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20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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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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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 매직’ 티에스넥스젠… CB 찍어 빌딩 사고 회사도 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07 15:41

뉴로소나·논현동 빌딩 등 CB찍어서 인수

잇따른 CB 발행으로 민법상조합 투자 참여

최대주주 바뀌며 자기전환사채도 매각

증권가 “주가 부양위한 펄-셸 구조로 보여”

티에스넥스젠 CI

▲티에스넥스젠 CI

코스닥 상장법인 티에스넥스젠이 전환사채(CB)를 찍어 마련한 자금으로 다른 상장사의 자회사를 인수한다. 최근에는 CB 발행을 통해 사옥을 인수하기도 했다. 뚜렷한 시너지가 보이지 않는 기업인수와 유형자산 취득이 이어진 것을 통해 향후 주가 부양에 따른 수익을 특정 세력이 독식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우려다.


◇뉴로소나 인수·빌딩 매입 등…CB 찍어 진행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티에스넥스젠은 다른 코스닥 상장법인 에스유홀딩스의 자회사 뉴로소나를 인수할 예정이다. 인수 대상은 에스유홀딩스가 보유 중인 뉴로소나의 구주 208만2785주(73.43%)며 취득금액은 총 60억5000만원이다. 이는 티에스넥스젠의 자기자본 대비 10.48% 수준이다.


대금 지급은 현금이 아니라 티에스넥스젠이 이번 지분 인수를 위해 발행할 예정인 제12회차 CB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해당 CB는 전환가액은 887원에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이 없이 발행될 예정으로 주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기는 2027년 5월이다.


최근 티에스넥스젠은 CB발행을 통해 부동산도 인수한 바 있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케이알엠빌딩을 인수한 것이다. 양수금액은 총 200억원이며 자금은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잡고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제11회차 CB를 발행해 마련했다. 전환가액은 1119원이며 만기는 2027년 4월이다.




◇최대주주 교체 맞물려 CB 투자자 유입


티에스넥스젠이 이처럼 CB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투자를 집행하고 나선 것은 최근 진행된 최대주주 교체와 맞물려 시작됐다.


티에스넥스젠은 지난 3월 기존 최대주주였던 티에스제1호조합이 해산되면서 최대주주가 티에스바이로로 변경됐다. 이후 지난 4월 3일 시스코바이오투자조합을 대상으로 6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다시 최대주주를 바꿨다.


이후 티에스넥스젠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기전환사채(제10회차 CB)를 외부에 매각하는 작업부터 진행했다.


총 150억원 규모의 CB를 하일랜드투자조합과 시온투자목적조합에 각각 54억원, 112억원을 받고 팔았다. 해당 CB의 전환청구권 행사기간은 올해 12월까지다.


결국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이번 뉴로소나 인수와 부동산 양수, 자기전환사채 매도 등으로 티에스넥스젠의 주식 전환청구권을 가진 주체가 4곳 이상이 추가된 것이다.


◇증권가 “뉴로소나 이용해 주가 부양 예상"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이해하기 힘든 딜이라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뉴로소나 인수는 회사 입장에서 별다른 시너지가 보이지 않는 곳이다. 뉴로소나는 초음파를 이용한 뇌질환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곳으로 발전업 관련 기계를 만드는 티에스넥스젠과 사업적인 시너지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티에스넥스젠이 지난 2021년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CB로 마련하는 돈을 운영자금이 아니라 인수자금으로 쓰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특히 대규모 CB 발행으로 향후 오버행에 대한 우려까지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최근 인수를 결정한 뉴로소나가 해당 CB투자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펄'(pearl)이라고 보고 있다.


펄이란 코스닥 시장에서 쓰이는 은어로 주가 부양 등에 사용되는 사업이나 법인 등을 말하며, 이와 함께 쓰이는 '셸'(shell)은 펄 덕분에 주가가 오르는 상장사를 말한다.


결국 이번 거래를 통해 뉴로소나가 펄, 티에스넥스젠이 셸이 되는 구조라 됐다는 얘기다.


향후 해당 구조를 활용해 티에스넥스젠의 주가가 오르면 최대주주인 시스코바이오투자조합과 함께 에스유홀딩스, 상상인, 하일랜드투자조합, 시온투자목적조합 등이 CB의 주식전환을 통해 수익을 거둘수 있는 구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민법상 조합이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는 상장사는 본업이 아니라 주가 부양 자체가 사업인 경우가 많다"며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상장사에 여러 조합이 CB를 인수하는 등 향후 주가 변동성이 매우 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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