주 사용하지 않습니다. 셋, 샤워를 매일 하지 않습니다. 넷, 뜨거운 탕 속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다섯, 전기요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여섯, 실내가 건조하지 않게 합니다. 일곱, 피부 온도가 올라가지 않게 합니다. 여덟,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은 꼭 필요한 것만 복용합니다. 아홉, 가려움증 유발 음식은 먹지 않습니다. 열, 자극물질에 접촉하지 않습니다. 열하나, 긁지 않습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서유럽 3대 항공 그룹 뛰어든 TAP 인수전…에어프랑스는 ‘순항’, IAG는 관심 ‘시들’

포르투갈 국영 항공사 'TAP 에어 포르투갈(TAP Air Portugal)'의 민영화 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유력 인수 후보였던 인터내셔널 에어라인 그룹(IAG)이 경영권 확보 없는 지분 투자는 무의미하다며 발을 빼는 모양새를 취한 반면, 경쟁자인 에어프랑스-KLM은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드러내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2일 에센셜 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항공(British Airways)과 이베리아항공의 모기업인 IAG는 포르투갈 정부가 제시한 TAP 지분 매각 조건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딜의 핵심 쟁점은 지분율과 경영권이다. 포르투갈 정부는 민영화를 추진하되 국가 전략 자산으로서의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각 지분을 최대 49.9%(직원 배정분 5% 포함)로 제한했다. 인수자가 되더라도 과반 의결권을 가질 수 없는 구조다. IAG 측은 이 같은 조건이 그룹의 투자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보도에 따르면 IAG 고위 관계자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TAP의 현재 영업 이익률은 8%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를 IAG 그룹 목표치인 12~15%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경영권을 확보해 회사를 뜯어고칠 수 있는 명확한 경로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번 딜은 성사시키기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로 남을 생각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또 다른 인수 후보인 에어프랑스-KLM 그룹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에어프랑스-KLM그룹은 포르투갈 정부로부터 민영화 절차의 다음 단계에 참여할 자격을 얻은 것에 대해 즉각 성명을 내고 “매우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TAP 인수전에는 △IAG △에어프랑스-KLM △루프트한자 등 서유럽의 '빅3' 항공 그룹이 모두 참전한 상태다. 포르투갈 정부는 이들 3개 컨소시엄에 비 구속적 인수 제안서 제출을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IAG가 사실상 '조건부 참여' 혹은 '이탈'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향후 인수전은 에어프랑스-KLM과 루프트한자의 2파전으로 좁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IAG의 이번 발언이 포르투갈 정부를 압박해 더 많은 지분과 경영권을 얻어내기 위한 고도의 협상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신간] ‘항공 보안의 바이블’…현직 국토교통부 감독관 박만희 박사가 집대성한 17년의 ‘마스터 피스’

전 세계 항공 여객 운송 규모가 연간 47억 명을 넘어서며 항공 보안이 글로벌 인적 이동을 지원하는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국내 최초로 항공보안 법령과 실무를 집대성한 종합 해설서가 나온다. 도서출판 정독은 2026년 1월 2일 현직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 항공보안감독관인 박만희 박사가 집필한 신간 '항공보안법'을 출간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책은 2002년 '항공안전 및 보안에 관한 법률' 제정과 2014년 '항공보안법' 분법 이후 20년 넘게 경험과 판례가 축적됐음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전문 서적이 전무했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기획됐다. 인천국제공항이 12년 연속 세계 최고 공항으로 선정되는 등 하드웨어는 세계적 수준이나, 이를 뒷받침할 이론적 토대는 미흡하다는 문제 의식에서다. 저자는 책을 통해 9·11 테러 이후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겪은 현대 항공 보안의 흐름을 짚어내고 △드론(무인 항공기) △사이버 공격 △내부자 위협 등 새로운 보안 위험에 대응하기 위한 관리 전략을 제시한다. 특히 이 책은 항공보안법 62개 조항을 비롯해 시행령 32개 조항, 시행 규칙 47개 조항을 유기적으로 통합 해석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해당 법령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항공안전법·공항시설법·테러방지법 등 관계 법령과의 연계성을 명확히 정리해 실무 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법적 쟁점들을 심도 있게 다뤘다. 국제적 기준과의 정합성도 확보했다. 국제민간항공협약 부속서(ICAO Annex) 17과 보안 매뉴얼(Doc. 8973, Aviation Security Manual)의 실무 지침을 기반으로 국내 법규를 비교 분석해 단순 번역을 넘어 한국의 법제도적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해석론과 적용 방안을 제시한다. 