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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 한국 에너지전환 가속화…전력사업 해외 진출 기회이자 위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1.0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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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국내외 에너지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바이든의 주요 공약이 친환경 에너지 육성인 만큼 국내에서도 재생에너지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너지전환과 그린뉴딜 정책에도 탄력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든 후보는 집권하면 4년간 2조달러(2260조원)를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그린뉴딜 투자에 쏟기로 했다. 태양광·수소·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확대를 비롯 전기 충전소 5만개 확충, 전력부문 탄소배출 2035년 제로 등을 통해 친환경 분야의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국내 업체들에게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된다. 다만 국내 발전업계의 경우 원자력과 함께 석탄 등 화력발전 의존도 지나치게 높은데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은 아직 관련 산업 생태계조차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초보적 수준이다. 한국 신재생 산업의 해외 진출은 앞으로 정부와 산업계가 관련 산업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석유 등 전통 에너지와 IT(정보기술)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기차, 태양광·수소·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과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전력부문 탄소배출 2035년 제로 ▲전기 충전소 5만개 확충 ▲친환경 에너지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국내 2차 전지 생산기업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에 수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기업들은 미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주가가 크게 올랐다. 태양광 에너지 업체 중에서는 한화솔루션,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수소 에너지 중에서는 두산퓨얼셀 등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실제 조 바이든 후보가 치열한 접전 끝에 선거인단 확보에 우위를 보이자 국내 증시에서도 친환경 관련 업종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5일 오전 한화솔루션, 동국S&C, 씨에스윈드, OCI,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5%∼10% 가량 대폭 올랐다. 바이든 후보는 대선 공약으로 태양열 패널 설치 등을 내세우고 있어 바이든 당선 시 태양광 등 친환경 관련주가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을 위주로 시장이 열리는 효과가 있는 만큼 더욱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은 "미국이 그린뉴딜을 적극 주도하게 되면 한국의 그린뉴딜도 동반성장할 것"이라며 "우리가 태양광 모듈, 전기차와 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LNG선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2050년 탈탄소 선언에 동참하면서 대규모 에너지전환, 산업전환, 수송전환, 환경과 건물부문의 전환이 배가될 전망이어서 국내 수요에 기반한 수출확대와 품목전환도 이뤄질 것"이라며 "에너지를 중심으로한 한미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풍력과 태양광 시장에 중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미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분야는 산업 전체의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미국이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할 경우 전세계 탄소절감에 대한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것이기 떼문에 세계적기후변화 대응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가 탈퇴하며 미국이 유럽에 비해 기후변화 대응이 뒤쳐졌는데, 바이든이 당선되면서 다시 미국 전역 그린인프라 구축에 속도가 날 것 같다".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장은 "바이든이 당선되면서 유럽을 필두로 중국, 일본이 온실가스 감축을 천명한데이어 미국의 동참도 확실시됐다"며 " 정부가 추진해오던 에너지전환, 그린뉴딜, 탄소중립 정책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강하게 추진할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청정에너지 전환, 대세가 만들어진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아닌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유럽과의 관계를 생각할 때 같은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정부도 불활실성이 줄어든 만큼 이 추세에 맞춰 좌고우면 하지 않고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국민들을 설득하고 기업의 사기를 북돋우면서 힘있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의 기대감도 크다. 씨에스윈드 관계자는 "바이든 후보가 되면 우리 회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도움이 된다고 본다"며 "북미에 캐나다에도 공장이 있었고, 동남아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 시장이 더 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회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나 바이든 모두 미국 경기를 회복 시키겠다는 목표는 똑같은 만큼 신재생 시장이 열려도 대부분 미국 기업이 우선순위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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