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유럽연합(EU)이 원자력발전과 천연가스를 친환경 투자 기준인 녹색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이날 택소노미 관련 투표 결과 찬성 328표, 반대 278표, 기권 33표로 지난 2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원자력발전과 천연가스의 택소노미 포함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2020년 6월 처음 발표된 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산업 분야를 분류해 정리하는 체계로, 정부·기업 등이 환경 목표에 맞는 투자·경제활동에 참고할 수 있는 도구로 쓰인다.
이번 투표를 앞두고 유럽의회는 안건 부결 압박을 받아왔다. 택소노미에 천연가스가 포함되면 관련 투자가 늘어나고 결국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심화해 러시아 이득을 볼 거란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EU 측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천연가스와 원자력발전을 택소노미에 포함하는 안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었으나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EU 여론에 변화가 생겼다.
우크라이나 측은 천연가스를 택소노미에 포함하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권력 장악과 유럽에 대한 공포정치를 더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며 EU 회원국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결국 유럽의회는 택소노미에 천연가스와 원자력발전을 포함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한편 EU는 완전하게 재생 가능한 에너지가 아니더라도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과도기적 에너지’도 필요하다며 지난 2월 천연가스와 원자력발전을 포함한다는 내용이 담긴 택소노미 초안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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