책은 총 7개 장, 758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으로 구성됐다. 주요 내용은 △제1장 항공 보안 정책(항공 보안 국가 책무·국가 항공 보안 계획·자체 보안 계획·항공 보안 국제 협약) △제2장 공항 보안(보안 검색·출입 통제·항공기 내 반입 금지 물품·정보 체계) △제3장 보안 수준 관리(보안 점검·보안 평가·불시 평가·행정 처분 체계) △제4장 대테러(대테러 요원 교육 및 훈련·우발 계획·불법 방해 행위 대응·항공 사이버 보안) △제5장 교육 훈련(보안 검색 교육 기관 운영·ICAO 기준 인력 분류·항공보안감독관·교관·검색 요원) △제6장 보안 장비(보안 검색 장비 성능 기준·인증 절차·관리 체계) △제7장 항공 운송 사업자 보안(항공 운송 사업자 보안 체계·항공기 보안 대책·항공 화물 보안) 등이다. 이 책은 항공 보안을 처음 접하는 입문자부터 숙련된 전문가까지 단계별 학습이 가능하도록 구성돼 국토부 항공 보안 감독관·담당자, 공항·항공사 보안 임원·책임자·감독자·담당자, 보안 검색 요원, 항공경비요원, 항공기내보안요원, 항공보안학과·항공운항학과·항공서비스학과 대학생·대학원생, 보안 교육 기관 교육 담당자·교관, 항공 보안 관련 연구자·학계 전문가, 항공 보안 분야 진출 희망자 등 항공 보안 업무 현직자·교육 및 학술 분야의 필수적인 지침서가 될 전망이다. 저자 박만희 박사는 “항공보안법 독립 제정 이후 체계적인 해설서가 부재했던 현실에서 법령의 체계적 해석과 함께 현장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실무 지침을 제공하는 이 책이 학술적 깊이와 실용적 가치를 동시에 제공하는 필독서가 되길 바란다"며 “대한민국 항공 보안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고 교육 훈련을 표준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간 '항공보안법'은 46배판 양장본으로 제작됐고, 정가는 3만5000원이다. 저자 약력 저자인 박만희 감독관은 한국항공대학교에서 항공보안법 전공으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7년 이상 현장을 지켜온 베테랑이다. 또한 항공보안 정책의 수립·집행 및 관리·감독 업무를 총괄하는 항공보안 분야 최고 전문가로, 항공 보안 정책에서 시작해 공항 보안·항공사 보안·항공 화물 보안·대테러에 이르기까지 항공 보안 전 영역에서 폭넓은 실무 경험을 쌓았다. 특히 ICAO 항공 보안 평가(USAP) 대응과 미국 교통보안청(TSA) 평가·점검 등 국제 항공 보안 협력 업무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아울러 항공 보안 정책과 법제 관련 논문을 주요 학술지에 게재하며 이론과 실무를 접목한 연구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한국교통안전공단 항공보안자율신고 분석위원회 및 항공기내반입금지물품 검토위원회 전문위원과 한국항공보안학회·한국재난정보학회 항공분과위원장을 역임하며 국가 항공 보안 정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국토부·한국공항공사 등 주요 항공 보안 기관의 실무자 전문 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차세대 항공 보안 전문가 양성에 힘쓰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특검 수용” 선언 직후…與 ‘2차 종합특검법’ 발의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이른바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 특검)이 규명하지 못한 의혹을 추가로 수사하기 위한 '2차 종합특검' 법안을 발의했다. 통일교 로비 의혹 특검을 전격 수용한 직후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관련 미규명 의혹 전반을 재수사하는 초대형 특검 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제출했다. 법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계엄 선포에 따른 내란·외환·군사반란 혐의를 핵심 수사 대상으로 규정했다. 비롯해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의 계엄 동조 여부,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 적시된 기획·준비 정황도 모두 수사 대상으로 규정했다. 또한 2022년 대선 전후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불법 선거캠프 운영 의혹, 통일교 등 종교단체와의 거래 의혹, 2022년 지방선거·2024년 총선 과정에서의 공천 개입·거래 의혹 등도 수사 범위에 포함됐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역시 대거 담겼다. 집무실·관저 이전 과정에서의 부당한 업체 개입 의혹, 김 여사 일가가 연루된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개입 및 부정 청탁 의혹, 비화폰 사용 의혹 등이 모두 대상이다. 특검 구성 방식도 공개됐다. 법안에 따르면 특별검사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각각 1명씩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하게 된다. 특검 조직은 파견검사 최대 30명, 파견 공무원 70명 이내로 꾸려지며, 특검보 5명과 50명 이내의 특별수사관을 둘 수 있다.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 그 뒤 본 수사 90일로 설정됐다. 이후 대통령·국회 보고를 통해 30일 연장이 가능하고, 필요 시 대통령 승인으로 한 차례 더 30일 연장할 수 있다. 