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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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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세먼지 관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01 07:30

박기서 전 대기환경학회 부회장

박기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반인 정보통신기술과 빅 데이터는 대기질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이 돼 있다. 특히 최근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ChatGPT 기술은 기본적으로 인공지능 기술과 데이터 처리 기술의 결합으로 실제 생활에 적용 가능한 수준의 자료를 만들 수도 있고 때로는 꽤 괜찮은 직관을 얻을 수도 있다. 이런 신기술의 저변에는 그간 축적된 많은 지식과 관련 데이터가 핵심이다. 이는 대기 분야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공적으로 받아 볼 수 있는 대기 관련 데이터 자료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주요 배출 설비의 오염물질 배출 현황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일반 국민들이 사는 지역의 대기질 현황 및 예보다. 국내에서는 대기 오염원 배출의 감시는 1992년에 울산 여수지역의 전산실과 사업장의 측정기기를 온라인으로 연결해 24시간 내내 측정데이터 수신체계를 구축한 것이 시발이다. TMS (Tele-metering 혹은 Tele-Monitoring System)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당시 원격으로 측정 자료를 송신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5G(5세대) 통신환경과 IoT로 대변되는 연결 생태계에서 엄청난 속도로 각종 데이터가 생성,저장되고 활용된다. 사업장에서 측정된 대기 측정 자료들이 자동감시 체계인 CleanSys 시스템을 통해 저장되고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이 같이 확보한 산업체별 대기 배출 측정 자료와 정부에서 운용하는 측정망을 통한 대기질 자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엄청난 규모의 자료가 되고, 기상 ·지질·전력 등의 다양한 자료와 결합하면서 빅 데이터 (big data)화 돼 복잡성이 큰 문제 해결을 위해 유용하게 활용된다. 따라서 이러한 요구에 따라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환경 정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늘고 실제 이러한 환경 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에 대한 요구도 덩달아 커진다. 이를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주관해 1030종 이상의 데이터를 모아 오픈마켓 플랫폼 형태로 구현했다. 이런 빅 데이터 플랫폼은 환경 분야의 데이터 유통 및 거래 시장을 통해 산업화와 함께 그 활용처를 확장해 가고, 실질적인 대기질 개선에 기여할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쌀인 데이터의 환경 분야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이 제공하는 분석 도구, 인공지능(AI) 학습 툴을 이용해 고급 데이터 분석 등으로 활용도를 향상할 수 있다. 챗봇을 이용해 데이터 검색부터 활용까지 모든 과정에 대한 총괄적인 설명이 가능토록 사용자 편의를 위한 도구를 제공한다. 데이터에 친숙하지 않거나 도구를 사용할 줄 몰라도 사용상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구성했다.

현재 한국환경공단에서는 굴뚝 자동 측정기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대폭 향상된 CleanSys 라는 관리 운용시스템을 활용 중이고 대기질과 대기 환경 관리를 위해 2004년 4월부터 전국의 대기오염측정망에서 측정되는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오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도 자료를 수집·관리하는 국가대기오염정보관리시스템 (NAMIS)을 구축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기관에서 대기환경정책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각종 도시대기 측정망, 도로변 대기 측정망, 국가배경 측정망, 교외대기 측정망에서 연간 3억4000만건의 막대한 대기오염도 자료가 수집되고 있다. 이외에 우리나라의 천리안위성 2B는 세계 최초로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주간 상시 관측할 수 있는 초분광 환경탑재체로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등 미세먼지 유발물질들을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산란하는 특성을 이용한 초분광 기술을 활용해 측정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이제는 공적으로 확보된 각종 대기 관련 데이터에 각종 분석 기법을 더하고 빅 데이터 활용 능력과 AI 기법 등을 동원해 다양한 정책을 개발하고, 놓치기 쉬운 배출원의 확인 작업도 가능하게 됐다,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국외 변수에 대한 정확한 자료 확보와 분석을 통해 국제 협력의 방향과 단계적 행동 지침의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시민에게 제공하는 대기질 예보의 정확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환경부 내에 대기·수질과 폐기물 등 환경 전반은 물론 기상 부문까지 총괄하는 환경정보 통합데이터센터의 설립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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