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경유에 혼합하는 바이오디젤 비율이 4%로 높아지면서 바이오연료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실증 중인 바이오선박유도 빠르면 내년부터 실제 도입될 예정이다. 시장이 커지자 정유업계도 신사업 일환으로 바이오연료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3일 바이오연료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수송용 경유에 혼합하는 바이오디젤 비율이 기존 3.5%에서 4%로 상향됐다. 이에 따라 정유사 등 석유정제업자와 석유수출입업자는 판매하는 수송용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4% 혼합해야 한다.
수송연료의 친환경화를 위해 도입된 신재생에너지 연료 혼합의무화제도(RFS)는 2015년 7월 31일부터 시행된 이후 올해로 9년차를 맞고 있다. 혼합률은 3년마다 상향되고 있다. 처음 2.5%로 시작해 2018년부터 3%, 2021년 7월부터 3.5%, 2024년부터 4%로 상향됐다. 2027년 4.5%, 2030년 이후 5%로 상향될 계획이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바이오디젤 판매량은 2018년 75만6136킬로리터(㎘)에서 2019년 77만4907㎘, 2020년 80만5164㎘, 2021년 78만7612㎘, 2022년 82만4900㎘, 2023년 83만6058㎘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연료 시장에는 바이오디젤 외에 발전연료의 친환경화를 위해 중유발전에 혼합하는 바이오중유도 있다.
바이오디젤 및 바이오중유 판매량.
바이오중유 판매량은 2018년 44만9760㎘, 2019년 54만6991㎘, 2020년 55만7016㎘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53만4023㎘, 2022년 45만9247㎘, 2023년 43만4229㎘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중유발전량 감소에 따른 것이다.
경유차와 중유발전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그래도 바이오연료 시장의 미래는 밝다.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바이오연료 사용이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수송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7.8% 감축해야 한다. 이에 비해 현재 전체 보급차량 중에 무공해차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기존 차량을 이용한 탄소 감축 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2022년 10월 '친환경 바이오연료 확대방안' 발표를 통해 바이오디젤 혼합률을 2030년까지 8%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차량뿐만 아니라 수소와 전기화가 힘든 선박과 항공 연료에도 바이오연료가 사용될 예정이다.
작년 9월부터 GS칼텍스가 HMM 선박과 대한항공 비행기에 각각 바이오선박유와 바이오항공유를 공급해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증사업은 올해 상반기 내지는 연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실증 결과를 토대로 바이오선박유부터 빠르면 2025년 실제 도입할 예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바이오연료 수요가 2022년 1600억리터(ℓ)에서 2027년까지 기준전망으로는 1900억ℓ, 가속화전망으로는 2400억ℓ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바이오연료 시장이 커지면서 정유사도 시장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통해 작년 3월 중국 바이오연료업체 진샹에 투자 후, 10월에는 컨소시엄을 통해 국내 업체 대경오앤티를 100% 인수했다.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바이오원료 정제시설을 건설해 2025년 2분기부터 연간 50만톤의 바이오원료 및 식용유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100% 자회사 GS바이오를 통해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에 연산 13만톤 규모의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정유 4사는 올해 1월 24일 최남호 산업부 2차관과의 간담회에서 친환경 연료에 총 6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정유업계의 바이오연료 시장 본격 진출로 기존 사업자인 이맥솔루션, SK에코프라임, 애경케미칼, 제이씨케미칼, DS단석 등은 더욱 치열한 환경에 놓이게 됐다.
수출입은행은 작년 7월 '친환경 바이오연료 시장 동향과 전망' 이슈보고서에서 “한국 바이오연료 산업의 원료 국산화율이 현재 약 30%대 수준으로 매우 낮은 상황이므로 국내외 원료 공급망 구축 필요성이 더욱 높다"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현지 폐식용유 및 폐유 처리업체 등 원료 생산업체에 대한 직접투자나 인수합병(M&A) 기회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