기존 3대 특검은 수사·기소 과정에서 2차 종합특검과 협력해야 하며, 이미 기소된 사건의 공소유지는 기존 특검이 맡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현희 특위 총괄위원장은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고 진상 규명이 되지 않은 진실이 많이 있다"며 “이젠 그러한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은 특위 중심으로 법안을 발의했고, 이 법안은 사실상 당론에 준하는 내용"이라며 “조만간 당론 추인 절차도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청래 대표 역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 종료(28일)와 동시에 2차 종합 특검도 곧바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관련 절차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심사 일정을 고려하면 법안은 내년 1월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 위원장은 연내 처리 가능성에 대해 “(연내 처리가) 불가능할 것은 없다"면서도 “국회 일정상 연내 처리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고려아연 美 제련소 ‘11조 베팅’…“제2의 도약” vs “경영권 방어 꼼수” 진실 공방 격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추진하는 11조 원 규모의 미국 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와 이에 따른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둘러싸고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과의 여론전이 '난타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프로젝트가 과거 호주 제련소(SMC) 성공 사례를 잇는 '글로벌 도약의 기회'라고 강조하는 반면, 영풍·MBK 측은 막대한 채무 보증 부담과 기형적인 지분 거래 구조를 지적하며 '경영권 방어를 위한 꼼수'라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노동조합과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며 논란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고려아연은 이번 미국 통합 제련소 프로젝트가 단순한 해외 투자가 아닌 회사의 중장기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전략적 승부수라는 입장을 내놨다. 회사 측은 25년 전 호주에 SMC 제련소를 설립한 뒤 울산 온산제련소와 시너지를 내며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으로 도약했던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 고려아연의 매출은 2000년 약 1조 1,800억 원에서 2024년 12조 원대로 10배 이상 성장했으며, 호주 제련소 모회사의 매출 또한 지난 10년 새 50%가량 증가하며 성과를 입증했다. 특히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와 보너스 감가상각 등을 합치면 약 2조1300억원(14억4200만달러) 규모의 재정적 혜택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미국 제련소는 북미 핵심광물 수요를 흡수하고, 신기술을 온산제련소에 환류시켜 국내외 사업의 동반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미국 정부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공급자' 지위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노동조합도 사측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미국 제련소 건설은 회사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확실한 투자"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생산 거점을 구축하면 글로벌 리스크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국내 투자가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2029년까지 국내에 1조5000억 원을 투자하고 2026년 채용 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고 화답했다. 노조는 영풍·MBK 연합을 향해서는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노조는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소송을 남발해 회사의 발목을 잡지 마라"며 “경영권 탈취에만 눈먼 투기자본은 손을 떼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반면 영풍·MBK파트너스는 이번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구조와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미국 제련소 건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설계된 기형적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주장하는 '미국의 투자'가 실상은 대부분 '빚'이라고 꼬집었다. 전체 자금 중 미국 정부 등의 실제 출자액은 미미하며, 약 7조 원에 달하는 자금은 고려아연이 2040년까지 전액 상환 의무를 지는 차입금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이 서는 채무보증 규모만 8조4000억 원에 달해 회사의 재무적 위험이 극대화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차입 금리가 약 6% 수준으로 국내 조달 금리인 3%대보다 현저히 높아 '고금리 자금'임에도 이를 '저리 자금'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계약 없는 지분 넘기기'를 강하게 질타했다. 영풍·MBK 측은 “최종 합작 계약이 체결되기도 전에 고려아연 지분 10%를 합작 법인(JV)에 먼저 넘기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계약이 무산돼도 지분을 되돌려 받을 방법이 없어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만 희석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 역시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고려아연 압박에 나섰다. 경제개혁연대는 “미국 법인 설립 자금이 목적이라면 JV가 직접 투자하거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하면 되는데, 굳이 논란이 되는 제3자 배정 방식을 택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JV가 고려아연 지분 10.59%를 갖고 고려아연이 다시 JV 지분 9.99%를 갖게 되는 구조에 대해 “사실상 상호 출자 구조를 만들어 현 경영진의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미국 측에 부여한 지분 매입 권리(워런트) 등 중요 사항이 제대로 공시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삼았다. 