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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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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 낮은 주가 때문에… 무산된 ‘GDR 분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4.23 15:28

주총서 분할 통과됐지만, 주식매수청구권 쏟아져
청구가-현재가 차이 커… 주가 상승 기대 난항
장기적 부진 예상…매수청구로 7% 이익 기대
주주들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 했어야” 지적

골프존 CI

▲골프존 CI

골프존이 GDR(실내연습장) 사업 부분을 분할하려다가 실패했다.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의 동의를 받았지만, 실제 분할을 추진하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몰렸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이어지고 있는 골프존의 주가 하락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주주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골프존에 따르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계획 안건이 22일 이사회의 결의로 취소됐다. 분할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위해 최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진행했는데 300억원이 넘는 수준의 주식매수청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앞서 골프존은 지난해 12월 18일 GDR 사업 부문을 단순 물적분할해 신설 회사를 설립하기로 했었다. 실적이 좋지 않은 GDR 부문을 떼어내 경영 효율화에 나서기 위해서다.


골프존에 따르면 GDR 부문의 매출은 지난 2020년 385억원에서 2022년에는 1255억원까지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골프레슨시장의 부진으로 GDR 매출이 869억원으로 줄었으며 올해는 700억원대로 더 감소할 전망이다.


골프연습장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해외여행 제한 등에 대한 반사이익을 누렸지만 엔데믹이 되면서 성장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부진한 사업을 떼어낸다는 소식에 주주들은 일단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실제 지난 3월 2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GDR의 분할 안건은 무리없이 통과됐다.


문제는 주가였다. 골프존은 지난해 10월 18일부터 12월 15일까지의 주가와 거래량을 기초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매수가액을 산정했다. 이 시기 골프존의 주가는 최저 8만3900원에서 최고 9만6100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매수가액은 8만7629원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골프존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골프존은 지난 1월 3일 8만7000원으로 주식매수가보다 낮아진 뒤 지금까지 이 수준을 한 번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 2월 28일에는 7만5600원까지 하락했으며 최근 주가도 8만2000원 선으로 분할에 따른 매수가액보다 7%가량 낮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GDR의 분할 타당성은 납득하지만 주식매수청구권으로 생기는 엑시트 기회를 무시하기도 힘들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8일까지 주식매수청권 행사기간 동안 접수된 주식매수가액 규모가 300억원을 넘어섰다. 골프존은 당초 주식매수가액의 합계액이 300억원을 넘으면 이사회 결의로 분할을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주식매수가액 300억원은 34만2352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야 달성하는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 골프존의 소액주주는 총 253만7287주를 보유 중이다. 소액주주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고 하면 이중 최소 13.5%가 주식매수청구에 나선 셈이다.


실제 주주들은 이번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엑시트 기회로 보던 분위기다.


한 골프존 주주는 “보유 주식은 매수 청구로 넘기고 이 가격에 주식을 다시 매수하면 곧바로 수익"이라며 “이를 막으려면 회사에서 주가를 부양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한 주주는 “당분간 골프 산업의 불황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실제 골프존의 주가도 하락 중이던 상황"이라며 “주식을 다시 사더라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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