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미국 풍력발전량이 용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풍력발전 이용률도 미세하지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극지방 온도가 높아지면서 제트기류가 약화져 북반구 풍황이 감소할 것이란 논문이 나와 풍력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7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풍력발전량이 1990년대 중반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작년 발전량은 42만5235GWh로 전년의 43만4297GWh보다 2.1% 감소했다.
풍력발전 용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2010년 47GW에서 2023년 말 147.5GW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용량 증가로 발전량도 꾸준히 증가해 왔으나 작년에 이례적으로 발전량이 감소한 것이다.
에너지정보청은 풍속이 느려진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작년 상반기 발전량은 전년 동기간보다 14% 감소했으며, 하반기에는 풍속이 증가해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발전량은 전년 동기간보다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작년 풍력발전 이용률은 8년 만에 최저인 33.%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풍력발전 이용률도 미세하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풍력발전이 가장 많은 강원도의 풍력발전 이용률은 2018년 24.5%에서 2023년 22.5%로 감소했다. 다음으로 풍력발전량이 많은 경북도는 같은 기간 24.4%에서 23.2%로 감소, 전남도는 17.4%에서 17.1%로 감소, 제주도는 22.8%에서 19.7%로 감소했다.
국내 풍력발전량 감소는 풍력 감소 영향인지, 계통 부족으로 인한 컷테일(송전 중단) 영향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2월 발표된 '기후변화 영향으로 글로벌 풍력에너지 자원 감소(Global wind energy resources decline under climate change)' 논문이 주목을 받고 있다.
논문은 아일랜드 에너지·기후·해양 연구소 MaREI의 A.마르티네즈와 잉글랜드 플리머스대학교의 G.이글레시아스가 작성했다.
논문의 핵심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극지방 온도가 높아져 북극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특히 북반구의 풍력이 감소할 거라는 것이다.
논문은 기후변화에 따른 풍력 자원이 북반구 중위도에서 극지방과 열대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북극 온도가 높아지면서 기온의 구분이 감소하고 이는 제트기류를 약화시켜 북반구 중위도에서 평균 풍력 밀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둘째는 열대 지역의 해수 온도가 높아져 해안 지역 근처에서 바람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UN IPCC)의 탄소배출 시나리오에 근거해 풍력 밀도를 계산했다. 하나는 우리 인류가 탄소배출을 안정적으로 조절해 기후변화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SSR 2-4.5와 다른 하나는 탄소배출량이 크게 증가해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는 SSR 5-8.5이다.
논문은 2100년으로 가는 과정에서 풍력발전이 집중돼 있는 북미, 유럽, 중국 등이 있는 북반구 중위도(30°N ~ 60°N 범위) 지역의 풍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SSR 5-8.5 시나리오에서 북미와 유럽의 풍력 자원은 15% 감소하고, 중국은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브라질 특정 지역과 기니만 인근 대륙 지역, 인도 및 동남아 등 열대 지역과 극 지역의 풍력이 크게 증가해 풍력발전 잠재력이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동남아는 35% 이상 풍력 자원이 증가하고, 이러한 영향은 남중국해까지 확산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