이 같은 공세에 대해 고려아연은 “법과 규정, 정관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사업은 미국 정부를 포함한 다수의 파트너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MBK와 영풍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경영권 분쟁의 잣대로만 왜곡하고 있다며 “이는 주주평등의 원칙과 자본 시장의 기본 질서를 부정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미국 제련소 투자가 '성장의 기회'가 될지 '승자의 저주'가 될지, 그리고 법원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지 여부가 향후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탑텐키즈, ‘육아가정 타깃’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과 시너지 폭발

패션기업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아동복 브랜드 탑텐키즈가 핵심 고객인 육아가정을 공략하는 전략의 공통점으로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탑텐키즈는 이달 3일 문을 연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에 입점해 오픈 10일 만에 매출 1억 원을 돌파했다. 운정신도시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급부상한 대형 키즈 상권이라는 특성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성장 궤도에 올랐다. 탑텐키즈의 성공적인 안착은 철저한 상권 분석을 통해 완성됐다. 운정신도시는 파주시 인구의 절반 이상인 약 29만 명이 거주하는 대형 거주지로 젊은 가족의 분포가 높게 나타난다. 반경 5㎞ 내 초등학교 38개가 밀집돼 있을 정도로 가족 단위 소비가 주로 이뤄진다. 또 고양, 김포, 양주 등 인접 도시 접근성이 뛰어나 타 지역에서 방문하는 유입이 높고 신규 고객 유치에도 유리하다. 이러한 주변 환경에 맞춰 탑텐키즈는 기존 매장과 달리 카운터를 입구 쪽에 배치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 고객 동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상품의 소구 포인트를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매장 내 3개 면의 벽면을 활용해 상품을 배치하기 했다. 미취학·취학 아동은 물론 베이비 라인까지 강화해 영유아 자녀와 방문하는 부모 고객을 적극적으로 겨냥했다. 이를 위해 매장 위치도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 내 키즈 특화 구역인 3층 '별마당 키즈존'에 자리 잡았다. 이 층에는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미국 크레욜라의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크레욜라 익스피리언스'와 놀이 기반 발달 성장 센터 '째깍다감'이 입점 예정이어서 부모가 자녀 걱정을 덜고 편안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매장이라는 공간이 교육과 체험으로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탑텐키즈 관계자는 “이번 성과는 가족 고객 비중이 높은 상권의 소비 패턴에 맞춘 전략의 유효성을 입증했다"며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에 베이비 라인을 강화하는 등 앞으로 선보일 키즈 매장도 지역 상권 특성을 반영해 카테고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2025 재계 CEO 말말말] 이재용 “저력 잃었다” 질타에 삼성전자 심기일전 ‘체질 개선’

삼성전자는 올해를 '통렬한 반성'으로 시작해 '초격차 재확인'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메시지 역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는 통렬한 비판에서 “열심히 일하고 왔다"는 경영 성과의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별도의 신년사 없이 올해 업무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전문경영인들이 임직원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하고 이 회장은 조용히 '현장 경영'을 펼치는 문화를 수년째 조성하고 있다. 이 회장은 연초부터 강렬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지난 3월 열린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질타하면서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채찍성 영상 메세지를 던졌다. 이보다 앞서 열린 사장단 세미나에서도 같은 영상을 공유했다. 이 회장은 “(삼성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 과감한 혁신이나 새로운 도전은 찾아볼 수 없고 판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고 임직원들을 질타했다. 이어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경쟁사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권을 내주며 '반도체 왕좌'에서 내려올 수 있다는 걱정에 휘말렸다. 신성장동력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는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고 TV·가전·스마트폰 등 분야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직면했었다. 