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30일(화)
에너지경제 포토

성우창

suc@ekn.kr

성우창기자 기사모음




‘대규모 감원’ 테슬라 쇼크에 국내 이차전지주도 ‘울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16 16:01

간밤 테슬라 ‘10%’ 인원 감축 소식에 주가 5%↓
이날 LG엔솔·삼성SDI 등 국내 관련주도 부진
전기차 수요 부진 길어질 듯...FSD 고객 확보 관건

테슬라 CI

▲테슬라 CI

최근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대규모 인원 감축 소식이 들리자 국내 관련주의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테슬라의 판매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테슬라 측도 비용 효율화에 나섰고, 이를 본 국내 관련주 투자자들도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 주가는 전일 대비 7500원(1.90%) 하락한 38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전일 대비 1.88% 하락한 36만6000원, 엘앤에프도 3.38% 내린 14만5900원으로 종가를 기록했다.


세 종목 모두 국내 이차전지 테마주 중 대표 종목이면서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관련주라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가 쓰는 4680 배터리를 만들며, 엘앤에프는 이차전지에 필요한 양극재를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한다.


다른 테슬라 관련주도 상황은 비슷하다. 테슬라에 차체 부품을 공급하는 엠에스오토텍은 전일 대비 1.86% 하락한 44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같은 국내외 테슬라 관련주를 모아놓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주가도 5% 넘게 하락했다.


간밤 테슬라가 겪었던 주가 부진이 이날 관련주의 약세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는 전일 대비 9.57달러(5.59%) 하락한 161.48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미 올해 들어 주가가 30%가량 하락한 상태에서 하루 만에 또다시 큰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테슬라가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져서다. 현지시간 15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전 세계 인력을 10% 넘게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테슬라의 존체 인력은 약 14만명으로, 감축될 인원은 1만40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증가세 부진 영향으로 '판매 쇼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분기 테슬라의 차량 파내 대수는 38만7000대로 직전 분기 대비 20%나 감소했으며, 생산 대수(43만3000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지난 2020년 2분기를 제외하고 첫 판매 역성장이다. 중국 시장에서도 20%가 넘는 가격 인하를 단행했지만 판매 쇼크를 극복하는 데 실패했다.


최근에는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FSD)의 월 구독료를 인하하는 한편 모델3 롱레인지 등 일부 제품 가격은 인상했는데, 이 역시 차량 판매에 의한 적자전환은 막으면서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실적 개선 대책 중 하나로 해석된다.


증권업계에서도 당분간 테슬라의 판매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4년 테슬라의 판매 대수 컨센서스는 210만대로 하향 조정한다"며 “FSD로도 소비자 설득에 실패한다면 연간 판매 대수가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것도 테슬라 관련주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2.28% 하락한 2609.63에 마감해 2600선이 위험하게 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928종목 중 776종목이 하락했으며, 삼성전자(-2.68%), SK하이닉스(-4.84%) 등 주요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부진했다. 코스닥 시장도 2%대 내린 832.81에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 부진은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터치하는 등 강달러세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동에서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유가 상승압력이 지속되고, 미국 경제도 강한 성장세를 보여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후퇴했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2725억원, 기관은 2933억원을 팔아치워 약세장을 주도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