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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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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온실가스 감축, 해법은 '무탄소에너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5 08:21

온기운 에교협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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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운 에교협 공동대표

지난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이 전년보다 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지난해 6월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 잠정치’를 발표할 당시 2022년에는 에너지수요가 증가할 것이므로 위기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인 감축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다행히 실제 배출량이 줄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7억2700만톤을 정점으로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3.5%, 6.4% 줄었다가 2021년에 다시 3.3%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다시 3.5% 줄어든 6억 5500만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6% 늘었는데도 배출량은 오히려 줄어 배출원단위(GDP 당 배출량)가 5.9% 감소했다. 1990년 이후 최저 배출원단위로, 그만큼 배출 효율성이 개선됐음을 의미한다.

주목되는 것은 국내 온실가스 총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환 부문의 배출량이 총 배출량보다 더 많이 줄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전환 부문 배출량은 2억1390만톤으로 전년보다 4.3% 줄었다. 이는 총 배출량 6억 5450만톤의 32.7%로, 전환부문 배출량 비중이 2018년 36.9%에서 크게 낮아졌다. 2018년만 해도 전환부문의 배출량 비중은 산업 부문의 비중(35.9%)을 웃돌았지만 그 후 역전돼 지난해에는 산업 부문(37.6%)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우리나라 전환 부문 배출량 비중은 세계 전체 전환 부문 배출량 비중(40%)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전환 부문은 여전히 국내 주요 배출 부문으로 이 부문의 감축 여하에 따라 향후 총 배출량 감축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발전량이 3% 늘었는데도 전환 부문의 배출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전원 구성이 온실가스를 줄이는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석탄 발전량이 198.0TWh에서 193.2TWh로 감소한 가운데 원전 발전량은 158.0TWh에서 176.1TWh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1TWh에서 53.2TWh로 각각 증가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로 원전 발전량이 11.5% 늘어난 것이 배출량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 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무탄소 청정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가 불가피하다. 신재생에너지는 우리나라 지리적 여건이나 일조량, 풍속·풍량 등 자연여건, 주민 수용성 등을 감안할 때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송전선로 확보 등도 난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원전의 활용도 제고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수명이 끝나는 원전의 운영허가 기간 연장과 이용률 향상, 신규 설비 건설 등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2~2036년)에서 설정한 원전 이용률은 79.7%다. 이를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경우 추가적인 온실가스 배출 없이 전력공급을 늘릴 수 있다. 원전 이용률을 90%로 높일 경우 원전 발전량은 2030년에 227.8TWh로 제10차전력수급기본계획 수치에 비해 약 13% 늘어난다. 하지만 이용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원전 가동일수를 연간 330일 이상으로 늘려야 하고 과도한 정비기간도 줄여야 한다. 규제기준 개선과 가동중 정비 등 정비기술도 향상돼야 한다.

따라서 전원 구성에서 신재생에너지만을 의미하는 RE100보다는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수소·암모니아, CCUS(탄소 포집·이용·저장) 등을 적절히 조합한 무탄소에너지(CFE·Carbon Free Energy) 쪽으로 가야 한다. 수소·암모니아 발전은 실증시험이나 실용화 목표 등을 보다 구체화하고 신재생에너지 못지 않은 정책적 지원도 요구된다. CCUS의 경우 우리나라는 대규모 지하 탄소 저장소가 마땅치 않은 만큼 이용 쪽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광물탄산화나 인공광합성, 메탄생성(metanation) 등이 좋은 예다. 탄소 재순환(recycle) 기술을 잘 이용하면 화력발전을 조기 퇴출시키지 않고도 에너지안보와 안전성 측면에서 이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

국제사회로부터 ‘기후악당’이라는 비아냥을 듣던 우리나라에서 최근의 탄소배출량 감축이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배출량 감소가 아직 추세로 굳어졌다고 보기는 이르다. 전환 부문의 2030년 NDC 배출량 목표가 1억4590만톤으로 2018년(2억6840만톤)보다 45.9%를 줄여야 하는 만큼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올해부터 8년간 연평균 4.7%씩 줄여야 하지만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무탄소에너지 기반의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감축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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