이재용 회장의 절박함은 3월 시진핑 중국국가주석과 만난 뒤 돌아오는 공항에서 보인 행동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중국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자리에 공항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시 주석과 회동 소감', '반도체 위기론' 등 다수의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런 메시지를 내지 않고 귀가했던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이 회장이 10년가량 이어온 '사법리스크' 족쇄를 풀고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력도 다시 향상되기 시작하면서다. 이 회장은 '사법리스크'를 벗는 과정에서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관련 2월 2심과 7월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자 “열심히 하겠다"는 짧은 한마디를 남겼다. 이어 11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관세협상 후속대책을 두고 의견을 나누면서 “국내 산업투자와 관련한 우려가 일부 있겠지만 그런 일이 없게 하겠다"며 “삼성은 투자 확대 및 청년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과 상생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적극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현장 경영'에도 이 회장은 속도를 냈다. 글로벌시장 동향을 살피는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 등 우군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지난 3월 중국 출장길에서 샤오미·BYD 등 본사를 방문한데 이어 4월 일본에서 토요타 경영진들과 회동했다. 7월과 12월에는 미국 출장길에 올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과 차례로 회동하고 사업 협력 의견을 나눴다. 특히, 최근 보름 간 일정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취재진을 향해 “열심히 일하고 왔다"는 말을 남겼다. 상반기 '위기설'이 돌 때와 중국 출장 귀국길에서 보인 행보와는 확연히 다른 성격이었다. “열심히 일하고 왔다"라는 짧은 문장 뒤에는 테슬라, AMD,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 연쇄 회동하며 AI 반도체와 파운드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의미와 함께 협력 성사의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이재용 회장의 '인맥 리더십'은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11월 무케시 암바니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을 만난 뒤 삼성전자는 다양한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암바니 회장은 '아시아 최대 부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앞서 7월 테슬라와 파운드리 단일계약으로는 역대 최대인 165억달러(약 22조8000억원) 딜을 성사시키는 '잭팟'을 터트리기도 했다. 또한,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한국에서 만찬을 함께 한 뒤로는 전장 부품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관련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8월엔 빌 게이츠 게이츠재단 이사장과 회동한 이후 인공지능(AI) 분야 청사진을 함께 그리고 있기도 하다. 이 회장은 올해 이례적으로 일반인들과 접점을 만들며 소탈한 모습을 공개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지난 10월 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방한한 젠슨 황 CEO와 이른바 '치맥회동'을 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당시 시민들에게 “치킨 좀 드실래요?"라고 말하고 소탈하게 '소맥'을 즐기는 모습 등을 보여줬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CEO가 회동하는 자리에도 동석해 “삼성과 엔비디아는 25년 넘게 같이 일을 한 친구 관계"라며 “생전 처음으로 젠슨이 시켜서 골든벨을 울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앞으로 각 사업장 '현장 경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됐고 '트라이폴드 폰' 등 스마트폰 신제품 흥행에 성공한 만큼 연구개발(R&D) 및 인수합병(M&A) 등에 더욱 신경을 쓸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은 연말연시를 맞은 22일 오전 경기도 기흥캠퍼스 위치한 DS부문 차세대 R&D 단지 'NRD-K'를 비롯해 메모리 사업장을 두루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내년 초에는 삼성그룹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새해 첫 만찬을 갖고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특히, 이 자리에서 어떤 신년 메시지를 내놓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어 새해벽두인 1월 6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CES 2026'에 참석 여부도 재계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부패한 이너서클” 한마디에…금융지주 회장 ‘연임 공식’ 흔들 [이슈+]

