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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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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마시려고"…신입생 OT에 소주 8000병 구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05 09:59

[에너지경제신문 주가영 기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버스 사고를 당한 한 대학이 행사에서 마실 소주로 8000병을 구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생 정보제공과 학생 간 소통 강화를 표방한 오리엔테이션이 여전히 '술 잔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교육부와 금오공대, 지역 교육계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금오공대에 직원 3명을 파견해 현장점검을 벌인 결과 학교 밖 오리엔테이션 준비 과정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행사 기획 관련 자료에는 총학생회가 음료수와 주류 구매에 1200만원가량을 쓴 것으로 돼 있다. 이 가운데 소주가 약 7800(20병 들이 약 390상자), 맥주가 약 960(페트병 6개 들이 약 160상자).

행사에 참여한 신입생과 재학생이 1700(교직원 제외)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학생 1인당 소주 45병씩을 마실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금오공대는 당초 이 술을 모두 환불했다고 밝혔지만 교육부 현장조사 과정에서 학생회관에 쌓인 술 상자 일부가 발견됐다.

교육부는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로 오리엔테이션 중이던 부산외대 학생 10명이 숨진 뒤 대학생 집단연수 매뉴얼을 만들고, 신입생 행사를 가급적 학내에서 대학 주관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불가피하게 학생회·동아리 주관의 교외 행사를 열 경우 학교가 숙박시설·교통수단의 안전성을 확인하고 학생 안전교육도 시행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금오공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열린 공간으로 나가 자유롭게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싶어했다""교육부 지침에서 벗어나지 않고 행사를 치를 수 있게 안전교육을 34번 실시하고 교직원도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금오공대 총학생회가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할 이벤트 회사를 수의계약으로 선정한 점, 사고로 행사가 취소됐는데도 숙박비 13000여만원을 송금한 점 등에 문제가 없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금오공대도 숙박 예정일로부터 일주일 안에 예약을 취소할 경우 숙박비를 100% 물도록 한 계약이 공정했는지 법률검토를 하고 있다.

행사 참가비로 신입생은 1인당 138000, 재학생은 69000원을 냈지만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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