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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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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상승에 집값 다시 들썩거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11.08 12:49

새 임대차법 시행→전세난 심화→매매수요 전환→집값 상승

아파트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난이 심화되자 오히려 중저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8·4 주택공급대책 발표 이후 안정세를 보였던 전국 집값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시행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 전세물건 부족으로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서울 아파트값도 오름폭을 키우고 있고, 일부 세입자들이 전세난을 피해 중저가 주택 매매로 돌아서면서 서울 외곽뿐 아니라 경기도 아파트값까지 들썩거리고 있다.


8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3677만원으로, 지난 8월(5억1011만원)과 비교해 3756만원 상승했다. 지난 2년간 평균 전셋값이 7500만원가량 올랐는데 최근 3개월 동안 오른 금액이 나머지 1년9개월 동안의 상승분과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전용면적 84㎡(20층)는 지난달 20일 17억7500만원에 전세가 거래됐다. 불과 한 달 사이 2억2500만원이 올랐다. 서초구 반포자이 84㎡도 지난달 17억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강북에서도 전셋값 상승세가 무섭다.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파크자이 전용 84㎡는 상반기까지 전셋값이 5억∼5억5000만원 수준이었으나 9월 7억3000만원(22층)까지 올랐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전용 84㎡도 올해 상반기 대비 2억원 이상 오른 8억5000만원 수준이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아파트 값이 오르는 속도도 빨라졌다. 전세수급 불안이 심화되면서 전국적으로 중저가 주택 위주로 매수세가 높아진 영향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17% 상승하면서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은 10주 연속 0.01%에 머물렀던 아파트값 상승률이 최근 들어 0.02%로 다시 상승폭이 커졌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효성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는 올해 5월까지만 해도 7억∼8억원대에 머물렀지만 9월에 10억2000만원의 매매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2차 전용 84㎡도 6월 10억3000만∼11억6000만원이었는데, 9월에는 13억원까지 매매가가 뛰었다. 

 

경기도 아파트값도 강세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0.23% 상승해 4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지방의 아파트값 상승률도 같은 기간 0.23%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 6월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에서도 비규제지역에 속하는 김포시의 경우, 걸포동 한강메트로자이1단지 전용 84㎡는 6월 4억8250만원에 불과하던 실거래가가 9월에는 8억2500만원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한동안 가격이 저평가됐던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의 가격도 최근 들어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소형아파트 몸값이 높아지며 중대형과 큰 차이가 없어지면서 매매거래는 물론 청약시장에서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달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중대형에 속하는 전용 85㎡초과~102㎡이하 아파트가 114.5로 가장 높았고 변동률 또한 전월대비 0.66%p 증가해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특히 서울 중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의 경우 12억9624만원으로 3년 전인 지난 2017년 9월(8억5099만원)과 비교했을 때 무려 4억원 이상 급등했다. 전용 95~135㎡의 경우 강북권은 평균 매매가가 10억799만원, 강남권은 15억601만원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아파트값까지 끌어올리는 현상이 서울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강남권 아파트값마저 오르게 되면 집값 상승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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