금융권에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화살이 겨눠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를 비롯해 회장 선임 결정을 앞둔 금융사에 긴장감이 실리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내놓을 지배구조 개편 방식에 따른 변화에도 이목이 모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사의 연임 관행에 대해 '부패한 이너서클' 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19일 금융 분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은 “금융 지배구조에 대한 투서가 요즘 엄청나게 들어온다"며 “(주요 인사들이) 회장을 했다가 은행장을 했다가 왔다 갔다 하면서 10년, 20년씩 하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가만히 놔두니 부패한 '이너 서클'이 생겨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면서 지배권을 행사한다"고 덧붙였다. 발언의 타깃은 사실상 금융지주와 이사회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시도가 관행처럼 여겨지는 부분이나, 이사회를 '회장 라인' 인사로 채운 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우호 세력 중심으로 구성되는 등 사실상 연임이 용이한 구조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과거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3연임으로 9년간 회장 자리를 지켰다. 이 과정에서 현직에 유리한 회장 선임이 가능한 이사회·사추위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신한지주는 진옥동 회장 1기 초반인 지난 2023년 말 9개 계열사 대표 전원을 연임시키며 “전쟁 중 수장 안 바꾼다"는 전략을 내세워 기존 라인을 유지했다. 당시 신한은행·카드·라이프 등 핵심 계열 CEO들이 사실상 '진옥동 사단'이라는 평가가 붙기도 했다. 김정태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에 걸쳐 4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올해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 임기 종료를 앞둔 주요 금융지주 수장들이 속속 연임을 확정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이사회 개편을 비롯한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나서기 위해 이미 별도 전담반(TF)을 구성을 예고했다. 은행·금융지주 CEO 교체 때마다 불거지는 '셀프 연임·코드 인사' 논란에 대해 정면으로 지배구조를 손보겠다는 신호를 낸 것이다. TF는 사외이사 구성 정합성 제고, 최고경영자(CEO) 자격 기준 마련 등 제도 개선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의 공개 질타 이후 금융지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내달 검사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 등을 살펴보기 위한 준비를 착수했다는 전언이다. 지난 8일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단독 후보로 확정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후보자 접수 기간이 너무 짧다는 비판을 낸 바 있다. 회추위나 임추위가 최종 후보를 선정했거나 압축후보군 대상 면접이 진행 중인 금융지주도 일제히 사정권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현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 지배구조 논란이 지적되고 있다. 올 들어 '이사회 물갈이를 통해 연임 기반을 다진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회장 연임을 염두에 둔 자기 보호형 인사라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회장 후보 추천 이후 검증 과정에서도 후보자를 공개하지 않고 진행하고 있는 점에서 '깜깜이 추천'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내년 이사회 재편과 회장 승계 구도 밑그림이 그려지는 KB금융도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KB금융지주는 현재 사외이사 7명 중 5명의 임기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종료되며 이사회 구성원의 70%가 같은 시기에 재선임 혹은 교체 절차에 들어간다. 양종희 회장의 임기 만료는 내년 11월로, 이 시기와 약 8개월 간격이다. 3월 사외이사 구성 변화가 연임 심사 및 차기 회장 선임에 곧바로 영향을 줄 수 있어 시선이 모인다. KB금융의 경우 사외이사 전원이 회추위에 참여하는 구조로, 기존 이사회 기류가 강하게 유지되는 부작용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달 진행한 계열사CEO 인사에서도 증권·저축은행 등 일부 계열사 CEO를 교체하고 기존 인사를 유지한 바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은행, 증권사와 같은 지주·주력 계열사 핵심 보직을 내부 출신이나 기존 회장 라인 중심으로 채워 외부 견제나 세력 교체 여지를 줄이는 방식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회추위가 단독 후보를 최종 추천한 단계라도, 당국의 검사를 통해 중대한 이슈가 불거지면 절차상 정지될 수 있어 긴장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일본, ‘세계 최대 원전’ 재가동 청신호…후쿠시마 사태 15년만

일본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원자력발전소가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약 15년 만에 재가동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혼슈 중부 니가타현 의회는 도쿄전력의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재가동을 지지한 하나즈미 히데요 지사에 대한 신임안을 가결했다. 이는 원전 재가동을 사실상 허용한 것으로, 후쿠시마 사고 이후 15년 만에 원전으로 회귀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따라 하나즈미 지사는 이르면 23일 정부에 공식 동의를 전달해 지방자치단체 승인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가시와자키 원전에 있는 총 7기의 원자로 중 1.36기가와트(GW) 규모의 6호기 1기가 재가동 대상이며, 도쿄전력은 내년 1월 20일 원자로 가동을 시작할 방침이다. 해당 원전이 예정대로 재가동될 경우 도쿄전력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원전을 다시 운영하게 된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다. 일본 정부는 이번 재가동으로 도쿄 수도권 지역에 전력 공급량이 2%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도쿄전력 측은 6호기와 비슷한 규모의 또 다른 원자로를 2030년에 재가동할 계획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후쿠시카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일본에서 가동 중인 원자로 54기가 모두 중단됐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원전 가동률을 높여왔고 지금까지 14기의 원자로가 운영 중이다. 새로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에너지 안보 강화와 화석연료 수입 비용을 낮추기 위해 원전 재가동을 지지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수입 화석연료 발전비중은 60~70%에 이르지만 일본은 지난해 액화천연가스(LNG)와 석탄 수입에 10조7000억엔을 지출했다. 이는 전체 수입 비용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인구는 줄어들고 있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가로 일본 전력수요는 향후 10년간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2040년까지 원전의 발전 비중을 20%로 두 배 늘리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지역 사회에서는 원전 재가동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 300명의 주민들은 이날 표결에 앞서 '탈원전',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재가동 반대', '후쿠시마를 지지하라' 등의 현수막을 들고 니가타현 의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도쿄전력은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향후 10년간 1000억엔을 니가타현에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여론은 아직도 싸늘하다. 니가타현이 지난달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민 60%는 재가동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답했고 약 70%는 도쿄전력이 원전을 운영하는 데 불안하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액트 젬백스 주주연대 “1조원 자금 조달 찬성…‘투명한 소통’과 ‘책임 있는 로드맵’ 전제”

소액주주 연대 플랫폼 'Act(액트)'를 중심으로 결집한 젬백스앤카엘(이하 젬백스) 주주들이 회사의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에 지지를 보내면서도, 그에 상응하는 투명한 소통과 사회적 책무 이행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액트 젬백스 주주연대(이하 주주연대)는 23일 열리는 젬백스 제28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 경영진에게 '사채 발행 한도 1조원 증액' 안건에 대한 찬성 의사와 함께 주주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주주서한에 대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젬백스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정관 변경(제19조, 제20조)을 통해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기존 2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건을 다룬다. 통상적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 한도 증액은 주주가치 희석 우려로 인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기 쉽지만, 주주연대는 이를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인 실탄 확보'로 규정하고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주주연대는 이번 찬성이 맹목적인 신뢰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주주들이 부여하는 1조원이라는 '자금 조달의 선택권'은 단순한 재무적 수단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전제 조건으로는 ▲임상 진행 상황 ▲자금 조달의 목적과 구조 ▲중장기 전략 등을 가감 없이 공유하는 '투명하고 정기적인 소통'을 내걸었다. 특히 주주연대는 바이오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주주연대는 “GV1001은 단순한 파이프라인을 넘어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희망"이라며, 조속한 상업화를 위한 책임 있는 로드맵을 마련해 줄 것을 경영진에게 주문했다. 주주연대 관계자는 “이번 주주서한은 회사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자금력을 지원하되, 그 과정에서 소액주주를 배제하지 말고 동반자로 인정하라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소액주주연대가 젬백스에 제시한 비전이 실현될 때까지 액트는 든든한 지원군이자 책임 있는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젬백스 23일 오전 9시 대전상공회의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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